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무니 파고다에서 쉐인빈 수도원까지는 툭툭으로 이동했는데 거리가 꽤 멀어서인지 기본적으로 어떤 툭툭 기사든지 간에 금액을 많이 높여 부릅니다. 원래는 2,000 짯이면 충분한 거리인데 4,000 짯을 부르더군요. 쩝..
쉐인빈(Shwe In Bin Kyaung)은 1895년에 건립된 수도원으로 티크 목재로 건축되어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이지만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저는 그런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더군요. 별도의 입장료는 없지만 출입할 때 신발은 당연히 벗어야 합니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나무 바닥이라서 맨발로 걷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부조를 수도원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비바람에 많이 닳았지만 원래는 굉장히 정교한 부조였을 것 같죠.
햇살이 비치면 티크의 어두웠던 색은 빨갛게 보입니다.
지붕 장식이 굉장히 정교하고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습니다. 금칠을 안 한 게 더 기품이 있는 것 같네요.
다양한 동물들이 숨어있는 것 같아서 가이드 투어를 하면서 설명을 들어보고 싶더군요.
수도원 중앙의 위치한 건물은 거대한 세 개의 티크나무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뻐꾸기 시계가 보이네요.
아마도 초를 올려놓는 제단 같은게 아닌가 싶은데 버마어로 장식해 놓은 게 흥미로워서 찍어봤습니다.
수도원 안에 있는 스님들의 거처(?)도 티크 나무로 만들어져 온통 붉은 색입니다.
수도원 안에는 고양이들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수도원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요.
쉐인빈 수도원까지 둘러보고 점심을 먹으러 미리 찾아 둔 채식 레스토랑 'MARIE-MIN'으로 이동했습니다. 아까 쉐인빈 수도원으로 올 때 툭툭 기사에게 기다려 달라고 해서 5,000 짯만 추가했죠. 역시나 비싼 듯 했지만 그래도 거기에서 다시 툭툭을 찾아서 흥정하고 이동할 시간이 아까워서 편리함과 타협했습니다.
MARIE-MIN은 론플에 소개된 인도 퓨전 채식 레스토랑으로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75년에 문을 열었다고 쓰여있네요. 배낭 여행자들에게는 꽤 유명한 음식점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정감 넘치는 인테리어가 반깁니다;;;;
건너편도 론플에 소개된 Rainforest라는 태국 음식점인데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지만 결국 못 갔네요. MARIE-MIN하고 Rainforest 두 곳이 만달레이에서는 배낭 여행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조촐하지만 빈약하지는 않은 담백한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일종의 쌀국수(2,500 짯)인데 인도 요리 전문점이라서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이게 대박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생긴 비주얼의 국수는 밍밍한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감칠맛이 좋아서 국물까지 싹 다 마셨죠. 이 때부터 버마에서 먹는 면 요리를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자 커리(4,000 짯)입니다. 마살라와 감자, 컬리플라워로 만드는 알루 고비를 기대했는데 비슷하지만 훨씬 담백한 스타일로 나왔습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비건 치즈 차파티(일종의 난, 500 짯)에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모사(일종의 만두, 3,500 짯)도 에피타이저로 주문했는데 역시 맛있네요.
워터멜론 주스(3,000 짯)와 아보카도 주스(3,000 짯)인데 둘 다 맛있습니다. 론플에는 아보카도 주스가 시그니처 음료라고 소개했던데 제가 평소 아보카도의 느끼한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감안하면 아주 맛있는 주스라고 평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보카도는 과카몰리에 들어가 있을 때만 좋아라하면서 먹거든요.
총 16,500 짯이 나왔는데 우리 돈으로 하면 13,000 원 정도이니 양이 좀 적은 듯 보이지만 둘이서 저렴하게 잘 먹었습니다. 비건은 물론이고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만달레이에서 식사할 장소로 강추합니다.
일단 호텔까지 툭툭으로 이동(2,000 짯)했습니다.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40분이네요. 방으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4시에 미리 불러놓은 대절 택시를 타고 우베인 다리로 향했습니다. 오늘 거기에서 일몰을 보기로 했거든요.
제가 묵은 호텔이 만달레이 왕궁 근처인데 거기에서 우베인 다리까지 택시로 45분 정도 걸리니 가까운 곳은 아닙니다. 오전에 돌아다니면서 체력이 바닥났는지 택시에 타자마자 기절했네요.
도착해서 보니 다리 초입까지 들어가는 진입로는 온통 노점상과 각종 행상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흔한 관광지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옛날 우리나라 국립공원 입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보였는데..... ㅠ.ㅠ
다리 초입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어서 비교적 한산합니다. 이제 겨우 5시가 지났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집니다.
우베인 다리의 시작입니다. 이 사진이 사람이 가장 덜 나온 사진입니다. 실제로는 거의 인산인해라서 앞 사람의 등을 보면서 걸어가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습니다. 밀리다가 난간도 없는 다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해야 하는 수준인데요. 그런 사진을 올리지 않은 이유는 얼굴 가리는 작업을 하다가 날이 샐 것 같아서입니다;;;;
옆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초입에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저쪽을 보시면 이미 사람들이 그득하죠.
앞 사람 등만 바라보며 걷다가는 언제 끝에 다다를지 몰라 다리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보시다시피 꽤 높거든요. 그런데 난간도 없어서 떨어지면 크게 다칠 것 같습니다.
우베인 다리는 타웅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대략 1.2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로 버마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보도파야 왕이 수도를 이전하면서 왕궁 건설에 사용하고 남은 티크 목재를 그 당시 시장이었던 우베인이 모아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기에는 호수를 건너갈 수 있도록 실제 사용하는데 건기가 되면 물이 말라서 주변이 채소밭으로 된다고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다리 아래에는 일부러 심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해바라기 밭도 있습니다. 근처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가득 태우고 온 버스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고요.
호수가 완전히 마른 건 아니어서 보트를 빌려 타고 멀리서 다리를 볼 수도 있습니다만 물이 깨끗한 건 아니어서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베인 다리는 일몰 감상을 할 수 있는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관광객이 엄청 몰리기 때문에 저처럼 사람이 싫은 분들은 새벽에 조금 서둘러서 일몰대신 일출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확실히 아름다운 일몰이기는 하지만 놓치면 후회하니 꼭 가보라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공기질이 너무 안 좋아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더니 체력이 더 빨리 소진되는 것 같습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에서도 기절했네요;;;
왕복 대절 요금으로 25,000 짯을 주고 내일 one-day tour도 예약했습니다. 택시 기사님이 말수가 적고 믿음직하네요.
라면과 햇반으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기로 했거든요.
사진에 보이는 건 이번 여행에 처음 가져간 휴대용 쿠커인데 여행하는 동안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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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달레이 왕궁 combo ticket : 10,000 X 2 = 20,000 짯
* 만달레이 왕궁 -> 마하무니 파고다 툭툭 비용 = 4,000 짯
* 마하무니 파고다 입장료 : 5,000 X 2 = 10,000 짯
* 마하무니 파고다 -> 쉐인빈 수도원 툭툭 비용 = 4,000 짯
* 쉐인빈 수도원 -> MARIE-MIN 레스토랑 툭툭 비용 = 5,000 짯
* 점심 식사 : MARIE-MIN 레스토랑
- 사모사 : 3,500 짯
- 쌀국수 : 2,500 짯
- 포테이토 커리 : 4,000 짯
- 비건 치즈 차파티 : 500 짯
- 워터멜론 주스 : 3,000 짯
- 아보카도 주스 : 3,000 짯
= 16,500 짯
* MARIE-MIN 레스토랑 -> 호텔 툭툭 비용 = 2,000 짯
* 우베인 다리 택시 대절 비용 = 25,000 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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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가 중국, 인도,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둘러싸인 나라이다보니 우리나라에서 버마로 가는 루트도 아주 다양하지만 다행히 대한항공 직항편이 개설되어 있어 저는 경유편을 이용하지 않고 직항편으로 다녀왔습니다. 경유편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 힘드는 여행을 하고 싶지 않더군요. 현지에서 충분히 힘을 뺄텐데 시작부터 그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직항 항공권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요. 항공권 가격은 오히려 버마 국내 항공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 국제항공 : 대한항공
- 가는 편 KE0471 ( 12/16 18:15 -> 12/16 22:10) : 6시간 25분 비행
- 오는 편 KE0472 ( 12/29 23:30 -> 12/30 07:15) : 5시간 15분 비행
-> 항공료 1,316,400원(2인)
=>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한항공은 얄밉게도 현지 시간대에 최적화된 일정으로 기가 막히게 세팅을 해 놓아서 될 수 있으면 여행하는 국가의 국적기를 이용하려고 해도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만 해도 저녁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서 느긋하게 짐을 챙겨서 공항에 나갈 수 있었고 도착하자마자 짐 풀고 쉴 수 있었습니다(물론 도착하는 시간이 밤 시간이라서 숙박비가 추가되는 문제는 있지만). 돌아오는 항공편도 밤 11시 30분에 이륙해서 바로 푹 자면 아침에 인천 공항에 떨어지는 일정이라서 참 편리했거든요.
* 국내항공
- 12/18 양곤 -> 만달레이 ( 11:45 -> 13:10 )(Golden Myanmar Airlines) : 200불(2인)
- 12/21 만달레이 -> 바간 ( 07:00 -> 07:30 )(Air KBZ) : 113.98불(2인)
- 12/24 바간 -> 인레 ( 09:05 -> 09:45 )(Golden Myanmar Airlines) : 140불(2인)
- 12/27 인레 -> 양곤 (09:25 -> 10:35 )(Golden Myanmar Airlines) : 186불(2인)
=> 버마가 워낙 큰 나라이다보니 육로로 이동하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에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자 국내 이동은 네 번 모두 버마 국내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3번은 Golden Myanmar Airlines, 1번은 Air KBZ사를 이용했습니다. 두 항공사 모두 깨끗하고 서비스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비용은 우리나라 국내 항공료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용자가 거의 외국 여행자들이더군요.
* 열기구 투어(www.Balloonoverbagan.com) : 900불(2인)
=> 터키, 케냐 때도 그렇지만 열기구 투어는 세계 어디에서 해도 무지막지하게 비쌉니다. 저는 특히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premium package를 신청해서 더 비쌌는데 그냥 열기구만 타면 1인 당 350불까지 낮출 수 있는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죠. 물론 돈값을 제대로 하는 activity라서 다음에도 열기구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집트라든가)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빼먹지 않고 꼭 할 겁니다.
* 대략 일정(12월 16일 출국 ~ 12월 30일 입국, 13박 14일 일정)
- 12월 16일 출국 및 양곤 입국 후 휴식
- 12월 17일 양곤 시내 워킹 투어 및 슐레 파고다
- 12월 18일 오전에 국내 항공으로 만달레이 이동, 체크인 후 쿠토도 파고다, 만달레이 힐 등정
- 12월 19일 만달레이 왕궁, 마하무니 파고다, 쉐인빈 사원, 우베인 다리 일몰 감상
- 12월 20일 잉와 -> 사가잉 -> 밍군 one-day tour
- 12월 21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바간 이동, 반려인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후 일정 취소 후 휴식
- 12월 22일 바간 사원 tour -> 냥우에서 저녁 식사 후 복귀
- 12월 23일 새벽 열기구 투어 -> 뽀빠산 tour
- 12월 24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인레 이동. 체크인 후 오후에 인데인 보트 투어
- 12월 25일 까꾸 one-day tour
- 12월 26일 삔따야 -> 마인마예 one-day tour 후 냥우에 들러 저녁 먹고 복귀
- 12월 27일 아침 국내 항공으로 양곤 이동. Burma Bistro에서 점심, Junction City에서 쇼핑 후 쉐다곤
- 12월 28일 피플스 파크, 깐도지 호수공원 들른 후 아웅산 마켓, 보족 시장에서 쇼핑
- 12월 29일 체크아웃 후 호텔 풀 사이드에서 빈둥거리다가 양곤 시내에서 차 마시고 저녁 먹은 뒤 공항 이동
- 12월 30일 아침 인천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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