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파크(Ocean Park)로 가는 방법은 차니님이 추천한 방법이 좋은데 왜냐하면 오션 파크를 좀 더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역시 차니님의 방법대로 오션 파크에 갔습니다.
일단 MTR로 Admiralty 역으로 이동해 오션 파크 입장권(185HKD)을 구입한 후 그 자리에서 출발하는 629번 버스(10.6HKD)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됩니다.
629번 버스는 2층 버스입니다. 드디어 타 보는군요. 2층 맨 앞자리에 앉아 봅니다. ^^
높은 자리에서 보니 전망이 확실히 다르네요.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ㅠ.ㅠ 가는 도중에 홍콩 경마장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규모가 상당히 작더군요.
Tai Shue Wan Gate에 도착해 들어갑니다. 오션 파크의 좋은 점은 일단 입장권을 사고 나면 안에서 이용하는 모든 시설물에 대한 별도의 이용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정말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볼거리가 많거든요. 일단 배가 출출한 관계로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홍콩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다고 생각했던 새우 딤섬도 하나 시키고,
아래에 튀긴 면을 깔고 위에는 각종 채소를 삶아 얹은 요리로 새우가 역시 맛있습니다. 홍콩은 새우가 정말 싸고 맛도 좋습니다. 새우가 들어간 음식을 선택하면 대체로 후회는 안 하죠.
후식으로 홍콩 사람들이 많이 먹는다는 망고 푸딩을 주문했습니다. 너무 달아서 제 입맛에 딱 맞지는 않더군요. 음식값으로 198HKD를 냈습니다.
홍콩은 모든 건물의 실내와 택시 등에서 금연이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적발되면 벌금도 5,000HKD나 됩니다. 무엇보다도 실내 흡연에 대한 인식이 아주 제대로라서 식당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무심코 담배를 꺼내 물었다가 지배인에게 쫓겨나다시피 나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대신 길거리의 흡연은 자유로워서 젊은 여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면서 지나다닙니다. 물론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비도 그쳤더군요. 상쾌한 마음으로 '죽음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갑니다. 이름처럼 대단한 것은 아니고 상당히 높이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였습니다. -_-;;;
이런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Mid-Level Escalator처럼 계속 연결되면서 올라갑니다.
올라가면서 본 오션 파크 주변의 전경입니다. 모터보트가 달리는군요.
롤러코스터도 보입니다.
쌍둥이(?) 자이로드롭도 보이고, 앞쪽에는 돌고래 쇼가 열리는 무대도 보이는군요. 오후 3:30분에 시작하는 돌고래쇼를 잠시 구경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처럼 편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재주 넘고 쇼하는 동물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역시 사람만큼 이기적이고 자기 본위의 동물은 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Pacific Pier에 도착했습니다. 일종의 물개 우리인데 코 앞에서 물개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고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가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 강력 추천입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물개가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는데 이만큼 가까이에서 물개를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Pacific Pier를 나와서 360도 회전 전망대로 갔습니다. 전망대 자체가 360도로 계속 회전하면서 오션 파크 주변의 전경을 보여주는 시설물인데 양옆으로 중국 사람들이 앉는 바람에 시끄러워서 전망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겠더군요. 홍콩 사람은 안 그런데 중국 본토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목청이 정말 크더군요. 고막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
그 다음에는 상어 수족관과 열대어 수족관을 갔는데 여기도 역시 강추입니다. 정말 신기한 상어와 열대어가 많습니다.
사진으로는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정말 생동감이 넘치게 잘 만들어 놓았더군요. 'Weedy Dragon'이라고 불리는 잡초처럼 생긴 해마, 정말 신기했습니다. ^^
그 다음에는 오션 파크의 명물 중 하나인 케이블카를 타러 갔습니다.
보시다시피 매우 아담하게 생긴 케이블카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얼마나 무서우냐 하면...
대략 이 정도 높이입니다. 게다가 바람이 휭휭 불어서 케이블카가 사정없이 흔들리는데다가 중간에 레일이 바뀌면서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중간에 한번 멈추기까지 합니다. 덜덜덜... 그래도 스릴 만점!!! 강추!!!
아, 진짜 겁나게 높아요~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하나 넘으면 오션 파크 II가 나옵니다. 이 곳은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놀이 시설물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저희는 팬더를 보러 갔습니다.
암컷 팬더와 수컷 팬더가 한 마리씩 다른 곳에 있는데 팬더는 워낙 게을러서 종족 번식도 잘 안된다고 하죠. 암컷은 체구가 작고 움직임도 별로 없는 데 비해 수컷 팬더는 생각보다(-_-;;;) 많이 움직이더군요. 입구에서부터 조용히 하라는 경고 문구가 계속 붙어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시끄러운 중국 사람들도 팬더 우리에서는 (비교적) 조용하데요. 물론 개념 없이 flash 터뜨려가면서 사진 찍는 것은 여전하지만요.
오션 파크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림과 같은 시설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건 일종의 손 세정기인데 손잡이를 누르면 소독액이 나와서 즉석에서 손을 소독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아마 SARS 예방을 위해 설치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오션 파크의 정문입니다. 많은 관광객이 오션 파크 정문에서 관람을 시작하는데 차니님이 추천한 route로 이동하는 것이 확실히 효율적이더군요.
다시 629번 버스를 타고 Admiralty 역에서 내린 후 MTR로 홍콩역까지 가서 Symphony of Light를 보기 위해 스타 페리를 타고 구룡 반도로 건너갔습니다.
구룡 반도의 스타 페리 선착장에 내려보니 선착장에서부터 지하도까지 공간이 있는 곳은 어디나 젊은 필리핀 여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먹고 있거나, 카드 게임을 하거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더군요. 어림잡아 1천 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정말 생소한 풍경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더군요.
홍콩 당국이 홍콩의 여성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필리핀 정부와 계약을 맺어 엄청난 수의 가정부를 수입했고 어느 정도의 경제 형편이 되는 홍콩 가정은 대부분 필리핀 가정부를 고용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주말에는 초과 근무를 시키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집안에 필리핀 가정부가 있으면 초과 근무에 대한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말이 되면 자기 집의 가정부를 집 밖으로 내보낸답니다(내쫓는다는 말이 더 정확할 듯). 그래서 갈 곳 없는 필리핀 가정부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밤을 보내는 곳이 스타 페리 선착장 주변 지역이라고 하네요. 쩝... 참 들으면서도 어이없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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