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든 생각은 고령화 또는 비혼주의 시대에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삶의 팁 같은 것들을 전하는 책이구나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타겟 자체가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나이든 여성이더군요. 이들이 삶의 전환기에서 관심을 가지게 될 옷, 음식, 집, 정원, 미용, 이렇게 다섯 가지 분야에서 맹렬히 활약 중인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일본의 여성 트렌드세터를 취재해서 책으로 엮은 겁니다.
집에 대해서는 독일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쓴 '가도쿠라 타니아', 정원 가꾸기에 대해서는 영국식 정원 디자이너로 명망있는 '요시야 케이코', 옷에 대해서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니시무라 레이코', 미용에 대해서는 오가닉 뷰티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요시카와 치아키', 그리고 음식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요리 연구가인 '이영림' 선생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한 나이든 여성들이 주 독자층이라고는 하지만 편견을 버리고 읽어보면 마음에 담아 둘 생활 철학에 입각한 조언들이 많습니다. 의식주와 미용, 정원이라면 굳이 여성만 관심을 갖는 분야라고 할 수도 없고요.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보니 꽤 밑줄을 많이 그었더군요. 나중에 관심이 가면(특히 정원...) 다시 꺼내서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기왕 사는 인생, 기왕이면 멋지게 살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세요.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꽤 건지실 수 있습니다.
닫기 * 정리정돈도 인테리어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기분 좋은 상태를 우선순위로 삼아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정하는 편입니다.
* 물건들을 정리하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번거로운 일이 되기에,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가급적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일정량을 넘어서지 않도록 수납합니다. 일정량의 기준은 ‘넣고 꺼내기 쉬울 만큼’입니다. 저는 찬장이나 서랍을 열었을 때 깊은 안쪽까지 잘 보이지 ㅇ낳는다 싶으면 조금씩 처분한다는 규칙을 세워두었습니다.
* 조미료 병들을 놓아두는 회전 트레이는 어머니의 주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여기에 병들을 담아두면, 안쪽에 있는 것을 꺼내려다 앞쪽의 병들을 죄다 넘어뜨리는 사고를 막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답니다.
* 조명으로 ‘활동’과 ‘휴식’ 모드를 전환합니다.
* 방 어딘가에는 잠깐이라도 마음을 비우고 즐거워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 창문 자리에 대신 걸어두는 용도로는 거울을 추천합니다. 그저 평평하기만 한 벽에 깊이감을 불어넣어 주거든요.
* 일상에서 겪는 불편은 없애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 종류도 많고 병 디자인도 비슷비슷해서 구별하기 힘든 양념통에는 뚜껑에 마스킹테이프로 라벨을 붙이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 제 경험 상, 정리 작업은 판단을 했을 때 빨리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 년 뒤에 다시 생각해보았는지 물어보면 보통 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제일 처음의 직감으로, 필요하지 않다 싶으면 바로 처분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중에 곤란해지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습니다.
* 정원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만들고자 하는 풍경이 다른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인가’를 먼저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서 보았을 때, 아름다운 층을 이루는 풍경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림 같은 정원 만들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함께 심은 식물들 간의 팽팽한 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모양이 닮은 식물은 바로 이웃해서 심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종종 “점과 선과 면으로 정원을 만들어보세요”하고 가르치곤 하는데, 풍경의 주인공이 되는 식물(점), 위로 솟아오르는 식물(선), 옆으로 넓게 퍼지는 식물(면)을 잘 조합하면 많은 종류의 식물을 심더라도 정신 사나운 느낌을 주는 대신 디자인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이 됩니다.
* 처음 정원을 만드는 분들 중에는 꽃 끝 부분만 보고 마음에 드는 꽃들로만 골라서 심는 분들이 있는데, 정원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사실 잎사귀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꽃으로 가득 찬 정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디자인이 있으면 푸른 잎사귀들만 있는 정원이라도 매우 세련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 창문의 바로 안쪽이나 바깥쪽에 식물을 놓아두면 실내에서 바라보았을 때 방에서 정원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실내와 실외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은 일상의 폭을 한층 넓혀줍니다. 실내에서만 쓰던 가구나 쿠션을 정원으로 가지고 나가 식사나 독서를 한다든지, 정원에 핀 꽃을 한 송이 꺾어다 실내에 꽂아둔다든지 하기만 해도, 거기에서 얻게 되는 마음의 위안이란 엄청나답니다.
* 제가 배운 영국식 정원의 규칙 중 하나는 ‘한 장소에 들어가는 색의 종류는 두 가지 계열을 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 식물을 잘 키우려면 심고 물만 잘 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비료와 영양제를 챙기는 것은 필수로, 저는 액상비료며 영양제를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주려고 해요. 식물들도 살아있는 생명이니만큼 충실하게 마음을 써주면 애정이 전해져 튼튼하게 자라납니다.
* 한 가지 추천할 만한 팁은, 해가 잘 들지 않는 정원일 경우, 담장을 흰색으로 칠하는 것입니다. 반사된 빛이 광합성이 잘 이루어지게 도와주어 식물이 잘 자라게 되거든요.
* 화분등을 페인트칠할 때는 커다란 비닐봉지 안에서 스프레이 통을 이용해 칠하면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원피스나 겉옷류는 ‘입으면 차분해지는’ 블루 계열이 좋습니다. 반대로 면적이 작은 액세서리는 눈에 확 들어오는 색으로 디자인에도 포인트가 하나씩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요.
* 남자든 여자든 나이를 먹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신체의 실루엣이나 자세에 힘이 빠지기 마련이므로, 어느 정도 각이 잡히는 소재나 실루엣의 옷을 고르면 좋습니다. 셔츠나 원피스가 부드러운 소재라면, 딱 떨어지는 소재감의 재킷을 걸친다든지 어딘가 한 군데는 긴장감이 느껴지는 아이템을 갖추는 것이 젊어 보이는 인상을 지키는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 피부 트러블의 원인을 따져 올라가보면 거의 대부분은 ‘건조’라는 원인에 도달합니다.
* 최소한 두피를 씻는 샴푸는 실리콘이 없는 것을 쓰기를 추천합니다.
* 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 이렇게 바다와 산에서 나는 것을 섞은 재료를 넣어서 국물을 우려내고 국물을 우려낸 뒤에는 잘게 잘라 볶음 요리에 쓰거나 밥을 지을 때 섞는다든지 끓인 요리에 넣으면 버리는 것 하나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 차를 마시는 일도 밥을 먹는 일도 성가시니까 대충 끝낼 것이 아니라 가능한 범위에서 정성껏, 그리고 즐기면서 하는 것이 풍요로운 마음과 시간을 살아가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덧. 이 책은 소장할 예정으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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