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인권은 어떤 자격이나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인권은 인간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누구나 차별없이 누려야 할 필수적인 권리이다'
이 말은 인권이 어떤 권리라는 것을 가장 명징하게 보여주는 말임과 동시에 이런 필수적인 권리가 현실 세계에서는 얼마나 쉽게 유린되고 핍박받을 수 있는가를 쉽게 상상케 하는 말입니다.
인권은 너무나 쉽게 무시될 수 있기 때문에, 또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도 그 굴욕과 고난에서 자유롭다 말할 수 없기에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권리입니다.
류은숙 선생이 1992년부터 무려 20년 동안의 인권 활동으로 다져진 내공으로 쓴 이 책은 인간이 인간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차별없이 누리기 위해 투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권 역사서입니다.
1789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서부터 2006년 유엔의 '장애인 권리 협약'에 이르기까지 야만의 시대에서 사람의 권리를 개척하기 위해 싸운 인류의 인권 투쟁사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교육권과 관련된 '교육의 차별 금지 협약',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말한 '네 가지 자유에 관한 일반 교서'. 성적 지향성에 대한 차별을 다룬 '요그야카르타 원칙', 장애인의 독립을 말한 '장애인 권리 협약', 모든 연령을 위한 사회를 지향하는 '노인을 위한 유엔 원칙', 아동을 자비의 대상이 아닌 권리 주체로 천명한 '아동 권리 선언', 다문화 시대의 권리와 의무를 말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 협약'까지 그야말로 이런 것도 인권에 속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자신의 무지를 탓하게 만드는 다양한 인권들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수많은 국제 협약과 권리 선언 중 우리나라가 비준한 게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 한없이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낯뜨겁더군요.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로 따졌을 때 어느 나라와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인권 후진국입니다.
굉장히 좋은 책이고 꼭 필요한 책입니다만 모든 인권 문헌이 매 장마다 원문 그대로 실려 있어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인권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필독서 반열의 책입니다만 저같은 일반인 독자가 읽기에는 상당한 인내심을 요하는 책이라서 별 3개로 평가했습니다.
그래도 월덴 3를 들르는 열독가들께서는 알아서 챙겨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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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학자 Lynn Hunt는 '선언'을 '주권의 전환'으로 풀이한다. 그래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이제 권력이 왕에서 인민에게 옮겨졌음을 선포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 '침해'가 원래 가지고 있던 권리를 빼앗기거나 침범당하는 것이라면, '배제'는 처음부터 권리에서 소외되었다는 의미이다. * 바뵈프의 구상과 시도는 '사적 소유제 폐지'라는 사회주의 운동의 선례를 보인 것이다. * 파리 코뮌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한 민중 운동이 부르주아 운동을 제쳐놓고 스스로의 권력을 주장한 사건이다. * 천부인권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미국 '독립 선언서'이다. * '네 가지 자유에 관한 일반 교서' : 의사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장애인 권리 협약'에는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라는 말이 있다. 변형이나 조정, 또는 특수설계를 할 필요없이 최대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 환경, 프로그램 및 서비스를 말한다. * 우리나라는 2004년 9월에 이르러서야 겨우 '아동 매매, 아동 성매매 및 아동 포르노그래피에 관한 선택 의정서'를 비준해 가입국이 되었다. *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겨라. -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민의 불복종)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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