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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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시작해서 한 해도 빼지 않고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지만
첫 해 여행지였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그 다음 해 봄에 다녀온 홍콩을 제외하고는 매번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론리 플래닛을 참고해 얼개를 짰던 것 같습니다.
2006년 터키 여행을 갈 때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던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생겼습니다. 바로 현지에서 한국인들과 마주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강점이죠. 특히 꽃보다 시리즈의 유행으로 인해 해외 여행자가 급증한 시점부터는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한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그 날 일정을 잡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험을 자꾸 하다보니 강박적으로 한국인 여행자들이 읽지 않는 가이드북에 매달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2012년 라오스 여행 이후로는 한국말로 된 가이드북은 아예 읽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문 론플은 한국 여행자들과 동선을 겹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효자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영문 가이드북을 읽지 않으며 제 경험 상 우리말이 아닌 가이드북까지 읽고 여행을 나오는 여행자들은 제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수준이거든요.
이 책은
2014년 싱가포르 여행 이후 두 번째로 구매한 론플 한국판인데요.
영문판 론플 몽골편의 최신판이 2014년 8월에 출판된 책인데 바로 그 책을 번역한데다 영문 론플이 할인 가격을 적용해도 31,500원(정가 42,000원)인데 비해 18,000원으로 엄청 저렴하더군요. 영어도 약한데 굳이 영문판을 살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손에 넣고 보니 생각보다 얇고 가볍기까지 하네요. 현지에 들고가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판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 한국 여행자가 알아볼 위험성도 있지만 몽골은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인구 밀도 희박 지역이니까 그런 염려는 내려놓아도 되겠습니다.
저는 약간 케냐 론플(아직 소개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ㅠ.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직장인 사정으로 대중 교통으로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차량과 기사를 빌려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론플에 비해 '숨은 명소 탐험' 같은 깨알팁이 많은 것이 장점이고 각 여행지의 GPS 위도/경도 좌표를 모아서 제공한 표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있기는 하지만 도로 사정 상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직장인들에게는 비추) 여행 일정을 짜는데 상당한 애로 사항이 있거나 과감하게 몇 군데로 압축해서 밀도있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케냐 여행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엄청나게 밀린 여행기... ㅠ.ㅠ).
요새는 좋은 가이드북들이 많이 나오지만 론플은 짜임새가 좋아서 항상 기본은 하죠. 지금까지 론플을 기본으로 여행 일정을 짤 때 큰 실망을 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한글판이니 현지에서도 해당되는 부분을 곧바로 찾아서 대응할 수 있겠네요.
이제 슬슬 일정을 짜고 항공권과 숙박 예약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8월이 몽골 여행의 극성수기에 해당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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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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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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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몇 차례 밝힌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올해의 여행지가 정해지면 그 나라에 대한 대표적인 여행 에세이를 한 권 읽고, 그 다음에 Lonely Planet 영문판을 참고해서 대략적인 여행 일정을 짭니다.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면 그 나라의 관광청 홈페이지나 여행 블로그를 뒤적거리기도 합니다만 모든 여행을 그렇게 준비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여행 에세이 -> 가이드 북의 순서는 항상 일정했죠.
여행 에세이를 읽는 개인적인 이유는 일종의 워밍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때문에 깊숙히 감추어 두었던 여행 유전자(이 말의 출처는 제가 알기로 여행고수
hertravel님입죠.)를 깨우는 작업이죠.
올해의 여행지는 라오스입니다. 여행지 선정은 그야말로 제멋대로 하는데 함께 사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느낌이 꽂히는대로 막 결정합니다. 어느 한 대륙에만 방문국이 몰리지 않도록 대충 고르게 가자는 정도의 어설픈 기준만 있을 뿐입니다.
관광을 하려면 태국으로 가고, 유적지를 보려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로 가라는데 대체 얼핏 보기에도 못 살고 지저분하고 여행하기 힘든 라오스는 왜 갈까요? 현문우답일 수 있겠지만 바로 그렇기때문에 갑니다.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꼭 가 봐야 할 나라 1위라서가 아니고요. 물론 태국과 캄보디아는 이미 한 차례 다녀왔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이 책의 저자인 김향미, 양학용 부부는 사람을 만나러 라오스로 갔다고 하네요. 결혼 10년 차에 배낭을 꾸려 세계 47개국을 967일간 여행한 뼛속까지 여행자인 이 부부의 여행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서문에 있는
"어느 날 나의 욕망이 실은 나의 욕망이 아니라는 것과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나는 흔들린다.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나와 같은 뭇 여행자들이 라오스에 끌렸던 것은 그곳에 특별한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를 접한 순간 라오스에 대한 제대로 된 여행 에세이를 찾았다고 확신했습니다.
여행을 많이 했다고 해서 여행 가치관이 비슷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비슷한 가치관을 가져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이들처럼 한 달씩 여행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느꼈던 평화와 깨달음을 나도 얻고 싶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기분좋고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닫기
* 때로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국인과 함께 있을 때가 더 편안할 때가 있다. 언어에 매이지 않고 이해하고, 언어로 포장하지 않고 마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세상은 다행히 시인과 나그네에게는 관대하고, 길 위에서의 어려움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두려움 대신 여행에 필요한 것은 계산하지 않고 단순해지기, 오직 그것이었다. * 어쩌면 여행이란 그런 것 같다. 우연히 찾아든 사원에서, 골목길에서, 강가에서, 이곳까지 떠나온 이유를 한 가지씩 알아가는 것.* 여행자는 길 위에서 내 안의 욕망에 충실해진다. 감추거나 더하거나 꾸미는 것 없이, 돈이나 속도 혹은 관습에 길들여지기 전 본래 내 안에 있었던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솔직해진다. * 길 위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면 여행은 또 하나의 삶이 되는 법이다. 삶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이 한 번의 여행 안에 다 녹아들기 마련이다. * 아쉬움은 끝이 없고 이대로도 괜찮아. 그들은 내 기억 창고 어느 구석에 가만히 앉았다가 가끔씩 나를 찾아와 행복하게 해 줄 테니까. * 만약 여행자가 어느 한 도시의 진정한 매력을 알고 싶다면, 그는 우선 이른 새벽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잠이 덜 깬 도시의 맨 얼굴이 그곳에 있기 마련이다. * 배낭을 메고 다른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길을 나서는 여행자들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가슴이 울렁인다. 때론 길 위에 서 본 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연대감으로 울컥하기도 하고. * 이주민의 시공간이 현실이라면, 여행자의 시공간은 꿈일 수도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내가 타고 있는 배를 제외하고 모든 바다에 떠 있는 배는 낭만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실을 너무 잘 아는 이는 여행을 떠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딜 가든 또 하나의 현실이 있는 한 여행은 그저 소비 행위일 뿐일 테니까. 그럼에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여행자의 시공간에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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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는 저녁 무렵에 쁘레 럽(Pre Rup)에 도착했습니다. 쁘레 럽은 10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힌두 유적입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정원사에 의해 살해된 왕의 피라미드라는 전설과 함께 쁘레 럽을 화장터로 믿고 있습니다. 쁘레 럽이라는 말이 영어로는 'turning the body'라고 하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쁘레 럽은 사방으로 탁 트인 벌판에 있어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하는데 제격입니다.
쁘레 럽의 양쪽 모퉁이에 서 있는 등신대의 코끼리 상입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올라가 보니 보기보다 전탑이 크더군요.
상당히 많은 벽돌과 테라타이트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곳의 전탑에도 가짜 문이 있군요. 가까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짜 문은 나중에 복원한 것이기는 하지만 예전에도 실제로 있었다고 합니다.
쁘레 럽을 지키는 사자 상이 지는 햇살을 받으며 서 있습니다.
햇살은 이미 많이 부드러워 졌습니다.
해가 지는 반대편의 하늘도 멋지군요.
하루종일 가열되어 엉덩이가 따끈하게 느껴지는 전탑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순간 해는 지평선 너머로 자취를 감추고 새끼손톱같은 달이 떠올랐습니다.
해는 지구 어디에서나 똑같건만 쁘레 럽에서 맞이한 일몰은 정말 멋졌습니다. 뭔지 모를 충만감과 함께 뒤이어 솟구쳐 오르는 희망 같은 느낌으로 가슴이 다 벅차더군요.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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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닉 뽀안(Neak Pean)은 현재 물이 마른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탑의 주변으로 물이 가득 차있는 호수였다고 합니다. 예전에 순례자들이 이 호수에서 몸을 씻으면서 속세의 때를 벗어냈다고 하네요. 닉 뽀안의 호수는 히말라야 꼭대기에 있는 아나바타프타 호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아나바타프타 호수는 우주의 근원이고 문명의 시발지인 원류라고 합니다.
이스트 메본(East Mebon)의 입구입니다. 이스트 메본은 주요 유적이 아니어서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습니다만 웅장한 앙코르 유적과 대조적으로 작고 아담한 모습이 오히려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의 귀면와와 비슷한 모습이군요.
그날 저녁에 먹은 앙코르 맥주입니다. 앙코르 맥주는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제대로 된 안주가 없으면 술 맛이 나지 않아서 특별히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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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리아 칸(Preah Khan)은 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원으로 '신성한 검'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9세기경 자야바르만 2세가 신성한 보검을 후손에게 물려 주었는데 이 검을 받는 왕자가 왕이 되고 나라를 지킨다는 내용의 신화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쁘리아 칸으로 들어가는 길은 우리나라의 어느 조용한 산사로 들어가는 길을 연상하게 할 만큼 고즈넉합니다. 다른 앙코르 유적에 비해 작고 일견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지요.
쁘리아 칸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양옆에는 '가루다'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가루다는 힌두 최고의 신 중 하나인 '비슈누'가 타고 다닌다는 불사조인데 '나가'의 천적입니다. 쁘리아 칸은 가루다 사원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가루다 조각이 곳곳에 있습니다.
쁘리아 칸에도 여지없이 아름다운 조각이 있습니다. 여신 '데바타'인지, 압사라 댄스의 무희인지 모르겠지만 표정만큼은 정말 자연스럽네요.
쁘리아 칸의 서쪽 출입구 고프라입니다. 쁘리아 칸은 중앙으로 갈수록 출입문의 높이가 낮아져 고개를 점점 숙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신에 대한, 왕에 대한 복종의 의미라고 하는데 관광객들이 주로 들어가는 서쪽 출입구는 신하의 길로 들어갈수록 고개를 낮추어야 합니다. 고개를 숙이기 싫은 분은 왕의 출입구인 동쪽 출입구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앙코르 유적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링가'입니다. 일종의 남근상이죠. 요니를 꿰뚫고 우람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링가. 남근 숭배사상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이는 시바신을 상징하는 상징물입니다.
인도 신화를 보면 시바는 세상을 파괴하고 바다 속으로 잠수하여, 수만 년 동안 새로운 세상의 창조를 구상하였는데 이를 기다리던 브라흐마가 참지 못하고 나름대로 세상을 창조했다고 합니다. 이에 격분한 시바가 다시 세상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창조의 근원인 자신의 남근을 빼버렸는데 이에 놀란 브라흐마가 시바에게 참아달라고 간청을 하니 시바는 뽑아버린 자신의 남근을 남겨두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버려진 시바의 남근(링가)을 주워다 숭배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시바의 부인인 삭티의 그것(요니)를 받침으로 하고 매일 재스민 향과 연꽃 씨 기름을 붓고, 꽃잎을 띄우고 때론 양젖을 부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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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미아나까스를 내려와 내려온 방향으로 계속 걸으면 갑자기 사진에서와 같은 테라스와 넓디넓은 초원이 펼쳐집니다. 테라스를 내려와 왼쪽으로 돌아 쭉 올라가면 왼쪽으로 계속 테라스가 이어지는데 금세 코끼리 테라스(Elephant Terrace)가 나타납니다. 아쉽게도 인물 없이 찍은 사진이 없어 보여드리지는 못합니다만... 코끼리 테라스는 머리가 세 개 달린 코끼리가 코로 연꽃을 건져 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테라스입니다.
이런 테라스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문둥이 왕 테라스(Leper King Terrace)는 테라스의 거의 맨 끝에 있습니다. 테라스에 올라가 보면 만날 수 있는, 사진과 같은 문둥이 왕 조각은 진품이 아니고 단지 관광객의 자발적인 헌금을 모으는 역할만 수행(앞의 돈통 참고)하는데 실제 문둥이 왕의 조각은 테라스의 구석에 잔해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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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미아나까스(Phimeanakas)는 하늘 위의 궁전이란 뜻의 왕실 사원입니다. 앙코르 유적군을 돌아다니다 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는 앙코르 와트의 3층 천상계를 오르는 계단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피미아나까스입니다. 그 이유는 계단이 좁고 가파르기로 유명한 앙코르 유적군 중에서도 이 두 곳이 가장 악명이 높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으로만 보면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계단의 오른쪽에 왜 쇠줄을 달아놓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중간쯤에서 정상을 올려다본 사진입니다. 경사도는 비교적 잘 표현이 되었지만 이 사진만 봐서는 계단이 얼마나 좁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피미아나까스와 앙코르 와트의 천상계를 오르실 생각이라면 구두나 샌들, 슬리퍼 등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아쿠아 슈즈처럼 밑창이 바닥을 잘 잡아주는 신발을 꼭 신으셔야 합니다.
피미아나까스의 정수는 오르는 계단이 아니라 반대편의 내려오는 계단입니다. 내려오는 계단의 기반석이 군데군데 뭉개져 있을 뿐 아니라 각 계단의 높이가 높아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할 정도입니다.
정말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다녀와야 합니다. 앙코르 와트를 다녀오시면 절감하게 되실 겁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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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의 3대 신으로는 '브라흐마', '비슈누', 그리고 '시바'가 있는데 그 중에서 시바는 창조의 신이자 동시에 죽음과 파괴의 신으로 10개의 팔과 4개의 얼굴을 가진 광폭한 성격의 신입니다. 바푸온(Bapuon)은 바로 시바에게 바쳐진 11세기 중반에 지어진 힌두 사원으로 바이욘의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푸온은 현재 프랑스 복원팀에 의해 복원중이라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바푸온의 돌다리 아래에 복원을 위해 자리를 맞추어 놓은 돌들이 무수히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피미아나까스(Phimeanakas)로 이동합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어디에서나 쉽게 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농촌에 가도 집집이 개를 기르는데 이 녀석들은 더운 나라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언제 어디서나 느긋하고 게을러서 대부분 거의 이런 모습입니다. 나중에는 뛰어가는 개를 보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지요. ^^ 이 녀석들은 사람이 바로 옆으로 지나가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점박이 녀석, 자세가 정말 예술 아닙니까?
돌아다니던 중에 사먹은 코코넛 열매입니다. 한 개에 1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달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실 만 합니다. 보기보다 양이 많아서 둘이 마셔도 한 개면 충분할 정도입니다. 첫 맛은 밍밍한데 익숙해지면 달다는 생각이 드는데 생각해보면 캄보디아의 음식들이 대부분 그런 것 같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느낌이랄까..
여기서 잠깐!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기본적인 인사말을 익히고 가는 것은 기본이죠. 캄보디아어 중 가장 기본적인 인사말을 배워 보겠습니다.
1. 안녕하세요 :
수 어 쓰다이(정확한 발음은 기대하지 마세요. 캄보디아어를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_-;;;)
2. 감사합니다 :
어 꾼
3. 대단히 감사합니다 :
어 꾼 드란
4.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
떼 어 꾼
이 네 가지 인사말은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실제로 많이 사용하게 되므로 익혀 가시면 영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층 더한 환대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그리고 '수 어 쓰다이'로 인사를 하실 때에는 합장을 하고 고개를 살짝 숙여 주시면 금상첨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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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을 통과한 후 차로 조금 더 들어가면 앙코르 톰의 중앙에 있는 바이욘(Bayon) 사원을 만나게 됩니다.
바이욘 사원은 12세기 말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건립된 불교 사원입니다. 자야바르만 7세는 우리의 광개토대왕에 필적할만한 앙코르 왕국의 왕이죠.
바이욘 사원에는 원래 54개의 탑 사면에 216개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는데 현재는 37개의 탑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여기도 얼굴
저기도 얼굴입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바이욘을 지키는 여신 '데바타'와 남신 '드바라팔라'가 보입니다.
우리의 기준으로 볼 때 그다지 미인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름답군요.
어디에서나 세월의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모퉁이를 돌아 회랑에 들어가니
정교한 부조로 된 인간 군상들이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바이욘 사원을 통과해 바푸온으로 이동합니다.
덧. 제발 외국에 나가서 이런 짓 좀 하지 맙시다. 캄보디아까지 와서 부모와 나라를 욕 먹이는 일을 그렇게 하고 싶습니까? 낯 뜨거워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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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의 일정은 앙코르 톰 남문(Angkor Thom) -> 바이욘 사원(Bayon) -> 바푸온(Bapuon) -> 피미아나까스(Phimeanakas) -> 코끼리 테라스(Elephant Terrace) -> 문둥이 왕 테라스(Leper King Terrace) -> 끌리앙(Khleang)이었습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호텔의 조식 뷔페에서 아침을 먹고 8시에 '쌈얼'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사람은 약속 시간보다 항상 30분 정도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정말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 톰, 바이욘, 바푸온 등의 앙코르 유적군은 씨엠 립 시내에서 13km 내외의 거리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앙코르 유적군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 도착하면 입장권을 사야 하는데 3일 free pass는 40불입니다. 자신의 일정에 맞는 입장권을 구입하면 됩니다. 입장권에는 자신의 사진을 붙이기 때문에 사진을 요구하는 데 없으면 1불을 더 주고 거기에서 찍으면 되지만 한국에서 준비해가는 것이 더 편리합니다. 아, 그리고 캄보디아에 들어가려면 비자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가도 되고 공항에서 바로 발급을 받아도 됩니다(20불 필요).
숲길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앙코르 톰(Angkor Thom)을 만나게 됩니다. 앙코르 톰은 '위대한 도시'라는 뜻으로 12세기 후반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건설된 성으로 둘러싸인 도시입니다. 사방이 3km인 정방형의 도시로 8m 높이의 성곽을 쌓고, 성벽 밖으로는 넓이 100m의 해자를 둘렀다고 합니다. 런던이나 파리의 인구가 10만을 넘지 못하던 당시에 100만이 넘는 인구를 자랑할 정도로 큰 도시였습니다.
멀리서 보면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향한 거대한 얼굴로 둘러싸인 문이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먼저 54명의 신(God)과 54명의 악마(Asura)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일곱 개의 머리를 펼쳐들고 있는 신비의 뱀 '나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54명의 신입니다. 반대편에는 54명의 악마가 역시 '나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지요. 모두 합쳐 108명(왠지 불교 사상의 표현 같군요)인데 하나도 똑같은 얼굴이 없습니다.
신과 악마의 영접을 받으면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면 드디어 앙코르 톰의 남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네 방향으로 향한 거대한 얼굴이 보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악마의 얼굴도 보이는군요.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그냥 얼굴만 있는 것이 아니군요.
앙코르 톰 남문 가까이에 있는 나가의 꼬리 부분입니다.
남문으로 들어가서 뒤를 돌아본 모습입니다. 앙코르 톰에는 동쪽에 2개, 서, 남, 북에 각 1개의 성문이 있으며 양식이 같습니다만 앙코르 톰의 남문이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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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앙코르 와트를 돌아보고 오는 길에 호치민에 들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가는 항공편도 호치민 공항을 거쳐 캄보디아의 씨엠립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오전 10:50분에 베트남 항공을 타고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 14:15분에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고 2시간 정도 기다린 후 16:30분에 씨엠립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호치민 공항은 김포 공항보다 작은 규모로 아담하더군요.
공항 내에 있는 마사지 샵입니다. 호기심 많은 보니데는 발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고 냉큼 들어가더군요. 가격은 30분에 12불 정도로 그리 싼 것은 아니지만(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만) 매우 정성껏 해준다고 합니다.
오후 5시 30분에 씨엠립 공항에 내렸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군요. 확실히 우기라서 그런지 날씨가 정말 순식간에 바뀝니다.
캄보디아에는 국기에도 앙코르 와트가 그려져 있더군요. 앙코르 와트를 통해 얻는 관광 수입은 캄보디아 정부 차원에서도 상당히 큰 수입원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더군요(앞에 보이는 관광객의 자세와 야자수의 잎 모양 참조). 무슨 허리케인이 다가오는 줄 알았습니다.
씨엠립 공항은 정말 우리나라 시골의 터미널과 같은 전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더군요.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서 숙소로 교통편을 연결해주는 associate에게 이야기를 해 5불에 택시를 빌렸습니다. 5불이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지만 짐도 많았고 빨리 숙소에 여장을 풀고 싶었거든요.
우리가 빌린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쌈얼'(이름)이었는데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이야기를 해 보니 착하고 성실한 사람 같아서 그냥 하루에 20불로 3일 계약을 맺었지요.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저녁을 먹으며 '압살라 댄스'를 보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쌈얼'이 데려다 준 곳은 'Lanya'라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솔직히 비추입니다. 씨엠 립에 도착하면 조금 서둘러서 숙소에 짐을 풀고 'Bayon'이나 'Bayon II'로 가시기 바랍니다. 압살라 댄스는 일종의 전통 무용으로 매우 느린 춤사위가 인상적인 춤입니다. 앙코르 와트를 돌아보는 일정 중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도착하는 날에 저녁을 드시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을 먹는 중에 보니 '스콜'이 억수같이 쏟아지더군요. 저녁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내일 일정을 점검하고 프런트에 'wake up call'을 신청하고 나서 13일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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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흔히 앙코르 와트라고 부르는 곳은 거대한 앙코르 유적군 중 하나의 사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앙코르 유적군은 9세기에서 10세기 초까지 앙코르 제국의 수도였던 룰루오스 유적군에서 12세기에 세워진 앙코르 톰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사원과 유적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루 이틀에 모두 볼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저와 보니데는 앙코르 유적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는 3일 여정을 선택했는데에도 매우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일정에 차질이 생겨 결국 초기 앙코르 유적인 룰루오스 유적군은 아쉽게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어쨌거나 저희가 선택했고 추천해드릴 만한 3일 코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 1일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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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앙코르 톰 남문(Angkor Thom) -> 바이욘 사원(Bayon) -> 바푸온(Bapuon) -> 피미아나까스(Phimeanakas) -> 코끼리 테라스(Elephant Terrace) -> 문둥이 왕 테라스(Leper King Terrace) -> 끌리앙(Khle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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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 쁘리아 칸(Preah Khan) -> 닉 뽀안(Neak Pean) -> 따 솜(Ta Som) -> 이스트 메본(East Mebon) -> 쁘레 럽(Pre Rup)에서 일몰 감상
- 2일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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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 5:00 출발. 앙코르 와트 입구를 지나 우측 잔디 광장에서 일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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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반띠아이 쓰레이(Banteay Srei) -> 반띠아이 쌈레(Banteay Sam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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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 앙코르 와트(Angkor Wat) -> 프놈바켕(Bakheng)에서 일몰 감상
- 3일 차-
*
오전 : 톰마논(Thommanon) -> 차우 싸이 떼보다(Chao Say Tevoda) -> 따 께오(Ta Keo) -> 따 프롬(Ta Prohm) -> 쓰라 쓰랑(Srah Srang) -> 반띠아이 끄데이(Banteay Kdei) -> 쁘라삿 끄라반(Prasat Kravan)
*
오후 : 롤레이(Lolei) -> 쁘리아 꼬(Preah Ko) -> 바꽁(Bakong)
이 정도면 다소 빠듯하기는 하지만 앙코르 유적의 구석구석까지 빠짐없이 살펴보는 코스가 됩니다.
덧. 3일 차 오후 마지막에 톤레삽 호수에서 일몰을 보는 코스를 넣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제 경험으로는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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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트래블 게릴라(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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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가장 중요한 일정을 먼저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해서 앙코르 와트 여행에 알아두어야 할 잡다구려한 내용을 먼저 모아서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1. 치안 문제
: 여행기를 뒤지다 보면 치안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상반된 정보를 접하게 되실 텐데 제가 경험하기에는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다. 그러나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였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씨엠 립에서 한국인이 연루된 총기 인질 사고가 발생해서 상당히 신경을 쓰고 갔는데 현지에서 고용한 드라이버에게 물어보니 아주 드문 일이고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씨엠 립은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객들로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낮에는 신변의 안전을 걱정하실 필요가 없고 밤에는 사실 가 볼 만한 곳이 별로 없어서 또한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매춘 관광(개인적으로 베트남이 아닌 캄보디아로 매춘 관광을 오시는 분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입니다. 씨엠 립의 유흥 업소는 정말 보잘 것이 없거든요)을 하려고 씨엠 립의 뒷골목을 헤매고 다니지 않는 이상 치안 문제는 그리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말라리아나 콜레라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챙기는 것에 신경을 더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신 캄보디아에서 택시나 뚝뚝과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는 associate(일종의 운수조합)에 가입된 운전기사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택시의 경우는 차 옆면에 A48(Associate 48번 차량이라는 뜻)과 같은 넘버가 적혀 있고 뚝뚝의 경우 운전기사가 넘버가 적힌 조끼(일종의 근무복)를 입고 있습니다.
뚝뚝의 경우 이렇게 고유한 숫자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는 것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2. 돈 문제
: 캄보디아에서 사용하는 돈은 리엘입니다. 미화 1불이 4000 리엘 정도 됩니다만 사용할 일이 많지 않으며 거스름돈으로만 받게 되실 겁니다. 따라서 환전소에서 환전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화폐가 달러이고 1불이 단위 통화이기 때문에(물건도 1개에 얼마가 아니라 1불에 몇 개라는 식으로) 미화로만 환전하면 사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룸 메이드가 방을 청소하는 팁으로 주거나 포터가 짐을 들어주는 대가로 1불을 주는데 이 1불이라는 돈은 캄보디아에서는 매우 큰돈으로 현지에서 좋은 평가와 대접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3. 전기 문제
: 220V를 사용하므로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기 기기는 모두 사용할 수 있고 호텔의 경우는 110V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4. 음식 문제
: 캄보디아의 전통 음식은 크메르 음식인데 우리처럼 젓갈 비슷한 것을 쓰고 태국 음식처럼 지나치게 시거나 단맛이 강하게 나지 않고 향도 그리 강하지 않아서 한국 사람의 입맛에 대체로 맞습니다. 제 경우는 음식이 하나같이 너무 맛있어서 여행 기간 동안에 항상 크메르 음식만 먹으면서 다녔습니다.
이것이 캄보디아 전통 국수인데 정말 맛있습니다. 한국 사람들 입맛에 딱이죠.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5. 숙박 문제
: 대체로 캄보디아는 물가가 싼 편입니다만 그래도 호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이나 배낭 여행객의 경우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숙박만큼은 제일 쾌적하고 좋은 곳으로 예약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보통 앙코르 유적을 3일에 걸쳐서 보게 되는데 이 일정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하루종일 걷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많이 필요하고 몸이 많이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숙박하는 곳만큼은 편하고 시설도 좋은 곳으로 예약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4일 동안 묵었던 곳은 Royal Angkor Resort라는 곳으로 조식을 포함해 4박 숙박료로 25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시설, 친절함 모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앙코르 와트에 가실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나중에 다시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6. 교통 문제
: 씨엠 립에는 3가지의 교통편이 있습니다. 하나는 오토바이(모터 바이크라고 하죠), 뚝뚝(오토바이를 삼륜차로 개조한 교통수단), 그리고 택시입니다. 운전기사를 포함해 하루종일 렌트하는데 각각 5, 7, 20불입니다. 대부분의 운전기사는 능숙하지는 못하더라도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저희는 일정 내내 택시를 전세내어 다녔는데 일단 우기라서 비가 오면 오토바이와 뚝뚝은 대책이 없기 때문이고, 더위에 쥐약인 저로서는 이동하는 동안이라도 에어컨이 필요했거든요. 이 역시도 숙박 문제와 마찬가지로 될 수 있으면 택시를 이용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택시를 주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잠시 씨엠 립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할 때에만 흥정을 해서 뚝뚝을 타시면 됩니다.
7. 의사소통 문제
: 호텔의 직원들은 영어에 매우 능숙합니다. 택시, 뚝뚝 운전기사들도 대부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상점에서 만날 수 있는 직원들도 간단한 영어는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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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선택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태국의 방콕을 거쳐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해 캄보디아의 씨엠 립으로 이동하는 경로
-> 가장 오래된 루트로 배낭 여행 족들이 선호합니다만 비포장 도로에서 오랫동안 시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특히 우기에는 이러한 어려움이 가중됩니다. 앙코르 와트에서 만난 배낭 여행 족의 말에 따르면 제가 여행하던 기간에도 비가 너무 많이 와 다리가 끊기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고립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앙코르 와트만 방문할 분들에게는 비추천입니다.
2. 캄보디아의 씨엠 립으로 직접 가는 직항로
-> 예전에는 없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나가 개설한 직항로를 통해 일주일에 2번 씨엠 립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앙코르 와트만 방문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만 비용 문제가 있고 일주일에 2회만 운항을 하니 여행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단점입니다.
3. 베트남의 호치민을 경유하여 캄보디아의 씨엠 립으로 가는 경유로
-> 저희는 이 루트로 다녀왔는데 베트남 호치민에 제 죽마고우가 살고 있어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 위해 선택했습니다. 베트남의 호치민 공항에서 캄보디아의 씨엠 립은 서울에서 부산에 가는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운항 시간은 직항 노선에 비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항공사 선택
: 이번에 저희는 베트남 에어라인(VN)을 이용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대한항공과 alliance를 맺고 있어 대한항공으로 마일리지 적립을 할 수 있고 인천 공항에 들어오는 국제선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동승을 하기 때문에 기내에서도 의사소통의 불편함이 거의 없으며 기내식도 꽤 먹을 만 합니다. 시설도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공 요금이 무척 쌉니다. 직항로를 택하지 않아도 되는 분이라면 베트남 에어라인 적극 추천합니다. 어느 항공사를 선택하든 빠른 예약은 필수입니다. 5월부터 알아보셔야 하고 6월 초에는 적극적으로 찾으셔야 합니다. 앙코르 와트 전문 여행사를 통하면 비행기 티켓과 숙박 예약을 한층 더 저렴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베트남 에어라인의 비행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희가 타고 간 보잉 777편의 모습입니다.
* 방문 시기 : 우리나라의 여름 성수기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우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매우 습하고 기온도 높은 편입니다. 대학생이나 겨울에 시간을 내실 수 있는 직장인들은 건기에 방문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덜 덥고 습도가 높지 않아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울 겁니다. 그리고 여름 성수기에 방문을 하시는 경우는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 15일 이전에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면 좋습니다. 저희만 해도 1인 당 20만 원 정도가 저렴하더군요. 아시다시피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차이가 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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