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첫날입니다. 비행기가 오전 9시에 출발하는지라 적어도 7시에는 인천공항에 도착해야 했죠(새벽부터 부랴부랴 움직이는 거 엄청 싫어함). 아침이라도 먹고 비행기에 오르려면 5시 30분에는 6003번 공항버스 리무진을 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4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ㅠ.ㅠ
다행히 짐을 전날에 미리 완벽하게 싸두었기에 5시 20분 쯤 집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이사한 집 근처에 공항버스 노선이 지나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겠더군요.
5시 15분 차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택시 기사님이 말을 거시더군요. 어차피 인천공항으로 들어가는 차인데 2만 원만 내면 데려다주겠다고요. 공항버스 차비보다야 비싸지만 정류장마다 들르지 않고 빠르고 편하게 이동하니 그 정도 투자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평소라면 90분 정도 걸리던 거리를 6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해서 6시 15분에 도착했네요. 운전 솜씨도 훌륭하고 이동 중에 이런 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더군요. 유쾌한 기사님이었습니다. 여행을 꽤 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 해 보네요.
게다가 기사님이 공항을 오가는 일만 오래 해 오셔서 그런지 어느 항공사냐고 묻고는 싱가포르 항공 카운터 바로 앞 게이트에 내려주는 센스를 발휘하셔서 들어가자마자 체크인 카운터를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카운터는 6시 30분이 되어서야 오픈해서 15분을 기다렸다는.... ㅡㅡ;;;
연휴라서 그런지 새벽인데도 인천공항은 여행객으로 엄청 붐비더군요.
일부러 짐을 적게 가져온답시고 작은 캐리어에 담아 왔는데도
싱가포르 항공은 7kg까지만 기내 반입이 가능(좀 심하게 적네요)하다고 하네요. 측정 결과 10kg이 나와서 결국 짐을 부쳤습니다. 재미있는 건 돌아올 때는 발권 카운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는 거;;;
싱가포르 항공 탑승동은 새로 지은 건물에 있어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2012년에 라오스 여행 갈때도 이 탑승동을 이용했는데 그 때처럼 게이트 앞에 있는 Gloria Jean's 커피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습니다. 그 때는 모든 커피가 투 샷이 기본이었는데 어느새 바뀌었는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원 샷이라고 해서 샷을 추가했습니다. Gloria Jean's에서 아침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는 어니언 베이글(3,000 원)과 건포도 스콘(2,700 원) 추천합니다.
원래 9시 출발인데 이 시간 대에 이륙하는 항공기가 많았는지 활주로에서 20분 정도 대기하고 9시 20분에 이륙했습니다.
저는 보통 3-5-3 보다 2-4-2 좌석 배열의 항공기를 선호합니다. 둘이서 여행을 할 때 3-5-3 항공기는 창가에 앉아도 누군가는 곁에 앉게 되니 화장실을 갈 때도 그렇고 좀 불편하거든요. 장거리 비행을 하는 항공기는 대개 대형이라서 3-5-3 배열인데
싱가포르까지는 6시간 남짓이라서 그런지 2-4-2 배열의 항공기더군요. 덕분에 편하게 갔습니다.
개인 좌석에도 별도의 스크린이 있는 비행기입니다. 왼쪽에 옷걸이를 거는 곳과 컵 홀더가 있고 오른쪽에 USB와 각종 단자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깨끗한 항공기입니다. 사진을 찍는 제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네요. 근데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뭘 먹고 있는 모습 같군요;;;
이륙한 지 1시간 30분 쯤 지나니 기내식이 나옵니다. 어느 항공사나 그렇듯이 싱가포르 항공도 채식을 비롯한 특별 주문 기내식이 먼저 서빙되더군요.
작년 여름 케냐 여행 때 다시는 엄격한 인도 채식도 먹지 않겠다고 다짐해 놓고는 금방 까먹었나 봅니다. ㅠ.ㅠ
엄격한 인도 채식입니다. 엄격한 인도 채식은 항공사마다 퀄리티가 좀 다른데 싱가포르 항공은 맛있었습니다. 그래도 난이 딱딱한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커리도 살짝 짠 느낌이었고요.
제가 주문한 엄격한 서양 채식입니다. '아무리 채식이 건강에 좋다지만 어떻게 이런 걸 먹을 수가 있지' 수준입니다. 다시는 주문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습니다. ㅠ.ㅠ
원래는 오후 2시 20분에 도착하는 일정(6시간 20분 비행)이었지만 조금 이른 오후 2시 5분에 창이공항 2번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창으로 보이는 싱가포르 하늘이 뿌옇기에 예감이 좋지 않았는데 역시나 맞았습니다. 내리니 비가 오고 있더군요. ㅠ.ㅠ
싱가포르 항공을 타면 갈 때는 2번 터미널에, 올 때는 3번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3번 터미널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면세점이 변변치 않습니다. 선물 등은 미리미리 구입하셔야지 공항에서 사야지 하고 여유부렸다가는 제 꼴 납니다(이건 나중에 다시 설명).
창이공항은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답게 넓고 시설도 훌륭하지만 채광 문제인지 조명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전반적으로 좀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입국 심사는 아주 간단합니다. 질문도 하지 않고 여권만 확인하는 수준입니다.
입국 심사를 하고 나자마자 데이터 로밍을 가동했습니다. 앞서
준비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KT 이용자의 경우 SingTel이 아닌 StarHub로 잡아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MRT는 제 2 터미널 맨 오른쪽 끝에서 탑니다. 탑승구 바로 앞에 티켓 오피스가 있는데 Tourist Pass 3일 권(30 불 + 보증금 10 불)을 구입했습니다. Tourist Pass는 무제한 승차권으로 MRT, 버스 등 나이트라이더와 나이트아울과 같은 특별버스를 제외한 대중교통을 일정 기간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자 전용 패스입니다. 1일권이 10불이고 모든 패스는 보증금 10불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구매 후 5일 내에 카드를 반납하면 보증금은 환급되는데 패스에 남은 잔액은 환급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결론을 말씀드리면 Tourist Pass를 구매하실 필요까지 없습니다. 그렇게 자주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없습니다. 교통비가 별로 절약되지도 않고요. 차라리 이지링크라는 충전식 교통카드를 이용하거나 요새는 아예 1회용 승차권도 6번까지 재충전해서 사용(물자 절약 차원에서 그리 하는 것 같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그걸 사용해도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도 Tourist Pass로 교통비를 절약할 만큼 돌아다니기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MRT는 우리나라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카드 접촉 방식으로 이용합니다.
창이공항 역에서 타면 시내까지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Tanah Merah 역에서 내려 시내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야 합니다. 그러니까 Tanah Merah 역에서 창이공항 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그 구간만 왔다갔다 하는 것 같더군요.
싱가포르의 MRT도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깨끗한데 차이점은 폭이 조금 좁고 중간에 봉이 있어서 애들이 뛰어 다니거나 할 수 없습니다(응?). 그리고 짐칸이 따로 없어서 짐을 올려 놓을 수 없고요.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지하철에서 일체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습니다. 벌금이 어마무시하거든요.
Tanah Merah 역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반대편 승강장으로 가서 줄을 서면 됩니다. 잘 모르면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 보고 따라하면 되고요. 어차피 다 내리거든요.
사진에 제대로 안 찍혔는데 여행 첫 날부터 뭔 일인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MRT는 시내에서는 지하철, 시 외곽에서는 보시는 것 같은 지상철인데 우리나라와 달리 안전문이 얼굴 정도 높이까지만 있습니다. 나중에 열차가 들어오면 승강장 처마를 따라 흘러내리는 빗줄기가 열차 지붕에 튀겨 승강장에 쏟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하느라고 난리가 납니다. 아예 열차 안까지 비가 콸콸 들이치더군요. 아 놔~ ㅡㅡ;;;
시내로 향하는 MRT는 금방 도착합니다. 시내까지 들어가는데 대략 30~40분 정도 걸리더군요. 정말 싱가포르 날씨는 후텁지근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덥고 꿉꿉한 게 말도 못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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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수집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9월의 크로아티아 여행에 앞서 짧게 다녀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준비 기간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까지 뒤져볼 겨를이 없었고 책 두 권과 싱가포르 관광청 사이트만 참고했습니다.
*
Lonely Planet Singapore(9th, 2012)
: 여행 다니면서 론플을 참고한 이후 처음으로 구입한 한글판 론플입니다. 싱가포르가 거의 서울 크기의 도시국가라서 얇은데도 영문판이 25,200원이나 하는 걸 감안하면 12,800원이라는 절반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메리트는 확실히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구입한 론플 시리즈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한글판이라서 그런지 론플의 작성 방식을 충실히 따른 책이었는데도 오히려 제 눈에는 잘 안 들어오더군요. 무엇보다 론플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 부분이 좀 약합니다. 게다가 싱가포르가 급속하게 개발되는 걸 감안하면 2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아예 실리지 않은 내용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Gardens by the Bay나 Singapore Flyer도 없습니다. 대신 일반적인 한글 가이드 북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플라우 우빈이나 맥 리치 저수지 등의 정보를 싣고 있기 때문에 최신판 한글 가이드 북과 함께 보시면 서로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겁니다.
*
싱가포르 가자(2013)
: 제가 올 초 싱가포르로 여행지를 정하고 검색할 때만 해도 한글책으로는 이 책이 가장 최신판이었는데 그 사이에 많은 책들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가자' 여행 시리즈를 내는 '테라' 출판사의 싱가포르판이고요. 여성 혼자서도 충분히 안전하게,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쇼핑 등을 즐기고픈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입니다. 최신 핫 스팟을 꼼꼼히 다루고 있거든요. 책의 구성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기본 정보량이 많은데다 무엇보다 론플 한글판보다 정확한 지도가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의 소개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싱가포르가 생애 첫 해외 여행인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최소한 홍콩이나 중국, 일본 정도는 다녀온 분들에게 맞는 책이에요.
*
싱가포르관광청 공식 네이버 카페
: 싱가포르 관광청은 자체 홈페이지(www.yoursingapore.com)를 운영하고 있고 한글판 홈페이지도 제공하지만 싱가포르관광청 공식 네이버 카페에 최신 정보가 더 많고 검색도 편합니다. 시간 관계 상 모든 정보를 다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2014년 판 최신 싱가포르 가이드북(2014 Singapore Delight)과 2013-2014 싱가포르관광청 온라인 쿠폰은 무료로 다운을 받아서 가져갔습니다. 싱가포르관광청 사무소를 방문하면 책자 형태로 된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지만 거기까지 나갈 시간이 없어서 다운로드 받아서 출력했습니다. 내용은 오프라인 북과 온라인 판이 동일합니다. 내용은 간략하지만 핵심 스팟에 대한 정보를 impact있게 담고 있어 좋습니다. 게다가 최신 트렌드를 싣고 있어 2014년에 방문하실 분들에게는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죠. 여행 일정을 짜기 이전에 읽어보시면 감을 잡는데 좋을겁니다. 다만 별첨 지도는 비추입니다. 너무 작아서 보기 힘든데다 현지 관광지에서 구할 수 있는 지도와 별로 차이도 없습니다. 위에 소개한 '싱가포르 가자'를 구매하실 분들은 더더군다나 그렇고요. 그 책의 지도가 훨씬 더 상세하고 보기 편하거든요. 쿠폰북의 경우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텐데 대개 10~20% 정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여러가지 제약이 많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singapore flyer 할인 쿠폰의 경우 싱가폴 슬링 프로모션을 이용해야만 할인이 된다든지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 경우는 쿠폰을 사용하는 걸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현지에서 이용하기에는 미묘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출력해서 가져가세요.
* 항공편 : 싱가포르 항공(SQ607, SQ602)
저는 항공편을 예약할 때 두 가지 기준을 차례로 적용하는데 먼저 가능하면 여행 국가의 국적기를 타 보려고 합니다. 경험 차원에서요. 하지만 여행 일정이 안 맞거나 국적기 자체가 없는 경우는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항공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사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황금 시간대를 몽땅 독점하고 있어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보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스페인 여행할 때 절감했죠.
그러니 이번 싱가포르 여행 때는 당연히 싱가포르 항공을 탔는데 아시다시피 싱가포르는 인천 공항과 선의의 경쟁 상대인 Changi 국제 공항과 싱가포르 항공을 보유하고 있죠. 게다가 검색을 해 보니 싱가포르 직항 노선 중에서 싱가포르 항공이 가장 싼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기에 별로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아 물론 더 저렴한 에어아시아도 있지만 저는 6시간 이상 비행하는 항공기는 저가항공사를 피하는지라...). 게다가 싱가포르는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되어 있어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적립도 되더군요.
싱가포르까지의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기내식이 나오고 채식하는 분이라면 미리 신청해서 채식 기내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기내식 변경 신청은 02-755-1226으로 하시면 되고 신청 가능한 채식 메뉴는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저는 엄격한 동양 채식과 엄격한 인도 채식을 주문했고 돌아오는 항공편도 똑같이 맞췄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으로는 그냥 엄격한 인도 채식만 먹으려고 합니다. 이런저런 채식 기내식을 시도해 봤는데 인도 채식만한 게 없더군요. ㅠ.ㅠ
* 일정 : 2014년 6월 6일 ~ 6월 10일(4박 5일)
'싱가포르 여행 - 준비편(싱가포르 소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싱가포르 전체 크기가 서울의 110% 정도에 불과하니 4박 5일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엄청난 더위라는 복병이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 잘 안 됩니다. 물론 실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쇼핑이나 맛집 돌아보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의외로 실외에서 움직여야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4박 5일로는 어렵더군요. 저도 중반 이후에는 마음을 비우고 준비해 간 일정 상당수를 포기하고 그냥 마음 편히 쉬었습니다. 제 생각에 더위를 고려해서 센토사 섬과 유니버셜 스튜디오, 북부의 동물원과 사파리, 플라우 우빈까지 모두 섭렵하려면 일주일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원래 일정
6월 6일 : 리틀 인디아 & 캄퐁 글람 워킹 투어
6월 7일 : 포트 캐닝 공원, 차이나 타운 워킹 투어, 티옹 바루, 싱가포르 동물원 및 사파리
6월 8일 : 싱가포르 식물원, 뎀시 힐 워킹 투어, 맥 리치 저수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싱가포르 플라이어
6월 9일 : 플라우 우빈, 오차드 로드, 페이버 산 & 케이블 카, 센토사 섬
6월 10일 : 오전 휴식 후 오후 공항
- 실제 일정
6월 6일 : 리틀 인디아(무스타파 센터)
6월 7일 : 포트 캐닝 공원, 레드 닷 디자인 뮤지엄, 마리나 베이 샌즈, 가든스 바이 더 베이
6월 8일 : 밀레니아 워크, 티옹 바루, 멀라이언 공원, 래플스 호텔 슬링 바
6월 9일 : 싱가포르 플라이어, 싱가포르 동물원
6월 10일 : 오전 휴식 후 오후 공항
원래 일정과 실제 일정을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폭 축소되었죠. 워킹 투어는 거의 못 했고, 맥 리치 저수지와 플라우 우빈, 센토사 섬 등의 야외 일정이 모두 빠졌습니다. 모두 엄청난 더위 때문이었죠. 싱가포르 가시는 분들은 더위라는 복병을 충분히 고려하여 일정을 세우시는 게 좋을 겁니다.
* 여행 경비
보통 여행을 할 때 제가 비용을 많이 지불하는 건 항공료(최대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 국내 항공으로 빠르게 이동하려다 보니)와 숙박(몸이 편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까요)이라서 현지에서 쓰는 경비 자체가 많이 들지는 않지만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지역인데다 쇼핑과 식도락으로 유명한 나라이다보니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은근히 많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에서 뭘 사 온 게 가장 많은 나라가 되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래서
고가의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전제해도 1인 당 하루에 10만 원 정도의 경비는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여행 끝나고 정산을 해 보니 거의 그 수준에 해당하는 비용을 치렀더군요.
* 여행자 보험
많은 분들이 환전을 하면서 은행에서 제공하는 무료 여행자 보험에 많이 가입하시는데 저는 보통 그렇게 하지 않고 여행자 보험을 따로 듭니다. 왜냐하면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상해, 질병 보장보다 휴대품 손해나 배상책임 한도가 높은 게 더 중요하거든요. 이번 여행에는 DSLR에 렌즈를 두 개 더 챙겨갔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했고요.
여태까지는
제가 전에 극찬했던 트래블 게릴라 여행사에서 가입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만 요새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대표가 바뀌었더군요) 홈페이지에 달린 질문에 댓글도 늦게 달리기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회사 정비를 하는 동안에는 여행자 보험 취급을 하지 않는다기에 어쩔 수 없이 여행자 보험몰(tourinsu.co.kr)에서 동부화재의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보험료가 아깝다고 그냥 가시는 분도 있지만 해외 여행이라는 건 언제 어디에서 돌발 상황이 생길 지 모르거든요. 최악의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게 여행자 보험이고 그걸 위해서 비용 감수를 하는 거니까 저는 그 정도 비용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여행비를 모을 때에도 여행자 보험료도 따로 꼭 책정 해 둡니다.
* 와이파이
저는 KT 이용자인데 KT에서는 해외 여행자를 위해 몇 가지 상품을 제공합니다. 저는 이번에 올레 데이터로밍 무제한 상품을 이용했는데 이건 1일 1만 원(부가세 포함 11,000원)으로 24시간 동안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하는 상품입니다. 24시간 단위로 과금이 되기 때문에 신청할 때 사용하려는 시작 시간과 끝 시간을 입력하면 사용시간을 계산해 줍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딱 4일로 산정이 되더군요.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차단이 됩니다.
'올레 데이터 로밍 무제한' 상품과 '올레 데이터 로밍 자동 무제한' 상품이 따로 있는데 자동 무제한은 로밍을 할 때마다 자동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거죠. 외국에 자주 나가는 분에게는 유용하겠지만 저처럼 1년에 한 두 번 나가는 분들은 굳이 그걸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데이터 로밍 무제한 상품으로 충분합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도착한 휴대폰 문자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데 일단 국내에서 꺼 두었던 데이터 로밍을 켜고 KT와 계약한 사업자의 통신망을 잡아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StarHub가 KT와 계약한 사업자인데 제 휴대폰은 자동으로 SingTel을 잡더군요. 알아서 자동으로 잡은 줄 알고 그냥 데이터를 사용하면 당연히 과금됩니다;;;; 꼭 확인하고 무선 데이터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싱가포르 현지에서 구글 지도나 검색 서비스는 자주 사용하게 되므로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 하나쯤은 꼭 가입하고 가시라고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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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갈 때는 보통 일반 공항버스리무진(6003)을 타지만 이번 케냐 여행은 출발 시간대가 맞지 않아 쉐라톤워커힐 호텔 앞(종점)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는 우등 공항버스리무진(6018)을 처음으로 이용했습니다.
김포공항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70분 만에 도착한다고 선전을 하고 있지만 시간을 재보니 실제로는 거의 8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일반 공항버스리무진은 90분)에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버스비가 1인 당 6,000 원이나 비싼 15,000 원입니다.
물론 차내 시설도 좋고 좌석 간 간격도 넓은데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이용료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 자리를 뒤로 완전히 눕힌 채 타고 가도 되는 건 좋았습니다. 그래도 6천 원이나 비싼 게 이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우등 공항버스리무진을 이용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7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9시 20분 비행기(KE959)라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아프리카로 떠나는(거의 대부분 케냐의 나이로비를 경유한다고 하네요) 해외봉사단이 많아 이미 만석이라고 하더군요. 미리 온라인으로 좌석 지정을 해 두지 않았으면 원치 않는 좌석에 앉아 갈 뻔 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The Survivors Club, 2009)'에서 권하는대로(응?) 좌측 중간 비상구에서 5번째 안쪽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지요.
작년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수화물을 X-ray 검사 하느라고 발권 후 5분 정도 대기하는 제도가 새로 생겼더군요. 발권 카운터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다 면세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공항직원이 호명하면 뭔가 걸린거지요;;;;
짐에 모기기피제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스프레이 방식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무사통과했습니다. 면세 구역으로 이동해서 수화물 인도장부터 들렀습니다. 현지에서 사용할 선글래스와 선물용 화장품을 외부 면세점에서 미리 구매해 두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선글래스는 딱 10년 만에 사는거네요. ^^;;;
출출해서 비빔밥이라도 사먹을까 생각했지만 이륙하면 곧 기내식이 나올거라서 꾹 참고 탑승 게이트까지 이동했는데 운좋게도 바로 앞에서 서브웨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베지버거(7,000원)와 아이스 아메리카노(4,400원)로 가볍게 요기했습니다.
베지버거를 먹으면서 보니 가판대에 에너지 바를 팔고 있더군요. 현지에서 사파리하면서 출출해지면 간단히 먹으려고 Nature Valley 4개(6,000원), Market O 2박스(9,600원)를 샀습니다. 큰 기대 안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 건데 현지에서 아주 유용했습니다. 휴대하기 간편하고 은근히 든든하더군요. 사파리 여행 가시는 분들은 충분히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케냐에서는 에너지 바 같은 걸 구할 수도 없지만 설사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엄청 비쌉니다.
9시 20분 출발인데 8시 50분부터 탑승 시작입니다. 예상대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사람들로 기내는 인산인해입니다;;;;
이륙하자마자 역시나 예상대로 곧바로 기내식이 나옵니다. 항상 그렇듯이 채식 기내식을 가장 먼저 주네요. 그래서 빨리 먹고 화장실이 붐비기 전에 양치질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대한항공 기내식 신청은 1588-2011로 미리 연락해서 요청하면 됩니다.
지난 번 라오스 여행 때도 그랬지만 역시 '엄격한 인도 채식'(커리는 좀 심심하고 반면에 난은 너무 딱딱하고 짭니다. ㅠ.ㅠ)보다는,
그냥 '인도 채식'이 더 맛있습니다. 특히 커리는 맛의 차이가 압도적이네요. 앞으로는 그냥 인도 채식 주문해야 할 듯~~~
기내식을 먹고 난 뒤 영화 '업사이드 다운'(나중에 리뷰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별로였습니다) 한 편보고 한국 시간에 맞춰 잠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깨서 보니 앞자리에 앉은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뒤로 눕혀놨길래 한마디 할까 하다가 떡실신 상태에서 자는 걸 보고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깨고 난 뒤에 보니 그냥 매너없는 놈인 것 같더군요. 쩝.....
처음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자주 깼고 나중에는 추워서 깼습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여행입니다.
케냐 도착 2시간을 남겨놓은 때(한국 시간으로 오전 8시 30분),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식사 시간이니 적절한 배식이네요.
채식을 하는 사람 중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생긴 게 한국인 같아도(저만의 착각일지도....) 승무원이 일단은 영어로 말을 거네요. ㅡㅡ;;;;
첫 번째 기내식에 비해 두 번째 기내식이 더 맛있네요. 사모사(일종의 만두)도 그렇고 커리도 그렇고.
식사하고 양치질한 뒤 짐 챙겨서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예상 비행 시간은 13시간 40분이었으나 도착 시간을 보니 13시간 남짓 날아온 것 같네요. 작년 라오스 여행과 달리 비행 시간이 6시간 이상으로 길어지니 확실히 피로감이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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