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이끌고(?) 있는 고미숙 박사가 쓴 책으로 인문학을 삶에서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책 소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개인적으로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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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제게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구체적인 모양이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 책, 심리학, 휴식, 자유, 나눔, 노동과 같은 키워드로 특징지을 수 있는 뭔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개인 도서관 겸 갤러리가 될 수도 있고 심리학 북 카페에 '민들레 영토'를 결합한 형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제가 도달한 지점입니다.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지요.
그런데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 책처럼 제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책은 별로 못 봤거든요. 벤치마킹 할 거리를 많이 찾았습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처음 접한 것은 시사IN의 칼럼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뭔가 운명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 수 없는 끌림도 있었고요. 그래서 고병권 박사의
'고추장, 책으로 말하다'를 읽었고 그 이후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오는 책들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인문학 강좌도 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이끌어 온 고미숙 박사(일반인들에게는 '달인 시리즈'로 알려진)의, 제목 그대로 연구공간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및 비젼 탐구서입니다.
현재의 심리학은 사회과학에 속합니다. 그래서 사회과학자가 되게끔 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심리학은 인문학과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그런 결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막연하게나마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제가 꿈꾸던 이상향(?)을 현실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디어 이상으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실제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고 있고, 걷고 있는 이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생각에 벅찬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자가 워낙 글빨이 뛰어난 사람이기는 하지만 진정성이 담기지 않은 글은 전혀 감동을 주지 않는데 이 책은 제게 큰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인문학, 노마디즘, 코뮌이라는 단어에 친밀감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혹은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하는,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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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어디서든 출구는 있다는 것. 조금, 아주 조금만 발을 내디디면 문득 길이 열린다는 것 - 33p* 대부분의 경우 대학에 자리잡으면 그때부터 공부는 끝난다는 게 우리 시대의 상식이다. 우리 시대 지식인들은 40대만 넘으면 '원로'로 자처하면서 문제를 설정하고 그것과 치열하게 대결하는 열정을 쉽사리 접어버린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제도가 부여한 과정을 열심히 습득한데서 멈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 42~42p*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지식의 생산! 앎의 기쁨을 만끽하자는 것.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교육열을 자랑하는 나라이지만 기쁨이라는 전제는 잊혀진 지 오래되었다. 아마 대개의 사람들은 앎이란 그저 어려운 과정을 참고 견디는 것. 고통을 감내하면서 획득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식인이 누리는 특권도 일정부분은 그런 전제에서 도출되는 것이리라. 지식의 본래 속성이 기쁨이라면 기득권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는데 무슨 대가가 또 필요하단 말인가 - 56~57p* 만약 내가 매달 60만 원씩 붓는 적금을 들었다면 일년에 약 700만 원 정도를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 돈이 그만한 관계와 능력, 더 나아가 그만큼의 행복을 내게 주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 70p* 강의의 가장 큰 조건은 가르치는 이가 그 내용에 매혹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이 왜 학생들에게 외면당하는가? 선생 자신도 감동하지 않는 메마르고 건조한 지식을 썰렁하게 반복하기 때문이다.
- 72~73p*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만큼 물질적 순환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것. - 82p* 공동체는 명분이 무엇이든 희생과 손해를 감수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 방식은 다를지언정 구성원 개개인의 삶이 비옥해지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 87p* 진정 자신의 신체가 기뻐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 스피노자식으로 말하면 '기쁜 능동 촉발', 이것이야말로 사랑이 곧 혁명이 되는 출발지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랑은 희생과 연민이라는 도식이 해체되어야만 한다. - 97p* '그가 억지로 무엇을 하거나 불편을 참고서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가능성을 보이기만 해도 나는 그것을 허락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이런 식으로 말하는 열정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하는 것이다. - 99p* 소유욕과 희생적 헌신이라는 낡은 도식을 벗어나면 사랑에 빠져도, 그리고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들어와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생에 대한 능동적 에너지를 거침없이 발산시키는 것, 형식이 어떠하건 사랑과 결혼에서 이것을 구현할 수 없다면 그건 모두 사기다! - 102p* 일상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지식의 새로운 경계가 펼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보통 지식을 두뇌 활동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삶이 바뀌고 신체가 바뀌지 않고서 능동적인 지식이 생산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렵고도 어렵다. - 138~139p* 인디언들에 따르면, 무언가를 받는다는 건 그 사람의 영혼의 일부를 받는 것이다. 증여가 단순히 물질적 나눔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일 터이다. - 143~144p* 흔적을 남긴다는 건 단순한 무능력을 넘어 타인의 노동을 무상으로 점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착취다. 말하자면 '내 대신 네가 치워!'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이 점은 공간 뿐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 148p* 진지함은 공동체의 치명적 약점이다. 그런 공동체들은 내적으로는 상하위계가 작동하게 되는 한편, 외적으로는 안팎의 경계가 뚜렷해짐으로써 결국에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 177p* 돈과 지위, 명성 따위를 버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정말 버리기 어려운 건 무의식에 새겨진 자의식이다. 그것은 때로는 교만과 욕심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과잉 겸손과 나약함으로 때로는 감상과 무력함으로, 그야말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관계와 활동을 가로막는다. - 185~186p* 코뮌이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외부'를 지향한다. 자본의 포획장치로부터의 탈주,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일상의 전면적 재조직화가 우리가 추구하는 혁명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 271p* 모두들 한결같이 불평하고 한탄해댄다. 그러나 모두들 불평을 하면서도 정작 떠나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 떠나는 게 더 불안하기 때문이다. 행복이 아니라 덜 불행해지기 위해 사는 불쌍한 도시인들
- 286p*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남들처럼 사는 길을 택할 뿐이다. 성공해봤자 나른한 일상과 소통부재만이 존재하는 그런 코스를. 따라서 그런 코스와는 다른 선택지가 많아야 한다. 돈으로 환원되지 않는 행복을 스스로 창안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법이다. 아니, 그 자체가 자본으로부터의 탈주가 된다. 자본에 대한 대안이 자본보다 빈곤해서야 말이되는가 - 2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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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추장'인 고병권 박사가 쓴 사회 비평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보와 재미,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까지 한 권에 담아낸 훌륭한 책입니다. 저도 책에 대한 선호가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한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좋은 책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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