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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2013년 6월 그린비 출판사를 잠정 보이콧하기 이전에 구매한 책인데 4년이나 지난 최근에야 읽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읽게 된 이유는 576페이지짜리 책이라서 그렇습니다. 재생지를 사용했는지 보기보다 가볍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두께 때문에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지라 가방 속에 넣어서 갖고 다니기에 상당히 부담스럽더군요. :)
이 책은 그린비 출판사의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인 장애학컬렉션 중 첫번째 시리즈물입니다. 이런 좋은 책을 만드는 출판사였기에 더욱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 책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의료인류학 전공교수인 베네딕테 잉스타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인류학 교수인 수잔 레이놀스 휘테가 함께 엮었는데 저자들이 이 책이 도움이 될거라고 지목한 독자군은 세 유형으로 하나는 사회과학 전공 학생들이고 다른 하나는 보건 의료 및 재활 프로그램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는 장애인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 유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문화와 사회에서 수행된 장애 관련 연구의 결과가 실려 있습니다. 보르네오 중부 푸난바족, 케냐 마사이족, 소말리아 남부, 우간다, 노르웨이, 보르와나, 니카라과 등에서 수행된 연구들이지요.
그럼에도 단편적인 연구들을 잡다하게 모아놓은 책은 아니고 장애의 개념에서부터 장애와 인격의 관계, 장애와 평등, 건강 추구의 과정, 신체적 장애에 대한 문화적 이해, 장애의 사회적 맥락, 재활에 대한 인식 차이, 장애인의 정체성 등 그야말로 장애를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총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장애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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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구의 (의료) 사회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질병(disease)을 의학적으로 진단된 생물학적 이상으로, 질환(illness)을 질병 증상에 대한 주체적 경험으로, 그리고 병(sickness)을 아픈 사람들에게 기대되는 사회적 역할의 차원으로 구분한다.
* 장애화(disablement)는 어떤 손상을 지닌 사람이 특정한 사회적 조건과 맥락 속에서 무언가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포착하는 개념이다.
* 세계보건기구(WHO)는 처음에는 어느 나라이건 인구의 10% 정도는 장애를 지니고 있다고 추정하였다. 그후 이러한 수치는 6~7% 정도로 수정되었고, 전 세계의 장애 인구는 2억 4천 5백만 명 정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 손상(impairment)은 심리학적, 생리학적, 해부학적 구조나 기능의 상실 또는 비정상성으로 정의된다. 장애는 손상으로부터 연유하며, 인간으로서 정상이라고 간주되는 방식으로 또는 그러한 범위 내에서 어떠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제한이나 결여로 정의된다.
* 핸디캡(handicap)은 손상 또는 장애로부터 연유하며 (연령, 성 및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요인들에 따라 달라지는) 정상적인 역할 수행을 제약하거나 가로막는, 어떤 개인에 대한 불이익으로 정의된다.
* 대다수의 인류학자들은 WHO에 의해 제시된 보편주의적 접근보다는 문화상대주의적 입장을 선호한다. 다양한 현상들이 그 사회의 문화적 맥락 내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는 문화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소극적 상대주의(weak relativism)에서의 요점은 장애에 의해 부과되는 불이익은 특정한 맥락 내에서 가장 가치 있고 필요한 능력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급진적 상대주의(radical relativism)는 하나의 인격체라 함은 무엇인가, 주어진 사회적 맥락 내에 어떤 종류의 정체성들과 가치들이 존재하고 있는가와 관련된 기본적인 가정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 평등에 대한 추구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결과들, 즉 선천적인 다양성에 대한 불관용과 인격체의 사회적 본질을 거부하는 개인주의에 대한 관심은 매우 근본적인 것이어서 차이에 대한 애호는 인간적인 사회적 삶으로 이어지며, 반대로 유사함에 대한 열정은 억압과 거부를 낳는다.
* 장애의 비교문화적 연구를 위한 기본적인 질문들 중 하나는 생물학적 손상이 인격, 그리고 문화적으로 규정되는 인격체들 간의 차이와 어떻게 관련되는가 하는 것이다.
* 어떠한 특성들이 주어진 문화적 세계 내에서 손상으로 취급되는지 재능으로 취급되는지, 개인적인 성취와 타인 및 공동체와의 관계론적 통합을 방해하는지 용이하게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 장애에 대한 미국적(그리고 유럽적) 개념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는 자율(autonomy)과 의존(dependency)이다.
* 셰어와 그로스는 소규모사회(small-scale society)들과 복합사회(complex society)들에서 장애인이 처해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설명하기 위한 일반적인 사회구조적 가설을 제안한 바 있다.
* 그러한 상황들에서는, 신체적 손상과 같은 어떤 단일한 개인적 특성이 일반화되어 누군가의 총체적인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복합사회들에서 사회관계들과 맥락들은 보다 비인격적이고 특정 과업에 한정적이며, 개인들은 다양한 맥락들 내에서 상호 간에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시적인 신체적 특성들이 그 개인의 정체성을 분류하고 사회적으로 확인하는 데 통상적으로 이용된다.
* 그렇지만 우리는 하나의 분석 도구로서 전통/소규모사회와 복합사회의 이분법은 중요한 제약을 지니고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 복합사회들 내에서의 모든 관계들이 비인격적이고 특정 과업에 한정적인 것은 아니다. 복합사회에서도 많은 상황에서 정체성은 신체적 특성보다는 다른 준거들에 기초한다.
* 손상은 하나의 사회세계 내에서 상이한 상황을 생성해 내는 성, 연령, 경제적 지위와 같은 요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인가?
* 장애여성은 장애남성들보다 결혼할 가능성이 적으며, 만약 그녀들이 손상의 발생 후 결혼하게 된다면 같은 경우의 장애남성들보다 장애를 지닌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더 높다.
* 아이를 통해 한 명의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존중을 받는다. 장애를 지닌 남성은 그처럼 용이하게 부모의 지위(parenthood)를 획득할 수 없다.
* 일생 동안 이어진 장애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좌우하는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는 반면, 노년에서의 장애는 한 사람의 정체성에 있어 부차적인 지위에 머무름을 지적한다.
* 나이 든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있어 육체적 건강함보다도 결혼과 아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른 많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장애의 사회적 위상 결정과 관련한 마지막 요점은 어떤 가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른 차이가 결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지역사회기반재활(CBR)은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인데, 현재 개발도상국들 내에서 (수사학적 실천과 실제 프로그램의 실천 양자의 의미에서) 지배적 담론이 되어 있다. 핵심 원리는 낮은 비용, 간소화된 기술, 지역 자원의 활용, 지역사회 참여이다.
* 이 책에서 우리는 장애를 상이한 문화들 내에서의 인간성과 인격에 관한 근본적인 가정들과 연관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손상이 인간으로서의 누군가의 가치와 사회적 인격체로서의 누군가의 위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 그리고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영향을 주게되는지를 묻고 있다. 이 책의 기고자들은 장애라는 개념을 권력과 몸, 정상성과 질서, 개인적 능력과 사회적 존재라는 관념들과 연관시키고 있다.
* 인격의 관계론적 개념에서 인격은 개인의 능력에 의존한다기보다는 사회적 정체성과 가족의 의무성에 달려 있다.
* 내가 보기에 하나의 유망한 연구 노선은 여러 사회들에서 인격을 규정하고 개념화하는 방식을 조사하는 것이다.
* 우리는 마사이족의 문화 내에서 장애인으로 간주되는 사람이 표준으로 규정되는 것에서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일탈된 사람이 아니며, 그보다는 일상적 과업에서 필요한 도움 때문에 타인들에게 신체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라고 진술할 수 있을 듯하다.
* 신체적으로 장애를 지닌 아이들의 경우에 관한 한, 마사이족 부모들은 대개 정규 교육을 그들이 추구하는 거칠고 힘든 유목적인 삶의 양식에 대한 현실적 선택지로 여긴다.
* 장애를 지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특정한 행위나 주의를 필요로 하는 하나의 위기로서 규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경험의 한 부분일 뿐이다.
* 어떤 사람이 사회에 완전히 참여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그의 신체적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가 그러한 결함에 덧붙인 일련의 신화, 두려움, 오해들이다.
* 장애인들을 특히 위협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은 투사와 동일시라는 심리적 기제이다. 이러한 기제들에 의해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계획, 동기를 타인에게 귀속시키고, 다시 타인의 감정, 계획, 동기를 자기 자신의 것으로 통합시켜 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게 손상이 그들 자신에게도,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 여러 연구들은 장애인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통계적으로 다른 소수자들에게도 편견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장애인은 일탈자 이상의 존재이다. 그들은 타자인 것이다.
* 의료 전문가들은 WHO의 정의와 일치되게, 6피트의 거리에서 손가락의 수를 셀 수 없는 사람을 '맹'으로서 규정한다.
* 새로운 담론에 있어 핵심어는 '통합'과 '정상화'가 되었다. 통합은 장애인들이 그들 자신의 집에서, 그리고 평등한 기반 위에서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정상화는 사회의 다양한 영역들이 또한 장애인의 필요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 그/그녀가 하나의 인격체로서 어떻게 평가되는가에 있어 현재의 신체적 외모보다는 가구와 공동체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농촌사회인 츠와나족 사이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유럽인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은 예전에는 장애아동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죽도록 방치되었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생존해 있는 나이 많은 노인들에게 이에 관해 물어보면, 그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 CBR 프로그램에 대한 영감은 부분적으로 알마아타 선언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온 것처럼 보이는데, 알마아타 선언은 간단하고 적정한 비용의 기술을 활용하는, 모두를 위한 접근 가능한 서비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우리의 분석은 사람들이 이미 확립된 문화적 구성의 포로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 내에서의 행위자들이라는 가정 위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문화가 사람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특정한 차이로부터 문화를 생성하고 재생성해낸다.
* 장애가족이 대처방식을 결정하는 데 있어, 부모들의 태도보다는 생활환경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되었다.
* 이 책의 주요한 목표는 인격의 문화적 구성이 감각,지체,정신적 손상들이 갖는 의미들을 형성해 내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 장애인들의 교육 또는 특수교육이라는 발상은 18세기 계몽주의의 산물이었다.
* 많은 비서구사회에서 기형인 또는 이례적인 아기들이 살해된다는 보고들이 그러한 환경들 내에서의 '장애 문화'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 이진경 선생님의 코뮨주의에서는 진정한 코뮨을 구성하기 위한 기본 전제로 인간 중심주의로부터의 탈피와 모든 존재자의 평등성을 이야기합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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