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행 때 출국 직전 오슬로 공항에서 산 잼입니다. 노르웨이의 Molta사 제품이죠.
포장지 하단에 씌인 Moltesyltetoy라는 노르웨이 말이 영어로 Cloudberry(진들 딸기)라는 뜻입니다. cloudberry는 노르웨이에서도 흔치 않은 고급 식재료라서 특별한 날에 크림에 섞어서 먹는다고 합니다.
120g에 불과한 적은 양인데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패키지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북위 71도에 위치한 Rolvsoy섬에서 생산된 cloudberry로 만든 잼이라고 하네요.
처음에 뚜껑을 열었을 때 살짝 당황했습니다. 사진의 색깔을 보정했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 실제 색깔은 거짓말 안 보태고 설사 응아와 아주 흡사했거든요;;;;
게다가 cloudberry냄새는 일반 딸기와 달리 시큼털털하기 때문에 더 더욱 시식 욕구를 떨어뜨리더군요. 빵에 바르는 그 순간까지도 고민을 했습니다.
응? 그런데 색깔이나 냄새와 달리 맛은 훌륭하네요? 첫맛도 깔끔하고 특히 베리향이 아주 좋아요. 몽글몽글한 것이 cloudberry 열매인데 씹을 때 살짝 걸리는 느낌이기는 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신선한 열매를 통째로 먹는 느낌이에요.
맛의 반전이라고나 할까요? 재구매까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 try해 볼만한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저는 Molta사의 가장 기본적인 cloudberry 잼을 구매했지만 홈페이지(www.molta.no)에 가 보시면 다양한 잼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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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때
'싱가포르 여행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이번 여행은 오후 2시 50분 출발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다'고 입방정을 떨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노르웨이 여행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새벽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거든요. 혹시 몰라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과일 한 쪽 먹고 바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크로아티아 여행 때는 도림군이 데려가 달라고 시위를 하더니 이번에는 모찌군이 바톤을 넘겨 받았습니다.
똘똘군도 질세라 합류하네요. ^^
짐을 싸느라 새벽 1시 30분에야 잠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리 짐을 싸 놓으니 아침에 부랴부랴 나오는 일은 없네요.
최근의 여행에서는
공항버스 리무진을 이용(90분 소요)하거나 택시를 이용(50분 소요)했습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공항 철도를 이용(70분 소요)해 인천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 철도는 공항버스 리무진보다 빠르고 쾌적하기는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홍대입구역에서 갈아탈 때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저도 7시 29분차를 놓치는 바람에 10분 뒤에 오는 열차를 탈 수 밖에 없었죠.
8시 30분 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버스 리무진의 경우에는 내려서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체크인 카운터로 연결되지만 공항 철도는 내려서 한 층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처럼 짐이 많거나 캐리어가 크면 조금 불편합니다. 참고하시고요.
아직 휴가 기간 전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붐비지는 않네요.
일찍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핀 에어가 만석이라 좌석을 붙여서 발권하지 못하고 대각선으로 떨어진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승객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부담이... 아무리 바빠도 온라인으로 발권하는 게 마음이 편하죠.
가져간 큰 캐리어 1개와 작은 캐리어 1개는 수화물로 부치고 카메라 장비가 든 가방만 챙겼습니다. 사실 카메라 장비 가방 무게만 10kg이 넘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 무게를 재 보자고 했으면 걸렸을텐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더군요.
체크인을 하자마자 들어갔는데도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습니다. 인천 공항도 검색 절차가 조금 철저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어르신들 선물로 미리 사 둔 면세품을 찾으려고 하니 126번 탑승동이라며 이동한 뒤 거기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외곽 탑승동 면세품 인도장은 121과 122 탑승동 사이에 있습니다. 면세품을 찾고 나니 정작 아침을 먹을 시간이 부족하네요. 10시 20분 출발인데 핀 에어는 9시 30분부터 탑승을 시작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고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행기에 올라 보니 맨 뒷 좌석으로 배정했더군요. AY0042편은 제가 선호하는 2-4-2 배열 비행기로 오른쪽 뒤의 두 자리 중 통로 쪽에 앉은 젊은 여성분(헬싱키에 사는 교포 2세인 듯 했습니다)에게 어렵게 부탁했는데(정 안 되면 창가쪽으로 들어가 주시면 고맙겠다고까지 부탁하려고 했는데), 흔쾌히 바꿔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사실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 분이었는데 제 어눌한 영어에도 두 말 않고 바꿔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덕분에 창가 두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올 수 있었죠. 알고 보니 좌석을 바꿔 주신 분도 비건이더군요. 아무래도 서빙을 편하게 하기 위해 비건들을 맨 뒷자리로 몰아 넣은 듯;;;
핀 에어는 전반적으로 좌석 간격이 조금 좁은 듯 느껴지지만 맨 오른쪽 뒷 좌석이라 시트가 뒤로 많이 제껴지기 때문에 큰 불편없이 갔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교적 깨끗한 신형 항공기 같았습니다. 정면에 개인 터치 스크린도 있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USB 충전 단자는 없었습니다.
이륙 후 한 시간 정도 비행한 후에 스넥과 음료가 서빙되었습니다. 짭짤한 맛과 달달한 맛이 섞인 스넥을 안주로
핀란드 Karhu 맥주를 마셨습니다. 예전에 쿠바 여행 때 마리아 라 고르다 해변에서 마신 맥주와 비슷한 디자인인 듯 한데.... 어쨌거나 5.3% 도수의 맥주로 목넘김도 깔끔하고 향도 좋은 편이네요.
기내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로 추천합니다. 핀 에어를 이용하는 분들은 드셔보세요.
스넥과 음료가 서빙된 후 곧바로 점심 식사가 나왔습니다. 받아보니 비건식이 아니더군요.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힌두식은 비건식인데 핀 에어는 예외입니다. 힌두식으로 요리된 고기가 들어가네요. 치킨도 그렇고 커리에 양고기도 들어간 듯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걸 그랬네요. 결국 한 숟가락도 못 먹고 샐러드와 빵, 과일만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이 실패를 거울 삼아 돌아오는 항공편의 기내식은 비건식으로 변경해서 제대로 먹었죠.
아침도 제대로 못 먹은 빈 속을 맥주로 채운데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어서 그런지 갑자기 두통이 시작되더군요. 상비약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수화물로 부친 짐에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현지인 승무원에게 기내 상비약을 부탁하니 없다고 합니다(응? 기내에 상비약이 없다고?). 결국 자기가 먹는 두통약을 가져다 주네요.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아쉬운 김에 받아서 감사히 먹었습니다.
착륙 1시간 전 쯤에 저녁 식사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한쪽에는 새우가 들어있어서 못 먹었지만 다른 쪽 커리에는 브로컬리만 들어 있어서 점심 기내식보다는 조금 더 먹을 수 있었죠. 우리나라 국적기처럼 기내식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이 단순한 편입니다. 맛은 괜찮아요.
사진만 보면 순조롭게 비행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종사가 상당히 조종을 험하게 하는지라 급선회, 급하강이 꽤 많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저는 약간 어지럽기까지 하더군요. 핀 에어가 원래 이렇게 비행을 험하게 하는지 이 노선만 이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운이 없게도 기내식이 나올 때마다 난기류를 통과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서 뭘 먹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전 10시 20분에 이륙해서 핀란드 헬싱키 국제공항에 오후 2시에 정확하게 착륙했습니다. 비행 시간이 대략 9시간 20분 정도 되는데 제 생각에 딱 좋은 정도의 체공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저는 10시간이 넘으면 그 때부터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핀 에어에 대한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면 기내식 선택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신형 비행기라 깨끗하고 서비스도 효율적이었습니다. 난기류 통과가 많아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현지 여승무원들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노련한 베테랑들이어서 믿음이 가더군요. 게다가 무엇보다 시간 절약에 좋네요. 다른 노선도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습니다.
transfer를 위해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내렸습니다. 유럽의 허브 공항 중 하나답게 꽤 넓습니다.
보안 검색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 출국 심사가 의외로 까다롭더군요. 복사가 잘 안 된다면서 여권 커버를 벗겨서 달라고 하지를 않나, 여행지, 여행 기간, 어디어디를 들르는지 꼬치꼬치 물어봤습니다. 제가 불법 입국이라도 하게 생긴건지;;;;
노르웨이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24번 게이트에서 타기로 되어 있어 이동했습니다.
헬싱키 공항의 단점은 게이트 앞이 너무 좁아서 좌석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겁니다. 승객이 많아지니 북새통이 따로 없네요. 게다가 모든 좌석을 카페테리아처럼 만들어놔서
그냥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별로 없습니다. 헬싱키 공항을 이용할 분들은 미리미리 해당 게이트로 이동해서 자리를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헬싱키 공항에서 2시간 5분 정도 대기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헬싱키 공항에서도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기에 이메일도 확인하고 온라인 게임도 한 판하려고 전력선을 찾았는데...
심봤다~ 바로 옆 23번 게이트에 어댑터 뿐 아니라 USB 충전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노트북도 연결해서 잘 썼습니다.
4시 5분 출발 비행기이고 3시 35분부터 탑승이 시작되기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차가운 커피나 한 잔 마시려고 게이트 앞에 있는 간이 매점에 들렀는데 아이스 커피가 안 된다고 합니다. 이 날씨에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 하다니... ㅠ.ㅠ
500ml 생수 한 병(3.4유로)하고 아메리카노 1잔(3.7유로)을 주문했습니다. 유로화가 없어서 처음으로 유니온 페이 체크 카드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안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비자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다행히 미화로 결제되네요.
4시 15분쯤 이륙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는 비행기는 3-3 에어버스였는데 좌석 간 간격이 길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잉 기종보다 에어버스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좌석 간 길이가 더 길어서 쾌적하거든요. 대신 개인용 모니터는 없네요. 단거리 노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됩니다. 이 노선의 승무원들도 역시 나이가 지긋한 분들입니다. 저는 젊고 예쁜 승무원보다 나이 지긋한 베테랑들을 더 좋아합니다. 부담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서비스가 더 노련해서 그런가 몰라도 마음이 더 편해지거든요.
중간에 음료 서비스가 한번 있는데
핀 에어의 이 노선을 이용하실 분들은 블루베리 주스를 드셔보세요.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추천~ 음료를 제외한 과자 등의 스넥은 모두 유료라서 결제 후 드셔야 합니다;;;
구름 속을 통과할 때는 비도 많이 오고 해서 오슬로 날씨가 걱정되었는데,
구름만 벗어나면 해가 쨍쨍 비치는 걸 보면 날씨가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구름이 양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게 참 예쁘네요.
비행기에서 바라본 노르웨이는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고 녹음이 우거진데다가 물도 많이 보이네요(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물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보고만 있어도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오후 4시 35분에 오슬로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4시 5분에 출발했고 비행 시간이 1시간 30분인데 왜 오후 4시 35분이냐 하면
노르웨이가 여름철에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나라라서 그렇습니다.
공항에 내려 짐을 찾으러 가면서 보니 공항 바닥이 온통 오크 원목입니다. 헐~ 이 비싼 오크 원목으로 바닥을 깔다니.... 나무가 많은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바닥 뿐 아니라 계단 난간도 모두 오크 원목입니다.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는 동안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baggage claim이 10분 정도 멈추더군요. 그동안 심심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보시는 건 baggage claim 바로 앞에 있는 면세점인데요. 꼭 마트 계산대처럼 생겼죠. 신기해서 알아보니
노르웨이가 주류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핀란드, 스웨덴 등 인접국가를 비행기로 다녀오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꼭 면세점에 들러 와인 등 술을 사 간답니다. 우리처럼 그냥 선물로 한 병, 두 병 사는 게 아니라 가족 수 최대 한도까지 맞춰서 바리바리 싸 들고 나갑니다. 자기가 마실 걸 사가는거죠.
그러는 동안 멈추었던 기계가 작동을 시작해 짐을 찾은 뒤 일단 공항 대합실로 나왔습니다.
헬싱키를 거쳐오면서 출국 심사를 엄격하게 받아서 그런지 별도의 입국심사는 없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스발바르로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SAS 항공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Self로 체크인하는 키오스크를 이용할까 하다가 사람도 별로 없고 한가해 보이기에 비즈니스 체크인 카운터에 물어보니 그냥 여기에서 하라고 하더군요. 럭키~
방금 찾은 짐을 다시 부치고 면세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슬로 공항도 헬싱키 공항만큼은 아니지만 꽤 큽니다. 특징적인 것은 스넥바나 레스토랑이 한 구역에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네요. 덕분에 뭘 좀 먹으려고 공항을 샅샅이 뒤지며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ㅡㅡ;;;
결국 제가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하여 피자헛에서 베지 피자 3조각(144크로네), 마가리타 피자 1조각(48크로네), 콜라 한 잔(33크로네)으로 저녁 겸 먹었습니다. 도우가 얇아서 한 조각으로는 도저히 요기가 안 되더군요. 총 225크로네니까 우리 돈으로 3만 2천 원 정도 하네요;;; 드디어 초고물가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ㅠ.ㅠ
오슬로 공항도 그렇고 노르웨이의 공항에서는 특이하게도 공항 내 마트에서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과 생화(응?)도 팝니다. 스발바르로 올라가는 비행 도중에 먹으려고 바나나 3개(10 X 3 = 30크로네), 사과 2개(10 X 2 = 20크로네), 트윅스 초코바(27크로네)를 샀습니다. 총 77크로네(11,000 원).
공항 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습니다. 다치지 않게 바닥을 우레탄으로 깔고 미끄럼틀을 비행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이 때는 몰랐지만 노르웨이는 복지국가답게 아이들을 마음껏(?) 낳고 그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곳곳에 많더군요.
8시 35분 쯤에 SAS항공(스칸디나비아 항공)의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슬로 공항에서 2시간 20분 정도 대기했는데 사실 저는 그 때 한국에서 끝마치지 못한 일을 들고 온터라 와이파이 연결해서 파일 다운받고 작업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지... 앞으로는 절대 안 하리라~~
근데 SAS는 보딩부터 좀 어설픕니다. 두 줄로 진행하는데도 손이 너무 느려서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보니 화장실에 재떨이가 달려있는 구형 기종이고 시트가 비닐이라서 오래 앉아 있으니 땀이 찰 지경이더군요. 무엇보다 에어컨이 엉망이라 푹푹 찝니다. 추워서 담요를 덮고 있어야 하는 요새 비행기들과 전혀 다르네요. 게다가 뜨거운 티백차를 제외하고는 주스 한 잔까지 모두 유료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냐 하면
오슬로 발 스발바르행 항공료가 무려 1인 당 64만 원이나 하거든요. 비행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된다는 걸 감안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죠.
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밤 11시 50분 쯤 스발바르의 롱이어바이언(Longyearbyen)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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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기를 올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르웨이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단편적인 정보, 짧은 생각, 느낀 점들을 두서없이 정리해 봤습니다.
* 외모
: 대부분의 노르웨이 여성들, 특히 관광지의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은 하나 같이 엘프급 외모에 생글생글 웃음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가히 유럽 최강이고 지금까지 여행한 어떤 곳과 비교해도 비교 우위에 있습니다. 남자들도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기는 하나 외모 수준만 보면 여성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런 말 하면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예쁘고 친절한 여성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더 즐거워지는 느낌이더군요.
* 팁 문화
: 노르웨이에는 팁 문화가 따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가이드 북에서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레스토랑 등에서 팁을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고 호텔에서도(최고급 호텔은 모르겠지만) 짐을 객실까지 날라주는 포터가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팁을 줄 기회 자체가 없죠. 그래서 가끔 카페 같은 곳에서는 관광객의 주머니를 열게 유도하는 재미있는 팁 관련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 페라리를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같은 문구들이죠.
* 물
: 마트에서 구입한 생수가 아니라면 레스토랑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은 대부분 수돗물입니다. 정수기를 한번도 못 봤고 대부분의 유럽처럼 물을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는데(생수는 아예 팔지 않고 탄산수만 주문 가능) 가져다 주는 물은 대부분 수돗물입니다. 워낙 수량이 풍부한 나라이고 수돗물의 quality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냥 마셔도 된다고 현지인도 권하고요. 저도 생수가 없을 때에는 약을 먹을 때 가끔 수돗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무색 무취의 생수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위장이 약한 분들은 배앓이를 할 수 있으니 비싸더라도 생수를 드시는 걸 권장합니다. 실제로 관광객들은 비싸더라도 대부분 생수를 사 마시더군요.
* 동물
: 노르웨이는 개의 나라이며 그것도 큰 개가 대부분입니다. 고양이는 보기 힘들고(있어도 집에만 있을테니) 개의 나라인 만큼 어쩌다 길에서 마주치는 길냥이들도 어느 정도는 사람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개의 나라에서 살려면 조심할 수 밖에 없겠지요. 산책하는 큰 개를 자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동물에 대한 관용도는 매우 높아서 동물을 괴롭히거나 그런 제스처를 취하는 사람은 전혀 없습니다. 공원에서 비둘기나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현지인들을 흔히 볼 수 있고 그걸 제지하거나 뭐라하는 사람 따위는 없습니다. 벤치에서 빵을 먹을 때에도 갈매기, 까마귀, 비둘기, 참새가 사이좋게 코 앞까지 날아와 기다리는 정겨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터키와 네팔에서도 사람들이 동물과 함께 잘 어울려 살아가지만 터키와 네팔 사람들이 동물을 약자로 보호하고 돌보는 느낌이라면 노르웨이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처럼 보는 느낌이라서 신기했습니다.
* 보행자 보호
: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는 보행자가 길을 건너고 싶으면 건널목 앞의 버튼을 누르면 곧 푸른색으로 바뀝니다. 교통 신호가 철저히 보행자 위주이며 차량은 무조건 보행자에게 양보합니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기색만 비춰도 달려오던 차가 멈추고 보행자를 건너게 할 정도입니다. 일본에서도 빨간불이면 사람이 한 명도 없어도 차량들이 줄이어 정지선을 지키면서 기다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일본의 질서 지키기가 그야말로 철저한 질서 지키기인 것 같다면 노르웨이에서는 보행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서는 것 같았습니다.
* 치안
: 치안에 대해 신경써야 한다는 걸 잊고 다닐 정도로 안전합니다. 경찰이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주요 관광지에서도 소매치기나 절도를 염려할 필요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소지품을 잃어버려도 거의 찾을 수 있는 정도의 의식 수준을 갖고 있어서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오슬로 같은 대도시에는 약에 취해 헤롱거리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는데 큰 위협은 안 되지만 시비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겠습니다. 제 느낌 상 술에 취한 것 같지 않았습니다.
* 관습
: 오슬로와 같은 대도시와 노르웨이 남부에서는 신을 벗지 않지만 스발바르처럼 광산 지역의 관습이 남아 있는 곳에서는 실내에 들어갈 때 우리나라처럼 신발을 벗고 들어갑니다. 일을 마치고 더러워진 신을 신고 들어가면실내가 오염되기 때문에 생긴 관습 같습니다.
* 흡연
: 길거리에서도 자유롭게 피울 수 있으나 담배를 피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담배의 나라는 아닌 듯합니다. 실내 흡연은 아주 엄격하게 지켜지지만 야외에서는 아무런 제약이 없기 때문에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 앉을 분들은 담배 냄새를 맡을 각오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 술
: 주세가 엄청나게 붙는지 기본적인 술값이 굉장히 비싸고 스발바르 같은 지역에서는 1달에 살 수 있는 술의 양이 정해져 있을 정도입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이 인접 국가인 스웨덴이나 덴마크에 다녀올 때도 반드시 면세점에 들러 양손에 술을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오더군요. 오슬로 공항 한 켠에 대형 주류 판매대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여행 초반에 보고 이게 무슨 난리인가 싶었죠.
* 교통 수단
: 오슬로 같은 대도시에는 버스와 트램, 지하철 교통망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전혀 없으며 지방 소도시들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걸어다녀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도시 간 이동은 버스나 기차로 하는 경우가 많으나 교통편이 많지 않아 차량 렌트를 하는 것이 가장 좋고 비행기를 이용해 시간을 줄이는 것도 추천합니다. 꼭 알고 가야 할 점 하나는 택시가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가능하면 택시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라는 거. 모든 가이드 북에서 경고하는 부분인데 택시비가 정말 너무너무 비쌉니다. 기본 요금 자체도 비싸지만 출발하는 순간부터 미터기가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 도로 사정
: 대도시의 경우도 차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만큼 도로망이 발달된 편은 아닙니다. 아스팔트보다는 옛날 유럽식의 블록이 깔린 도로가 많고요. 시 외곽으로 나가면 왕복 4차선 도로 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왕복 2차선 도로도 많지 않고 1.5차선이 많아서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길가에 차를 붙여 속도를 줄이고 지나가야 합니다. 특히 돌아다니는 대형 캠핑카가 많아서 도로에서 속도를 내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직선 도로가 많지 않아서 오죽하면 일반적인 나라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터널 추월이 상시화 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터널 정도가 되어야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을 확인하고 추월할 수 있으니까요. ㅡㅡ;;;
* 차량 렌트
: 노르웨이에서는 차량을 렌트해서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로를 달리면서 만나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죠. 렌트하는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인접국인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 렌트해서 넘어오는 분들이 많은데 그럴 때에도 반드시 오토 차량으로 렌트하셔야 합니다. 스틱 차량과 렌트 차량의 가격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고 오토 차량 자체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오토 차량을 렌트하세요. 노르웨이에는 커브길과 터널이 많고 도로 폭이 좁고 가파른 곳이 많기 때문에 스틱 차량을 빌렸다가는 기어 변속하느라 다리 꽤나 아프실 겁니다(특히 Bergen-Odda 구간). 이번 여행에서 정속 주행을 하는 베스트 드라이버와 함께 했는데도 나중에는 힘들다고 하더군요. 스틱 차량을 빌렸으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 분리 수거
: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어서 환경 보호를 엄격하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습니다. 분리수거를 하기는 하는데 그다지 엄격하지 않아서 매립 쓰레기와 재활용만 분리하지 우리처럼 캔, 플라스틱, 비닐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눠서 수거하지 않습니다. 재활용 센터에서 따로 구분하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음식 쓰레기는 아예 모으지도 않습니다. 무조건 매립하는 것 같습니다.
* 우산
: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고 애들도 웬만한 비는 그냥 맞고 다닙니다. 깨끗한 환경이라서 그런지 아님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냥 바람막이 잠바에 있는 모자를 쓰거나 비가 억수같이 내리면 아예 우비를 입고 다닙니다.
* 인터넷
: 유선 인터넷은 여행 중에 이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속도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무선 인터넷은 속도가 괜찮은 편(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느리죠)이고 공항, 호텔 뿐 아니라 주요 관광지에서는 빠짐없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에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다만 고용량 파일의 다운로드는 막아놓은 경우가 많아서 큰 스트리밍 파일을 재생하는 것은 안 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간단한 웹 서핑이나 지도 검색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 화장실
: 화장실은 어디나 깨끗해서 이용할 때 불쾌한 경우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유료 화장실은 거의 없으며 있다고 해도 5크로네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라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체코처럼 화장실 이용료 징수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율적으로 수납함에 넣고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비데를 사용하는 화장실 문화가 아니라서 그런지 비데가 장착된 화장실은 한번도 못 봤습니다.
* 호텔 체크인
: 호텔에서 체크인 할 때 여권이나 바우처를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프로이케스톨렌의 호스텔이었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조난을 당하거나 했을 때 빠른 신원 확인을 위해 그렇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확실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투숙객 전원의 여권을 가져가서 복사하더군요.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예약한 사람 이름이면 충분하고 공항에서도 여권만 내밀면 됩니다. e-ticket 조차도 필요없더군요.
* 신용카드
: 우리나라처럼 카드 결제가 대중화되어 있어서 현지인들은 커피 한 잔, 승차권 한 장 구입할 때도 카드로 결제합니다. 현금을 사용하는 건 관광객들 뿐인 것 같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처럼 카드를 긋고 사인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결제기에 꽂고 pin code를 눌러서 결제하는 방식이라 결제하는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사람 수 자체가 많지 않으니 큰 상관은 없습니다만;;;; 유니온 페이 카드도 노르웨이에서 결제된다고 알고 갔는데 실제로는 모든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결제가 불가능했습니다. 혹시 제가 신규 발급한 카드를 해외 결제 가능하도록 풀어놓지 않고 나간 것이 아닌가 싶어 귀국 후 확인해봤지만 아니었습니다. 아직까지 유니온 페이 카드는 노르웨이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숙박비
: 노르웨이 생활 물가 수준에 비해 호텔 숙박비는 체감적으로 싼 편입니다. 오히려 에어비앤비 같은 사이트에서 빌리는 아파트가 훨씬 더 비쌉니다. 초고가 호텔은 아예 검색도 안 했지만 트립어드바이저에서 1, 2위를 다투는 호텔을 예약해도 1박에 20만 원이 넘는 곳은 스발바르의 Basecamp Hotel을 제외하고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보통 15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조식을 포함(간혹 석식도 포함)하는 훌륭한 호텔에 묵으실 수 있습니다.
* 레스토랑 결제
: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문을 먼저 하고 나온 음식을 다 먹고 나가면서 카운터에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자리에 앉아서 계산서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경우를 거의 못 보았습니다. 간혹 규모가 큰 레스토랑에서는 주문할 때 선 결제를 하게끔도 합니다만(대표적인 곳이 올레순) 대부분 나갈 때 계산하면 됩니다. 카페는 우리나라처럼 주문할 때 결제해야 하고요.
* 성 평등
: 눈에 띌 정도로 일하는 여성이 많으며 선입견을 갖고 봤을 때 흔히 남성들이 할 법한 일들도 여성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발바르에서는 북극곰 대비 실탄 장전 라이플을 소지한 가이드를 봤고 중장비 운전기사와 트램 운전기사는 흔한 편입니다. 하물며 왕궁의 근위병까지 여성이더군요. 남성들이 하는 일, 여성들이 하는 일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잘 하는 사람이 하면 되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일
: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표정이 밝으며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인생은 살만하고 일하는 건 즐겁지요' 하는 자세로 일을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즐거움이 몸에 배어 있는 모습이었는데 프로이케스톨렌 호스텔 리셉션에 있던 직원들을 제외하면 일에 찌든 지친 표정의 노르웨이인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거기도 응대하는 사람의 수가 너무 많아서 업무 강도가 강한 문제로 힘든 것 같았습니다. 원래 노르웨이의 평균 노동 시간은 주당 27시간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죠. ㅠ.ㅠ
* 축산업
: 공장식 축산업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소, 양, 돼지 등은 모두 방목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우리들이 흔히 동화책에서 보는,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마음껏 풀을 뜯는 그런 방식의 방목입니다. 가축들의 표정까지 편안하더군요.
* 의사소통
: 아무리 영어를 못하는 노르웨이인도 영어를 웬만큼 하는 우리나라 사람보다 잘 합니다. 큰 도시에서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노르웨이 국민이 아니고 대개 이주민(알바니아 등의 동유럽)이거나 집시(덴마크에서 집시 추방 정책을 펴는 통에 노르웨이로 많이 넘어왔다고 합니다)들입니다. 거리 악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허름한 행색의 이들마저도 노르웨이에서는 친절합니다. ㅠ.ㅠ
* 관광지
: 대부분의 관광지는 관리 수준이 매우 우수한 편이고 특히 미술관, 박물관 등의 전시 시설 수준은 최고입니다. 오슬로의 내셔널 갤러리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특히 스발바르 박물관, 오슬로의 바이킹 쉽 박물관, 스타방에르의 석유 박물관을 강추합니다. 그냥 흔한 전시가 아니라 체험형은 기본이고 디스플레이 방식도 굉장히 관람객 친화적입니다. 입장료가 전혀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 호텔 집기
: 물가가 워낙 비싸기도 하고 채식을 먹기가 힘들 것 같아서 건조식품을 좀 가져갔는데 의외로 호텔에서도 커피 포트를 비치하고 있는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호텔 로비에서 24시간 자유롭게 차와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객실로 마음껏 가져가도 되기 때문에 객실에서 물을 끓일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거지요. 여행 중에 베르겐에 있는 호텔(가족이 운영하는)에서만 봤습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작은 커피 포트를 하나 사서 들고 다닐까 살짝 고민했었지요. 의외로 헤어 드라이어는 웬만한 호텔에는 다 있습니다(없을 줄로 알고 가져갔더니만. ㅠㅜ)
* 벌금
: 가끔 기본적인 벌금도 소득 수준에 따라 부과하기 때문에 과속 벌금을 1억이 넘게 냈네 어쨌네 하는 소식을 해외 토픽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는데 이게 과장이 아닙니다. 실제로 벌금 수준이 꽤 높은 것 같습니다. 스발바르에서 야생화를 꺾으면 벌금이 5,000크로네(한화 714,000원)나 한답니다. 덜덜덜...
* 다산
: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답게 가정마다 세 아이가 기본입니다. 어딜 가나 아이들이 엄청 많습니다. 올레순에서 묵은 호텔에는 아이들 놀이방까지 1층에 넓직하게 따로 마련해 놓았을 정도로 아이들을 배려하는 시설이 곳곳에 많습니다. 출산율 문제는 말로 해결하는 게 아니죠.
* 물가
: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서민 물가는 대략 2배, 외식비 등은 3배 정도 차이나는 것 같습니다. 외식비는 너무 비싸서 대졸 초임이 6,000만이 넘는 노르웨이에서도 자주 못 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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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에서 노르웨이까지 직항으로 가는 항공편은 없습니다. 저는 여행 일정을 맞추느라고 핀에어를 타고 갔습니다만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싶으면 아에로플로트를 이용하셔도 되고 루프트 한자,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도 있어서 항공편은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경유 공항은 아에로플로트의 경우 모스크바, 핀에어의 경우 헬싱키,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두바이, 루프트한자의 경우 프랑크푸르트입니다.
이번 노르웨이 여행은 준비할 것이 너무 많은데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여행 일정의 절반 남짓을 함께 하는지라 항공권 예약을 굉장히 서둘러 6개월 전에 했는데도 일정에 맞는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파크와 skyscanner에 잠복해서 올라오는 표를 계속 살펴봤지만 아차 하는 사이에 50만 원이나 싸게 나온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권을 놓치기도 했고 오슬로에서 스발바르를 왕복하는 항공권을 non-refundable인 줄도 모르고 결제했다 취소하는 바람에 무려 667유로라는 엄청난 금액을 손해보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해외 대행 사이트에서 항공권 구매 시 반드시 환불 불가 조건을 확인하세요' 포스팅 참조).
핀에어 항공권은 인터파크에서 구입했고요(나중에 현지 투어에서 만난 전직 여행사 직원이 자유여행의 경우 인터파크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하더군요;;;). 핀에어가 스타 얼라이언스 회원사라서 미리 마일리지 적립도 신청했습니다.
* 국제 항공(2015년 1월 기준)
: 인천 <-> 헬싱키 <-> 오슬로(핀에어)
: 1인 당 1,439,000원(유류할증료 403,000원, TAX 66,000원 포함, 국민카드 결제 옵션)
-> 기내식 사전 예약(https://www.finnair.com/kr/ko/ >여행정보>음식 및 음료>특별식)
-> 고객 성/예약 번호 입력 후 온라인으로 선택하면 자동 업데이트되고 메일이 날아옴
-> 좌석 지정도 미리 할 수 있으나 차등이 있고 무엇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함;;;
* 국내 항공(www.skyscanner.com에서 airticket24.com과 Norwegian항공을 연결해 예약)
1. 오슬로 -> 스발바르(SAS, 2시간 55분) -> 트롬쇠(SAS, 1시간 35분) -> 오슬로(SAS, 1시간 55분)
: 1인 당 644,230원(카드 수수료 9.32유로 포함)
-> 스발바르가 아무리 북극권의 오지라고는 해도 명색이 국내 항공인데 좀 심하게 비싸네요;;;;
2. 스타방에르 -> 베르겐(SAS, 35분) -> 올레순(WIDEROE, 45분)
: 1인 당 149,432원(카드 수수료 4.70유로 포함)
-> 국내 항공의 경우 도시 간 직항편이 별로 없어서 대부분 베르겐과 오슬로를 경유합니다. 그래서 정작 비행 시간보다 공항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죠;;;;
3. 올레순 -> 오슬로(Norwegian, 55분)
: 1인 당 107,775원(수수료, 공항세 포함)
* 현지 투어(Tour)
1. Mountain Scrambling - Hiking Trip(1day trip) : 스발바르(Basecamp 호텔 투숙객 한정)
: 1인 당 168,145원
-> http://basecampexplorer.com/spitsbergen/adventures/day-trips/mountain-scrambling 에서 예약
2. Boat Trip to Barentsburg(1day trip) : 스발바르
: 1인 당 225,326원
-> http://bookinga.visitsvalbard.no/reiser/uk/Day-trips-June-Oct.-1-407/Boat-trips-3-122.html 에서 예약
3. Flamsbana Railway(Flam <-> Myrdal) : 플롬
: 1인 당 65,206원(cancel fee 168NOK 포함)
-> https://booking.visitflam.com/en/to-do/a594953/the-flam-railway/ 에서 예약
4. Flam <-> Gudvangen Ferry Tour : 플롬
: 1인 당 59,772원(cancel fee 152NOK 포함)
-> Flam -> Gudvangen(페리 2시간 15분) -> Flam(셔틀 버스 20분)
-> https://booking.visitflam.com/en/to-do/a599024/fjord-cruise-n%C3%A6r%C3%B8yfjord-roundtrip/showdetails 에서 예약
5. Alesund <-> Geiranger 1day Tour : 올레순
: 1인 당 94,214원(VAT 8% 99.26NOK 포함)
-> Alesund -> Hellesylt(버스 2시간 50분) -> Geiranger(페리 1시간 5분) -> Eagle Road(버스 25분) -> Eidsdal(버스 45분) -> Alesund(버스 2시간 5분)
-> http://www.visitalesund-geiranger.com/en/WHAT-TO-DO/sightseeing/?TLp=472102&Round-trip-alesund-Geirangerfjorden-at-11-am= 에서 예약
* 대략 일정(6월 29일 출국~7월 14일 입국, 14박 15일 일정)
: 스발바르(3박) -> 오슬로(2박) -> 플롬(1박) -> 베르겐(2박) -> 티세달(1박) -> 프로이케스톨렌(1박) -> 스타방에르(1박) -> 올레순(2박) -> 오슬로(1박)
- 6월 29일 오후 오슬로 입국 후 스발바르 이동, 밤 도착 후 휴식
- 6월 30일 스발바르 Mountain Scrambling Tour
- 7월 1일 스발바르 Boat Trip to Barentsburg
- 7월 2일 스발바르 시내 투어 후 오후 비행기로 오슬로 이동 후 휴식
- 7월 3일 오슬로 시내 투어 후 지인 부부 합류
- 7월 4일 오전에 차량으로 Flam으로 출발, 오후에 Flamsbana Railway 탑승
- 7월 5일 오전에 Gudvangen까지 네레위 피요르드 cruise trip, Stalheim, Voss 거쳐 베르겐 도착 후 휴식
- 7월 6일 베르겐 시내 투어
- 7월 7일 오전에 출발하여 Voring 폭포 거쳐 티세달 도착 후 휴식
- 7월 8일 오전에 출발하여 프로이케스톨렌 도착 후 오후에 프로이케스톨렌 등정
- 7월 9일 오전에 출발하여 스타방에르 도착 후 오후에 시내 투어
- 7월 10일 오전 스타방에르 투어 후 오후 비행기로 올레순 이동
- 7월 11일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Tour
- 7월 12일 오전 체크아웃 후 올레순 투어, 오후에 국내 항공으로 오슬로 이동
- 7월 13일 오전 체크아웃 후 공항 이동, 오후 비행기로 출국
- 7월 14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
14박 15일이라는, 우리나라 휴가 기간치고는 굉장히 길게 다녀왔지만 중간에 일주일은 차량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평소처럼 2박 3일씩 충분히 묵을 수가 없어서 차량으로 편하게 다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상당히 하드한 일정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일정은 좋았지만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올레순에서 떠나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는 비추입니다. 다른 activity를 찾으시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도 2주라는 기간 동안 여행을 하니 '이제 좀 다닐만한데 벌써 돌아가야 하는구나' 하는 조바심은 확실히 안 생기더군요. '아직도 여행 중이구나, 아직도 많이 남았네' 하는 여유가 넘쳤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버킹검입니다.휴가는 최대한 길게 빼는 게 남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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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여행 준비할 때 항공권을 여행사나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실겁니다. 저도 출발, 도착 장거리 항공편은 그런 방식으로 구매를 해왔는데요. 현지에서 국내 항공으로 이동할 때는 항공편도 많고 시간 관리에도 유리한 점이 많아 해외 대행 사이트를 가끔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올 6월에 노르웨이로 여행을 가는데 며칠 뒤에 합류할 지인들을 기다리는 동안 스발바르에 다녀오려고 오슬로로 들어가는 당일에 스발바르로 이동하는 국내 항공을 예약했더랬습니다. skyscanner.com에서 실시간 최저가로 뽑아주는 사이트로 들어갔는데 그게 Airtickets24.com이었습니다. 노르웨이 여행을 해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스발바르는 노르웨이 북단의 섬이라서 그런지 여행객이 많지 않습니다. 항공편의 수도 그렇고요. 그런데도 좌석이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기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결제까지 했죠.
결제를 하고 보니 오슬로 공항에서 1시간 30분 동안에 환승을 해야 하더군요. 조금이라도 비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는데다 부친 짐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제시간에 갈아타는 게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당일 자정에 스발바르에 떨어지는 항공편을 다시 예약하고 기존에 결제까지 했던 항공권을 취소했죠.
제가 예약한 오슬로-스발바르 왕복 항공권(스칸디나비아 항공)의 가격은 2인 기준으로 735유로였습니다. 그런데 Airtickets24.com에서 취소 수수료로 뗀 1인 당 15유로(총 30유로)를 제외하고 제가 한 달이 지난 어제 돌려받은 금액은 겨우 68유로였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667유로를 환불받지 못한거지요.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왜냐하면 non-refundable 조건이 걸려 있는 항공권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행 사이트에도 가끔 파격가로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 뜨는 걸 기억하시죠? 하지만 국내 사이트에서는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제를 했다고 해도 빨리 취소만 하면 대부분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에 익숙해져있지만 외국 대행 사이트는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이라는 걸 눈에 띄게 표시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을 주로 대행하는 사이트도 많습니다. 제가 이용한 Airtickets24.com이 대표적인 사이트인데요(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이처럼 환불 불가 조건의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환불을 받지 못한 사례가 굉장히 많더군요. 세계 일주 여행을 준비했다가 사정이 생겨 취소되면서 항공권 금액으로만 수 백만 원을 그대로 공중에 날린 배낭여행자의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댈 것도 아니었습니다;;;;
10년 넘게 여행을 하면서 이제는 나름 여행에 어느 정도 잔뼈가 굵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교만했습니다. 노르웨이의 물가가 비싼 걸 고려하지 않고 국내 항공료가 비싸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환불 불가 조건이 걸린 저가 항공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게 실수였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여행을 다녔지만 현지 국내 항공권을 구매 취소하거나 환불받았던 경험이 한번도 없었더군요. 이쪽 분야에서는 완전 초짜였던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경제적 손실이고 여행자 입장에서는 낯 뜨겁기 그지없는 실수담입니다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개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여행을 다녀서 익숙한 분들일수록 저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시라는 의미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숙박도 그렇지만 특히
항공권은 워낙 큰 금액이 오고 가는 여행 준비물이니 액수와 상관없이 환불 불가(또는 변경 불가) 조건이 걸려 있는지 반드시 다시 한번 확인하시고 처음부터 예약 전에 반드시 일정을 확인해서 저같은 손해를 입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속이 쓰리는 일을 당하니 여행에 대한 기대감마저 반감되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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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Lonely Planet Norway'를 소개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북유럽 여행을 다룬 최신 서적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단체 관광으로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모두 꽤 많이 가는 것 같지만 자유 여행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단 물가가 비싼데다 교통편도 편리하지 않아서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고 자유 여행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죠.
그래서 특히 북유럽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을 묶어서 가는 경우가 많고 이 책도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작년 8월에 나온 책이니 비교적 최신 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은퇴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떠난 여행기입니다. 덴마크에서 시작해서 노르웨이로 올라가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에서 끝나는 여정이고요. 저는 이 중에서 노르웨이를 다룬 부분만 읽었습니다.
4개국을 하나의 책에 담으려니 당연히 핵심적인 지역만 실어야 하는 한계가 있고 노르웨이편만 놓고 보면 제가 계획하고 있는 일정과 반대로 스타방게르 -> 베르겐 -> 송네피오르 -> 예이랑에르 피오르 -> 트론헤임 -> 릴리함메르 -> 오슬로 순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헷갈리더군요. 물론 덴마크에서 시작해 북유럽 4개국을 모두 들르는 일정을 짠다면 당연히 이 순서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만....
각 지역마다 여행정보 사이트, 관광 안내소 주소, 여행 TIP, 숙소와 투어 등을 묶어서 소개한 건 유용했지만 여행기 자체는 에세이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닌 어정쩡한 스타일이라서 읽는 재미가 별로입니다.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남다른 알찬 정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족이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일기처럼 반복적으로 써놨기 때문에 나중에는 읽으면서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북유럽 4개국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중 한 나라만 집중해서 가실 분, 특히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는 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덧1. 개인적인 가치관 차이일텐데 여행 중에 만난 한국인 가정의 아이가 공부를 많이 안 시켜서 한국보다 영국이 더 좋다고 하니 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를 더 열심해 해야 하는데라며 탄식하는 에피소드나 여행비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가는 곳마다 숙박비나 입장료를 깎아달라고 하거나 입장 시간에 늦었을 때 한국에서 왔다며 들어가게 해 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별로 보기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저랑은 확실히 여행 스타일이 좀 다른 분들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덧2.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기도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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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올해 목표로 하는 여행지가 북유럽의 대표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라서 워밍업 차원에서 일찌감치 론플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 2개 이상을 주기 어려운 quality인데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봐야 하기 때문에 눈 딱 감고 3개로 평가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사이트 검색창에 '노르웨이'라고 쳐 보면 맨 먼저 나오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노르웨이의 숲'이고 그 다음이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ㅡㅡ;;;
여행 관련 서적을 아무리 뒤져봐도 에세이 한 두 권이 전부이고 노르웨이만 다룬 책은 2015년 1월 말 현재 한 권도 없습니다. 큐리어스 시리즈 중에 노르웨이편이 검색은 되지만 2005년 판이라서 당연히 품절되었고 여행 준비를 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가이드북 시리즈에도 노르웨이는 빠져 있습니다. 군소 출판사에서 나온 북유럽 여행기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4개국을 묶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 성에 전혀 차지 않더군요.
사실 노르웨이는 비행 시간만 보면 남유럽에 비해 오히려 가깝습니다. 제가 핀에어로 헬싱키를 한번 경유해 들어가는데 비행시간만 따져보니 갈 때 11시간, 올 때 11시간 40분 밖에(?) 안 걸려요. 그런데 왜 노르웨이만 다룬 책이 없느냐 하면 당연히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곳이라서 그럴테고요. 왜 노르웨이를 잘 안 가냐하면...... 물가 넘버원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냥 비싼 정도가 아니라 정말 후덜덜한 수준이에요. ㅠ.ㅠ
이 책을 읽어보니 국내 저가 항공료를 제외하고는 숙박, 교통, 음식값, 입장료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쌉니다. 몇 년 전에 노르웨이 물가와 맞짱 뜰 수준의 케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커진 간이 줄어들기 전에 질러야 할 것 같아서 더 미루지 않고 올해 노르웨이에 도전하는거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아껴써도 대량 출혈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여하간 노르웨이 여행을 준비하려면 유일한 선택지인 론플마저도 내용이 참 암담한 수준입니다. 오슬로와 베르겐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이야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지도가 상세하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교통편 정보가 아주 부실합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여행 루트를 따라 여행을 하려면 각 도시간 거리, 교통수단 별 이동 시간과 비용 정도는 타임 테이블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오슬로에서 베르겐을 연결하는 기차 루트는 아주 유명한 것인데도 별도 소개 페이지가 없는 것은 물론 기차를 어디에서 어떻게 타야 하는지도 찾기 어렵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다른 론플과 달리 노르웨이의 역사, 자연, 문화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오히려 더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머지 정보는 링크해 놓은 여행사, 저가 항공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보라는 식입니다. 아주 불친절해요.
블로그를 뒤져봐도 최신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기는 했습니다만 노르웨이로 자유 여행을 할 분들은 애로가 꽃피는 걸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저는 원래 여행기를 정보 위주로 쓰는 편이지만 노르웨이 여행기는 더 자세히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여행책을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추억으로 간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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