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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20 버마 여행 - 요약
- 2020/01/19 버마 여행 - 준비편(자료 수집)
- 2020/01/14 버마 여행 - 준비편(버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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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08 페루 여행 - 9월 4일(저녁 Taypikala 호텔 -> Indio Feliz 저녁 식사) (2)
- 2018/05/27 페루 여행 - 9월 4일(오후 마추픽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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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18 페루 여행 - 9월 3일(오후 Ollantaytambo -> 저녁 San Agustin Urubamba) (2)
- 2018/05/16 페루 여행 - 9월 3일(오전 Potato Park -> Huchuy Qosqo 레스토랑) (2)
- 2018/05/10 [서적] 샬레 스위스(2017)
- 2018/05/06 페루 여행 - 9월 3일(오전 Puma Cha Yoc -> Pisac)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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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7 페루 여행 - 9월 1일(오전 아레끼빠 야나우아라 전망대) (4)
- 2018/03/30 [서적] Lonely Planet Switzerland(8th, 2015)
- 2018/03/16 몰디브 여행 - 12월 30일(낮 Ja Manafaru Resort)
- 2018/03/15 몰디브 여행 - 12월 29일(종일 Manafaru Resort) (2)
- 2018/02/11 몰디브 여행 - 12월 28일(저녁 Kakuni 레스토랑 저녁 뷔페) (2)
- 2018/02/08 몰디브 여행 - 12월 28일(오전 스노클링 투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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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12 몰디브 여행 - 12월 26일(오후 말레 -> JA Manafaru 리조트) (2)
- 2018/01/10 몰디브 여행 - 12월 25~26일(인천 -> 콜롬보 -> 말레)
- 2018/01/07 몰디브 여행 - JA Manafaru 리조트 요약
- 2018/01/06 몰디브 여행 - 준비편(자료 수집)
- 2018/01/05 몰디브 여행 - 준비편(교통편과 대략 일정)
- 2018/01/01 몰디브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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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2/07 페루 여행 - 8월 30일(오전 Antonini 박물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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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17 페루 여행 - 8월 29일(오후 와카치나 -> 저녁 나즈카) (4)
- 2017/11/02 페루 여행 - 8월 29일(오전 Pisco Winery) (4)
- 2017/10/20 페루 여행 - 8월 29일(오전 Ballestas섬) (6)
- 2017/10/05 페루 여행 - 8월 28일(오후 -> 저녁 빠라까스)
- 2017/10/03 페루 여행 - 8월 28일(오전 리마 -> 오후 빠라까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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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30 페루 여행 - 8월 26일(인천 -> LA -> 리마 8월 27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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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23 페루 여행 - 준비편(페루 소개) (6)
- 2017/09/18 [서적] Lonely Planet Maldives(9th, 2015) (6)
- 2017/09/17 대만 여행 - 12월 28일(저녁 타이페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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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2 페루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26)
- 2017/08/16 대만 여행 - 12월 28일(오전 진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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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7/30 대만 여행 - 12월 28일(오전 황진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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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7/23 대만 여행 - 12월 27일(저녁 사마오구 온천 -> 밤 호텔 야식) (2)
- 2017/07/16 대만 여행 - 12월 27일(저녁 융캉제) (2)
- 2017/07/14 대만 여행 - 12월 27일(오후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 十里安)
- 2017/07/07 대만 여행 - 12월 27일(오전 화롄 -> 오후 타이페이)
- 2017/06/17 대만 여행 - 12월 26일(오후-저녁 Leader Village Taroko Hotel)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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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4/22 대만 여행 - 12월 26일(오전 타이루거 협곡 : 사카당 보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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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3/11 [서적] Lonely Planet Peru(4th, 2016)
- 2017/03/08 대만 여행 - 12월 25일(오후 홍마오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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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25 대만 여행 - 12월 25일(오전 담수이 카스테라 -> 해안가) (2)
- 2017/02/22 대만 여행 - 12월 25일(오전 담수이 용산사)
- 2017/02/17 대만 여행 - 12월 25일(오전 담수이)
- 2017/02/11 대만 여행 - 12월 24일(저녁 국립고궁박물원 내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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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01 대만 여행 - 준비편(자료 수집)
- 2017/01/01 대만 여행 - 준비편(교통편과 대략 일정) (2)
- 2016/12/31 대만 여행 - 준비편(대만 소개)
- 2016/12/30 [공지] 대만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6)
- 2016/12/14 몽골 여행 - 8월 1일(오전 간당 사원) (8)
- 2016/12/06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9일(오전 노보텔 -> 시드니 공항)
- 2016/12/06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8일(오전 시드니 피쉬 마켓 -> 오후 워윅 팜)
- 2016/11/27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7일(저녁 시드니 타워 -> 밤 코클 베이) (2)
- 2016/11/19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7일(오전 에코 파크 -> 링컨스 롹) (4)
- 2016/11/17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7일(오전 블루 마운틴) (4)
- 2016/11/12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6일(저녁 달링 하버 -> 스타 카지노)
- 2016/11/11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6일(오후 노보텔 -> 하이드 파크)
- 2016/11/09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6일(오후 오페라 하우스) (2)
- 2016/11/06 호주 시드니 여행 - 10월 16일(오전 더들리 페이지 -> 갭 파크) (2)
- 2016/09/28 [서적] 처음 타이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2014)
- 2016/09/14 길리 여행 - 12월 31일(오전 Mahamaya Resort -> 오후 Lombok -> 밤 Jakarta))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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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8/21 길리 여행 - 12월 29일(오전 Mahamaya Reso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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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5/03 길리 여행 - 12월 28일(오후 길리 메노섬 Mahamaya Resort Restaura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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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06 길리 여행 - 12월 28일(오전 길리 메노섬 Mahamaya Resort) (4)
- 2016/02/10 길리 여행 - 12월 28일(오전 롬복 Living Asia Resort and Spa) (6)
- 2016/01/14 길리 여행 - 요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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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7/31 노르웨이 여행 - 준비편(자료 수집)
- 2015/07/30 노르웨이 여행 - 준비편(교통편과 대략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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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06 여수/보성 여행 - 5월 5일(오후 오동도 용굴) (2)
- 2015/05/17 여수/보성 여행 - 5월 5일(오후 등가게장 -> Cafe Tre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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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9/14 크로아티아 여행 - 준비편(자료 수집) (2)
- 2014/09/13 크로아티아 여행 - 준비편(교통편과 대략 일정)
- 2014/09/11 크로아티아 여행 - 준비편(크로아티아 소개)
- 2014/08/28 크로아티아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12)
- 2014/08/22 [서적] 어느 멋진 일주일, 크로아티아(2012)
- 2014/07/31 싱가포르 여행 - 6월 6일(오후 Sakunthala's Restaurant -> 저녁 Mustafa Center)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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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03 케냐 여행 - 7월 31일(오후 나이로비 Karen Blixen Museum -> 저녁 Safari Park Hotel 사파리 캣츠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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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31 케냐 여행 - 7월 30일(새벽 나이로비 -> 오전 암보셀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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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19 케냐 여행 - 준비편(자료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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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17 케냐 여행 - 준비편(케냐 소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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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27 라오스 여행 - 12월 14일(저녁 루앙 프라방 야시장)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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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15 라오스 여행 - 12월 12일(오전 방비엥 남송강 Kayaking I) (10)
- 2013/02/27 라오스 여행 - 12월 11일(저녁 방비엥) (6)
- 2013/02/23 라오스 여행 - 12월 11일(오후 방비엥 Riverside Boutique Resort) (4)
- 2013/02/14 라오스 여행 - 12월 11일(오전 비엔티엔 -> 오후 방비엥) (8)
- 2013/01/29 라오스 여행 - 12월 10일(저녁 비엔티엔 야시장 -> 호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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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9 [서적] 가지마라 라오스 이 책이 없다면(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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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01 체코 여행 - 10월 1일(오후 체스키 크롬로프 상해반점 -> 마리오네뜨 박물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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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15 체코 여행 - 9월 28일(오전 성 미쿨라쉬 교회) (2)
- 2008/10/14 체코 여행 - 9월 28일(오전 까를교) (6)
- 2008/10/13 체코 여행 - 9월 28일(오전 천문시계) (6)
- 2008/10/12 체코 여행 - 9월 28일(아침 구시가 광장 -> 첼레트나 거리 -> 화약탑)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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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09 체코 여행 - 9월 27일(기내) (2)
- 2008/10/09 체코 여행 - 요약 (6)
- 2008/10/09 체코 여행 - 준비편(자료수집) (4)
- 2008/10/09 체코 여행 - 준비편(항공편과 대략일정) (2)
- 2008/10/09 체코 여행 - 준비편(체코 공화국과 프라하 소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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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03 [북 크로싱] 여행의 기술 : 여행자의 영혼을 깨우는(Vagabonding, 2002)(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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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8 그리스 여행 - 6월 5일 오전(Santorini Fira 마을) (6)
- 2007/06/17 그리스 여행 - 6월 4일 저녁~밤(Santorini Oia 마을, Fira 마을) (8)
- 2007/06/16 그리스 여행 - 6월 4일 오후(Santorini Fira 마을) (4)
- 2007/06/15 그리스 여행 - 6월 4일 오전(Flea market, Ancient Agora, Stoa of Attalos) (4)
- 2007/06/14 그리스 여행 - 6월 3일 저녁(제우스 신전, 하드리아누스의 문, 리카비도스 언덕) (12)
- 2007/06/13 그리스 여행 - 6월 3일 오후(아테네 신다그마 광장, 국회의사당, 국립공원) (14)
- 2007/06/12 그리스 여행 - 6월 2일(기내-두바이-기내) : 기내식의 향연 (8)
- 2007/06/11 그리스 여행 - 시작하기에 앞서 (10)
- 2007/06/02 그리스 다녀오겠습니다 -> 잘 다녀왔습니다. ^____________^ (22)
- 2007/05/30 그리스 여행 - 준비편(자료수집) (11)
- 2007/05/30 그리스 여행 - 준비편(항공편과 대략일정)
- 2007/05/30 그리스 여행 - 준비편(그리스 소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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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20 터키 여행 - 7월 21일(오후 Sultanahmet역 -> 저녁 귀국 비행기) (6)
- 2006/08/19 터키 여행 - 7월 21일(오전 Dolmabahce) (6)
- 2006/08/17 터키 여행 - 7월 20일(오후 Selcuk -> 밤 Istanbul) (6)
- 2006/08/16 터키 여행 - 7월 20일(오후 Selcuk -> Sirince) (6)
- 2006/08/15 터키 여행 - 7월 20일(오전 Efes) (6)
- 2006/08/14 터키 여행 - 7월 20일(아침 Kalehan 호텔 -> Selcuk) (8)
- 2006/08/13 터키 여행 - 7월 19일(오후 Denizli -> Pamukale -> Selcuk)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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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06 터키 여행 - 7월 17일(오전 Nevsehir -> Urgup, Elkep Evi) (8)
- 2006/08/05 터키 여행 - 7월 17일(새벽 Otgar -> Nevsehir) (6)
- 2006/08/04 터키 여행 - 7월 16일(저녁 Sultanahmet역 -> Otgar) (20)
- 2006/08/03 터키 여행 - 7월 16일(오후 Sultanahmet Camii -> Bosphorus) (18)
- 2006/08/02 터키 여행 - 7월 16일(오전 Yerebatan Sarnici -> Otgar) (12)
- 2006/08/01 터키 여행 - 7월 16일(오전 Aya Sofya) (8)
- 2006/07/31 터키 여행 - 7월 16일(오전 호텔 Konuk Evi) (4)
- 2006/07/30 터키 여행 - 7월 15일(저녁 이스탄불) (6)
- 2006/07/29 터키 여행 - 7월 15일(기내) (2)
- 2006/07/28 터키 여행 - 준비편(자료수집) (10)
- 2006/07/11 터키 여행 - 준비편(항공편과 대략일정) (8)
- 2006/07/11 터키 여행 - 준비편(터키 소개) (4)
- 2006/06/13 홍콩 여행 - 5월 29일(침사추이 -> 첵랍콕 공항) (6)
- 2006/06/12 홍콩 여행 - 5월 28일(블루스 바이 더 베이 -> 레이디스 마켓) (6)
- 2006/06/11 홍콩 여행 - 5월 28일(심포니 오브 라이트 -> 연인 & 영화의 거리) (2)
- 2006/06/10 홍콩 여행 - 5월 28일(오션 파크) (2)
- 2006/06/09 홍콩 여행 - 5월 28일(디즈니랜드) (4)
- 2006/06/08 홍콩 여행 - 5월 27일(융키 레스토랑 -> 홍콩의 밤거리) (2)
- 2006/06/07 홍콩 여행 - 5월 27일(피크 트램 -> 피크 타워) (2)
- 2006/06/06 홍콩 여행 - 5월 27일(스타페리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2)
- 2006/06/05 홍콩 여행 - 5월 27일(침사추이 -> 당조) (6)
- 2006/06/04 홍콩 여행 - 5월 27일(구룡역 -> 호텔) (8)
- 2006/06/03 홍콩 여행 - 5월 27일(첵랍콕 공항 -> 구룡역) (4)
- 2006/06/02 홍콩 여행 - 준비편 (8)
- 2006/05/26 홍콩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12)
- 2005/08/09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저녁(쁘레 럽)(미완결)
- 2005/08/08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후(닉 뽀안 & 이스트 메본)
- 2005/08/07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후(쁘리아 칸)
- 2005/08/06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전(코끼리/문둥이 왕 테라스)
- 2005/08/05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전(피미아나까스)
- 2005/08/04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전(바푸온)
- 2005/08/03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전(바이욘 사원)
- 2005/08/02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4일 오전(앙코르 톰 남문)
- 2005/08/01 앙코르 와트 여행 - 7월 13일
- 2005/07/31 앙코르 와트 여행 - 준비편(일정)
- 2005/07/30 앙코르 와트 여행 - 준비편(기타)
- 2005/07/30 앙코르 와트 여행 - 준비편(교통)
- 2005/02/01 가본 나라 점검 (8)
저는 16:8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어 평소에도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행에서 호텔을 예약할 때도 굳이 조식 포함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모션은 제가 조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느즈막히 일어나 과일이나 샐러드만 가볍게 먹으려고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조식 뷔페가 거의 끝날 때쯤 식당으로 갔습니다.
꽤 넓고 음식 종류도 많은 편입니다. 샐러드에 올리브까지 들어 있네요. 과일 라인업도 충실한 편입니다. grilled vegetable까지는 괜찮았는데 케이준 감튀까지 가져온 게 에러네요;;;;
세인트존스 호텔은 여기저기 반려견 친화적인 시설이 보이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견주들에게는 유용하죠.
브런치를 먹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오전에 보는 해변도 좋네요. 동해는 물이 깊어서 그런지 바다색이 정말 예쁩니다. 체크아웃을 한 뒤 차를 가지고 커피거리가 있는 안목 해변으로 올라갔습니다.
상징 조형물만 봐도 커피거리라는 걸 알겠네요.
방파제 위에 있는 새빨간 등대도 보고요. 원래는 커피 한 잔하러 온 건데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많이 걸었더니 금방 출출해졌습니다. 강릉에 왔으니 채식 막국수로 유명한 동심 막국수에 가야죠. 커피는 점심 먹고 마시기로 했습니다.
동심 막국수도 비건 전용 레스토랑은 아니라서 수육이나 만두 등도 팝니다.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97'이고 매주 목요일이 휴무라고 합니다.
테이블 간격이 널찍해서 좋네요. 리모델링을 했는지 깨끗합니다.
동심 막국수는 채소와 과일로 육수를 만들기 때문에 비건들도 먹을 수 있습니다.
물 막국수(9,000원)입니다. 김가루와 깨가 많이 들어가 텁텁할 것 같았는데 일반적인 막국수 육수의 느끼함이 없는 깔끔한 맛입니다. 완숙 달걀 반 쪽이 들어가니 비건들은 주문 시 빼달라고 미리 이야기해야 합니다.
비빔 막국수(10,000원)입니다. 비빔 막국수는 소스가 참기름의 느낌함을 잘 잡아내느냐가 관건인데 이 집 잘하네요. 그냥 비건 맛집인 게 아니었습니다. 맛있네요. 수도권에 있으면 자주 갔을 것 같습니다.
이제 서울로 올라갈 시간입니다. 그래도 점심을 먹었는데 커피 한 잔은 하고 가야겠지요?
커피로 유명한 강릉에 왔으니 테라로사 커피는 맛 보고 가야겠지요. 서울에도 지점이 있지만 본산이 강릉이니까요. 저희는 사천 해변에 있는 사천점에 들렀습니다.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순포안길 6'입니다.
해송숲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분위기가 좋습니다. 주차장도 넓어요.
역시나 커피 명소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저희는 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도네시아 리방 가요 무사라'와 '멕시코 파트라나란' 드립 커피를 주문했고 '강릉 블렌드'는 텀블러에 따로 담았습니다. 온 김에 싱글 오리진 원두를 좀 사갈까 하고 매대를 둘러봤는데 역시 테라로사 이름 값을 하네요. 비쌉니다. 제가 비싸다고 느낀 모모스 커피보다 더 비싼 것 같아서 그냥 내려놨습니다. 가격을 무시하고 사고 싶을 정도의 원두는 없었거든요.
느긋하게 커피 마시고 2시 30분 쯤에 출발했는데 가는 길이 벌써 막히길래 휴게소까지 들르면서 쉬엄쉬엄 왔더니 거의 저녁 7시가 되어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에 겨울 바다 구경에 1박 2일의 호캉스를 제대로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집을 다 짓고 입주할 때까지 이런 기회가 또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1박 2일 일정으로라도 바람을 쐬러 자주 다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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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다녀온 여행이 2019년 12월 버마(미얀마)이니 벌써 4년이나 흘렀습니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매년 1~2회는 해외를 나갔지만 팬데믹 기간에는 언감생심이었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백신을 일부러 맞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설사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경험의 즐거움보다 감염을 더 신경써야 하는 여행은 사양하고 싶었습니다.
'방콕'을 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집을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집 지을 땅을 샀습니다'). 땅을 확보한 뒤에는 건축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관련 영상도 찾아보면서 공부를 했죠. 지금처럼 진행하면 내년 봄에 착공하고 2026년 1월 초에 입주할 수 있을 겁니다. 여행은 최소한 2026년이나 되어야 다시 시작할 수 있겠죠. 그동안 다닌 여행빨(?)로 근질거리는 여행 욕구를 잠재우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동안 꾸준히 여행을 다녔더니') 아니었나 봅니다.
이번 강릉 여행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작년 11월 초에 구독도 안 하는데 우연히 알고리즘에 걸린 '노빠꾸 탁재훈' 유튜브 영상에서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프로모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세인트존스 호텔은 객실이 1,000개가 넘는 강릉 최대의 호텔이고 그것보다 반려견과 숙박이 가능한 펫 프렌들리 호텔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어서 평소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좋은 가격의 프로모션이어서 당장 결제했죠. '객실 1박+조식뷔페+인피니티풀 단일권+탁깨 숙취환'이 169,000원인데다 주중 투숙하면 객실 한 단계 무료 업그레이드에 13시 레이트 체크아웃까지 가능하니 안 지를 수 없었죠.
12월 25일이 월요일이니 붐비는 날짜를 피해 안전하게 26~27일 1박 2일로 예약했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 저희 집에서 강릉까지 3시간 30분 정도 걸리니 평소처럼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먹을 과일만 싸서 10시 경에 출발했습니다. 차를 몰기 시작한 이후(
'운전 연수를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거라 걱정이 좀 되었는데 반자율 주행 기능을 켜고 가니 오히려 고속도로 운전이 쉽더군요.
처음에는 일단 호텔로 갈까 했는데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부터라서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중간에 목적지를 변경했습니다.
비건들에게 꽤 알려진 '정혜영쿡' 레스토랑으로 블로그 리뷰에서 본 것과 달리 새로운 장소로 이전한 것 같습니다.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율곡초교길11번 길 11'입니다.
주차는 가게 정면의 필로티 주차 공간에 하면 됩니다. 차를 갖고 다니니 이런 게 다 신경 쓰이네요.
점심 시간을 피해서 가니 한산해서 좋네요. 가게 분위기는 사장님 취향을 반영했는지 약간 올드한데 플렌테리어가 인상적입니다.
주차 공간이 꽉 차면 가게에서 60미터 이동한 주차장에서 1시간 무료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권을 주나 봅니다.
정혜영쿡은 비건 전문 레스토랑은 아니기 때문에 논비건과 함께 와도 됩니다. 비건 메뉴에는 '비건'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외식을 한 지 꽤 오래되어 이번에 실감했는데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
에피타이저로 나온 감자 스프(비건이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감자 스프가 나온 것 같은데 논비건이었으면 다른 에피타이저가 나왔을 것 같네요)입니다. 감자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 것처럼 맛이 진합니다.
그린 샐러드(10,000원)입니다. 정혜영쿡은 재료를 좋은 것으로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채소도 신선하고 소스도 맛있습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비건 스테이크 정식(19,000원)입니다. 양이 적어 보이는데 비건 스테이크가 두 덩이 나와서 실제로 먹어보면 모자라는 느낌은 아닙니다. 사실 비건 스테이크는 콩고기의 식감과 소스의 조합이 잘 어우러지느냐가 관건인데 퍼석퍼석하지도 않고 식감도 찰지네요.
콩 새송이 볶음밥(15,000원)입니다. 숙주도 아삭하고 볶음밥인데도 느끼하지 않고 감칠맛이 좋습니다. 양이 조금 적은 게 흠이라면 흠이네요.
잘 먹었습니다. 3시 쯤에 정혜영쿡을 나와 세인트존스 호텔로 향했습니다. 블로그 리뷰에서 봤던 것처럼 세인트존스 호텔의 최대 단점은 객실 수에 비해 리셉션이 작은 것 같네요. 키오스크를 많이 확충했지만 비수기 평일인데도 줄을 꽤 서야했습니다.
평일 예약을 했기에 Gorgeous Double Partial Ocean 룸으로 업그레이드 해 주셨습니다. 친환경 호텔을 지향하고 있어 어메니티는 기대할 것이 없지만 룸 컨디션은 꽤 좋네요. 청소 상태도 나무랄 데 없고요. 밤에 돌아와 잘 때 보니 침구도 깨끗하고 편안해서 푹 잤습니다.
베란다에서 보이는 오션뷰 하나로 모든 게 다 용서됩니다. 게다가 호텔과 바다 사이에 상업 시설이 하나도 안 보이고 해송숲만 보여서 눈이 시원합니다.
객실 왼쪽에 보이는 푸른색 지붕이 인피니티 풀이 있는 곳입니다. 눈, 비가 내려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수영복을 챙겨가기는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이용은 안 했습니다만...
오른쪽을 봐도 끝이 잘 보이지 않는 너른 해송숲과 바다 뿐입니다. 그냥 바다만 보고 있어도 좋네요.
그래도 강릉까지 왔는데 바다를 가까이서 제대로 보고 가야죠. 조금 쉬다가 짐 정리하고 나왔습니다.
호텔 맞은 편 해송숲을 지나면 곧바로 해변이 나옵니다. 벌써 저녁 노을이 지네요.
이 해변은 세인트존스 호텔의 프라이빗 비치인지 투숙객 이외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붐비지 않고 호젓합니다.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해변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세인트존스 호텔 앞의 해변은 같은 강문 해변이라도 훨씬 더 고운 모래이고 해안 침식이 있는 해변이라면 여기는 해안가에 돌이 많아서 그런지 물 색깔도 다르고 파도도 더 강하게 치는 것 같습니다.
밤바다까지 겨울 바다 구경은 원없이 했네요. 이제 출출하니 저녁을 먹으러 가야겠죠. 세인트존스 호텔의 김헌성 대표는 본인 채널에서 호텔 근처에 맛집이 별로 없다고 하시던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잘 찾아보면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멀지도 않아요. 산책 하는 겸 걷다 보면 만날 수 있습니다. 호텔 안쪽에 꽤 유명한 초당 두부 요리점들이 많거든요.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솔향초당순두부'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구글 평점도 나쁘지 않은 곳이더라고요. 위치는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초당순두부길 67'입니다.
가게는 꽤 큽니다. 계산대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저희가 들어갈 때는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나중에는 테이블이 거의 다 찼습니다. 저희처럼 저녁 산책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인가 봅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직접 하면 됩니다. 순두부 가격은 대략 10,000원에서 13,000원 정도 합니다.
감자전이나 메밀전병을 사이드 메뉴로 주문할 수 있는데 저희는 모두부(반모)를 추가 주문했습니다.
반려인이 주문한 짬뽕 순두부(13,000원)입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주문한 흑임자 들깨 순두부(11,000원)입니다. 슴슴하면서도 담백하고 무엇보다 순두부가 정말 고소하기 때문에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모두부(반모,6,000원)입니다.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꽤 큽니다. 한 모 시켰으면 남겼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단한 식감에 고소함이 장난 아닙니다. 제가 원래 두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역시 초당 두부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 좋네요.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거의 식도락 여행이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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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히 아르헨티나 현지 외국인이 여행자와 관광객을 비교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 사정이 워낙 어렵다보니 달러를 들고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현지인 대비 훨씬 저렴한 물가로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고 현지인들 보기에는 그게 별로 좋아보이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의 관점에서 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여행자로, 그냥 좋은 풍광과 현지 음식만 즐기다가 가는 사람을 관광객으로 대비해서 설명하더군요.
예전 같았으면 저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을 겁니다. 지금도 그런 편이기는 하지만 저도 여행할 때 다국적 기업의 체인 호텔이나 상품보다는 현지의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노력했고 현지인들의 관점에서 여행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편이었거든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잘못하면 애매한 우월 의식에 빠져서 교만해질 수 있거든요. 인생에 정답이 없듯 여행에도 정답이 없습니다. 관광만 하지 않고 현지 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는다고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여행자나 관광객 모두 엄청난 탄소 발자국을 남기며 환경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 동영상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동영상을 촬영한 유튜버는 그 영상으로 조회수를 올려 돈을 법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그 돈을 쓰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관광객이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고통은 나몰라라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돈을 현지에서 쓴다면 누가 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걸까요?
여행을 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여행지에 따라 그 목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는 목적은 공통이지만 때로는 몸과 마음을 쉬려고, 때로는 그냥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때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려고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참에 나는 왜 여행을 하는지 정도는 생각해 보면 좋겠지만 이분법적 사고로 자신의 여행 목적을 국한시켜 자신을 괴롭히거나 서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옳고 그름은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우리의 시간은 서로를 미워하고 나눠서 싸움박질하기에는 너무 짧고 소중하니까요.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은 어떤 목적이든 모쪼록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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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늦잠을 자고 싶어도 저절로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버마 여행 - 요약'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버마가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현지 시간으로 7시 30분이면 우리 시간으로 거의 11시에 육박하기 때문에 더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거든요.
씻고 9시 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버마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16:8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조식 미포함으로 숙소 예약을 하거나 조식이 필수로 포함되어 있으면 아점 형식으로 과일을 주로 먹는 정도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pool side 자리에서 간단한 과일식 위주로 먹었습니다. 날씨가 아주 화창하지만 만달레이는 그렇게 공기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동 중에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좀 불편합니다.
보시는 것이 버마 바나나인데 짜리몽땅합니다. 새콤한 맛이 강해서 특이한데 그래도 꽤 맛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버마 여행 중에 이 바나나를 많이 먹은 것 같네요.
만달레이는 버마의 최북단이라서 그런지 양곤과 달리 전반적으로 선선합니다. 17도에서 29도 정도의 날씨라서 한 낮에만 살짝 덥기 때문에 돌아다니기 딱 좋습니다.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라서 호텔 측에서도 정원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더운 지역에서 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10시 쯤 호텔을 나와 만달레이 왕궁부터 들르기로 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거든요. 구글 맵으로 이동해서인지 아무리 올라가도 왕궁 방향으로 건너는 건널목이 나오지 않아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알고 보니 왕궁 입구에 신호등까지 있는 건널목이 있더군요;;;;
저 멀리 왕궁 입구가 보입니다. 왕궁으로 들어가려면 성벽 둘레로 깊게 파인 해자를 이 다리를 통해 건너야만 합니다.
이렇게 보니 해자가 얼마나 큰 지 아시겠지요?
4개의 문 중 유일하게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동쪽 문입니다.
동쪽 문 앞에 티켓 오피스가 있습니다. 입장권은 1인 당 10,000 짯입니다. 일행 중 한 명의 여권을 맡기고 묵고 있는 호텔 이름을 적은 뒤 사인하면 대표로 방문증을 주는데 목에 걸고 다니다가 나올 때 반납하고 여권을 돌려받으면 됩니다. 만달레이 콤보 티켓을 사면 왕궁 입장도 포함되는 점도 알아두세요.
만달레이 왕궁은 버마의 마지막 왕조인 꼰바웅 왕조가 거처했던 왕궁으로 영국이 침공했을 때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어 별로 볼 것이 없다는 평이 많았기에 원래 일정에는 빠져 있었는데 반려인이 보고 싶어해서 들어갔는데 들어가기를 잘 했습니다.
정문에서 왕궁까지 대략 600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걸어갈 만 하지만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관광객들도 있습니다.
왕궁 입구입니다. 양쪽에 대포가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넓지는 않아서 유물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서 오히려 가볍게 들러볼 만 합니다. 유물로 꽉 차 있는 박물관은 구경하다 지치기 쉽잖아요(대표적인 것이
대만의 국립고궁박물관이죠;;;;)
전반적인 복원은 엉망이라는 평이 있지만 그래도 왕과 왕비가 거주하던 건물의 복원은 잘 된 것 같습니다.
붉은 색 목조 건물에 황금색으로 화려함을 뽐내네요.
전반적으로 건물이 무겁지 않고 가벼우면서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붉은 색으로만 칠한 건물은 살짝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벽에 손을 대면 붉은 칠이 묻어날 것 같아요.
황금색을 입힌 건물은 훨씬 더 화려하고 가벼워서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이고요.
왕궁 내부에 꽤 높은 목조 전망탑이 있는데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고, 올라가서 보면 수고가 아깝지 않은 전망이니 꼭 올라가보세요.
왕궁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입니다.
보니까 왕궁의 전방에는 황금색을 덧입힌 건물들(아마 공용 건물인 듯합니다)이 배치되어 있고 안쪽의 붉은 건물들은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 같습니다.
어디나 몰지각한 사람들은 있지만 아름다운 한글로 이런 짓을 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저주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 사랑 꼭 깨지기를. 그것도 아주 추잡한 막장 드라마를 찍으면서 깨지기를 바랍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버마도 왕궁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성 밖으로 나와 여권을 돌려받은 뒤 툭툭을 타고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인 마하무니 파고다로 이동했습니다. 만달레이 왕궁에서 마하무니 파고다는 툭툭 기준으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대부분 툭툭 기사들이 5,000 짯을 부릅니다. 저는 4,000 짯을 부른 기사의 툭툭을 탔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뭔가 공사를 하는 중인지 주변이 좀 어수선했습니다.
마하무니 파고다(Maha Muni Paya)의 입장료는 콤보 티켓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별도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1인 당 5,000 짯입니다.
버마의 파고다들이 대부분 그런데, 입구에서 본전까지 진입하는 통로 양쪽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기념품점 같은 분위기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기념품이 있는데 대부분은 조잡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더군요.
버마의 여성들은 피부를 보호하는 가루를 광대뼈 근처에 바르는데 일종의 천연 비비크림 같은 겁니다. 저 나무 같은 것이 그걸 만드는 '타나카'입니다. 가루로 팔기도 하고 나무를 가져가서 맷돌에 갈아서 직접 가루를 내기도 합니다.
마하무니 파고다는 양곤의 쉐다곤, 짜익띠요의 골든락 파고다와 함께 버마 불교의 3대 성지입니다.
바닥의 대리석이 유리처럼 반들반들해서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낮에는 시원해서 더위를 식히는 장점도 있고요.
오른쪽에는 직접 타종할 수 있는 작은 종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태어난 요일마다 다른 부처님 상이 놓여 있어서 물을 퍼서 부으면서 불경을 욉니다.
내부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왜 그러냐 하면,
저 안쪽 내부에 안치된 마하무니 불상의 영험한 기운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마하무니 불상은 보도파야 왕에 의해 므락우에서 만달레이로 옮겨졌는데 이후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마 불교인 소승 불교의 교리 상 여성은 불상 앞쪽으로 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대형 모니터로 남자들이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을 보거나,
멀리서 지켜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역겨웠습니다. 성차별적인 교리도 그렇고 금박을 덕지덕지 붙인 부처님이 꼭 황금 요괴처럼 보였거든요. 저는 독실한 불심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하겠더군요.
별로 유쾌하지 않은 마음을 빨리 날려버리고자 쉐인빈 수도원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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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만달레이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짐을 마저 싼 뒤 8시 40분에 체크아웃하러 로비로 내려갔습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에 묵을 때면 항상 떠날 때 아쉽죠.
왼쪽 두 번째 있는 빈티지 포스터는 안 사온 걸 후회했습니다.
9시에 체크아웃을 했는데 미니바 확인도 하지 않고 간단히 끝났네요. 미리 불러 두었던 택시를 탔는데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라서 그런지 세차도 깨끗이 되어 있고 에어컨도 잘 나오고 뒷좌석에 생수까지 비치되어 있네요. 공항 픽업은 몰라도 호텔에서 공항가는 건 호텔 측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는 게 좋을 듯 하네요.
Loft Hotel에서 공항까지 택시비는 10,000 짯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택시 기사에게 국내, 국제 공항 중 어디로 가는 지 알려줘야 합니다. 공항에서 내리면 곧바로 포터가 와서 짐을 들어주려고 하는데 필요없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수고비를 줘야 하니 잘 판단하세요.
공항에 들어가면 곧바로 1차 보안 검색을 받게 되고, 발권 후 2층으로 올라가면 2차로 보안 검색을 또 받습니다. 이 때는 신발도 벗어야 하고 금속 탐지기에 아무 것도 안 나오더라도 일일이 휴대용 금속 탐지기로 훑습니다. 보안 검색을 아주 꼼꼼하게 합니다. 테러 위험 때문에 그렇다고 하네요.
버마 여행 중에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침을 안 먹으려했지만 살짝 허기가 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커피 생각이 간절하기에 글로리아 진스에서 간단히 뭘 좀 먹기로 했습니다. 아메리카노 레귤러 1잔에 5,200 짯이고 베지터블 샌드위치 1개에 4,100 짯인데 tax 465 짯이 또 붙습니다. 아무리 공항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한국 물가 수준입니다. 게다가 계산서의 총액이 9,750 짯이 나왔는데 10,000 짯 지폐를 내니 우수리 50 짯은 떼고 200 짯만 거슬러 줍니다. 뭐죠?;;;;;
버마는 국내 항공의 delay가 워낙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기는 했는데 양곤 공항을 보니 메인 활주로가 1개 밖에 없어서 비행기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다 이륙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수도에 있는 공항이기 때문에 건물은 비교적 현대식 건물입니다만 인천 공항과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작습니다.
만달레이로 가는 Golden Myanmar Airline의 비행기입니다. 예전에는 프로펠러 비행기가 좀 꺼림칙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상관없더군요. 프로펠러 비행기가 제트기보다 고장률이 더 적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역시나 예상대로 40분 늦게 이륙했습니다. ㅠ.ㅠ
좌석은 2 X 2인데 대한항공보다도 좌석이 더 편하고 머리 위 짐칸 공간도 넉넉하네요.
1시간 30분 비행 중간에 샌드위치, 케익, 물을 간식으로 나눠줬습니다만 저희는 안 먹고 계속 잤습니다. 보기에도 좀 느끼해보이네요.
이륙이 늦어져서 원래는 1시 15분에 도착해야 하는데 거의 2시가 되어서야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Mozio 앱으로 미리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두었는데 분명히 VAN을 예약했는데 낡은 세단이 왔네요. 나중에 컴플레인을 해야겠습니다.
공항에도 늦게 도착했는데 만달레이에 예약한 숙소로 이동하는 것도 1시간은 족히 걸리네요. 글로리아 진스에서 간단하게라도 안 먹었으면 허기져서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저희가 만달레이에서 3박을 한 'Hotel by the Red Canal Mandalay'는 만달레이 왕궁 근처에 있어서 위치 하나만으로도 묵을 가치가 있습니다. 4성급 호텔이고 예약일 기준으로 트립 어드바이져에서 만달레이 3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론플도 추천하는 호텔이고요. 가격은 3박에 442불이니 양곤의 Loft Hotel보다 살짝 더 비쌉니다만 여기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여기도 Loft Hotel처럼 작은 부띠끄 호텔인데 정원에 깨끗한 pool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객실로 들어가는 복도 한 켠에 티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차와 커피, 간단한 쿠키 등의 다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설이 특별한 건 없지만 데코레이션이 아기자기하고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방은 전형적인 호텔 객실 스타일이지만 확실히 동남아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목재를 많이 썼더군요.
침대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침대 양 옆은 비워서 옆으로 일어날 수 있게 공간을 두는데 이 침대는 딱 맞춰 집어넣어서 아무리 험하게 자도 옆으로 굴러 떨어질 염려는 없겠네요. 무슨 고대 황족이 쓰던 침대 같네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월풀 욕조입니다. 뭔가 전문적인 스파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욕조를 넣어놨더군요.
짐을 풀고 나오니 어느새 오후 4시입니다.
2,000 짯으로 흥정해서 툭툭을 타고 쿠토도 파고다(Kuthodaw Paya)로 향했습니다. 차량보다 바이크가 더 많은 걸 보면 확실히 동남아 분위기입니다.
버마에서는 사원이나 파고다에 들어갈 때 신발을 신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입구에 있는 신발 맡기는 곳에 보관료를 주고 맡기거나 직접 들고 다녀야 합니다.
'버마 여행 - 요약'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입구가 한 개인 곳은 상관이 없지만 입구가 여러 개인 곳은 들어간 입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신발 주머니를 하나 가져가서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게 더 편합니다. 저는 미리 신발 주머니를 준비해서 항상 들고 다녔습니다.
쿠토도 파고다의 별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책'인데 불교 경전이 새겨진 729개의 비석들을 각기 품은 729개의 흰 석탑들이 사원 중앙의 탑 주변으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 불교 경전은 민돈 왕 시절에 열린 5차 불교 회의에서 승려 2,400명이 6개월에 걸쳐 읽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합니다.
입구에 쿠토도 파고다의 전경을 살펴볼 수 있는 모형이 있는데 저 뾰족뾰족한 흰 것들이 모두 불경을 담고 있는 석탑입니다.
실제로는 석탑 하나하나의 크기가 이 정도 됩니다.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평선으로 넘어가려고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고즈넉합니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라오스 등 그래도 동남아 여행을 꽤 한 편이지만 파고다의 형태가 다른 나라들과 사뭇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중앙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탑은 바간의 쉐지곤 파고다를 모델로 세워졌다고 합니다. 물론 규모는 비교할 수준이 아닙니다만 나중에 쉐지곤 파고다를 보니 모양은 확실히 비슷하게 생겼더라고요.
버마 사원의 지붕이나 처마도 태국처럼 금박 장식이 화려하네요.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중앙탑을 한번 더 보고. 버마의 황금탑들은 저녁 햇살을 받을 때와 야간에 조명을 받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르더군요. 저는 전자가 더 좋지만 화려하기는 후자가 더 하죠. 밑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입구로 나오니 5시 10분이 되었기에 일몰을 보기 위해 툭툭을 잡아 타고 만달레이 힐(Mandalay Hill)로 향했습니다. 쿠토도 파고다에서 만달레이 힐까지는 1,500 짯이면 됩니다.
정상까지 차로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덜렁 남쪽 입구에 내려주었습니다. 여기에서 정상까지는 걸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만약 걸어서 올라가고 싶지 않으면 입구에서 비정기적으로 출발하는 픽업 트럭을 섭외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정상 부근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등산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것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만달레이 힐도 신을 벗고 맨발로 올라야 하니까요;;;;
남쪽 입구에 있는 사자상입니다. 생김새는 친근한데 발톱이 후덜덜하네요.
입구에 신발을 맡기고(1인 당 200 짯이고 신발을 찾을 때 비용 지불, 신발을 들고 가도 되지만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려고 여기서는 맡겼습니다) 맨발로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정상까지 4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일몰 시간에 늦을까봐 중간에 한 눈 팔지 않고 부지런히 올랐는데 왕복 1시간이 걸렸으니 대충 맞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구간에 타일이 깔려 있거나 최소 시멘트 바닥이라 발바닥이 아프지는 않지만 그래도 맨발로 등산을 한다면 체중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방법이 없으니 만만치 않은 등산로입니다.
중간중간에 stupa가 세워져 있고 지루할 만하면 상점이 나타납니다. 귀신같죠.
일몰 시간을 모르고 올라갔기에 해는 5시 30분 쯤에 이미 졌고 저희는 6시쯤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일몰 순간을 놓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봤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정상에 있는 사원을 보려면 입장료가 1인 당 1,000 짯입니다. 안 봐도 무방하기는 한데 그래도 40분을 등산으로 올라왔는데 1,000 짯이 아까워서 안 보고 내려가는 것도 그렇잖아요.
사원 곳곳에 고양이들이 속편하게 잠을 자고 있습니다. 사람들 근처에 동물들이 편하게 있는 걸 보면 평소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하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죠.
이미 해가 졌지만 노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붉은색을 길하다고 생각해서 조명으로 사용한 것 같은데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어색하기는 합니다.
버마의 모든 사원은 야간에 조명을 사용하여 중앙의 황금탑을 이렇게 빛냅니다. 자연광과 또 다른 분위기를 내죠.
만달레이 힐에서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것보다 힘은 덜 들지만 중간에 갈림길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올라왔던 길과 다른 곳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입구로 내려오니 툭툭 기사들이 엄청 호객하지만 깨끗한 VAN으로 데려다주는 기사에게 5,000 짯을 주고 미리 알아둔 채식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기사가 원 데이 투어 영업을 하길래 일단 연락처만 받고 보냈습니다.
Nature는 현지에서 섭외한 채식 식당으로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찾는 곳입니다. 느낌이 우리나라의 러빙헛 레스토랑 같았습니다.
인테리어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식탁 재질이 스테인레스인 게 특이하더군요.
주문한 음식입니다. 모두 합쳐 8,000 짯이니 한화로 대략 6,500원 정도됩니다. 둘이서 이 가격으로 충분히 먹을 수 있으니 정말 저렴하죠?
Sweet & Sour Chicken(3,000 짯)입니다. 인조 고기를 사용한 요리이고 맛은 쏘야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Mustard Leaves Soup(1,000 짯)입니다. Mustard leaf은 우리 말로 '갓'이죠. 마치 시금치국 같은 느낌으로 국물맛이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Fried Spring Roll(2,000 짯)입니다. 동남아에서 주문하면 실패가 없는 사이드 메뉴죠. 역시나 맛있습니다. 여기에 밥 2공기(1공기에 1,000 짯)를 추가했습니다.
저희는 이것도 많았기에 더 준다는 걸 사양했지만 우리나라처럼 그냥 리필되는 게 아니고 비용이 발생하니 안 드실거면 더 준다고 할 때 확실하게 거절하세요.
Nature에서 숙소까지 3,000 짯을 부르는 걸 2,000 짯으로 흥정해서 툭툭을 타고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만달레이는 확실히 양곤보다 북쪽에 위치해서인지 몰라도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긴 팔 옷이나 최소한 바람막이 정도는 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등산을 꽤 오래 했으니 분명히 안 쓰던 근육을 많이 썼겠죠. 내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 무리하지 않으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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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ft Hotel 메이크업 비용 : 600 짯
* Loft Hotel -> 양곤 공항 택시비 : 10,000 짯
* 양곤 공항 글로리아 진스
- 아메리카노 레귤러 : 5,200 짯
- 베지터블 샌드위치 : 4,100 짯
+ 465 짯(tax)
= 9,750 짯
* Hotel by the Red Canal Mandalay -> 쿠토도 파고다 툭툭 비용 : 2,000 짯
* 쿠토도 파고다 -> 만달레이 힐 툭툭 비용 : 1,500 짯
* 만달레이 힐 신발 보관료 : 200 X 2 = 400 짯
* 만달레이 힐 정상 사원 입장료 : 1,000 X 2 = 2,000 짯
* 만달레이 힐 -> Nature 채식 식당 VAN 비용 : 5,000 짯
* Nature 채식 식당 저녁 식사 비용
- Sweet & Sour Chicken : 3,000 짯
- Mustard Leaves Soup : 1,000 짯
- Fried Spring Roll : 2,000 짯
- 밥 : 1,000 X 2 = 2,000 짯
= 8,000 짯
* Nature 채식 식당 -> 숙소 툭툭 비용 : 2,000 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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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에는 밀린 여행기를 올리는 일이 뜸했지만 사실 제 삶의 가장 큰 낙 중 하나는 여행이었습니다. 2005년 7월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 버마에 이르기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적게는 한 번에서 많게는 세 번까지 부지런히 여행을 다녔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여행을 길게 가기 위해 어떻게든 휴가를 몰아쓰려고 노력했고, 여행비를 모으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때도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여행이 주는 기쁨과 설레임이 컸으니까요.
그러나 버마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습니다. 곧 해결되겠지 되겠지 하면서 기다렸지만 어느새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잡힐만 하면 ~차 유행의 파도가 계속해서 몰려오는 통에 그동안 국내 여행조차도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합니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영국와 싱가포르 등의 상황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이거 안 끝나겠구나.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마스크는 계속 쓰고 살아야겠구나.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한 해외 여행도 못 가겠구나'
코로나 사태 초기에 반려인이 제게 말했거든요. 앞으로 해외 여행은 못 가게 될 것 같다고. 제가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냐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설마가 사람을 잡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여행을 다니던 당시에는 한 해라도 여행을 못 가면 못 견딜 것 같았는데 정작 2년이나 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행에 대한 갈증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게 신기합니다.
물론 팬데믹을 핑계삼아 집짓기에 올인했기 때문에 여행 생각을 그만큼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동안 마음껏 다니면서 쌓았던 여행의 추억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거든요.
제 예상이 멋지게 빗나가서 모두들 안전하고 즐겁게 다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되면 모두들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마음껏 여행 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란 참 어리석어서 꼭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물도, 건강도, 사랑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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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제 인생을 난생 처음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로 인생에 정답이 없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래도 철학과 가장 근접한 학문인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이 학문을 거의 30년 동안 공부해왔고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과 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하는 말을 통해 삶의 철학, 의미, 소망, 행복에 대한 생각을 엿보고, 고민하고, 제 삶에 적용하면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래도 인생에 대한 고민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많이 해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파랑새와 같은 거라서 멀리서 찾을수록 더 찾기가 어렵다는 말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건지, 돈이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행복할 수 없는 건지, 돈과 건강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우면 불행한건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과정이 행복인건지,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행복한 건지도 분명하지 않고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해야 그 때 가서 행복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인지, 그런 행복은 불확실하니 현재의 소소한 행복감을 누릴 수 있어야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은 인생이 제대로인 건지, 결혼을 해서 자손을 남겨야 진짜 인생인 건지, 잊혀지지 않는 족적을 남긴 인생이 정말 가치있는 인생인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름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말따위는 아랑곳않고 제 마음대로 인생을 살아보니 인생에는 아마도 정답이 없는 것 같더군요.
저는 기혼, 비자녀, 무주택자, 비건, 반려동물, 여행, 퇴사 및 개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인생 결정에서 어느 누구의 조언도 듣지 않고 제 마음대로 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은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만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랬는데 많은 사람들의 우려대로 불행해지지도 않았고 나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더군요.
여행 이야기를 잠깐 해 보면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20개국은 넘고 30개국은 안 되는 곳을 여행했습니다. 여행광까지는 아니지만 남들이 잘 안 가는 여행지도 많이 다녔습니다. 케냐의 라무섬이나 북극에서 1,500km 밖에 안 떨어진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섬에도 가 봤습니다. 페루의 마추픽추도 올라가봤고, 쿠바의 마리아 라 고르다도 갔었고 네팔의 룸비니에서 부처님이 계셨던 보리수 나무 밑에도 앉아 봤습니다.
모든 여행지가 즐겁고 행복하고 짜릿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쿠바에서는 사기를 당했고, 네팔에서는 반려인이 사파리 투어 중 알러지 쇼크를 일으켜 왕진 의사를 긴급히 수소문하기도 했으며 몽골에서는 홍고린엘스 언덕을 올라가다 호흡곤란으로 죽을 뻔한 경험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모든 여행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어느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저만의 고유한 의미였죠. 저는 인생도 여행과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그 사람이 어떤 의미를 담아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미 기준에 비추어 이렇다 저렇게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그런 말은 전혀 들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여행과 마찬가지로 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의 가치와 철학과 시각에 따라 의미가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정말로 집중해야 하는 건 정작 내 인생을 나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 입니다.
우리는 사람 수 만큼 다양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컬러링북에 색칠을 하듯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걸 겁니다. 남이 볼 때 밉게 칠해졌든, 화려하든 전혀 중요하지 않하요. 그 컬러링북은 온전히 내 것이니까요. 내가 마음에 들면 되는 겁니다.
인생에 아마도 정답이 없을 거라는 제 주장에 동의하는 분들은 자신의 한번뿐인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자신의 영혼과 심장이 하는 말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실 것을 믿습니다.
사실은 제 말도 귀담아 들으실 필요 없는거지요. 저는 제 인생을 살고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을 사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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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못잔 것 같지만 아침 7시 30분이 되니 저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서울과 시차가 2시간 30분 차이가 나니 서울은 오전 10시가 되었다는 말이니까요. 시차 적응이 안 되었으니 이 시간에 깨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숙면을 취했는지 피로가 다 풀렸습니다.
샤워하고 난 뒤 일단 환전을 위해 리셉션으로 내려갔습니다. 간헐적 단식 중이었기 때문(이 호텔에서는 조식을 신청 안 하기도 했지만)에 아침은 건너 뛸 생각이었고 현지 화폐가 없으니 살짝 불안하기도 해서 말이죠.
그런데 호텔에서는 환전이 안 된답니다. 근처에 있는 사설 환전소를 가르쳐줘서 가 봤는데 오늘 공식 환율이 1불 당 1,540 짯인데도 제가 가져간 미화는 1,490 짯 밖에 안 쳐준답니다. 최대한 새 돈을 가져가라는 말을 이미 검색해서 알고 간 지라 신권을 내밀었지만 발행한 지 오래된 돈은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구권 취급이라 환율을 달리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제가 가져간 미화가 2016년에 바꿔둔 것이었거든요. 1,000 불을 환전하면 거의 3~4만 원을 손해봐야 하니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일단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묵었던 Loft Hotel 근처 거리 풍경입니다. 도로가 넓지는 않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보도가 잘 포장되어 있지 않고 먼지가 많아서 조금 돌아다니면 신발에 먼지가 뽀얗게 쌓입니다. 계속 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중이라 굉장히 오래된 건물과 신축 건물이 묘하게 뒤섞여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묵었던 Loft Hotel은 새로 리뉴얼한 건물 같습니다. 1층에는 예쁜 카페 겸 베이커리가 있습니다.
이 호텔은 다 좋은데 문이 좀 무거워서 드나들 때마다 힘이 좀 드는 게 유일한 흠입니다;;;
오늘은 론플에서 추천한 워킹 투어를 하면서 양곤 시내를 가볍게 둘러볼 예정이기 때문에 시작점인 슐레 파고다가 있는 시내 중심가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리셉션 근처에는 원색 색감의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여행에 지친 몸을 잠시 쉴 수 있습니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입니다. 저는 대리석보다 나무로 된 바닥을 더 좋아라합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카페 겸 베이커리가 위에서 말씀드린 Alex's Deli입니다. 나중에 보니 아마 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가게인 듯 싶더군요.
리셉션 뒤로 연결된 문으로 나가면 작은 뒷뜰로 연결됩니다. 버마를 상징하는 커다란 종이 양산을 파라솔처럼 펼쳐 놓아서 예쁘네요. 앉아서 쉬거나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뒷뜰로 연결되는 문 앞에는 댕댕이 한 마리가 해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밀어서 여는 문이라서 댕댕이를 방해하지 않고 다시 들어갈 수 있었죠.
Loft Hotel에서 양곤 시내까지 나가려면 철길이 보이는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사람들이 철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안전때문에 기차가 오지 않더라도 철길을 걷는 것이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버마는 아직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버마라고 하면 불교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앤틱한 분위기를 상상하기 쉬운데 양곤 시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했을 때처럼 굉장히 활발히 개발되는 곳이기도 하고 어떤 지역은 보시는 것처럼 이미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이런 고층빌딩 가운데 하나에서 은행을 발견하여 환전을 했습니다. 아까 사설 환전소의 환율이 1,490이었는데 오히려 은행에서는 1,499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더 좋은 환율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환전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10,000짯 짜리 지폐로 바꿔주네요.
슐레 파고다는 양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데 근처에 굉장히 큰 육교가 있습니다. 차도를 가로지르는 다리 형태가 아니라 사거리의 어느 방향으로든 건널 수 있도록 보시는 것처럼 ㅁ자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여기가 슐레 파고다가 잘 보이는 뷰 포인트라서 여행자들이 많이 찾습니다. 지금은 낮 시간이라서 덥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일몰 시간이 되면 북적북적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차로에 건널목이 없기 때문에 보행자는 모두 이 육교를 이용해 원하는 곳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물론 보시는 것처럼 그냥 건너는 무단횡단자가 더 많더군요.
육교 위에서 보면 왕복 6차로의 가운데에 슐레 파고다가 떡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일출이나 일몰이 되면 햇살때문에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게 장관이라는데 이따 일몰 때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교통량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차 사이로 잘도 건너 다닙니다. 양곤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버마에는 일방 통행로가 많습니다. 이 길도 오는 방향으로만 통행합니다. 가는 차로가 없죠. 일방 5차로네요.
슐레 파고다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소방서 건물입니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건축된 건물인지 느낌이 살짝 영국풍이네요.
점심 때도 되었기에 보족 시장에 있는 채식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구글맵으로 찍어 보니 슐레 파고다에서 1.5km 정도 떨어져 있네요. 조금 덥기는 하지만 걸어갈 만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보족 시장은 정말 넓고 복잡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면적만 따지면 남대문 시장의 몇 배는 족히 될 것 같더군요.
보족 시장에서 대로변에 면한 상점 중에는 금은방이 가장 많습니다. 정말 많더군요. 이게 다 장사가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간단한 주전부리나 연잎밥을 파는 상인도 많고요.
보족 시장 안 골목에 자리잡은 채식 레스토랑 'Soe Pyi Swar Vegetarian Center'입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충격적인 입구 비주얼에 충격을 받았죠. 식당 맞나 싶었습니다.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ㅡ.ㅡ
들어가보니 허름하기는 하지만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제법 식당 느낌이 납니다. 여행자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로컬 레스토랑입니다. 그래도 보기보다 청결하고 사장님과 직원들이 모두 친절합니다. 중국인 사장님이 영어를 좀 하셔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됩니다.
모든 메뉴가 채식이라 분위기보다는 채식을 해야 하는 분들께만 추천합니다. 보족 시장을 방문하실 때 들르면 될 것 같습니다.
음식 종류가 굉장히 많고 인기 메뉴는 번호와 함께 따로 간판에 사진으로 붙어 있어서 주문하기 편합니다.
Fried Rice Noodle(2,000 짯)입니다. 담백한 맛이고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Bean Curd Molling(2,000 짯)입니다. 살짝 매콤한 것이 밥도둑인데 양이 좀 적은 것이 흠입니다. 이것도 반찬처럼 먹는 것보다는 밥을 비벼 먹어야 제맛입니다.
밥 2인 분을 따로 주문했는데 아예 양푼으로 나왔습니다;;;; 밥 1인 분에 800 짯. 쌀은 안남미인데 부슬부슬하지 않고 우리가 먹는 밥처럼 찰기가 있습니다.
음료로는 콜라캔 1개(900 짯), Pokka라는 상표명의 싱가포르에서 수입된 오렌지 주스(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쌕쌕 오렌지와 비슷한 맛) 1캔(900 짯)을 주문했습니다.
총 7,400 짯을 냈으니 우리 돈으로 6,500 원 정도에 둘이서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로컬 레스토랑의 물가는 정말 마음에 드네요.
대로변에서 한 골목만 들어가면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으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인파를 만나게 됩니다. 저는 돌아다니면서 홍콩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최근에 버마에서 한드가 워낙 유명세를 탔다고는 해도 떡볶이와 어묵까지 수입되었을 줄은 몰랐네요;;;;;
일종의 주상복합건물인데 고층의 거주공간은 낡은채로 그대로 두고 아래층의 상업 구역만 리뉴얼을 해서 보시는 것처럼 기묘한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참 특이하네요.
확실히 독실한 불교 국가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사원이 쉽게 눈에 띕니다.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시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서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굉장히 낡은 건물이 신축 건물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가 풍기지만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불편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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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마치고 워킹 투어를 진행하던 중에 프렌차이즈 아이스크림 체인으로 유명한 New Life 아이스크림에 들렀습니다. 어느 지점을 가도 괜찮다지만 보족 시장에 위치한 가게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일부러 들렀습니다. 역시나 겉에서 보면 좀 허름해 보이네요.
왼쪽이 초컬릿 아이스크림, 오른쪽이 코코넛 아이스크림입니다. 각각 1,000 짯인데 양이 좀 적은 편이라서 입가심용 디저트 정도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2016년 가이드 북에는 600 짯으로 나와 있으니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서 들를 가치가 있습니다. 초컬릿 아이스크림에는 초코칩이 박혀 있는데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입니다.
초컬릿 아이스크림이 우리가 익히 알던 맛이라면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샤베트 풍으로 담백한 맛입니다. 초컬릿보다 이게 더 맛있네요.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는 건 꼭 변압기처럼 생겼지만 아닙니다. 이 철로 만든 상자 안에는 발전기가 들어있어서 정전이 되면 가게 주인이 나와서 이 발전기를 돌려서 전력을 생산합니다. 버마는 아직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서 낮에도 자주 정전이 되는데 그러면 시내 전역이 갑자기 발전기를 돌리는 소음과 휘발유 냄새로 가득찹니다. 몇 번 경험했지만 익숙해지기 어려운 풍경이더군요.
시내에 있는 영화관입니다. 보자마자 예전 어릴 때 다녔던 '도원극장'이 떠올랐습니다. 버마에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일단 슐레 파고다로 이동해서 거기에서 론플 워킹 투어 코스대로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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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제가 버마 여행을 하면서 느꼈거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2주 동안 여행을 했다고는 하나 현지에서 오래 산 것도 아니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여행자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본 것을 정리한 것 뿐이니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음식
: 지금까지 여행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음식 중 가장 친숙한 맛이었습니다. 짜거나 지나치게 맵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고수가 들어간 음식도 향이 강하지 않아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나라 한상차림 같은 백반 같은 음식이 있는데다 꼭 나물 반찬 같은 음식도 많습니다. 특히 샨족 반찬 중에 우리나라 김치 같은 음식도 있어서 우리나라 멸치국수에 김치 얹어 먹듯이 샨족 국수(샨 누들이라고 부르는)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버마 여행을 하면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버마도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채식 인구가 많아서인지 어디를 가도 vegetarian 옵션이 있고 채식 전문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만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채식인들이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 종교
: 거의 90%에 이르는 국민들이 불교 신자라고 하니 가히 독실한 불교 국가(개인적인 수행을 강조하는 소승불교)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글쎄요. 그들의 신앙심이야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소위 '낫'이라고 부르는 토착 신앙도 믿고 사당마다 지폐를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도 그렇고 불상에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도 그렇고 사원마다 커다란 시주함을 여기저기 배치해놓고 시주를 독려하는 걸 보면 제게는 거의 기복신앙처럼 보였습니다. 종교에 대한 제 편견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으니 여행가시는 분들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버마 사람들
: 뭐랄까요. 처음에는 표정이 별로 없으면서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 속을 잘 알 수 없었지만 먼저 인사를 하거나 무엇을 물어보면 금방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 모드로 바뀝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 많이 개방되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선량하고 때가 묻지 않은 느낌입니다. 먼저 다가와서 친절을 베푸는 살가움은 없지만 은근히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그게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양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만달레이나 바간, 인레 쪽으로 나가면 선량하다는 제 말이 어떤 느낌인지 대번에 와 닿으실 겁니다. 여행 중에 사기 당할까, 호객 당할까 긴장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호객을 해도 질척거리지 않으며 거절하면 쿨하게 물러납니다.
* 인터넷 환경
: 제가 묵은 숙소가 대부분 고가의 숙소여서 그랬는지는 몰라서 숙소 내 무선 인터넷 환경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동영상 재생과 게임을 두 개의 기기로 한꺼번에 하면 속도 저하가 확 느껴지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검색이나 블로그 서핑 등을 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시내에서도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는 무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양곤에서는 백화점 등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길을 다닐 때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을 사용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게 빠르고 편리합니다. 저는 '도시락' 와이파이를 신청해서 갖고 다니면서 구글맵이나 '해피 카우' 같은 비건 레스토랑 앱을 사용했습니다.
* 치안
: 론플에서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수준입니다. 여성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염려할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해 밤길이 좀 어둡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을 두려워할 일이 없어서 여행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소매치기나 기타 강도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환전
: 버마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환전인데 현지에서 사용하는 '짯'으로 바꾸려면 100불짜리 미화 신권을 가져가야 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돈이라도 구겨지거나 접힌 흔적이 있으면 환전을 거절당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완전히 빳빳한 새돈인데도 발행년도가 2016년이라고 환율을 1불 당 50짯이나 덜 쳐줬습니다(영어도 안 되는데 욕 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아예 달러로 결제를 하거나 한국에서 떠날 때 완전 빳빳한 100불 신권으로만 가져가셔야 손해보거나 거절당하지 않고 환전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내의 사설환전소가 까다롭고 양곤 시내의 은행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고요.
* 동물
: 선진국을 가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견주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버마에서는 반려동물의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같이 사는 느낌입니다. 거리에 개도 많고 고양이도 많고 사원 근처에는 원숭이, 까마귀, 다람쥐도 많지만 아무도 해코지 하지 않고 어디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밥과 물을 준비해 놨더군요.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삽니다.
* 흡연
: 흡연은 자유로운 편이어서 길을 다니면 담배 연기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실내는 대부분 금연이라서 우리나라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다닐 만 합니다.
* 교통 사정
: 만달레이, 바간, 인레처럼 지방 뿐 아니라 양곤에서도 교통 체계가 엉망입니다. 양곤의 경우는 워낙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교통 신호가 보행 신호로 바뀌어도 좌우 회전 차량이 그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다가는 차에 치이기 쉽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은 아주 넓은 도로가 아니면 교통신호 상관없이 그냥 길을 막 건너다니기 때문에 교통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양곤에서는 대부분 일방도로라서 차량의 흐름을 읽기 쉽다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양곤에서 특히 길 건너실 때 조심하세요.
* 전력 사정
: 아직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 양곤 같은 대도시에서도 정전이 잦은 편입니다. 실제로 여행 중 정전을 자주 경험했고 그 때마다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이런 발전기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한번 정전이 되면 시내 곳곳에서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사용하는 기름 냄새와 소음으로 난장판이 됩니다.
* 의사 소통
: 저 같은 여행자들은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현지인과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문제는 영어를 좀 하는 현지인들도 발음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T발음과 R발음을 뭉개면서 발음하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리만으로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단어 수준에서도 못 알아들은 적이 많아서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나름 큰 호텔의 리셉션에 있는 직원들도 대부분 그런 걸 보면 제 귀가 이상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여행 초반에는 갑자기 영어를 알아들으려니 귀가 익숙하지 않아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2주 내내 계속 귀를 쫑긋 세우고 긴장해서 들어야 했으니까요.
* 날씨
: 건기에는 비가 한방울도 안 내리는 것 같습니다. 2주를 여행하는 동안 비는 커녕 흐린 날 조차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버마 지도를 놓고 보면 양곤은 남부에 위치해서인지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서 낮에 돌아다닐 때는 손풍기를 사용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양곤 공항에 내리자마자 모기가 달려들더군요. 양곤에서는 모기 퇴치제와 전자 모기향이 필요하니 준비해가세요. 하지만 바간, 특히 고지대인 인레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춥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기온차가 크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여름에 여행하시더라도 긴팔옷과 바람막이 등을 잘 챙겨가셔야 합니다. 낮에는 햇볕이 강하니 선글래스와 모자, 썬크림도 꼭 가져가시고요.
* 신발
: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버마에서는 사원에 들어갈 때 예외없이 무조건 맨발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헐벗은 복장도 입장 불가입니다. 입구에서 '롱지'를 빌려주는 사원도 있지만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으니 여성분들은 그냥 바지나 긴 치마를 입으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사원마다 다르지만 입구에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을 두거나 유료로 맡기는 시설이 있는 곳도 있지만 가능하면 신발주머니를 하나 가져가서 자기 신발을 직접 들고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버마 사원은 보통 동서남북으로 입구가 뚫려 있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신발을 맡긴 입구를 찾아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당해보면 아시겠지만 이거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발은 플립플랍 같은 가볍고 쿠션이 있는 샌들 종류를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사원 안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하고 사원 밖에서는 오래 걸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무거운 신발을 가져가는 게 의미없고 짐만 됩니다.
* 공항 발권
: 양곤 국제공항은 아니지만 지방 국내공항으로 가면 미리 종이에 리스트를 적어두었다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출력해 둔 항공권을 나눠주는 방식이라서(단말기가 없습니다;;;) 그냥 e-ticket을 출력해서 가져가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 공기질
: 앱으로 검색해 봐도 지방은 공기질 측정을 하지 않는지 양곤을 벗어나면 공기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일부러 들고 간 휴대용 공기질 측정기로 다니면서 수시로 측정을 해 보니 양곤과 인레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만달레이와 바간은 보통 '나쁨' 수준이고 식사 준비를 위해 나무를 때는 지 아침, 저녁으로는 항상 '매우 나쁨'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셔야 하고 실제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금방 목이 칼칼해집니다. 지방은 포장도로도 많지 않고 건기에는 비도 내리지 않으니 공기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 가난
: 동물에게도 먹을 것을 아끼지 않고 베푸는 버마 사람들이기에 가난하다고 해도 거지는 없을 것 같았는데 양곤을 벗어나 시골로 내려가면 길가에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기력하게 서 있으면서 손을 벌리고 구걸하는 사람들(대부분 노인들)이 많아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런 식으로 하루종일 서 있다고 해도 도움을 받을까 싶은데도 뽀빠산으로 가는 길에 제가 본 것만 줄잡아 수 백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빈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도로 사정
: 양곤 시내는 도로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외곽 도로도 포장 도로가 꽤 많은 편입니다. 물론 아직 포장이 안 된 흙길도 많지만 계속 포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 점점 도로 사정이 좋아질 겁니다. 다만 충격적인 건 도로 포장을 모두 사람 손으로 합니다. 롤러 정도를 제외하면 중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흙과 자갈을 나르는 것, 아스팔트를 녹여서 섞는 것, 그걸 바르는 걸 모두 여성 노동자들의 손으로 직접 합니다. 독한 연기가 나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도 꽤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 교통 수단
: 양곤을 비롯해 어느 곳에서건 호텔에서는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는 게 가장 편리(대신 가장 비쌈)하고 길을 거닐 때에는 '툭툭'을 흥정해서 타는 게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도시 간에는 시외 버스를 타면 되고(저는 그냥 국내 항공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이나 트램 등은 없습니다. 양곤에서는 시내 버스가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픽업 트럭을 개조해서 짐칸에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현지인 전용 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가 타기에는 의사 소통도 안 되고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을 말리고 싶습니다. 보통은 택시를 불러서 타거나 '툭툭'을 흥정해서 타고 다니게 되실 겁니다.
* 물가
: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호텔 바로 옆의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 등의 물가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쌉니다. 예를 들어 양곤 시내에서 우리나라 타임스퀘어 같은 '정션 시티' 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우리나라와 똑같은 금액을 내야 하지만 현지인 식당에서 음식 3개, 밥 추가, 음료까지 모두 합쳐도 우리 돈으로 5천 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배낭 여행자가 돈을 아껴서 여행하려고만 하면 굉장히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버마입니다. 그야말로 돈 쓰기 나름인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위생
: 론플도 그렇고 한글판 가이드북도 그렇고, 버마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길거리 음식을 조심하라는 겁니다. 딱 봐도 위생 상태가 아니올시다입니다.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할 때 구정물 수준의 물로 씻은 뒤 깨끗한 물로 헹구는 걸 한번도 못 봤습니다. 게다가 나름 비닐장갑을 끼고 과일을 만지는 행상도 그대로 돈을 주고 받은 뒤 다시 그 손으로 과일을 만집니다.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버마의 지폐는 정말 더럽기 때문에 그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걸 보면 있던 입맛도 뚝 떨어집니다. 론플에서는 카페에서도 찬 음료를 먹을 때 얼음을 빼라는 주문을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얼음의 위생 상태도 믿을 수 없다는거지요. 현지인 식당을 가실 때에도 비교적 깨끗하고 평이 좋은 곳으로 가시고 길거리 음식은 아예 제외하는 게 안전합니다.
* 돈
: 예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지폐만 사용합니다. 단위는 '짯'이고 환율은 제가 여행하던 당시 1,000 짯이 750~800 원 수준이었습니다. 지폐는 50, 100, 200, 500, 1,000, 2,000, 5,000, 10,000 짜리가 있습니다. 500 짯 이하는 주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단위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0 짯 짜리입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소액 지폐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 시차
: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시차 적응에 아주 유리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인 7시나 8시 쯤이면 한국은 9시 30분이나 10시가 되기 때문에 슬슬 졸릴 시간이죠. 씻고 바로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6시나 7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지기 때문(한국 시간으로 8시 30분이나 9시이니)에 일찍 움직이기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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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버마(미얀마)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까지 주목을 덜 받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흡사 2012년 여행 직전 라오스 같은 느낌이더군요.
아직은 버마를 다룬 여행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도 없고 그동안 대한항공 외에는 직항편도 없었죠. 미얀마 국제항공이 직항편을 개설한 것이 2019년 12월 4일이니 이제 슬슬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무비자 협정이 체결된 것도 2018년 10월이었는데 내년까지 1년 더 연장이 되었죠. 그러니까 더 붐비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실정이니 막상 가자고 결정한 뒤에도 여행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여행기는 안 읽은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 다시 뒤져보기도 귀찮고 어차피 배낭 여행기가 대부분이라 제 여행 스타일과 맞지 않을 것이 뻔했기에 그냥 그동안 해 오던 정석대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하던대로 영어판과 한글판 가이드 북 두 권으로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아마 올해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저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낭 여행자라면 블로그의 여행기들을 참고하실 수는 있을테고요.
* 서적
: 원래 론플 가이드북이 형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한번 익숙해지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해도 저자의 문체에 따라 읽기 굉장히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살짝 복골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론플 미얀마는 비교적 표준에 가까운 책이기는 한데 실제로 여행을 해 보니 양곤, 바간, 만달레이, 인레처럼 대표적인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자세하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는 좀 부족하더군요. 현지에서 여행 중에 혹시나 해서 블로그를 검색했을 때 얻은 정보보다 부실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인레 호수 인근 지역은 깍꾸, 삔따야, 마인마예 등의 주변 지역이 더 매력적일 수 있어서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인근 지역 정보를 구해서 보완해야 합니다. 2017년판이기는 해도 버마가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걸 감안하면 책에 나와 있는 가격이 그 새 많이 변동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요.
: 보통의 경우는 론플 한 권만 현지에 가져가면 충분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이 책이 없었다면 좋은 걸 많이 놓칠 뻔 했습니다. 워낙 버마를 다루는 한글판 가이드북 자체가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가능하면 대형 출판사의 책을 피하려고 고른 책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습니다. 버마, 라오스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의 발품책이라서 그런지 정확도가 굉장히 높았고 실제로 현지에 특화된 정보들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6년 책인데도 2017년 판인 론플보다 더 유용하다는 느낌이어서 최대한 짐을 줄이고 가이드 북은 한 권만 가져가야 한다면 버마 만큼은 론플보다 이 책을 들고 가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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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삶의 방식이 여행 스타일에도 묻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누구나 하는 걸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라서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가능하면 사람이 없고 남들이 잘 안 가는 곳을 선택하곤 합니다.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예전부터 많이들 찾는 태국이나 베트남, 필리핀도 있고 한 때 유행이었던 라오스도 있고 요새 조호바루로 뜨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버마(미얀마)를 동남아시아의 여행지로 고려하는 분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더 가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꽃보다 청춘'으로 라오스가 망가지기 전에 다녀온 게 신의 한수였던 것처럼....
결과적으로 보면 버마를 선택지로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는 최대한 서둘러서 빨리 다녀오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덜 망가졌거든요. 대한항공 직항편이 개설된데다 2018년 10월 1일부터 일년 동안 유지되던 비자 면제 정책이 연장되어 2020년 11월 30일까지는 별도의 비자 발급 없이 입국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지금까지 여행했던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동양인, 특히 중국인이 없는 나라여서 여행하기 쾌적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왜 그런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 의문입니다.
버마(바뀐 국호는 미얀마지만 저는 버마라고 부르고 싶어서 여행기 내내 버마라는 호칭을 쓸 겁니다)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로 우리나라의 3배 면적에 이릅니다. 인구도 6천만이 넘으니 우리나라보다 많습니다. 고대 왕조의 찬란한 문화 유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하고 있는데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거치면서 받은 영향도 만만치 않고 전 국민의 90%가 독실한 불교도인 소승 불교의 나라인만큼 불교 문화의 특징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거기에 각자의 언어와 문화적 전통을 잘 유지하며 살아가는 135개에 달하는 소수 민족의 영향도 만만치 않죠. 이유야 어쨌든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면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같은 느낌도, 네팔의 바간 같은 느낌도, 태국의 방콕 같은 느낌도, 쿠바의 아바나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꽤 복잡한 매력이 있는 나라였지요.
단체 투어도 그렇고 자유 여행도 그렇고 버마만 2주를 여행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을텐데 그래서 한층 여유롭게 양곤, 만달레이, 바간, 인레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버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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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행지로 선택한 나라가 헝가리여서 읽게 된 책입니다. 불과 2주 전에 미얀마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다음 여행지가 헝가리이고 여행하기에 최적인 계절이 여름이니 미리 미리 준비해야겠기에 구매했죠. Lonely Planet도 함께 주문했지만 도착하는데 며칠 걸린다고 하고 이 책은 e-book이라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한글판이라서 가볍게 워밍업을 하려고 샀습니다.
헝가리는 보통 오스트리아, 체코와 묶어서 돌아보는 여행 코스가 대부분이라서 의외로 헝가리만 다루는 책이 거의 없습니다. 동유럽 3국을 돌아도 헝가리는 백이면 백 모두 부다페스트만 들르고 지방 도시를 소개하는 곳이 없죠.
저는 항상 여행을 갈 때마다 가능하면 한 나라만 패는여행하기 때문에 올해 헝가리도 부다페스트와 함께 지방 도시 3곳 정도를 넣어서 일정을 짤 예정입니다.
이 책은 e-book으로만 판매하는 퍼스트 시리즈 중 한 권이고 1,500원 밖에 안 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결제하고 보니
제가 보이코트하는 '시공사'에서 나온 책이라서 땅을 쳤습니다. 이미 늦었지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이 이 책은 저처럼 헝가리만 여행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135페이지 밖에 안 되는 적은 분량도 그렇고 무엇보다 내용이 부실합니다. 제가 기대했던 헝가리 지방 도시는 커녕 부다페스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많이 부족합니다. 딱 3일 동안 부다페스트의 핵심 랜드마크만 돌아볼 사람을 위한 일정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뭐랄까요. 현지 가이드가 자신이 평소 진행하던 투어 일정을 그대로 EPUB에 담은 것 같달까요? 별로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저도 부다페스트에서 대략 3박 4일은 있을 예정이어서 부다페스트 세부 일정을 짤 때는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것 같지만 겨우 그걸 위해서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없죠. 왜냐하면 부다페스트 일정을 소개하는 다른 가이드북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결국 올해 헝가리 여행 일정도 론리 플래닛과 트립어드바이저에게 의존하게 될 것 같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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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나온 뒤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라서 느낌이 좀 다릅니다. 작년 8월 말에 다녀온 스위스 여행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예약까지 완료한 여행이라서 어차피 가야 하는 여행이었지만 이번 버마 여행은 프리랜서가 된 상태에서 계획한거거든요.
휴가를 몽땅 끌어모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데다 안식월 중간에 가는 여행이라서 한결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안식월은 그냥 통째로 쉬고 정기 여행은 따로 가는 것도 생각 중입니다. 길게 쉬어보니 정말 좋네요. ^^
이번 여행은 12월 16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서 30일 아침 비행기로 돌아오는 13박 14일 일정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버마에만 집중하고요. 세부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양곤(2) -> 만달레이(3) -> 바간(3) -> 인레(3) -> 양곤(2)
욕심을 부리자면 나팔리 해변이나 숨어있는 곳을 가 볼 수도 있지만 쉼의 의미가 강한 여행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버마에서 누구나 꼭 가보는 핵심 스팟만 골라서 충분한 여유를 두고 둘러보는 식으로 움직이려고 합니다.
포켓 와이파이와 태블릿 PC를 가져가니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으로 연락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신 드리겠습니다. 중간중간에 트위터로는 현지 소식 전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 폰이 원래 좀 이상해서 해외만 나가면 현지의 통신사 인식이 안 되기 때문에 통화도 안 되고 문자도 안 들어오니 참고하세요;;;;; 이메일로 연락주시는 게 가장 낫습니다. 메일은 수시로 확인하니까요.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12월 30일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둘께요.
버마는 원래 치안이 좋고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서 다시 인사 드릴께요.
덧. 버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버마에 있었던 14일 동안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아 날씨가 도와준데다 양곤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덥지 않아서 이맘때 여행 가기에 최적인 나라 같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 중 한번도 한국 음식점을 들르지 않은 유일한 나라일 정도로 음식도 입에 잘 맞았네요. 예전 라오스 여행 때 느낀 것처럼 조만간 망가질 것 같으니 미얀마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조금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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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두 권의 여행 서적을 사는 겁니다. 한 권은 전반적인 여행 일정의 틀을 짜기 위한 '론리 플래닛'이고 다른 한 권은 여행하려는 나라에 대한 분위기를 감 잡는데 도움이 되는 여행 에세이 류의 책이죠.
이 책은 올해 여행지인 '버마'의 분위기를 살펴보려고 구매한 책입니다. 저자가 여행가일 것으로 짐작되나 다른 저서들을 보면 아동을 위한 서적도 있고 학교 밖 청소년 인터뷰 모음집도 있는 걸 보면 선생님이거나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여행 에세이처럼 보이는 책은 크게 두 가지 형태 중 하나인데 흔히 말하는 '소녀 감성' 충만이거나 아니면 배고픈 배낭 여행자 컨셉입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전혀 다른 여행자 유형(전업 여행가도 아니면서 무조건 비용을 아껴야 하는 절약형 배낭 여행자도 아닌, 그냥 열심히 돈 모아서 여행지에서는 안 아끼고 펑펑 쓰는 자유 여행자 쪽이죠)이기 때문에 두 유형 모두 별로 공감을 못 합니다.
특히 이 책도 살짝 그런 분위기지만 동남아를 다룬 여행 에세이들을 보면 대개 경제 성장률만 보고 무시했다가 여행을 하면서 그들의 낙천적인 마음가짐과 고운 마음씨 등에 반해서 반성했다는 뻔한 스토리 라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거기에서 거기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에세이 류의 여행 서적을 사는 이유는 저보다 먼저 여행한 여행자의 감상을 엿보기 위해서인데 저와 너무 다른 여행자의 감상이다보니 공감이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이 책도 역시 그랬습니다.
이 책을 끝으로 더 이상 에세이 류의 여행 서적은 안 사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그런 결정을 내리게 해 준 점에서 이 책이 고맙기도 하네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배낭 여행으로 버마를 다녀오실 분들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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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일찍 출발한다고 해서 6시에 일어나 씻고 7시에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학교의 등교 시간과 겹친다고 해서 출발 시간이 8시 30분으로 미뤄지는 바람에 방으로 돌아와 30분 정도를 더 쉬었습니다. 호텔이 골목 깊숙한 곳에 있어 어차피 버스가 호텔 앞까지 들어올 수 없을텐데 왜 출발 시간을 미루는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뭐 가이드가 어련히 알아서 했을라고요.
호텔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 큰 길가에 세워져 있는 버스에 올랐는데 호텔 직원들이 캐리어와 짐을 나르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캐리어는 바퀴가 있으니 바닥에 놓고 끌어도 되는데 모두 어깨에 지고 내려가시더군요. 그래서 저희 짐을 날라준 분께는 따로 수고비를 드렸습니다.
버스는 곧 쿠스코 시내를 빠져나가 뿌노로 향했습니다. 이런 풍광을 보며 4시간 정도를 달렸는데 밀린 트윗을 하다 선잠을 자다 깨다 했죠.
쿠스코에서 8시 30분에 출발했는데 12시 30분 쯤 되어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위치가 위치이니만큼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여기에서 점심을 먹고 가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숙박을 할 수도 있고 기념품 매장도 꽤 큰 휴게소입니다.
가이드인 Cheo에 따르면 여기 햄버거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Vegetarian 메뉴가 따로 있더군요. 저희는 클래식 버거(10솔)하고 퀴노아 버거(15솔)를 치즈만 빼고 주문했습니다. 사실
이 휴게소에서 가장 유명한 건 알파카 고기로 만든 햄버거인데 호기심이 많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범한 버거를 주문하더군요.
프렌치 프라이(5솔)를 추가했고요. 음료는 콜라로 주문했지만 치차 모라다를 원하는 분들은 5솔이면 드실 수 있습니다.
2015년 세계 최고의 초컬릿으로 선정된 초컬릿 음료도 마실 수 있네요. 초컬릿이 8솔, 우유를 섞은 게 9솔입니다.
페루는 유기농 커피로도 유명한데 이 휴게소에서는 2010년 세계 유기농 커피 수상자인 원두를 사용하나 봅니다. 아이콘이 직관적이라 내용을 잘 몰라도 주문하기 쉽겠네요.
주문할 때 먼저 계산을 하고 도장을 찍은 번호표를 받은 뒤 나중에 음식이 나오면 번호를 불러 번호표와 음식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다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빨리 만들 수 있는 햄버거인데도 시간이 의외로 꽤 걸립니다.
주문한 햄버거와 프레치 프라이가 나왔습니다. 치즈를 뺀 버거인데도 명성 그대로 맛있습니다. 보통 서울에서 베지 버거를 먹으면 대개 콩고기 패티가 들어있는데 퀴노아 패티가 더 맛있네요. 퍽퍽하지도 않고 식감이 괜찮았습니다. 사실 더 예술이었던 건 프렌치 프라이였습니다. 페루가 워낙 품질 좋은 감자로 유명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오늘의 목적지인 뿌노가 감자의 원산지거든요. 맛이 없을 수가 없죠. 게다가 감자도 유기농으로 기른다고 하더라고요.
식당 안을 닭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네요;;; 사람들이 먹다 흘린 빵 부스러기나 채소 조각을 열심히 사냥하고 다닙니다.
화장실은 유료 화장실(1솔)인데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휴게소치고는 꽤 깨끗한 편이지만 남녀 공용이라서 마음 편히 볼 일을 보기가 쉽지 않고 소변기가 없는 건 괜찮은데 좌변기 덮개가 없어서 사용하기가 좀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점심도 먹었겠다 2시간 이상을 더 달려야 하니 일단 화장실은 한 번 가 두는 게 좋겠죠.
휴게소를 떠나 2시간 남짓 더 달려 드디어 뿌노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날씨가 흐려지더니 소나기도 한번 쏟아지더군요. 쿠스코에서 뿌노까지 약 320km 정도 되는데 공식 일정 상으로는 이동 시간이 7~8시간이지만 휴게소에서 보낸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조금 일찍 도착한 것 같습니다.
뿌노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감자의 원산지이고 티티카카 호수를 돌아보기 위한 베이스 캠프라고 할 수 있는 곳이죠. 해발 3,830m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페루 여행 중 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여기도 고산병을 조심해야죠.
뿌노에 퀴노아 버거를 파는 러빙헛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이미 오면서 맛을 봤으니 굳이 찾아가서 먹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2박을 보낼 Casona Plaza Hotel Puno에 짐을 풀었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외관이 좀 구려서 4성급 호텔이 맞나 싶었지만 내부는 고급스럽고 객실도 보시는 것처럼 깔끔합니다. 페루에서는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짐을 나르기 편하고요.
쿠스코에서 배탈로 탈수 증상이 왔을 때 유용했던 수액도 다 마셨습니다.
일단 짐을 풀고 4시 50분에 만나 함께 간단히 뿌노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는 않아서 시내 중심에 있는 대성당을 중심으로 1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습니다. 보행자 전용 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거든요. 재미있는 건
뿌노에 있는 식당은 대부분 레스토랑+카페+바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는 겁니다.
뿌노 시내를 한 바퀴 도는 걸로 오늘 일정은 끝났고 나머지는 자유 일정이라서 '유지'와 함께 'Cheo'가 추천한 곳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대성당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Cafe Bar'는 큰 길가에 위치해서 찾기 쉽지만 입구는 뜰을 거쳐 안 쪽에 있어서 상당히 오붓한 느낌을 줍니다. 'Cafe Bar'는 트립 어드바이저에서도 추천하는 맛집이에요.
날씨가 좀 스산해서 카페 안에는 난로도 켜놓았습니다.
선반에 원두가 있길래 나중에 물어봤더니 판매하는거라고 해서 유기농 홀빈 원두를 두 봉지(각 30솔)만 사 왔습니다.
한 쪽 벽에는 페루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멋진 풍경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어차피 저녁도 먹어야 해서 차를 마시는 김에 간단히 먹을 음식도 주문했습니다. 음식 선택의 폭이 기대했던 것보다 넓은 편이고 비건 메뉴 구분도 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Greek Salad(17솔)인데 구성물이 실합니다.
프렌치 프라이를 주문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맛탕 비쥬얼의 감튀(6솔)가 나왔습니다. 물론 모양과 상관없이 페루에서 감자로 만든 음식은 실패할 수가 없죠.
색조가 좀 이상한데 핫 초컬릿(7솔)입니다. 가루를 탄 게 아니라 초컬릿을 녹여 만든 진짜 핫 초코에요.
터키쉬 커피(8.5솔)도 한 잔 주문했습니다. 페루 음식에는 감자가 있다면 음료에는 유기농 커피가 있습니다. 커피가 유명한 곳도 많이 여행해봤지만 페루 커피의 여운은 꽤 오래갈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차를 달려 이동했기에 저녁 모임은 짧게 끝내고 이슬비가 내리는 빗길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도착하고 보니 마실 물이 없어서 근처 마트까지 다시 나갔다 돌아왔고요.
여행 일지만 간단히 정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티티카카 호수를 돌아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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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10솔
* 호텔에서 버스까지 짐을 옮겨주신 분들 수고비 : 10솔
* 휴게소 점심 식사 비용
- 클래식 버거 : 10솔
- 퀴노아 버거 : 15솔
- 유기농 프렌치 프라이 : 5솔
- 콜라 : 3솔
= 33솔
* 휴게소 유료 화장실 사용료 : 1 X 2 = 2솔
* 버스 운전 기사 수고비 : 10솔
* 호텔 포터 수고비 : 10솔
* Cafe Bar 저녁 식사 비용
- 그릭 샐러드 : 17솔
- 프렌치 프라이 : 6솔
- 핫 초컬릿 : 7솔
- 터키쉬 커피 : 8.5솔
= 38.5솔
* Cafe Bar 유기농 홀빈 원두 구입 : 30 X 2 = 60솔
* 호텔 앞 마트
: 생수 2병, 오레오 쿠키 1개 = 7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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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까지 21곳이었는데 이후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길리 메노, 몽골, 시드니, 대만, 페루, 몰디브, 스위스가 추가되었습니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 펠트 재질인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짱짱합니다.
처음에는 글루건으로 벽에 붙였는데 그 후 이사한 집에는 3M 양면 테잎으로 붙였습니다. 살짝 뜨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실크 벽지로 도배한 분들은 실핀으로 상처없이 고정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작년 여름에 사무실을 오픈하고 나서 허전한 벽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적당한 것이 없을까 찾다가 이 지도 생각이 나서 추가 주문을 했습니다. 지금도
'펀샵'에서 팔고는 있지만 제가 주문할 당시에는 재고가 없었고 지금도 파란색 표준판(85,000원)과 파란색 엑스라지(240,000원)만 구매가 가능하네요. 검은색은 재입고를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검은색 표준판을 원했기에
Palomar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했습니다. 파란색이 가독성은 좋지만 검은색이 더 멋지기는 하네요. 마음에 듭니다. 124 X 66cm의 동일한 사이즈를 주문했는데도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구매한 지도와 비교해 보면 북극권에 가까원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를 표시하는 걸로 바뀌어서 도시 수가 늘어난 것도 차이라고 할 수 있네요.
새로 산 지도에 그동안 가 본 곳을 찍어보니 남극권을 제외하고 6대주는 한번이라도 발을 들여본 것 같습니다.
핀 15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건 동일하지만 PinMan이라는 아이템을 서비스로 주네요. 다음 여행지를 가리키는 용도로 그만이라서 올해 여행 예정지인 버마에 꽂아 두었습니다.
Palomar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하면 가격이 60유로라서 펀샵에서 구매한 것보다 싸기는 하지만 문제는 DHL express shipping 이외의 배송 옵션이 없습니다. 주문하면 2~3일 내에 도착하는 건 기쁘지만 문제는 배송료가 42유로나 됩니다;;;; 박스가 크다는 걸 감안해도 선뜻 사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죠. 사무실 오픈을 자축하며 이 때 아니면 언제 맘껏 사 보겠냐며 눈 딱감고 지르기는 했습니다만... ㅠ.ㅠ
핀은 첫 지도를 살 때 150개를 별도로 구매해 두었기에 두 개의 지도로 나눈다고 해도 70군데 이상은 꽂을 수 있으니 아마 평생동안 열심히 여행다닌다고 해도 다 꽂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터에 여행 지도를 떡하니 붙여 놓으니 더 좋은 곳으로 여행가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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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원래 마추픽추에 오르는 걸로 예정된 날이라 8시에 집합하기로 해서 넉넉하게 잡아 6시에만 일어나면 되었는데 어제 Indio Feliz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온 뒤 기절하듯이 쓰러져 잠드는 바람에 새벽 4시에 일어났고 다시 잠을 청할까 하다가 자칫하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그냥 기상했습니다. radiator가 빵빵하게 가동되기에 샤워하면서 여유롭게 모자와 바지를 빨아서 말리기까지 했죠.
짐을 챙기고 7시 15분 쯤에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었습니다. 세삼스레 감자 요리가 맛있더군요. 페루에서 먹은 감자가 맛이 없었던 적은 없었지만요.
식당 뒤편에는 아보카도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싸서 못 먹는 아보카도가 무슨 시골집 뒷뜰의 대추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 때 따지 않아서 바닥에 떨어진 아보카도가 그냥 썩어가고 있어요;;;;
오늘은 마추픽추를 둘러보고 쿠스코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라서 더플백을 싸서 호텔에 맡겨 두고 버스로 마추픽추로 이동했습니다.
이게 아구아스 깔리엔테스와 마추픽추를 오가는 버스의 티켓입니다.
올라갈 때 녹색 티켓을 내고 내려올 때 빨간 색 티켓을 내면 됩니다.
각각 무려 24불이나 합니다. 아무리 마추픽추라고 해도 페루의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엄청난 가격이죠. 어제 따로 살 때와 달리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예매하면 할인이 적용되어 조금 싸지만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는 아닙니다.
이건 마추픽추 입장권입니다. 입장료는 152솔입니다.
아침 일찍 올라갔는데도 인산인해입니다. 마추픽추 입구에 있는 화장실은 유료 화장실로 이용료가 1솔입니다.
어제의 쓰라린 경험이 있기에 오늘은 모기 기피 스프레이를 챙겨와서 미리 뿌렸지만 그래도 워낙 모기가 많아서 중간중간에 선크림을 바르듯이 뿌려줘야 했습니다. 여름철에 마추픽추를 오르는 분들은 모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셔야 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합니다.
오늘은 로컬 가이드인 '호세'와 함께 올라와서 마추픽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추픽추는 1983년 쿠스코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2007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보존을 위해 하루 입장객을 2,500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추픽추 곳곳에서 복원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때는 몰랐는데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합니다. 대체 바퀴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 많고 무거운 돌을 이 험준한 곳까지 가져와서 쌓았는지 의문입니다.
저쪽 꼭대기에 보이는 것이 '망지기의 집'입니다.
마추픽추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 당시의 기술로 어떻게 이런 무겁고 거친 돌을 두부처럼 반듯하게 잘라서 이렇게 고르게 쌓아올렸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놀라운 건 또 있는데 그 당시에 만든 물길을 따라 지금도 물이 흐른다는거죠. 바꿔 말하면 지금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이야기.
밑에서 올려다 볼 때도 까마득하게 느껴졌는데 위에서 내려다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찔한 기분이 절로 듭니다.
서부 지역인 하난(Hanan) 지역에 있는 건물인데 건물의 높이와 완성도, 내부 시설물로 비추어 신관이나 기타 신분이 높은 잉카인의 숙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마추픽추 내에서도 유명한 태양의 신전(Templo del Sol)입니다. 신전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석은 20톤이 넘는다고 하네요. 기초석을 다듬지 않고 그 위에 곡선으로 깎은 돌을 올린 걸 보면 정말 기술이 대단해 보입니다.
태양의 신전 기초석 아래는 파차쿠텍 왕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이 있는데 3개의 계단이 보입니다. 3개의 계단은 저승과 죽음을 상징하는 뱀, 현생을 상징하는 퓨마, 천상을 상징하는 콘도르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태양의 신전에 있는 창은 정면에 보이는 산 봉우리를 통해 떠오르는 태양을 그대로 마주하게 축조했다고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저 두 봉우리 사이의 갈라진 틈으로 태양이 떠오르는데 그 태양빛이 정확히 태양의 신전으로 들어온다고 하네요. 그리고 햇빛이 비치는 위치를 보고 농사의 절기를 가늠했다고 합니다. 꽤 과학적이죠?
태양의 신전에서는 어제 올랐던 선 게이트(Sun Gate)도 보입니다. 태양의 신전이라고 하지만 일종의 해시계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곳은 주신전 지역(Sector de los Templos)으로 중요한 의식 행사를 진행하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들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하겠는지 조금씩 무너지고 있네요.
여기는 '3개 창문의 신전(Templo de las Tres Ventanas)'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잉카인들이 영혼을 위해 제사를 지내던 신전이라고 하네요.
이건 아무래도 해시계 같습니다. 경사도도 그렇고 방향도 그렇고 말이죠.
마추픽추의 메인 광장입니다. 예전에 잉카인들의 장이 서는 곳이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메인 광장을 지나 앞쪽으로 돌아오면 알파카를 풀어놓은 곳을 만나게 됩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몰라도 다들 퍼져 있는 모습이어서 방문객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귀에 식별표가 있는 걸 보니 관리를 받는 알파카 같습니다.
다들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평화롭게 졸고 있습니다.
페루 현지인들은 선명한 색상을 참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빨간색과 파란색을 거침없이 사용합니다.
마추픽추를 한바퀴 돌며 설명을 듣고 난 뒤에 호세가 한 자리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는 자유 시간을 줍니다.
오후 2시 30분까지 기차역에 집합해야 하는 걸 감안하여 계산해 보니 잉카 브릿지까지 다녀올 시간이 얼추 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선 게이트를 다녀왔으니 오늘은 잉카 브릿지를 다녀오는 걸로 마추픽추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잉카 브릿지로 가는 길은 깎아지른 절벽길이기 때문에 풍광에만 정신팔려 발이라도 헛디디면 큰일납니다.
잉카인들은 대체 이런 절벽을 깎아서 어떻게 길을 낼 생각을 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예상했던 것만큼 좁거나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험한 길이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어야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길 바깥쪽에 안전망이나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떨어지면 그대로 사망입니다;;;;;
그래도 거의 다 와 갑니다.
왕복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잡아먹지는 않습니다.
잉카 브릿지 바로 앞은 막혀 있어서 더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절벽 위에 난 길 중간에 통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걸어놨는데 저기는 정말 위험하겠죠? 저기를 걸어가다가 떨어지면 정말 답이 없거든요. 그래서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잉카 브릿지로 가는 길에는 초입에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이름, 나이, 국적, 체크인 타임을 꼼꼼히 적어야만 통과할 수 있고 돌아올 때도 자기가 적었던 곳 옆에 체크아웃 타임과 서명을 해야 합니다. 체크 포인트가 하루일과를 마치고 닫힐 때 서명이 안 된 곳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불상사가 생긴 것이니 구조대가 출동하겠지요. 덜덜덜...
돌아오는 길에 슬슬 빗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DSLR은 가방에 넣고 방풍 점퍼를 꺼내 입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마추픽추 앞 버스 정류장에도 사람이 많습니다. 줄이 엄청나게 길기는 한데 차가 자주 오기 때문에 한 30분 정도만 기다리면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마을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오후 2시쯤 되었는데 잉카 브릿지를 다녀오면서 긴장해서 그런지, 버스를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지쳐서 그 짧은 이동 시간에 깜박 잠이 들었네요.
Cheo가 이야기한 시간이 2시 30분이었기 때문에 아르마스 광장 주변에 밀집한 식당 중 눈에 띄는 한 곳을 얼른 들어가 small size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피자에는 음료 하나가 서비스로 나온다고 해서 치차 모라다를 선택하고 오렌지 주스만 한 잔 추가했죠. 전부 해서 30솔이니 역시 살인적인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물가답네요. ㅠ.ㅠ
허겁지겁 음식을 밀어넣고 부리나케 기차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짐에 깨질 것이 많으니 조심해 달라고 Cheo에게 미리 부탁했는데 포터 두 분이 신경써서 날라주셨기에 감사의 마음으로 흔쾌히 별도의 수고비를 드렸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오얀따이땀보로 돌아가는 기차가 도착했고 다행히 올 때와 달리 정방향 좌석이었네요. 모두 4인승 테이블 좌석만 있는 줄 알았는데 2인승 테이블도 있었고 운좋게 거기 앉아서 편하게 이동.....할 줄 알았는데 누가 바닥에 물을 흘렸는지 좌석 아래에 놓아둔 장비백이 젖어서 안에 있던 내용물을 다른 가방으로 옮겨 담느라 부산을 떨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도착한 오얀따이땀보역에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는지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요. 다행히 챙겨간 우산이 진가를 발휘해서 많이 젖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루밤바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으러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 잤습니다.
우루밤바 호텔에서 짐을 싣는 동안에는 거리의 화가에게 마음에 드는 그림도 한 두 점 샀고요. 짐을 싣고 출발한 버스가 쿠스코에 도착한 게 대략 저녁 7시쯤이었습니다. 마추픽추에서 무리를 했기 때문에 내일 저녁까지는 자유 일정이었죠.
사실 계속 잠을 잤던 게 나중에 알고 보니 몸이 피곤해서 그렇기도 했지만 마추픽추에서 비를 맞으며 돌아다닌데다 땀이 식으면서 체온을 빼았겼고 점심을 허겁지겁 먹으면서 급체를 했기 때문이더군요. 쿠스코에 도착하니 이미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 여행 중에 식욕이 떨어지는 적이 거의 없는데 쿠스코에서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더군요. 이 때 어느 정도 감을 잡았습니다. 사실 그냥 호텔에서 자고 싶었지만 반려인이 한식을 먹고 싶다기에 사랑채까지 가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된장찌개를 주문했는데 두 입 먹고 거의 남겼습니다. 사진에는 김치전이 안 나왔는데 김치전도 남아서 싸 갖고 왔죠.
숙소로 돌아와 씻는 둥 마는 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마추픽추 요약
- 마추픽추 안에는 화장실, 쓰레기통이 없습니다. 입구에 유료 화장실이 있으나 워낙 사람이 많아서 사용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 마추픽추 안에는 일방통행 보도가 많아 뒤로 돌아갈 수 없어서 자칫 길을 잘못 들면 꽤 먼 길을 돌아서 다시 와야 하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시간을 엄청 잡아먹거든요. 물론 일일권을 갖고 있다면 실수로 마추픽추 출구로 나갔다고 해도 입구로 몇 번이든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 강력한 모기 기피제가 필수품입니다. 아주 작은 모기들이 극성인데 물리면 피가 맺힌 뒤 나중에 엄청 가렵습니다. 현지에서 파는 모기 기피 스프레이는 20솔이나 하지만 향만 강할 뿐 모기를 쫓는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강력한 것으로 가져가는 걸 추천합니다.
- 출발할 때 날씨가 맑아도 마추픽추에 오르면 갑자기 구름이 몰려들어 소나기가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산 또는 우비는 반드시 가져가야 합니다.
- 등산용 스틱은 갖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잉카 브릿지와 선 게이트는 마추픽추를 기준으로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위치 상 한번에 다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두 번 오르는 걸 추천합니다.
- 잉카 브릿지로 가는 길이 훨씬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가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절벽으로 접근하는 길이 좁아서 위험하게 느껴질 뿐이지 선 게이트로 가는 길이 훨씬 멀고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닫기 * 마추픽추 화장실 사용 : 1솔
* 가이드 호세 수고비 : 50솔
*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아르마스 광장 식당 점심 식사
- small size 피자
- 오렌지 주스 1잔
= 30솔
* 포터 수고비 : 10솔
* 우루밤바 숙소 앞 거리화가 그림 구입비 : 100솔
* 쿠스코 사랑채 저녁
- 된장찌개
- 비빔밥
- 김치전
- 콜라 1잔
= 88솔
* 2리터 생수 구입 : 5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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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는 해외 여행이기는 해도 이번 여행은 15년 간 일하던 직장을 나와 처음 떠나는 여행이라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원래는 있는 휴가 없는 휴가 몽땅 끌어모아서 일정을 잡은건데 의도치 않게 직장을 나오게 되면서 사직 전에 남은 휴가를 몰아서 쓰는 통에 이 휴가는 자력으로 다녀오는 첫 여행이 되었네요.
프리랜서는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기 때문에 미리 예약된 것이라고는 해도 이번 스위스 여행은 일정도 길기 때문에 타격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만 일과 쉼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제 독립의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마음 비우고 편하게 다녀오려고 합니다.
8월 20일 저녁 비행기로 떠나 9월 5일 오후 비행기로 돌아오는 14박 16일 일정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다른 나라 기웃거리지 않고 한 나라에만 집중하는 제 여행 특성 상 스위스만 돌아보고 올 예정입니다.
이번 스위스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취리히(1) - 루체른(2) - 융프라우(3) - 마터호른(3) - 생 모리츠(2) - 루가노(2) - 루체른(1)
자연을 만끽하러 가는 스위스이니만큼 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은 최대한 줄였기 때문에 최초로 수도를 방문하지 않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베른, 제네바, 바젤 등이 모두 빠졌고 취리히도 하루 둘러보는 것으로 끝입니다.
남은 기간은 기차로 이동하면서 산과 호수에서 하이킹 하면서 힐링하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포켓 와이파이와 태블릿 PC를 가져가니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으로 연락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신 드리겠습니다. 중간중간에 트위터로는 현지 소식 전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9월 5일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둘께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물가 나라 스위스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ㅠ.ㅠ
덧. 스위스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이틀 정도를 빼고는 날씨까지 도와줘서 확실한 refresh 여행이 되었네요. 흡연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나라라서 비흡연자인 저로서는 도시 지역을 여행할 때 좀 힘들었지만 그 점만 빼면 정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페루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스위스 여행기도 곧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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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서 묵은 Taypikala Hotel Machupicchu입니다. 이번 페루 여행에서 묵은 숙소 중 뿌노에서 묵을 호텔과 더불어 유일한 4성급 호텔이죠. Taypikala 체인 호텔입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나름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캐리어를 옮기는데 편리했습니다.
방도 작기는 하지만 아담한 편이고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괜찮은 편이고요. 호텔 위치가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서도 북쪽이고 여행자 거리 초입이라서 접근성은 좋으면서도 시끄럽지 않습니다.
4성급 호텔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까지 묵은 호텔과는 욕실에 비치된 어메니티의 수준도 다릅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뒤 6시쯤 저녁을 먹기 위해 나섰습니다. 일행 중 '유지'가 저희랑 함께 했죠.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프렌치 레스토랑인 Indio Feliz로 갔습니다. 구글맵을 켜고 갔는데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더군요.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독특한데요.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럽달까 그런 느낌입니다. 아무리 봐도 프렌치 레스토랑은 아닌데 나름 공을 들인 인테리어입니다.
식탁 위에 접어서 올려둔 넵킨 색깔까지 강렬합니다. 종업원이 가져온 메뉴판을 보니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라서 그런지 확실히 가격이 센 편이지만 음식이 워낙 훌륭하다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했습니다.
에피타이져로 시킨 토마토 스프(25.5솔)입니다. 원래는 파마산 치즈를 뿌려주는데 주문할 때 빼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찾던 바로 그 맛이네요. 맛나게 먹었습니다. 시작부터 마음에 듭니다.
음료로 주문한 칵테일, Campari Orange(25솔)입니다. 비쥬얼은 근사하지만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는 너무 셉니다. 이걸 홀짝홀짝 마시다가 취했습니다;;;;
반려인이 주문한 레모네이드(16.5솔)입니다. 모히또 느낌인데 양이 엄청납니다. 이것만 마셔도 배부를 듯;;;
샐러드는 좀 식상해서 신선한 과일을 먹자고 주문한 'Trujillo Melon'(28.5솔)입니다. 안데스 산맥의 엘더베리로 만든 소스로 맛을 냈다고 하는데 맛도 있지만 비쥬얼이 엄청나네요.
제가 주문한 'Tagliatelle Indio Feliz'라는 이 집의 대표 메뉴입니다. 뜨겁게 달군 접시에 면만 따로 나옵니다. 가격이 49.5솔이나 하니 대체 뭔 요리인가 싶은데 사실 파스타에요. 하지만,
버섯, 파마산 치즈 등 고명이 따로 나와서 원하는 만큼 넣어서 먹을 수 있는 custom 파스타입니다. 그런데 이게 대박인게 페루 뿐 아니라 제가 평생 먹어본 파스타 중에서도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특히 면발이 예술이에요. 이걸 먹으러 마추픽추에 다시 가고픈 정도의 수준입니다.
멀리 페루까지 와서 이렇게 맛난 인생 파스타를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마추픽추에 가시는 분들은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으면 Indio Feliz에서 이걸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8시 30분까지 유지와 페루 여행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다가 숙소로 돌아와 여행 일지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모기 퇴치제 구입 : 20솔
* 마추픽추 오후 입장료 :100 × 2 = 200솔
* 마추픽추 왕복 버스 요금 : 78(77.8) × 2 = 156솔
* 마추픽추 역사 박물관 입장료 : 22 × 2= 44솔
* 점심 식사비
- 바나나 2개 : 2솔
- 샌드위치 2개, 콜라 1병 : 12솔
* 장 본 것
: 생수 큰 병 1개, 작은 병 1개, 환타 작은 PET병 1개 : 16솔
* Indio Feliz 저녁식사
- 토마토 스프 : 25.5솔
- Campari 오렌지(칵테일) : 25솔
- 레모네이드 : 16.5솔
- Trujillo Melon : 28.5솔
- Tagliatelle Indio Feliz : 49.5솔
= 145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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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바로 앞이 체크 포인트이고 걸어서 마추픽추 입구로 올라가는 관문이더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라는데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추픽추의 내부 건물만 볼 것이 아니라 Sun Gate나 Inca Bridge까지 갈 거라면 마추픽추로부터 각각 왕복 2시간과 1시간이 또 걸리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해놔야 하거든요. 그러니 꼭 마추픽추까지 트래킹을 하고 싶으면 올라갈 때는 버스를 이용하고 내려올 때 하는 걸 권장합니다.
시간표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예전 대관령 고갯길 저리가라 할 정도의 구절양장 꼬불길을 15분에서 20분 정도 올라가게 됩니다. 마추픽추 입구에 내리니 내려가는 버스를 타려고 오전에 올라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Cheo의 말을 들어보니 12시 무렵이 되면 오전에 올라온 사람들이 나가는 시간이라 많이 붐빈다고 하네요.
어차피 내일 오전에 다시 올 것이기 때문에 마추픽추 내부는 local guide와 함께 내일 오전에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오늘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Sun Gate까지만 갔다오기로 했습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아구아스 깔리엔떼스가 있는 아랫쪽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합니다. 잉카인들은 대체 이 첩첩산중에 어떻게 이런 시설을 세웠는지 모르겠네요.
마추픽추를 마주보고 왼쪽길이 Sun Gate로 가는 길입니다. 케추아어로는 Intipunku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햇빛이 들어오는 관문입니다. Sun Gate를 거쳐 들어온 햇빛이 가리키는 위치를 보고 작물의 파종, 수확 시기를 가늠했다고 하네요.
마추픽추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느새 개미만큼 작아졌습니다.
잉? 여기에도 왠 댕댕이 한 마리가 있네요.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기는 해도 주인이 있는 개가 아니라면 생활하기에 쉬운 곳은 아닌데 말이죠. 사람들이 지나다니건 말건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 주변에는 곳곳에 옛 잉카인의 유적들이 있습니다.
편도 1시간 이상 오르막길을 오르는 쉽지 않은 트래킹 코스이기 때문에 간혹 만나는 꽃들이 더 반갑습니다.
마추픽추와는 벌써 꽤 멀리 떨어졌네요. 저기 보이는 꼬불길이 버스가 다니는 길입니다. 버스에 타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멀미가 날 것 같습니다;;;;;
Cheo와 4시 30분에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시내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최소한 4시에는 내려가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마음이 급하네요.
1시간의 트래킹을 마치고 드디어 Sun Gate에 도착했습니다. 올라오는 내내 왼쪽 절벽이 숨막히는 풍경(사진의 왼쪽 사람들 참조)이라 힘든 줄도 몰랐네요.
수분도 보충하고 땀에 젖은 몸도 식히면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Sun Gate는 생각보다 작은 구조물로 그야말로 관문처럼 생겼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제대로 된 사진도 못 찍었네요. 사실 Sun Gate 앞이 바로 낭떠러지라서 Sun Gate가 나오는 사진을 찍을 수도 없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 때보다 한결 수월하지만 다리가 풀렸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아서 길이 미끄럽지는 않네요.
3시 30분 경에 마추픽추로 돌아왔습니다. 어느 정도 기대를 했음에도 마추픽추의 위용을 눈앞에서 보니 가슴이 벅차네요.
최대한 사람이 없는 때를 골라서 다른 각도에서 찍었습니다. 마추픽추를 내려다보는 맞은편의 산은 와이나픽추라고 하는데 사진을 옆으로 돌려보면 딱 잉카인의 얼굴 옆모습처럼 생겼습니다.
마추픽추는 케추아어로 '오래된 봉우리'라는 뜻으로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해발 2,430미터에 위치해 있고 몰타르 같은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고 50년 이상 걸려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500명 이상의 잉카인들이 상시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한 두 군데만 더 돌아보기로 하고 일단 위로 올라갔습니다.
마추픽추 유적의 뒤쪽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여기 풍광도 가슴 벅차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뒤쪽은 깎아지른 절벽이기 때문에 외적의 침입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콘도르 한 마리가 마추픽추를 지키기라도 하듯 천천히 하늘을 선회하고 있습니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마추픽추의 존재감은 남다르네요.
시간이 다 되어 내려오는데 갑자기 라마 한 마리가 뙇하고 나타납니다. 귀에 표식을 달아놓은 것을 보니 여기에서 키우는 라마 같습니다. 아마도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으라고 풀어놓은 것 같네요.
한 마리가 더 있습니다. 기념 사진을 찍으라고 아예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앉아있는 것 같네요.
부지런히 내려오니 다행히 버스 승강장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아 금방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빨간색 영수증을 내고 버스에 타니 20분 쯤 후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내일 마실 생수 2병(큰 거, 작은 거)하고 작은 캔 환타를 근처 마트에서 샀습니다. 모두 합쳐 16솔이나 하네요. 페루에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의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실감이 납니다. ㅠ.ㅠ
Cheo가 도착했을 때는 비가 꽤 많이 내리기 시작해 부리나케 오늘 묵을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시내 북쪽 끝에 있어서 올라가는 동안 비를 맞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산을 더플백에 넣어놓고 안 가져갔거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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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여행 9일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오늘은 마추픽추에 한걸음 더 다가갑니다.
아침 6시 30분 출발이라 4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마추픽추에는 캐리어를 갖고 갈 수 없기 때문에 GAdventures에서 미리 나눠 준 더플백에 1박 2일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짐만 나눠 담았습니다. 캐리어는 여기 숙소에 맡겨 둘 예정입니다.
이른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꽤나 넓지만 목재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그런지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줍니다.
너무 일찍 일어나 입맛이 없기에 주로 과일 위주로 간단히 배만 채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강냉이가 있기에 신기해서 몇 개 가져왔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맛이 똑같네요. :)
식사를 마치고 잠시 산책도 할 겸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Villa Urubamba는 여행 당시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우루밤바 지역 10위권에 랭크된 숙소였습니다.
객실 앞쪽에는 작은 수영장도 있지만 물이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수영을 할 시기가 지나서 관리를 안 하나 봅니다. 분수대도 물이 말라 있네요.
아침 식사를 했던 식당 밖에서 본 모습입니다. 바깥 벽도 목재로 덧댄 것 같네요. 아니면 통째로 목재일 수도 있겠네요.
6시 30분이 되어 모두들 숙소 로비로 집결했습니다. 더플백 모양이 똑같기에 헷갈리지 말라고 네임택을 붙여 차에 실은 뒤 오얀따이땀보로 40분 정도 이동했습니다.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는 기차로만 이동할 수 있거든요. 차량 접근이 안 됩니다.
역 구내로 들어가는데도 티켓과 여권을 일일히 확인합니다. 역 구내에서 기다리다가 예약한 기차가 오면 탑승하게 됩니다. 역 구내까지 들어와 물건을 파는 잡상인들이 많은데 혹시 몰라서 모기 퇴치 스프레이를 하나 샀습니다. 20솔이나 하는데 정작 마추픽추에 올라갈 때는 다른 가방에 넣어두는 통에 가져가지 못해 모기에 10방 이상 물렸습니다. ㅠ.ㅠ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페루 레일은 티켓 가격이 50불에 18% 세금이 붙어서 59불(편도)입니다. 페루 물가를 고려할 때 이것도 싼 가격이 아닌데 럭셔리 열차인 잉카 레일은 티켓 가격이 무려 600불이나 합니다. ㅡ.ㅡ
쿠스코 내지는 오얀따이땀보에서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가는 기차표를 현장에서 구매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이게 우리들이 타고 갈 페루 레일입니다. 출발 전에 전망이 잘 보이라고 지붕 쪽 창을 닦고 있습니다.
이게 그 비싼 럭셔리 기차인 잉카 레일입니다. 대체 어떤 수준이길래;;;;;
발차 시간이 되어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객차 내부의 인테리어는 대충 이렇습니다. 대략 KTX의 4인 가족석처럼 생겼죠.
기차에 탈 때 티켓을 가져가기 때문에 Cargo 이름(A or B)과 좌석 번호는 기억해둬야 합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두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죠. 사실 외국인은 A Cargo에만 타기 때문에 좌석 번호만 기억해 두면 됩니다.
중앙의 조명 양쪽으로는 환기 시스템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유리창입니다.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 깔리엔테스까지 가는 동안 멋진 풍광을 최대한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놨습니다.
거의 썬루프 수준으로 유리창을 곳곳에 만들어 놨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사진을 안 찍은 것 같은데 가는 동안 만년설이 덮인 베로니카 마운틴(케추아어로 와카이 윙카라고 불리는)의 멋진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와카이 윙카의 뜻은 '성스러운 낙루'라고 하네요.
기차가 출발한지 20분 정도 지나면 free 음료를 제공합니다. 생수, 물, 치차 모라다, 주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얀따이땀보를 떠난 지 1시간 20분 정도 되면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합니다.
아구아스 깔리엔떼스(Aguas Calientes)는 '뜨거운 물'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온천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해발 고도 2,040미터에 위치한 마추픽추의 관문으로 쿠스코에서 출발하는 기차의 마지막 종착역이기도 합니다.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서 마추픽추까지는 버스로 15분에서 20분(대부분의 가이드북에서는 30분을 이야기하지만 정체가 있을 때 이야기고 보통 1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도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여기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 등정에 나섭니다.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에도 온통 마추픽추가 랩핑되어 있어 드디어 마추픽추에 거의 다 왔다는 실감이 납니다.
숙소의 방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기에 일단 더플백만 기다리고 있던 직원에게 넘기고 곧바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시내에서 어떻게 할까 갑론을박하다가 가이드인 Cheo의 의견에 따라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박물관에 갔다가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마추픽추로 가는 버스가 박물관 앞으로 지나갑니다) 마추픽추에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원래 일정은 내일인데 오늘 미리 한번 올라가보기로 한거죠.
사람들이 시끄럽게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곤히 자는 페루 댕댕이들~~~
동물을 학대하는 못된 인간이 없어서일까요? 너무나 평화롭게 단잠을 즐기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만났던 개들은 페루 전통견이 아니고 얘가 페루 전통견입니다. 온몸에 털이 하나도 없고 머리에만 모히칸족처럼 털이 났습니다. 정말 신기하죠. 보호종인가 그리 많지 않은가 보더라고요. 저도 이번 여행 중에 딱 한번 봤습니다.
우선 마추픽추 입장권을 사야 했기에 시내 가운데에 있는 매표소에 가서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12시 이후 입장하는 경우는 꽤 할인을 받는데도 1인 당 100솔입니다. 가히 살인적이죠.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매할 때는 여권을 보여줘야 합니다. 티켓에는 입장 시간이 찍혀 나오는데 아마도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걸 방지하려고 입장 시간을 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왕복 버스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유니온 페이 카드도 되는데
희안한 건 비자 카드 결제가 안 됩니다. 저는 비자 카드만 가져갔기에 어쩔 수 없이 현금 결제를 했죠.
여권을 보여줘야 하지만 매표소 직원이 제대로 살펴보지는 않습니다. 다분히 형식적이에요. 왕복 버스 티켓은 78솔(정확하게는 77.8솔)입니다. 이것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죠. 왕복 티켓은 세 가지 색깔로 구분하는데 갈 때는 파란색을 뜯어서 내고, 올 때는 빨간색을 내면 됩니다. 노란색은 승객 보관용으로 영수증의 기능을 합니다.
사실 박물관에 가자고 Cheo가 제안했을 때 시내에 있는 줄 알고 흔쾌히 오케이 했는데 막상 가 보니 시내 밖으로 나가는 건 물론이고 대략 숲길을 1킬로미터 이상 걸어가야 하더군요;;;;;
양쪽으로 깎아지른 산에 둘러싸인 숲길을 트래킹하는 코스입니다. 길이 좋지 않지만 공기 하나는 확실히 좋더군요. 삼림욕이 절로 됩니다.
이런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마추픽추, 오른쪽으로 가면 박물관입니다.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티켓 비용은 22솔입니다. 역시나 여권을 내야 합니다.
페루에서는 티켓을 살 때 신분증을 내는 게 통상적인 절차입니다. 박물관에서는 여권 번호를 입력하는지 티켓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박물관 관람 비용에는 식물원 입장료도 포함되어 있지만 버스 시간이 간당간당해서 식물원은 못 봤습니다.
규정이 꽤나 엄격합니다. 가방도 못 갖고 들어가고 아무것도 만지면 안 되고(이건 당연하지만),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도 안 됩니다(그래서 내부 사진이 한 장도 없습니다)
박물관의 전시물은 대부분 마추픽추와 관련된 것들인데 발굴 과정 이야기, 출토된 유물들입니다. 영상관에서 보여준 짧은 영상물이 꽤 유익했습니다. 마추픽추에 오르기 전에 한번 보면 좋겠더군요.
박물관을 후다닥 둘러보고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때가 12시 쯤이었는데 마추픽추 티켓에 입력된 입장 시간이 1시이므로 버스를 12시 30분 정도에는 타야했죠.
다행히 버스가 레스토랑 옆으로 지나간다기에 여기에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점심으로는 야채 샌드위치 2개, 바나나 2개, 콜라 1캔을 주문했는데 바나나는 엄청 큰 것이 1솔이라서 아주 저렴했는데 정작 야채 샌드위치가 엄청 부실해서 14솔이라는 금액까지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니 어쩔 수 없이 먹어야겠죠.
이제 드디어 마추픽추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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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는 마추픽추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유적지입니다.
주차장 뒤로 보이는 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차량은 모두 여기에 주차하고 입구까지는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13세기 이후로 지금까지 예전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좁지만 운치있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오얀따이땀보는 쿠스코에서 8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태양신인 비라꼬차를 비롯한 신들을 모시기 위한 신전이자 잉카 제국의 지도자 망코 잉카가 임시 수도로 삼고 마지막으로 항전한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이 티켓(70솔) 한 장이면 오얀따이땀보와 모라이, 피삭, 친체로 네 곳을 모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에 화장실이 없는 줄 알고 매표소 앞의 유료 화장실(1솔)을 이용했는데 알고 보니 안에도 화장실이 있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더군요. 쩝....
입구를 통과하면 곧바로 거대한 계단식 테라스를 만나게 됩니다. 사진만 봐도 얼마나 거대한 유적인지 아시겠지요?
계단식 테라스의 오른쪽은 산허리를 깎아서 만든 아찔한 길이 놓여 있습니다. 하이킹 코스라고 하기에는 후덜덜하지만요.
4시 20분에 도착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5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부지런히 돌아봐야 했습니다. 꼭대기에서 바라보니 주차장의 버스들이 미니카처럼 보이네요.
주차장을 내려다보던 곳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보면 무슨 만리장성같은 느낌의 요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얼마나 거대한 유적인지 실감이 납니다. 햇볕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는 저 맞은편 산을 자세히 보면 비라꼬차의 얼굴 모습이 보인다고 합니다. 저는 못 찾았지만 잉카의 창조주인 태양신이 잉카 제국의 마지막을 내려다보는 얼굴이라면 꽤 비감이 어린 슬픈 모습일 것 같습니다.
오얀따이땀보는 해발 2,792미터에 위치한 고산 지대여서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고산병을 조심해야죠.
잉카인들은 대체 이 높은 곳까지 이렇게 무거운 돌을 어떻게 날라서 거대한 요새를 건설한 걸까요?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잉카인들이 쌓은 석벽은 굳건히 서 있습니다.
벽을 쌓을 때 디딤돌로 삼을 수 있도록 튀어나오게 쌓았습니다.
40분 만에 후다닥 둘러보고 입구로 내려왔습니다. '왕녀의 목욕탕'으로 불리는 곳에서는 지금도 깨끗한 물이 흐릅니다.
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우루밤바(Urubamba)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오늘이 운전기사 두 분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수고비를 거둬서 드렸고요.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꽤 큰 마트에 들러서 필요한 물건을 사라고 하기에 생수, 간식을 좀 사고 가져간 전기면도기의 상태가 메롱메롱하기에 비상용으로 일회용 면도기도 하나 샀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늘밤을 보낼 San Agustin Urubamba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가이드인 Cheo가 기다리고 있다가 저희를 맞아줬습니다.
이 호텔의 분위기도 쿠스코처럼 독특하네요. 그리고 안이 굉장히 넓습니다. 저녁에 도착해서 사진을 몇 장 못 찍었는데 대체 어떤 분위기인지는 다음 여행기에서 보여드릴께요.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면서 뜨거운 물을 받아다 컵 쌀국수와 과일로 저녁을 먹고 간단히 씻은 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 Puma Cha Yoc에서 산 페루 베이커리 : 5솔
* Pisac에서 산 주전부리
- 옥수수 : 4솔
- 갓 짠 오렌지 주스 2잔 : 5 X 2 = 10솔
* Potato Park에서 산 알파카털 장갑 : 20 X 3 = 60솔
* Parwa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오렌지 주스 : 5 X 2 = 10솔
* Ollantaytambo 유적 밖 유료 화장실 이용 : 1솔
* 운전기사 두 분 수고비 : 20솔
* 우루밤바 숙소 가는 길에 들른 마켓 장
: 일회용 면도기, 생수 2병, 초컬릿 1개, 오레오 쿠키 1개 = 23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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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c을 떠나 도착한 다음 방문지는 가이드인 호세가 Potato Park라고 소개했지만 사실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일종의 Community입니다. 6천 명의 원주민이 6개의 community로 나뉘어 살고 있는데 각 community마다 전통적으로 담당하는 일이 다르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한 곳은 감자 종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community였습니다.
전통 복장을 입은 마을 사람들이 입구에 도열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꽃잎을 뿌려줍니다. 뭐 이것까지는 참을 만 했는데 일일이 악수를 하며 들어가는 건 역시나.... ㅡ.ㅡ
족장님이 직접 페루 감자의 역사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해발 고도에 따라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옥수수, 감자, 퀴노아를 심었다는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들었고요.
페루가 감자의 원산지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있더군요. 얼핏 봐서는 감자처럼 보이지 않는 감자가 많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감자의 종류에 따라 요리법도 다양하더라고요.
설명을 듣는 동안 갓 찐 감자를 대접받아서 맛을 봤는데 일반적인 감자와 맛이 다릅니다. 굉장히 풍미가 좋고 고소하더군요. 어렸을 때 처음 강원도 햇감자를 맛보았던 때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감자를 심는 방법의 시연을 족장님이 손수 해 주셨는데 땅이 딱딱해서 호미가 잘 안 들어가는 바람에 능숙한 족장님이 당황하신 것이 웃음 포인트였죠.
마을 내에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감자 종자 보관소가 있습니다. 예전 노르웨이 여행 때 방문했던 스발바르의 종자 보관소를 본떠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보관소와 종자를 상호 교환해서 보관하고 있고요.
얼핏 보기에는 되는대로 박스에 넣어둔 것 같지만 나름 온도, 습도, 통풍을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자리를 옮겨 여성들이 알파카에게서 얻은 털을 세척하고 실로 자아내 염색하고 직물을 짜는 과정을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줬습니다. 그야말로 아무데서나 보기 힘든 교육적인 내용이었죠.
그냥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려고 대충 시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실을 자아내서 그걸로 제품을 만들더군요.
이렇게 바닥에 나무 막대를 박아서 세운 뒤 실을 감아서 타래를 만듭니다.
붉은색 염료인 코치닐을 다양한 재료와 섞어서 원하는 색은 무엇이든 뽑아낸다고 하더군요. 대충 보기에도 굉장히 다양한 색깔이 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관광객들이 쳐다보건말건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마을 장터 한쪽에는 언제든지 차와 감자 등의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임시로 열린 장터에서는 알파카 털로 만든 장갑 3개(각 20솔)를 샀습니다. 일부러 한곳에서 한꺼번에 사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도록 하나씩 따로 구매했습니다. 평소에 동물 성분으로 만든 제품은 구매도, 사용도 안 하지만 페루의 알파카는 다른 나라에서 대규모로 양털을 깎거나 거위털을 뽑아내는 것처럼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다고 들은데다 부모님들 선물을 골라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잠시 마음이 약해져서 구매를 했네요. 반성합니다.
마을 한 켠에 알파카를 묶어 놨길래 일부러 구경하러 갔습니다.
알파카를 실제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세상 귀여움이 아닙니다. @.@
정면에서 보면 입을 '옴'하고 오므려 내민 것 같은 모습이라 더 귀엽습니다. 게다가 되새김질을 하면서 꿍얼꿍얼 소리까지 내니 거의 심쿵입니다. 하지만 겁이 굉장히 많은지 누워 있다가도 사람들이 조금만 곁으로 다가가면 벌떡 일어나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했습니다.
Community 투어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Huchuy Qosqo로 이동했습니다.
Parwa 프로젝트라고 GAdventures가 지원하는 지역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주변 환경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데 안에는 깨끗하게 잘 가꿔진 레스토랑이 있더군요.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가벼운 주전부리로 감자를 통째로 썰어서 튀긴 감자칩이 나왔습니다. 맛이야 또 이야기하면 제 입만 아플테니 통과~
직접 기른 채소로 만든 샐러드입니다. 아주 신선한데다 정갈하게 담았네요. 맨 위에 뿌려진 붉은색 채소는 비트 같은데 확실하지 않습니다.
메인으로 나온 퀴노아 요리입니다. 퀴노아 볶음밥 느낌인데 향신료가 들어 있어 맛이 독특합니다.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페루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종의 피클인데 새콤 달콤 매콤하기 때문에 입을 개운하게 해 줍니다. 페루의 옥수수, 감자가 아무리 맛있어도 많이 먹으면 목이 메이고 입이 텁텁하기 때문에 이걸 자주 함께 먹었죠. 우리 입맛에 맞는 맛입니다.
갓 짠 오렌지 주스도 2잔(1잔에 5솔) 주문했습니다. 신선한데다 양도 많네요. 얼음을 띄워 차게마셨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로도 훌륭합니다.
후식으로 나온 일종의 과일 절임입니다. 생긴 것처럼 아주 달지는 않습니다.
요건 케익과 함께 나온 형태인데 케익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식사 비용은 투어 비용에 포함되어 있고 음료만 별도 지불이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정원 한 구석에 뭔지 모르는 나무로 만든 상자가 하나 있더군요. 호기심에 가까이 가 봤습니다.
이건 우리나라의 투호와 비슷한 원리의 페루 전통놀이인데 금화처럼 생긴 금속판을 가능하면 높은 점수를 낼 수 있는 구멍에 던져 넣고 점수를 합해서 승자를 가리는 겁니다. 여기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페루 전역에서 볼 수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다들 재미로 한번씩 던져보더니 금방 승부욕이 활활 불타올라서 저는 그냥 구경만 하려고 옆으로 물러서 있었는데 저보고도 던지라고 엄청 push했습니다;;;;;
레스토랑 밖에 세워져 있는 버스 뒤로 솟은 웅장한 산세를 보니 페루의 산들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납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경유지인 '오얀따이땀보'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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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국내 가이드북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꽤 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접해왔던 국내 출판 가이드북은 여행자를 애송이 취급하거나(쓸데없이 자세한 설명으로 지면 낭비), 짠돌이 취급하거나(무조건 저렴하고 가성비 높은 여행 일정과 숙박 업소만 소개), 아니면 되도 않는 감성팔이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저렴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여행지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지는 에세이북 위주로만 읽었죠.
이 책은 그런 제 선입견을 꽤 많이 부서뜨린 가이드북입니다.
'Lonely Planet Switzerland(2015)'가 너무 현학적인 어투로 씌여 있어 짜증이 났기 때문에 부족한 정보를 보강하려고 부랴부랴 구매한 책이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올해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우선 꼼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정보만 알차게 모아놓은 점이 돋보입니다. 일반 가이드북처럼 짐 싸기, 출/입국 심사 장면을 사진으로 소개하는 등의 불필요한 짓을 하지 않습니다. 날씨와 옷차림, 비자, 물가, 슈퍼마켓 이용, 공항 정보 등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를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소개합니다.
특히 스위스 여행에서 꼭 필요한 기차 이용과 관련해서는 코인 로커, 유료 화장실, 기차 시간표 확인 방법, 표 검사, 교통 패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따로 찾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 정보 섹션만 보고도 이 책의 진가를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인데 그 다음으로 나오는 론플의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는
여행 기간 별 추천 코스 소개 또한 대박입니다. 가장 긴 코스가 9박 10일이라서 14박을 생각하고 있는 제게는 조금 짧았지만 대략 어느 정도로 숙박을 배분해야 할 지 감을 잡는데 아주 유용했습니다.
거기에
스위스 여행의 7가지 키워드인 알프스, 기차, 호수, 포스트 버스, 온천, 하이킹, 레저 스포츠를 섹션 별로 꼼꼼히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 일정을 짤 때 지역마다 고려해야 할 activity를 놓치지 않고 안배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스위스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융프라우와 체르맛 지역은 아주 직관적인 지도와 하이킹 코스의 특징을 잘 살려 소개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읽은 국내 가이드 북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 별 숙박 업소 소개에서도 론플 시스템을 도입하여 저렴한 숙소에서부터 럭셔리 호텔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을 넓게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여행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론플 없이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기본적인 대비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추하는 가이드북입니다.
샬레트래블앤라이프 팀의 여행 전문가들이 엮은 이 책의 impact가 워낙 커서 나중에 이탈리아와 아이슬란드 여행을 준비할 때도 챙겨 볼 예정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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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waywaman에서 40분 정도 더 차를 달려 Puma Cha Yoc에 도착했습니다. 설마 Puma가 그 Puma일까요?;;;;
Puma Cha Yoc은 전통 방식으로 화덕에 바나나빵을 굽는 꽤 유명한 베이커리입니다. 페루의 베이커리라....
보시는 것이 전통화덕이고 오른쪽에 구워진 빵이 보입니다.
몇 가지 종류의 빵이 있는데 바나나가 들어간 빵은 별로 끌리지 않아서 치즈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살짝 맛이나 보자 하고 양파, 토마토, 치즈, 오레가노, 로즈마리가 들어간 전통빵을 1개만 샀습니다.
구워진 빵은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잘 덮어둡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이 꽤 먹음직하죠. 1개에 5솔인데 고기가 안 들어간 대전 성심당 소보로빵하고 비슷한 맛입니다. '예전에 알던 그 맛'이어서 굳이 이 빵을 먹어보러 거기까지 가라고 권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빵에 들어가는 재료를 담아서 말리고 있습니다. 잠시 쉬는 참에 뒤뜰에 기니아 피그 사육장이 있다고 해서 보러 갔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사육장의 모습은 아니네요;;;;;; 꽤 많은 기니아 피그가 살고 있지만 그리 지저분하지는 않습니다. 토끼 사육장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한 정도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밥을 주는 줄 알고 집안에 있던 기니아 피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꾸이 꾸이" 소리를 내는데 정말 귀엽네요. 이렇게 귀여운 애들을 대체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ㅠ.ㅠ
그리고 페루에서 왜 기니아 피그를 '꾸이'라고 부르는지 알았습니다. :)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음 목적지인 Pisac으로 향했습니다.
Pisac은 Sacred Valley에 속한 지역이라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풍광이 장난이 아닙니다.
해외 여행을 꽤 많이 다녀봤지만 페루의 풍광은 뭔가 거대하고 압도적인 게 있습니다. 몽골에서 경험한 광활함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론플에서는 Pisac을 Sunny Pisac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왜 그런지 알겠더군요. 햇살이 굉장히 강하게 내려쬐는 잉카 유적입니다. 선글래스, 모자, 자외선차단제는 필수입니다.
입구를 지나 오르막길 건너편에는 잉카인이 구축한 요새가 보입니다. 그건 그렇고 요새 위의 구름 모양이 흡사 용이 승천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
언덕 꼭대기의 요새에서 내려다보이는 계단 같은 건 모두 밭입니다. 그 당시 감자를 경작했던 흔적이죠. 이게 얼마나 거대한 밭인지는 사진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보시면 압니다.
요새라고는 하지만 거대한 성채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세심한데 사진 가운데 쯤에 튀어나온 정교한 돌계단을 보세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그런지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한가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성채에 올라왔는데 여기가 무려 해발고도 3,514미터입니다. 어쩐지 숨이 가쁘더라니. ㅠ.ㅠ
이건 제 반려인이 허락을 받고 찍은 현지인 사진입니다. 여성들이 하나같이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과연 햇살이 강한가 봅니다.
슬슬 올라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워낙 유적이 크기에 붐빈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성채에 걸터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산들이 워낙 높아서 그런지 구름이 낮게 깔리는 느낌입니다.
유적 뒷편으로 가면 저 아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 건너편 절벽 절단면에 뭔가가 보이는데요.
바로 잉카인들의 동굴 무덤이랍니다. 사실이냐고요?
절벽을 확대해서 찍은 사진인데 초록색 느낌표가 있는 부분이 무덤이고요. 그 앞에 놓여 있는 유골이 보이시나요? 저거 실제 유골입니다. 앞선 여행기에서 미이라에 대해서도 설명드렸지만 페루 사람들은 fake로 만들어서 가져다놓지 않습니다. 모두 실제 미이라, 유골, 유품입니다. ㅡ.ㅡ;;;;
계단식 감자밭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거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수준으로 거대합니다.
성채 건너편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 정도 높이라면 외적이 침입하러 올라오는 것조차 쉽지 않겠습니다.
아까 올라올 때는 없었는데 내려가는 길에 보니까 좌판도 하나 둘씩 눈에 띄고 관광버스도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주전부리로 옥수수 1개(4솔)와 오렌지 주스(5솔)를 2잔 샀습니다. 옥수수는 사카린이나 설탕을 하나도 넣지 않고 찌는 것 같은데 아주 달고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보시는 것처럼 알이 굉장히 굵어서 씹는 맛이 일품이죠. 역시 감자, 옥수수의 본고장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페루에 가시면 감자와 옥수수는 원없이 드세요. 최고입니다.
다음 목적지는 Potato Park(?)입니다. 여기에서 페루 여행 처음으로 알파카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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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 7시 30분 출발 예정이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페루 여행 내내 지금까지 계속 잠자리에는 일찍 들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난다고 해도 절대 수면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쿠스코에서는 자다가도 숨이 가빠서 뒤척이다 자주 깼습니다. 확실히 고산 지역의 영향이 크네요. 가벼운 옷차림으로 누웠는데도 가위눌리는 것처럼 답답하니 편안히 잘 수가 없더군요. 나중에 티벳이나 히말라야 트래킹을 할 때 보통 문제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대 옆 협탁에 그려진 문양도 쿠스코 답게 독특합니다.
객실 열쇠가 끼워져 있는 열쇠 고리의 뽀쓰도 만만치 않아요. 다만 너무 무거워서 갖고 다닐 수가 없는 게 에러라서 외출할 때는 항상 리셉션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샤워실 벽의 문양과 색감도 예쁩니다. 씻고 짐을 챙겨서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레스토랑은 저녁에는 Bar로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뷔페 구성을 보니 grilled vegetable도 있고 구운 감자도 있는 걸 보면 평균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해외 여행을 나오면 조식으로 먹을 수 있는 게 과일이나 샐러드로 국한되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요.
쿠스코에 있는 호텔 아니랄까봐 분위기도 독특하고 소품도 독특합니다.
호텔에 딸린 작은 정원도 운치있는데 벽에 걸린 벽화가 눈에 띕니다. 나무가 가리지 않았다면 정원의 분위기를 좌우했겠는데요.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내려가 마추픽추 담당 가이드 호세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레끼빠 시티투어 가이드였던 리스와 비등한 수준으로 알아듣기 쉬운 영어를 사용하네요. 다행입니다.
호텔이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차량이 호텔 앞까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인짐을 들고 대로변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동네 멍뭉이들이 한가롭게 아침볕을 쬐며 졸고 있습니다. 다들 착해보이지만 몸집들이 하나같이 너무 커서 차마 '쓰다듬'은 못했습니다.
오늘은 GAdventures 소속 차량으로 이동한다고 하네요. 가는 길에 Sacsaywaman을 들러 간다는데 사실 어제 오후 개인 일정으로 거기를 다녀올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안 가기를 잘했네요. :)
Sacsaywaman은 철자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영어권 국가 여행자들이 농담삼아 'Sexy Woman'이라고 부르는데 퀘추아 말로는 'Satisfied Falcon'이라는 뜻입니다.
원래는 거대한 유적이었는데 스페인 점령군이 쿠스코 시내의 성당과 집들을 짓느라 돌을 다 빼가는 바람에 폐허가 되었고 현재는 원래 유적의 20% 정도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여행자들은 쿠스코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 때문에 이곳을 찾는데 광장으로부터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린다네요. 높은 건물이 거의 없고 지붕이 벽돌색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높은 산, 낮게 걸린 구름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광을 자아냅니다.
쿠스코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중앙에 광장과 대성당 등도 보이네요. 쿠스코에 있는 유일한 공장인 쿠스케나 비어 공장도 어디 있는지 가이드인 호세가 알려줬는데 지금은 잊어 버렸습니다;;;;
Sacsaywaman 정상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대체 왜!!)이 기증한 예수상이 서 있는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예수상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구름이 예수님 손에서 뿜어나오는 '기' 같지 않습니까.
Sacsaywaman을 떠나 잠시 차를 달리다가 다시 멈추었는데요. 여기도 풍광이 만만치 않습니다.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많이 보이는 걸 보니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포인트인가봅니다.
나중에 마추픽추 때도 보여드리겠지만 페루는 기본 사이즈가 원체 큽니다. 산이 워낙 높고 계곡 또한 깊기 때문에 공간감이 크죠.
아레끼빠의 산토도밍고 성당 외관에서도 느꼈지만 Sacred Valley 지역 산은 토양의 색깔도 검고 짙푸르기 때문에 굉장히 웅장하고 육중한 거인같은 느낌이죠.
마지막으로 파노라마 샷 한 장을 찍고 다음 행선지인 Puma Cha Yoc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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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Plaza de Armas)을 둘러보고 난 뒤에 기념품 구입을 원하는 일행이 있어 기왕 워킹 투어를 나온 김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같이 직물 샵으로 향했습니다.
공장을 겸하고 있는 shop인데 색감이 굉장히 강렬하네요.
공장 한 쪽에는 낙타와 비쿠냐 등 동물에 따라 모질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가장 고급인 것이 비쿠냐 털이라는데 굉장히 비쌀 뿐 아니라 귀해서 보기가 힘들다고 하네요. 저도 못 봤습니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건 알파카 털로 만든 제품인데 목도리, 장갑 등이 있습니다. 한쪽에는 알파카, 라마, 비쿠냐 털을 어떻게 염색하는지 공정을 설명해 놨고 염색한 실을 쌓아 놨습니다.
공장 한 켠에는 이렇게 염색된 실로 직물을 짜는 베틀도 놓여 있습니다.
실제로 작동하는 베틀을 볼 수 있는데 굉장히 다양한 색깔의 실이 물려 있습니다. 사진 아래를 보시면 굉장히 화려한 색깔의 직물이 보이죠?
어떤 염료를 쓰면 어떤 색깔이 나오는지 설명해 놓은 곳입니다. 맨 위에 있는 것이 선인장에 사는 연지벌레인 코치닐로 염색한 실입니다.
저희는 어차피 동물성 제품을 살 생각이 없기에 사진만 몇 장 찍고 shop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앉아 일행이 나올 때까지 사진을 찍으면서 기다렸습니다. 다시 봐도 구름이 정말 예술이네요.
그런데 안에서 Cheo가 오늘 일정은 이게 끝이니 그 다음에는 알아서 개인 일정을 가지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미리 알았으면 먼저 일어났을 것을 괜히 30분 넘게 기다렸네요. ㅠ.ㅠ
처음엔 일단 호텔로 돌아갈까 하다가 어차피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기에 근처에서 비건 레스토랑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론플에 나온 비건 레스토랑을 찾으러 가는 길에 만난 골목길인데 마음에 드는 풍경입니다.
길가에 세워져 있던 피자집 배달 오토바이. 그런데 왠지 피자를 담는 배달통이 굉장히 낯익은데요? @.@
광장을 지나 골목길로 접어드니 조용한 골목이 나오고 작은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보입니다.
미니 버스의 랩핑도 색상이 강렬합니다.
목표했던 'CHIA'를 찾았지만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카페에 가까운 곳으로 오늘은 입맛이 당기지 않아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결국 못 갔습니다. ㅠ.ㅠ).
반려인이 갑자기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기에 급선회해서 쿠스코에서 유명한 한국식당인 '사랑채'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있네요. 광장 바로 옆이라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메뉴판입니다. 사진이 붙어 있어서 외국인도 고르기 쉽습니다. 한국인 여행자가 대부분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핫스팟입니다.
밑반찬이 푸짐하면서도 정갈하게 나옵니다. 비건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친절하게도 모든 재료를 비건용으로 바꿔 요리해 주셨습니다. :)
제가 주문한 김치 볶음밥(25솔)입니다. 깔끔합니다.
김치찌개(25솔)입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는 묵은 김치치개 느낌이어서 살짝 놀랐습니다.
음식 냄새를 맡으니 갑자기 식욕이 폭발하여 두부 김치(30솔)도 하나 시켰습니다. 페루 쿠스코에서 먹는 두부 김치 맛나네요~
점심을 배불리 먹고 다시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그 새 구름이 꽤 짙게 깔렸네요.
대성당을 옆에서 보니 또 색다른 느낌입니다. 양쪽 탑이 워낙 크다 보니 뒷쪽의 건물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대성당 옆에는 2층에 KFC가 있는데 테라스가 독특합니다. 아마도 스페인풍이겠지만 저는 볼 때마다 네팔이 생각나더군요. 네팔 여행 때 비슷한 테라스를 어디에선가 봤겠죠.
대성당의 정문도 오전에 볼 때와는 색감이 달라졌네요. 좀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반대로 라 꼼빠냐 헤수스 성당은 색깔이 짙어져서 장중한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일단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로비에는 이렇게 코카잎을 쟁반에 담아 놔서 원하는 사람은 오고가며 코카잎을 씹을 수 있습니다. 고산 증세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서 저는 그냥 코카차로 마시기로 했습니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저녁 6시 30분 쯤에 다시 나갔습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워낙 쿠스코가 유명한 관광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가 졌는데도 어디나 엄청난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도로에는 이미 교통 체증이 시작되었고요.
그런데 정작 쿠스코는 야경이 별로 볼품 없더군요.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아레끼빠 대성당 야경만도 못해요. 쿠스코는 야경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굳이 나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일찍 철수했죠.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다이아막스 10알(21.4솔)를, 동네 마트에서 생수 2병(2X2솔)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서 간단히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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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크 업 비용 : 10솔
* 사랑채 점심값
- 김치 볶음밥 : 25솔
- 김치찌개 : 25솔
- 두부 김치 : 30솔
* 다이아막스 10알 : 21.4솔
* 생수 2병 : 2 X 2 = 4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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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국내 항공을 이용해 쿠스코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무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어젯밤에 싸 놓은 짐을 다시 한번 챙기고 나서 5시 40분 쯤 이른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짐을 가지러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호텔 근처 산책을 했는데 아레끼빠는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어 고요하기만 합니다.
아레끼빠에서 묵은 Casa Andina Classic 호텔입니다. 3성급 호텔이고 시설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시내 중심가에서 좀 떨어져 있어 밤에 돌아다니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웠던 게 단점이죠.
호텔 앞에 맨션이 한 채 있는데 온통 노란색으로 칠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보통 노란색으로 건물색을 칠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페루는 노란색, 파란색 등 원색이라도 가리지 않고 칠하더군요.
호텔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했습니다. 공항까지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라탐 항공 직원들은 대체로 친절했는데 특이한 건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재학생 같은 복장을 입고 있더군요. 그냥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망토까지 제대로 걸치고 있었습니다(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 걸...).
카운터의 담당 직원이 삼겹살을 좋아해서 자기도 쿠스코에 갈 때마다 한국 식당을 자주 들른다고 먼저 말을 걸어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티켓팅이 진행되었습니다. :)
아레끼빠 공항에서는 1층에서 발권, 2층에서 보안 검색을 한 뒤 게이트로 입장합니다. 아침부터 서둘렀기 때문에 대략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서 이메일 확인도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8시 20분 쯤 보딩을 시작했는데 기내는 깨끗했지만 제가 싫어하는 3 X 3 항공기인데다 좌석 간격이 너무 좁아서 장거리 비행이면 불편했을 것 같습니다. 8시 40분 쯤 이륙했고 1시간 정도 비행한 것 같네요. 저가 항공이다보니 기내 음료도 유료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였기에 앞좌석에 앉은 영국 여자애들이 끊임없이 떠들건 말건 귀마개 끼고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쿠스코 공항은 안데스의 관문답게 아레끼빠하고는 스케일 자체가 다릅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 기사의 수부터 다릅니다. 이 사진은 기다리던 버스에 오른 뒤 찍은 것이기 때문에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Taypikala Hotel Cusco에 짐을 풀었는데 일단 오늘 하루를 여기서 묵고 마추픽추를 찍은 다음에 다시 돌아올 베이스 캠프이죠.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안 되었기에 로비 한 쪽 구석에 짐을 놓고 가이드인 Cheo의 안내로 쿠스코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보러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웰컴 드링크도 코카차이고 로비 중앙에 산소 탱크가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드디어 고산 지역으로 들어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쿠스코는 해발 3,600 미터 지역이라서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이 차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까지는 몰랐는데 호텔 근처에 쿠스코의 핫스팟 중 하나인 산토도밍고 성당(Iglesia de Santo Domingo)이 있더군요.
호텔이 있는 블럭을 나와 돌면 곧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도 그렇고 벽돌의 색감도 그렇고 맘에 쏙 듭니다.
왼쪽이 산토도밍고 성당이고 이 길 끝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져 들어가면 광장이 나옵니다.
잉카의 태양신을 모시는 Qorikancha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성당이죠. 지금은 닫혀 있기도 하고 나중에 쿠스코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정 시간이 안 되면 그 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성당 앞에 세워져 있는 십자가도 아레끼빠에 있는 그것에 비해 뭔가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입니다.
산토도밍고 성당은 이쪽에서 보는 뷰가 더 근사합니다. 중세의 성 같은 육중한 느낌이죠.
성당의 안뜰은 녹지와 연결되어 있는데,
검고 둔중한 느낌의 교회 건물과 울긋불긋한 색의 꽃나무들 색깔 조합이 아주 예쁩니다.
산토도밍고 성당 뒤쪽의 공터는 날씨가 맑은 날이면 광합성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저쪽에 보이는 도로가 쿠스코에서 가장 붐비는 메인 도로입니다.
산도도밍고 성당에서 광장으로 나가는 길입니다. 오른쪽은 주로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점이 밀집해 있습니다.
주로 감자 구이나 옥수수 같은 걸 많이 팔더군요.
산토도밍고 성당에서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로레또(Loreto) 골목이라는 곳을 지나야 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높은 석벽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굉장히 무겁고 큰 돌들을 종이 한 장 들어갈 틈도 없이 촘촘히 쌓아놨습니다. 고대 잉카인들의 기술이 놀랍네요. 나중에 12각 돌을 보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광장에 면한 라 꼼빠냐 헤수스 성당(Iglesia de La Compania de Jesus)입니다. 스페인에서 본 교회 느낌과 흡사하네요. 스페인의 식민지였으니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겠지요?
광장으로 나오면 정면에 보이는 것이 대성당(La Catedral)입니다. 쿠스코에 처음으로 세워진 교회이고 1550년에 짓기 시작해 100년에 걸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오래도 걸렸네요.
광장도 광장이지만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낮게 드리운 구름이 예술이네요.
로레또 골목을 빠져나오면 오른쪽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의 발코니가 아주 예술입니다. 차 맛이 절로 날 것 같네요.
스타벅스 맞은편이 라 꼼빠냐 헤수스 성당(Iglesia de La Compania de Jesus)입니다. 정교하기 이를 데 없네요.
쿠스코가 페루 관광의 중심지 중 하나이고 아르마스 광장이 쿠스코의 중심이니 오가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광장의 정면에 위치한 대성당의 종은 남미 대륙에서 가장 큰 종이라고 합니다.
관광객 밀집 지역인만큼 정복 경찰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여성 경찰관이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페루 어느 광장과 마찬가지로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도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입니다.
광장 한 쪽에 파차쿠텍 황제의 분수대가 보이네요. 파차쿠텍은 30년 만에 대 잉카제국을 건설한 정복자이죠. 몽골로 따지면 칭기즈칸과 같은 존재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니 성당 건물의 붉은색과 파란 하늘, 흰 구름의 색깔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가이드인 Cheo의 뒤를 따라 광장을 둘러봤고 그 다음에는 직물 공장 견학을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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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까탈리나 수녀원을 나와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벽에 새겨진 문구를 보니 아무래도 경찰서로 보이죠?
두 블럭 남쪽으로 내려오면 대성당(La Catedral)을 만나게 됩니다.
햐얀 화산석인 Silla로 만든 꽤 큰 규모의 성당입니다.
오전 입장 시간(07:00~11:30)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야 다시 문을 여니 내부를 보려면 천상 저녁 때 다시 와야겠네요(입장료는 무료).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종탑이 웅장합니다. 하얀색 종탑이라서 그런지 파란 하늘과 더 잘 어울리네요.
대성당 앞은 광장(Plaza de Armas)입니다. 관광객들 뿐 아니라 현지인으로도 항상 북적이는 곳입니다.
소풍을 나온 유치원생들도 많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아이들은 귀여워요. 뜨거운 페루의 태양을 가리려면 챙넓은 모자가 필수죠. :)
한 쪽 그늘에는 구두를 닦는 시민도 보이네요.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광장을 떠나기 전에 파노라마 샷을 한 장 남겼습니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대성당과 대각선으로 빗겨난 곳에 Iglesia de La Compania가 있습니다. 론플에 '대성당의 크기에 질려 좀 더 작고 아담한 교회를 원하는 여행자에게 딱'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제수이트 교회입니다.
1660년대 스페인 스타일의 장식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이나 세고비아에서 본 고성과 비슷한 느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1층은 식당과 기념품점이, 2층은 카페가 들어차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사진 중앙에 파라솔 4개가 펼쳐져 있는 곳이 오늘 쿠킹 클래스가 열리는 La Benita입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해서 잠시 밖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La Benita는 꽤 독특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입니다. 식당 밖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요.
식사 때와 겹쳐서 그런지 손님들이 정말 많습니다.
함께 음식을 만드는 정식 쿠킹 클래스는 아니고 주방장이 나와서 페루 전통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하면서 시연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굉장히 성실하게 설명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생모도 꼼꼼히 쓰고 있네요.
쿠킹 클래스가 끝나고 나온 최종 결과물.
이건 치즈가 들어있는 요리로 제가 먹은 건 아닌데 비쥬얼이 예뻐서 찍었어요.
쿠킹 클래스는 채소를 갖고 진행했지만 이 식당의 특선은 기니 피그 요리거든요. 먹어본 멤버의 말로는 오리고기와 비슷한 맛이라고 하더군요. 이게 기니 피그로 만든 요리로 기억하는데요.
기니 피그가 워낙 귀여운데다 함께 여행한 멤버 중에는 집에서 반려동물로 기니 피그를 키우는 사람도 있어서 실제로 기니 피그 요리를 주문한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한 두 명을 빼고는 다들 평범한 요리를 먹었죠.
이게 아마 제가 먹은 감자, 채소 요리인 것 같은데요. 담백하고 맛있었어요.
이것도 또 다른 채소 요리인데 향신료 덕분인지 약간 새콤한 맛이었어요.
이건 단호박으로 만든 파이 같은 디저트인데 너무 달기도 달지만 식감이 묘해서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죠. 저도 맛보느라 한입만 먹었습니다. 너무 달아요;;;; 대형 건포도의 압박~
이 집에서 마신 치차(Corn Beer). 치차 모라다보다 향과 맛이 더 좋더군요. 얼핏 '샹그릴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La Benita는 분위기도, 음식맛도 괜찮았습니다. 쿠킹 클래스도 진지하고 성의 있어서 좋았고요.
내일 아침에 국내 항공으로 쿠스코로 이동할 예정이니 새벽 6시 30분까지 집합하라는 Cheo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싸기로 했습니다.
La Benita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만난 성 어거스틴 교회입니다. 주택가를 걷다가 이처럼 정교한 형태의 교회가 툭 튀어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현지인 마트에서 생수(1.3솔)와 잉카 콜라(2.5솔) 1병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생필품은 현지인 마트에서 사야 저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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