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s Disease는 꽤 오래 전에 알려진 데 비해 상대적으로 FTD(Frontotemporal Dementia)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게 된 피질성 치매(Corticla Dementia)입니다. 두 질환이 많이 유사하기 때문에 Pick's Disease를 FTD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하는 치료자도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들 피질성 치매를 AD(Dementia of the Alzheimer's Type)와 감별 진단하는 것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Pick's Disease와 FTD는 AD와 달리 초기에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이 유지되며 성격과 행동의 변화가 먼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 Pick's Disease
: 보통 50대에 처음 나타나지만 발병은 성인기의 어느 때라도 가능합니다. 전체 치매 환자의 2~5% 정도를 차지하며 비교적 드문 질환입니다. 손상 영역이 매우 크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은 영역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위축이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주로 남자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 FTD
: 40대 이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Pick's Disease를 제외한 치매의 약 25% 정도가 FTD입니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반 수 정도가 치매에 걸린 직계가족이 있습니다.
* Pick's Disease와 FTD의 공통점
1. 둘 다 전두엽에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납니다.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에 집중적인 위축이 나타납니다.
2. 말기에는 AD와 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검을 해 봐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3. 둘 다 EEG는 정상 소견을 보입니다.
4. 성격과 행동의 변화에 뒤이어 인지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 성격 변화로 인해 검사 협조가 잘 안 되므로 초기에도 평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5. 인지적 변화가 뚜렷할 때 언어 장애가 나타납니다.
-> 말은 많지만 내용이 없거나 느리고 유창하지 못합니다.
6. Memory Impairment는 현저하지 않습니다.
7. Frontal Executive Funtioning, Abstract Thinking, 추론 능력의 결함이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8. 주로 나타나는 성격 변화: 지속적인 동기 감소, 무감동, 사회적 억제 불능, 판단력 결여, 충동성 등의 전두엽성 성격 변화
9. 진행 과정: disinhibition, 충동성 -> 무감동, 정서의 둔마, 인지 기능 장애 -> 말이 없어지고 약간의 운동 경직성
10. 약 2년에서 17년의 진행 과정을 거칩니다.
11. 초기에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이 비교적 유지되며 시공간적 지남력은 거의 끝까지 유지됩니다.
* Pick's Disease와 FTD의 차이점
1. Pick's Disease는 퇴화된 단백질체(Pick bodies)가 존재합니다.
2. Pick's Disease에서는 인출과 명명능력이 손상된 명명실어증이 일반적으로 나타납니다.
-> K-BNT 점수가 극단적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3. Pick's Disease는 강박적이면서도 의미없는 촉각 탐색(tactile search)에 몰두합니다.
* 출처
1. Synopsis of Psychiatry 8th, 331, 1294~1295p
2. 최신정신의학 4판, 194~195p
3. 신경심리평가 3판, 260~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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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씨네21
할리우드로 진출한 이후 '라스트 사무라이', '게이샤의 추억', 그리고 최근에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와타나베 켄'이 주연한 감동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는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광고회사의 한 샐러리맨이 2004년 봄에 49살의 나이로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이후 2010년 가을까지의 기간 동안에 일어나는 삶의 변화를 담담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하나뿐인 딸이 결혼을 하고, 손녀를 얻고, 회사를 퇴직하고, 부인이 직업을 구하고, 생활에 적응하고, 결국 노인 요양원에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억지스럽지 않게 그리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도쿄의 노인 종합 연구소의 꼼꼼한 감수를 거쳐 만들어져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가 보기에도 정말 감탄할만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증상과 행동 특징이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교재로 생각하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MMSE(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version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를 실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할 줄은 몰랐거든요.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영화입니다.
와타나베 켄의 사실적이면서도 놀라운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또한 상대역으로 나오는 히구치 카나코는 정말 '곱게 나이를 먹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청초하면서도 굳센 여인상을 보여주는데 이 배우의 연기도 정말 훌륭합니다. 호연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입니다. 와타나베 켄과 히구치 카나코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두 사람이 정말 부부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너무나 건전하고 상식적인 사람들만 나온다는 점이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열혈 의사, 의협심 많고 의기충천한 부하 직원들, 끝까지 지켜주려고 노력하는 친구이자 상사, 착하기 그지없는 사위, 일말의 흔들림 없이 변화에 적응하는 부인까지... 자신의 자리를 노렸던 직속 부하마저도 회사를 떠나는 그를 정중하게 배웅합니다. 그래도 이런 단점은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는다면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모처럼 보니데를 끌어안고 실컷 울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와타나베 켄이 실인증(agnosia)으로 인해 자신의 부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이더군요.
펑펑 울고 싶은 그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흘린 눈물이 절대로 아깝지 않은 영화입니다.
건강과 가족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영화, 그러면서도 억지 눈물을 자아내지 않는 영화 '내일의 기억'입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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