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5일에 3쇄를 찍었으니 거의 2년 만이네요.
그 때도 제 책이 읽히지 않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아마도 그런 날은 오지 않겠죠. 중독 문제는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테니까요.
제가 인기 작가도 아니고 제 책은 독자층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한 번 인쇄할 때 1천 부도 아닌 500부를 인쇄합니다. 그 정도 찍으면 대략 2년 정도 지나 소진되는 것 같더군요.
대단한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쓸 때 10년 동안 쌓인 제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고 여전히 중독 분야에서는 참고할 만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와 가족은 물론이고 중독 내담자를 만나는 임상가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저는 사실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별로 없는 편인데(너무 바빠서 그런 것도 같지만요) 이런 연락을 받을 때면 다른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들기는 합니다. 반려인은 일반인을 위한 심리 서적을 쓰라고 계속 push하고 있기도 하고요.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현장 임상가를 위한 심리평가 관련 책을 쓰고 싶기는 하니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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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단독 저자로 처음 책을 낸 것이 2013년이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포스팅). 정확하게는 2013년 10월 10일이었는데 2020년 11월 15일에 3쇄를 찍었으니 딱 7년이 걸렸네요.
7년 동안 3쇄 밖에 안 찍었다면 그만큼 국내의 도박 중독 문제가 심각하지 않거나 제가 현장에서 일하던 때에 비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럴리는 없겠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정보를 모으기 위해 전문적인 책부터 찾는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맥을 동원하거나 온라인 검색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제 책이 그만큼 안 팔린 것 뿐이죠. 모르긴 몰라도 도박 중독 문제는 그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을 겁니다.
그래서 7년 동안 겨우 3쇄만 찍은 걸 축하하지는 못하겠네요.
초판 북 커버는 왼쪽과 같습니다. 도박 중독이라는 주제가 주는 무게감도 있고 비장미를 강조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선택한 디자인인데 너무 무섭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카드를 손에 쥔 손이 양쪽에 있어서 핏발이 선 도박자의 눈 같다는 참신한(?) 평가를 하신 분도 있었고요.
이번 3쇄를 찍으면서 바뀐 북 커버는 오른쪽입니다. 살짝 경제서적 같은 느낌을 주는 밝은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비장미는 덜하지만 그만큼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죠. 도박 중독자와 가족들이 더 많이 읽을 수 있다면 북 디자인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습니다만.
가끔 인세가 얼마나 되냐고 궁금해하는 지인들이 있는데 매년 두 번씩 정산이 됩니다. 한 번은 e-book 인세 정산이고, 한 번은 종이책 인세 정산인데 둘 다 대단치 않습니다. 그나마 쇄가 바뀌면 최소 500 권에서 1,000권을 새로 찍기 때문에 그 때는 액수가 좀 커지지만 그래봤자 인세로 먹고 사는 분들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저는 오히려 제 책이 더 이상 읽힐 필요가 없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출판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제 책이 빨리 절판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도박 관련 책을 쓸 일은 더더욱 없었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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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제가 쓴 첫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왜 우리는 도박에 빠지는 걸까'라는 책입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지금까지 제 이름이 들어간 책은 이번 책을 빼고 4권이었는데, (당연히) 모두 도박 중독 관련 책이었지요. 출판된 순서대로 정리하면,
* 도박중독 심리치료(시그마프레스, 2007, 공역)
*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시그마프레스, 2011, 번역)
*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학지사, 2013, 공저)
* 청소년의 도박 문제(시그마프레스, 2013, 공역)
입니다.
그야말로 저는 숟가락만 얹었던
'도박중독 심리치료'만 빼고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
'청소년의 도박 문제'는 모두 월덴 3에 소개 포스팅을 했습니다.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를 제외한 두 권은 공저자와 공역자로 참여한 거라 다른 전문가 선생님이 쓰신 내용을 중심으로 큰 부담없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소개할 수 있었거든요.
도박에 빠진 가족 구하기는 제가 혼자 번역한 책이기는 해도 번역의 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 책인데도 원서를 읽으라고 혹평하는 소개글을 올리기도 했지요. ^^;;;;
그런데 이번에 나온 '왜 우리는 도박에 빠지는 걸까'는 저 혼자 쓴 책이라서 그런지 도저히 객관적으로 소개 포스팅을 할 수 없겠더군요.
그래서 '서적' 카데고리나 '심리학 서적' 카테고리가 아닌 '도박 중독' 카테고리에 공지글로 포스팅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책들이 심리학 서적 전문 출판사인 시그마프레스나 학지사를 통해 나왔다면 이 책은 인문, 사회, 예술, 실용 전문 브랜드 출판사인 소울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출판했습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과 그 가족들이 많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금은 대중적인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책을 내면서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새삼 깨닫고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 무거운 책임감이 뒤섞여 참으로 복잡한 심경이 들더군요.
책의 내용은 그동안 월덴 3의 도박 중독 카테고리에 올린 포스팅들이 중심입니다만 흐름에 맞게 재배치하고 읽기 편하게 많이 다듬었으며 사례와 비유도 보강했습니다. 도박 중독자와 가족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독하시는 게 좋지만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으셔도 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께는 그렇게 선별적으로 활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많이들 읽어주십사 대놓고 하는 읍소?;;;;;).
앞으로도 제게 이런 기회가 또 주어질지 잘 모르겠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먼저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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