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5년에는 43권의 책을 읽고 17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2014년 결산 때도 그렇고 매년 말씀드리지만 책이나 영화를 본 것 중 포스팅을 완료한 것만 카운팅하기 때문에 밀린 포스팅의 수를 고려(대략 각각 30개씩 밀려 있음;;;)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행히 2014년과 달리 2015년에는
'거장 이쾌대 전'을 다녀오는 바람에 '전시, 공연 문화 생활 전무'라는 오점만큼은 겨우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행 분야에서는 선방을 한 편이라서 여름에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긴 기간 동안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섬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피서와 피한을 모두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5월에 여수로 국내 여행도 다녀왔네요.
2016년에는
상반기에 대만, 하반기에 버마상반기에 몽골, 하반기에 대만을 다녀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번씩은 휴양 여행을 가서 쉬는 것도 좋다는 깨달음을 얻었기에 여행 목표가 소폭 변동될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기필코 몇 년 동안 별러온 책을 어떻게든 마무리해서 출판할 계획도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는 작년에 넷째 '까미'에 이어 올해 초에 다섯 째 '미미'까지 두 마리의 미묘가 집에 들어와 이제 함께 사는 고양이 식구의 수가 다섯으로 늘었습니다. 미미는 아직 임시보호 중이라 좋은 집사를 만나면 입양을 가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또 모르죠. 묘연이란...
어떻게 되든 고양이나 함께 사는 집사나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평안과 희망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새해 덕담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블로그에서만큼은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포스팅합니다.
덧. 작년 새해 인사 포스팅에 썼던 불길한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 같아 올해 예상은 일부러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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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대한다원에서 여수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등가게장에 들러 어르신께 드릴 간장게장을 제일 작은 것(2.7kg, 30,000 원)으로 샀습니다. 등가게장에 들렀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요;;;; 카페 트리에도 들러 팥빙수와 커피로 티 타임을 가졌습니다.
한숨 돌린 뒤 함께 간 지인들이 렌트한 차량을 반납하는 동안 여수엑스포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여수엑스포역에 떨궈 달라고 했죠. 사정이 이렇게 되니 잠시 동안이기는 해도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는데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여수엑스포 코 앞에 있는 여수엑스포역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코인락커가 있더군요.
맞이방에 가면 있는데
작은 것은 1,500원이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짐이 많아서 3,000 원짜리 큰 것을 이용했고요. 무거운 짐을 맡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엑스포로 향했습니다.
평일인데다 날씨도 꾸물꾸물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입구에서 알바생으로 보이는 직원이 입장인원을 카운트하고 있는데 심심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게 아케이드몰의 모습인데 보시는 것처럼 정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문을 열고 있는 기념품점에 들어가 1만 원짜리 셀프 안마기 하나를 건졌습니다. 만듦새가 꽤 좋더군요. 돈이 아깝지는 않은 기념품이었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가끔 사용하고 있어요.
렌트 차량을 반납하러 간 일행과 합류하여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스카이 타워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사실 향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여수엑스포역 바로 앞에 있거든요.
스카이 타워 전망대 외벽에는 기네스북에 등재까지 된 초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사일로의 벽을 따라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냥 장식이 아니라 실제 파이프 오르간입니다.
독일의 오르간 명장 헤이 오르겔바우에서 제작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연주자가 연주를 들려줍니다. 제가 갔을 때에도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고 있더군요.
멀리서도 들릴 정도로 소리가 컸는데 관람객의 청각 보호를 위해 가장 작은 소리로 연주하고 있다니 가장 큰 소리로 연주하면 어느 정도로 큰 소리를 낼 수 있을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주로 오후 시간에 연주를 하며 한 번 연주를 할 때 15분 정도 합니다. 제가 갔을 때 마침 마지막 연주를 마치고 연주자가 연주실에서 나오더군요.
스카이 타워의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에서 밤 10시까지(월요일만 저녁 8시)이고 문을 닫기 30분 전에 입장이 마감됩니다.
입장료는 1인 당 2천 원으로 개인적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입장권을 받고 들어가면 1층에 시멘트 공장의 저장창고가 어떻게 스카이 타워로 재창조되었는지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카이 타워의 높이는 55미터라고 하네요.
1층에서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가면 스카이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며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전망이 훌륭하여 차맛이 절로 날 것 같네요.
사일로 두 개를 연결하여 라운지를 만들었는데 중간에 이렇게 유리로 되어 있는 공간이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걸어서 지나다닐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멋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가슴이 오그라드네요.
사진에 보시면 경고 문구가 붙어 있는데 아니 대체 누가 이 위에서 발을 구르면서 뛰는 건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답니까?
어른들은 아예 얼씬도 안 하고 철모르는 애들만 뛰어서 지나다니더군요. ㅡㅡ;;;
여수엑스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리 봐도 싱가포르를 본뜬 것 같다는 말이죠;;;;
사람도 많지 않은데 날씨까지 흐려서 조금은 쓸쓸해 보입니다.
엑스포 옆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옆에는 한옥 호텔이 들어서 있네요.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호텔이라고 합니다. 엠블 호텔과 경쟁 중이라는... 보기에는 그럴싸 하지만 도심에 너무 가까워서 제가 원하는 컨셉은 아니네요. 저는 이용 안 할 듯....
그 옆이 여수엑프포역입니다. KTX 열차는 안 보이네요.
바다 쪽으로는 푸른빛이 도는 창문이 설치되어 있어 바다 색이 더 짙게 느껴집니다.
멀리 오동도도 보이네요.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통유리창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역시나 오금이 저리네요;;;;'
스카이 타워 전망대를 내려와 엑스포의 푸드코트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갓김치김밥(3,000 원)과 갓물김치냉면(7,000 원), 여수해물라면(가격은 잊어 버렸네요;;)을 먹었는데 모두 별로였습니다. 역시나 유명 관광지의 푸드코트라서 그럴까요? 특산물인 갓김치를 이용한 먹을거리였지만 비추입니다.
저녁을 먹고 맞이방에 돌아와 짐을 찾고 시간을 맞춰 7시 20분에 출발하는 KTX 열차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모처럼만에 떠난 1박 2일의 국내 여행이 끝났습니다. 국내에도 좋은 곳이 많은데 시간을 내는 것이 참 쉽지 않네요. 앞으로는 짧은 일정이라도 좀 자주 돌아다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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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내리고 자서 그런지 아님 황토 바닥에서 잤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간만에 푹 잤습니다.
보일러를 끄고 잤는데도 이불이 푹신하고 따뜻해서 그런지 몸도 배기지 않네요.
8시 30분 쯤 일어나 샤워하고 어제 밤에 들어오면서 장을 봐 온 빵과 과일, 커피로 펜션 밖 테이블에 앉아 여수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아침 식사를 즐겼습니다. 일정이 빡빡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여유를 부렸죠.
짐을 정리하고 주인장께 체크아웃 문자를 보내고 녹차밭을 둘러보기 위해 보성으로 향했습니다.
여수에서 보성까지는 차량으로 대략 1시간 남짓 걸립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보성의 녹차밭은 처음입니다. 가보고 싶다 생각은 여러번 했지만 평생 처음으로 가는 겁니다.
이번 여행은 제가 일정을 짜지 않고 몽땅 떠넘겼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도 없었죠. 함께 간 사람들이 고른 곳은 대한다원입니다. 보성에는 다원이 꽤 많지만 대한다원의 규모가 가장 크고 보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서 골랐다고 합니다.
개방시간을 보니 하계에는 새벽 5시부터 문을 여는데 새벽에 들르는 녹차밭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구로 올라가는 길 또한 운치 있습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관광버스를 대절한 단체 관광객들도 거의 없어서 호젓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일행이 원래 이 길은 본래 사람으로 메워져서 앞 사람 뒤통수만 보고 걷는 길이라고 혀를 내두르던데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진입로를 따라 걷다가 문득 옆으로 눈을 돌렸을 때 들어온 풍경입니다. 눈부시게 푸르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네요.
입구만 보면 다원이라기보다는 공원이나 사적지 같은 느낌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대한다원이 그렇게 넓은줄은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단체가 아닌 경우 자가용을 타고 오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실 수도 있습니다. 다원에서 보성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나 봅니다. 다원에서 나가는 버스 시간표인 것 같은데 배치가 이상해서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입구에서 매표소까지의 공간을 빼고 그 뒤로만 봐도 면적이 상당히 넓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대한다원을 둘러보는 코스는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냥 발 닿는대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만;;;;;
매표소에 도착해 보니 평일이라서 그런지 매표소가 닫혀 있고 자동판매기로만 입장권을 구매하게 되어 있더군요.
입장료는 1인 당 4,000 원입니다. 살짝 비싸다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정작 제가 기분이 상한 건 카드가 안 되고 현금으로만 구매해야 하더군요. 현금영수증도 안 되니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건가요?
대한다원은 관록있는 다원답게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찻잎을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푸르름이 덜 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비탈길에 둔덕을 내어 차나무를 심었는데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합니다.
요기가 기억도 잘 안 나는 SK 텔레콤의 '스님과 수녀' CF를 촬영한 장소 부근입니다. 어떤 CF였는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광고판이라도 좀 설치해주지;;; 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도 같습니다만 컨셉이나 시놉시스는 떠오르는데 정작 중요한 배경 장면이 기억나지 않네요.
풍광도 훌륭합니다. 녹차밭의 풍경도 마음에 들었지만 저는 녹차밭을 에워싸고 있는 숲의 다채로운 색깔과 모습이 더 좋더군요.
대한다원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바다전망대로 오르는 길인데 오르는 계단이 가팔라서 어르신들은 힘드실 것 같습니다. 왼쪽 길에 사람 보이시죠? 그 정도 규모입니다.
꽤 높이 올라왔습니다. 숲의 녹음이 더 짙어 보입니다.
전망대 이름이 왜 바다전망대인가 궁금했는데 올라와 보니 멀리 바다가 보이네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ㅠ.ㅠ 오랜만에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로 빠르게 올랐더니 근육이 터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은 좋네요.
이정표를 보면 왔던 길로 돌아 내려갈 수도 있지만 편백나무숲 방향으로도 내려갈 수 있기에 그리로 향했는데 보시는 것 같은 계곡물로 길이 젖어 미끄럽습니다. 역시나 어르신들은 내려오시기 어렵겠네요.
그래도 삼림욕은 제대로 한 듯 합니다.
편백나무숲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녹차를 활용한 음식을 파는데 거기에서 녹차 비빔밥과 녹차 냉면을 먹었습니다.
녹차 비빔밥은 6,000 원, 녹차 냉면은 7,000 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반적인 관광지와 비교해 볼 때 비싼 편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꼭 드셔보라고 추천할 만한 수준의 맛은 아닙니다. 그저 먹을 만 합니다.
음식점 바로 옆에 녹차 시음도 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우전차를 1인 당 1,000 원만 내면 마실 수 있습니다. 차는 3회 정도 우려먹을 수 있어서 가성비가 훌륭하죠. 차맛도 좋습니다. 대한다원을 가실거라면 그냥 차밭만 둘러보고 나가지 마시고 꼭 시음도 해 보세요. 추천합니다.
다만
녹차 아이스크림은 비추입니다. 한 개 가격이 2,000 원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녹차맛이 안 나는 것은 물론이고 분유맛이 나는데다 결정적으로 재료를 섞을 때 수돗물을 사용하는 걸 우연히 목격했거든요(다 먹고나서 보게 됨;;;;).
우전차 맛이 너무 훌륭하기에
2014년 산 티백 우전차(20티백, 16,000 원)하고
올해 우전차 찻잎(100g, 77,000 원)을 질렀습니다. 아무리 갓 딴 찻잎이라고 해도 100g에 77,000 원이라면 손이 덜덜 떨리는 금액인데 50g 단위로 소포장이 되어 있어 함께 간 커플과 나눴습니다.
다시 여수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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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향일암까지는 차로 대략 30분 정도 걸립니다. 대중 교통이 있기는 할테지만 가 보니 아주 번거로울 것 같습니다. 자가용이 없다면 아주 애로 사항이 꽃필 것 같네요. 차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향일암은 관세음보살의 보살핌을 받는 관음 성지로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관음 도량 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정작 향일암 진입로는 온통 돌산 갓김치를 파는 매장만 득시글하더라는. ㅡ.ㅡ;;;;;
얼핏 보니 입장료가 있는 것 같던데 휴일이라서 그런건지, 제가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매표소가 닫혀 있어 그냥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향일암 입구에서 정면은 보시는 것 같은 계단길이고 오른쪽은 등산로처럼 생긴 비탈길인데 보기에는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이 덜 힘들어 보이지만 계단으로 오르는 길을 추천합니다. 전망도 그렇고 훨씬 호젓해서 걷기 좋거든요. 오른쪽 길은 내려올 때 이용하면 됩니다.
향일암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무슨 lost world라도 들어가듯이 바위로 막힌 좁은 절벽 틈새로 지나가야 향일암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복신앙의 잔재인지 모르겠는데 바위 이곳저곳에 사람들이 동전을 올려놓거나 끼워놓았습니다. 외국 동전도 제법 많네요.
웅장하고 묵직한 분위기와 달리 경내에서는 연등을 비롯해 이런저런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상업화된 느낌이 많이 나는 게 흠입니다.
향일암은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는 암자를 짓고 수도하다가 관세음보살을 만났다는 기록이 전하는 곳으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숙종 때 인묵대사가 다시 지으면서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으로 향일암으로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지형이 거북 형상이고 주변의 바위들이 거북 등껍질 무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영구암', '금오암'으로도 불렸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거북 등껍질 무늬 돌로 만든 거북 조각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잘 보시면 머리에 동전을 올려놓은 거북도 심심치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향일암은 입구 뿐 아니라 보시는 것 같은 바위 절벽 사이로 길을 곳곳에 내서 꽤나 독특한 느낌입니다.
해를 향한 암자답게 전망이 탁월합니다. 일몰을 보러 일부러 많이들 온다는데 오늘은 제가 좀 늦었네요. 그래도 멋집니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 보니 약수터가 있더군요. 얼굴만 보고 왠 용인가 싶었는데....
거북 등장이요~ 두둥~
거북이 용을 깔고 앉았습니다;;;;;
향일암의 멋진 풍광을 뒤로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차를 돌려 다시 여수로 향했습니다.
여수 시내에도 번화가가 있고 서울에서 유행하는 웬만한 먹을거리는 대부분 있습니다. 카페도 그렇고요. 원래는 '두부 마을'에서 두부로 만든 음식을 먹고 싶었으나 함께 간 사람들의 눈치를 보아하니 피자를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제가 치즈까지는 양보하고 '시카고 피자'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도우가 두꺼운 피자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리고 펜션으로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내일 아침에 먹을 장을 봤습니다. 숙소로 들어오니 대략 10시 쯤 되었네요.
해외로 여행을 가면 시간이 아까워서 아침부터 부지런을 떠느라고 피곤한데 국내 여행은 상대적으로 좀 느긋한 느낌이어서 좋아요. 늦잠을 자도 상관이 없고...
내일은 오전에 보성 녹차밭만 둘러보기로 해서 한결 여유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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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굴을 빠져나와 원래 걷던 길로 돌아와 조금 더 올라가니 오동도 등대가 나타납니다.
입구에 앙증맞은 빨간 달팽이 구조물이 있는 등대인데요.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어 전망탑까지 지친 다리를 끌고 또 올라가야 하는 부담은 없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인데 문제는 전망대를 둘러 설치된 강화 유리가 부옇고 더러워서 전망이 썩 좋지 않습니다. 시설 관리하는 부서에서도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던데 그만큼 더럽습니다;;;;
휭 둘러보고 내려와 등대 매점에서 아이스 동백꽃차를 한 잔 마셨습니다(2,000 원). 목이 탔을 때 마셔서 그런지 시원은 했지만 꿀차와 다를 바 없는 맛이라서 꼭 드셔보라고 권해드릴 수준은 아닙니다.
오동도 등대로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계단이 많고 힘들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리 난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그늘도 많고 중간에 쉴 수 있는 곳도 많아서 쉬엄쉬엄 가도 됩니다.
등대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오른쪽으로 음악 분수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데 그리로 가면 올라올 때처럼 오르락 내리락 할 필요없이 쉽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시원한 나무 그늘길도 통과하면서 말이죠.
내려오고 나니 다리도 좀 고단하기에 동백 기차를 타고 나갈까 싶어 시간표를 봤는데 방금 떠났는데 30분이나 기다려야 하더군요. 기다리느니 결국 그냥 걸어서 오동도 밖으로 나와 다시 낑낑대며 스카이 플라이를 타기 위해 산을 올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완성된 후 여수에 내려가실 분들은 꼭 엘리베이터 타세요;;;;
올 때는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스카이 플라이가 돌산대교를 가로질러 가는군요. 돌아갈 때 유난히 바람이 세서 그런지 캐빈이 흔들리는게 스릴 만점이었습니다(라고 쓰고 덜덜 떨었다고 읽는다). 게다가 답답하다고 환기나 하자며 머리 위의 환풍구를 조금 열었더니 그리로 황소바람이 들이치면서 더 많이 흔들리더군요. ㅠ.ㅠ
지금도 배를 건조하는 건지 그냥 사용하는 배를 끌어다가 올려놓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탑승장으로 돌아왔습니다. 2층이 탑승장이고 1층은 편의점, 커피 전문점 등의 편의 시설이 있습니다.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스넥바도 있죠.
이제 슬슬 체크인을 하기 위해 미리 예약해 둔 스머프 흙집 펜션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스머프 흙집 펜션은 이름 그대로 스머프를 모토로 해서 황토로 주인장께서 직접 지었는데요. 풍광이 엄청납니다. 보시죠.
바다가 코 앞이라 산책을 나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 스머패트가 반겨주네요. ^^ 입구 바로 오른쪽에 수영장도 있습니다만 제가 갔을 때는 아직 물을 채워놓지 않아 수영은 못 했네요. 여름에 방문하시면 수영하면서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펜션은 버섯 모양으로 된 독채 집이 연결된 형태라서 독립성이 보장됩니다.
나무로 된 창호문으로 모양새는 살리면서도 번호키를 장착한 유리문으로 보안 문제도 해결한 게 눈에 띕니다. 왼쪽의 흰 나무장은 신발장입니다.
모든 방이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묵은 홍두깨방(재미나게도 모든 방 이름이 만화 주인공 이름입니다. 홍두깨, 하니, 엄지, 고길동, 까치, 짱구 등)에서는 바다가 그대로 보이네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황토, 나무, 한지를 주 재료로 사용해 지었답니다. 그래도 에어컨, 위성TV 등 편의시설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원룸 시스템인데 인원수가 많은 경우 복층으로 된 방도 2개인가 있으니 그걸 이용하시면 됩니다.
방으로 들어오면 왼쪽이 주방, 오른쪽이 욕실입니다. 주방은 사용하지 못했지만 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더군요.
전망도 좋고, 깨끗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주인장이 처음에 맞이해서 이용 안내를 한 뒤로는 일체 간섭하지 않아서 편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체크아웃하면서 문자 드렸더니 보일러 끄고 문만 잘 잠그고 가시면 된다고 하네요. 와서 점검도 안 하더라는;;;; 관리 참 손쉽게 하시네요;;;;
제가 원래 여행을 가도 잠자리를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황토방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더 숙면을 취한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개운하더군요.
이용요금은 비수기 기준 1박에 12만 원인데 저는 쿠팡가 8만 원으로 묵었습니다.
스머프 흙집 펜션에 관심 있는 분들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청결함과 훌륭한 전망만으로도 추천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일단 짐을 풀고 어두워지기 전에 향일암을 횡하니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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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플라이 탑승동에서 오동도 입구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지만 워낙 가파른데다 마주 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힐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조심조심 내려가야 합니다. 비라도 내리면 미끄러지기 딱 좋겠더군요. 내려가는 동안 딱 두 가지 생각만 들었습니다. 1) 이거 왠지 만리장성 오를 때와 비슷한 느낌인데? 2) 지금은 수월하게 내려가지만 이따가 돌아올 때 죽었다. ㅠ.ㅠ
계단을 다 내려오면 곧바로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동도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죠.
사진에는 잘렸지만 오른쪽에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입장문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기에서 입장료를 징수했나 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입장료가 무료였고요.
오동도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오른쪽에 유람선, 모터보트를 타라고 호객하는 분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열심히들 외치지만 유람선을 타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대개는 오동도를 가볍게 둘러보려는 관광객들이니까요.
입구에서 오동도까지 들어가는 길이 평지이기는 해도 꽤 먼 거리이기 때문에 셔틀 버스처럼 운영하는 동백 기차를 타셔도 됩니다만 요금이 싼 대신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저같은 뚜벅이들은 30분을 기다리느니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걷는 걸 택하고 말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겁니다. 저도 그냥 걸어서 왕복했습니다.
방파제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를 타고 오동도 근처까지 들어와서 돌아본 풍경입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기 때문에 걸어서 왕복해도 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자나 선글래스, 썬크림을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오동도 초입에 도달하면 직진할 수도 있고 등대 방향인 오른쪽으로 꺾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오른쪽으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금 힘들 수는 있지만 삼림욕을 하는 느낌이라서 좋거든요.
등대로 가는 도중에 오른쪽으로 다시 한번 꺾어지면 '용굴'에 들를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해안가로는 원래 접근이 금지되어 있는데 그래도 굳이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죠;;;;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들렀기 때문에 용굴의 유래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도 용이 살다가 승천한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300년 묵은 지네 전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역시나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용굴로 내려가는 길은 보시는 것처럼 잘 닦여 있어서 접근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보시는 것이 용굴인데요. 용굴 바로 앞이 그냥 절벽인데도 안전망 같은 게 전혀 없어서 꽤 위험해 보입니다. 발을 헛딛어서 떨어질 수도 있고 비라도 와서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고요. 게다가 사람들이 북적여서 안전사고 위험이 클 것 같더군요.
용굴은 오랜 파도에 의해 깎여서 만들어진 해식 동굴인데요. 지금은 썰물이라서 이렇게 다 드러나 있지만 밀물이 들어오면 바로 발 앞에까지 물이 들어차기 때문에 꽤 장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맞춰 방문하는 건 운에 맡겨야겠지만요.
용굴 입구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니 마침 모터 보트 한 대가 물살을 가르고 쓩 하고 지나가네요~
용굴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눈요기만 하고 다시 등대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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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Tree를 나와 스카이 플라이를 타기 위해 차로 돌산대교를 건넜습니다.
원래 여수는 엑스포 때문에 보러 간다고 했다가 엑스포 특수가 사라진 후에는 버스커버스커 때문에 밤바다를 보러 내려간다고 했는데 이제는 스카이 플라이를 타러 간다(?)고 할 정도로 여수를 대표하는 탈거리가 되었습니다. 여수에 사는 현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첫손으로 꼽는 관광 명물이지요. 개인적으로도 추천합니다. 여수에 오면 꼭 타 보셔야 하는 게 스카이 플라이에요.
스카이 플라이가 케이블카이니 당연히 양쪽 끝이 있을텐데 한 쪽에만 차량을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차를 가져가시는 분들은 어느 쪽이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쪽인지 알아보고 가셔야 합니다. 답만 말씀드리면 오동도 반대편이에요.
스카이 플라이는 일반 캐빈과 바닥이 투명인 크리스탈 캐빈으로 나뉩니다. 요금이 13,000 원 대 20,000 원이기 때문에 뭘 투명 바닥까지 타야 하나 하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기왕 타실거면 크리스탈 캐빈을 타세요.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대신
크리스탈 캐빈은 편도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왕복으로 타셔야 합니다. 대략 일반 캐빈 6대에 크리스탈 캐빈 1대 꼴로 배치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저희는 팀원 중 고소 공포 증세가 있는 사람이 있어 그냥 일반 캐빈으로 왕복했습니다.
편도가 아닌 왕복을 끊은 분들은 절대로 탑승권을 버리면 안 됩니다. 돌아올 때 표를 확인하거든요.
그건 그렇고 여수 시민이라고 해도 그렇게 할인폭이 큰 것 같지는 않네요. 일반 왕복 기준으로 달랑 2천 원 깎아줍니다.
보시는 것처럼 바다를 가로질러 건너가는데 오른쪽은 배를 건조하는 dock이고 오른쪽 상단이 돌산대교입니다. 밤에 보면 야경이 끝내준다는데 이상하게도 제대로 된 야경을 볼 수 있는 view가 안 나옵니다. 아무래도 어디에서 봐야 끝내주는 지 현지에 계신 분께 여쭈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스카이 플라이가 어느 정도 높이냐 하면...
대략 이 정도 높이입니다. 헐헐~
높이부터 만만치 않은데다 캐빈의 크기가 6명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작고 여기에 바닥까지 투명이라면 고소 공포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걸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저희는 돌아올 때 맛보았지만 바다 바람이 엄청 강하기 때문에 강풍이 불면 캐빈이 좌우로 흔들리기까지 해서 공포 지대로입니다. 흐흐흐...
바다를 건너면 곧바로 산을 넘어가게 됩니다.
산을 넘어서면 곧바로 내리게 되는데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방파제가 오동도로 이어지는 방파제입니다. 그러니까
차량을 주차하시려면 오동도 반대편 탑승구에서 스카이 플라이를 타셔야겠지요.
스카이 플라이에서 내린 후 일반적인 코스는 계단을 걸어 내려가 저기 보이는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는 등산을 한 뒤 다시 스카이 플라이를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겁니다. ㅡㅡ;;;;
그런데 그게 워낙 빡세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현재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 말 쯤에 여수에 가시는 분들은 저처럼 생고생을 하지 않고 편하게 오동도를 왕복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엘리베이터 이용 비용이 추가되겠지요;;;;
왼쪽에 보이는 것이 여수 엑스포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보면 여수가 그리 큰 도시가 아니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걸어다닐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차량을 렌트하거나 택시만 타고 다녀도 금방 이동할 수 있는 면적입니다.
스카이 플라이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것이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을 본떠 만들었다는 MVL 호텔입니다. 여수에 VIP가 내려오면 어김없이 여기에 묵는다고 하죠. 저야 별 메리트가 없어서 안 묵었지만 어르신을 모시고 오거나 여수에서 기분 내고 싶은 한번쯤 고려해 보셔도 좋을 듯요.
이제 본격적인 등산(하산 먼저;;;)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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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여수엑스포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택시로 이동했습니다. 택시비가 5,500 원이 나왔죠. 체감 거리에 비해 다소 비싼 듯 하지만 지방에서는 그런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래도 이동 중에 기사님이 맛집을 추천해 주셔서 점심을 거기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버스터미널에 금호고속버스 사무실이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바로 옆에 금호 렌트카 사무실이 붙어 있습니다. 미리 예약해 놓은 K5 차량을 받고 아까 택시 기사님이 알려주신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여수 시내에는 게장으로 유명한 게장골목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두꺼비 게장이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여수 분들은 여기를 더 많이 간다고 귀뜸해주신 '등가게장'입니다.
처음에는 숨겨진 허름한 맛집인가 싶었는데 도착해 보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르바이트생도 여럿 쓰는 대형 음식점이에요.
테이블이 너무 많고 회전이 빠르다 보니 장례식장처럼 테이블에 1회용 비닐을 깔아서 먹고 남은 게껍질을 그냥 쌓아두면 종업원이 비닐째 싸서 치우고 새 비닐을 까는 방식입니다. 효율적이기는 하겠지만 보기에는 좀 그랬어요. 위생적일 수는 있겠지만 자원 낭비가 심하네요.
게장을 본격적으로 먹고 싶으면 대,중,소 크기대로 골라서 먹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1인분에 8,000 원 하는 등가게장 정식을 먹습니다. 이 가격은 여럿이 왔을 때 1인 당 가격이고 밑반찬 때문에 그러는지 혼자 와서 먹으면 10,000 원입니다. 미취학 아동은 5,000 원인데 초등학생부터는 성인과 동일하다는 문구가 재미있네요. 애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저희도 사람 수 대로 등가게장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함께 간 사람들 맛있는 걸 먹이려고 간 집이라서 제가 먹을 것이 뭐 있을까 싶었는데 상차림을 보니 그냥 깔린 반찬만으로도 밥은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나물 반찬도 많고 해서 밥 한끼 먹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게장은 양념 반, 간장 반 주문했습니다.
요게 양념 게장입니다. 함께 간 사람들 말로는 너무 달거나 맵지 않고 감칠맛이 좋다고 합니다.
요건 간장 게장입니다. 10년도 넘은 일이지만 예전에 채식을 하지 않던 때 서울 프로간장게장에서 간장 게장을 처음 먹고 짜고 비린 맛에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는지라 간장 게장이라는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좀 있는데 이 간장 게장은 비린내도 전혀 나지 않고 맛있다고 하네요.
여수의 게장은 현지에서 잡은 돌게를 사용하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껍질이 단단해서 가위로도 잘 잘리지 않습니다. 먹는데 애로 사항이 꽃피더군요.
점심을 먹고 등가게장 바로 옆에 있는 카페인 Cafe Tree에서 입가심을 했습니다. 식후 커피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위치에요.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게 같았어요.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2층도 넓어요. 아무리 게장골목 초입이라 사람이 많이 온다고 해도 매장이 이렇게 넓어서 장사가 되겠나 싶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 손님이 너무 없어서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빙수하고 커피를 주문했는데 빙수를 유기 그릇에 담아준 것도 마음에 들고 커피도 진하기를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꽤 세심하더군요. 마음에 들었습니다. 로스팅한 커피 원두도 팔기에 다음 날에 블루 마운틴 원두도 200g 사 왔습니다.
한숨 돌리고 여수의 명물이라고 하는 스카이 플라이를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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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은 다녀온 지 꽤 되었는데(그러고 보니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그건 아니지만;;;) 여수와 보성을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광명역에서 아침 9시 9분 발 여수행 KTX-산천 열차를 탔습니다. KTX-산천 열차는 비교적 새로 나온 신형 열차라서 경부선 라인에서 운영하는 구형 KTX 열차에 비해 좌석 간 거리도 길고 쾌적합니다.
KTX를 광명역에서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은 신도림역 등에서 KTX 광명역으로 들어가는 열차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맞춰 타야하는 겁니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아침 시간대의 경우 KTX 광명역이 종착역인 8시 33분 열차를 놓치면 답이 없습니다. 시간 상으로는 16분 밖에 안 걸리는데 말이죠.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그건 그렇고 KTX 광명역에서 KTX 여수엑스포역까지는 2시간 43분 정도 걸립니다. 국내 기차 여행은 3시간 안쪽으로 걸리는 게 적당한 것 같더라고요. 간식 먹으며 수다 떨다 지치면 살짝 잠을 자도 충분한 정도의 시간이거든요.
제가 탔던 KTX-산천 열차는 목포로 가는 열차와 붙여서 공동 운행을 하더라고요. 함께 내려가다 전주에서인가 쪼개집니다. 중간에 직원이 좌석 확인을 하니 그럴 일은 별로 없겠지만 혹시라도 열차를 잘못 타면 여수가 아닌 목포로 갈 가능성도 있겠더군요(웃음~). 열차 사이가 막혀 있어서 넘나들 수가 없거든요.
광명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을 했다가 풀렸는지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여수에 내려가는 내내 잤습니다;;;;.
KTX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했습니다. 여수 엑스포를 겨냥해서 지은 역사라 그런지 깨끗하고 시설이 좋더군요. 입구에 여수 엑스포의 마스코트인 여니와 수니가 보입니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건물은 시멘트 공장의 폐 사일로를 개조해 만든 스카이 타워입니다.
처음에는 뭔 저런 흉물스러운 건물이 스카이라인을 떡 하니 가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의미가 있는 랜드마크더라고요. 저기는 5월 6일에 올라가게 됩니다. 꼭대기에 전망대 카페가 있거든요.
여수에 12시 쯤 도착했는데 예약해둔 렌트카를 여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찾기로 한 시간이 오후 1시라서 조금 여유가 있더군요. 그래서 여수 세계 박람회장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여수 세계 박람회장은 KTX 여수엑스포역 바로 앞에 있어요. 아주 가깝습니다. 박람회가 끝나면 대개 그렇듯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기가 쉽지 않아서 을씨년스러운 건물들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도 여수는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인 '여수 밤바다'덕분에 완전히 죽지는 않아서 서울을 비롯한 위쪽 지방에서 관광객들이 당일 코스로 좀 내려오는 편이랍니다.
제가 내려간 날이 어린이날이라서 그런지 박람회장에서는 하루종일 동요를 틀어주더군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동요들을 실컷 들었습니다;;;;
박람회장 입장료는 따로 없습니다. 그냥 들어가면 되요. 어린이날을 맞아서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박람회장이 워낙 넓어서 붐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박람회장 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잡은 Big O입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보고 회전 관람차 같은 놀이기구로만 알았는데 조명-분수쇼를 하는 장비더군요. 30분 간격으로 공연하는데 희안하게도 저는 여수에 있는 내내 한번도 못 봤습니다.
Big O 너머로 아스라이 보이는 건물은 엠블(MVL) 호텔입니다.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을 벤치마킹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확실히 외관이 좀 닮았습니다. 맨 꼭대기가 싹뚝 잘린 모양이 좀 생뚱맞지만...
엠블 호텔은 특1급 호텔로 객실 수가 300개가 넘으니 꽤 큰 호텔이고 블로거들의 리뷰를 보면 아시겠지만 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원래는 여기에 묵으려고 했는데 겨우 1박을 묵는데 들이는 비용치고는 비싸게 느껴지기도 하고 모처럼의 국내 여행이니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펜션을 섭외했습니다.
원래는 박람회장에서 점심을 먹고 렌트카를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별로 먹을 만한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일단 차를 먼저 찾고 점심 먹을 곳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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