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루거 협곡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군데입니다.
'옌쯔커우' 끝에 있는 친헝 공원과 타이루거 투어의 끝자락인 텐샹, 그리고 뤼수이입니다. 친헝 공원은 투어의 초반에 들르는 곳이라서 점심 전인 경우가 많아 사람들은 대개 음식점이 많이 몰려 있는 텐샹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하지만 사카당 보도와 옌쯔커우에서 시간을 꽤 지체한데다 시끌벅적한 걸 싫어한다고 가이드에게 일러 두었더니 그럼 뤼수이가 나을 것 같다고 추천해서 뤼수이로 갔습니다.
뤼수이에는 토착민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경관이 기가 막힙니다. 이런 경관을 보면서 먹는 점심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ㅠ.ㅠ)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느낌표 부분은 뤼수이에서 시작하는 2km 정도의 절벽 트래킹 코스라서 트래킹을 즐기는 분들은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모든 메뉴에 한글이 함께 표기되어 있습니다. 잘못 쓰인 단어도 눈에 띄기는 합니다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겠죠.
모든 메뉴가 230달러로 통일되어 있고 음료를 하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맨 아래의 채식 요리를 주문했고요.
우리나라에서 먹어 본 음식으로 따지면 버섯 덮밥 같은 음식인데 맛있지는 않아도 먹을 만은 했는데 문제는 쓸데없이 콩고기가 들어 있어서 씹을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되니 음식맛에 통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뤼수이 지질전시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1992년에 설립된 곳으로 타이루거 협곡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념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어 스탬프를 모으는 분들은 1층 입구에서 찍으시면 됩니다.
지질학 전공자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일지 모르겠으나 저같은 일반 관광객에게는 큰 흥미를 끌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중국어 설명만 있거든요.
게다가 전시물의 상태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저 어릴 때 방문했던 호국안보관 느낌이에요;;;; 시설도 많이 낡아서 개보수가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뤼수이를 떠나 타이루거 협곡 투어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텐샹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에 절벽을 마주보고 서 있는 건물이 타이루거 협곡 내에 있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숙박료가 비싼 호텔입니다. 호기심에 하루 묵을까하고 알아봤는데 저희 여행 일정 중에 방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꽃보다청춘' 팀이 묵었다네요. 한국 사람들이 몰려서 방 구하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가면 기념품점,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사람들이 드글드글한 것도, 뽕짝 분위기의 시끄러운 음악이 점령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관광지 분위기와 똑같아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냥 돌아나왔습니다. 잠시 차 안에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지더군요.
텐샹 바로 옆에 있는 '샹더쓰'입니다.
텐샹을 전망할 수 있는 7층탑인 '톈펑파'로 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가야 합니다.
빨간색 현수교가 금색 지붕과 어우러지면서 강렬한 인상을 풍깁니다. 햇살이 비치니 더 화려하게 보이네요.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기에 톈평파를 올라가지는 않고 샹더쓰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 다음에 들른 곳은 '웨왕팅'입니다. 웨왕팅은 '악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정자인데 정작 정자보다는 이 정자로 가기 위해 꼭 건너야 하는 출렁다리가 더 유명합니다.
이 출렁다리는 예전에 벌목 인부들이 다니던 통행로였다고 하는데 항상 길게 줄이 늘어선 이유가 있죠.
오른쪽 사람에 가려서 경고문이 잘 보이지 않는데 무게를 지탱할 수 없으니 한번에 8명 이상 오르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줄이 길어지는 겁니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조금 올라가면 시우폭포를 볼 수 있지만 시간 관계 상 출렁다리를 경험하는 걸로 만족하고 돌아섰습니다. 건너올 때는 몰랐는데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왜 그렇게 멀어 보이는지... ㅠ.ㅠ
다리 밑으로는 '입우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햇볕이 들지 않아서 그런지 물 색깔이 더 시커멓게 보입니다. 바람도 만만치 않게 불기 때문에 다리가 더 출렁거리는 느낌이에요. 정말 무섭다는....
얼핏 보기에는 다리가 튼튼하게 만들어진 것 같았지만 막상 오르고 나니 역시나 걸을 때마다 출렁거려서 오금이 저린게 빨리 건너가야겠다는 생각만 들면서 풍광을 즐기며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나더군요. 그래서 한 두장의 사진만 찍고 최대한 빨리 퇴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후덜덜하네요.
돌아나오는 길에 잠시 '츠무팅'에도 들렀습니다. 츠무팅은 장개석이 어머니인 왕타이 부인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정자인데 빨간색 현수교를 건너가면 절벽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츠무팅이 지어진 바위는 두꺼비를 닮았다고 합니다. 각도가 그래서 그런지 두꺼비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멀리서 봐도 풍광이 대단하네요. 계곡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떨어지고 있기에 잠깐 내려서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류팡차오'입니다. 류팡차오는 리우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인데 전망대가 있어서 주이루대절벽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절벽에 토착민의 옆얼굴 모습이 보인다고 해서 유명한데요. 보이시나요? 아래가 큰 얼굴, 절벽 꼭대기 쯤에 작은 얼굴이 있습니다. 확대해서 보여드릴께요.
이것이 아빠 얼굴로 알려진 얼굴입니다. 매부리코와 같은 콧날이 보이시나요? 다음은 아들 얼굴입니다.
아들이 아빠보다 콧날이 더 오똑한 것 같습니다.
류팡차오까지 둘러보고 나니 대략 3시쯤 되었는데 깊은 계곡이라서 그런지 이미 어둑어둑해지더군요. 그래서 오늘 묵을 'Leader Village Taroko Hotel'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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