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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그리스, 라틴 문헌의 원전 번역 대가인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번역해 내놓은 책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5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죠. 로마 사상 최초의 공동 황제이기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 국가라는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당시에 개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철학적 적응으로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반대로 세계를 덜 중시하는 것을 택해야 했는데 첫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스토아 학파였고 두 번째 방법을 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표적인 스토아 학파였고요.
에피쿠로스 학파의 우주가 무정부적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우주는 질서정연합니다. 자연은 이성에 의해 지배되며 이성은 신, 운명, 또는 섭리와 같은 것이죠. 따라서 어떤 일이든 그것은 신적인 이성, 사물의 본성에 맞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현인이 추구해야 할 일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생명의 유한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이성을 믿고 정진하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굳이 택하라면 스토아 학파보다는 에피쿠로스 학파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시종일관 계속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 강조가 좀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배울 점은 상당히 많습니다. 현대에 나온 자기 계발서에서 배울 만한 것들이나 진배없어요.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최병희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원전 번역서라서 어렵지 않고 매끄럽게 읽힙니다. 평소 고전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심이 어떨까요?
닫기
* 나라는 존재는 육신과 짧은 호흡과 지배적 이성에 불과하다.
* 우리는 서둘러야 한다. 사물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우리가 죽기도 전에 먼저 멈추기 때문이다.
* 너는 생각의 고리에서 목적이 없는 것과 무익한 것을, 특히 지나친 호기심과 악의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너에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하고 갑자기 물어도 "이것과 이것"이라고 지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일들만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그는 자기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의 칭찬에는 아무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 사물들을, 너를 모욕한 자가 판단하는 대로, 또는 네가 판단해주기를 그가 바라는대로 이해하지 마라. 사물들을 사실 그대로 보라.
*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 인생에서 아직 육신이 굴복하지 않고 있는데 영혼이 먼저 굴복한다는 것은 치욕이다.
* 각자의 가치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들의 가치와 일치한다
*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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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는 기원전 4년 경에 태어나서 기원후 65년에 작고한 로마 시대의 철학가이자 작가입니다.
폭군 칼리굴라와 네로를 모두 경험한 당대 최고의 웅변가와 문필가로 명성을 날렸고 한 때 네로의 스승이기도 했으나 암살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을 쓰고 자결을 명 받아 담대히 죽음을 맞이했죠.
그의 철학 에세이와 서한은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저술과 함께 로마화한 그리스 스토아 철학의 중요한 사료로 손꼽힙니다. 그가 활동했던 로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거대 제국을 건설하면서 도시국가라는 자급자족적인 활동 공간을 빼앗기게 된 개인들이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보다 인간을 더 중시하거나 세계를 덜 중시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시기였습니다.
전자를 강조한 것이 세네카가 몸을 담았던 스토아 학파였고 후자를 선택한 것이 에피쿠로스 학파였습니다. 질서 정연한 우주를 믿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자연을 신봉한 스토아 학파가 무정부적인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조를 배척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텐데 세네카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마저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절충주의자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 라틴 문학을 원전에서 번역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옮겼는데 세네카의 많은 작품 중 '대화들(dialogi)'이라는 이름이 붙은 10편의 철학 에세이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섭리에 관하여', '행복한 삶에 관하여'의 4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 대화들이라는 이름처럼 특정인을 앞에 두고 말하듯이 써 내려간 헌정글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살 것,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 내일에 매달리게 만들어 오늘을 놓치게 하는 기대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점,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마음에 새기고 살아갈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가히 세네카의 행복론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먹고 사는 것에만 치우쳐 쏜살같이 지나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한 점 여유도 없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철학 에세이입니다.
이 겨울 잠시 여유를 갖고 로마 최고의 철학자 세네카의 진심어린 조언에 귀 기울여 보시면 어떨까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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