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의 '마음에도 길이 있다(2015)'를 북 크로싱합니다. 예전 '마음의 구리거울'의 개정판입니다.
대표적인 방어기제인 억압, 전치, 투사, 합리화, 동일시가 사람을 어떻게 힘들게 만드는지 풍부한 사례와 함께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심리학 전공자 및 관련 분야 종사자는 굳이 읽을 필요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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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의 원제는 '마음의 구리거울'이었는데 2015년에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마음에도 길이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좀 더 화사한 색으로 바뀌었는데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이미지는 예전의 칙칙한 걸 그대로 두었네요.
김진 선생님은 정신역동분석에서 흔히 말하는 방어기제를 정신의 길, 마음의 길로 부릅니다.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말하고, 행동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잘못된 정신의 길로 가는 버릇이 들어서 그렇다고 보는거지요.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잘못 나 있는 길을 알아차리고 다른 길로 가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다음의 방어 기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억압 : 눌러두기
* 전치 : 옮겨 놓기
* 투사 : 자기 밖으로 내던지기
* 합리화 : 둘러대기
* 동일시 : 자기 것으로 삼기
각 방어기제의 부제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대상입니다. 각 방어기제를 쉽게 풀어쓴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심리학과 대학원생 정도만 되도 유치하다 느낄 정도로 쉽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새로 익힐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전공 관련 책인데 밑줄 하나 안 긋고 읽은 책은 저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 포스팅에 '월덴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없죠).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데도 꽤 지루하다고 느꼈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너무나 쉽게 쓰여진데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정신역동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 하나, 이 책은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김진 선생님의 다른 책들, '그리스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스도인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 '구원 이후의 여정은' 같은 책들의 제목만 보셔도 알 수 있듯이 개신교적 신앙심이 투철하기 때문에 얼핏얼핏 종교적인 관점에서 방어기제(이 책에서는 정신의 길)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이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종교가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알러지가 심한 저 같은 분들은 충분히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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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현대 사회 문제와 정치 사상사를 전문으로 하는 필리프 사시에가 쓰고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알려진 홍세화 선생님이 번역한 책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편집인이 밝힌 것처럼 '평등한 세상을 위한 지식'을 담으려는 시리즈 중 한 권이고 똘레랑스를 그러한 지식의 하나로 생각했네요.
CD가 제공되기도 하지만 이 책의 서두 부분에는 홍세화 선생님의 '성찰하는 개인에서 행동하는 시민으로'라는 제목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이런 인터뷰는 시야를 좁게 만들어 정작 책 내용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책은 예외의 경우로 앞으로 읽게 될 똘레랑스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잘 요약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가 잘 되더군요.
똘레랑스와 앵똘레랑스는 관련 분야의 식자층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의외로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똘레랑스의 기원, 어떤 역사적 절차를 거쳐 형성되었는지, 그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만 항상 잘 읽히는 책만 볼 수는 없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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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똘레랑스의 의미를 가장 간단하게 줄인다면 '관용'보다는 '용인'에 가깝습니다. 관용이라는 말에는 아랫사람의 실수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해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똘레랑스는 그런 게 아니라 '차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중용과 외유내강이 개인에 중점을 둔 문제라면 똘레랑스는 사회적 가치라는 의미가 좀 더 강합니다. 똘레랑스는 집단과 집단 사이의 문제로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 똘레랑스가 마치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어영부영 우유부단한 것으로 보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똘레랑스는 앵똘레랑스에 대한 '단호한'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단호한 자세를 요구하는 거죠.
* 차이를 용인하라는 똘레랑스를 풀어서 얘기하면, 차이를 차별, 억압, 배제의 근거로 하지 말라는 겁니다.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지적 인종주의가 뭐냐 하면 사람이 태어날 때 어떤 사람은 두뇌 용량이 크게 나올 수 있거나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자기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데, 그것이 학업 성적의 차이로 나타나고 학업 성적의 차이가 사회적 차별을 낳는 것, 또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지적 인종주의라고 부른 것입니다.
* 앵똘레랑스가 기득권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소수자나 약자에 대해 억압하고 배제하는 것이 작동되는 이유가 다수자, 다수에 속하는 집단들의 자기 만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똘레랑스가 확장되는 것은 기득권의 약화와 연관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종교개혁 시기, 당시의 똘레랑스는 공적인 소관 사항으로서, 종교의 진리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탄압하지 않는 정치와 그런 정치를 실행하는 군주의 개인적 태도를 가리켰다.
* 18세기 말에 이르러 똘레랑스는 국가의 처신을 계속 지탱함과 동시에 오늘의 '인간관계의 바람직한 방식'으로서의 개인적 태도로도 지칭하게 되었다.
* 볼테르는 앵똘레랑스를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자를 선험적으로 유죄라고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정신적 자세로 보았다. 앵똘레랑스를 폭력적 행동 이전에 가장 분명하게 내면화된 것으로 본 사람은 틀림없이 루소였다. "나는 자기가 믿는 모든 것을 믿지 않으면 선의의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또 자기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자들 모두에게 냉혹하게 저주를 내리는 모든 사람을 앵똘레랑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앵똘레랑은 더 이상 진리의 이름으로 약탈하고, 죽이고, 박해하는 자만을 뜻하지 않게 되었고, '생각하는' 죄인, 즉 생각의 죄인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 로크는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견해에 동의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자부심과 자만심에서 온다고 보았다. 요컨대 앵똘레랑은 다른 사람들을 오직 그 자신에게 복종시키는 사람이다.
* 로크는 똘레랑스가 참된 교회의 주된 특정이라고 썼다. 만일 우리가 인간에게 그가 기독교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선, 친절, 그리고 호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명백히 기독교인 자체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 인간에게 유일한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명백한 것 앞에서 굴복하는 의무이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 이래로 명확한 사실에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자는 "거짓되고 범죄의식"을 가진 자이므로 우리는 그런 의식의 잘못된 자유를 정당하게 구속할 수 있다.
* 똘레랑스가 정착되려면 이중의 확증이 있어야 한다. 하나는 차이의 질서에 대한 확증이고, 또 하나는 다른 것들의 평화적 공존을 전제하는 유사성의 질서에 대한 확증이다.
* 똘레랑스는 모든 경우에서 서로 침투할 수 없는 두 개의 질서를 긍정하는 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 질서가 어떤 질서이든.
* 모든 사상의 대결을 받아들이는 똘레랑스는 따라서 정확하게 진리를 구성한다.
* 똘레랑이 되어야 하는 까닭은 자기 자신과 마주한 의무-도덕-가 각자 그것에 공손히 복종하도록 놔두어야 할 만큼 충분히 진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똘레랑스는 인간을 그 자신의 내면의 확신에 복종하게 놔두는 것이다.
덧. 이 책은 2000년 상형문자 출판사에서 발간된 '왜 똘레랑스인가'를 개정하고 원고를 추가하여 2010년에 다시 펴낸 것입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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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는데 심리평가가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그렇게 생각하는 상담자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겁니다. 심리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유용성에 대한 합의는 어느정도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상담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난무하고 있어 개인적인 생각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상담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것과 관련하여 제가 전해들은 내용(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할 수 없는)을 몇 가지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심리평가는 상담 초기(아예 3회기 내로 못을 박은 상담자도 있음)에 실시해야 한다.
* 상담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일정 시간이 지난 내담자에게는 심리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 내담자가 오염(?)되기 전에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심리평가를 상담 초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근거로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여 도움을 줘야 한다는 걸 듭니다. 하지만 심리평가 실시에 장점만 있을까요? 강력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이를 감당할 심리적 자원이 부족하여 당분간 억압의 심리적 기제만으로 버티는 내담자에게 로샤와 같은 심층적인 무의식을 탐색하는 투사법 검사를 성급하게 실시해 2차적 가해를 가할 위험을 감수하는게 내담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일정 시간(대체 어느 정도?)이 지난 내담자에게 심리평가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는 못 들었지만(아마도 없을 듯) 너무 터무니 없어서 반박해야 할 지조차 모르겠습니다. 그럼 임상 현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정신의학적 치료가 진행된 환자에게 심리평가 의뢰된 경우에는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걸까요? 치료의 효과 검증 차원에서나 이후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중간에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건 그리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내담자가 상담에 익숙해지는 걸 왜 오염되는 거라고 간주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심리검사도구는 수검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심리적 영역을 필요에 의해서이기는 해도 어쩔 수 없이 침범하게 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 신중하게 수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상담에서의 라포 만큼 심리평가에서도 검사 라포가 중요합니다. 검사 라포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심리검사 결과가 수검자의 최상 수행을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해석이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는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와 호소 문제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검사 도구와 타이밍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때 특히 중요한 것은 흔히 착각하듯이 심리검사의 결과에 따라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이전에 세운 심리적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정확한 가설을 세우려면 내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하고 그러자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상담자의 노하우는 내담자에 따라 달라지는 그 시간을 파악해 타이밍을 결정하는 겁니다.
내담자에게 반드시 심리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시점이란 없습니다. 내담자에 따라 개입 초기에 실시해야 할 수도 있고 상담 중간에 해도 되는 경우도 있으며 상담을 종결할 때 상담 효과의 확인 차원에서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 심리평가를 반드시 어느 타이밍에 해야 한다고 믿고 계시거나 누군가로부터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반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체 왜 그 때여야 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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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저항(resistance)이라 함은 '치유 목적에 반하는 환자/내담자의 모든 행동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입니다.
통찰 지향적(insight-oriented) 심리치료에서는 증상과 행동 양식에 대한 탐색을 하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불안이 초래됩니다. 이 때 내담자는 이러한 불안을 피하기 위해 저항하게 되죠.
저항은 모든 정신역동적 심리치료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데 일찌기 Freud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이를 근원에 따라 5가지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1. 억압 저항(repression resistance)
: 위협적인 충동(threatening impulse)을 의식 수준의 바깥에 머물게 함으로써 이를 회피하려는 자아의 시도에서 유래된 저항. 모든 증상 형성의 기초가 되며 내담자는 이를 통해 문제의 원인이 되는 갈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됨.
2. 전이 저항(transference resistance)
: 모든 유형의 전이 태도(transference attitude)로부터 발생될 수 있으며 내담자는 자신의 기본적인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단순히 상담자를 동일시 하려 하거나 반대로 경쟁적인 태도를 취하려 함. 상담자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만 말하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모습으로 나타남.
3. 이차적 이득 저항(secondary-gain resistance)
: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동반된 이차적 이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에서 기인하는 저항.
4. 초자아 저항(super-ego resistance)
: 스스로 처벌받고자 하는 내담자의 무의식적 욕구에 기이하는 저항. 내담자가 경험하는 증상이 분명 고통을 주지만 이를 없애는 걸 꺼려함. 우울한 내담자에게서 자주 발견됨.
5. 반복-강박 저항(repetition-compulsion resistance)
: 통찰을 획득하고 억압을 undoing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내담자가 여전히 부적응적인 행동 양식을 유지하려는 식으로 저항하는 것.
출처 :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적 면담(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1st, 1971)'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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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심리평가 Battery의 다른 검사 결과와 MMPI-2 결과의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심리평가자가 MMPI-2만 갖고 해석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해석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을 적용해 유의미한 척도를 일단 다 골라냅니다.
예; 임상 척도의 경우 모척도가 65T, 자척도가 65T 이상의 척도를 모두 골라냄
2. 그 다음에 측정 개념이 유사해 보이는 척도 별로 묶습니다.
예; 내용 척도의 ANX, 보충 척도의 A를 따로 모음.
3. 묶인 내용을 보고서에 기술하고 괄호 안에 검사 sign을 나열합니다.
예; 피검자는 자신의 주관적 고통감을 호소하고 있으며(F=70T), 주로 불안이 피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심리적
불편감이다(ANX=68T, A=72T).
이런 해석법의 문제는 유기적인 해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검자의 심리적 모습이 파편화된다는 것과 비전형적인 측면이 있는 피검자의 경우는 해석에 빠진 빈 자리를 평가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메울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MMPI-2의 척도만을 갖고 formulation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관적 해석법을 소개합니다. MMPI-2와 SCT만 실시하는 선별평가에서 활용하면 좋겠지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다음의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 임상척도 = 집의 구조(뼈대, 벽, 기둥 등)
* 내용척도 = 가구(소파, 의자, 식탁, 협탁 등)
* 보충척도 = 소품과 인테리어(샹들리에, 포인트 벽지, 블라인드 등)
MMPI-2의 결과지를 해석할 때 임상척도는 집의 구조와 같은 피검자의 심리 구조로 보면 됩니다. 집의 구조를 볼 때 우리는 방이 몇 개 있고,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고, 천정이 낮고 등등 이렇게 집의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상 척도를 해석할 때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특성 불안 수준이 높은 편이고 내향적이거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또는 기본적으로 우울한 성향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화 증상을 통해 자신의 고통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내용척도는 가구와 같습니다. 집에 아무런 가구가 없으면 여백미는 있겠지만 공간이 너무 많아 썰렁하고 휑할 수 있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울한 사람일까 하고 봤더니 자존감도 낮고 가족 문제도 있고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있어서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 도처에 깔려 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피검자의 심리 내용으로 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보충척도는 인테리어에 해당합니다.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적절한 인테리어가 집을 돋보이게 하고 사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처럼 보충척도는 해석에 빠져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검자의 해석을 정교하게 만들어주는 액세서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사람은 책임감이 너무 강하고 여성적인 성역할에 경도되어 있어 지나치게 자신을 희생하는 덫에 빠져있을 수 있겠다, 또는 매사에 억압을 하다보니 술로 심적 불편감을 해소하려고 했을 수 있겠네. 분노와 적개심이 내재되어 있다보니 술을 마시면 간헐적으로 행동화 할 수 있을 것 같고 등등. 척도 이름 그대로 보충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냥 딱딱하고 건조하게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대로 유의미한 척도만 골라내서 조합하느라 고민하지 마시고 피검자의 심리 구조가 집과 같다고 상상하시고 임상, 내용, 보충 척도 해석을 적용하시면 formulation하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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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책은 이미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화내지 않는 연습(2009)'이라는 책이 있죠. 그리고 직접적으로 화를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을 합리적, 기능적 시각에서 다룬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2010)' 같은 책도 있고요.
상담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화를 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쪽이지만 내 생각이나 마음과 달리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외부 환경이 강한 타격을 가하거나 또는 '화가 나는 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고 하더라도 이미 통제할 수 없이 분노가 치밀어 오른 상황과 같은 예외 경우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앞서 말씀드린 '화내지 않는 연습'과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중간 정도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신숙옥씨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어려운 가정 형편과 그것에 못지않은 차별의 이중고를 경험하면서 자란 재일교포입니다. 게다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약자라는 인식으로 점철된 일본 사회에서 성장한터라 자신의 감정을,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를 정당하게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을거라 생각합니다.
국가, 권위주의, 유교사상에 의한 억압, 성차별, 마이너리티 차별과 끊임없이 싸우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분노하는 법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하여 화를 낸다'고 말합니다.
효과적으로 화내는 법을 '테크닉 편', '스타일 퍼포먼스 편'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기술까지 가르쳐주는 걸 보고 '과연 일본식 책이군'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도움되는 분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화를 내는 법 뿐 아니라 남이 나에게 화를 낼 때 적절히 대응하는 부분도 있어서 제게도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볍게 집어든 책인데 의외로 내용도 알차고 무엇보다도 저자의 당당한 가치관과 신념이 마음에 들었고요. 꽤 좋은 책입니다.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도우면서도 정작 수련 과정에서 수련 감독자, 학회, 지도 교수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을 학대하고 있는 많은 수련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인상적인 한 마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있으려면 옳은 것, 선량한 것, 아름다운 것, 공평한 것, 합리적인 것 등에 대한 가치관이나 기준이 자신 속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기준이 애매하거나 확신이 없다면, 분노를 느낀다 하더라도 '어쩌면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고 겁이 나서, 그 분노를 솔직하게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가 없게 된다""패배가 허용되지 않는 남자들은, 그래서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이긴 쪽에 서려고 한다. 그 결과, 대부분은 가해자 쪽에 가담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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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상처를 받든 간에 상처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프지만 부모에게서, 그것도 특히 어릴 때 받은 상처가 더 치명적인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사람이 어릴수록 상처를 받아 안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도 작고, 마음의 힘도 강하지 못해 그릇이 깨지기 쉬우며 심리적 방패도 단단하지 못하고 말랑말랑해서 상처를 받으면 훨씬 더 깊이 패이고 상처가 깊게 마련입니다. 타격을 심하게 당하니 상처가 크고 깊어서 회복되는 시간도 어른에 비해 훨씬 오래 걸리고 심하게는 영영 회복이 되지 못할 수도 있죠.
둘째. 첫 번째 이유와도 상관이 있는데 받은 상처를 감당할 능력이 안 되니 살아남기 위해 무의식으로 상처를 억압하거나 부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심리적 상처라는 게 영영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잠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다양한 부작용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상처를 받은 당사자가 그 상처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증상들만 표면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본인도 그렇고 도움을 주려는 외부 사람들도 증상과 상처의 연결 고리를 찾는 것이 어렵고 그래서 어릴 나이에 받은 상처일수록 치유하기가 더 힘든 법이죠.
셋째. 특히 부모에게 받은 상처의 경우에는 자기 증오의 덫에 걸릴 수 있는데 부모가 자신을 학대, 방임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주는 말을 한 이유가 부모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내부 귀인하는 경우 자신을 미워하게 됩니다. '내가 오죽 나쁜 아이였으면 나를 낳아준 부모가 내게 그랬겠어'라고 부모가 준 상처를 정당화하고, 그럼으로써 벌을 받아 마땅한 자신을 스스로 학대하는 것이죠. 그래서 자신의 신체와 영혼을 함부로 대하는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반복합니다.
자기 파괴적인(self-destructive) 언행을 일삼는 내담자를 만나는 상담자는 반드시 내담자가 어릴 적에 큰 상처를 받았을 가능성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하고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내담자도 마찬가지로 어릴 때의 경험을 안전한 상담 공간에서 탐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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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월덴지기가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치료자와 상담자에게 강력 추천하는 필독서 중 한 권 입니다.
특정한 기술보다 더 중요한 치료자/상담자의 마음가짐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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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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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은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치료자 및 상담자, 특히 성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임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철저한 자기 부정과 오류 가능성에 대한 점검, 전문 지식 없이 그저 사명감 하나만을 무기로 현장에 뛰어든 사이비 치료자들이 얼마나 잔인하게 인간을 마녀 사냥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파괴할 수 있는지 명명백백하게 보여주는 무서운 현장 보고서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심리적 문제로 심리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치료자가 당신이 호소하는 증상이 성추행 피해자와 많은 부분 겹치는데 혹시 성추행을 당한적이 없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런 기억이 전혀 없는 당신은 처음에는 당연히 부인하지만 최면치료와 각종 암시를 동원한 치료 과정에서 거짓 기억이 만들어져 결국에는 자신의 부모가 과거에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게 되고 부모를 형사고발하거나 소송거는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무슨 소설과도 같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불과 25년 전에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결국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 의한 줄소송이 이어져 많은 치료자가 자격을 잃고 임상 현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솔직히 자신만의 아집에 사로잡혀 수많은 행복한 가정을 파탄낸 치료자(치료자라고 부르는 것이 창피합니다만)들에게는 일말의 동정도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빨리 임상 현장에서 쫓아냄으로써 더 많은 미래의 피해자들을 방지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엉터리 치료자들이 꽤 많이 숨어있을거라고 봅니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기억 분야의 권위자로 유명한 심리학자인데 페미니스트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난과 협박,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학자의 양심을 지켜 용감하게 맞섰으며 그 결과로 다수의 거짓 기억 증후군 피해자를 구해냈으며 미국 사법 체계의 헛점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경의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겨우 25년 전에 불과한 현대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고 아무런 과학적 증거 없이 그저 피해자의 증언에 의해서 일급 살인죄가 인정될 수 있는 미국의 배심원 제도에 대해 깊은 회의가 생기게 되더군요.
사실 거짓 기억 증후군은 반박이 불가능합니다. 네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억압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되고, 부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모두 부인(denial)하고 있다고 몰아붙이면 되니까요. 이 문제는 오랜 과거 기억의 영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증거가 없고 그저 거짓 기억 증후군에 사로잡힌 세뇌된 사람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요. 참 편합니다. suppression과 repression을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억압했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만 하면 됩니다.
47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정독하고 정신을 바짝 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덧.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은 왜 여성의 경우만 나올까요? 남성은 기억 암시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는 기억 조작이 불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성추행이라는 문화 특정적 현상이기 때문에 남성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어서 그런 것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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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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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저 1990년대 미국 사회를 들끓게 했던 충격적인 거짓 성추행 기억 사건들을 통해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허약하고, 또 얼마나 쉽게 ‘거짓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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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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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마약 근친상간 윤간 충격고백 방송에 “선정적” 시청자 비난 얼마 전에 광주에 소재한 모 정신수련원에서 마약에 취한 채 집단윤간이 벌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기사를 ..
다음은 방어기제와 관련된 각종 심리적 속성을 정리한 것입니다.
* 분리, 투사적 동일시와 같은 원시적 방어 :
경계선 성격 구조
* 이상화, 평가절하 :
자기애
* 공상으로의 철수 :
분열성 성향
* 반동형성과 투사적 방어 :
편집증적 과정
* 퇴행, 전환, 신체화 :
신체형 장애의 취약성과 감정표현불능증
* 내사, 내향화 :
우울 및 피학적 심리
* 부인 :
조증
: 경직되고 이분법적이기 때문에 표면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방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움. 중독 환자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방어기제는 도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 대치(displacement)와 상징화 :
공포
* 감정의 격리(isolation of affect), 합리화, 도덕화, 구획화 및 주지화 :
강박적 사고경향
* 취소(undoing) :
강박적 행동경향
* 억압과 성애화(sexulaization) :
연극성 속성
* 해리 반응 :
외상경험 후에 나타나는 정신상태
출처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 중 제 4장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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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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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 지금,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느끼고 있는지 잘 알아차리고 계십니까? 어떤 경우에는 너무나 명확하여 쉽게 알아차리고 그 원하는 바를 해소할 수 있지만, ..
Kernberg(1970)는 방어기제의 조직화 수준을 상위, 중간, 하위의 3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상위 수준의 방어기제는 보다 진보된 형태로
'억압', '주지화', '합리화' 기제가 해당됩니다.
중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반동 형성', '투사', '부인' 기제가 해당됩니다.
가장 하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원초적인 해리'와 '분열' 기제가 포함되는데
분열은 '원초적 이상화', '원초적 평가 절하', '투사적 동일시', '전지전능함'과 같은 다른 방어기제에 의해 지지됩니다.
출처
: Kernberg, O. (1970). A psychoanalytic classification of character pathology.
J. Amer. Psychoanal. Assn., 18: 8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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