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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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가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로 지명되는 바람에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일 디보(2008)'로 알려진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2015년 작입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배우인 마이클 케인(한국 전쟁에 참전한 전력도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와는 인연이 있는 듯)과 하비 키이텔(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에서 돈 카리니 역을 맡은 바 있죠)이 나오는데다 연기파 여배우 중 한 명인 레이첼 와이즈도 출연합니다. 레이첼 와이즈는 이 영화 이후 출연한 랍스터(2015)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죠. 미이라 시리즈에 나올 때만 해도 흔하디 흔한 금발 히어로로 소모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는데 그야말로 기우였네요. 이 영화에서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주연 배우인 마이클 케인의 딸 역할로 등장해 중요한 매개체인 Simple Song을 통해 부녀가 화해하는 모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데어 윌 비 블러드(2007)에서 악독한 목사 역으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폴 다노가 히틀러 역을 맡는 바람에 갈등하는 젊은 배우 역을 맡아 열연합니다.
약간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독특한 영화였는데요. 젊음과 노화를 강렬하게 대비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게 연출해서 몰입도가 좋은 편입니다. 영상미도 괜찮고 배경 음악도 마음에 드는데다 워낙 연기가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젊음과 노화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조수미씨가 이 영화의 말미에 부른 주제가 'Simple Song'은 노래도 아름답지만(조수미씨가 노래 하나는 정말 잘 부르지요. 덜덜덜), 젊음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주는 object라서 더 좋았습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생과 젊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영화를 원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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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파란닷컴
요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심형래가 제작/감독한 영화 '디 워'를 어제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디빠'와 '디까'의 전쟁은 평소 자신만의 아스트랄한 세계를 대중들에게 강요하던 평론가, 영화인 집단에 대한 감정적 반발이 응집력이 생겨 터져나왔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네들이 싸우든 말든 저는 그냥 보고싶어 가서 봤습니다.
강남 시티극장에서 봤는데 중간에 울분을 못 참고 뛰쳐나가거나 영화 끝나고 상소리하는 10대도 없었고, 마지막에 박수치는 중년 관객도 없었습니다.
보고난 감상은...
저는 재미나게 봤습니다. 돈과 시간 아깝지 않았어요. 굳이 비교하자면 스파이더맨 3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아~ 생각할 때마다 짜증난다). -_-;;;
영화란게 내가 보고 좋으면 누가 뭐라든 좋은 것이고, 온 세상 사람이 다 극찬해도 내가 짜증나면 짜증나는 것이죠. 남 이야기에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보고 직접 평가하시라는 말씀만 드리고 싶네요.
우선 배우들의 연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인데 조선 시대의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좀 안습이더군요. 특히 무사 역할을 맡은 배우는 긴장이 많이 되었는지 교과서를 그대로 읽는 듯한 연기를 해서 실소하는 관객이 많았습니다.
우리네 속담이나 개그 소재를 차용한 부분은 우리 관객들에게는 그런대로 먹혔지만 외국 관객들에게도 먹힐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CG는 '브라퀴' 군단이 조선 시대를 습격하는 부분은 확실히 좀 어색했지만 보면서 눈에 익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뒤로 가면서 점점 좋아지더니 LA시가전은 정말 볼 만 하더군요. 특히 일방적으로 현대의 군대를 학살하는 것이 아니라 엎치락뒷치락하는 전투씬을 보여줘서 사실감이 더 넘쳤습니다. 오히려 브라퀴에게 덥썩 물렸다가 종잇장처럼 날아가는 여주인공의 친구, 더들러가 사람을 밟는 장면이라든가, 불코의 화염에 휩싸여서 빌딩에서 떨어지는 특수부대원의 모습 등을 보면서 이게 12세 관람가가 맞나 싶을 정도였지요. 요새 애들이 워낙 이런 장면들에 익숙하기는 할테지만요. 쩝...
트랜스포머의 CG가 화면이 날카롭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CG라면 디워의 그것은 노이즈가 섞여 있는 듯 뿌연 느낌이 강했는데 트랜스포머를 보고 봐서 그런지 아직은 기술적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트랜스포머를 보지 않았다면 감탄하면서 봤을 것 같습니다.
가장 비판을 많이 받는 부분인 '줄거리'는 솔직히 저는 별로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디워같은 거대 괴수 영화에서 줄거리를 기대하지도않았지만 음악을 들어도 가사보다는 멜로디에 집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두 주인공이 갑자기 해변에서 키스를 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스파이더맨 3보다 훨나았다니깐요~).
줄거리만큼 많이 비판받는 막판 '아리랑' 연주와 '심형래 감독의 코멘터리'도 별로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아리랑도 편곡을 해서 게임 엔딩곡처럼 들렸고 화면과도 그럭저럭 잘 어울리더군요. 감독의 코멘터리도 그냥 열심히 찍었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을 뿐 '애국심 마케팅'이니 '충무로 왕따'와 같은 분위기는 전혀 못 느꼈습니다.
네거티브와 역안티 전략이 난무하는 요즘의 추세대로라면 개인적으로 500만 이상의 관객은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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