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쯤 일어나 자전거도 반납하고 출출한 김에 점저(?)를 먹으러 길을 나섰습니다.
투하된 폭탄 껍데기를 다리의 양쪽에 지표석처럼 꽂아 두었네요. 전쟁의 상흔이 느껴져서 마음이 잠시나마 무겁습니다.
시내를 거닐다가 여행사 앞에 게시해 놓은 tour들을 좀 살펴봤는데 열기구 투어도 겨우 80불 밖에 안 하네요. 참고로
2006년에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서 제가 했던 열기구 투어는 1인 당 135유로(원래는 160유로)였거든요. 올해 여행지인 케냐의 열기구 투어는 그 보다 더 비싸서 1인 당 400불이 넘습니다. 원래 열기구 투어가 비싼 투어 중 하나인데 라오스에서만 엄청 싼 거지요. 혹시 방비엥에 가실 분들은 열기구 투어도 한번 고려해 보세요. 세계 어디에서도 이 가격에 열기구를 타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또 Veggie Table(이게 음식점 이름 같지는 않은데 결국 가게 이름을 못 알아냈습니다;;;)에서 먹었습니다. 아무 음식이나 마음놓고 먹을 수 있고 맛도 괜찮으니 아무래도 자주 가게 되네요.
어제 저녁에는 부랴부랴 먹는 바람에 몰랐는데 오후 시간에 오니 내부도 차근차근 둘러보게 되네요. 나름 아기자기합니다. 벽에 벽화도 그려져 있었군요.
등도 독특합니다. 전구 자체도 특이하게 생겼지만 전등갓도 베트남 벙거지(?)처럼 생긴게 귀엽네요.
지난 밤에 봤을 때는 그냥 좀 칙칙한 로컬 레스토랑 같았는데 지금 보니 인테리어에도 꽤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네요. 분위기도 괜찮습니다.
Pumpkin burger with salad & french fries(30,000낍, 54번 메뉴)라는 비교적 긴 이름의 메뉴입니다. 감자도 버거도 다 맛있는데 치즈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건은 빼달라고 미리 말씀하셔야 합니다.
Tom Jum Tofu, mushroom, veg and rice(25,000낍, 29번 메뉴)입니다. 현미밥에 매콤한 두부찌개를 곁들여 먹는 느낌입니다. 다만 두부가 유부 식감인 것은 감수해야죠. 그래도 버섯, 브로컬리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가 있어 MSG 맛을 상쇄하는 건강한 맛을 냅니다;;;;
거기에 어제 먹은 Fresh Spring Rolls(15,000낍)를 하나 더 시키고 레몬, 멜론 주스도 한 잔 씩 마셨습니다(8,000 X 2 = 16,000낍).
내일 오전에 루앙 프라방으로 떠나는데 중간에 아무래도 제대로 된 채식 점심을 먹을 수 없을 것 같기에 샌드위치를 사서 포장을 해 달라고 했죠.
큼지막한 바게뜨에 속을 꽉꽉 채워주네요. Vegetarian Sandwich(15,000낍, 12번 메뉴)하고 Veg with Tofu Sandwich(15,000낍, 13번 메뉴)를 포장했습니다.
음식도 맛있고 라오스에서는 더더군다나 만나기 힘든 채식 전문 레스토랑인데 홍보가 너무 안 된 것 같아서 요청도 안 했는데 한국말로 홍보 문구를 적어주고 왔습니다. 여사장님이 너무 좋아하시네요. 혹시 나중에 이 레스토랑에 들르실 분은 저희가 적은 홍보판이 제대로 걸려 있는지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
점저를 먹었더니 시간이 많이 남길래 방비엥 구석구석 산책을 좀 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한번도 발걸음을 안 했던 여행자 거리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더군요. 저렴한 유스호스텔이나 민박이 밀집된 거리입니다. 배낭 여행자들은 여기에 많이 묵을 것 같습니다.
오늘 자전거를 타느라 무리를 했기 때문에 'Asian Massage'라는 곳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1시간 짜리 Lao Traditional Oil Massage(1인 당 50,000낍)를 받았는데 확실히 여행자 거리 쪽 마사지 샵이라서 그런지 대로변 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네요.
사진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 남녀가 구분되어 있어서 다른 방에서 따로 받아야 하는데 마침 손님도 없고 커플이라고 하니 함께 받게 해 줬습니다. 그런데 따로 마사지를 받으면 원래 여자는 여자 마사지사가, 남자는 남자 마사지사가 마사지를 하는데 커플이 함께 마사지를 받으면 남자 마사지사 때문에 마사지를 받는 여성이 아무래도 불편하겠지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면...
남자 손님에게는 남자 마사지사 대신 트랜스젠더 마사지사가 들어옵니다. ㅡㅡ;;;; 나중에 눈여겨 보니 다른 마사지 샵에도 한 두 명씩은 꼭 트랜스젠더 마사지사가 있던데 아마 저희처럼 커플 손님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마사지를 받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이 이야기가 나와서 물어보니 19살이랍니다. 헐~ 역시 좀 낭창낭창하더라....
여행 다니면서 나름 마사지도 꽤나 받아봤지만 트랜스젠더에게 마사지를 받은 건 처음이라서 분위기가 좀 야릇할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의외로 압력도 적당하고 남자의 근육 뭉치는 곳을 잘 알아서(!!) 그런지 시원하게 잘 하더군요. 재잘재잘 자기들끼리 끊임없이 수다를 떨면서도 열심히 해줘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주인이 자리를 비웠는지 마사지사가 직접 돈을 받더군요. 끝나고 나오면서 고마운 마음에 팁으로 5,000낍 씩 줬습니다.
몸도 개운하니 마사지 받았겠다 Luang Prabang Bakery에 들러 아이스 초컬릿(15,000낍), 아이스 아메리카노(15,000낍)에 초컬릿 케익(25,000낍)을 시켜 먹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음료는 대략 반 값, 케익은 거의 비슷한 가격같네요.
돌아오는 길에 숙소 바로 앞에 종이 공예품을 파는 기념품점이 있길래 종이 전등을 2개(25,000낍) 샀습니다. 1개에 15,000낍이었는데 2개를 산다고 하니 5,000낍을 깎아 주더군요. 참고로 비엔티엔 야시장에서 1개에 30,000낍을 달라고 했던 물건입니다. 가격 차이가 굉장히 크죠. 이 종이 전등을 사실 분은 비엔티엔이나 루앙 프라방에서 사지 말고 방비엥에서 사세요. 방비엥이 가장 쌉니다.
이 종이등은 선물로 참 좋은데요. 평소에는 보시는 것처럼 납작하게 펴있는데 네 귀퉁이의 끈을 잡아당기면 걸 수 있는 등의 형태로 바뀝니다. 알전구에 씌워서 사용하는 거지요. 100% 수공예품이고 꽃은 그린 것이 아니라 생화를 압화 처리한 겁니다. 꽃의 종류도 다양하고 예쁜 것이 많습니다. 가볍고 부피도 그리 크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독특해서 기념 선물로 참 좋죠.
탐푸캄에 오르는 산길에서 모기에 많이 물렸길레 리조트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천연 모기 연고도 하나 샀습니다. 30,000낍이나 하네요. 역시 호텔에서 파는 건 비싸요. ㅠ.ㅠ
오늘이 방비엥의 마지막 밤이니 리셉션에서 저녁 근무를 하고 있던 Som Pet과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갖고 간 모바일 프린터로 즉석에서 뽑아 주니 엄청 좋아하네요. 알고 보니 HRM을 전공하는 대학교 2학년 학생이랍니다. @.@
역시 아무나 호텔 직원으로 뽑는 것이 아니네요.
이 녀석이 찡쪽입니다. 조용히 돌아다니면서 모기를 잡아 먹고 사람에게는 가까이 오지 않기 때문에 이로운 파충류죠. 사람이 다가가면 휘리릭 엄청 빠른 속도로 사라지기 때문에 18-200렌즈로 몰래 당겨 찍었네요.
내일은 아침에 루앙 프라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출발해야 하니 미리 짐을 싸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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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대여료 : 30,000 X 2 = 60,000낍* Toll Bridge 통행료 : 6,000 X 2 = 12,000낍(자전거 이용자)* SAELAO Restaurant 간식- 라임 쉐이크 : 10,000낍- 파인애플 쉐이크 : 10,000낍- Fruit Platter : 15,000낍- Water Refill : 2,000낍= 47,000낍* 탐푸캄 입장료 : 10,000 X 2 = 20,000낍* Veggie Table 점저- Tom Jum Tofu, mushroom, veg and rice : 25,000낍- Spring Rolls(fresh) : 15,000낍- Pumpkin Burger with Salad & French Fries : 20,000낍- 레몬 쥬스 : 8,000낍- 라임 쥬스 : 8,000낍- Vegetarian Sandwich 포장 : 15,000낍- Veg with tofu sandwich 포장 : 15,000낍* Asian Massage- Lao Traditional Oil Massage 1h : 50,000 X 2 + 5,000 X 2(tip) = 110,000낍* Luang Prabang Bakery- 아이스 초컬릿 : 15,000낍- 아이스 아메리카노 : 15,000낍- 초컬릿 케익 : 25,000낍* 기념품 구입- 종이 공예등 2개 : 25,000낍* 모기 연고 : 30,000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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