심리학자, 그 중에서도 임상심리학자들은 어찌 보면 상당히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해 사람들의 심리적 문제를 파악하고 돕는 일을 주로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심리평가 결과를 모르는 임상심리학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아이러니는 심리학 분야의 커리큘럼 때문에 생기는데 요새는 학부 과정에서부터 심리평가나 심리평가 실습 같은 과목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중에 주요 심리검사 도구에 대해 배우거나 아예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과제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심리검사 도구에 노출되기 때문에 자신의 순수한 심리평가 결과를 알 수 없게끔 오염되는 것이죠. 각 검사 도구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알게 되니까요.
게다가 지능 검사 같은 경우는 답까지 알게 되니 정확한 지능마저도 측정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 향후 임상, 상담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심리학도라면 심리평가에 대해 배우기 전에 먼저 심리평가 전문가를 찾아서 제대로 된 종합심리평가를 받는 것을 권합니다.
대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저라면 비용이 들더라도 제대로 된 평가와 해석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섭외할 겁니다.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평생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기회니까요.
덧. 그리고 심리평가를 받을 때에는 해석 상담도 꼭 받으시고 특히 심리평가보고서 뿐 아니라 심리검사 원자료까지 꼭 챙겨 두세요. 자신의 심리평가와 관련된 모든 자료는 공부를 위해서나 나중에 다시 분석해보기 위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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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길거리를 혼자 지나가거나 카페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심리학회의 분과 학회인 (사)한국상담심리학회를 사칭하여 상담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한다는 제보가 학회에 접수되었습니다.
국회에서 발표를 하기 위한 설문조사라고 접근한 뒤 도형 그리기 등의 간단한 검사를 실시하고 인적 사항을 받아간다고 하는데 (사)한국상담심리학회는 그런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으며 학회와 전혀 무관한 일입니다.
심리학도라고 해도 학회의 공식 마크와 학회명을 그대로 도용했기 때문에 속아넘어갈 수 있는데 개인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 전화번호, 주소, 나이 등의 개인 정보가 임의로 수집될 수 있습니다.
무슨 의도로 학회 이름을 도용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지 모르겠지만 공신력있는 학회명을 도용해 수집하는 정보가 옳은 방식으로 사용될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업체에 팔아넘겨지거나 스팸 발송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니 절대로 응하지 마시고 그런 사례를 목격하셨거나 피해를 당하셨으면 (사)한국상담심리학회 사무국(
02-498-8293/kcpa@krcpa.or.kr)으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덧. 심리학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런 식은 정말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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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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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의 가족을 오랫동안 만난 상담자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수의 가족들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저는 그것을 '희생양 이데올로기'에 빠졌다고 보는데 이 책에 나오는 좀 더 순화된 표현을 빌자면 '좋은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것이죠. 처음에는 상호 의존의 덫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박과 상관 없이도 이런 기제가 상당히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1997년에 나온 듀크 로빈슨의 이 책에는 좋은사람이라는 허울좋은 가면을 유지하기 위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보이는 9가지 문제점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1. 완벽해야 한다.2. 바쁘게 살아야 한다3. 침묵은 금이다.4. 화는 꾹 참아야 한다.5. 불합리한 추론에 근거한다6.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7. 조언을 일삼는다8. 도우미가 되기를 자청한다.9. 아픔을 감싸주려 한다.
제가 만나는 도박 중독자의 가족 중 좋은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이 이 모든 문제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만 경험 상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물론 각각의 주제를 따로 떼어놓고 살펴봐도 이들을 설명하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만 이 다양한 주제를 좋은사람 콤플렉스라는 공통 요인 밑으로 잘 엮어 놓은 것도 저자의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듀크 로빈슨은 좋은사람 콤플렉스에 빠지는 9가지 이유 중에서도 1) 완벽해야 한다, 2) 바쁘게 살아야 한다를 가장 문제가 된다고 꼽았는데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이 두 가지 이유가 '좋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몰아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소진시키거든요. 그리고 도박 중독자의 가족이라면 하나 더 보태서 6)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이것도 만만치 않게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좋은사람 콤플렉스에 빠지는 이유에 대한 진단은 정확하지만 빠져 나오는 방법론의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이나 심리학도에게는 추천드리지 않으나 본인이 도박 중독자의 가족 일원이고 착하게 사는 것이 너무도 중요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꾸 착취당하지만 아무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문제 의식을 확실하게 가질 수 있는 책입니다.
덧. 소울메이트 출판사의 이사님께 순수하게 선물로 받은 책입니다만 그냥 제 마음대로 소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은 책이 파본이라서 15페이지 정도가 잘못 인쇄되어 있습니다. 출판사에 파본 제보는 했지만 파본을 북 크로싱 할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이 책은 북 크로싱을 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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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2003)'로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유명세를 탄 심리학자 Richard E. Nisbett이 쓴 '인텔리전스(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IQ의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좋은 책입니다만 심리학도들, 특히 임상심리학도들께는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대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일테니까요. 이 책의 내용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그야말로 문제입니다.
일반인들은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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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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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나가보시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리학 관련 도서의 풍년입니다. 특히 긍정심리학과 행복을 다루는 책이 인기임을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여기에서 문제 나갑니다.
행복에 대한 책을 누가 사서 볼까요? 현재 불행해서 행복해질 방법이 필요한 사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여행 관련 서적을 찾아서 보고, 자기 계발에 성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 쓴 다른 자기 계발서를 뒤져보듯이, 주로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에 대한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제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뻐하고, 자신이 몰랐던 내용을 하나라도 발견하면 냉큼 인생에 추가해서 점점 더 행복해집니다. 이 책의 저자도 그 점을 지적하고 안타까워하더군요.
이 책의 저자인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은 외과의사였다가 코미디언으로 전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웃음으로 더 많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의사보다 코미디언이 낫다는 그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이 책은 제가 읽어본 행복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습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만족감이니 하면서 뻔한 소리를 하거나, 호르몬 어쩌고 하는 과학 이야기만 늘어놓는 책만큼 저를 불행하게 만드는 책이 없죠. 그런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키득거리면서 감자칩이라도 얌냠 먹으면서 읽으면 그만입니다.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촌철살인의 사진들과 종이 공작은 보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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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체험을 담당하는 우리 뇌의 모듈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행복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다.
-> 행복은 목표 달성이 아니라 달성 과정 그 자체이죠.* 행복은 불행의 부재 - 쇼펜하우어* 웃어라, 그러면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코를 골아라, 그러면 홀로 잠들게 되리라.
-> 정말로 그렇더군요. ㅠ.ㅠ* 마법적 사고의 어두운 면을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로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부른다.* 우리가 불행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으려면 그럴 기회와 능력을 먼저 갖추고 있어야 한다.
* 익숙한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목표가 매력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목표에 이르는 길 또한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 그래서 자주 운동을 나가기 위해 쿠션이 좋은 운동화와 버프, 모자를 샀습니다. ^^;;;* 행복은 지나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행복과 새로운 학습 경험을 위한 자리가 생길 테니까요.
-> 행복을 채우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죠.
* 나이가 들기 때문에 놀이를 멈추는 게 아니다. 놀이를 멈추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 인생은 돌고 돕니다. 1살짜리 아기의 성공은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고, 25세에는 성행위, 50세에는 돈이 성공이며, 75세에는 여전히 성행위를 하는 것이, 그리고 90세에는 다시 대소변을 가리는 것이 성공입니다.
* 어른들이 청소년을 보고 하나같이 나중에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묻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른들 자신이 그 대답을 절실히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이 당신의 천직인지 알고 싶으면 '나는 돈을 받지 않아도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 우리가 자신을 남들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우리가 남들에 대해서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기 때문입니다.
* 우리가 죽어야 한다고 삶이 우습지 않은 것은 아니며, 우리가 웃는다고 삶이 진지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 버나드 쇼
* 죽음의 순간에 우리를 후회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하지 못한 일이다.
이 책의 대상은 심리학도가 아닙니다. 행복에 대한 심리학적인 접근법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다른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행복해지고 싶은 분들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행복에 익숙해지라고 쓴 행복 입문서입니다. 촌철살인의 해학과 유머가 번뜩이는 책입니다. 행복에 이르는 논리정연하고 깔끔한 방법을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다소 어수선하고 정신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만 이미 행복한 분들에게는 매 구절구절이 분명 공감되실거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의 겉표지를 보시면 펭귄이 있는데 행복을 설명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야만 그 이유를 아실 수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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