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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18 스턴버그가 들려주는 성공하는 학자가 되기 위한 암묵적 지혜(Psychology 101 1/2, 200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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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이제는 'Mukbang or Meokbang'이라는 신조어로 등재될 만큼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한류의 대표 문화 상품입니다.
먹방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시작하여 유행의 흐름을 따라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이 대세입니다. 모두 집단주의 문화의 대표 국가들이죠. 유교주의가 되었든, 공산주의가 되었든, 천황체제가 되었든 간에 집단주의 문화의 기본적인 특징은 집단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한다는 겁니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면 개인의 욕구는 당연히 억압되어야 하죠. 게다가 세 나라 모두 경쟁이 매우 심한 사회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패배하면 도태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모는 어릴 때부터 자녀를 몰아부쳐야 합니다. 자녀가 바라는 애정을 충족시켜 줄 물리적, 심적 여유 따위가 없죠.
제가 일하는 영역에는 구강기 공격성(oral aggress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엄마의 젖을 먹으며 충분히 접촉하고 교류해야 충족되는 구강기의 욕구가 반복적으로 좌절되면 그로 인한 분노와 공격성이 누적되었다가 구강기의 방식으로 표출되는 겁니다. 외부(outward)로 표출되면 침을 뱉거나 욕을 하고 논쟁을 하거나, 말이 많아집니다. 반대로 이러한 공격성이 내부(inward)로 방향을 틀면 술, 담배 등에 중독되거나 폭식을 하게 됩니다. 쌓인 분노와 공격성은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임상, 상담 영역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은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짐작하실 겁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구강기 공격성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게 먹방의 유행과 전혀 상관이 없을까요?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왜 내가 아닌 남이 먹는 걸 지켜보는 게 좋은가요? 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새로운 음식을 찾아서 즐기는 형태가 아니라 무식하게 많은 양을 복스럽게(또는 우왁스럽게) 입속으로 집어넣는 형태의 먹방이 더 인기를 끄는 걸까요? 누군가 입 속에 가득 음식을 넣고 우걱우걱 먹어치우는 걸 보면 묘하게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면서 시원하죠. 자신의 구강기 공격성이 해소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되니까요.
혹자는 혼밥 문화가 퍼지면서 먹방을 보며 밥을 먹으면 덜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던데 그것도 역시나 정서적 허기감 때문입니다. 정서적 허기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혼밥이 부담스럽지 않거든요(물론 기질적인 특성 차이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저는 먹방 유행이 전혀 자랑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굉장히 슬픕니다. 자라면서 충분히 부모의 사랑을 받고 구강기 욕구가 충족되어 남이 먹는 것을 관음하며 대리만족 할 필요가 없는 사회. 자신의 욕구를 돌보는 것이 이기주의로 박해받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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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분야의 고수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심리학자 Nathaniel Branden이 쓴 고전, 'A Woman's Self-Esteem(1998)'입니다. 195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줄곧 자존감을 파고 있으니 평생을 자존감 연구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이죠.
꽤 오래 전에 나온 책인데도 올해가 되어서야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잘 알려진 번역가 노지양 선생님이 번역하셨고 그래서인지 잘 읽히는 편입니다.
제목처럼 이 책은 일상 생활에서 다양한 갈등과 싸우면서 자존감이 낮아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입니다. 너새니얼이 이 책을 쓰기 1년 전 싱가포르에서 한 강연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쏟아놓은 질문의 요지를 모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가족, 우리 문화의 압박에서 벗어나 내 인생을 개척하고 싶습니다. 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저자의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읽는 분들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목차만 보여드려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1부. 나는 왜 나를 밀어내는가
- 1장 나를 세우는 단단한 자존감
- 2장 일상을 의식한다는 것의 의미
- 3장 불편한 감정을 웃으면서 받아들이는 법
- 4장 나는 왜 나를 밀어내는가
- 5장 이제 '착한 사람'을 그만두기로 했다
- 6장 까칠한 사람이 자존감이 낮은 이유
- 7장 목표가 있는 삶
- 8장 지금 정직하게 살고 있습니까
2부. 행복이 두려운 사람들
- 9장 자존감 없는 사랑의 끝
- 10장 우리는 모두 에고이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 11장 질투에 대하여
- 12장 모욕하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기술
- 13장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지?
- 14장 성공이 진심으로 두려운 사람들
3부. 자꾸 선을 넘는 당신에게
- 15장 말보다 큰 행동의 힘
- 16장 자꾸 선을 넘는 당신에게
- 17장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18장 12시간의 선물
- 19장 나는 행복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이 200페이지도 안 되는 적은 분량이기 때문에 각 장이 조금 짧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핵심은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국내판 제목은 자존감이 바닥일 때 보는 책으로 번역되었지만 저는 사실 자존감이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봐야 하는 책으로 명명하고 싶습니다.
자존감은 인간이 사는데 가장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자 무기이기 때문에 자존감이 충분히 높지 않다면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자존감 높이기 입문서, 월덴지기가 추천하는 책입니다.
닫기 * 자존감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로 자존감을 위해서는 현재의 자아에 손상을 입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대면하고 정신적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내 인생의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긍정적인 요소를 개발하는 것이다. 자아 효능감과 자아 가치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내용은 후자다.
* 자존감은 나라는 사람을 삶의 기본적인 도전에 대처할 능력이 있고 행복할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서 인식하는 자질이다. 자존감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자기 효능감이다. 자기 효능감이란 생각하고, 배우고, 선택할 능력이 나에게 충분히 있으며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을 뜻한다. 두 번째는 자기 존중이다. 자기 존중이란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즉 성취, 성공, 우정, 존경, 사랑, 만족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우리는 기쁨을 경험하기보다는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긍정성보다 부정성이 우리에게 더 큰 힘을 행사한다.
* 남성과의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갈 희망을 품고 있는 여성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자존감이다. 사랑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 뭘까? 자신이 그리 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뿌리 깊이 느끼는 것이다.
* 자존감의 여섯 기둥 : 의식적으로 살기, 자기 수용하기, 자기 책임지기, 자기 주장하기, 목표에 집중하기, 자아 통합하기(말과 행동 일치)
* 목표에 따라 행동한다는 개념을 이해하려 할 때, 사람들은 그 개념을 특히 일과 연관 지을 확률이 높다.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을 친밀하고 사적인 관계의 영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 자존감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매일의 일상생활과 행동에서 우리 자신이 우리 삶에 얼마나 정직한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는 것이다.
* 12시간의 선물
: 일단 그들은 같은 방 안에서 12시간 동안 함께 있어야 한다. 정신을 딴 데 팔게 하는 어떤 것도 금지다. 둘 중에 한 사람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신체적인 폭력 또한 절대 없어야 한다. 이 12시간 동안 두 사람은 원한다면 어떤 말이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단 그 주제는 사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 과제 뒤에 놓인 가정은, 빠져나갈 수 있는 모든 길이 막혀 있을 때 사람들은 대화에서 진정한 돌파구를 찾곤 한다는 것이다.
덧. 이 책은 지인께서 선물하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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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중에도 글을 잘 쓰는 분들이 꽤 많죠. 심리학의 난해한 전문 지식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 쓰는 재주를 가진 분도 많고 몇몇 분은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 가장 문학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글을 쓰는 심리학자는 단연코 이흥표 선생님입니다.
이 책은 이미 전작인
'사람은 왜 아픈가(2012)'에서 진솔하면서도 감동적인 글쓰기의 진수를 보여준 이흥표 선생님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사람은 왜 아픈가(2012)'가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일어나는 역동을 마음으로 따라가는 책이라면 이 책은 사람은 대체 왜 상처를 받는 것인지, 사람이 이런 상처를 과연 치유할 수 있는 것인지, 결국 사람이 선택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의 답을 생각으로 따라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 마음은 왜 아픈가
2. 신은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3. 인간은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4. 무엇이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5. 인간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
굉장히 방대한 연구들의 review 결과에 기반하여 엄정하고 과학적인 글쓰기를 지향하면서도 인문학의 향기를 담아내는데도 소홀하지 않고 있어 읽는 맛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볍게 읽자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게 읽을수도 있고, 그 안에 담긴 함축된 의미를 진지하게 음미하려면 한 구절 한 구절을 곰씹으며 천천히 읽을 수도 있는 묘한 매력의 책이죠.
예전에 이흥표 선생님이 상처에 대한 인문학적인 책을 쓰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 걸 기억하기에 저는 그냥 가볍게 출, 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훌훌 읽으려고 마음 먹고 집어 들었는데 제 손과 눈과 마음을 잡아끄는 대목이 많아서 자꾸 읽는 속도가 느려지더군요.
상처는 피할 수 없으며(운이 좋다면 최소한의 상처만 받겠지만) 잊을 수도 없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죠. 그 상처를 받아들일 지 말 지를 결정하는 건,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건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고요.
상처받은 분들과 그 상처를 '그루밍'하는 자의 길에 서겠다고 결심한 모든 분들에게 현명한 선택의 지혜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여 많은 분들과 함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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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임상가들이 심리치료와 심리평가를 별개의 독립된 영역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예외가 아니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한데 아무래도 상담과 심리치료 영역은 상담 심리학자가 담당하고 심리평가는 임상 심리학자가 전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임상을 전공하고 상담 영역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수련 과정에서 질리게 배운 심리평가를 어떻게 하면 상담과 접목하여 활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tephen E. Finn의 이 책이 교두보가 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Finn은 심리평가와 심리치료를 접목하는 치료적 평가라는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는데 의뢰 목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전달하기만 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 내담자를 적극적으로 동참시켜 치료적 효과를 얻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외부에서 주어지는 의뢰 목적이 아니라 철저히 내담자의 관점과 치료적 목적에 따라 심리평가를 진행하는 것이죠.
이 책은 "Theory and Techniques of Therapeutic Assessment"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료적 평가의 이론과 기법을 정리한 책입니다.
그런데 제가 상담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지적 자극을 주는 참신한 내용이 별로 없더군요. 부부 치료에 공동 로샤를 적용하는 정도가 좀 색다를 뿐 대부분 이미 어느 정도 변형시켜 적용하고 있거나 제가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더군요. 그래서 읽으면서 좀 지루했습니다.
게다가 번역서의 문제일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사례들은 미국의 문화적 배경에 근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임상/상담 현장에 잘 들어맞지 않는 느낌이라서 집중이 더 안 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을 번역하신 부산가톨릭의료원 메리놀병원의 최성진 선생님이 앞장서서 치료적 평가의 도입과 전파에 애쓰고 계신 것 같은데요. 올해 임상심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관련 주제로 발표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임상심리전문가의 수련 현장인 병원에서는 이게 거의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왜냐하면 심리학자가 병원에서 전권을 갖고 심리치료/상담을 하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치료적 평가가 우리나라 병원 장면에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그러니 최성진 선생님의 혜안에는 공감하지만 앞으로 지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고 봅니다.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굳이 읽어볼 필요없지만 병원 장면에 계속 몸 담으면서 심리치료나 상담을 하고 싶은 임상가라면 반드시 치료적 평가를 습득하셔야 할 겁니다. 단, 이 책이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라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 대신 치료적 평가가 대체 무엇인지 감이라도 잡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지요.
닫기
*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피드백 정보를 어떤 순서로 제시할 것인가
- 수준 1부터 시작하라. 이것은 내담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 다음으로 내담자가 자신에 대해 평소 생각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수준 2를 소개한다.
-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해 갈등하고 있는 내담자에게 수준 3을 소개한다.
* 심리검사는 전통적으로 치료와 분리되어 개념화되어 왔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내담자의 목표를 강조하지 않는 대신 의뢰된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나는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 치료적 평가는 내담자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내담자와 관련 없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 검사 무효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내담자가 직면한 변화의 딜레마를 평가자가 줄여주는 것이다.
* 나는 내담자와 결과를 공유하지 않는 평가는 내담자의 삶을 변화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 임상심리학자는 환자를 공감하고, 딜레마를 이해하며, 문제에 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마지못해 하는 방법은 공감적 실수에 의한 것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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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이나 상담 영역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라면 누구나 애정하는 저자가 한 두명 쯤은 있을 겁니다.
얄롬과 같은 '초'대가는 제외하더라도 저는 Nancy McWilliams와 로렌스 J 코헨을 특히 좋아라합니다. 두 사람이 쓴 책은 모두 소장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필독서라고 소개하는 편입니다.
'래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로렌스 J 코헨은 최고의 놀이치료 전문가로 이 분야의 최고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죠.
우리나라에도 몇 권의 책이 번역되어 있고 월덴 3에서도
'아이와 통하는 부모는 노는 방법이 다르다(Playful Parenting, 2001)'와 공저했던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당신 아이를 움직이는 또래 집단의 힘(Best Friends, Worst Enemies, 2001)'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두 권 다 제가 별 5개로 평가한 훌륭한 책이죠.
여기에 비교적 최근에 나온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모른다(The Opposite of Worry, 2013)'를 추가합니다.
이 책은 또래보다 불안함을 잘 느끼는 아이들을 부모들이 어떻게 대하면 좋은 지 알려주는 책인데 코헨의 주특기인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불안 문제를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불안은 사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서적인 문제지만 다양한 양상과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놓치기 쉬운 부분이 많죠.
앞서 소개한 전작들처럼 두껍지 않아서 들고 다니면서 읽어도 될 수준인데 유용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수록된 삽화마저도 부모 미소가 지어지는 예쁜 책입니다.
이 책은 양철북 출판사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번역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 읽기 편합니다.
불안 수준이 높은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과 불안 장애 아동을 만나는 임상가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책입니다만 임상,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닫기
* 나는 불안감이 심한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안심시키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노력부터 그만두라고 권했다. 그리고 '두 번째 병아리의 질문'이라는 기법을 개발했다. "내 눈을 봐, 내가 겁을 먹은 것 같아, 아닌 것 같아?" 이 질문은 무턱대고 '무서워할 거 하나도 없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 나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접근법을 이용한다. 심리 상담은 치유와 변화의 수단인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아동기 불안감에 대한 대부분의 접근법이 부모를 배제하는데, 이는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 불안감에 따른 고통은 크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기회 상실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아이들은 자신이 몸으로 느끼는 불안감의 증상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이해하면 한결 마음을 놓는다.
* '지금 내 심장이 쿵쿵 뛰고 손에서 진땀이 나는 것은 단지 불안하기 때문이지, 실제로 위험한 일이 일어나서 그러는 건 아니야'라고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 불안감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는 이 기법을 '무섭지만 안전해'라고 부른다.
* 안심시키는 말이나 행동은 불안감이 심하지 않은 아이들한테는 위험 해제 시스템으로 넘어가도록 조심스럽게 쿡 찔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 경계-경고-평가-위험 해제 시스템에 대해 알고 나면 아이와 부모는 그 시스템에 대해 좀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기만 해서 아이가 무서운 것을 회피하도록 내버려두면 아이의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피는 평가와 위험 해제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훈련과 경험을 가로막게 한다.
* 기질과 정신적 외상도 아동기 불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사실 부모야말로 아이의 불안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 '부모가 구체적인 도움은 주지 않은 채 모든 일에 대해 불안해하는 모습만 보이면 어떤 아이들은 위험을 피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 슈마커는 부모가 아이한테 자신의 걱정을 몽땅 떠넘기기보다는 '안전하다고 느끼니?' 같은 질문을 하라고 권한다. '그런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실제 상황을 찬찬히 살피도록 하고 자기 내면의 경고 신호에 귀 기울이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고 슈마커는 말한다. 물론 부모는 그 질문에 대한 아이의 대답을 믿어주어야 한다!
* 불안감이 심한 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경계 상태'로, 잠재된 위험이 닥치지 않는지 살피면서 보낸다. 이런 과도 각성 상태를 풀어주는 데는 '역할극 놀이'가 효과적이다.
* '안전 요원 덕' 놀이 : 자기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성적이지만 무엇이든 보기만 하면 겁을 먹고 벌벌 떠는 안전 요원 오리 역할을 부모에게 맡게 함. 이 놀이는 '엄마가 가족을 괴롭히던 문제를 이용해 아이를 웃게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웃었다', '역할이 바뀌어 아이가 용감하고 힘센 존재가 되었고 반대로 부모는 겁쟁이 역할을 했다'는 놀이 육아의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 있다.
* '무서워서 못 보겠어' 놀이 : 이 놀이의 목표는 아이가 강해졌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므로 굴욕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여 무시해버린다면 아이는 더 깊은 두려움을 우리한테 이야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말해봐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 아이들한테 쓸데없이 무서워할 필요 없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나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 판단하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권한다. 두려움은 그 대상이 어떤 것이든 정당하다.
* 아이가 느끼는 기분에 동의할 필요도 없고 같이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저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 아이에게 위험에 대해 알려줄 때는 반드시 그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 방법도 함께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 나는 아이들에게 "용감하게 굴어야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아이가 그 말을 '겁내지 마'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인데, 겁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대신 나는 "용감한 행동이었어"라거나 "용감하게 해냈구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이가 용감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용기가 연습하면 길러질 수 있는 것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 주관적 고통 지수 측정기라는 명칭에서 '두려움' 또는 '불안감'이라는 좀 더 구체적인 용어를 대신해 '고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매우 신중한 선택이다.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규정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 극도로 불안한 아이들(주관적 고통 지수 측정기의 8에서 10 사이)에게는 일반적으로 신체를 이용한 위로가 가장 효과적이다. 말수를 줄이고 더 많이 안아주자. 고통이 이 정도 수준에 이를 때면 말은 부안감을 달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다.
* 몸 흔들기 : 측정기의 아주 높은 눈금 쪽에 있어 몸을 꼼짝도 못하거나 주저앉아버리는 아이들에게는 몸 흔들기가 효과적이다. 극도의 불안감은 아이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두려움에 대한 표현을 막아버릴 수 있다. 이때 '흔들기' 기법은 막혀 있던 감정이나 느낌을 안전한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불안감의 수준을 빠르게 낮출 수 있다.
* 메모 확인 : 종이에 '나는 지금 공황 발작 상태일 뿐이다. 이것은 생사가 걸린 무시무시한 일이 아니다. 이 일도 곧 지나간다'라고 적어서 공황 발작이 일어날 것 같으면 종이를 꺼내 혼자서 몇 번 읽는다.
* 항상 곁에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를 안아주면 된다! 심리학자 프랜신 사피로는 '나비 포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두 팔을 몸 앞에서 교차해 양 어깨를 다독거리는데,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다독거린다. 양쪽 어깨를 번갈아 살짝 잡아주어도 좋다. 사피로는 이때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것이 뇌의 양쪽을 모두 활성화해 불안감을 줄이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비 포옹은 머릿속으로 안전한 곳을 상상하거나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나 문장을 머릿속으로 되풀이하면서 하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이완에 대한 저항감을 극복하도록 아이를 밀어붙일 때는 다음 네 가지 기본 원칙을 기억하자.
- 함께 한다
- 아이가 주도권을 잡는다
- 재미있게 한다
- 힘겨루기를 피한다
* 불안감은 생각을 많이 하거나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몸을 써야 한다. 불안감은 뇌에 먹구름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주는 고통을 줄여주려면 애정을 표시하고, 안아주고, 몸을 쓰는 놀이를 많이 해서 즐거운 신체 접촉을 늘리고, 아이가 심호흡과 긴장 이완 기법을 연습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회피는 위험에서 달아나는 것과 다르다. 회피는 자신이 무엇을 피하려는 것인지 생각하기를 원치 않는다. 자신이 두려워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생존이 위협받는 것도 아니다. 회피 상태에서 우리는 실제로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느낌을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감이 심한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회피를 할 때 상을 주는 것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감정의 범람이나 화이트 너클 상태로 밀어 넣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은 항상 일어난다. 예를 들어, "무서우면 안 해도 돼"라고 말하는 것은 회피하라고 부추기는 말이다. 아이가 두려워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감정의 범람을 부추기는 행동이다. "징징 짜지 말고 그냥 해"라고 말하는 것은 화이트 너클을 부추기는 말이다. "어린아이 같은 짓 좀 그만해"라는 말은 감정의 범람 상태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특히 가혹한 말이다.
* 불안한 아이들이 부모의 무릎이나 품에 얼굴을 묻을 때 나타나는 다른 유형의 회피를 보자. 이렇게 얼굴을 묻는 것은 친밀한 유대감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감정의 회피 반응인 경우가 더 많다. 윕플러는 이런 때 눈을 맞추면서 "내가 무서워하지 않는 게 보일 거야. 나도 네가 두려워하는지 봐야겠어"라고 말하면서 조심스럽게 아이를 밀어붙여야 한다.
* 끝이 없는 이야기를 의미 있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아이를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많이 아는 사람처럼 보이기를 좋아한다. 특히 자신이 힘들어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더 잘난 척하고 싶어 한다. 사실 아이들은 자신의 불안감에 대해서만큼은 최고의 전문가일 수밖에 없다.
* 다음은 안전감의 내면화와 안심 시스템의 초기화를 돕는 세 가지 방법이다.
- 아이가 감정의 범람 상태일 때는 편안해질 수 있도록 안심시킨다
- 아이가 회피할 때는 회피하는 대상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살짝 밀어붙인다
- 아이가 화이트 너클 상태에서 벗어나 마주하고 느끼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아이한테 '항복'한다거나 아이를 '응석받이'로 만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네가 원하는 만큼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그리고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되고 화내고 싶으면 화내도 돼. 하지만 그 사탕에 대한 내 결정은 변하지 않을 거야" 이 말에는 중요한 내용이 두 가지 담겨 있다. 우선, 아이의 감정이 어떻든 여러분의 결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여러분이 실수를 하지 않은 이상은 말이다. 그리고 만약 실수를 했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뜻이 담겨 있다. 또 아이가 느끼는 슬픔과 분노를 외면하거나 모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아이가 감정을 발산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아이 곁에서 감정의 발산이 끝날 때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 손에 손잡고 양육의 설립자이자 부모 교육 전문가인 패티 윕플러는 이것을 '곁에서 듣기'라고 부른다 이것은 "네 방으로 가서 다시 미소 지을 수 있게 되면 나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아무도 네 말을 안 들어줄 거야. 뽀로통해 있으면 미워 보여"라고 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동이다.
* 아이가 자신의 불안감이나 분노를 총으로 쏘거나 쳐부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상상은 찬성할 수 없다. 아이가 자신만의 비유적 표현을 쓰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감정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감정을 가둬버리는 것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자신의 감정에 총을 쏘거나 감정을 파괴하자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감정과 화해를 한다거나, 길들인다거나, 아니면 고삐를 달아서 다루자는 식의 새로운 비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상상해야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는 것 사이에 건강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 '만약에' 불안감은 불안감의 공통된 세 가지 증상의 원인이다
- 우유부단(만약에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어떡하지?)
- 완벽주의(만약에 내가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 과잉 준비(만약에 이런 일이, 저런 일이, 아니면 또 다른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 불안한 생각에 효과적으로 도전하려면 몇 가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 인정하고 공감하면서 시작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여러분이 이해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불안한 생각에 대한 여러분의 도전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다.
- 여기서 말하는 도전이란 '말싸움'이나 '논쟁'이 아니다. 논쟁을 벌이고 따지고 든다면 그것은 불안한 생각에 효과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말이 아무리 맞대고 하더라도.
- 밖에서부터 오는 도전보다는 안에서부터 오는 도전이 언제나 더 큰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무조건 여러분이 도전하기보다는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불안한 생각에 도전하도록 이끌어주자.
- 아이들의 '만약에' 불안감에 도전하기 전에 먼저 여러분의 '만약에' 불안감에 대해 생각해보자.
* 불안한 생각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방법
- 놀이를 하듯 재미있게 도전하라
- '만약에'라는 생각에서 '지금 이 순간'으로 바꿔라
- 뇌를 더 많이 활성화하라
- 우선은 불안한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다른 것으로 변화시켜라
* 아이들에게 불안감으로 인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냈냐는 질문 다음에는 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것 말고 또 똑같이 중요하거나 아니면 더 중요한 건 뭐가 있을까?"
* 마음속에 사랑과 안도감이 저장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은 불안 장애와 분리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 집으로 돌아가면 다른 무엇보다 맨 먼저 아이와 함께 놀아주자. 처음에는 여러분이 떠나서 슬프거나 화가 난 아이의 감정을 풀어주어야 한다. 아이는 숨거나, 여러분을 외면하거나, 아니면 싸움을 걸 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쫓아다녀서라도 화해를 해야 한다. 아이들은 여러분이 돌아온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얼마나 여러분을 그리워했는가를 보여주려는 것뿐이다. 잠자리에 들 때의 분리 불안 역시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필요가 문제다.
* 여러분이 무언아게 대해 걱정을 하면 아이도 그것을 느끼고 여러분을 따라 걱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이한테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굳이 아이가 두려워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다.
* 진짜 해결책은 아이 대신 여러분이 예민해지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대신 경계하고 실필 테니 너는 경계하고 조심할 필요 없다고 아이에게 진지하게 알려주면 된다.
* "들어주고, 들어주고, 또 들어줬어요. 그날 사건에 대한 아이의 감정에 귀 기울여 듣고 듣고 또 들었죠. 잘잘못을 따지거나 내 행동을 설명하거나 변명하려 하지 않고 그냥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줬어요. 가만히 듣고, 그날 일을 다시 생각하고, 아이를 이해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주려고 애썼어요"
* 아이들이 정신적 외상을 극복하도록 돕는 데 어떤 전략이 효과적인지
- 공감과 이해. 상황/사건이 그 정도의 정신적 외상을 유발할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 귀 기울여 들어주기. 정신적 외상을 입은 아이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야기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 안전감에 대한 욕구 채워주기(넘칠 만큼). 여기에는 잠자리에 들거나 잘 때 더 많은 신체 접촉하기, 더 많이 안아주고, 밤에 불을 켜주거나 아이를 안심시킬 담요 등을 준비해주는 것이 포함된다.
- 기도와 종교
- 자기와의 대화
- 아이의 한계를 인정하고 불안감이 폭발하는 지경까지 강요하지 말기
* 숨바꼭질 같은 놀이 또는 정신적 외상을 유발한 사건을 재미있게 재현하는 놀이. 이때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들과의 소중한 시간
* 인내심. 정신적 외상에서 회복되는 데에는 정해진 시간이 없다.
* 문제의 상황에 대한 여러분 자신의 감정과 반응 처리하기. 아이가 정신적 외상을 입으면 공포, 두려움, 분노를 겪는 부모도 있다.
* 정직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서서히 신뢰 회복하기
* 아이의 경직성을 풀어주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긴장을 푸는 것이다. 자녀의 경직성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 몸싸움 놀이를 하라는 처방을 내리곤 했다.
* 일부러 실수하기. 완벽주의 아이들에게 내가 제일 즐겨 쓰는 전략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 실수를 세 가지만 해보자. 내가 먼저 한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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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빌 오한론은 단기치료학파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심리학자이자 임상가로 수련 과정과 임상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경험하게 된 문제의 원인 탐색에만 집중하는 심리치료기법의 한계를 절감하고 그 돌파구로 '해결중심치료를 개발했습니다.
해결중심치료는 '왜' 보다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춘 치료법으로 개인이 겪는 문제의 원인보다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초점을 맞출 때에도 상처가 아닌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대처 방략을 찾아내고 그때 취했던 행동을 현재의 문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고민하고 개개인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해결중심치료의 10가지 열쇠를 중심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해결 중심치료의 10가지 열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열쇠 1 : 문제 패턴을 깨뜨려라
* 열쇠 2 : 해결 패턴을 찾아서 활용하라
* 열쇠 3 : 당신의 과거와 감정을 인정하라
* 열쇠 4 : 주의를 전환하라
* 열쇠 5 : 미래를 상상하라
* 열쇠 6 : 해결중심적 스토리로 바꾸자
* 열쇠 7 : 영성으로 자신을 넘어서라
* 열쇠 8 : 행동 대화법을 사용하라
* 열쇠 9 : 해결 의례를 행하라
* 열쇠 10 : 안정성과 결합 의례를 발달시켜라
개인적으로 이 책 내용 중 80% 정도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특히 도박 중독 상담을 하면서 왜 도박 중독에 걸렸는지 원인을 찾는 것에만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 중독자와 가족 때문에 치유 기간이 길어지고 때로는 실패하는 걸 경험하면서 문제해결중심적인 접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감하였기 때문에
'도박 중독의 원인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원인 찾기를 그만둬라'와 같은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해결중심치료는 강력하며 직관적이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성에 있습니다. 도박 중독의 경우 도박 중독에 걸린 원인을 찾는 건 치유 초기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재발 예방과 관련해서 결국에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디에서 어떻게 위기가 도래하게 될 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뒤통수를 얻어맞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있는 많은 내용들이 현장 임상가에게 유용하며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해결중심치료만을 신봉하면서 원인 탐색은 불필요하다고 간주하고 무시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치유 초기에는 해결중심치료에 입각해서 접근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난 이후에는 재발 예방과 관련하여 원인 탐색도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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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중심적이고 설명에 중심을 둔 이론들은 그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또는 과거에 어떤 잘못된 일이 있었는지에 주목하지만, 해결중심치료는 과거의 성과를 되새기게 해서 도움이 되었던 방법을 찾아내고 다시 사용하게끔 한다. 그리고 변화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강조한다.
* 다음의 2가지 방법은 당신이 어떻게 해야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첫째, 당신이 사로잡혀 있거나 주변 사람들을 휘말려 들게 하는 반복적인 패턴을 주목하라. 그 중에 당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바꿔라. 둘째, 일이 잘 풀릴 때 했던 행동을 알아내어 그것을 더 많이 반복하라.
* 변화를 시도하는 방법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쉽다. 다만 당신에게 효과가 있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한번 시도해보는 방법밖에 없다. 흔히 전통적인 해석법은 감정이 행동을 불러온다고 말한다. 그러니 이와 반대로 해결중심적 사고는 새로운 행동이 새로운 감정을 만든다고 말한다.
* 문제 패턴을 바꿀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해롭거나 위험한 행동, 불법이거나 비윤리적인 일은 그게 무엇이든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런 해로운 방법 말고 당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보자. 판에 박힌 방법에서 벗어나보는 것이다.
* 문제 패턴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어보는 것이다. 문제 행동을 더 강렬하게 혹은 더 빈번하게 행해서 악화시키면 된다. 혹은 문제를 일부러 만들어볼 수도 있다.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애쓰는 일을 그만두고서, 이를 받아들이고 문제가 벌어지는 것을 두고 보면 된다. 이 방법은 불면증이나 불안증, 공포증, 공황장애, 그리고 성적 흥분과 같은 감정적이거나 육체적인 문제에 가장 잘 통한다.
* 문제 패턴을 깨뜨리기 원한다면 부담스럽거나 하기 힘든 일을 찾아내라. 그리고 그 일을 문제 행동을 할 때마다 함께 행하라. 즉, 유쾌하지 않은 활동을 문제 발생에 접목하라. 그렇게 하면 문제 상황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새로운 행동을 문제 패턴에 접목하라. 문제가 있을 때마다 당신이 하는 행동을 찾아내라. 그 행동이 당신에게 득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회피하거나 미루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라. 문제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마다 회피하고 있는 행동을 먼저 하라.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문제 행동이 벌어진 후 그와 같은 양의 시간만큼 회피하고 있는 행동을 하라. 유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을 문제에 접목함으로써 문제를 시련으로 만드는 것이다.
-> 이 방법의 효과는 분야에 따라 다릅니다. 중독의 경우에는 문제 행동을 야기하는 충동의 강도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세기 때문에 이전 또는 이후에 회피 행동을 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어서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 문제를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문제 상황이 나아졌던 시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 당신이 취했던 행동을 지금 당신의 문제에 의도적으로 적용해보면 된다.
* '내가 한 행동의 이유'에 집중하는 대신 '내가 대신 한 행동'에 집중하라. 그리고 그대로 행동하라. 완벽할 필요는 없으며 매일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당신이 가진 해결 패턴을 행하면 된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자. 일반적인 경우 이렇게 효과를 보았던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기분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 문제가 진정될 때의 행동에 주목하라. 문제가 끝나가거나 끝이 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주목하라. 문제를 끝내는 것에 도움이 되었던 행동들을 찾아내라. 그리고 그것을 문제가 벌어지기 전에 미리 의도적으로 행해서 문제 발생을 막아라.
* 사람 간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문제는 '누가 옳고 누가 틀리나 게임'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개인적 진리와 일반적 사실을 구분하는 것이다. 개인적 진리란 개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으로 당신이 경험한 것과 스스로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말이나 행동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타인에게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이것에 대해 알 수 없다. 따라서 나의 경험상 문제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다른 이가 가진 개인적 진리에 대해서는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그저 다른 사람 인생의 개인적 진리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일반적 사실은 또 다른 문제다. 일반적인 사실은 관찰에 기초를 둔다. 사람의 시각, 미각, 후각, 청각, 그리고 촉각을 사용해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을 뜻한다. 따라서 이 점에서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져볼 수 있다.
-> 이것도 문화에 따라 다른데 논리적 토론이 가능한 합리적 문화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감정이 중요한 사회에서는 별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회에서는 일단 개인적 진리와 일반적 사실을 구분하는 것조차 쉽지 않거든요.
* 강박적으로 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당신에게 이롭지는 않은 행동이라면 그것이 충동과 중독이다. 그런 행동을 찾았으면 이제 그 행동이 하고 싶어질 때 그저 가만히 관심을 기울이면서 느껴라. 당신이 염려하는 것이 감정이든 생각이든 환상 혹은 갑작스러운 충동이든, 일부러 무언가를 하려고 들지 말고 그대로 경험하면 된다.
* 당신이 어떤 대상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당신의 의식과 삶 속으로 뻗어 나가서 나중에는 그것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당신이 겪고 있는 문제 역시 똑같은 대상에만 집중한 결과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고자 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집중하고 있는 대상을 바꾸어보아라. 이를 위해 자기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문제에서 내가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집중하고 있는 대상 중에서 유익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끝냈다면 이제 새로 주목할 대상을 찾아라.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라.
* 우리가 자신의 문제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문제 중심적' 혹은 '과거중심적'으로 문제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낙담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할수록 긍정적인 가능성에서 멀어지게 된다. 언어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바꿀 훌륭한 도구다. 그 중에서도 '가능성'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선택과 변화하고자 하는 의식이 생겨난다.
* 문제적 스토리를 해결 스토리로 바꾸는 방법. 스토리를 바꾸는 하나의 방법은 일반적인 서술이 아니라 구체적인 서술을 하는 것이다. 이때에는 이론과 예측, 그리고 해석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서술해야 한다.
* 요구사항 말하기를 더욱 성공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원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제 혹은 얼마나 자주 그러한 행동을 해주기를 바라는지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 해결 의례를 치를 때 주의할 점은 의례를 치르기 전에 당신이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진정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례를 억지로 치르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지만 최선을 다해도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정도의 행위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 해결 의례는 큰 슬픔과 상실의 상황을 치유해주는 과정으로써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과 다른 이들의 감정을 인정하고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해결 의례는 어떤 사건 뒤에 따르는 정상적인 슬픔의 과정을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인위적으로 탈출하는 방법이 아니다. 해결 의례는 당신이 움직여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지만 과거를 뒤에 남겨둘 준비가 되었을 때 당신을 도와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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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유럽의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쓴 글에 대한 선입견이 좀 있습니다. 지금까지 꽤 많은 책들을 읽어왔지만 속된 말로 재미를 거의 못 봤거든요. 틀린 말도 아니지만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 굳이 에둘러서 말하면서 핵심을 피해가는 것 같은 그 애매모호함이 싫었고, 무엇보다 유머 코드가 맞지 않아서 요절복통이라는 선전 문구들과는 달리 쓴웃음만 나오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유럽 출신의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은 피해왔는데요.
그런데 이 책은 다릅니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가 쓴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빌고 있는데 꼭 저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처럼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먹고 잘 살던 성공한 꾸뻬라는 정신과 의사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꾸뻬씨는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친데다, 무엇보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고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알기 위해 전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는 여행 중에 깨달은 행복의 조건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꾸뻬씨가 어디를 여행하는지 구체적인 지명은 소설 속에 제시되지 않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라면 대번에 짐작할 수 있도록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요. 대표적인 곳이 홍콩입니다. 주말이 되면 필리핀 가정부들이 노숙을 하는 장면까지 세밀하게 등장합니다.
소설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해서 줄거리가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며 쉽게 몰입되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좋은 책입니다.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잡는 책은 그리 많지 않지요.
이 책의 후반부에 꾸뻬씨가 행복을 연구하고 있는 교수를 만나 자신이 행복한 지 알아볼 수 있는 비교 기준을 몇 가지 듣는데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더군요.
1. 현재 당신의 삶과 당신이 원하는 삶에 차이가 있는가 :
없음
2. 현재 당신의 삶과 과거에 최고로 좋았던 삶에 차이가 있는가 :
지금의 삶이 더 나음
3. 현재 당신이 갖고 있는 것들과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상관 없음
이 기준에 따르면 저는 참으로 행복하네요~
소설 자체도 흥미롭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도 유익하고 좋지만 발레리 해밀이 그린 삽화마저도 정말 마음에 쏙 듭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꾸뻬 씨의 인생 여행', '꾸뻬 씨의 우정 여행' 등의 속편이 계속 번역되어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있던데 찾아서 마저 읽어보고 싶습니다.
행복에 관심있는(관심없는 분들이 과연 계실까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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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움 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 배움 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 배움 3.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 배움 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 배움 5.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 배움 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 배움 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 배움 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 배움 9.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 배움 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 배움 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 배움 12.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 배움 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 배움 14.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 배움 15.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 배움 16.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 배움 17.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 배움 18.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
* 배움 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 배움 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 배움 21.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 배움 22.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 배움 23.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덧. 이 책은 직장 자료실에서 빌려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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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400여 명의 심리학자들이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 및 성명서 낭독, 기자 회견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모래알 같은 성향이 있는 심리학자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의지를 모아 단체 행동에 나선 건 제 기억으로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발의한 '닛부타의 숲 정신분석클리닉'의 이승욱 선생님이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폭력과 제도폭력의 피해자를 돕기 위한 심리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셨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그 서명운동 이후로 계속 다음을 위한 활동을 진행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날 현장에 참석했던 37명의 심리학자를 대상으로 이미 17분의 발기인 서명을 받았고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로 심리지원센터를 설립하려는 것 같습니다.
12월 3일(수) 저녁 7시 대학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8층 1세미나실에서 전문가 집담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참석 대상은 임상/상담심리전문가, 미술치료사, 표현예술치료사, 사회복지사, 상기 전공의 대학원 재학생 등입니다.
집담회는 경과보고서에 포함된 주제의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장소 준비를 위해 사전에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리고 참석하실 분들은 12월 2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 주소 savesewolho@gmail.com이나 카톡 아이디 imokutoo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일 집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후에 힘을 합할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경과를 정리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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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유럽에서 나온 심리학, 정신의학 관련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코 quality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읽을 때마다 항상 뭔가 저랑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2013년 1월에 소개드렸던
'나라서 참 다행이다(2006)'는 프랑스의 정신과 전문의인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쓴 책인데 개인적으로 별로였고, 좀 더 멀게는 2011년 6월에 소개한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2009)'도 그저 그랬습니다. 이 책은 독일의 심리학자인 우르술라 누버가 쓴 책이었죠. 왜 유럽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은 별로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들의 유머 코드가 저랑 맞지 않아 썰렁하기만 하거나 번역이 별로이거나, 혹은 둘 다 문제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렇듯이 유럽의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쓴 책으로는 재미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선입견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제 선입견이 강화되면 어쩌나 염려했는데 아쉽게도 역시나 그랬습니다.
이 책은 독일에서만 45만 부나 팔렸고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될 정도의 베스트 셀러인데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만프레드 뤼츠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내용은 둘째치고 일단 기본적인 틀부터 문제입니다. 목차를 보시죠.
Part 1. 정상인이 더 문제다
1. 광기 :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
2. 골빈 사람들 : 우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
Part 2. 우리는 엉뚱한 사람을 치료하고 있다.
1. Why : 살짝 돈 것도 돌기는 마찬가지
2. Who : 사람마다 미치는 원인은 다르다
3. How : 정신병원 치료의 센스와 난센스
Part 3. 발칙한 만프레드식 치료
1. 뇌의 손상 : 머리에 충격을 준다고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2. 중독자들의 변명 : 근심을 덜기 위해 마신다.
3. 정신분열증 : 방황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병
4. 조울증과 우울증 : 하늘을 찌르는 환호, 죽은 자를 위한 애도
5. 인간의 다양성 : 우리가 아직도 천국을 꿈꾸는 이유
어떠신가요?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감이 잡히시나요?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 싶었다고 제가 생각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정상과 비정상이란게 그렇게 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쉽게 진단 딱지를 붙이지 말라는 겁니다. 저자는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망치고 있는 사람들을 '스탠더드패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자의 주장에 입각하면 오히려 모순적인 용어처럼 들리기 때문에 저는 이런 용어 사용이 오히려 좀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되고 있지만 저자는 다분히 해결중심치료적 접근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저자가 해결중심치료를 통해 다양한 장애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해결중심치료가 장애에 따라 어떻게 달리 적용되는지 소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재미있게 느껴질지언정 현장의 임상가들에게는 지루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임상가이거나 정신 의학, 심리학 전공자들에게는 별로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앞으로 유럽에서 번역되어 들어온 정신의학, 심리학 책은 가능하면 안 읽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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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병을 가진 예술가들은 기본적으로 정신병 때문에 뛰어난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정신병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다.
* 확실한 치료법이 있을 때만 이러한 진단이 정당성을 얻는다. 설령 조기 발견에 의미를 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확실한 치료법이 있을 때라야 정당성이 있다.
* 정신의학의 과제는 진짜 아픈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변호인이 되어야 한다. 정신병을 골칫거리로 여기고 짜증을 내는 사회를 고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 진단을 하는 이유는 오직 치료를 위해서다. 그러므로 불치병 진단은 진정한 진단이라 할 수 없다.
* 소아 심리치료사 테아 쇈펠터는 이렇게 말한다. "환자는 자신에게 치유 능력이 있음을 모르지만 심리치료사는 환자 자신이 치유자임을 안다. 그것이 심리치료사와 환자의 차이점이다.
* 정신병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인간의 자유를 제한한다.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환자들에게 다시 선택의 자유를 돌려주는 것이 치료사의 과제다.
* "왜 우울한가요?" 우울증 환자에게 이렇게 묻는 것은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략적 가족치료는 완전히 다른 질문을 한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우울증을 견뎌냈습니까?"
* 해결중심치료는 특히 중독증 환자에게 유용했다. 중독증 환자들과 주변 사람들은 중독증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이들은 치료사가 무엇 때문에 중독이 되었는지 물을 거라 예상한다. 이때 치료사가 첫 질문으로 "재발을 막을 좋은 방법이 무엇이겠냐?"라고 물으면 깜짝 놀란다.
* 해결책과 문제는 별개다. - 스티브 드 세이저 -
*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외부에서 온 삶의 사건이다. 그러나 어떤 사례에서든 해결책은 저마다 다른 특별한 내부의 능력에서 나와야 한다.
*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꾸고 싶지 않은지를 상상하라고? 환자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 늘 바꾸고 싶은 것에만 집중했고 문제가 무엇인지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 스티브 드 세이저는 치료사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는 것도 해결중심치료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상담실 문에는 이러한 글귀가 적혀 있다. "단기치료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그러나 실력 없는 치료사에게는 유용하지 못하다".
* 부모의 행동양식은 대부분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영향을 준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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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또는 구하지 않은) 세월호 학살 참사 130일이 지나도록 '왜'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지극히 당연한 노력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어둠의 세력 앞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정권답게 유가족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후안무치로 인해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자들의 충격과 실망감은 더욱 큽니다.
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심리학자들의 연대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수요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성명서 낭독을 할 예정이라 8월 25일(월) 18:00까지 참여 의사를 표명해 주셔야 합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님의 생명이 사그러들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하여 다소 급하게 추진되는 성명이오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 심리학회 산하 임상, 상담 심리학회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심리학자들의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시고 연대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주변의 심리학자들께 많이들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사항은 walden3@gmail.com으로 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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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2002)을 수상한 심리학자로 유명한 Daniel Kahneman이 쓴 책입니다. 고전 경제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집고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허문 대단한 사람이죠.
경제 및 사회 활동의 주체로 인간의 심리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대표적인 학문이 행동 경제학인데 Kahneman은 바로 이 행동 경제학의 대가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동료인 Amos Tversky와 함께 1960년 대 후반부터 선택 이론을 연구해왔고 그 결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이죠.
Kahneman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후로 많은 행동 경제학 서적들이 출판되었지만 정작 본인의 책은 없었는데 이 책이 대중들을 위해 그가 쓴 최초의 행동 경제학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직관적인 사고(fast thinking)와 이성적 사고(slow thinking) 시스템의 차이와 작동 방식, 둘 사이의 상호 영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행동 경제학과 인지 심리학의 바이블이라는 찬사를 받는 책인데 정작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번역의 질이 형편없다고 된통 까이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확실히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 매우 불편하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행동 경제학이나 인지 심리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는 분들께는 예전에 제가 소개한
'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2006)'을 권해 드립니다. 아주 쉽게 쓴 책이니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으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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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 자신이 경험했거나 들은 정보를 이용한 판단
* 자아가 고갈된 사람들은 포기하려는 충동에 훨씬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연상 원칙들을 유사함, 시간과 공간의 인접성, 인과관계라는 세 가지로 정리했다.
* 관념운동 효과(ideomotor effect) : 생각에 의해서 행동이 영향을 받아 점화되는 현상
* 사람들이 거짓말을 믿게끔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거짓말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낯익음은 진실과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
* 인지적 긴장감을 줄이려면 최대한 읽기 쉽고 알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인지적 긴장감은 그 출처와 상관없이 이성적 사고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데, 이로 인해 직관적 사고 시스템이 제안하는 대답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진다.
* 실제로 단순 노출 효과는 개인이 결코 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는 자극일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 분위기는 분명 직관적 사고 시스템의 작동에 영향을 미친다. 즉, 불안하고 불행한 기분일 때 우리는 직관력을 상실한다.
* 맥락이 불확실할 때 직관적 사고 시스템이 대답을 베팅하는데 이때의 근거는 경험이다.
* 이성적 사고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건 개입하지 못하면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믿게 된다. 직관적 사고 시스템은 속기 쉽고 무엇이든 믿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이성적 사고 시스템은 의심과 의혹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 다양한 증거의 출처들로부터 가장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려면 항상 그 출처들을 독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직관적 사고 시스템의 주요 특징들
- 인상, 느낌, 성향을 만든다. 이성적 사고 시스템의 승인을 받으면 이들은 믿음, 태도, 의도로 변한다.
- 거의 혹은 전혀 노력하지 않으며 자발적 통제없이 자동적으로 신속히 작동한다.
- 직관적 사고 시스템에 의해 특정 패턴이 감지(검색)되면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게 프로그래밍 된다.
- 적절한 훈련을 받으면 숙련된 대답을 하고 숙련된 직관을 발휘한다.
- 연상 기억 속에서 활성화된 생각들에 대해 정합적 패턴을 창조한다.
- 인지적 편안함의 느낌을 진실의 착각, 즐거운 기분, 경계감 완화와 연결시킨다.
- 놀라운 것과 평범한 것을 구분한다.
- 이유와 의도를 추론하고 생성한다.
- 모호함을 무시하고 의심을 억제한다.
- 믿고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 감정적 정합성을 과장한다(후광효과).
- 기존의 증거에 집중하고 없는 증거는 무시한다.
- 제한적인 기본적 평가만 수행한다.
- 기준과 원형에 의해 집단을 반영하고 통합하지 못한다.
- 여러 범위를 망라해 강도를 맞춘다.
- 의도한 것 이상으로 계산한다(정신적 산탄총).
- 가끔 어려운 문제를 쉬운 문제로 대체한다(휴리스틱).
- 정적인 사태보다 변화에 더 민감하다(전망 이론).
- 낮은 개연성에 과도한 무게를 둔다.
- 양에 덜 민감하다(정신 물리학).
- 득보다 실에 더 강력히 반응한다(상실 기피).
- 결정 문제들을 별개로 떼어놓으며 문제를 보는 프레임을 좁게 가져간다.
* 전망 이론의 핵심은 기준점이 존재하며, 손해가 그만큼의 이득보다 더 크게 보인다는 점이다.
* '적은 숫자의 법칙'은 우리가 가진 의심보다 확신을 선호하는 성향을 드러내준다.
* 인생에서 보는 많은 일이 무작위로 일어난다는 믿음을 거부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지나칠 만큼 강하다.
* 닻 내림 효과(anchoring effect) :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인 닻으로 작용해 이후 판단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
* 내가 학생들에게 협상법을 가르칠 때마다 하는 충고가 있다. 상대방의 제안이 터무니없다고 생각될 때 자신도 똑같이 터무니없는 제안을 해 좁히기 어려운 틈새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서 마음에 안 든다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거나 그러겠다고 위협하고, 자신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지금 제시된 숫자로는 협상을 계속하기 힘들다는 걸 분명히 해둬야 한다.
* 협상 테이블에 놓인 숫자가 무엇이든 우리에게 닻 내림 효과를 미친다고 전제해야 한다. 그 협상에 걸려 있는 것이 많다면 닻 내림 효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 자신(이성적 사고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 자기 평가는 사례들이 머릿속에 얼마나 쉽게 떠오르느냐에 따라 결정되엇다. 사례들을 능숙하게 머릿속에 떠올리는 경험이 머릿속에 떠올린 사례의 건수보다 중요했다.
* 감정 휴리스틱은 "그것에 대해 내 기분이 어떤가?"처럼 쉬운 질문이 "그것에 대한 내 의견은 무엇인가?"처럼 훨씬 더 어려운 질문의 답 구실을 하는 '대체'의 사례이다.
* 이성적 사고 시스템이 실패할 수 있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무시와 게으름이다.
* 증거의 신뢰성을 의심할 때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뿐이다. 확률 판단을 기저율에 가깝게 머물게 하는 것. 이런 원칙 훈련은 결코 쉽지 않다. 엄청난 양의 자기 관찰과 통제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 결합 오류(conjunction fallacy) : 두 가지 사건의 결합이 여러 사건 중 하나의 사건에 비해 더 발생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하는 오류
* 사후확신 편향(hindsight bias) :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고 난 후, 자기는 이미 진작부터 그런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고 있었다고 믿는 현상
* 환경에 안정적인 규칙성이 없다면 직관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 결정 결과에 낙관적 편향이 인지적 편향 중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 모른다. 낙관적 편향은 축복이자 위험이다.
* 착각적 우월성(illusionary superiority) : 자신이 일반적으로 낫다고 생각하는 경향
* 어떤 사건에 대해 생생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면,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도 생생하게 그려지고 과도한 가중치가 부과된다.
* 합리적 의사 결정자는 현재 투자한 것의 미래 가치에만 관심이 있다. 이전의 잘못들을 정당화하는 건 관심사가 아니다.
* 사람들은 결과가 똑같더라도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얻는 결과보다는 어떤 행동 때문에 생긴 결과에 후회를 포함한 더 강력한 감정적인 반응을 느낀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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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s Tversky,
Daniel Kahneman,
가용성 휴리스틱,
결합 오류,
고전 경제학,
관념운동 효과,
노벨 경제학상,
단순 노출 효과,
닻 내림 효과,
데이비드 흄,
사후확신 편향,
생각에 관한 생각,
선택 이론,
심리학자,
이성적 사고,
인지 심리학,
전망 이론,
직관적인 사고,
착각적 우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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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모든 것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어른들은 잘 모르는 아이들의 숨겨진 삶', 그 중에서도 우리의 아이를 움직이는 또래 집단의 힘, 역동을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특히 왕따 문제를 다루는 현장 전문가들은 꼭 보셔야 할 책입니다.
놀이치료 전문가, 아동심리학자, 전직 교사가 함께 쓴 이 책은 대표 저자인 마이클 톰슨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세 가지 역할 즉, 아동심리학자, 학교의 상담교사, 부모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아이들의 또래 집단을 여러가지 각도, 깊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자녀의 문제 가운데 부모의 이해도가 가장 떨어지는 영역인 아이들의 사회적 잔인성(집단 압력 동조로 유발되는)에 대해 매우 상세하면서도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고 대처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밖에도 유아기의 애착에서부터 우정의 발달 단계, 단짝, 나쁜 친구들, 아이들의 삶에 미치는 집단의 힘, 우정과 배신의 역학, 성역할 게임, 십대들의 사랑, 차이를 인정하고 끌어안는 공감과 이타심 문제, 학교의 역할, 부모의 대처 등 매우 폭넓은 영역을, 그것도 매우 세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집단 역학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대학 다닐 때에도 주제에는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group dynamics 수업을 들을 때 괴로웠음) 아이들 집단의 사회적 잔인성 부분을 읽을 때 새삼 역겨움을 느꼈지만 꼭 읽어보셔야 할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미국의 학년 체계에 맞춰 설명하고 있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구분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11학년이 몇 살인지 바로바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번의 변환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개인적으로 또래 관계 문제로 인한 학교 부적응, 집단 따돌림, 집단 괴롭힘, 왕따 문제를 겪는 자녀를 둔 부모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임상가들의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460페이지에 이르는 꽤 두꺼운 책이지만 일독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사회적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자들이 제시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1. 지나친 걱정은 하지 마라. 아이는 이미 사교적인 삶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을 명심하라.
: 정말로 우리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느긋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2. 우정과 인기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라. 우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 절대 동감
3.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만들어주어라.
: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 절대 동감
4. 아이들의 친구가 집에 찾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어라.
: 아이들이 오면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 앞에서 그 아이들의 행동을 칭찬해준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들과 정을 들이지 않는다면 부모는 곧 심부름꾼이나 스파이가 되고 만다.
5. 바람직한 우정의 역할 모델이자 선생님이 되어라.
6. 폭 넓게 사귈 기회를 주어라. <- 절대 동감
7. 아이 친구의(그리고 아이 '원수'의) 부모와 친해져라. <- 글쎄,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을 듯
8. 아이의 사회적 고통에 공감해주되 중심을 잃지 마라.
: 아이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기대어 울 수 있는 어깨와 이야기를 들어줄 귀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아이들에게는 피해자 측 변호사나 경호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저 호소할 부모가 있으면 된다.
<- 절대 동감
9.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어디쯤 속하는지를 알아두어라. 아이가 교우 관계에서 곤경에 빠져 있다면 개입해서 도와주어야 한다. 만일 아이가 인기가 많거나 잘 지내고 있다면 그 아이가 건전한 도덕적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부모 자신이 중학생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10. 멀리 내다보는 눈을 가져라.
닫기
* 왕따 아이가 매일매일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보다 더 교사를 괴롭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 아이들은 어른이 끼어들어 자신들의 사회생활을 바로잡으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우리의 개입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까봐 두려워한다. 아이들은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종종 역효과를 가져와 아이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자신의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격분한 부모가 내 상담실로 찾아오면 나는 늘 그들에게 묻는다. "혹시 두 분 중에 한 분이 어렸을 때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그러면 기억을 한동안 되새겨 본 뒤에 자신이 자녀의 일에 마음이 상하는 진정한 이유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 훌륭한 애착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단단한 애착을 이룩한 아이들의 부모를 광범위하게 조사해보았다. 그들은 자녀의 요구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 심리학자들이 관찰하고 평가할 정도의 우정을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령은 생후 8개월이다.
* 분리불안을 좀 더 분명하게 변별하려면 이렇게 해 보자. 아이들을 몇 명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엄마가 곁에 붙어서 그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혹시 부모가 곁에 있으면 또래들과 훨씬 더 쉽게 교류하는지 살펴보자. 불안감이 부모와 떨어지는 데서 비롯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환경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인지 알 수 있다.
* 아동의 정신 불안은 종종 그 아이의 놀이 능력에 장애 요소가 되며, 불안이 치료되면 바로 놀이 능력이 회복된다. 아이가 다시 놀이를 시작한다는 거은 정신 건강이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 우리는 사교 기술과 우정이 같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교 기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정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정이란 아이들이 서로를 선택하고,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느냐의 여부로 정의된다.
* 세 살이면 애착의 유형, 기질, 발달상의 능력, 그리고 삶의 경험들로 인해 아이들이 우정을 가질 가능성에 제법 큰 격차가 생긴다. 3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놀이가 이뤄질 수 있을 만큼 지속적인 나눠 갖기가 불가능하다. 다섯 살 정도는 되어야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이 정도의 발달 단계에 들어선다.
* 우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여건
: 지리적 인접성, 친밀성, 놀이를 조정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 남과 나눈다는 것
* 우정의 필수 요소 : 상호 의존과 헌신
* 에릭 에릭슨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나누는 모든 대화는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춘기 청소년의 모든 대화는 "나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인가?", "너를 내 친구로 두었다는 것은 내가 어떤 아이라는 의미인가?"로 귀결된다.
* 청소년들은 친구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 집단 생활의 법칙
1. 네 또래와 똑같아져라 : 청소년들은 압력을 가하는 집단의 매력에 이끌려 그 집단에 스스로 속하려한다.
2. 반드시 집단에 속해야 한다
3. 들어와라, 그렇지 않으면 나가라
4. 사회적 서열 속에서 너의 자리를 찾아라
5. 반드시 역할이 있어야 한다
: 왜 학급마다 선생님이 특히 총애하는 아이가 있을까? 집단의 보편적인 힘이 각 구성원에게 계급과 역할을 할당해준다는 것이 그 답이다.
* 도덕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특징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른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양심은 개인적인 기질의 한 부분이지만 도덕은 우리가 속한 집단의 한 양상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 집단의 단합 : 공통의 과제를 찾아라
* 특정한 아이를 괴롭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오직 집단 뿐이다.
*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리더가 상담을 위해 보내지면 그는 왜 도대체 어른들이 자기에게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당황해한다. 기성세대가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가 가진 힘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상담자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 침묵 속의 용인이 더 나쁘다. 신참 골리기의 이면에는 이런 일들이 한 집단 혹은 팀이 틀을 잡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믿는 어른들의 동조가 깔려 있다. 신참 골리기가 갖는 문제는 그런 시련을 일단 겪고 난 팀의 구성원들이 그것을 옹호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 최근의 신경학적 연구는 청소년들이 얼굴 표정(특히 두려움)을 성인들만큼 정확하게 읽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그래서 아이들의 괴롭힘은 더 잔인해지는 경향이 있다.
* 나는 모든 아이들이 삶에서 각기 다른 세 가지를 원한다는 쪽으로 설명을 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연결'과 '인정', 그리고 '힘'이다.
* '공격성'에 육체적인 공격 뿐 아니라 거친 말이나 비언어적 표현까지 포함시킨다면 여자아이들 역시 얼마든지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것을 최근 연구로 알 수 있다. 사회학자들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관계적 공격'이라고 부르는데, 피해자들에게는 이것이 물리적인 구타 못지않게 고통스럽다. 아니, 어쩌면 효과 면에서 더 오래 지속될는지도 모른다.
* 우리 어른들이 어렸을 때 누군가의 편에 서주었거나 우정의 이름으로 불문율을 깨뜨린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 한다. 우리가 했던 잔인한 행동들을 반성하는 말을 들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철없을 때 장난삼아 한 행동이니 괜찮겠지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아이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좋다. 만일 우리가 나쁜 말이라고는 단 한 번도 입에 담아보지 않은 완벽한 존재로 아이들 앞에 나서고자 한다면 아이들은 집단에게 버림받지 않으려고 누군가에게 등을 돌려야 한다는 도덕적 딜레마에 처해도 우리에게 결코 터놓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도덕적인 학교란 도덕적인 학교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학교입니다. - 교육학자 톰 리코나 -
*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벌줄 사람과 칭찬받을 사람을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도덕 기준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 개별적인 상황에 대해 일일이 체벌하느라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학교의 바탕을 이루는 사회적 역할 관계를 이해하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라.
* 아이들을 키울 때 생기는 모순 중의 하나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큰 꿈을 꾸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 부모가 아이를 놀리면 아이는 더욱 더 혼자라고 느끼며, 어떻게든 친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점점 더 혈안이 될 뿐이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제발 놀림감으로 삼지 말라. 그것을 통해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의 문제를 어른들 수준에서 재생산한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곧 다른 아이들과 그 아이의 부모들에 대해 험담을 하기 시작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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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그 중에서도 임상심리학자들은 어찌 보면 상당히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심리검사도구를 활용해 사람들의 심리적 문제를 파악하고 돕는 일을 주로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심리평가 결과를 모르는 임상심리학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 아이러니는 심리학 분야의 커리큘럼 때문에 생기는데 요새는 학부 과정에서부터 심리평가나 심리평가 실습 같은 과목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중에 주요 심리검사 도구에 대해 배우거나 아예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과제를 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심리검사 도구에 노출되기 때문에 자신의 순수한 심리평가 결과를 알 수 없게끔 오염되는 것이죠. 각 검사 도구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알게 되니까요.
게다가 지능 검사 같은 경우는 답까지 알게 되니 정확한 지능마저도 측정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 향후 임상, 상담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심리학도라면 심리평가에 대해 배우기 전에 먼저 심리평가 전문가를 찾아서 제대로 된 종합심리평가를 받는 것을 권합니다.
대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의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저라면 비용이 들더라도 제대로 된 평가와 해석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섭외할 겁니다.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평생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기회니까요.
덧. 그리고 심리평가를 받을 때에는 해석 상담도 꼭 받으시고 특히 심리평가보고서 뿐 아니라 심리검사 원자료까지 꼭 챙겨 두세요. 자신의 심리평가와 관련된 모든 자료는 공부를 위해서나 나중에 다시 분석해보기 위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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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장면이 아닌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정상 수준의 심리평가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입니다.
진단을 내려야 할 정도로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하는 심리학자들은 알게 모르게 뭔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압력을 받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심리평가 결과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간혹 Normal Profile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당황하게 되죠.
MMPI-2에서도 유의한 수준 이상의 척도 상승이 하나도 없고, 지능 검사 결과도 평균 수준의 고른 수행, 문장 완성 검사에서도 평이한 내용 뿐이고, 믿었던 로샤마저도 평범 반응 일색이라면 그야말로 멘탈붕괴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피검자가 다소 취약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충분한 resiliency를 갖고 있다고 보거나 너무 예민해서 도움을 받으려는 성급한 마음에 병원으로 달려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잃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뭔가 진단은 내려야겠고 검사 sign은 도와주지 않으니 들쳐보게 되는 것이 이전 병력을 기록한 chart와 검사 전,후 면담 내용입니다.
그 중에 단서가 되는 걸 하나라도 찾으면 마음대로 진단을 내려버린 뒤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인 검사 sign 중 하나라도 어떻게든 엮어서 사후 설명을 하게 됩니다. 그마저도 모르겠으면 무책임하게도 그냥 의사가 내린 인상적 진단을 그대로 따르기도 합니다.
아무런 진단을 내리지 않으려니 마음도 불안하거니와 심리평가를 의뢰한 의사와 의견 충돌이 생길 것 같아서 그걸 피하고 싶거든요. 거기에 내가 검사 sign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정작 환자의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한 몫 할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안전제일주의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자신감은 사라지고 공부도 게을리하게 되고 좋은 게 좋은거라는 보신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자승자박인거지요.
정상적인 수준의 평가 결과를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야만 스스로도 결과 해석에 자신감이 붙고 결과적으로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게 됩니다.
Normal Profile을 자의로 해석하는 것만큼 전문성을 갉아먹는 행동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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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테오도어 루빈이 쓴 고전, 절망이 아닌 선택(Compassion and Self-hate, 1975)을 북 크로싱합니다.
'자기 증오(Self-hate)'의 파괴력과 '관용(Compassion)'의 치유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입니다.
Theodore Rubin도 이 분야에서 워낙 유명한 사람이고 번역자가 '하얀 전쟁'을 쓴 안정효 작가라서 나름 기대가 컸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이름값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좀 아쉽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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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심리학자이자 정신 분석가인 Theodore Isaac Rubin이 쓴 책입니다. 꽤 유명한 책인데 저는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4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실 이 책의 핵심은 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인간에게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자기 증오(Self-hate)'이다. 2) 가장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내는 요소는 '관용'이다.
나머지 내용은 자기 증오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하는 것과 관용의 효과를 보여주는 것에 할애되어 있습니다.
이 책이 쓰여진 1975년이라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내용이었겠지만 지금은 2012년입니다. 이보다 더 정교하게 인간이 절망에 빠지는 이유를 분석한 책들도 많죠.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만도 20만 부가 넘게 팔린 책인데도 저는 그리 마음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자기 증오의 개념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한 부분이 오히려 가장 거슬렸습니다. 물론 도박 중독도 정신 분석적인 접근에서는 자기 증오에 의한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보기도 합니다만 모든 걸 다 자기 증오로 연결하려는 시도는 좀 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우울증을 자기 증오에 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은 개인적으로 동감합니다만....
관용이라는 치료적 요소도
'웨인 다이어의 노자 읽기'나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말하는 것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을 높이 평가하기는 좀 어려웠습니다. 10년 전에만 읽었어도 상당한 감명을 받았을 것 같지만요.
그런데 이 책에서 Rubin의 다음과 같은 말에는 참 동감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권태를 쫓아버리기 위한 시도에서 나는 '참여가 관심보다 먼저다'라는 원칙을 기억하면 크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들은 흥미가 유발되기 전에, 어떤 행동이나 계획에서라도 최소한의 참여를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참여하기 위한 조처들을 취하기 전에 흥미가 우리들을 자극해주기를 기다린다는 생각은 평생 동안 우리들을 상대적인 권태 상태로 붙잡아두는 격이다. 참여 이전에 흥미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과정은 사실 상 자기를 증오하는 권태를 연장시키는 무의식적인 방법이며, 필요한 참여의 경험은 없이 흥미만을 기대하는 신경증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 말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이 하루가 마지막 하루이거나 내 삶의 유일한 하루인 것처럼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그 관점은 너무나 큰 압박감을 주고, 좌절하게 만든다. 나는 이 하루가 첫 하루라고 간주하기를 더 좋아한다"
사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제 1회 한국 번역문학상까지 수상한 '하얀 전쟁'의 작가 안정효 선생의 번역이었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중간까지는 번역이 얼마나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은지 다른 사람이 초벌 번역한 것을 그냥 실은 줄 알았습니다. 한 줄 한 줄이 껄끄럽고 잘 안 읽히더군요. 20여 권의 책을 쓰고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Rubin이 이렇게 글을 못 쓰지는 않을텐데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지 이 책을 읽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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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밀맨의 롱런 셀러 '평화로운 전사(Way of the Peaceful Warrior, 2000)'를 북 크로싱합니다. 원래 이 책은 1980년에 출판되었지만 한국에 소개된 것은 2000년 재개정판입니다.
저자가 대학 시절 소크라테스로 불리는 미스테리한 실존 인물을 만나 슬럼프를 극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입니다.
이 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참 좋은 책입니다. 심리학자가 쓴 책도 아니고 심리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것이 심리학 책이 아니라면 뭘 심리학 책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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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monitoring은 원래 심리학자 Snyder가 주창한 개념으로 다른 사람들의 감정 상태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나 상황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사회적 눈치라고 할 수 있을텐데 제가 이 글에서 사용할 때는 상담자 스스로에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개념으로 사용한 겁니다. 내담자와 상담하면서 나타나는 역전이를 들여다보라는 것도 아닙니다.
상담자가 자신을 주의깊게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꽤 오래전에 소개한
'건강한 상담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The Resilient Practitioner, 2001)'는 책에도 나오지만 단적으로 말하자면 상담자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담자 또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임상이나 상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원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입문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전문가가 되기 전에 이를 해결했다면 모르겠지만 심리적 문제라는 것이 정답이 떨어지거나 해결 방안이 명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간단히 이렇게 생각을 해 보죠.
자존감이 낮은 상담자가 낮은 자존감으로 사회 생활이 어려워 찾아온 내담자를 제대로 도울 수 있을까요?
우울한 상담자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찾아온 내담자를 제대로 도울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상담자가 발표 불안으로 고통받는 내담자를 제대로 도울 수 있을까요?
아무런 성격적, 심리적 문제가 없는 완벽한 상태가 되어야만 상담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상담할 때 좀 더 깊은 공감과 경청이 가능하고 내담자의 문제를 더 잘 볼 수도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상담자가 자기 감찰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가 상담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또, 자신의 사고와 감정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담자가 신체, 사고, 감정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면 내담자도 더 이상 상담자에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을 self-monitoring하는데 집중할 수 있고 좀 더 편안하게 상담이 진행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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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가 모두 해당 기관에 고용된 경우라면 고민할 일 자체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기관이 임상심리학자와 심리평가 건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리평가를 의뢰한 의뢰인(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전문가 등)이 생각한 client의 문제와 심리평가 결과가 다른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특히 진단을 내려야 하는 정신과 의사의 경우 자신의 임상적 판단과 심리평가 결과가 많이 다른 경우에는 심리평가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임상적 판단을 부정하거나 심리평가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생각을 고수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 때 심리평가의 의뢰 사유가 군 면제, 법정 소송의 증거, 보험금 수령을 위한 근거 제출 등 client의 현실적인 이득과 관련이 있는 경우 실질적인 책임자인 의뢰인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상당히 클 수 있죠.
그래서
꽤 많은 의뢰인이 심리평가를 실시한 심리학자에게 심리평가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하는데 경미하게는 보고서에 포함된 문구를 순화된 표현으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에서부터 심하게는 지능 지수의 조작까지 그 범위가 다양합니다.
심리평가보고서의 수정은 심리학자의 양심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기본적으로 전문가 윤리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심리평가보고서는 평가자의 이름과 자격 이름, 자격 번호, 직인이나 사인이 들어간 문서 원본으로 의뢰인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심리평가를 받은 분들도 이 점을 꼭 확인해 주세요. 심리평가자의 이름과 자격 이름과 자격 번호, 직인이나 사인이 들어가지 않은 심리평가보고서는 제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심리평가를 받은 client에게 심리평가보고서를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사실 더 큰 문제입니다만;;;).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심리학자 중 많은 수가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계약직이거나 건별로 보수를 지급받는 알바이기 때문에 매일 기관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냥 문서 파일로 원거리에서 전송하는 일이 많고 그래서는 절대로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임상가와 상의하지 않고 문서 파일을 임의로 수정하는 일이 발생합니다(결코 적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따라서 심리평가보고서를 문서 파일의 형태로 이메일에 첨부해 전송하는 심리학자들께서는 다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1. 원칙적으로 자신의 이름과 자격 이름, 자격 번호, 직인이나 사인이 들어간 문서본으로 줄 것
2. 부득이하게 문서 파일의 형태로 전송할 경우 수정, 편집이 불가능한 상태로 전달할 것
2-1. PDF파일로 변환해서 전달(아래아한글(2002버젼 이상)의 경우 PDF로 변환하는 방법은
'이 글' 참조)
2-2. PDF파일도 수정 가능하니 인쇄만 가능하도록 보안 설정할 것(보안 설정 방법은
'이 글' 참조)
태그 -
client,
PDF,
사회복지전문가,
심리검사,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심리학자,
아래아한글,
의뢰인,
임상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지능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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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지기의 호오'에도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기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언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지요. 흔히들 언론을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하는데 심리학자도 사회 과학자이니 엄밀히 따지면 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지금까지 언론과 접촉한 제 경험은 하나같이 끔찍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칼럼이든, 인터뷰이든 간에 제가 한 말을 제멋대로 왜곡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정반대로 조작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네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려주니 내가 얼마나 고마우냐'는 식의 되도 않은 우쭐댐은 정말 참을 수가 없더군요. 또, 지금까지 상대방이 알아서 제 지식을 활용한 대가를 지불한 적은 딱 한 번 뿐입니다. 그런거 바라고 한 것도 아니지만 하도 아니꼬와서 일부러 이야기하면 작가, PD할 것 없이 화들짝 놀라서 그런 걸 왜 줘야 하냐는 식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게 거마비를 요구하지 않은 걸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 속 뒤집어지는 경험을 수 차례 반복해 얻은 소중한 지혜 중 하나는 내가 차라리 1인 언론이 되지 대중 매체하고는 철저하게 거리를 둬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겁니다. 소제목처럼 과연 언론이 과학기술을 어떻게 다루는지 아니, 왜 그렇게 다루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이미 고인이 된 이 책의 저자 Dorothy Nelkin은 뉴욕대학교 법대 및 사회학과 겸임 교수로 생전에 과학과 대중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원래는 1987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 책은 1995년에 나온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죠. 물론 역자가 친절하게도 그 이후 변화된 제도나 법에 대해서는 주석으로 보완을 해 두었기 때문에 오래된 정보라고 꺼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과 관련된 특정 쟁점에 관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들과 정책결정자들이 판단을 제대로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의무를 언론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온전히 언론의 탓일까요?
저자는 당연히 그렇다고 주장하기 위해 이 책을 썼고 역자도 번역 후기에서 그렇게 믿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제가 볼 때 그렇게 단순한 문제 같지는 않습니다. 첫 단추는 확실히 언론이 잘못 꿴 듯 보이지만 오랜 기간동안 과학자들도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은 것 같거든요. 사실 이 문제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전문가 집단의 오해에서 빚어진 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니 어느 한쪽만 대오각성하고 개과천선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죠. 접점을 찾기 위해 상대방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야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언론이 얼마나 과학을 망쳐놓았는지 아는 것에서 독서를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양쪽의 입장에 대한 균형잡힌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론은 어려운 과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일종의 번역자 + 전달자인데 언론이 나쁜 의도를 갖고 있다고만 생각하면 무슨 해결 방안이 나오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제게는 상당히 유용한 독서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당장 언론을 호의적인 눈으로 보게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누그러졌다고나 할까요?
저처럼 언론을 혐오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면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혹은 되찾게) 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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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이 카테고리에 올린 글은 상담과 심리치료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이름조차 '상담/심리치료'이죠. 제가 상담과 심리치료를 세세하게 구분하지 않는 이유는 현장에서는 굳이 그런 구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 이 참에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 상 의사에게만 치료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의사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치료', '요법'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법이죠. 그래서 한 때 놀이치료라는 명칭을 쓰려던 학회가 치료놀이학회로 개명을 하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가 연출되기도 했었죠. 어쨌거나 심리치료라는 말을 사용하는 분들은 정신과 의사가 묵인하고 있어서이지 마음놓고 써도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셔야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임상가들은 정신과 의사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서 상담이라는 말을 일부러 선호하기도 합니다.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정신과 의사를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만 있는 자리가 아니라면 가능한 한 상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더 큽니다만.
제가 상담이라는 용어를 심리치료보다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신병, 병원, 환자, 치료라는 말을 끔찍히 싫어하는 도박자의 특성 상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조기 탈락율을 높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제 경험 상 도박자는 상담, 상담자와 같은 용어를 훨씬 더 편안하게 느끼더군요.
또한 심리치료라는 말은 듣는 사람이 시작 전부터 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할 병에 걸려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와 달리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인식론적으로 좀 더 권력 위계를 높이 세우는)를 통해 치료자가 권위의 도구에 의존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슷한 것으로는 굳이 하얀 가운을 입는 것, 큰 책상을 사이에 두고 명패 앞에 앉히는 것,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에 비해 상담이 더 내담자의 치유와 행복에 도움이 되는 전인적인 용어에 가깝다고 보는데 심리치료적 기법은 상담 중에 상담자가 적절한 타이밍만 잡으면 언제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사례 발표를 들어보면 사례 개념화 후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는 걸 자주 보는데 제 경험 상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을 그대로 고수해서 내담자의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상담자가 그런 경직된 사고틀을 고집하면 고집할수록 내담자의 치유력을 약화시키거나 심하게는 중도 탈락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부터 상담이라는 용어가 심리치료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폄하하는 스스로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상담이 전쟁이라면 심리치료는 전투입니다. 전투의 승리는 분명히 중요하지만 하나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죠.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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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en Palmer가 편저한 이 책은 23개의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정리한 것으로 수록된 이론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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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ler 상담 및 심리치료* 행동주의 상담 및 심리치료* 인지분석 상담 및 심리치료* 인지 상담 및 심리치료* 실존주의 상담 및 심리치료* 게슈탈트 상담 및 심리치료* 상담 및 심리치료에 있어서의 최면* 통합적 상담* 생애기술 상담* 중다양식 상담 및 심리치료*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LP)* 인간중심 상담 및 심리치료* 개인구성주의 상담 및 심리치료* 초기통합적 상담 및 심리치료* 문제중심 상담 및 심리치료* 정신종합요법* 정신역동적 Freud 학파 상담 및 심리치료* 정신역동적 Jung 학파 상담 및 심리치료* 정신역동적 Klein 학파 상담 및 심리치료* 인지 정서 행동치료* 현실치료* 해결중심치료* 교류분석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각 장을 하나씩 맡아서 집필했고 Stephen Palmer가 이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하나의 책에 현재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주요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담으려고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인 수준에서 다룰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개괄하고자 하는 대학원생 수준에서 일독하기에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장의 구성도 이론의 발달, 기본 개념, 실제 적용, 적합한 내담자 유형 소개, 사례 연구의 순으로 깔끔하게 통일시켜 정리되어 있고 말미에는 추천 도서 목록과 토의 주제까지 제공하고 있어 토론을 통한 심층학습이 가능하도록 안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읽어보니 개인적으로 추천할 수 없는 책이더군요.
이 책이 출판된 지 10년이 넘은 책(그래서 추천 도서마저도 90년대 후반 책이 가장 최신입니다)이라는 점은 사실 비판거리도 안 됩니다. 전공 서적의 경우 10년이 넘은 책이 번역되어 들어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요. 근본적인 방법으로는 원서를 읽는 것이 정답일테니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번역 문제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됩니다. 'secondary gain'을 '이차 획득', 'Emotional Reasoning'을 '감정적 이유' 등으로 오역한 건 공동 역자 중 심리학 전공자가 한 명 밖에 안 되기 때문으로 이해한다손 치더라도(솔직히 이해 안 됩니다만) 온통 문어체로 쓰여진 텍스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눈에 거슬리기 때문에 내용에 집중을 할 수가 없는 수준입니다.
역자들 나름의 번역투는 개인의 개성으로 봐 준다고 해도 공동으로 번역을 하는 경우 대표 역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용어와 문체를 통일시켜야 하는데 제가 볼 때 그 작업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된 번역서를 보고 싶으면 서울대 권석만 선생님 팀의 책을 읽어보세요. 그럼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2004년에 초판을 인쇄하고 2008년까지 6쇄나 찍었던데 이런 답답한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고 있을 심리학도들이 불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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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치유가 그렇게 힘든 걸로 알려져 있는데 상담을 하다 보면 느닷없이(?) 통찰이 일어나 갑자기 좋아지는 도박자를 반복해서 경험하다보니 단일회기치료로도 그런 통찰에 이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도박 중독의 특성 상 1회기만 상담을 하고 중도 탈락하는 도박자 또한 만만치 않게 많은데 그런 내담자에게도 단일회기치료를 통해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TIP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수한 궁금증에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우선 단일회기치료가 그렇게 효과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온전히 동감하지 못하겠는데 요구 특성(demand characteristics)를 줄이기 위해 치료자가 아닌 다른 연구자가 추적 조사했다고는 하지만 전화가 일단 연결된 상태에서 자신의 치료자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거나 치료가 효과가 없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치료에 대한 자기 정당화 기제가 작동 못하게 하려면 최소한 치료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지각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추적 조사를 해야할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요구 특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너무나 자신있게 단일회기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건 좀 오버라고 봅니다.
저자가 미국 심리학자이거나 미국에서 훈련을 받은 심리학자가 쓴 책은 비용 대비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anaged care system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임상 현장의 분위기 하에 쓰여졌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이 책이 1990년에 발간된 책이고(무려 20년이 지나 국내에 소개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사용된 치료 사례가 1980년대 후반의 사례라는 점도 읽을 때 감안해야 합니다. 1980년 대 임상 현장을 고려하고 읽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리고 현행 임상 장면의 속성 상 50분에서 최대 1시간 30분 안에 회기를 끝내야 하는데 3시간, 4시간 동안 진행하는 단일회기치료를 과연 단일 회기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단일회기치료라는 구조적인 접근에만 목을 매지 않고 1회기에 그칠 수 있는 모든 치료적 접근에서 임상가가 신경써야 할 부분을 꼼꼼히 짚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읽을 가치는 충분합니다. 저자가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상담이나 심리치료가 1회기로 종결되는 경우 임상가는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하거나 내담자의 반치료적 특성을 비난하기 쉽지만 그 무엇도 상담자와 내담자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단일회기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치료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꼼꼼히 모색해 보겠다는 저자가 노력한 결과는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판매 부수를 올리기 위해 출판사에서 붙힌 것으로 보인 '첫 번째 치료 만남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라는 부제가 단일회기치료라는 주 제목보다 오히려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단일회기치료가 효과적이려면 단일 회기가 아닌, pre-session이나 follow-up이 오히려 단일회기치료 성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pre-session입니다. 이 책에서는 pre-session이라고 명명했지만 제가 볼 때에는 이것도 거의 하나의 회기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제가 볼 때 단일회기치료가 효과적이려면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준비성(readiness)이 중요한 것 같고 전에
'모든 문제의 해답은 내담자에게 있다. 하지만...'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문제와 해결책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으며 전문가를 통해 확인받고자 하는 내담자에게 특별히 효과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기 내에서 여러가지 기법을 쓸 수 있다고는 했지만 coaching이나 direct guidance가 효과적인 내담자에게 특히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고요.
내담자의 중도 탈락 비율이 높은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와 조기 종결하는 것이 내 문제가 아닐까 맨날 자책하는 임상가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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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통 제가 읽은 책을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합니다. 머리로 읽는 책, 마음으로 읽는 책, 몸으로 읽는 책이 그것입니다.
머리로 읽는 책은 읽으면 지적 자극을 통해 머리를 즐겁게 만드는 책입니다. 여러가지 지식이나 정보를 알게 되는 책이죠.
마음으로 읽는 책은 마음의 울림이 있는 책입니다. 감동을 주기도 하고 탁했던 마음을 정화시키기도 합니다.
몸으로 읽는 책은 제 몸에 배어 있는 제 삶의 가치관을 확인하거나 새롭게 몸에 새겨넣는 책입니다. 이번에 읽은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가 바로 몸으로 읽은 책이었습니다.
동기부여 및 자기계발 전문가로 유명한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가 노자의 도덕경 81장을 나름의 해석으로 풀어놓은 이 책이 어떻게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구해놓은 책 목록을 보면 '저게 어떻게 나한테 왔지' 싶은 책이 꽤 많습니다;;;;;;
저도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고전 독서의 필요성은 항상 느끼고 있지만 고전을 읽을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고 답답했기에 제가 노자의 도덕경을 읽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만큼 저와는 거리가 먼 고전이었지요. 아마 예전에 읽었다면 두 어 장을 넘기지 못하고 때려쳤을 겁니다. 그래서 사실 기대도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웬 걸, 매 장의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데다 깊이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술술 읽히는겁니다. 제가 추구하고 있던 삶의 가치관과 길이 그대로 이 책에 담겨 있더군요. 그야말로 2,500년 전 노자의 말이 제 몸에 와 닿았습니다.
집착하지 않는 삶, 선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선함 자체가 되는 삶,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삶, 통제하지 않고 내려놓는 삶, 단순한 삶을 원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풀었는데도 참 쉽고 잘 읽힙니다. 565페이지나 되지만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닫기
* 도의 길을 걸어갈수록 사회의 보편적인 길에서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일단 어떠한 활동을 원하고 배우게 되면, 일부러 애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시기가 찾아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안에서 이 노력함과 내버려둠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분류하고 외우는 것이 아닌, 보고 느끼는 것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 도에 중심이 된 질문을 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면에서 소명으로 느껴지거나 삶의 기쁨처럼 느껴지는 일이 있다면, 이런 흥분이야말로 가슴 속에 숨겨둔 열정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증거다. 이것이 바로 창조가 일어나는 방식이며 도와 조화를 이루는 힘이다. *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마음을 간직하라.* 근본적인 존재, 즉 독립적인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타고난 자신의 본성'이 이끄는 대로 살라.* 형태 안(in-form)에 갖혀서 살면 정보(in-form-ation)를 쌓는 데 집중하게 된다. * 정성을 다하지도 못하고 예의를 지키지도 않으려면 그 사람을 만나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 관계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대중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 좋은 부모는 자녀들이 부모에게 기대야 할 존재가 아니라 기댈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주는 존재이다. * 선하게 행동하지 말고 선함 그 자체가 되어라.* 모든 이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다. 그저 당신이 정한 규칙과 법에 맞는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놓아버려라.* 도의 길에서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건강하고 순수한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옳음을 주장하는 것은 정말 쓸데없는 일이다. *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 당신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든 내면으로부터 고요하게 반응하겠노라고 다짐하라. * 어떤 형태의 폭력도 멀리하라.* 무기로 성취한 모든 승리는 애도해야 할 장례식이다. * 다른 사람에 대한 비난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까지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라. * 다른 사람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당신이 결정하지 마라.* 지금 약하다고 느낀다면 최소한 한 번은 강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도 알고 있다. * 인위적인 원칙들을 거부하고 타고난 본성을 따라 살라* 자신이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지 말고 마주치는 모든 것들 속에서 자신을 보라.* 재미있는 일을 만나려면, 잃을 때도 있어야 한다. 머리를 믿지 마라. *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놀려댈 테지만 바로 그 조롱과 비웃음이 없다면 도가 아니라는 모순을 기억하라.* 숨은 덕에 따라 살면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은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기인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숨은 덕에 따라 살지 않으면 태어날 때 가족과 문화 안에서 이미 자신의 삶이 결정된다고 확신한다. * 싸우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적이 있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두 상대가 만나면 적이 없는 자가 이긴다. * 전 생애에 걸쳐 해야 할 기도는 '감사합니다' 하나면 된다. 그것으로 족하다. * 경외하는 마음이 중요한 이유는 당신에 대한 에고의 지배력을 약하게 하기 때문이다. * 도의 한 형태인 삶에 대한 존중은 우리 모두가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 준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생명을 죽이는 습관을 점검하라. * 간섭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도덕경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 자유는 선택이 아니다. 선택은 두 극단의 하나를 택하고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집착이다. 자유는 오히려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대립되는 것들을 융합하여 그 중도를 취하는 것이다.
덧. 보통 '해제'라고 하면 본문과는 동떨어진 개똥철학을 늘어놓거나 핀트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즐겁게 읽은 기분을 망쳐놓기 일쑤인데 구본형 소장의 해제는 본문과 상관 없이 읽어도 충분히 괜찮더군요. 신종윤 연구원의 번역도 깔끔하니 잘 되었습니다.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하네요. 간만에 원서의 내용, 번역, 해제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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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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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신이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스로이건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이건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과를 방문할테고 월덴 3를 자주 방문하셔서
'내가 상담/심리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상담자/심리치료 전문가를 선택하는 방법'과 같은 글을 이미 읽어보신 분이라면 믿을 만한 심리학자를 찾아가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볼 겁니다.
정신과를 찾아가면 대개는 보험 청구를 하는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먹게 될 터이고 심리학자를 찾아가면 대부분 보험 청구가 되지 않는 비급여 심리평가나 심리치료를 받게 될 겁니다. 어쨌거나 둘 다 비용을 지불하게 되죠.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정신과적인 혹은 심리적인 문제로 치료를 받게 되면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은 어떨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건전한 믿음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도박 중독 치료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도박 중독 치료 비용이 전액 무료입니다.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도박 중독 치료를 제공하는 모든 기관(사감위와 같은 국가기관,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는 전문치료기관과 이들과 연계된 모든 센터 포함)은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제약(예를 들어 병원 입원 치료를 3개월에 한정한다든가)을 둘 수는 있지만 도박자와 그 가족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기관은 절대로 없습니다.
만약 도박자와 그 가족에게 비용을 내게 하는 치료 기관이 있다면 그 기관은 도박중독만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도박 중독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라면 위에서 이야기한 어느 기관과는 반드시 연계되어 있고 그 기관을 통해 지원을 받으면 별도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걸 명심하세요. 우리나라에서 도박 중독 치료는 무료입니다. 그러니 일체 비용을 부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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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집단 지성을 믿을 수 없는 이유'라는 포스팅에서 밝힌 것처럼 저는 기본적으로 회의주의자이고 가능한 한 지독한 회의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만이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혼란한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회의주의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셔머가 힘주어 이야기하듯이 회의주의도 무오류의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의주의마저도 끝까지 검증을 해 봐야 하지요.
작년 5월에 소개한 Thomas Kida의
'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2006)'이라는 책에서도 회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뭐니뭐니해도 회의주의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바로 회의주의 학회의 설립자이자 과학 저널 'Skeptic'을 창간한 Michael Shermer가 쓴 이 책입니다.
마이클 셔머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고) 스티븐 제이 굴드와 함께 회의주의자들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으로 과학과 이성을 수호하기 위해 각종 사이비 과학을 비롯한 '이상한 것들'과 맞서 싸우는 이 시대의 심리학자입니다.
회의주의(Skepticism)이라는 말은 대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회의적'이라는 말이 무엇이든 부정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일 뿐이고 사실 상 회의주의는 우리가 믿고 있는 모든 것이 과연 사실인지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방법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사실 회의주의자의 자세는 아주 쉽습니다. 어떤 그럴듯하고 굉장한 의견이나 주장을 접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멋진데!!, 그렇다면 이제 그걸 증명해 봐"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셔머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화적으로 잘못된 부정(예; 방울소리를 내는 뱀은 해롭지 않다)은 목숨을 앗아갈 수 있지만 잘못된 긍정(예;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온다)은 시간과 기력만을 허비할 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받아들여서 살아남는다는 것이죠.
이 책은 초능력, 임사체험, 외계인 납치, 창조과학, 홀로코스트 부정론 등 많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사이비 과학과 유사 과학이 소개됩니다. 저도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570페이지나 되는 분량의 책이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마이클 셔머가 이상한 것을 믿는 사람들과 싸웠던 에피소드가 많이 소개되기 때문에 책장은 쉽게 넘어가는 편이거든요.
회의주의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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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비심리학자가 쓴 책에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임상심리학자와 동고동락하는 정신과 의사가 심리학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도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데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두 말 할 필요 없을 정도이죠. 제가 정신과 의사인 김혜남 선생님이 쓴 책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얼마나 심하게 까댔는지 소개글을 보신 분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웬만하면 안 보려고 했습니다. 제 까대기 본능이 발동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올 하반기 전문 서적을 구매하면서 누가 신청을 했는지 이 책이 끼어 들어왔습니다. 볼 만한 책이 있는지 구입한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제 눈에 띄는 바람에 읽게 되었습니다. 이 죽일 놈의 호기심~
저자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었을 정도로 잘 알려진 블로거입니다.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죠. 저도 몇 번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독가로 유명하고 심리학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염려를 했는데 역시나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일단 이 책의 장점부터 말씀을 드리면,
저자가 워낙 책을 많이 읽는 다독가라서 그런지 좋은 책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록에 정리되어 있는 책 목록만 참고해도 건질만 한 게 꽤 많습니다. 그보다 더 큰 장점은 저자가 솔직하고 겸손한데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각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글도 참 쉽게 썼고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 점이 솔직하게 씌여져 있어 쉽게 공감이 되고 잘 읽힙니다.
그런데 이 많은 장점을 단점이 모두 상쇄시킨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선 제목부터 생뚱맞습니다. 앞쪽 부분은 저자가 강의를 나가는 대학의 대학생들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20대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1부를 벗어나자마자 20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 갔는지 사라져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내용이 너무 잡다한데 나름 소분류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오랜 시간동안 모아온 글꼭지를 헤쳐 묶다보니 일관성이 많이 흐려졌습니다. 또한 깊이 차원에서도 아쉬운데 부페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이 기억에 남지 않듯이 조금이라도 더 깊이 있는 정보와 조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럽기만 한 수준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이미 너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할 만한 비슷한 종류의 책도 너무 많이 나와 있죠.
개인적으로 이성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는 청춘에게는 조금 어렵고 내용이 방대하기는 하지만 Barbara De Angelis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나이와 상관 없이 행복해지고 싶은 분들에게는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Morgan Scott Peck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추천합니다.
하다못해 20대를 위한 훌륭한 지침서로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쓴
'건투를 빈다 :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메뉴얼'도 있고 3~40대를 위해서는
'어른의 발견'과 같은 좋은 책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밖에도
'불평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이라든가 100만 부 이상이 팔린 자기계발지침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같은 책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이제는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는 이제 그만 좀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좋은 책들이 충분히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은 저자가 5년이나 고민하면서 수 백 번을 고쳐쓴 책이라고 고백하기에 실망감이 더 큽니다. 미안하지만 저자가 고민한 부분은 심리학도 뿐 아니라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어 박학다식하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조금만 파고 들어가보면 깊이가 부족하다는 말도 됩니다.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혹평 일색인데 일반인의 입장에서 봐도 많이 아쉬운 책입니다. 심리학 관련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김혜남, 정혜신 선생님이 쓴 책 정도라도 본 사람에게는 전혀 어필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추천 못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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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판업에 종사하는 분이 저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요새는 심리학이 출판 시장의 대세라고 하네요. 자기 개발(이거 계발이 맞나요? 당췌 헷갈려서 -_-;;;)서와 재테크 서적의 시대가 지나고 바야흐로 심리학 서적의 세상이 온 겁니다.
그런데 정작 졸업하면 미아리에 돗자리 까는거냐는 비아냥과 조소를 들으며 학교를 다녔고 선배들로부터 10년만 참으면 심리학이 대우받는 세상이 온다는 격려같은 한탄을 들으며 살아온 제게 이런 세태는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도무지 들지 않거든요.
그래도 나름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심리학 서적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만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심리학 서적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궁금하시면 심리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서적 코너에 가셔서 제가 별 다섯개로 평가한 책이 몇 권이나 있는 지 세어보시면 당장 아실 수 있을겁니다. 그나마도 제가 높게 평가한 책은 현장의 임상가를 위한 전공서적, 그것도 거의 번역서입니다. 일반인들을 위한 책은 제 기억으로 한 권도 없습니다.
이것은 심리학 분야가 일반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만큼 여전히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심리학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당의정처럼 달달하게만 쓴 책으로 사람들을 현혹해 책 팔아먹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물론 강력히 후자를 의심하고 있고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2009년~2010년에 쏟아져 나온 '~심리학', '심리학 어쩌고 저쩌고로 살펴본 ~'류의 책 중에서 정말 좋은 심리학 책이 있나요? 몇 번 책 소개를 하면서 뻔한 사회 심리학 개념을 재탕하는 것을 한탄한 적이 있는데 사회 심리학의 개념들이 무슨 사골입니까? 재탕하게.
자신들만의 상아탑에 갖혀 상호소통을 하지 못하는 심리학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심리학이야 오해를 받든 말든 자본주의 파도의 서핑을 즐기는 얼치기 심리학자들은 정말 구역질이 납니다.
얼치기 심리학자들이나 제대로 안 파는 사람들이나 똑같은 넘들입니다.
당장 심리학과의 경쟁률이 폭등하여 어느 학교는 의대 다음으로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제 블로그만 해도 최근 들어 임상심리전문가, 상담심리전문가를 꿈꾸는 분들의 방문 수가 월등히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수련 기관이 모자라 수련을 받기 위한 재수는 필수요, 삼수도 필수라는 이야기는 아무도 안 해줍니다. 선택받은 몇 몇을 제외하면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비정규직의 길을 걸어야 하거나(특히 박사급 전문가는 길이 없습니다) 프리랜서로 평생 심리평가만 하면서 치료자의 길을 접어야 하는데도 아무도 심리학의 미래를 걱정하고 염려하지 않습니다.
심리치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심리평가만 해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하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아무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하지 않습니다.
미팅에 나가 심리학과에 다닌다고 말하면 쏟아지는 호기심 어린 눈빛을 즐기고 있습니까? 사람들을 만날 때 심리학을 했다고 하면 관심을 보이는 게 기분 좋아요?
언제까지 관심에 취해서 헤롱헤롱거리면서 살 겁니까?
자신이 발 디디고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가진 것과 모자란 것을 점검하고 함께 나누고 쌓아서 제대로 된 전문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심리학과를 들어갔는데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한 번 좌절하고 수련 기관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두 번 좌절하고, 가까스로 전문가가 되고 나서는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마지막으로 좌절해서 치료자의 꿈은 어디로 갔는지 프리랜서로 아둥바둥 일하다가 그냥 모교 대학원에 박사 과정으로 들어가서 주저앉는 걸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모두 다 교수가 될 수도 없지만 교수가 되고 난 이후에 심리평가도 심리치료도 supervision도 모두 내려놓고 그냥 대학생들에게 사기치면서 띵까띵까 정년만 보장받으려는 보신주의도 이제는 좀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실 별 것도 아닌 심리학 개념을 사골 우려먹듯이 재탕하면서 사람들에게 팔아먹는 짓거리부터 때려치워야 합니다.
책 좀 팔리고 인세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 된 듯 으쓱하겠지만 나중에 나이 먹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정신차리세요. 그 때 가서 물릴 수도 없어요.
요새는 사기치는 것이 쉬운 만큼이나 물리기가 어렵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인간으로 살기는 참으로 힘들지만 우리 괴물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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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당연한 것까지 포스팅을 해야 하다니 마음이 참 착잡합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당연히 평가자인 임상심리학자가 해야 하는 것이지요.
심리평가라는 것이 의뢰받은 피검자에 대한 의뢰 사유 확인, 의뢰 사유에 따른 심리검사 도구의 선정, 검사, 채점, 해석, 보고서 작성, 해석 상담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과정이니 어떤 검사 도구를 사용할 것인가는 평가자의 권리이며 그게 누구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겁니다.
물론 수련 과정에 있는 레지던트에게 supervisor가 교육 차원에서 검사 도구 선정에 대한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책임은 평가자가 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ADS를 무조건 실시하라는 둥, SMS를 빼라는 둥 요구를 하는 건 그게 의사이든, 사회복지사이든, 그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월권 행위입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이걸 요구할 수 있다는게 이해가 안 됩니다. 함께 일하는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평가자의 권한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니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평가에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겁니다.
의사가 하라는대로 보고서 양식에 맞추어 쓰고, 사회복지사가 하라는대로 검사 도구를 넣고 빼고.... 대체 이게 말이 됩니까?
좋습니다. 까짓거 심리학자가 능력이 없어서, 책임이 없어서 그랬다고 칩시다.
그러면
피검자의 검사 받지 않을 권리는 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불필요한 검사로 피검자를 괴롭혀도 됩니까? 게다가 불필요한 비용 청구는요? 그게 과잉 진료랑 차이가 있을까요?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그건 그 나름대로 세금 포탈이나 다름없는 비윤리적인 행동입니다.
원래 심리평가는 임상심리학자가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선별적으로 실시하는 겁니다. 그러니 심리평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임상심리학자가 피검자에게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검사 도구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요. 현재는 검사 수가 문제 때문에 이런 저런 검사 도구를 battery로 묶어서 실시하지만 현실적인 이유에서 그런 것일 뿐 그게 옳은 방법이어서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심리학자들도 이런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다보니 위에서 시키는대로 그냥 습관적으로 심리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상심리학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심리검사 도구의 선정은 피검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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