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못 읽었지만 베스트셀러 '스트레스의 힘'의 작가인 켈리 맥고니걸의 신간이라고 합니다. 움직임이 어떻게 우울증, 불안, 외로움과 같은 현대인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해독제가 될 수 있는지를 심리학, 신경과학, 의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설명합니다.
무엇보다 2000년부터 피트니스 강사로 춤, 요가, 단체 운동을 가르치며 체득한 저자의 경험도 한 몫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저자는 건강심리학자이자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 강사입니다.
저자는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에렉투스부터 대퇴골과 둔근이 발달하여 움직이기 적합한 모습으로 진화하였으며 심리학적, 생물학적 진화 과정이 인간을 더 많이 움직이도록 도왔다고 주장합니다. 수렵, 채집이 주된 식량 공급 방법이었기 때문에 굶주린 상태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기 위해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하죠.
초반에는 극단적인 신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때 생기는 러너스 하이에 초점을 맞춰 설명합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증가하면 불안을 줄이고 도파민이 증가되어 낙관적 감정을 부추기는데 운동을 하면 엔도카나비노이드 분비를 촉진하거든요. 저는 활성 산소 때문에 달리기는 하지 않지만 걷기는 좋아하는데 지금은 워킹 머신을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매일 저녁 퇴근 후 운동화를 신고 나가 7km씩 걸었습니다. 걷는 게 너무 좋아서 강원도로 여행을 갈 때도 운동화를 챙겨가서 안개가 자욱하게 낀 리조트 산책길을 1시간 씩 걷곤 했습니다. 다들 미쳤다고 했죠. 그 때는 몰랐지만 그게 아마 일종의 러너스 하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루라도 걷기를 생략하면 몸이 찌뿌둥하고 밖에 나가지 못해 안달난 강아지 같은 상태가 되었거든요. 지금은 로잉 머신을 5,000미터 이상 탈 때면 몸이 정말 힘든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바를 당기고 싶은 욕구를 느끼곤 합니다.
엔도카니비노이드는 운동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연결되었을 때도 분비되는데 당연히 함께 운동을 하면 훨씬 더 배가되겠지요. 그래서 함께 힘든 운동을 하면 사회적 고립이 빠르게 치유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운동이 몸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설명하겠구나 싶어 좀 뻔한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수준으로 들어가더군요.
운동은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외로움, 고립감, 불안, 우울 같은 마음의 문제를 치유하는데도 꼭 필요한 방법입니다. 굳이 어떤 특정한 종류의 운동일 필요가 없습니다. 철인 3종 경기나 울트라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일 필요도 없고 단순한 걷기 운동도 좋습니다. 거기에 자연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좋고요.
2025년에 양평에 집을 짓고 나면 2026년부터 전원주택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둘레길에서 산책이나 걷기 운동을 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워킹 머신과 로잉 머신을 이용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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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기 자체가 아니라 중간 강도로 꾸준히 하는 신체 활동이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의 핵심 열쇠임을 알 수 있다.
* 2017년 과학자들은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토한 결과, 이 화학물질의 분비를 확실하게 증가시키는 세 가지를 파악했다. 그것은 대마초 중독, 운동, 사회적 연결이었다. 그렇다면 낮은 수치의 엔도카나비노이드와 밀접하게 연결된 심리 상태는 무엇일까? 대마초 중단, 불안, 외로움이었다.
* 성인은 10년마다 보상 체계의 도파민 수용체를 최대 13퍼센트까지 잃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일상의 즐거움이 점점 시들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활발한 신체 활동으로 무뎌지는 감정을 되돌릴 수 있다.
* 집단적 자아는 자신을 둘러싼 사적 공간에 대한 느낌도 바꿔놓는다. 한 개인의 자아감이 (고무손처럼) 다른 물체나 더 큰 집단으로 이동하면, 개인의 사적 공간에 대한 느낌도 이동한다. 브로닌 타르가 집단적 즐거움의 본질이 팽창된 자아감이라고 말했을 때 이를 두고 한 말이다.
* 한 가지 동작 패턴은 특정 감정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즐거움을 상징하는 이 동작은 색종이 조각을 공중으로 확 뿌리듯 두 팔을 위로 뻗치면서 가슴을 활짝 펴고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다.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공원 산책의 단기 신경학적 효과가 우울증에 대한 두 가지 첨단 치료 메커니즘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은 대단히 흥미롭다. 우울증으로 고생한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호흡할 때 심리학적으로 매우 좋아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야외 활동에 시간을 내는 것이 결코 사치가 아님을 상기해준다. 야외 활동은 자신을 돌보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자신을 보존하는 행위이다.
* 자연과 교류하고 싶은 인간의 갈망을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생명애(love of life)라는 뜻이다. 생물학자 E. O. 윌슨에 따르면, 바이오필리아는 타고난 본능으로 인간의 행복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 전 세계 어디서나 자연과 더 많이 교류한다고 느끼는 사람은 삶의 만족도와 활력, 목적의식과 행복감이 더 크다고 보고된다.
덧. 이 책은 e-book으로 읽어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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