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마오청 앞에서 택시를 타고 담수이역으로 이동했습니다(120불). 도로가 좁은데다 저녁 무렵이 되자 길이 좀 막히기는 했지만 꽤 길게 걸어온 길을 차로 이동하니 금방이네요.
원래는 지하철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담수이역이 종점이라 담수이로 놀러나왔다가 타이페이 시내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이미 북새통이기에 자칫하면 서서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서 계획을 바꾸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도림역처럼 역 앞에 택시들이 줄을 지어 서 있기에 젊어보이는 택시 기사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다행히 간답니다.
타이페이 101 빌딩을 행선지로 부르고 나서 눈을 붙였는데 그 새 곤하게 잠들었나 봅니다. 눈을 뜨고 보니 어느새 101 빌딩이 보이네요. 이미 해도 져서 밖이 캄캄하고요. 시계를 보니 대략 45분 정도 걸렸고 택시 요금은 775불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적게 나왔네요.
타이페이 101 빌딩은 2013년 현재 세계 3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빌딩입니다. 지상 101층, 지하 5층, 총 508m 높이로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쳐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건물 외벽에 마디가 8개 있는데 8은 중화권에서 길한 숫자로 꼽는 수이죠.
지하 1층에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향했습니다. 5층에 매표소가 있거든요. 마이리얼트립에서 할인권을 신청해서 바우처로 갖고 오기는 했지만 그것도 5층 매표소에서 표로 바꾸어야 합니다.
4층이 꽤 넓은 공간인데 중앙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대형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고 주변은 명품샵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냈네요.
보시는 것처럼 4층은 천정이 매우 높아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5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보면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지금 보니 우리나라의 복합 쇼핑몰 같은 분위기하고 비슷하네요.
5층 매표소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TWG 매장이 있습니다. 입장 시간을 기다리면서 차를 구입하기 좋겠네요.
5층으로 들어가면 정면이 매표소인데 인터넷 사전 예매줄은 오른쪽입니다. 유니폼도 없고 명찰도 없는 일반인 같은 직원이 종이 한 장 들고 줄을 서라고 안내하기에 처음에는 현지 여행사 직원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지 현황판을 한글로도 보여줍니다.
타이페이 101빌딩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마감하는데 마지막 입장 시간이 21시 15분입니다.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7시나 되어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6시 30분 입장 타임도 놓쳤습니다. 사전 예매를 했다고 해서 빨리 입장하는 건 아닙니다. 대기 없이 바로 올라가는 패스트패스는 두 배 가격인 1,200불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전 예매는 10% 할인율이 적용(1인 당 540불)되기 때문에 많이 할인되는 건 아닙니다.
다행히 오늘은 기상 상태가 좋아서 옥외 전망대도 개방한다고 합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실외로는 못 나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바우처를 7시 입장권으로 교환한 뒤 다시 4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잠시 다리도 쉴 겸해서 카페에 들어가 핫초코(180불)를 주문했는데 초컬릿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고 대부분이 우유더군요. 속았습니다. 101 빌딩 4층에서 음료를 마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가격이 착하지도 않은데 원치 않은 음료가 나오면 속상하니까요.
7시에 시간 맞춰 5층으로 다시 갔더니 엘리베이터를 타는 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5층에서 89층까지 45초(기록은 37초) 밖에 안 걸립니다.
원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풍광을 좋아라해서 여행만 가면 높은 데 올라가려고 기를 쓰지만 기념 사진은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데 함께 간 어르신에게는 기념도 되고 주변 분들에게 자랑거리도 되겠다 싶어서 찍어 드렸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어서 101빌딩 사진과 합성해서 출력하는 것인데 낮, 밤 사진 2장이 1세트입니다.
사람들이 적지 않게 붐빌거라 각오하고 올라갔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인데도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페이 시내의 야경은 기대했던 것보다 예뻤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하도 유리창에 손을 대고 구경해서 그런지 밖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더럽더군요. 기분을 잡칠 정도였습니다. 360도 전망대입니다만 어느 방향으로도 큰 차이가 없이 더럽습니다.
안에는 101빌딩의 모형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네요.
89층의 중앙에서 보면 그 유명한 댐퍼(damper)가 보입니다. 유압 범퍼로 고정되어 있는 쇠공으로 무게가 자그만치 680톤에 달합니다.
지진과 강풍으로부터 101 빌딩이 무게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88층에서 틀어주는, 실제 타이페이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찍은 내부 CCTV 화면을 보면 쇠공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1 빌딩의 마스코트인 '댐퍼 베이비'입니다. 귀여운 외모라서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오늘 기상 상태가 다행히 좋아서 91층 옥외 전망대를 개방했기에 나가봤습니다. 바람을 쐴 수 있는 건 좋은데 안전 때문인지 철창살로 둘러놔서 시야가 제한되는 게 옥의 티네요.
DSLR 렌즈를 철창살 밖으로 들이밀어 찍어 봤습니다. 사진의 푸른 조명은 101 빌딩에서 쏘는 야간 조명입니다.
조명이 비추지 않을 때 다시 한번 찍어 봤습니다. 철창살이 가리기는 해도 실내에서 본 것처럼 뿌옇지 않아서 좋네요. 야경이 멋집니다.
20불을 넣으면 사용할 수 있는 쌍안경이 있지만 비추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도촬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풍광을 보는 데는 방해가 됩니다.
101 빌딩 밖으로 나가려면 88층에서 안내하는 길을 따라 나가야 하는데 보석 전시장을 지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국인 큰손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깨알같은 동선이네요.
저야 이런 걸 살 재력도 안 되고 관심도 없어서 무심코 지나치다가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본 것 같은 산호 조각품들이 있어서 발길을 잠시 멈추었는데....
시작은 운치 있습니다. 배경 사진과 글도 멋지고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 스토리도 좋고.
뭐 평범합니다. 이미 눈이 많이 높아져 있는지라...
오, 이건 quality가 좀 다르네요.
이건 확실히 멋지네요. 슈렉의 얼굴이 보이는 건 제 착각이겠지요;;;;
점입가경입니다. 아예 무릉도원을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관운장. 사진이 실제 색감을 못 살렸는데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솔직히 집에 가져다 놓고 싶었어요. 가격이 어마무시해서 침만 삼켰지만요.
88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5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와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으니 잘 보고 타셔야 합니다.
저희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내일 타이루거 협곡으로 가는 중에 먹을 과일과 주전부리를 사서 지하 1층 출입구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입구에 컨시어지가 있어서 들어오는 택시를 순서대로 배차해 줍니다.
택시가 평소와 다른 길로 돌아가기에 조금 불안해서 일행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택시 기사분이 금방 눈치를 채고 구글 맵을 켜서 제대로 가고 있다고 확인시켜주시더군요. 민망해라 쩝.....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변북로를 타고 간 것 같습니다.
역시나 너무 늦게 도착해서 결국 서브웨이에 못 가고 근처 빵집에서 내일 아침 먹을 빵을 사갖고 돌아와 컵라면과 건조밥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타이루거 협곡 현지 사정을 모르기에 혹시나 하고 호텔 리셉션에서 미화 300불만 환전을 해놨고요(8,520불, 환율 28.4).
막샷은 오늘 담수이 기념품점에서 건진 것들. 아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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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200불(100 X 2)
* 호텔에서 송산역까지 택시 요금 : 384불
* 담수이역까지 지하철 요금 : 75불(25 X 3)
* 담수이 관광 중 주전부리
- 옥수수 1개 : 25불
- 카스테라 with 치즈 : 110불
* Lavazza 카페 점심
- 아이스 커피 : 260불(130 X 2)
- 시푸드 파스타 : 300불
- 시저 샐러드 : 180불
- 할인 60불
= 680불
* 기념품 구입 : 1,560불
* 홍마오청 입장료 : 180불(60 X 3)
* 홍마오청에서 담수이역까지 택시 요금 : 120불
* 담수이역에서 타이페이 101빌딩까지 택시 요금 : 775불
* 타이페이 101 빌딩 입장료 : 1,620불(540 X 3)
* 4층 카페 핫초코 : 360불(180 X 2)
* 타이페이 101빌딩 기념 스냅샷 1세트 : 600불
* 91층 쌍안경 이용료 : 20불
* 타이페이 101 지하 1층 마트 쇼핑 : 725불
* 타이페이 101 빌딩에서 호텔까지 택시 요금 : 275불
* 호텔 근처 빵집에서 아침 식사용 빵 구입 : 165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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