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녀를 양육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어렵지 않은 것이 정상입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어렵지 않다고 했지 힘들지 않다고는 안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일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힘든 건 당연합니다.
이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어려운 진짜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경제적 궁핍 같은 외부 요인은 배제하겠습니다. 경제적 빈곤은 자녀 양육을 떠나서 생존 자체를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고 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경제적 요인 등이 동일할 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지는데 대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부모인 자신부터 원 가족으로부터 받은 것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양육자는 자신의 부모를 포함한 원 가족으로부터 받은 것만 자녀에게 줄 수 있기 때문에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양육되면서 안정적으로 애착이 되지 못했다면 받은 게 없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에게 주고 싶어도 제대로 줄 수가 없고 때로는 이상한 걸 받아서 주게 됩니다. 그나마 예전에는 대가족 공동체 문화였기 때문에 애착 외상을 상쇄시켜 줄 일가 친척이나 동네 어른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핵가족 문화로 바뀌었기 때문에 원 가족 부모에게 적절한 양육을 받지 못한 부모는 자녀에게 제대로 된 양육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기질과 다른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신의 기질과 다른 배우자와 결혼을 했고 일부 자녀가 배우자의 기질을 물려받았을 경우 기질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입니다. 예를 들어 LHL 기질인 여성이 HLH 기질인 남편과 결혼을 했고 자매를 낳았는데 첫째는 자신을 닮아 LHL 기질을, 막내는 남편을 닮아 HLH 기질을 물려받았다면 막내와는 기질이 상극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질을 물려받은 첫째에 비해 둘째를 양육하는 걸 훨씬 어렵게 느끼는 게 당연합니다. 설사 자신이 원 가족에게서 적절한 양육을 받았다고 해도 기질 상의 근본저인 차이 때문에 둘째 자녀에게는 그런 양육 방법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습니다(실제로는 문제를 일으킬 뿐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겹치는 경우, 그러니까 원 가족에게서 애착 외상도 입었는데 이로 인해 상극인 기질의 배우자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고 자녀가 배우자의 기질을 물려받았을 경우가 최악의 상황인데 공교롭게도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주로 만나는 게 이 두 가지 이유가 겹치는 부모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예방을 위해서는 본인에게 원 가족 문제가 있는 경우 반드시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과 기질이 비슷한 배우자를 만날 수 있고 나중에 아이를 낳았을 때 자신의 부모에게 받은 것이 아닌 치유 과정을 통해 후천적으로 습득하고 내재화한 사랑을 양육을 통해 제대로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미 가정을 꾸려 자신의 기질과 상반된 자녀를 두었다고 해도 애착 외상은 치유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동일한 기질의 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위의 예에서 막내는 남편이 주 양육자가 되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렇더라도 애착 외상을 그대로 두면 기질이 같은 자녀(위의 예에서 첫째)와도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치유는 필수적입니다.
부모에게 안정 애착되고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양육되었다면 당연히 자신과 기질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릴 것이고 자녀를 몇 명을 낳든 결국 자신 및 배우자와 비슷한 기질의 아이들이 태어나 자신이 원 가족으로부터 받은 양육 방법과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니 사실 상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두에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이 정상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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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진 리들로프 여사의 고전인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The Continuum Concep, 1985)'를 북 크로싱합니다.
인간 본성이 요구하는 '연속성'을 따르는 육아법을 주창해 당시 서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책이고 현재에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저출산 문제로 점차 아이들이 귀해지는 우리나라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하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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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직장인들은 누구나 나름의 이유로 고군분투 중입니다. 그것이 승진을 위한 전진이든, 마음의 평안을 위한 후퇴이든 간에 말이죠.
EAP 상담을 하다보면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내담자를 꽤 많이 만나게 됩니다. 직장에서는 야근과 주말 근무도 불사하고, 눈도장을 찍느라고 퇴근한 후에도 다시 회식 자리에 나가 얼굴을 비추기도 하고요. 웃기지도 않는 상사의 농담에 맞장구도 쳐야하고 일이 돌아가게 하려고 옆 부서의 동기나 후배에게 알랑방귀를 뀌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단순한 정치 논리, 라인 논리로 승진에서 밀리고 엉뚱한 부서로 발령이라도 나면 이놈의 직장은 왜 내 충성심을 알아주지 않는거냐고 분통을 터뜨리게 됩니다.
집에 돌아오면 자상한 남편이 되기 위해 집안일을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상한 아빠는 기본이니 아이들을 돌보고 놀아주고 목욕시키고 재워야 합니다. 휴일에는 가족과 시간도 함께 보내야 하고 그런 가운데 짬짬이 자기 계발을 위해 운동도 하고, 학원도 다녀야 하지요. 그런데도 가사 분담에 적극적이지 않고 여전히 수동적이라는 배우자의 볼멘 소리를 듣거나 조금만 비위를 못 맞추면 쪼르르 엄마 품으로 달려가 버리는 아이들에게 실망하기도 합니다.
사실상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인정을 받는 수퍼맨, 수퍼우먼이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체력과 시간에는 한계란 것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조언을 하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은 아니지만 EAP 상담에서는 이런 역할 갈등 해결을 위해 내담자와 고민을 함께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때 자칫하면 포인트를 잘못 잡기 쉬운데 대표적인 것이 회사와 가정 둘 다에서 인정을 받을 수 없다면 둘 중 하나만 택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아니면 조절해서 양쪽 모두 적당히 하라는 뻔한 조언을 하는 것이죠.
무엇을 택할 것인가, 어느 정도로 조절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내담자의 몫이고 상담자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내담자가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나는 왜 외부의 인정에 이렇게까지 목을 매고 있는가'
자신의 진가에 대해 스스로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아무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EAP 상담자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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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좌파 정치 이론가 중 한 사람으로 유명한 울리히 벡과 유명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 부부가 함께 쓴 '사랑은 지독한 혼란 :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Das ganz normale Chaos der Liebe, 1990)'을 북 크로싱합니다.
20년도 넘은 1990년에 나온 책인데 현재의 가족 제도, 결혼, 아이 양육 문제 등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굉장한 혜안을 보여주는 책입니다만 난도가 좀 있습니다. 신중하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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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라는 부제가 달린 '양육 쇼크(Nurture Shock,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목만큼 상식의 허실을 깨뜨리고 쇼크를 줄 정도의 탁월한 지적 유희를 펼쳤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책입니다.
굳이 심리학도가 아니더라도 아이 양육에 어느 정도의 관심만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새롭게 여겨지지 않을 정보를 잡다하게 모아 놓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해에 출판된
'아이의 사생활'을 더 추천드립니다만 이 책이 장안에 꽤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책이고 한번쯤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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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과 아동 발달에 관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60개국 7천 명이 넘는 학자들이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 책은 전통적 자녀양육법, 그 기존의 가치를 완전히 뒤엎으며 대단히 혁신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는 출판사의 과장된 선전과 달리 이 책은 그렇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장. 칭찬의 역효과만 보더라도 무분별한 칭찬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재능이 아닌 노력에 칭찬을 하라는 것 역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칭찬해야만 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까? 대상이 아이들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죠. collectivism 문화권에서는 그리 놀랄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물론 제가 심리학 전공자이고 나름 관심을 갖고 발달 심리학 공부를 했으며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소아 정신 병리에 대해 경험을 했기 때문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처럼 아동 발달 및 양육 방법에 대한 양서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정도도 접하지 않은 부모가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목차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1장. 칭찬의 역효과 : 무분별한 칭찬이 아이를 망친다2장. 잃어버린 시간 : 수면 부족은 지능 저하, 정서 불안, ADHD, 비만을 야기한다3장. 아이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 정직을 장려하는 전략들이 오히려 아이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4장. 영재 유치원 지능생활 탐구 : 선발시기와 도구의 오류로 영재 교육에 큰 헛점이 발생하고 있다5장. 형제자매의 영향력 : 형제자매가 싸우는 이유는 물질의 소유 여부때문이며 맏이의 외부 관계가 중요하다6장. 청소년기 반항의 과학 : 청소년들은 논쟁을 생산적이라 여기기 때문이다7장. 자제심은 학습이 가능한가 : '마음의 도구' 프로그램을 통해 가능하다8장. 다른 아이들과 잘 놀기 : 교육적인 도구들이 오히려 공격적인 아이를 만들어낸다9장. 왜 한나는 말을 하는데 알리사는 못 하는걸까? :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10장. 왜 백인부모들은 인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걸까? : 수준에 맞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결론. 초월적 특성에 대한 신화 : 긍정심리학의 출현
어떤가요? 정말 놀랄만한 연구 결과들이 있을 것 같은가요?
대체로 평이한 내용들입니다.
10장은 다문화로 인해 골치아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미국의 경우에나 적절하고 결론 부분은 최근에 유행하는 긍정 심리학의 내용을 맛보기로 넣었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알고 있던 것을 확인하는 수준의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책 값이 아까웠습니다. 저는 좋은 책이라면 나중에 참고하려고 소장하고 새 책으로 북 크로싱을 하는데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전에 소개드린
'아이의 사생활(2009)'을 더 추천합니다.
덧.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기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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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뉴스위크 한국판에서 특별판으로 내놓은 '귀여운 우리 아기 : 0세부터 취학전까지 최신 육아법(2008 개정증보판)'입니다.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개인적으로 아동을 평가/치료하는 현장의 임상가에게 필독서라고 생각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이 북 크로싱은 월덴 3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새 책 북 크로싱이므로 맨 처음 신청하신 분은 새 책을 받게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0년 4월 29 10:04 현재)
- smile932님(신청)
- 큐리가이님(신청)
- 밍돌님(신청)
- 윤혜정님(신청)
- 별사탕님(신청)
: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는데 품절되어 어쩔 수 없이 북 크로싱을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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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병원에서 수련 과정에 있을 때 Bayley와 같은 아동 관련 검사를 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던 참고 서적이 있습니다.
바로 Newsweek에서 특별호로 나온 '귀여운 우리 아기' 시리즈인데요. 그 당시 뉴스위크 한국판에서는 다양한 특별호를 내놓았는데 그 중 1번과 5번이 아동 발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두 권을 모두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에 '귀여운 우리 아기' 시리즈의 개정증보판이 나왔습니다. 기존의 정보를 보강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정보도 많이 업데이트했습니다. 판형도 달라졌는데 가로로 더 넓어져서 한 손으로 들고 보기에는 좀 불편해졌네요. 판형은 기존의 것이 더 낫습니다.
어쨌거나 'Your Child First Steps', 'Your Child Learning', 'Your Child Emotions', 'Your Child Health', 'Your Child Family'의 다섯 가지 범주에 153개의 글꼭지를 나눠 배치하였는데 아이의 출생에서부터 취학 전까지 신체적, 인지적 발달 단계 뿐 아니라 이상 유무 점검을 위한 지표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고 그 밖에도 기형아 문제, 모유 수유, 도덕성 교육, 수면 문제, 방임식 양육법, 컴퓨터 노출 문제, 성격, 부모 자녀 관계, 또래와의 우정, 습관, 알레르기 문제 등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접하게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망라되어 있어 부모들을 위한 지침서로도 그만입니다.
임상 현장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심리평가를 자주 실시하는 임상가들이라면 한 권쯤 꼭 갖고 있어야 하는 필독서이며 우리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모든 부모들에게도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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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 자식에 대한 사랑과 강요를 구분하지 못하는 부모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정신과나 상담센터에서 소아/아동/청소년 심리평가를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절감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내가 자라면서 누리지 못한 것을 누리게 하고 싶다, 내 자식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삶을 물려주고 싶다, 내가 후회했던 삶을 반복하지 않도록 안전한 길로 이끌고 싶다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부모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정작 자신의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포장지로 포장되었을 뿐 내용물은 강요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원치 않는 선물을 안기고 나서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자식은 분재가 아닙니다. 부모에게 자랑스럽더라도, 그 모습이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더라도 분재가 된 아이는 피눈물을 흘리며 부모를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기 때문에 깊은 죄책감과 절망의 늪에서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자녀의 행복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자신의 행복을 투사하여 자녀를 통해 대리 만족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자녀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크는 것입니다. 부모가 할 일은 스스로 성장하는 자녀를 지켜보면서 도움을 요청받을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도움은 어디까지나 자녀가 원하는 수준에 그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인이자 철학자인 칼릴 지브란의 주옥같은 시를 한 편 올려드립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칼릴 지브란이 이미 다 했더군요. 이전에 포스팅한
'각자 행복해야 둘이 되어도 행복합니다'에서도 칼릴 지브란의 시를 인용했습니다만 정말 생각의 깊이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대의 아이는 그대의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이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큰 생명의 아들딸이니
그들은 그대를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이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닌 것을.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말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그대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조차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가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고 애쓰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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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을 쓴 마츠나가 노부후미가 여아에 대한 이야기도 써 달라는 독자들의 불같은 성화에 못 이겨 쓴 책이라고 합니다.
전작에 비해 이 책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엇갈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부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그런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에 전작은 자신과 성별이 다른 아들의 특성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였지만 딸은 자신과 성별이 같기 때문에 내가 모를리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섣부른 평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권의 책 모두 그냥 목차만 훑어보고 평가하기에는 지나친 책입니다. 꼼꼼하게 정독을 해야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일반화시켜 쓴 책이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교육법이 있을리가 없지요.
예를 들어 '귀한 딸일수록 엄하게 가르쳐라'라는 소제목만 보면 여아에게만 유독 잔소리와 억압적인 훈육 방법을 권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실함이 몸에 배도록 습관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여자답게 현명하게 키워라'에서도 순종적으로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유부단해지지 않도록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걸 집에서부터 연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잘 치면 똑똑해진다'는 내용은 제목만 보고 많이들 오해를 하는데 피아노를 쳐야 똑똑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기르게 해야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읽어서는 반감이 생기기 쉬운 책입니다.
현장에서 아동, 청소년 상담을 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명확하게 핵심을 날카롭게 짚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텔레비젼에 빠져 사는 여자아이는 옆길로 새기 쉽다'는 부분에서도 지나치게 포장된 잘못된 이미지의 타격을 확실히 여자 아이들이 더 심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또한 능력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한 남아에 비해 존재 인정에 대한 욕구는 여아들이 확실히 더 강한 것 같고요.
대부분의 책이 그렇지만 정독을 하고 도움이 되는 부분을 선별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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