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진 선생님의 '영화 속 심리학(2014)'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은 영화를 통해 정신병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책으로 일반인들도 흔히 아는 우울 장애, 불안 장애, 강박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뿐 아니라 신경발달장애, 해리성 장애, 성적 장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정신 장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개글에도 썼지만 대상 설정의 핀트가 살짝 빗나간 듯 하여 더욱 아쉬운 책입니다. 그래도 보고자 하는 분이 있을까 하여 북 크로싱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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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심리학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실시한 세월호 참사 심리지원 관련 '재난심리 사전교육'을 다녀왔습니다.
1, 2차 교육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실시했는데 3차는 이화여대 포스코관에서 진행되었네요. 장소가 서울인데다 휴일인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습니다.
주최측이 좀 더 큰 강의장을 현장에서 긴급 섭외해서 교육 전에 옮겼는데도 나중에는 보조 의자마저도 모자랄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이 사안의 심각성과 심리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석자들에게는 학지사에서 한국심리학회에 기증한 '재난현장의 심리적 응급처치(권정혜, 안현의, 최윤경 공저)' 책이 무료로 한 권씩 주어졌습니다.
초반에는 재난심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현의 선생님이 재난심리위원회 활동과 관련하여 간략한 브리핑을 하셨고 이어서 이화여대 트라우마연구실의 주혜선 선생님이 '재난 및 외상의 심리적 응급처치'라는 주제로 2시간 30분 정도 강의를 하셨습니다.
중 2가 된 딸을 둔 엄마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동안(저는 처음에 학회 간사나 진행 요원 중 한 명인 줄 알았다는;;;;)이셨는데 강의 실력은 발군이고 내용도 아주 충실하고 좋았습니다. 핵심만 쏙쏙 짚어주는데다 나중에는 이완 및 grounding 기법도 실제로 시범을 보여주셔서 유익했고요. 역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분의 강의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짧은 시간에 큰 도움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청중석에 질문을 요청했을 때 재난심리위원회의 느린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빨리 현장으로 가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분들이 꽤 계시던데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더군요.
지금의 상황은 전문 인력이 충분하다고, 치유가 급하다고 무조건 투입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특성 상 지금 투입된다고 더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작 문제는 사건 발생 4주에서 6주 이후에 터져나오게 될 테니까요. 권정혜 선생님 말씀처럼 초반에 주도권 경쟁하느라 힘 빼고 여론이 시들해지는 상황에서 모두들 물러났을 때 누가 끝까지 남아서 치유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언제 들어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나오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죠.
그리고 하나 묻죠. 어제 모인 그 많은 심리치유 전문가 중 PTSD 전문가가 대체 몇 명이나 됩니까? 당장 단원고에 파견하면 본인도 심리적으로 소진되지 않으면서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상처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죠? 의욕과 사명감 만으로 내담자가 치유됩니까?
이건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입니다. 충분히 몸을 풀고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 투입되는 전문가들도 부상당하지 않으면서 내담자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나치게 과열된 이런 분위기가 두렵습니다. 그리고 매일 몇 번씩 제게 묻습니다.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과연 그들을 도울 능력이 내게 있는지, 모두들 등 돌리고 돌아섰을 때도 동요하지 않고 오직 내담자만 바라보면서 끝까지 그들의 손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의지와 인내심이 내게 있는지, 그리고 짐작도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그들의 상처에 충격받지 않고 굳건히 버텨낼 단단한 마음이 내게 있는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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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 조영은 선생님이 작년에 내신 책입니다. 일반적인 임상심리전문가와 달리 상담실에서 마음 아픈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으시고 치유에 대한 관심도 많은 분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공감도 잘 되었고요.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하면서 만난 22명의 이야기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충분히 각색되어 있고요.
Part 1은 사랑하는데도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착 문제, 각종 성격 장애, 기분 장애를 다루고 있고요. Part 2는 집착과 중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쇼핑 중독, 알코올 중독, 게임 중독이 등장합니다. 도박 중독도 있었다면 저로서는 더 재미있게 읽었겠지만 도박 중독자는 일반적인 상담 장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문제라서 게임 중독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Part 3에서는 불만족과 완벽함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삶이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거식증, 강박적 성격, 신체 변형 장애와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Part 4에서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화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환 장애, 자살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정신 병리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쉽게 썼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을 정도입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들은 대개 심리평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조영은 선생님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평소 그러한 문제의 원인 탐색과 해결 방안 찾기까지 염두에 두고 계시는지 똑같은 병리 현상을 보는 시각이 좀 남다릅니다. 그게 일반인 독자에게 어필하지 않나 싶은데요.
아쉬웠던 점을 딱 하나만 이야기 해 보자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들 중에는 사실 일반 상담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심각한 병리적 문제가 많아서 자가 치유가 쉽지 않고 대부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각 문제에 대해 개인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범위와 당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준을 변별하는 일종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으면 실제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부록에 전문가를 찾는 방법,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리스트를 상세하게 소개하셨지만 이 책을 그냥 재미삼아 읽는 사람보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싶어 읽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 책을 읽는 정도로 자신의 문제를 이 참에 해결해야겠다고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 같지는 않거든요.
임상심리전문가의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가 기대보다 많지 않아 별 3개로 평가했을 뿐 어차피 일반인을 대상으로 썼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별 평가때문에 좋은 책이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미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전문가들에게는 권하지 않지만 현재 수련 중이거나 수련 예정인 임상/상담 전공자와 일반인들은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부록의 '심리학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블로그 리스트'에 월덴 3도 올라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이 바닥이 좁다고는 해도 조영은 선생님도 제 블로그를 아시다니... ^^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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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도 안정 애착 유형인 연인을 만나면 애착 유형이 바뀌기도 하고 안정되고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양가형과 회피형의 만남이다.
* 건강한 사람은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제 발로 상담가를 찾는 사람이다. -> 절대 동감!
* 질투 망상의 경우에는 낮은 자존감과 배우자에 대한 깊은 열등감이 기반이 된다.
* 온라인 게임 자체가 가진 중독성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게임 중독에 빠지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좌절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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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산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회의 회원인 6명의 임상심리학자들이 공동 번역한 Jon G. Allen 박사의 책입니다. 이 책은 2005년에 출판된 2판을 번역해서 2010년에 내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머리말의 말미에서 외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심리학과 정신의학만 갖고는 부족하며 생물학과 철학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이유는 외상이 신체적인 질병임과 동시에 실존적인 고민에 직면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도 외상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제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방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1부 기초편에서는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고, 2부 외상의 영향에서는 외상이 미치는 영역을 정서, 기억, 자기, 관계, 질환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3부에서는 우울, PTSD, 해리성 장애, 자기파괴적 행동 등 외상과 관련된 정신과적 장애를, 마지막으로 4부 치유에서는 정서 조절과 치료적 접근, 희망 등의 내용으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알아봅니다.
특징적인 것은 1부 기초편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별도로 애착 외상에 대해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다소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착 외상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애착 외상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문가용 책입니다만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으로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있는 임상가들의 입문용 책으로 좋습니다. 2011년 11월에 소개드린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트라우마가 impersonal trauma에 초점을 두고 쓴 책이라면 이 책은 그보다 초점을 더 넓게 잡고 있습니다. 시간 순서로는 트라우마(1997)를 먼저 읽고 트라우마의 치유(2005)를 읽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읽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이 책과 Judith Herman의 '트라우마(1997)'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권 다 추천합니다.
닫기
* 단지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변화시킬 수도 있다.
* 외상을 당한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것은 회피다.
* 학대는 권한 이상의 행위를 하는 것이며, 방임은 의무 이하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 방임은 신체적 방임과 심리사회적 방임으로 구분하는데 심리사회적 방임에는 정서적 방임(아동의 정서적 상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음), 인지적 방임(아동의 인지적이고 교육적인 발달을 지원하지 않음), 사회적 방임(아동의 사회적/대인관계적 발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등이 포함된다.
* 아동기의 애착 외상에서는 학대와 방임의 결합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외상의 핵심은 두려움과 외로움이다.
*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외상 대처의 중점은 추가적인 외상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 우리는 보통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태풍, 전쟁, 성폭행, 학대와 같은 객관적인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건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 외상이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 애착의 안정 기반은 외부 세계에 대한 탐색을 촉진할 뿐 아니라 내적 세계를 탐색하는 것 역시 촉진한다.
* 전두엽의 뇌파(EEG)를 측정하면 부정적 정서의 경우 우반구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긍정적 정서의 경우에는 좌반구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억제 기질의 사람이 외상 경험에 가장 민감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수치심은 핵심적인 자기(core self)가 나쁜 것인 반면, 죄책감은 특정 행동이 나쁜 것이다. 수치심이 좀 더 광범위하게 나쁘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죄책감보다 좀 더 파괴적인 경향이 있다.
* 수치심이 외상의 공통적인 측면이라는 사실은 놀라울 것도 없다. 외상적 사건은 무력감을 유발하는데, 이 무력감이 수치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플래시백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실감각(grounding)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현실감각 기법이란 감각 입력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로 주의를 돌리는 것을 말한다.
* 외상을 탐색해야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침습적 기억으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혹은 외상적 사건을 행동으로 재연하고 있는 경우이다.
* 외상 치료의 목표는 외상적 기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치료의 목적은 회상을 더 의미 있고 정서적으로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매 맞는 아내들은 구타하는 배우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진정시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그 노력이 실패해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통제감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방어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무력감을 느끼기보다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 자기 가치감을 향상시키는 관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자기 가치감을 감소시키는 관계와의 접촉은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외상 경험에 대해 말하는 목적은 갇혀 있는 정서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에 대한 더 양호한 통제력을 얻는 데 있다.
* 외상 집단 치료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안전에, 두 번째 단계에서는 외상 경험에 관한 기억하기와 이야기하기에, 세 번째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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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장애(Adjustment Disorder)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DSM에서도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하는 장애입니다. 게다가 PTSD가 워낙 드라마틱하면서도 뚜렷한 증상을 드러내기 때문에 두 진단을 변별하는 것은 어렵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Acute PTSD가 아닌 Delayed PTSD의 경우는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잠복되어 있는 기간 동안 PTSD가 우울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장애로 이환할 수 있는데다 Acute PTSD처럼 재경험이나 flashback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면 적응 장애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가족 폭력, 성 폭력, 만성 장애 환자군처럼 onset 당시에 적절히 manage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Delayed PTSD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심리평가 시 2차 가설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질문을 해 보는 것이 두 장애를 구분하는데 어느 정도(완벽하지는 않고 rough한 수준이지만) 도움이 됩니다.
하나는
'객관적 스트레서'와 '주관적 트라우마'의 차이입니다. 적응 장애는 진단 기준에서조차 확인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Delayed PTSD의 경우에는 환자가 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때로는 강하게 억압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은 윤색되거나 과장된 주관적 트라우마 에피소드를 주로 보고하기 때문에 적응 장애의 주관적 불편감 호소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은
'역기능적 부적응 상태'의 유무입니다. 증상만 갖고 Adjustment Disorder와 Delayed PTSD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재경험이나 flashback 등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 장애에서도 자주 보고되는 우울감, 불안감, 초조, 짜증 등을 Delayted PTSD환자도 똑같이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역기능적 부적응 상태'의 유무라는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 좀 더 낫습니다. 적응 장애의 경우 Delayed PTSD에 비해 부적응 상태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학생이라면 성적이 떨어지거나 등교를 거부하고 전업 주부라면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직장인이라면 일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식으로 말이죠.
Adjustment Disorder와 Delayed PTSD의 구분이 어려운 분들은 위의 두 가지 질문을 한번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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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Judith Herman이 쓴 'Trauma and Recovery: The Aftermath of Violence(1997)'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 한 권이면 PTSD를 이해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좋은 책입니다. 나온지 14년이나 되어 소개된 것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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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친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두 가지를 먼저 말씀드립니다.
본인이 트라우마로 고통을 당하고 계신 당사자라면 이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자가 치유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을 받으실 수 있지만 거기에서 멈추면 절대로 안 됩니다.
다음으로 임상 현장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분들을 접하는 임상가들은 이 책을 꼭 읽으시되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트라우마 중 근친강간 피해자나 아동 성폭행 피해자를 만나는 분들은 제가 월덴 3에서 소개한 적도 있는
'거짓말의 진화 : 자기 정당화의 심리학(2007)'과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94)'을 꼭 함께 읽으시기 바랍니다. 서로 상호보완되는 책들로 생각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 한 권이면 PTSD를 이해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잘 쓴 책입니다. 출판된 지 14년이나 된 책이지만 왜 이제서야 번역이 되었을까 싶네요.
PTSD를 유발하는 Trauma는 다양하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 가정폭력, 전쟁 생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PTSD 환자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증상의 기원과 특징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이들이 왜 이런 모습을 보이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회복의 단계와 그 과정에서 환자와 주변 사람들이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요.
이 책의 저자인 Judith Herman은 PTSD 중에서도 근친강간처럼 오랜시간 동안 반복되는 Trauma로 인한 만성적 외상 후 증후군(본인이 주장한 개념으로는 복합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을 주로 다루는 전문가입니다. 현장 경험도 풍부하고 academy와 practice의 균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PTSD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PTSD 환자 중 다음의 경우는 아주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1) 아주 어린 시기에 겪은 Trauma(특히 sexual한)를 보고하고, 2) 주된 방어 기제가 해리이며, 3) 보고하는 증상들이 atypical하거나 매우 bizarre하고 4) 엄정한 심리평가가 아닌 최면이나 암시에 의한 평가 결과만 있는 경우에는 왜곡된 기억에 의한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인의 보고를 포함해 분명한 fact finding을 해야 합니다. 절대로 내담자의 보고에만 의존해서 문제를 개념화하면 안 됩니다.
닫기 * 외상 기억은 언어적인 이야기체와 맥락이 결여되어 있고, 생생한 감각과 심상의 형태로만 입력되어 있다. * 심상과 신체 감각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과 언어적 이야기가 부재한다는 점에서, 외상 기억은 어린 아이의 기억과 닮아 있다. * 의식 향상의 첫 번째 과제는 강간을 단지 강간이라는 그 실제 이름으로 부르는 데 있다. * 강간 생존자들이 보고한 치유의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로는 자신을 보다 믿어주겠다고 결정한 점, 자신의 지각과 느낌을 보다 존중하게 된 점, 그리고 갈등과 위험에 보다 잘 대비하게 된 점 등이 있다. *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과 가장 피상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조차 단호히 거부하는 것 뿐이다. * 만성적인 외상을 경험한 이들에게 가장 극대화된 방식으로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속성은 회피 혹은 억제이다. * 속박의 시기가 부인될수록, 이 단절된 과거의 파편은 외상 기억의 즉각적이고 현재적인 속성을 띤 채 완전히 살아남는다. * 속박이 지속될수록 협소화된 주도성은 곧 습관이 된다. 이러한 학습은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벗어난 이후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 성격의 파편화나 변형의 기원에는 막대한 아동기 외상이 놓여 있다.* 아동기 학대와 자해와의 연결 고리는 현재까지 매우 잘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아동기 학대 피해자가 다른 이들을 조종하거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해를 하는 일은 흔치 않다.* 이 세 가지 주요 적응 방식 - 정교한 해리성 방어, 파편화된 정체성의 발달, 그리고 병리적 정서 조절 -은 만성적인 학대 환경에서 아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 아동기 학대 생존자들에게 적용될 때 문제가 되는 진단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신체화 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 그리고 다중 인격 장애.* PTSD 환자가 무력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치료자가 받아들이게 되면 외상성 전이는 영속되고 환자는 더욱 무력해진다. * 아무도 홀로 외상과 대면할 수 없다. * 회복은 세 단계를 거쳐 완결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 생존자는 안전을 확립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기억하고 애도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일상과 다시 연결되어 간다(연결의 복구). * 즉각적인 외상 후유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첫째,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경험한 것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 둘째, 증상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술을 남용하지 말 것. * PTSD 환자와 함께 심리 치료의 주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환자의 현 상태를 완전하게 평가해야 한다. * 외상에 대한 심상과 신체적인 감각이 담겨 있지 않은 이야기는 힘이 없고 불완전하다. 치료의 최종 목적은 심상을 포함하고 있는 이야기를 언어화하는데 있다. * 치료자가 지니는 도덕적인 태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치료자가 '가치 중립적'이거나 '판단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환자는 이 막대한 철학적 질문에 맞서 치료자가 함께 투쟁해주기를 원한다. * 심리 치료의 근간에 놓인 기본 전제는 진실을 말할 때 회복의 힘이 생긴다는 믿음에 있다. * 애도하기는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아마 두 번째 회복 단계가 정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존자가 애도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도에 대한 저항은 여러 가지 형태로 위장되어 나타난다. 가장 빈번하게는 복수 환상, 용서 환상, 보상 환상과 같이 마술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으로 위장되어 나타난다. * 생존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상해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지만, 회복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 *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 남아있다는 아주 작은 증거도 절망으로 하강하는 환자가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된다. * 두 번째 회복 단계는 정해진 기간이 없다. 환자들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도대체 언제쯤 끝날지 묻곤 한다. 정해진 답은 없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건너뛰거나 서둘러 끝낼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환자의 소망보다는 분명 더 오래 걸리겠지만 결코 영영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 외상이 파괴한 과거의 자기를 애도한 환자는 이제 새로운 자기를 발달시켜야 한다. 새로이 지탱할 신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세 번째 회복 단계에서 마주하는 과제이다. * 회복은 악을 이겨냈다는 착각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회복은 악이 전적으로 승리할 수 없었음을, 그리고 회복을 가능케 하는 사랑이 여전히 세상 속에 존재한다는 희망에 기반하고 있다.
덧. 제가 나중에 또 참고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이 책은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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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아담 샌들러, 돈 치들이 주연한 영화입니다.
911 테러 때 비행기 사고로 아내와 세 딸, 스파이더라는 푸들까지 한꺼번에 잃은, 전직 치과의사인 찰리 파인먼(아담 샌들러 분)은 정부 보상금과 보험금으로 뉴욕에서 은둔 생활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한편 의대 동창생인 앨런 존슨(돈 치들 분)은 성공한 치과 의사로 겉보기에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내와의 의견 차이로 사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병원을 꾸려나가는데 힘겨워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다 이 둘은 뉴욕의 거리에서 우연히 조우합니다.
너무나 큰 충격으로 인해 자신을 닫고 사는 찰리는 처음에 앨런을 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앨런은 이를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가식적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당당하게 표현하고 채우는 찰리에게 흥미를 느끼고 빠져듭니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앨런은 찰리를 돕고 싶은 마음에 잘 알고 지내는 정신과 의사인 앤젤라(리브 타일러 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과연 찰리는 자신만의 틀을 깨고 다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연기 변신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아담 샌들러와 돈 치들의 명연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빛이 납니다. 두 사람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만합니다.
또 하나 <반지의 제왕>의 '아르웬'의 인상이 워낙 강한 리브 타일러도 한없이 마음이 따뜻하고 공감적인 정신과 의사 역을 잘 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앤젤라가 찰리를 상담하면서 찰리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고 공감과 경청을 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참 좋습니다. 잔잔하게 감동적이네요. 추천합니다.
덧. 이 영화에서는 찰리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정도가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가족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자극을 회피하려고 항상 헤드폰을 쓰고 다니고 접근하는 모든 사람을 강력하게 밀어냅니다. 맥락에 맞지 않는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는 등 지나치게 퇴행된 모습이 어찌보면 정신분열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거든요. 전형적인 PTSD는 아니기 때문에 공부하는 차원에서 보실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PTSD가 아니라 두 친구의 우정과 삶이거든요. PTSD라는 설정은 이를 위해 사용된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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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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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같이 쌓인 일을 뒤로 미뤄두고...; 어제 이사를 하고 자기전에 봤습니다... (가기전에 다운 받아놓고;;) 조만간 국내 개봉할 영화인데 시사회 신청을 했지만 걸리더라도 다음주면 못갈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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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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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샌들러가 이렇게 찡하게 울릴 줄이야~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을 이렇게 가슴 미어지게 만들어 내다니... 몸이 먼저 반응한다. 그는 왜 친구를 모른 체하고, 가족들을 기억하지 않는지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