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중 청렴한 것처럼 보여 지지했던 정치인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될 때,
평소 대중들에게 따뜻해 보이는 모습이라 좋아했던 연예인이 스탭에게 갑질한 게 밝혀져 구설수에 오를 때,
나를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의지했던 상담자가 그저 돈 때문에 나를 상담했다는 걸 우연히 알게되었을 때,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그런 분노 감정에 몰입하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건 대체 왜 분노하게 되었느냐입니다.
많은 경우 분노는 '욕구의 좌절' 때문에 생겨납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죠. 맛집에서 2시간 이상을 기다렸는데 바로 내 앞에서 재료 소진으로 오늘 영업이 끝났다면 일시적으로 분노가 치미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욕구의 좌절은 다른 욕구의 추구로 쉽게 대체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맛집으로 바로 이동해서 먹고 싶었던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게 되면 어느 정도는(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해결되죠.
하지만 위에 제시한 예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다른 청렴한 정치인을 발굴해서 지지하거나 다른 연예인 팬카페에 가입하거나 상담자를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요? 그건 욕구가 아닌 '기대'가 좌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내 가치관과 신념이 투영되게 마련입니다. 정치인은 청렴해야만 하며, 연예인은 모든 대중에게 겸손하게 행동해야 하고, 상담자는 돈이 아닌 소명의식과 이타심에 의해 상담을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기대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마음 속에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기대를 버리고 비교하지 않는 방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은 공평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내 마음이 만들어낸 지옥에서 살게 됩니다.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 포스팅에서 저는 세상 만사의 모든 고통이 거의 대부분 자신이 만들어 낸 기대 때문에 생긴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내 고통은 내 기대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는 '너 때문이야!!'라고 남 탓하는게 훨씬 쉽거든요. 변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고요.
하지만 그렇게 남 탓만 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을 향해 기대하면 할수록 좌절되었을 때 더 큰 분노를 경험하게 되고 그 분노는 언젠가 지옥불처럼 나를 집어삼켜 영원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게 만들 겁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기대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혼자서 안 되면 전문가든 누구든 도움을 받아서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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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여담이지만 저는 아이 문제로 심리평가나 상담을 받으러 온 부모의 문장완성검사에서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하게 키우는 것'이라는 응답을 발견하면 주의하는 편입니다. 경험적으로 부모-자녀 관계가 문제인 가정이 많았거든요.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자기 다짐처럼 느껴지기에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저 문장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우선 아이의 기질, 아이가 바라는 것, 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습니다.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내 아이를 이렇게 저렇게 키우겠다는 다짐 속에는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욕구와 희망과 꿈이 들어갈 자리가 거의 없는거지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았다손쳐도 부모의 기준에 부합해야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의 기대와 욕심이 먼저, 아이의 욕구와 꿈은 나중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아이의 행복이 우선적인 기준이 아닌 자신의 대리 만족을 위한 욕구의 투사 대상으로써 아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못했으니 우리 아이는 그런 걱정 안 하고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게 하자'고만 욕심낸다면 정작 아이가 공부 대신 다른 것을 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하고 지원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내 대신' '내가 못한'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이런 투사는 아이와 부모 모두를 병들게 합니다. 정말 불행한 일이죠.
다음으로는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라는 질문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넓게는 나에게 삶의 의미가 되는 것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다짐이 가장 바라는 것인 부모는 자신에 대한 바로 그것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없고 나와 다른 존재인 내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대'를 하게 되고 제가 예전에 했던 포스팅(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에서처럼 부모-자녀 관계를 망치게 됩니다.
칼릴 지브란이 자신의 시(
'자녀는 부모가 키우는 분재가 아니라 스스로 크는 소나무이어야 합니다' 포스팅 참고)에서 말했듯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참 부모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나와 다른 생각, 다른 꿈, 다른 희망을 품고 있다면 세계적인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처럼 다른 북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나와 같은 북 소리를 듣고 같은 박자에 흥을 느끼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다른 리듬을 타는 내 아이를 보는 것도 즐겁고 보람된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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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 갈등 때문에 상담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이 대충 두 가지 중 하나로 나뉘어지더군요.
첫번째는 상대방이 (객관적이든 또는 주관적이든) 잘못된 행동을 해서 그것 때문에 직접적으로 감정이 폭발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시댁 식구들 앞에서 배우자가 자신의 흉을 본 것을 알게 되었다든지, 자녀가 게임을 하다 걸렸는데 훈계를 듣던 도중 적반하장격으로 나에게 욕을 했다든지 등등
이런 경우는 내담자가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받은 상처를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하고 또 가능하면 동일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작업을 통해 재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내담자를 더 괴롭히는 문제는 두 번째 경우입니다.
바로
상대방이 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폭발한 경우이죠.
예를 들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데 축하한다는 인사를 남편이 잊었다든지, 가족과 함께 하려고 어렵게 휴가를 냈는데 각자 일정이 있다고 가족 여행을 못 간다고 했다든지 등등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하기 쉽지만 다음의 예는 과연 상대방이 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기에 살짝 미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저녁 설거지를 하겠다고 해 놓고는 그냥 놔두고 출근하는 남편, 학원 다녀오는 길에 신신당부한 심부름을 까맣게 잊고 털레털레 집에 돌아온 아들, 약속에 늦지 않겠다고는 또 다시 늦은 친구 등등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놓고는 결국 지키지 않은 것이니 뭔가 나에게 나쁜 일을 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도 모두 하지 않은(일어나지 않은) 행동입니다.
하지 않은 행동을 비난하면 안 됩니다. 하지 않은 행동을 비난하는 건 상대방이 내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에, 좌절된 내 기대 때문에 생긴 괴로움을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입니다.
표현 방법이 어떠하든 간에 그것은 결코 효과적이지 않으며 문제를 개선하지도 않고 오히려 상대방의 반발만 초래해 상황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상대방이 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화가 난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왜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되는지 진지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내면에는 좌절된 욕구와 기대가 숨어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걸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욕구와 기대는 근본적으로 스스로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 의해 충족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하지 않은 행동, 일어나지 않은 현상을 비난하는 걸 그만두세요. 스스로를 상하게 하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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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내담자들이 이야기하는 어려움과 문제는 내담자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로 묶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건 관계 갈등이고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 좋은 사람과 연애했으면 좋겠다. 상사가 또라이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 남편이 마마보이다, 아들이 날 홀대한다, 누군가 나를 무시하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동료의 잘난 척을 참을 수가 없다 등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겠지만 모두 대인 관계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담자가 호소하는 관계 갈등의 양상을 파악하고 내담자가 느끼는 고통감의 정도를 탐색하는 것으로 상담을 시작하지만 그 방향으로만 계속 가면 거의 예외없이 막다른 길에 몰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담자의 관계 갈등 대상이 상담 장면에 없는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해야 하니 저도 모르게 fact finding을 하는 함정에 쉽게 빠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지각 왜곡이나 역기능적 신념, 자동적 사고 등을 찾아내는 수확을 거두기도 하지만 그걸 교정하려고 해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도박 중독자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보라는 의미의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상담을 할 때는 내담자의 내면에 먼저 집중해야 합니다. 내담자의 숨겨진 욕구가 무엇인지, 언제부터 좌절되었는지, 그 욕구 좌절의 결과로 어떤 대처 방략 또는 방어 기제가 형성되었는지,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관 또는 삶은 무엇인지 등등
내담자의 내면 탐색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야 관계의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상담자들은 이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내공이 부족하다면 먼저 내담자 개인의 내면 탐색을 하고, 그 다음에 관계 문제를 다루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제 경험으로는 꽤 효율적이었습니다.
특히 부부 상담, 커플 상담 등 상담의 유형 자체가 관계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상담에서는 관계 갈등의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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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보면 혼동되는 것 중 하나가 뭘 위해 소비를 하는지 잊기 쉽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욕구가 먼저 있고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를 하는 것일텐데 어느새 욕구가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광고와 주변 압력의 폭격, 자기 합리화로 인해 그냥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는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남도 가졌다는 이유로, 혹은 반대로 남들은 못 가졌으니 나만 갖고 싶다는 이유로 닥치는대로 사들이게 됩니다. 가난한 부자가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은 E.F 슈마허를 비롯해 에크하르트, 장 자크 루소,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수많은 사상가와 철학자가 한 말들을 '자발적 가난'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엮은 책입니다. 2003년 4월에 출판된 책의 보급판으로 재생 종이에 인쇄해서 그랬겠지만 좀 더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가격도 좀 내렸고요.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빈곤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아닙니다. 목차를 한번 보시죠.
1. 자발적 가난을 위하여
2. 가난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3. 가만히 욕망을 들여다보기
4.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5. 생산의 논리는 생명의 논리가 아니다
6. 생명의 논리
7.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자로 살아가라
8. 내일 일을 염려하지 않는다
9. 단순하게 살아라
10. 자발적 가난과 현대 사회
이 책의 권두언을 쓴 안드레 밴던브뤼크의 마지막 말에 가슴이 뜨끔합니다.
"이 책은 가난한 부자들, 필요 이상의 부를 소유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소비 지향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 것이 숨막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닫기
* 부가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단순히 소유를 포기하는 것 보다는 그것을 추구하게끔 하는 가치관의 재정립이 중요하다.
* 조금이라도 과잉의 기미가 보이는 곳에서, 즉 기본적 필요가 충족되고 난 후 불필요한 것들이 삶을 어지럽히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자발적 가난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 사람들은 보통 빈곤과 가난을 혼동한다. 이러한 실수는 빈곤과 가난이 서로 이웃이라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 나는 세상의 어떤 부자도 인간애의 진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것은 발전에 헌신한다는 소수의 부자들조차 마찬가지다. 오직 위대하고 순수한 인격만이 고귀한 관념과 고귀한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돈은 이기주의를 부르고 불가피한 남용을 끌어들인다. 카네기의 지갑으로 무장한 모세나 예수 또는 간디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 알버트 아인슈타인-
(프린스턴 대학의 수표를 책갈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문명의 진정한 의미는 의식적이고 자발적으로 욕구를 축소하는 것이지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욕구의 축소만이 오로지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간디 -
* 우리의 소비 습관과 낭비, 우리의 취향과 우리의 방탕한 생활 수준, 그리고 우리의 가치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지 않고 진행되는 가난에 대한 토론은 위선이다. 도덕적 질문에 대한 기술적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 테오도르 로자크 -
* 처음에는 심술궂은 의지에서 탐욕이 솟아나지만, 채워짐에 따라 탐욕은 습관이 된다. 그리고 저항하지 않는 습관은 필수가 된다. - 아우구스티누스 -
* 자연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우리 손닿는 곳에 마련해 두었다는 것은 놀라운 섭리이다. 하지만 자연은 철과 금, 은 등은(모두 피와 학살의 도구이며 그에 해당하는 값어치를 지닌) 지구 밑바닥에 깊숙이 숨겨 두었다. - 세네카 -
* 모든 낭비 중에서도 가장 큰 낭비는 노동의 낭비이다. - 러스킨 -
* 난파되어도 잃어버리지 않을 것들만 소유하라. - 알가잘리 -
* 노동은 자유 시간의 반대말이다. 그러나 여가의 반대말은 아니다. 여가란 다른 세계에 속한 자유 시간이다. 우리는 그 둘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습관에 젖어 있다. 누구든지 자유 시간이 있다. 그러나 누구나 여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 시간은 특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특정한 방법을 가리킨다. 여가는 존재의 차원을 가리킨다. - 세바스티안 데 그라지아 -
* 특정한 목표나 돈, 명성이나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조차 일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 스와미 비베카난다 -
*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미묘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요, 학파를 세우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지혜로움이 시키는 대로 단순한 삶을 살며, 그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다. - 소로 -
* 위대한 사회는 값을 묻는 것만이 아니라 그 가치 또한 물으며, 부를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쓸지도 묻는다. - 린든 잭슨 -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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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역동치료에서 보는 발달 모델을 '동기', '발달의 기본 구성' '정신병리'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간략하게 비교 정리해 봤습니다.
* 자아 심리학
- 동기 : 욕구 만족
- 발달의 기본 구성 : 원본능, 자아, 초자아
- 정신병리 : 갈등/타협 형성
* 대상관계이론
- 동기 : 대상 추구
- 발달의 기본 구성 : 감정으로 연결된 자신과 타인에 대한 표상
- 정신병리 : 내면화된 대상관계가 외적으로 표현되면서 비적응적인 관계가 반복되는 패턴을 보임
* 자기 심리학
- 동기 : 자기통일감/자신감
- 발달의 기본 구성 : 자기/자기 대상
- 정신병리 : 자기 분열/자기애적 취약성
* 애착이론
- 동기 : 신체적 안전감
- 발달의 기본 구성 :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
- 정신병리 : 불안정 애착/정신화(mentalization)의 실패
출처 : '장기 역동정신치료의 이해(Long-Term Psychodynamic Psychoterapy, 2004)'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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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transference)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이 특히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지금-여기(here & now)'는 정서적으로 즉시적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심리치료의 정신역동적 접근은 '통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통찰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주지적이며, 체험과 동떨어지게 될 위험이 있죠. 그런데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를 다루는 것은 정서적으로 즉시적이며 치료적 상호작용의 힘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둘째로
'지금-여기'는 현재와 과거의 관계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여기' 작업의 근본적인 가정은 바람직한 치료적 환경이 일단 조성되고 나면 내담자의 문제와 갈등이 내포된 대처 전략들이 치료 관계에 재연되어 탐색, 이해, 교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내담자는 자신의 대인관계 문제(과거 경험을 통해 형성된)가 치료 과정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만 차츰 치료 관계가 자신을 애초에 치료받으러 오게 만든 관계 상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지금-여기 작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갈등적인 방식을 표현도록 북돋는 것입니다. 치료자는 전이를 확인하고 인정하는데 대한 내담자의 저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회기 내에서 전이가 확장되도록 고무하게 됩니다.
치료 밖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미리 논의를 하면 치료자는 지금-여기에서 그 감정이 발생하는 것을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으로써 치료 밖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정확히 이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죠. 그러나 치료 밖의 관계에 너무 오래 초점을 맞추거나 전이 이외의 것에 대해서만 해석하는 일은 정서적인 즉시성이 없기 때문에 주지화를 조장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출처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 분석'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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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위험 내담자를 대하는 상담자가 상담 중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지침을 정리해봤습니다.
*
상담 첫 회기부터 상담자가 전적으로 내담자 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라. 자살하려는 사람은 대부분 세상에 자기 편은 아무도 없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의 편이 되어 주거나 아예 "나는 당신의 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 내담자가 존중받고 진심으로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하려면 어떤 것도 내담자와 당신 사이를 가로막지 않도록 상담실 공간을 배치하라. 커다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것은 내담자에게는 "너무 가까이 오지 마시오"라는 의미이다. 자살하려는 사람과는 가능한 '가까이' 할 필요가 있다.
* 자살하려는 내담자를 상담하는 도중에 내담자의 감정 몰입과 집중을 방해하고 상담의 흐름을 끊어놓을 수 있는 어떠한 방해(전화벨, 상담실 안으로 누가 들어오는 것 등)도 막아야 한다.
* "원하는 곳에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자살하려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배려가 될 수 있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어디에 앉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도 통제감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 신뢰라는 주제에 대해 개방적으로 이야기하라. "과거에 당신을 도와주었던 사람이 있었나요?"라고 물어보라. 그렇다고 대답하면 그의 노력이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보라.
*
자살하려는 사람의 일생에 대해 어떤 긍정적인 측면도 알아내지 못한 채 첫 상담 회기를 끝마쳐서는 안 된다. 최소한 과거의 성공, 성취 또는 삶을 긍정하는 행동이나 꿈, 욕구 같은 것이라도 알아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자살하려는 사람은 처음 몇 번의 상담 회기 대부분을, 또는 거의 전부를 자신이 얼마나 괴롭고 혐오스러운 존재인가에 대해 설명하는데 사용하며, 그리하여 그가 자살할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
치료 동맹을 형성하는데 있어 당신이 연합할 부분은 자살하려는 내담자의 건강하고 삶을 긍정하는 부분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죽고 싶어하는 부분이나 죽으려는 부분과 연대를 해서는 안 된다. 관계 형성 시 당신이 만들어 놓은 인간적 연결로 말미암아 자살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출처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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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C 4단계 중
3단계는 2단계에서 알아차린 느낌을 유발하는 내면의 욕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운전 중에 방향지시등을 켜지도 않은 채 갑자기 끼어드는 자동차를 경험했다만 십중 팔구는 그 승용차의 운전자를 향해 강한 분노를 느낄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 상소리를 내뱉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우리가 분노를 느낀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매너를 안드로메다로 보낸 그 싸가지 없는 자동차의 운전자때문이지"라고 말합니다.
만약 그 차의 운전자가 양수가 터진 만삭의 아내를 뒷좌석에 태운 채 정신없이 운전하느라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경황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에도 우리가 느낀 분노의 원인은 그 운전자 때문일까요?
NVC 3단계에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외부의 자극(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포함)은 유발 자극이 될 수는 있지만 내 느낌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느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내면의 욕구 때문입니다. 비폭력 대화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보기를 들겠습니다.
A) "네가 어제 저녁에 오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어"
B) "걱정거리가 있어서 너와 상의하고 싶었기 때문에 네가 어제 저녁에 오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어"
A와 B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A는 자신이 느낀 실망감의 원인을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좌절된 욕구에서 찾지 않고 상대방에게 모두 돌리는 말이고 B는 자신의 욕구(걱정거리에 대해 상대방과 상의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을 느낀 것을 인식한 상태에서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비폭력 대화법을 배울 때 2단계에서 알아차린 느낌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에는 자신의 욕구와 연결시켜 표현해야 하고 그러자면 당연히 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연결해서 상대방에게 표현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공격당한다는 느낌 없이 말한 사람에게 공감과 경청을 하게 됩니다.
느낌과 욕구를 연결한 표현은 다음과 같이 합니다.
"나는 ~이 필요하기 때문에 ~을 느낀다"
이 어구를 이용한 보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엄마는 네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에 네가 음식을 남기면 실망스럽단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연습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문장을 읽고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느낌에 대한 욕구를 찾아냈다(책임을 인정하는)고 생각하는 문장을 찾아 (O)로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자신의 느낌에 대한 욕구를 찾지 못했다(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적절한 문장으로 바꾸어 보세요.
1. 당신이 서류들을 회의실 바닥에 남겨두고 갈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납니다. ( )
2. 나는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정말 화가 나요. ( )
3. 당신이 늦게 올 때면 실망스러워요. ( )
4. 당신과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는데 오지 않는다고 하니까 섭섭하네요. ( )
5. 당신이 하겠다던 일을 하지 않아서 실망했어요. ( )
6. 지금쯤 작업이 많이 진행됐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걱정이에요. ( )
7. 나는 사람들이 흠잡는 말을 할 때 마음이 아파요. ( )
8. 당신이 그 상을 타서 매우 기뻐요. ( )
9. 당신이 언성을 높이면 겁이 나요. ( )
10. 아이들보다 집에 먼저 도착하고 싶은데 저를 집까지 태워다 주신다니 고마워요. ( )
닫기
1. (X). 말하는 이의 느낌에 대한 책임이 오로지 상대방의 행동에 있다는 암시가 들어있음.
고쳐보면) 나는 회사의 서류가 안전하게 보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당신이 서류들을 회의실 바닥에 남겨두고 갈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납니다.
2. (O)
3. (X).
고쳐보면) 나는 우리가 앞자리에 앉기를 원하기 때문에 당신이 늦게 올 때면 실망스러워요.
4. (O)
5. (X).
고쳐보면) 나는 당신의 말을 믿고 싶기 때문에 당신이 하겠다던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했어요.
6. (O)
7.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사람들이 흠잡는 말을 할 때 마음이 아파요.
8.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이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주기를 바랬기 때문에 당신이 그 상을 타서 매우 기뻐요.
9.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이 말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언성을 높이면 겁이 나요.
10. (O)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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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이하 NVC)는 임상 심리학자인 Marshall Rosenberg가 개발한 대화 기술 훈련 프로그램입니다. 1984년에 NVC센터가 설립된 이후 20년 이상 180명의 NVC 지도자를 양성했고, 지금도 세계 30개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국비폭력대화센터 :
www.krnvc.org)하고 있습니다.
NVC는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주고받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 사람들의 본성이며 이러한 본연의 자세를 찾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 방법을 배우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NVC는 매우 쉬우면서 동시에 매우 어렵습니다.
NVC 모델의 4단계 원리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명쾌하지만 각 단계를 숙달하고 실제 행동으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VC는 상대방이 NVC의 원리를 모를 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NVC의 효과성 문제가 아니라 이미 Rosenberg 박사가 지적했듯이 NVC의 정수가 네 가지 원리를 인식하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이지 ,실제로 주고받는 말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NVC를 단순한 대화 기술 습득 프로그램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NVC 모델의 4단계를 소개하는 것으로 비폭력 대화의 개관을 마치겠습니다. NVC 모델의 4단계 원리는 NVC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 NVC 모델의 4단계
1.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한다.
2. 관찰한 바에 대한 우리의
느낌을 표현한다.
3. 그러한 느낌이 들게 하는 내면의
욕구, 가치관, 소망 사항을 찾아낸다.
4.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한다.
이것이 NVC의 요체입니다. 간단하죠?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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