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문가 교수 둘이 살구나무집 지은 이야기'라는 부제에 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그런데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 '아뿔싸' 했습니다. 아파트 전문가라는 의미가 그동안 아파트라는 주거 유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고민을 해온 전문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파트 이외에 다른 주거 유형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는 문외한 건축학과 교수였다는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서문을 보면 더 기가 찼는데 이 당시 이현욱 건축가와 구본준 기자가 합심하여 '두 남자의 집짓기'라는 책을 썼고 이로 인해 '땅콩집' 열풍이 일었는데 마침 그 당시 집을 짓고 살고 있던 저자들이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 땅콩집에 대한 대항마로 이 책을 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류에 편승해서 부랴부랴 낸 책 같았습니다.
어쨌든 이 책의 취지는 '한국 중산층이 아파트를 탈출해 보통 수준의 단독 주택을 마련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는데 정작 두 사람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팔아 지은 두 집의 비용은 2011년 당시 각각 11억과 8억 7천 만 원이었으니 최초의 취지를 잘 살렸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파트에서 단독 주택으로 가고는 싶지만 인프라와 편리한 교통편을 포기하지 못하겠는지 죽전 지구의 비싼 땅을 사서 집을 지었거든요. 그냥 도시 속의 나만의 집에서 살고 싶었던 걸까요?
게다가 욕심은 많아서 100평에 가까운 집을 지으면서도 건축비는 평당 500만 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데다 그러면서도 품격있는 집을 짓고 싶어하니(정말 품격이라는 단어가 질리도록 많이 나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김치 없이 군고구마를 계속 집어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런 꽉 막힌 교수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설계를 맡은 건축가와 시공사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지 제가 다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유일하게 배운 점은 '실력있는 건축가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무니 정말 제대로 설계하는 건축가를 찾아야겠고 그리고 나서 비용을 아끼든 욕심을 버리든 하나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욕심은 욕심대로 부리면서 비용을 아끼려고 진상을 떠는 것만큼 세상 추한 것이 없더군요.
수많은 집 관련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안 드는 책도 많았지만 이 책은 정말 심하네요. 읽는 시간이 아까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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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단독 주택을 짓고 살고픈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제 인생의 90% 정도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고 아파트가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제게는 답답하고 삭막하지만 여건 상 어쩔 수 없이 사는 공간일 뿐 지금도 틈만 나면 단독 주택을 꿈꾸고 있습니다.
위치가 서울 근교가 될지, 강원도가 될지, 제주도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친환경으로 짓고 싶고 전기 정도는 태양열 발전 등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목재나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2011년 건축 시장을 강타했을 때 당장 사 놓았습니다. 그 이후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고 밀려 이제서야 읽었습니다만....
사실 이 책이 유명세를 타면서 추종(?)하는 사람만큼이나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어차피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은 이미 확고해진 상태였고 제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만 곶감 빼먹듯이 빼먹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당장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하면서 교차검증을 해서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 중 옳은 건 배제하면 되죠.
이 책은 이현욱 건축가와 한겨레의 구본준 기자가 힘을 합쳐 7억 3천 3백 50만 원을 만들어 두 가구가 입주할 단독 주택을 지은 전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일명 '땅콩집'인데 집은 두 채인데 마당을 공유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지은 집이죠.
구본준 한겨레 기자는 예전에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2009)'를 읽을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자체는 제게 새로운 책읽기의 즐거움을 주지는 않았지만 의도는 좋았거든요. 그래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이 책의 저자 중 하나라고 해서 더 반갑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이들처럼 넓은 집(2층에 다락방까지 16평 X 3 = 48평)에 살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두 채가 연결된 땅콩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최대 30평 안쪽으로 2층이나, 아예 25평 남짓 1층으로 짓고 마당도 그리 넓을 필요가 없었거든요. 이 책을 통해 제가 얻고 싶었던 정보는 제가 꿈꾸고 있는 컨셉의 집을 짓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몇 가지 정보와 집을 짓는 대략적인 순서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얻었습니다!!!. 게다가 두 저자의 충만한 개념까지 덤으로요.
이 책을 비판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자세히 안 들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만큼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과감하고 솔직하게 오픈하고, 꼼꼼하면서도 친절하게 자신의 경험 그대로를 설명해 주는 책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이현욱 건축가가 더 이상 땅콩집 건축을 하지 않기로 선언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거품을 뺀 집 짓기를 향한 교두보는 충분히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뒤는 다른 개념찬 건축가들이 이어야겠지요.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으로 자신만의 집 짓기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소장하셔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북 크로싱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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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 좋아라(?)하는 블로거의 글을 읽다가 포스팅 욕구가 불끈불끈 올라오는 통에 오전 중으로 해야할 일도 미루고 포스팅합니다.
이 분이 워낙 노출을 꺼리는 분이라서 트랙백은 겁니다만 링크는 안 했습니다. 포스팅의 내용은 이 블로거의 선배가 부동산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실수요자가 없다고 한 이야기입니다. 이 선배의 주장은 내가 살기 위한 집 한칸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라 많이 오를 집을 사려는 사람은 모두 잠재적 투기꾼이라는 것이죠.
주택 구입의 목적이 수요 창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 교육, 더 나은 생활 환경, 사회적 지위에 대한 반영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공장 건설이나 점포 개설과 같이 수요 창출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제외한 부동산 투자는 모두 근본적으로 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엄연히 사용 연한과 감가상각이 존재하는 아파트의 값이 오르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며 당연히 자동차처럼 시간이 지나면 값이 하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세대 주택은 지은 지 2년이 넘으면 전세값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사람이 바뀌는 것을 싫어하죠. 다세대 주택에 4년 째 전세 살고 있는 제게도 집주인이 집을 사서 나갈 때까지 제발 계속 있어달라고 사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배가 아프다기보다는 동정심이 생깁니다. 2억 원에 산 아파트가 4억 원이 넘어 3년 만에 2억 원을 벌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부럽지가 않습니다. 엉덩이 밑에 4억 원을 깔고 있으면 뭐합니까? 그 집은 매달 90만 원의 대출 이자를 내야 하고 집값 폭등으로 인한 생활 물가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외식 한번 제대로 못합니다. 대형마트와 공원을 제외하고는 문 밖 출입이 두려울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집을 팔고 차액을 챙겨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싶지만 요새는 어디나 집값 상승이 만만치 않아서 차액이 얼마 되지도 않고 아이들 학군 문제때문에 옮길 용기를 내지도 못합니다. 이러다가 거품이 빠져 집값이 폭락하면(버블이 아니더라도 인구 감소로 앞으로 거주용 부동산은 하락이 불가피합니다. 잘해야 10년 남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싼 아파트를 대출까지 받아서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앞으로 폭락한 집들이 쏟아져 나올텐데 뭐하러 그럽니까?) 실제로 자신이 번 돈도 아니면서 재산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감수해야겠지요. 강남에 있는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는 그거 팔아서 작은 아파트로 옮기고 남은 돈으로 이자만 받아먹으면서 편하게 살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집 절대로 못 팝니다. 이미 자신의 정체성이 투영된 집이기 때문에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비새고 구질구질한 좁은 아파트에서 불편하게 살아도 이사할 엄두도 못 냅니다.
가끔 이사를 밥먹듯이 해서 차익으로 돈을 버는 사람도 있기는 있습니다. 부동산 컨설팅으로 유명한 봉준호씨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저는 이분도 불쌍하게 생각합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면 돈이 될 만한 개발 예정지(보통 거주 환경이 열악하죠)를 사서 힘들게 살다가 가격이 폭등하면 팔아서 차익을 남기고 다시 거주 환경이 열악한 예정지를 사러 떠나야 하는데 이게 사람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일단 황금같은 시간을 버려야 하고(본인은 풍요한 노후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동안 삶의 질 하락을 감수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글쎄요. 그 시간동안 감수해야 했던 고생과 시간들에 대해서 가족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고진감래니까 감수할 만하다?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파트를 원래 좋아하지 않아서(사실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만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합니다) 아파트에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집은 작은 침실과 중간 정도 크기의 서재 겸 공방이 있으면 충분합니다. 아파트로 계산하면 25평 이하에 실평수 18평 정도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지만 너무 넓으면 청소하기 힘들어요. ㅠ.ㅠ
어차피 부동산 투기할 것도 아니니 다세대 주택이라도 생관없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집값 폭등이니 실수요자 불안이니 그런 일이 전혀 실감나지 않습니다. 제가 전세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도 올해 만기인데 주인에게 말해서 전세금을 내려달라고 요청할까 생각중이거든요(생각만... 워낙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지라...). 아이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넓은 집에 살아야 하는 사람을 제외하면 저는 1억이 넘는 전세에서 사는 사람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내 집만 오르고 다른 곳은 떨어져야 한다는 놀부 심보를 가지지 않으며, 거주 공간으로(만) 생각하는 진정한 실수요자가 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덧. 주변 사람들의 헛소리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같은 생각으로 변함없이 저를 지지하는 보니데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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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12평 남짓한 1층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비록 2층 장난꾸러기들이 뛰어다니는 소음에 밤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음식 냄새가 온 방안에 밸까 봐 생선 요리를 해먹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를 내야 하고, 욕실 겸 화장실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있어 샤워를 할 때마다 전열기를 2개씩 켜야 할 만큼 춥지만...
그래도 매우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선 청소하기 간편하고(그렇다고 자주 청소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_-;;;), 관리비를 따로 내지 않아서 좋고, 개별난방과 온수 시스템도 만족스럽고, 문밖으로만 나가도 활기찬 삶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거든요.
제가 한 번도 아파트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데 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정말 편리하고 좋은가요?
명절에 친척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거나 우연히 지인의 집을 방문할 때 보면 삭막하기 그지없는 콘크리트 숲에 상가까지 똑같이 답답한 형태이고,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 엉성하고 답답한 놀이터, 어디나 비슷한 구조의 내부, 방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나이 든 경비 아저씨들, 게다가 비싼 관리비까지...
재산 증식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아파트 생활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무조건 아파트, 그것도 될 수 있으면 넓은 평수를 고집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보거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게 될지 모르는 저를 위해 아파트 생활의 장점을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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