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남자가 밖에서 일해서 돈을 벌어 오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명확한 편이었지만 점차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아이 양육과 가사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속도에 비해 인식 변화의 속도는 더딜대로 더뎌서 외벌이든 맞벌이든 상관없이 아이 양육과 가사는 여전히 여자가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의외로(제 생각에는 거의 대부분) 많습니다.
그래야 하는 근거로 드는 것 중의 하나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게 있는데 이건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죠.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버는 건 능력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이 사회가 불평등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럼 여자가 많이 버는 집에서는 남자가 아이 양육과 가사를 모두 책임지나요?
다른 근거로 많이 드는 것 중 하나는 여성이 양육과 가사에 특화(?)되어 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여자가 더 잘 한다는거죠. 정말 그래요? 여성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심한데다 그냥 해 본 경험이 없어서 서툴고, 사실 하기 싫어서 그렇다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아이 돌보기와 집안일에 익숙한 사람이 있답니까?
가사와 아이 양육을 분담하는 문제는 사실 상 독자 생존이 가능(배우자 중 한 사람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더라도)하도록 훈련하고 그런 훈련을 하는 가운데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두 사람 모두가 심신의 평화를 누리자는 차원에서 논의할 일이지, 위에서처럼 내가 돈을 더 많이 버네, 이 일은 원래 여자가 할 일이네 하면서 찌질하게 굴 일이 아닙니다.
막말로 배우자가 죽으면 어차피 모두 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일 아닙니까? 아님 모두 사람 사서 처리하시든지...
게다가 여자가 음식을 만들어서 식사를 하고 난 뒤 자상한 남편 코스프레하면서 "설거지는 내가 할께"라는 멘트를 던지는 남자들이 있는데 멋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 안에 내재된 심리는 '그 일은 원래 내 일이 아니다'이기 때문에 사실 아주 괘씸한 것이죠.
설거지를 당연히 해야 하는 자신의 일로 생각하는 사람은 굳이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겁니다. 그냥 조용히 가서 설거지를 하겠지요.
여자들이 "아이는 내가 재울께", "저녁은 내가 만들께"라고 이야기하는 거 보셨습니까?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말 따위를 안 하는 겁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양육과 가사 분담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저 일은 원래 모두 내가 할 일이다'라는 자세부터 가지셔야 합니다. 일단 백번 암송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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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뮌헨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울리히 벡과 에어랑엔 사회학과 교수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 부부가 함께 쓴 책입니다.
울리히 벡은 유럽 좌파 정치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 '위험 사회'의 저자로 유명하고 부인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도 유명 저널리스트입니다.
부부가 함께 '사랑'이라는 어찌보면 구태의연하고 고색창연한 주제를 탐구한 책입니다. 사실 사랑이 핵심 주제이기는 하지만 자유, 평등, 성차, 결혼과 이혼, 가정, 아이 양육 등을 그 당시 핵심 이슈였던 개인화와 핵가족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1990년이라면 20년이 넘은 과거인데도 현재의 모습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짚어내는 혜안이 돋보입니다만 영역판을 바탕으로 번역한 것이라서 독일 원판에는 있었을 듯 싶은 촌철살인의 유머와 위트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번역의 문제인지 제 독해력의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내용이 상당히 난해해서 독서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책입니다.
제가 힘들게 읽은 책이라서 추천드리기는 좀 어렵겠네요.
덧. 그래도 일단 북 크로싱은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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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남자들이 여성들이 겪는 고용상의 차별을 열등한 훈련 수준에 입각해 설명했었다. 최근 교육의 확대에 따라 더 이상 이러한 주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 역할이라는 새로운 방어벽이 세워지고 있는 중이다. *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성의 권리가 위협으로 변할 때면 언제나 자연의 이치에 호소하는 오래된 노선을 따라 생물학적 근거를 동원해 심각한 불평등을 정당화함으로써 자신의 말과 행동간의 모순을 은폐하려 한다. * 결국 가족과 결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물질적 안정과 재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온갖 위기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아마 결혼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직면하게 될 것. 즉 고독의 위협이야말로 결혼의 가장 믿을만한 토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중년의 위기는 세 가지 요인 - 일반적인 추세로서의 개인화, 특히 여성의 개인화, 기대수명의 연장이 함께 발생하는 곳에서만 대량으로 발견된다. *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결혼은 참을 수 없을 정도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받아들일만 하겠지만 자유롭게 선택한 결혼은 모든 가능성 중에서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따라서 자기 선택을 정당화해야 하는 것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각자의 기준들을 자꾸 높여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 가족을 개방적으로 만들어 가족 구성원들이 홀로 있기를 꿈꿀 수 있게 하는 것, 이와 동시에 정체성 위기와 결혼의 소용돌이보다 오래 갈 수 있는 우정의 망을 키우는 것은 기대가 지나치게 부푼 결혼을 구제하고 이혼의 공황을 가라앉힐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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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소아 정신과의 신의진 선생이 2009년에 내놓은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을 위한 심리학(2009)'을 북 크로싱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험한 내용을 아픈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정리했기 때문에 가식이 없고 진심이 담겨 있으면서도 내용 또한 유용합니다.
임상가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어린 아이를 둔 엄마내지는 예비 엄마들에게는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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