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 퇴근 시를 비롯해 집을 나설 때면 언제나 음악을 듣곤 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보온도 잘 되는(!)
Parrot ZIK 헤드폰을 사용하고 여름에는 더우니까 가벼운
BlueAnt PUMP Mini 2 이어폰을 써 왔습니다. 최근에는 간절기에 사용하려고
Damson HeadSpace 헤드폰도 추가로 구매했고요. 셋 다 블루투스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그런데 사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이어폰, 헤드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은
Bang & Olufsen A8 이어폰이었죠.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음질이 정말 훌륭하거든요. 하지만 몇 년 전 출근길 지옥철에서 사용하다 북새통에 어딘가에 줄이 걸려 단선될 뻔한 일을 경험한 이후(A8의 이어폰 줄 길이가 좀 길거든요)에 사용을 꺼리게 되었고 이후 블루투스 제품으로 갈아타면서 계속 박스 안에서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아이폰 7이 출시되면서 3.5mm 이어폰 단자를 전격 없앴죠. 저는 아직
아이폰SE를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이 더 이상 4인치 아이폰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제 다음 아이폰은 3.5mm 이어폰 단자가 없는 모델일테고 더 이상 A8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전원 단자에 연결하는 지저분한 추가 액세서리를 구입해야 한다는 답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애가 타고 있는 와중에 제 새로운 지름사이트인 인디고고에 유선 오디오 기기를 무선으로 바꿔주는 블루투스 어댑터 기기가 올라왔습니다.
블루투스 어댑터가 무엇인지 제가 사용하는 용도를 예로 들어 간략히 설명드리면 어댑터에 A8 유선 이어폰을 꽂은 뒤 작동시켜 제 아이폰SE와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아이폰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직접 연결 없이도 A8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이죠.
AirLink라는 제품이고 왼쪽의 박스에 담겨 최근에 도착했습니다. 오른쪽은 6만 불 펀딩 목표 달성에 성공한 기념으로 Backers(인디고고에서는 핀딩을 한 이용자를 Backer라고 부릅니다)에게 추가로 무료 제공된 carrying case인데 제품 크기에 비해 좀 큽니다. 이어폰도 함께 넣어서 갖고 다니라고 큼지막한 걸 준 것 같은데 A8 이어폰은 별도 파우치가 있어서 제게는 정작 별로 쓸모가 없네요.
AirLink는 보시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핀 마이크처럼 생겼는데 체감하기에는 넥타이 핀보다 살짝 더 큽니다. 무게가 18g에 불과하기 때문에 와이셔츠의 옷깃에 꽂아놔도 무게감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본체 색상은 흰색과 검은색이 있는데 저는 때 타는 걸 아주 싫어해서 무난한 블랙으로 골랐습니다.
박스 안에는 AirLink 제품 이외에 Micro USB 충전 케이블과 3.5mm AUX 케이블, 그리고 간략한 설명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본체의 디자인은 튀지 않고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입니다.
AirLink의 한쪽 끝에 전원 버튼(오른쪽)이 있습니다.
내장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1회 완충에 60분이 걸리고 한번 충전하면 32시간 스탠바이, 8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사용 중에 아이폰에서 확인 가능하고요.
가운데 구멍은 마이크로폰입니다. 사용 중에 전화가 오면 버튼 하나만 눌러서 곧바로 통화가 가능합니다. 통화할 때 사용해보니 목소리가 선명하고 또렷하게 잘 들립니다. 당연히 iOS의 시리 기능도 사용할 수 있죠.
왼쪽 끝의 동그란 버튼은 신통방통하게도 shutter 버튼입니다. 아이폰의 카메라 모드에서 저 버튼을 누르면 촬영 버튼을 누르는 효과를 냅니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할 때 selfie용으로 유용합니다.
AirLink의 반대쪽 끝은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Micro USB 단자와 3.5mm 오디오 단자가 있습니다. 여기에 유선 이어폰의 케이블을 꽂으면 됩니다. 다른 활용 용도로는 유선 스피커를 연결한 뒤 오디오 기기와 떨어진 곳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대 사용거리는 10미터이니 왠만한 집 내에서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블루투스는 4.2버전입니다.
AirLink를 출시한 Neorb Lab 측에서는 Hi-Fi sound로 음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DSP를 지원하는 14-band PEQ를 지원하고 echo cancellation과 noise reduction 기능도 탑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 번들 이어폰을 연결해서 들어보니 주관적인 음질은 웬만한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좋게 느껴집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의 음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본인이 원하는 유선 이어폰을 연결해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진짜 참신하다고 생각한 기능 중 하나는
AirLink를 2대 갖고 있으면 두 기기를 링크해서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 유선 이어폰 분배기라는 액세서리가 있었는데 그것의 블루투스 버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음질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죠.
초점이 안 맞아서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측면 가운데 버튼으로 음악 재생, 통화 시작, 다음 곡 스킵, 통화 거절 등의 remote control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양쪽에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금속 재질의 클립이 있어 옷깃이나 가방끈 등에 단단히 고정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일단 애정하던 A8 이어폰의 멋진 음질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좋네요.
구매를 원하거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분들은 인디고고 사이트의
관련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장점
* 묵혀 두었던 유선 오디오 기기를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
* 가볍고 작아서 휴대가 간편하다
* 카메라 무선 셔터 기능으로 selfie를 찍을 때 편리하다
* 두 대의 기기로 동시에 동일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다
단점
* 음량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없다
: 이건 저만 문제일 수 있는데 제가 딱 원하는 수준의 음량이 안 나옵니다. 한 단계만 올려도 너무 커지고 반대로 한 단계를 낮추면 너무 작아집니다. 물론 원래 음악을 크게 듣거나 작게 듣는 분이라면 별 문제 아닐 수 있습니다.
* 카메라 무선 셔터 기능을 사용할 때 delay가 살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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