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을 하는 사람 중에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많아서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은데 이 둘은 개념 자체가 다릅니다.
내향성(introvert) vs. 외향성(extrovert)은 에너지의 방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에너지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는 사람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밖을 향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은 사색, 명상, 독서, 음악 감상, 만들기 등을 선호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여행, outdoor activity, 쇼핑 등을 선호하는 겁니다.
수줍어하는(shy) vs. 사교적인(outgoing)은 사람에 대한 낯가림과 관련이 있습니다. 수줍은 사람은 낯가림이 심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꺼리고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 사교적인 사람은 낯가림이 없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금방 친해집니다.
심리검사 결과와 연결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향성 : TCI의 거리두기 하위차원, MMPI-2/A의 Si2, SOD1(A-sod1) 소척도
수줍음 : TCI의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하위차원, MMPI-2/A의 Si1, SOD2(A-sod2) 소척도
똑같은 기질 차원이라고 해도 내향성은 사회적 민감성과, 수줍음은 위험회피 기질과 관련이 있죠.
내향성과 수줍음이 다른 차원의 개념이기 때문에 보통은 내향적인 사람이 수줍음이 많은 식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내향적이지만 수줍음이 없거나(기본적으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찾아오는 사람도 반기고 먼저 말 걸어주면 좋아함), 외향적이지만 수줍음이 많은 경우(파티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만 먼저 말 거는 건 잘 못함)처럼 서로 반대 조합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내향적인 사람은 수줍음이 많고 외향적인 사람은 사교적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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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MMPI-2와 함께 아끼는 완소 심리검사 도구인 TCI를 소개합니다. MMPI-2/A는 많이 사용하시지만 TCI는 의외로 잘 모르는 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예전에 선별 검사 도구로 MMPI-2, SCT와 Neurosis-R(병원에서 수련받을 때 연구용으로 사용하던 질문지 모음)를 주로 사용했지만 TCI가 출시된 이후로는 MMPI-2, SCT, TCI 조합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담 센터나 병원 등에서는 MMPI-2와 SCT만 주로 사용하고 계시지만 TCI를 함께 사용해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정도는 아니더라도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실거라 확신합니다.
TCI가 대체 왜 그렇게 유용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TCI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드리겠습니다.
* TCI란
: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인 Cloninger가 심리생물학적 인성 모델(1993)에 기초하여 개발한 검사로 한 개인의 기질 및 성격을 동시에 측정.
-> 인성(personality)을 이루는 두 개의 큰 구조로 기질(temperament)과 성격(character)를 구분하여 측정함으로써 인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 유전적 영향과 환경적 영향을 구분하여 인성 발달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됨.
* 기질 모델의 발달 역사
- Eysenck의 외향성(extraversion) 차원과 신경증(Neuroticism) 차원은 인성의 표현형, 즉 관찰된 행동 구조를 바탕으로 요인분석을 통하여 구체화된 것으로 인성의 표현형(phenotype) 구조와 유전형(genotype) 구조가 같은 것으로 가정하고 있어 사회문화적 학습과 환경적 요인이 관찰된 행동에 기여하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함.
- Cloninger는 행동 활성화 및 행동 억제 체계에 대한 Gray의 이론과 행동 유지 체계(BMS)를 설명하는 Sjobring(1973)의 이론을 기본 토대로 하여, Eysenck의 모델이나 Big Five 모델(Costa & McCrae, 1985) 등과 같이 요인분석에 기초한 인성 특질 모델들과 구분되는 독자적인 심리생물학적 인성 모델을 발달시킴.
- 인간에게는 지각된 환경 자극에 개념적으로 부여된 의미가 반응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환경자극이 지각되면 일단 기질에 의한 무의식적인 과정으로서의 자동적인 정서적 반응이 나타나지만, 기질에 의한 이러한 자극-반응 특성은 자기개념에 의해 자극에 부여된 의미가 변함에 따라서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고 주장.
* 개발 역사
- Cloninger가 1987년 생물학적인 기반을 지닌 기질 차원을 측정하기 위해 TPQ 개발.
- TPQ는 자극 추구 기질(도파민 관련), 위험 회피 기질(세로토닌 관련), 보상 의존성(노어에피네프린 관련)
- TPQ는 한 개인의 기질 유형을 이해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나 잘 적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음.
- 보상 의존성 기질은 행동 유지에 기여하는 보상 유형에 따라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의 두 차원으로 나뉘는 것으로 밝혀짐.
- 사회적 민감성 차원은 지속적인 강화 없이도 친밀감 혹은 애착이라는 사회적 보상을 위해 행동이 유지되는 경향성을 의미하고 인내력 차원은 지속적인 강화가 없더라도 성취라는 보상을 위해 일정시간 동안 행동을 유지하는 경향성을 가리킴.
- 개인의 기질 유형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성격 장애를 진단하고 예측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4년 TCI 개발.
* 측정 개념
- 4개의 기질 측정 척도
-> 자극 추구 : 새로운 자극이나 잠재적인 보상 단서에 끌리면서 행동이 활성화되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위험 회피 : 위험하거나 혐오스러운 자극에 접하면 행동이 억제되고 위축되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사회적 민감성 : 사회적 보상 신호와 타인의 감정에 대한 민감성에서의 개인차 측정
-> 인내력 : 지속적인 강화가 없어도 한 번 보상된 행동을 일정 시간 지속하려는 유전적인 개인차 측정
- 3개의 성격 측정 척도 : 자신과 대상 간의 관계에 대하여 인지적, 정서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
-> 자율성 : 개인이 환경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자율적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연대감 : 개인이 사회, 인류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인류의 통합적인 한 부분'으로 지각하는 정도
-> 자기초월 : 개인이 만물, 우주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정도
* 기질 차원의 속성
- 4가지 기질 차원은 기분 상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매우 신뢰롭고 안정적인 속성을 지님.
- 예외적으로 위험회피 기질은 개인이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자극추구 기질은 경조증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
- 자극추구와 위험회피 기질이 낮고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 기질이 높을수록 성격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
* 성격의 발달과 기질 반응의 조절
- 부모가 아이의 타고난 기질적 정서반응을 수용하지 않고 (부모가 생각하기에) 더 바람직한 반응으로 변화시키려할 때, 이러한 비수용적 환경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고유한 기질 반응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동적인 정서반응과 힘겹게 분투하게 되는데, 이는 성격발달의 지체로 나타나게 됨(TCI 성격척도의 낮은 점수). 다양한 정신병리의 부적응은 '정서조절의 실패'로 요약될 수 있으며, 자신의 기질적 정서반응을 수용하지 못하고 이를 회피하거나 통제하려고 시도할 때 초래되는 악순환의 결과로 이해될 수 있음(Linehan, 1993).
- 성격발달은 기질 반응에 대한 수용(acceptance)과 이를 통한 자각(self-awareness)에서 출발함.
- 기질로부터의 자유 및 가치 선택에 따른 행동이 곧 성격발달의 핵심.
* 한국판 version들
- 유아용(JTCI 3-6) : 만 3세에서 6세까지의 취학전 유아와 아동 대상(86문항, 양육자 보고식)
- 아동용(JTCI 7-11) : 초등학생 대상(86문항, 양육자 보고식)
- 청소년용(JTCI 12-18) : 중고등학생 대상(82문항, 자기 보고식)
- 성인용(TCI-RS) : 만 19세 이상의 대학생 및 성인 대상(140문항, 자기 보고식)
* TCI 프로파일 해석 순서
1. 개별척도의 해석
2. 기질유형의 해석
: 기질유형은 성격장애의 하위유형을 이해하는 기초가 됨. 그러나 한 개인의 기질유형은 그의 고유한 행동양식을 기술해 줄 수 있을 뿐, 그 양식의 성숙 혹은 미성숙까지를 예언하지는 못함.
3. 성격척도와 기질유형의 연계 해석
: 성격척도들 중에서 특히 자율성과 연대감 차원의 발달정도를 평가하고, 성격발달의 정도가 기질유형에 미치는 조절적 영향을 이해함.
4. 성격유형의 해석
출처 : '기질 및 성격검사 매뉴얼 by (주) 마음사랑'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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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저는 MBTI를 할 때마다 항상 극단적인 'I'로 분류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내향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람들 앞에 서는 상황이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기대감으로 흥분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내가 내향적인 사람이 맞나 항상 의문이었지요. 얼굴이 두꺼워서 그런건가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나중에 LCSI 결과를 보고 나서야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기질인 것은 맞지만 일을 할 때는 상당히 외향적일 수 있다는 것을요(이 책에서는 자유 특성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그리 놀랍지 않고 새롭지도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들이야 처음으로 확인했지만 제가 직접 체험해서 몸으로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었거든요. 대부분의 내용에 동감합니다.
그래도 내용은 꽤 충실합니다. 내향성-외향성 성격 차원에 대한 기존 연구도 꼼꼼하게 리뷰하고 있고 최신 연구 결과들도 많이 실어 놨거든요. 성격이나 기질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외향적인 사람을 우대하고 떠받드는(미국이 대표적인 국가이고 우리나라도 서서히 미국화되어 가고 있죠. 쯧쯧쯧) 문화에서 상처받고 능력 발휘를 못하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힐링 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내향성 최고, 외향성은 꺼지셈' 이런 식의 극단적인 이분법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내향성과 외향성의 차이와 각각의 강점, 변화 가능성, 어떤 방식으로 함께 일을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내향적인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등등의 내용을 깨알같이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수전 케인은 프린스턴과 하버드 법대를 우등생으로 졸업한 후 기업과 대학에서 협상 기법을 가르치는 변호사가 되었는데 이후 내성적인 성격이 자기의 일과 맞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7년 동안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해 탐구하고 조사하고 자료를 모아 이 책을 냈습니다.
2012년 TED conference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강연으로 1,500여 청중의 기립 박수와 함께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고 합니다. 이런 열광적인 반응은 그만큼 외향성 지향 문화인 미국에서 마음고생을 하는 내향적인 사람들의 수가 많았던 것을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되는 책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를 배우자라면, 부하 직원이라면 등등의 다양한 역할 상황에서 살펴볼 수 있는 꽤 괜찮은 책입니다.
닫기
* 외향적인 지도자들은 직원들이 수동적일 때 집단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반면, 내향적인 지도자들은 직원들이 능동적일 때 더 효과적이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에 관한 깊은 사실들, 가족과 친구들이 보면 놀랄 만한 사실들을 온라인에 표현하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에서 드러낼 수 있다.
* 브레인스토밍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다만 온라인 브레인스토밍은 예외이다. 온라인 집단 브레인스토밍은 적절히 관리만 하면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뿐 아니라 집단이 커질수록 결과도 나아졌다.
* 높은 반응성은 내향성의 생물학적 기반 중 하나이다.
* 고 반응성인 내향적인 아이들은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 양쪽 모두에서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의 부모는 엄청난 행운이다. 그들이 양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성격을 개조할 수 있지만 그거도 어느 정도까지다.
* 내향적이고 섬세한 사람들은 감정이입을 매우 잘 한다. 마치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그들을 가로막는 장막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들과 잔혹한 행위로부터 그들을 가로막는 장막이 얇은 느낌이다.
* 외향적인 사람들은 보상에 좀 더 민감해지기 쉬운 반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경고 신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
* 내향적인 사람들은 우호적인 상황에서 만난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기와 경쟁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 여러분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재능을 활용해서 Flow를 찾아라. 여러분에게는 인내력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과, 다른 사람들이 걸려드는 덫에 걸리지 않는 밝은 눈이 있다. 돈이나 지위와 같은 피상적인 보상의 유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 자유 특성 이론(Free Traits Theory)이란 우리가 특정한 성격 특성(이를테면 내향성)을 타고나거나 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
* 자신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알아내려면 세 가지 중요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
1. 어린아이일 때 무엇을 좋아했는지 회상해보라. 어릴 적에, 크면 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는가?
2.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3.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질투는 추한 감정이지만 진실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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