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터키 여행을 갔을 때 길고양이 뿐 아니라 참새들까지도 스스럼없이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관련글 :
'[여행] 터키 여행 - 7월 16일(오전 호텔 Konuk Evi)') 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간디가 그랬지요.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그 나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길고양이는 도둑고양이고 울음 소리가 재수없으니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서 길냥맘들이 소중한 제 돈과 시간 들여 급식을 해도 해코지 당할까봐 눈치봐야 하고, 잊을만하면 온, 오프라인 할 것 없이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사건이 터지곤 하는 나라, 비싼 가격에 혈통 좋은 품종 따져가며 샀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헌신짝 내팽개치듯이 버리는 인간말종들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동물권 후진국이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는 어떤가요? 주인을 잃고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유기동물들을 그저 인간의 편의에 따라 일정 기간 수용했다가 입양되지 않으면 예산 타령하면서 강제로 안락사시키는 수용소 아닌가요? 아니할 말로 노동 가치 없어지면 학살하는 죽음의 유태인 수용소와 다를게 뭡니까? 터무니없는 과장같지요?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유기동물은 약 10만 마리(사설 보호소 유기동물 미포함)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만 6천 마리가 보호소에서 자연사 또는 안락사했습니다. 6.8%만이 주인을 찾았고, 25% 정도가 겨우 입양되었을 뿐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입양되지 않은 유기동물에게 기다리는 운명은 죽음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만든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정기봉사팀의 노력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이런 노력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기봉사팀에 적은 성의를 보탰습니다.
아래는 인증샷.
후원이나 봉사 문의는 아래의 연락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전화 : 055-749-5538-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 623-2- 후원 계좌 : 농협 010-7197-0508-09(강보람: 몽몽언니)- 봉사문의 : 010-7197-0508(몽몽언니)
덧. 채식 + 생명사랑 + 착한 소비를 위한 잡지, 월간 <비건>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67
★★★★☆
이미지 출처 :
YES24
원래 교양서적(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용어이지만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은 여러가지 목적이 있는데 단지 좀 있어 보이기 위해서, 남들의 대화에 뒤쳐지기 않기 위해서, 혹은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읽게 됩니다.
대개의 교양서적에 속하는 책들이 머리에 김이 날 정도의 회전수를 요구하는 것들이 많은지라 읽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결국은 포기하게 되기도 하죠. 이 책은 그야말로 교양서적의 반열에 올리기에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저는 세간의 화제가 되기 이전에 트위터의 타임라인에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추천하길래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에서 한 번 실망한 적이 있어 꽤 망설이다가 제목에 끌려 구해놓고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부제에도 나와 있지만 '옳은 일'을 하라는 소리는 서양에서나 동양에서나 자라면서 많이 듣는 이야기이지만 무엇이 옳은 일인지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죠. 붙잡고 생각을 하자면 그야말로 머리털 빠지는 난해한 문제입니다.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요?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 정의일까요?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된 정치 철학자 마이클 샌델이 그 고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썼습니다.
징병제, 안락사, 장기 매매, 대리모, 소수집단 우대정책, 동성혼 등 소 주제만 나열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내용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게끔 그런대로 쉽게 풀어서 썼습니다.
쉽게 쓰여졌다고는 하지만 읽으면서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만큼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저 자신은 절대로 공리주의자가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새삼 얻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으로 충분합니다.
덧1. 롤스의 정의론에 모두 동의하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그의 '가언계약' 개념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위정자와 기득권자들에게 꼭 적용하고 싶네요.
덧2. 30p에 보면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에서 상여금을 지급한데 따른 미국인의 분노가 자신의 세금이 실패를 포상하는데 쓰였다는 점이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정말 미국인이 실패를 포상하는 것 때문에 분노한건가요? 만약에 그렇다면 정말 실망인데요.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