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에 스노클링 투어를 위한 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길리 메노섬에서는 엄청 일찍이라고 할 수 있는 7시에 기상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침 메뉴는 비슷합니다. 이번 길리 여행 동안 애정하던 워터멜론 쥬스하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리 커피 한 잔도 항상 함께죠.
그런데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썰어넣은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입니다. 특별할 게 없는 메뉴지만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거라서 일부러 달라고 했죠.
어제 아침에 먹은 팬 케이크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커피하고 같이 먹으니 더 맛나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어제 말려 놓은 래시가드를 입고 선 블락 크림도 듬뿍 바른 뒤 리셉션에서 비치 타월을 빌려서 9시에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보트가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길리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여러 종류의 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배에 탄 채 물 밑 풍경을 보고 싶으면 바닥이 투명한 glass bottom boat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물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탁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거든요. 물 속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게 낫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하는데 스노클링 기어가 낡은 걸 보고 리조트의 것을 빌려올 껄 하고 잠시 후회했습니다. 특히 구명 조끼는 버클 없이 끈으로 매는 방식이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ㅠ.ㅠ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배를 모는 선장과 물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한 조인데 보시는 것처럼 배 앞에 앉은 청년이 오늘 스노클링 투어의 가이드입니다. 나중에 동영상에서 보시겠지만 그야말로 한 마리의 인어 같았습니다. :)
2009년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만따나니 섬에 갔을 때 물 길을 인도했던 가이드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길리 메노섬의 스노클링 투어는 섬 주변을 돌며 다이빙 포인트를 따라 스노클링을 하는 겁니다. 오늘 총 4번의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매번 풍광도 식생도 조금씩 달라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폴라로이드 CUBE 방수캠을 가져갔기 때문에 수중 촬영을 많이 했는데요. 동영상을 그냥 올려드리면 좋겠지만 월덴 3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료 호스팅이라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어 드리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링크를 눌러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입수할 때마다 20~30분 씩 물질을 하면서 놀았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2분 정도 분량으로
잘라서 편집했습니다.
* 첫 번째 입수 영상
: 마하마야 리조트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와는 바닷속 풍경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릅니다. 산호도 산호지만 물고기의 종류와 수 자체가 다르죠. 탁도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으로 찍으니 탁해보이지 맨 눈으로 볼 때는 잘 보입니다.
* 두 번째 입수 영상
: 두 번째 입수 때는 푸른 바다 거북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거북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전 처음 본 오징어 군체의 유영이 더 아름답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을 하면서 거북을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상에서 우리 가이드의 인어같은 수영 솜씨를 보는 건 덤입니다.
* 세 번째 입수 영상
: 세 번째 입수 때는 얕은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산호초 바로 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무슨 천국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산호초에 너무 다가갔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가라고 저를 위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얼른 물러났습니다). 계속 떠 있고 싶었지만 산호초에 너무 바짝 붙는 바람에 상하게 할까봐 긴장을 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네 번째 입수 영상
: 아무리 바닷속이 좋아도 20~30분씩 물 속을 떠다니면 힘이 들 수 밖에 없죠. 물 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서 힘든 줄을 몰랐지만 배 위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만 반려인이 너무 좋다면서 한 번만 더 들어가자고 졸라서 마하마야 리조트 앞바다에서 한 번 더 입수했습니다. 이 날 오전은 파도도 잠잠하고 날씨도 좋아서 스노클링하기 참 좋았습니다.
한번 입수하고 나면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비치 타월을 몸에 두르고 찬물을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더 빨리 지친다고 하더라고요.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11시쯤 되었으니 대략 2시간 쯤 물 속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도 살짝 어지럽기에 샤워하고 일단 널부러진 채로 좀 쉬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름다운 바닷속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휴양지에 가면 어떻게든 스노클링은 한번씩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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