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여행 준비할 때 항공권을 여행사나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실겁니다. 저도 출발, 도착 장거리 항공편은 그런 방식으로 구매를 해왔는데요. 현지에서 국내 항공으로 이동할 때는 항공편도 많고 시간 관리에도 유리한 점이 많아 해외 대행 사이트를 가끔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올 6월에 노르웨이로 여행을 가는데 며칠 뒤에 합류할 지인들을 기다리는 동안 스발바르에 다녀오려고 오슬로로 들어가는 당일에 스발바르로 이동하는 국내 항공을 예약했더랬습니다. skyscanner.com에서 실시간 최저가로 뽑아주는 사이트로 들어갔는데 그게 Airtickets24.com이었습니다. 노르웨이 여행을 해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스발바르는 노르웨이 북단의 섬이라서 그런지 여행객이 많지 않습니다. 항공편의 수도 그렇고요. 그런데도 좌석이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기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결제까지 했죠.
결제를 하고 보니 오슬로 공항에서 1시간 30분 동안에 환승을 해야 하더군요. 조금이라도 비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는데다 부친 짐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제시간에 갈아타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당일 자정에 스발바르에 떨어지는 항공편을 다시 예약하고 기존에 결제까지 했던 항공권을 취소했죠.
제가 예약한 오슬로-스발바르 왕복 항공권(스칸디나비아 항공)의 가격은 2인 기준으로 735유로였습니다. 그런데 Airtickets24.com에서 취소 수수료로 뗀 1인 당 15유로(총 30유로)를 제외하고 제가 한 달이 지난 어제 돌려받은 금액은 겨우 68유로였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667유로를 환불받지 못한거지요.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왜냐하면 non-refundable 조건이 걸려 있는 항공권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행 사이트에도 가끔 파격가로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 뜨는 걸 기억하시죠? 하지만 국내 사이트에서는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제를 했다고 해도 빨리 취소만 하면 대부분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에 익숙해져있지만 외국 대행 사이트는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라는 걸 눈에 띄게 표시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을 주로 대행하는 사이트도 많습니다. 제가 이용한 Airtickets24.com이 대표적인 사이트인데요(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이처럼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환불을 받지 못한 사례가 굉장히 많더군요. 세계 일주 여행을 준비했다가 사정이 생겨 취소되면서 항공권 금액으로만 수 백만 원을 그대로 공중에 날린 배낭여행자의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댈 것도 아니었습니다;;;;
10년 넘게 여행을 하면서 이제는 나름 여행에 어느 정도 잔뼈가 굵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교만했습니다. 노르웨이의 물가가 비싼 걸 고려하지 않고 국내 항공료가 비싸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환불 불가 조건이 걸린 저가 항공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게 실수였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여행을 다녔지만 현지 국내 항공권을 구매 취소하거나 환불받았던 경험이 한번도 없었더군요. 이쪽 분야에서는 완전 초짜였던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경제적 손실이고 여행자 입장에서는 낯 뜨겁기 그지없는 실수담입니다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개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여행을 다녀서 익숙한 분들일수록 저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시라는 의미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숙박도 그렇지만 특히
항공권은 워낙 큰 금액이 오고 가는 여행 준비물이니 액수와 상관없이 환불 불가(또는 변경 불가) 조건이 걸려 있는지 반드시 다시 한번 확인하시고 처음부터 예약 전에 반드시 일정을 확인해서 저같은 손해를 입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속이 쓰리는 일을 당하니 여행에 대한 기대감마저 반감되는군요. ㅠ.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94
작년 여름에 그리스 여행을 다녀온 뒤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빚 좋은 개살구 여행사 '이오스'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물면서 성토를 한 적(포스트 참조)이 있습니다.
어둠이 있으면 당연히 빛이 있는 법... 오늘은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최고의 여행사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바로 '트래블 게릴라'입니다. 쓰레기 여행사 이오스에 비해 규모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지만 여행 전문가를 중심으로 발로 뛴, 막강한 정보망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이번 상해 여행을 트래블 게릴라의 주말 '금까기' 패키지로 다녀왔는데 만족도 200%였습니다. 가격이 저렴해서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손님에게 밀착하는 꼼꼼한 서비스가 감동이었습니다.
장점만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몇 번이나 예약을 변경해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최강 친절
: 상해의 경우 인천에서 출발해서 상해시 주변으로 들어가는 푸동 공항과 김포에서 출발해서 상해시 내부로 진입하는 홍차이오 등 2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체류할 수 있게끔 노력하다 보니 항공편을 몇 번이나 바꾸면서 담당자를 귀찮게 했는데 목소리 한번 바뀌지 않고 매번 친절하게 예약, 취소를 해 주더군요.
2. 앞서가는 서비스
: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상하이에는 기예가 유명합니다.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공연이라 보고 싶었는데 저희가 이용한 것이 주말 패키지였기 때문에 현장 예매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혹시 예매 대행이 되는 지 문의하였더니 예매 대행이 되지 않는데도 신용카드사에서 대행 서비스가 있는 것을 찾아서까지 안내를 하는 적극성을 보이더군요.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저희 담당자가 출장 중이라서 다른 직원이 연락을 받았는데도 찾아보고 전화를 주시더군요. 살짝 감동 먹었습니다.
3. 당연한(?) 고객 관리
: 여행을 다녀와서 1주일이 지난 시점에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와서는 출장 중이라서 연락이 늦었다며 사과까지 하더니 여행 중 불편한 사항이 없었는지 꼼꼼히 점검하더군요.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 여행사는 대체 뭘까요? 고객을 한번 씹고 버리는 껌 취급을 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런 면에서 트래블 게릴라의 밀착 서비스는 끝까지 기분좋은 느낌을 주더군요.
트래블 게릴라에서 어느 정도로 꼼꼼하게 고객을 신경쓰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예약과 선불 입금(50%)을 완료하면 보내주는 정보 패키지입니다. 현금 복대라든가, 현지 지도, name tag 등은 다른 여행사들도 제공하는 것이니 넘어가고요.
보시는 것처럼 항공권을 따로 넣어서 보내주고 봉투의 겉에 예약 항공편과 시간 등을 따로 명시해 놓았고 리컨펌에 대한 주의와 함께 현지 항공의 연락처까지 꼼꼼하게 챙기더군요.
여행자 보험 증명서와 현금 영수증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역시 따로 packing해서 보냈습니다. 이오스 여행사는 전화를 할 때까지 일언반구도 없었죠. 이오스는 정말 생각할수록 한심한 여행사에요.
호텔 바우처입니다. 꼭 챙기라는 주의 문구도 써 두었고 상하이에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서 택시 기사에게 보여줄 문구도 봉투에 붙여 두었죠. 마음 든든한 서비스입니다.
이미
'금요일에 떠나는 상하이'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는데도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를 프린트해서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어서 보내주는 친절함이 놀라웠습니다.
사업 대박나시기를 바라고 이처럼 고객을 꼼꼼히 챙기는 마음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이용하고 싶은 여행사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