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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를 중요시하는 DSM 체계 같은 정신병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울과 불안은 확연히 구분되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우울 장애냐 불안 장애냐의 변별 진단을 위한 이분법을 사용하여 바라보게 됩니다. 우울 장애는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불안 장애는 항불안제를 투여하는 식으로 접근하게 되죠.
하지만 상담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죠. 저는 MMPI-2/A를 활용할 때 code pattern 분석을 거의 하지 않고 권하지도 않지만(사실은 code pattern 분석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가 거의 없다는 게 정확한 워딩이지만요) 다음과 같은 code pattern을 보이는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2-7 or 2-7-0
흔히 병원 장면에서는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내지는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 진단을 받게 되는 code pattern입니다. 그런데 왜 2번 단독 상승 또는 2-0 code pattern이 아닌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대체 7번 척도는 왜 상승하는거야? 라고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물론, "7번 척도는 특성 불안이고 이건 TCI의 위험회피기질과 상관이 높은데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 중 상당수가 위험회피기질이 높으니 그런 게 아닐까요?"라고 설명하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현상 파악과 지적이죠. 하지만 그게 말이 되려면 7, RC7, NEGE 척도처럼 특성 불안을 반영하는 척도만 상승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런 경우 ANX, A처럼 상태 불안을 평가하는 척도도 함께 상승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2-7, 2-7-0 code pattern이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수검자에게 우울 장애가 발병했을 때를 시사하는 게 아니라는거지요.
서론이 길었는데 상담에서는 우울과 불안이 확연히 구분되는 전혀 다른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spectrum처럼 이해하셔야 합니다. 즉,
불안 ----------> 우울
이런 식으로 불안이 먼저 나타나고(또는 특성 불안이 원래 존재하고), 이러한 불안이 조절되지 않으면(성격 미발달 문제 등으로 인해) 점차 우울로 이환되는 것이죠. 여기에 인지삼제(cognitive triad)가 우울로 이환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에 취약한 성격 병리(INTR, 위험회피기질 중 '예기불안' 하위차원이 높음)까지 있다면 더더욱 우울로 이환되는 확률이 증가하겠죠.
그래서 우리가 보는 2-7, 2-7-0 code pattern은 정확하게는 7번 단독 상승이나 7-0 code pattern으로부터 시작해서 ANX, A 상태 불안 척도들이 상승하고 거기에 OBS 척도 상승으로 인해 escalation 되다가 최종적으로 2, RC2 척도가 상승해 2-7, 2-7-0 code pattern에 이르는 경로를 따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2-7, 2-7-0 code pattern은 항우울제만 처방해서는 증상 완화가 잘 안 되고 항불안제나 신경안정제를 복합 처방해야 어느 정도 증상 관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럼 왜 7번 단독 상승이나 7-0 code pattern을 보이는 내담자가 없냐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7번 척도는 특성 불안이라 위험회피기질과 상관이 높고, 0번 척도는 그야말로 성격 척도라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기질들, 예를 들어 LHL, MHL과 같은 기질 유형들에서 상승하기 때문에 증상이라기보다는 기질 차원에서 이해가 되니 내담자 스스로도 크게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아서 상담을 받으러 나오지 않아서 보기가 힘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2-7, 2-7-0 code pattern을 보시면 순수한 우울(?)보다는 우울과 불안이 혼재하는 Mixed Anxiety & Depressive Disorder 진단에 부합하는 내담자라고 가정하시는 게 안전한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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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들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D1, D2 소척도가 모두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면 DSM에 입각한 구조화된 면담을 해 봐도 대개 우울 장애 진단 기준에 부합하며 약물 치료를 병행할 때 response가 좋습니다.
이 때 자신을 우울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반영하는 척도가 D1 소척도이기 때문에 스스로 우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즉 우울 사고가 없는 수검자는 D1 소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울 장애일 가능성을 끝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D1보다 D2가 우울 장애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척도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특히 D2 뿐 아니라 D3 소척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이 때는 D3와 상관이 높은 Hy4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우울 신체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 가능성이 높아지죠.
그래서 D1+D2 이든 D1+D2+D3 조합이든 핵심은 D2 소척도의 상승이고 이 때는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모척도인 D척도도 유의미하지 않고 소척도(D1, D3, D4, D5) 들도 하나같이 유의미하지 않은 상태에서 D2 소척도만 유의미한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TCI 위험회피 기질 내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유의미한 지의 여부입니다.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1SD 이상으로 높다면(대개 위험회피 기질 내 다른 하위차원은 평균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저질 체력에 반응해서 상승한 겁니다. 다행히 신체적으로만 소진된 경우이니 섭식, 휴식, 운동 등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코칭하면 됩니다.
하지만 HEA/A-hea 내 다른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은데 HEA3(A-hea3) 척도만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 신체화가 아니라 실제 신체 질환이 있을 수 있으니 그것도 점검해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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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MMPI-2 척도(임상, 내용, 보충)의 직관적 이해' 포스팅을 통해 메뉴얼의 해석 기준대로 유의미한 척도만 골라내서 조합하는 것보다 수검자의 심리 구조를 집에 비유하여 임상, 내용, 보충 척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formulation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임상 척도와 내용 척도만 콕 집어서 의미 차이를 통해 수검자를 이해하는 법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임상 척도 : 수검자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사용
내용 척도 : 수검자가 문제를 주관적으로 호소하는데 사용
그러니까 임상 척도는 수검자의 문제가 객관적인 기준에서 정말로 문제가 되는 수준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며 내용 척도는 수검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문제 영역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답을 말씀드리면 RC2 재구성 임상 척도와 DEP2 기분 부전 소척도가 동시에 유의미한, 드문 경우(이 때 기분 부전 장애 진단 고려)를 제외하고는 우울 장애로 진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2번 임상 척도는 객관적인 기준에서 우울 장애로 진단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데 데 비해 DEP 내용 척도는 수검자가 우울과 관련하여 호소하는 내용들만 반영하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 사용하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2번 척도가 유의미하고 DEP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을 때는 우울 장애 진단이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거의(앞에서 말씀드린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우울 장애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0번 척도는 임상 척도군에 포함되어 있지만 사실상 성격 척도라고 할 수 있는데 0번 척도의 Si2 소척도(사회적 회피)가 상승할 경우 내향적인 성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교할 수 있는 척도가 SOD1 내용 소척도(내향성)입니다. 이 척도는 수검자가 자신을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측정합니다. 그래서 Si2 소척도가 유의미하지 않고 SOD1 소척도만 유의미하다면 사실은 내향적인 성격이 아닌데 수검자가 자신을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착각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와 반대로 Si2 소척도가 유의미하고 SOD1 소척도가 유의미하지 않다면 수검자는 자신이 사실은 굉장히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좀 더 쉬운 용어로 다시 정리해보자면,
임상 척도 : 수검자에게 진단이 필요한 병리적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때 사용
내용 척도 :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 영역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며 진단과는 (거의) 상관없음
내용 척도가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 영역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며 진단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왜 '거의'라는 단서를 달았냐하면 예외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ANX 내용 척도인데 이 척도는 신체화를 동반한 상태 불안을 측정합니다. 문제는 이와 비교할 수 있는 불안 관련 임상 척도가 7(Pt)번 척도인데 이건 상태가 아닌 특성 불안(일종의 기질 불안)을 측정하기 때문에 7번 척도 상승만으로 불안 장애 진단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내용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불안 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ANX 척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MMPI-2/A가 불안 장애 척도군이 부실하기 때문에 생긴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런 특이 경우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임상 척도 :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
내용 척도 : 수검자의 주관적 고통 호소
정도로 이해하시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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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솔로몬의 대표작이자 퓰리쳐상 최종심에 오른 '한낮의 우울(The Noonday Demon, 2001)'을 북 크로싱합니다.
앤드루 솔로몬은 많은 책을 쓰지는 않았지만 내놓는 책마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경험을 잘 버무려 그야말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기로 유명한데 이 책을 기준으로 '부모와 다른 아이들'에 이어 최근에는 '경험 수집가의 여행'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울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보셔야 하는 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소장하실 것을 권하지만 워낙 두꺼운 책이기도 하고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국민도서관을 통해 빌려 보실 수 있도록 키핑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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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을 방문하는 내담자 중에 주로 호소하는 문제가 우울인데 상담을 하다보면 우울치고는 에너지 수준도 높고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불안정하고 초조해 보이는데다 때로는 분노 폭발을 하기도 해서 도무지 우울 같지 않은 느낌인데 그나마 청소년이라면 청소년 우울은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우겨 보겠지만 내담자가 성인인 경우도 이도 저도 아니고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원을 방문하면 여지없이 우울 장애로 진단받고 약물 처방을 받게 되고 그나마 경험이 많고 예민한 의사에게 걸리면 Mixed Anxiety and Depressive Disorder 진단 하에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함께 먹게 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는 대체 무엇일까요? 우울 장애가 맞는데 비전형적인 우울 장애라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걸까요 아님 우울이 아닌 다른 문제일까요?
저는 이 경우 Delayed PTSD를 변별 가설로 검증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elayed PTSD는 trauma가 생긴 시점이 기본적으로 아주 오랜 과거이고 보통 부모-자녀 관계에서 애착 외상을 입었거나 심하게는 유아/아동 성폭력의 생존자일 수 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에 입은 trauma이기 때문에 강하게 억압하여 의식 수준에서 기억하지 못하다가 청소년 또는 성인이 되면 특정 경험 등에 의해 trigger되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것인데 우울, 강박, 중독, 환청 등 일반적인 acute PTSD와는 다른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지만 가장 많은 경우가 우울입니다.
우울하다며 상담 센터를 방문하는 내담자 중 상당 수가 바로 이 Delayed PTSD입니다.
그렇다면 이 Delayed PTSD를 어떻게 변별하는지 MMPI-2/A D척도의 소척도 연결 분석 결과를 갖고 설명드리겠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부분의 수검자는 당연히 D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소척도인 D1, D2, D3, D4, D5가 모두 70T 이상으로 상승했다면(그리고 다른 임상 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 별로 고민할 필요 없이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의심하면 됩니다. 아마 진단 기준도 무리없이 충족할 것이고 약물 치료에도 잘 반응할 겁니다.
하지만 Delayed PTSD가 의심되는 수검자의 D 소척도들이 보이는 대표적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D척도 : 70T 이상
- D1 소척도 : 70T 이상
- D2 소척도 : 65T 이하(대부분 60T 이하)
- D3 소척도 : 65T 이하 또는 70T 이상(신체화 기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짐)
- D4 소척도 : 70T 이상(많은 경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며 D1보다도 높은 경우가 많음)
- D5 소척도 : 70T 이상(많은 경우 D4 척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
D1(주관적 우울감) 척도는 당연히 우울하다는 수검자의 보고에 따라 상승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D1 척도는 우울 정서보다는 우울 사고를 측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D1 척도가 상승했어도 로르샤하와 같은 투사법 검사 결과를 보면 내면에 우울이 없는 수검자가 많습니다. 어쨌거나 D1 척도가 높게 상승했다고 섣불리 우울 정서로 확신하지 말고 신중하게 다른 검사 결과 등도 살펴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D2(정신운동지체) 척도는 우울 장애일 때 약물 치료가 효과적일 것인가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즉 D2 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했다면 우울 장애이면서 약물 치료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D2 척도가 65T 이하 수준이라면 약물 치료를 추가하는데 있어 신중하셔야 합니다. 제 경험 상 D2 척도가 상승하지 않았는데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는 내담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D3(신체적 기능 장애) 척도는 우울과 관련된 신체화 증상을 얼마나 호소하느냐를 측정하는데 Hy4(신체증상 호소) 척도가 70T 이상으로 동반 상승한 경우 이차적 이득을 위한 미성숙한 신체화 방어 기제를 의심해봐야 하고 거기에 HEA2/A-hea2(신경학적 증상) 척도까지 상승한 경우는 기질적 취약성과 함께 강력한 관심 끌기 행동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Delayed PTSD인 경우 그나마 신체 증상 호소를 통해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한 수검자라면 상승, 그마저 효과가 없었다면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D4(둔감성) 척도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수검자는 일상 생활에서 자주 멍때리거나 정신을 놓고 있어서 주의 집중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심하게는 PTSD의 해리(dissociation)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D4 척도가 D 소척도 중 가장 높게 상승하는 이유는 수검자가 trigger되어 재경험하고 있는 과거 trauma 때문일 수 있는 것이죠.
D5(깊은 근심) 척도까지 70T 이상으로 상승하는 수검자는 근심 걱정이 많고 뭔가(대개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를 반추하고 이러한 사고 과정에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느낍니다(침투적 사고).
D4, D5는 우울 척도이면서 일정 부분 불안 관련 증상, 특히 PTSD 관련 증상들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상승하기 때문에 예민한 임상가는 내담자가 입으로는 우울하다고 말하지만 보이는 행동은 불안한 사람같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거지요.
위에서 설명드린
D 관련 소척도의 양상과 일치하는데다 거기에 Hy2(애정 욕구) 소척도까지 40T 이하로 낮은 상태(애정 결핍 또는 고갈)로 측정된다면 부모-자녀 관계 역동과 함께 성장기의 애착, 욕구 좌절 상황에 대한 추가 탐색을 해 보셔야 합니다. 애착 외상에 의한 Delayed PTSD 가능성이 있습니다. Delayed PTSD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상담에서 다루어야 할 정도의 부모-자녀 관계 갈등은 분명히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애착 외상에 의한 Delayed PTSD에 대한 치료적 접근을 위해서는 다음의 참고 서적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실 겁니다.
*
트라우마의 치유(Coping with Trauma : Hope through Understanding, 2005)
*
애착과 심리치료(Attachment in Psychotherap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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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이 13년 간 우울 장애와 맞서 싸운 과정을 책으로 펴낸 '행복을 미루지 않기를 바람(2012)'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울 장애는 대중에게 워낙 많이 알려져 있는 병이지만 학자나 연구자가 아닌 실제 우울 장애로 고통받았던 평범한 일반인의 입장에서 쓴 투병기는 생각보다 만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임상가 입장에서 읽어봐도 정석에 가까울 정도로 제대로 된 접근법을 활용(비록 저자 본인은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하고 있어 실제로 우울 장애에 걸린 분들께 꼭 참고하라고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실제 우울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고,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므로 우울 장애 환자를 만나거나 또는 만날 가능성이 있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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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 사회학자인) 앨리스 밀러가 쓴 고전입니다. 앨리스 밀러는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의 뿌리가 어린 시절 매를 맞는 것에 있다고 볼 정도로 체벌에 극단적으로 반대(체벌에 대해서는 저도 극단적인 반대론자에 가까운데 관련된 글은
'체벌은 전혀 효과 없다' 참조하세요)하는 임상가로 약 30년 전에 일대 열풍을 일으켰던 '성인 아이' 운동의 출발점이 된 사람이기도 합니다.
평생 동안 약 13권의 저서를 발표했는데 주로 어린 시절의 상처와 치유에 관한 내용으로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학대 경험과 20년 간의 임상 경험을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의 저작 중 대표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동안 여러 사람의 추천을 받아 예전에 구매해 두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 번역된 제목만 봤을 때에는 고기능 자폐나 아스퍼거 아동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사실 굉장히 단순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있는 그대로 온전히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을 천재처럼 감추고 거짓 자아를 발달시킨다.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연출한 드라마의 역할 연기 속에서 강박과 중독에 빠지거나 다른 사람을 경멸하며 우울한 삶을 살아간다'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상담하면서 애착 외상을 입고 힘들게 살아가는 내담자를 많이 만나봤기에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자기 파괴적인 중독 행동으로 자신을 처벌하는 사람도 많고, 그 밖의 다양한 병리적 증상들이 이러한 애착 외상으로부터 유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1970년대의 시대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저자가 모든 정신 병리적 문제의 원인을 부모가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인 것으로 몰고 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서 읽을수록 묘하게 거부감이 들더군요.
게다가 온전히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가 부모가 되면 그 때의 욕구 불만을 대리 만족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외상은 계속 대물림된다는 대목에 이르면 저자가 과연 건강한 애착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 게 맞나 싶고 저자 자신이 이러한 외상에서 회복되지 않은 듯 다분히 감정적인 글쓰기를 노출해서 자주 위태위태하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상처는 억압되고 가해자인 부모는 이상화된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에 심리상담을 받지 않는 이상 절대로 이 악순환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단언하듯이 말하고 있거든요. 이거야말로 저자가 그렇게나 열심히 경고하고 있는 과대성 아닌가요?
결정적으로 가장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대목은 다음입니다.
"마음을 잘 공감해 주고 받아주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다면, 아래와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1. 자라서 심리 상담을 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
2.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감지 능력이 실제로 심리적으로 이용당했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까지 발달하는 것
후략~ (52p)
그러니까 조금 과장하자면 심리 상담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은 모두 마음을 온전히 공감해주고 받아주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통제, 조종 당한 사람이라는거죠. 저는 이런 극단적인 일반화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용 중에는 강박, 중독, 우울, 경멸, 과대성 정도만을 제시하고 있지만 논조는 거의 모든 정신적,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 바로 애착 외상인 것처럼 몰고 있습니다. 애착 외상과 관련없는 심리적 문제가 없는 듯이 쓰고 있거든요. 이것도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무의식 속에 숨어 있어 인식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학대 기억을 깨우라는 말도, 아이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 순수한 존재라는 식의 이상화도, 자식의 감정을 온전히 잘 공감하고 받아주는 부모들은 거의 없다는 식의 논조도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억압된 학대 경험을 깨운답시고 어설프게 시도한 경험들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는지는 미국의 사례가 방증하고 있죠(관련 서적 소개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94)').
그래서 솔직히 애착 외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는 읽지 마시라고 말리고 픈 책입니다. 너무 단정적인 책입니다. 훈련받은 임상가들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애착 외상의 이해와 치유를 위해서는 차라리 수잔 포워드가 쓴
'독이 되는 부모(2002)'와 Wallin의
'애착과 심리치료(2007)'를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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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간한 manual을 보시는 게 좋습니다만(사실 제대로 공부하려면 그래야 하지만), 내용이 너무 방대한데다 현장 임상가에게는 불필요한 내용도 많기 때문에 아주 간략하게 핵심만 요약을 해 봤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간한 manual 전문이 필요한 분들은 이 링크(
클릭!)에서 다운로드 받으세요. 2010년에 발간한 manual이라 현재는 검사에 대한 명칭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참고하세요.
* 대상
- 초등학교 1~4학년 : 아동 정서행동특성검사지(CPSQ) 실시
- 중고생 : 청소년 정서행동특성검사지(AMPQ-II) 실시
* 실시 절차
- 1차 선별 검사 : CPSQ 또는 AMPQ-II 실시
- 2차(3차) 선별 검사(심층 평가)
-> 내재화 : 우울(CDI/BDI), 불안(SAIC/BAI)
-> 외현화 : ADHD(RS-IV/CASS), 반항/품행문제, 충동성(DIS)
-> 자 살 : BECK, SIQ
: 2차 평가 이상에서는 전문가가 실시하는 대면 검사를 곧바로 실시하는 게 더 낫습니다. 2차 선별 검사에 포함된 자기 보고형 검사 도구들이 별로 신뢰롭지 않거든요. 또한 주의군(위험군) 선별을 위한 과정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성도 있습니다.
* AMPQ-II에서 측정하는 문제
- 내재화 문제 : 정신증, 우울증, 기분장애, 불안, 신체화, 의존성, 식이장애, 학습이해
- 외현화 문제 : ADHD, 강박증, 비행, 품행장애, 성 문제, 대인 관계, 폭력 피해
* AMPQ-II의 다섯 영역
- 1요인 : 걱정 및 생각 (10문항)
- 2요인 : 기분 및 자살 (9문항)
- 3요인 : 학습과 인터넷 (5문항)
- 4요인 : 친구문제 (3문항)
- 5요인 : 규칙 위반 및 가해 행동 (4문항)
+ 위험문항 2문항 (자살 7번, 경련 19번)
* AMPQ-II의 절단점
- 중학생 남 : 학생총점 25점 이상(65T), 교사총점 11점 이상(70T)
- 중학생 여 : 학생총점 27점 이상(65T), 교사총점 10점 이상(70T)
- 고등학생 남 : 학생총점 32점 이상(65T), 교사총점 9점 이상(70T)
- 고등학생 여 : 학생총점 30점 이상(65T), 교사총점 7점 이상(70T)
-> 위험문항은 각 2점 이상
* AMPQ-II의 문제
1. Sensitivity가 너무 높아서 관심군에 속하게 되는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아 2차 선별검사를 담당하는 Wee 센터 등의 담당자 업무 부하가 많이 걸림. 특히 위험 문항에 2점 이상 체크하면 무조건 선정되는 부분이 큰 문제임.
2. AMPQ-II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관심군에 속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2차 선별검사에 포함된 자기보고형검사의 false-positive error가 높아 관심군에 속한 학생들이 주의군(위험군)에도 속할 가능성이 큰데 비해 평가에 걸리는 시간이 많이 걸림.
* 대안
: 1차에서 실시하는 AMPQ-II의 규준을 손 봐서 false-positive error를 줄이고 지나치게 높은 민감도를 낮춰야 함. true positive인 경우만 선발될 수 있도록 변별력을 높이고 대신 3단계 절차를 줄여서 1차 관심군에 속하게 되면 곧바로 대면 검사가 포함된 평가 과정을 거치도록 절차를 간략화 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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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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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월덴지기가 예상하는 임상심리학의 블루 오션'이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고령 사회를 향해 고속 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노인상담 분야의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노인 상담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지만 그래도 어르신 내담자의 수가 늘어날 것 같기에 공부 차원에서 이 책을 출발점으로 삼기로 하고 읽었습니다. 이장호 명예교수님과 김영경 선생님이 함께 쓰셨는데 이장호 선생님이 직접 쓰셨다기보다는 주로 큰 얼개와 자료를 제공하고 김영경 선생님이 이를 정리해서 엮어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슷한 책으로 이장호 선생님과 김환 선생님이 함께 쓰신
'상담면접의 기초(2006)'가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제가 강추하는 책입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노인 문제의 현황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노인과 발달과업, 현대 사회와 노인문제, 노년기의 성격특성과 심리적응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가 노인상담의 기초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 될텐데 노인 상담의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노인 상담의 주요 영역인 우울, 치매, 학대, 성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는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제 기대가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절반이 조금 넘는 노인상담의 기초 영역은 그야말로 너무 이론적이어서 심리학과 학부생을 위한 기초 개론서 같은 느낌을 줍니다. 차라리 선진국의 노인 상담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상담 현장과 비교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내용의 충실성은 둘째치고 1, 2부와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별개의 워크북으로 묶었어야 할 내용을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입니다.
노인 상담에 관심있는 임상, 상담 대학원생 정도나 읽어볼 만한 책이지 현장 임상가에게는 안타깝게도 추천 못하겠습니다.
닫기
* 노인은 생리적 및 신체적 기능의 퇴화와 더불어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개인의 자기유지기능과 사회적 역할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사람이다.
*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과 기능연령(functional age)
* 노화의 심리적 측면 중 가장 일반적인 특성은 시간전망에 대한 변화와 노화에 따르는 신체적, 경제적 능력의 쇠퇴로 말미암아 의존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 노화에 따른 인지적 변화를 살펴보면 경험기초의 문제해결, 추론적 판단력 등은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정보기억, 새로운 사실의 학습 등의 지적 기능은 쇠퇴한다.
* 노인의 일반적 성격특성
: 우울증 경향의 증가, 내향성 및 수동성의 증가. 성역할 지각의 변화, 경직성의 증가, 조심성의 증가, 친근한 사물에 대한 애착심, 유산을 남기려는 마음, 의존성의 증가
* 공통된 주제는 은퇴 후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
* 직업이 다른 활동으로는 성취되지 않는 목표를 충족시키고 성인기 내내 최고 가치로 간주되었다면, 은퇴를 계기로 직업 가치관의 재조직화가 필요할 것이다. 만일 직업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가치관의 재조정은 거의 필요치 않다.
* 노인에게서 흔히 보는 심리치료의 주제는 1. 상실에 대한 적응, 2.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 3. 죽음에 대한 대비 등이다. 또한 새로운 대인관계의 형성, 자존심 문제, 성문제, 분노, 고립 무원감, 삶의 가치결핍 등의 문제도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심리치료의 특징은 치료자의 역할이 적극적, 지지적이고 융통성이 커야 한다는 점이다. 통찰지향적 분석치료에 의한 인격의 재형성보다는 지지적이고 직접적이며 의존, 상실 및 우울에 대한 대처, 신체적 건강이나 죽음 등 구체적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 노인 상담의 특징
- 사고 및 감정 배경의 탐색과 행동 변화의 추구보다는 지금-여기의 생활 향상에 대한 지지과정에 우선적 중점을 둔다.
- 노인 상담의 접근 기법 면에서는 직면, 도전 등의 직접형 접근 방법보다 경청, 명료화적 질문 및 해설식 언급 등의 완만한 간접형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 노인 상담에서 권장되고 있는 회상요법(life review therapy)은 과거의 긍정적 자아상과 현재의 삶을 동일시(통합)함으로써 상실감, 우울, 죄책감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지침
- 노인이 최대한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갖도록 하여 통제력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초기면접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노인의 구체적인 욕구를 명확하게 파악한다.
- 노인은 후손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하고 가족의 관심과 지지는 자존감 회복에 중요하므로 가족 간의 관계 강화를 돕는다.
- 노인은 삶의 경험을 말하고 싶어 하고 그렇지 못할 때 불만과 소외감을 느끼므로, 적극적인 경청을 통해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고, 이로써 노인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에서 적용되어야 할 개인적 특성
- 국부적인 초점의 개입보다는 넓은 배경 접근의 위로가 필요하다.
- 노인의 생존적 측면보다는 삶의 질, 재활 및 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 노인 상담의 이론적 접근방법에 있어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이론 형태를 따르든 대체로 심리교육적 요소가 뚜렷한 '문제 초점, 이곳-현재 중심'의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목적은 노년기의 발달과업인 '자아통합'을 이루기 위한 조력(원조)이다.
* 노인은 상담 과정 중 언어적 표현력이 부족하므로 노인 내담자의 비언어적 메시지에 특히 예민할 필요가 있다.
* 구조화의 원칙은 최소화, 비처벌, 행동규범의 구체화이며 구체화를 불충분하게 하면 내담자가 자기방어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구조화의 유형에는 시간제한, 내담자 행동제한, 상담자 역할의 구조화, 내담자 역할의 구조화, 과정 및 목표의 구조화 등이 있다.
* 반영이 내담자의 말과 행동의 정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바꾸어 말하기는 인지적인 측면과 내용을 강조한다.
* 가족치료과정에서는 면접을 통한 가족 관계 및 가족역동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가족 역할의 재조정, 가정 내의 협력체계 구축 등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서비스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 외래 노인내담자들이 제시하거나 호소하는 문제들의 순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다.
- 성인 자녀들과의 갈등
- 도우미 측과의 불협화음
- 기억, 인지 기능에 관련된 배우자 및 가족의 불평
- 슬픔, 우울정서
- 생활기능 제약(결핍)에 대한 보상적 요구
- 죽음 관련 불안 및 공포
* 상담자가 노인 상담의 첫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두 가지 주요 과제는 신체의학적인 상태에 대한 평가와 인지기능 수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덧.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절판이 되었고 2013년 봄에 개정판이 새로 나왔습니다. 제가 읽은 건 절판된 2006년 판입니다만 내용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목차 내용에 추가된 게 거의 없거든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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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회기 동안에 내담자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감정 표현은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것이 눈물입니다.
성격적인 문제가 있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manipulation하기 위해 흘리는 눈물(사실은 이마저도 중요한 정보입니다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내담자의 눈물은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담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는 건 무엇인가가 내담자의 눈물샘을 건드렸다는 것이고 그것이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단서일수도 있습니다.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상담자가 염두에 두고 탐색해 볼 필요가 있는 의미는 억울함, 분노, 슬픔 등입니다.
일반인들도 그렇고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걸 우울 증상의 하나라고만 생각하고 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단지 우울해서 우는 내담자는 많지 않습니다. 설사 우울 장애로 고통받는 내담자라고 해도 우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돌봐주지 않고 버린 어떤 사람이 미워서, 이렇게 비참한 처지가 된 자신이 불쌍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울하니 당연히 울 수 있겠지 하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내담자가 지각하는 눈물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릴 때 상담자가 보일 수 있는 반응도 다양한데 초심자는 당황해서 표면으로 올라온 감정을 내담자가 살펴볼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섣불리 위로하는 실수를 하거나 반대로 본인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상담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가끔 눈물을 닦으라며 티슈나 손수건 등을 내담자에게 건네는 상담자가 있는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상담 장면에서 상담자의 그런 행동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눈물이 잘못된 것이거나 부정되어야 한다는 오해를 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경솔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면 처음에는 내담자가 그 감정에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보는 편입니다만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오열로 이어지게 되면 제 시선에서 벗어나 혼자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기록지에 상담 내용을 메모하면서 정서적으로 살짝 거리를 두면서 물러나 기다립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내담자가 흘리는 눈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만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상담 도중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다루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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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별이나 상실을 경험한 사람을 만나는 상담자가 알고 있어야 하는 애도의 6단계입니다. 각 단계에 따라 상담자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담자가 어떤 단계에 속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다만 죽음 연구의 대가였던 Ross 여사도 생전에 강조해서 말씀하셨듯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속도와 순서로 각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융통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겠습니다.
* 1단계 : 충격
상실의 초기에는 내담자가 일상적인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상실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항상 해 오던 아주 단순한 일상적인 일도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거나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지지받을 수 있는 가족, 친구와 연결됨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 2단계 : 슬픔
충격이 지나간 뒤에는 심한 슬픔이 몰려온다. 이 단계의 특징은 극적인 정서적 표출이다. 내담자는 평소와 다른 슬픔을 격하게 표현하게 된다. 상담자는 이러한 내담자의 슬픔이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며 애도 과정에서 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 3단계 : 외로움
슬픔 후에는 심한 외로움이 다가온다. 그런 고독은 평소와는 다른 신경과민, 수면장애, 식욕감퇴와 같은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최대한의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서, 유동식을 섭취하고, 어렵더라도 매일매일 약간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4단계 : 분노와 죄의식
외로움 후에 내담자의 대부분이 상당히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이런 곤경과 좌절은 그들에게 강한 분노와 죄의식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상담자는 이들이 가능한 한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좋은 생각과 감정을 갖도록 해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실을 통제하고 재구성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5단계 : 우울
내담자는 고인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종종 우울에 빠지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위기개입이 최적의 도움이 될 수 있다. 내담자의 상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정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내담자에게 편안함과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 6단계 : 미래에 대한 재조명
5단계의 마지막 즈음에 내담자는 보통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데 이것은 슬픔의 마지막 단계이며, 미래에 대한 재조명을 하게 되는 시작 단계이다. 내담자는 6단계를 거치면서 위기 이전의 평형과 비슷한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 때 많은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음주 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 모임'과 같은 단체 활동이 슬픔을 긍정적이고, 지속적이며,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재조명하고 재구성한 좋은 예이다.
출처 : McKenna, S.(1999, September 28). Stages of grieving.(Third Age Home Page on the Internet at http://wwWithirdage.com/features/family/alone/). In Finding Support Online. by Sharon McKenna.에서 일부 내용을 첨삭 및 요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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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동에게 지능 검사가 과연 도움이 되는가'라는 포스팅에서 인지 발달이 완료되지 않은 아동에게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와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물론 아닙니다만)를 하려고 하는데요. 바로 학교 부적응을 보이는 아동/청소년에게는 지능 검사를 꼭 실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위에 링크한 포스팅에서는 자녀의 지능을 알고자 하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굳이 지능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는 아이들에게까지 지능 검사를 무리하게 실시해 지능 지수를 산출하는 문제를 고발했다면 이 포스팅에서는 반대로 꼭 지능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경우에도 약식 검사를 실시하는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학교 부적응 문제로 심리평가를 받으러 오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굉장히 다양한 문제 행동을 보이지만 거칠게 구분하자면 대개 성적 저하와 또래 관계 문제로 크게 양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적 저하와 또래 관계 문제가 상호 영향을 주고 받을 수도 있죠.
많은 임상가들이 학교 부적응 문제를 호소하는 아동/청소년을 평가할 때 집단 따돌림, ADHD, 부모-자녀 문제, 열악한 가정 환경, 성피해, 게임중독, 불안이나 우울 등을 먼저 떠올리고 가설을 설정하는데 저는 그보다
낮은 지능 등의 심리적 자원 부족으로 인한 부적응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까지는 그런대로 학교도 잘 다니고 친구들과 곧잘 어울렸던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업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자꾸 지적을 당하고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린다면 앞서 나열했던 문제일수도 있지만 지능이 낮아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고 공부와 상관없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불량한 친구들과 사귀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빠르게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부적응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음)는 걸 아셔야 합니다.
지능이 낮다고 하면 대개 Mental Retardation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학교 부적응을 유발하면서도 알아채는 것이 어려운 영역은 경계선~평균 하 지능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동작성 지능이 높다면 외견 상으로는 지능이 낮은 티가 잘 나지 않는데다 공부에 흥미를 잃으면 게임이나 아이돌 스타 등에 관심을 돌려 몰두하기 때문에 경험많은 학교 선생님들도 낮은 지능으로 인한 학업 의욕 상실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아동/청소년의 경우는 지능 검사를 꼭 실시해서 전체 지능이 어느 정도 영역에 속하는지, 언어성-동작성 지능의 차이가 유의미한지(최근에 보급되고 있는 신형 지능 검사들은 이 구분을 없앴죠. 참으로 걱정입니다), 각 소검사로 측정되는 기능들의 편차가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를 꼼꼼히 살펴서 심리적 자원의 부족으로 인한 학교 부적응을 먼저 가려내야 합니다.
다른 가설들은 낮은 지능에 의한 설명량을 제외하고 난 이후에 검증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니 학교 부적응이 의심되는 아동/청소년의 경우는 일차적으로 낮은 지능때문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이 아닌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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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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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피해,
심리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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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우울,
인지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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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검사,
집단 따돌림,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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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전문가이자 MBA를 취득한 독특한 이력의 이현주 한국인성컨설팅 이사가 쓴 책입니다. 지금까지도 불모지에 가까운 상태인 조직 내 EAP 상담 영역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개인적인 문제로 경험하는 우울, 분노, 불안, 소심함을, 2부에서는 가장의 무게, 원더우먼 컴플렉스, 부부 갈등, 아버지의 역할을, 3부에서는 대인 관계 영역에서 상하 관계, 동료 관계, 직장에서의 남녀 관계, 직장에서 만나는 괴짜를, 마지막 4부에서는 직장인들의 고민 중 신입사원의 경력관리, 3년차 직장인의 사춘기, 관리자가 된 후의 역할 변화, 이직 관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만 보면 시중의 여타 힐링 서적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직장인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있다는 차이점입니다. 아마도 타겟 독자층을 EAP 상담이 필요한 직장인으로 잡은 것 같습니다(그러면서도 뒷날개의 추천사를 제외한 어디에도 직장인을 위한 책이라는 홍보 문구가 없습니다. 그걸 부각시켰다면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각 장에는 실제 상담에서 발췌한 것으로 보이는 생생한 사례를 전면 배치해 흥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이력(삼성전자 본사 열린상담센터장, 한국인성컨설팅 이사)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상담 현장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이건 온전히 제 느낌인데), 저자도 서문에서 말하고 있듯이 내용이 너무 뻔합니다. 속된 말로 야전에서 오래 굴러먹은 전문가에게서 느껴지는 노하우나 포스가 안 느껴집니다.
더구나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행동해야 한다'는 조언을 뒷받침할 행동 방략을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 장마다 말미에 '답은 내 안에 이미 다 있다'부분에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구구절절 옳은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저자도 서문에서 염려했듯이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내가 그걸 모르나?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느냐고!'와 같은 불만을 해소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굳이 이 책을 추천하자면 EAP 상담을 시작하려는 초보 상담자가 대상입니다. 치유를 도울 길잡이가 필요한 직장인들이 아니라...
틈새 시장 공략도 좋았고 내용도 좋았는데 뒷심이 부족해 뭔가 용두사미처럼 끝난 느낌입니다. 출판사에서 증정본으로 보내주셔서 읽었는데 아쉽네요. impact를 좀 더 강하게 했으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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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심리평가 Battery의 다른 검사 결과와 MMPI-2 결과의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심리평가자가 MMPI-2만 갖고 해석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해석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을 적용해 유의미한 척도를 일단 다 골라냅니다.
예; 임상 척도의 경우 모척도가 65T, 자척도가 65T 이상의 척도를 모두 골라냄
2. 그 다음에 측정 개념이 유사해 보이는 척도 별로 묶습니다.
예; 내용 척도의 ANX, 보충 척도의 A를 따로 모음.
3. 묶인 내용을 보고서에 기술하고 괄호 안에 검사 sign을 나열합니다.
예; 피검자는 자신의 주관적 고통감을 호소하고 있으며(F=70T), 주로 불안이 피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심리적
불편감이다(ANX=68T, A=72T).
이런 해석법의 문제는 유기적인 해석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검자의 심리적 모습이 파편화된다는 것과 비전형적인 측면이 있는 피검자의 경우는 해석에 빠진 빈 자리를 평가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메울 위험성이 커진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MMPI-2의 척도만을 갖고 formulation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관적 해석법을 소개합니다. MMPI-2와 SCT만 실시하는 선별평가에서 활용하면 좋겠지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다음의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 임상척도 = 집의 구조(뼈대, 벽, 기둥 등)
* 내용척도 = 가구(소파, 의자, 식탁, 협탁 등)
* 보충척도 = 소품과 인테리어(샹들리에, 포인트 벽지, 블라인드 등)
MMPI-2의 결과지를 해석할 때 임상척도는 집의 구조와 같은 피검자의 심리 구조로 보면 됩니다. 집의 구조를 볼 때 우리는 방이 몇 개 있고,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고, 천정이 낮고 등등 이렇게 집의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상 척도를 해석할 때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특성 불안 수준이 높은 편이고 내향적이거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또는 기본적으로 우울한 성향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화 증상을 통해 자신의 고통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내용척도는 가구와 같습니다. 집에 아무런 가구가 없으면 여백미는 있겠지만 공간이 너무 많아 썰렁하고 휑할 수 있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울한 사람일까 하고 봤더니 자존감도 낮고 가족 문제도 있고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있어서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 도처에 깔려 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피검자의 심리 내용으로 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보충척도는 인테리어에 해당합니다.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적절한 인테리어가 집을 돋보이게 하고 사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처럼 보충척도는 해석에 빠져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검자의 해석을 정교하게 만들어주는 액세서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사람은 책임감이 너무 강하고 여성적인 성역할에 경도되어 있어 지나치게 자신을 희생하는 덫에 빠져있을 수 있겠다, 또는 매사에 억압을 하다보니 술로 심적 불편감을 해소하려고 했을 수 있겠네. 분노와 적개심이 내재되어 있다보니 술을 마시면 간헐적으로 행동화 할 수 있을 것 같고 등등. 척도 이름 그대로 보충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냥 딱딱하고 건조하게 매뉴얼에 있는 해석 기준대로 유의미한 척도만 골라내서 조합하느라 고민하지 마시고 피검자의 심리 구조가 집과 같다고 상상하시고 임상, 내용, 보충 척도 해석을 적용하시면 formulation하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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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에 대한 일련의 책들로 꽤 유명한 Stephanie Moulton Sarkis 박사가 2011년에 내놓은 책입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성인 ADHD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서였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인 ADHD에 대한 전문적인 최신 정보를 원하는 임상가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책입니다.
이 책의 대상은 어렸을 때 ADHD 진단 없이 성장했지만 성인이 된 지금 자신이 혹시 ADHD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일반 성인입니다.
그렇다고 제목처럼 혹하게 성인 ADHD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내용들이 풍부하게 수록된 것도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 제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더군요. 아래 목차를 보세요.
1. ADD 개관
2. 치료팀을 어떻게 찾고 구성하는가
3. 진단
4. ADD의 치료
5. 당신이 ADD라면 추가로 신경써야 할 문제들
6. 생활 양식의 변화
7. 지지 얻기
8. ADD와 직업 환경
9. ADD의 긍정적인 측면
결론
이 중에서 제가 몰랐던 정보라면 성인 ADD를 진단(엄밀하게 말하면 증상의 나열에 더 가깝지만)하는 기준과 ADD의 긍정적인 측면인데 ADD의 긍정적인 측면은 왠지 이 책을 읽는 성인 ADD 환자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구색을 맞춰 넣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참 쉽게 써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만 그만큼 전문적인 내용이 빠져서 현장의 임상가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못할 듯 합니다. 이 책은 임상가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128페이지 밖에 안 되는 페이퍼북인데 국내 수입가가 18,000 원이 넘습니다. 그 정도 비용을 들여 수입해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니 성인 ADHD에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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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D는 선택할 수 있거나 잘못된 부모 교육으로 걸리는 것이 아니라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 도파민 수준이 낮을 때 당신의 뇌는 그걸 정상 수준으로 돌이킬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위험천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예를 들면 불법적인 약물 사용과 같은)을 하는 것이 바로 도파민 수준을 높이는 행동이다.
* FDA의 승인을 받은 stimulants는 메틸페니데이트와 덱스트로암페타민이다.
* ADD를 치료하는 stimulants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식욕 감소, 두통, 수면 장해이다. 드물게는 tic이 나타날 수도 있다.
* stimulants는 체중 감소나 각성 증가와 같은 원치 않는 부작용 때문에 ADD가 아니더라도 이를 복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다 중독성이 있어 전문의의 처방전이 요구되는 약품이다.
* stimulants의 두 유형
1) ER(extended release) : 약효가 8~12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Concerta가 대표적이다.
2) IR(immediate-release) : 약효가 3~4시간만 지속되기 때문에 약병을 갖고 다닐 필요가 있다. Ritalin이 대표적이다.
* Strattera(atomoxetine) : 2002년에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은 non-stimulant이다. 항우울제와 비슷한 SNRIs이다. ADD에 더해 우울, 불안 등의 공존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stimulant와 달리 중독성이 없다. 부작용으로는 위장 장해, 입마름, 식욕 감소가 있다.
* ADD의 긍정적인 측면 : 창의성, 유머감각, 자연과 야외 활동을 좋아함, 날카로운 직관, 친밀감, 강한 정의감, 공감능력, 열정
-> 100% 동의하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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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산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회의 회원인 6명의 임상심리학자들이 공동 번역한 Jon G. Allen 박사의 책입니다. 이 책은 2005년에 출판된 2판을 번역해서 2010년에 내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머리말의 말미에서 외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심리학과 정신의학만 갖고는 부족하며 생물학과 철학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이유는 외상이 신체적인 질병임과 동시에 실존적인 고민에 직면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도 외상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제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방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1부 기초편에서는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고, 2부 외상의 영향에서는 외상이 미치는 영역을 정서, 기억, 자기, 관계, 질환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3부에서는 우울, PTSD, 해리성 장애, 자기파괴적 행동 등 외상과 관련된 정신과적 장애를, 마지막으로 4부 치유에서는 정서 조절과 치료적 접근, 희망 등의 내용으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알아봅니다.
특징적인 것은 1부 기초편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별도로 애착 외상에 대해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다소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착 외상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애착 외상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문가용 책입니다만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으로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있는 임상가들의 입문용 책으로 좋습니다. 2011년 11월에 소개드린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트라우마가 impersonal trauma에 초점을 두고 쓴 책이라면 이 책은 그보다 초점을 더 넓게 잡고 있습니다. 시간 순서로는 트라우마(1997)를 먼저 읽고 트라우마의 치유(2005)를 읽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읽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이 책과 Judith Herman의 '트라우마(1997)'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권 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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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변화시킬 수도 있다.
* 외상을 당한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것은 회피다.
* 학대는 권한 이상의 행위를 하는 것이며, 방임은 의무 이하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 방임은 신체적 방임과 심리사회적 방임으로 구분하는데 심리사회적 방임에는 정서적 방임(아동의 정서적 상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음), 인지적 방임(아동의 인지적이고 교육적인 발달을 지원하지 않음), 사회적 방임(아동의 사회적/대인관계적 발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등이 포함된다.
* 아동기의 애착 외상에서는 학대와 방임의 결합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외상의 핵심은 두려움과 외로움이다.
*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외상 대처의 중점은 추가적인 외상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 우리는 보통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태풍, 전쟁, 성폭행, 학대와 같은 객관적인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건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 외상이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 애착의 안정 기반은 외부 세계에 대한 탐색을 촉진할 뿐 아니라 내적 세계를 탐색하는 것 역시 촉진한다.
* 전두엽의 뇌파(EEG)를 측정하면 부정적 정서의 경우 우반구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긍정적 정서의 경우에는 좌반구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억제 기질의 사람이 외상 경험에 가장 민감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수치심은 핵심적인 자기(core self)가 나쁜 것인 반면, 죄책감은 특정 행동이 나쁜 것이다. 수치심이 좀 더 광범위하게 나쁘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죄책감보다 좀 더 파괴적인 경향이 있다.
* 수치심이 외상의 공통적인 측면이라는 사실은 놀라울 것도 없다. 외상적 사건은 무력감을 유발하는데, 이 무력감이 수치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플래시백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실감각(grounding)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현실감각 기법이란 감각 입력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로 주의를 돌리는 것을 말한다.
* 외상을 탐색해야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침습적 기억으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혹은 외상적 사건을 행동으로 재연하고 있는 경우이다.
* 외상 치료의 목표는 외상적 기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치료의 목적은 회상을 더 의미 있고 정서적으로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매 맞는 아내들은 구타하는 배우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진정시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그 노력이 실패해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통제감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방어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무력감을 느끼기보다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 자기 가치감을 향상시키는 관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자기 가치감을 감소시키는 관계와의 접촉은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외상 경험에 대해 말하는 목적은 갇혀 있는 정서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에 대한 더 양호한 통제력을 얻는 데 있다.
* 외상 집단 치료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안전에, 두 번째 단계에서는 외상 경험에 관한 기억하기와 이야기하기에, 세 번째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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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8년에 꼭 읽으라고 추천드리면서 극찬했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Barbara de Angelis의 2005년도 저작입니다.
Barbara de Angelis가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출판한 것이 1992년이니 그동안 20년이나 흐른거네요. 그동안 CBS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했고 CNN, CBS, PBS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네요.
그 사이 '진정한 순간(Real Moments, 1995), '연인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Couple's Soul, 2003)'와 같은 책을 출판했더군요.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요. 저는 못 읽어봤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슬펐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른 풍의 책이었기에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쓴 그 Barbara de Angelis가 맞나 싶어 너무 놀랐고요(두 책을 다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번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전문가도 이렇게 다른 길(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로 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좀 서글퍼졌습니다.
구매만 해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 무더기(?) 앞에서 하필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는데 고난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서 이 책의 제목이 선뜻 눈에 들어왔거든요.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도움을 받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만.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저자도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더군요. 그걸 극복하면서 얻은 통찰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인데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 것들이 주로 명상, 종교적 깨달음, 반복적인 수련을 통한 지혜의 통찰이라서 저와는 좀 묘하게 맞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균형을 잃지 않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시크릿',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풍부한 사례와 개인적인 경험담, 우화를 잘 버무려서 재미있고도 쉽게 풀어나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꾸 영성적인 치유를 강조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껄끄럽더군요. 수피교의 구루, 영적 스승, 내면, 깨달음, 진리와 같은 단어들이 계속 나옵니다.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와 같은 풍의 책을 기대하고 읽는 분이라면 실망하실겁니다. '시크릿'이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과 같은 류의 책을 감명깊게 읽은 분이라면 마음에 드실 수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Barbara de Angelis의 책은 더 이상 읽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명명하기', '애도하기', '감염'처럼 상담을 하는 상담자, 또는 상담을 받는 내담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개념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건 밝혀 둡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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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나, 죽기 전에 스스로에게 솔직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 삶은 바뀐다. 우리는 외면의 직업, 관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진실에서 도망칠지 아니면 진실을 향해 나아갈지를 갈림길에 서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모든 부분, 즉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부분과 그림자로 숨어 있는 부분을 흔쾌히 자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다. 그러려면 좋고 나쁘다는 인습적이고 제한적인 삶의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 어쨌거나 진솔하지 않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 혼란한 감정은 우리가 깨달음을 실천하려 할 때 가장 흔히 만나는 장애물이고 꼼짝하지 않으려고 즐겨 둘러대는 핑계이다.
* 진정한 전환점과 변화에는 애도하며 무언가를 보내는 순간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삶이 아무리 눈부시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뒤로 해서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애도할 것이다.
* 때로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애도하는 대신 일어날 수 있었거나 일어났어야 했던 상황을 애도하기도 한다.
* 과거에서 미래로, 제약에서 자유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한 요소는 분노다. 분노에 매달리면 분노에 가린 다른 감정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버린다. 내면에 고통과 슬픔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우울'해진다.
* 우리는 죄책감을 느낌으로써, 자신이 무척 조심스럽고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자기 자신이나 주위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참회의 방법으로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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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De Angelis,
깨달음,
내면,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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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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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전환점,
죄책감,
지금의 고난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진리,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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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7일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소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 특히 학생생활상담소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를 모아서 2시간 분량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강박적인 내담자
* 신체화를 하는 내담자
* 가족이 정신질환자인 경우
*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내담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OCPD or OCD
* 상담의 목표
* 주의할 점
* 방어 기제
* OCPD의 핵심
* Approach
* 수치심이냐 죄책감이냐
* 상담자의 바람직한 자세
2. Somatoform Disorder
* 신체적이냐 신체화이냐
* 고려해야 할 신체적 문제
* 감별진단
* 주의할 점
* 방어 기제
* 통찰을 통한 해결
* 접근 point
3. 가족이 정신질환자인 경우
* 대처 양식 확인
* 대처 기제의 문제 확인
* 시간에 따른 대처의 변화
* 변화 불가능성에 대한 평가
* 애도와 우울의 차이
* 부인, 마술적 사고, 병리적 신념 확인 및 교정
4.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내담자
* 부적응 문제의 정확한 파악이 가장 중요
* 진단이 필요한 문제인지
* Persecutory Ideation의 문제라면
* 열등감이 핵심 문제라면
* 의존성이 핵심 문제라면
* 대인 관계 패턴의 문제라면
* 일반적인 접근 방법
상담 현장은 정신의학과와 같은 임상 현장과 상황이 좀 다르죠. 심리평가자가 아닌 상담자의 입장에서 정신병리적 문제를 다룰 때 고려해야 하는 실질적인 부분을 짚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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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stening to Prozac(1993)'을 쓴 정신과 의사 Peter D. Kramer의 '우울증에 반대한다(Against Depression, 2005)'를 북 크로싱합니다.
우울증을 낭만화하여 우울을 감수성과 창조성의 원천으로 미화하는 현상을 비판하고 우울증이 얼마나 치명적인 질병인지를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논증하는 책입니다.
흥미로운 내용도 많지만 관련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책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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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든 생각은 '우울증이라는 병은 현대 사회가 만든 것일 뿐이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쉽사리 우울증의 낙인을 찍는 세태를 비판한 책이겠구나'였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우울을 감수성과 창조성의 원천으로 미화하는 현상을 비판하는 책이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양은 요즘도 그런가봅니다. 사실 처음에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걸 상당히 꺼리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많이 달라서 좀 생경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자인 Peter D. Kramer 박사는 'Listening to Prozac(1993)'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 정도로 가볍게 치부하는 사회 일반의 오해와 편견이 우울증의 적극적인 치료를 막고 있다는 점에 분개해서 이 책을 쓴 것 같습니다.
우울 장애 전공인 저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인 우울증을 낭만화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우울증이 얼마나 치명적인 질병인지를 의학, 생물학, 통계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경 세포 수준에서, 뇌기능에, 심장과 혈관에, 개인의 인지 영역에, 대인 관계 영역에서 인간을 얼마나 철저히 망가뜨리는지를 낱낱이 보여줍니다.
꽤 흥미로운 내용도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저는 끝까지 읽었는데 관련 분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단편적으로는 유용한 정보가 많지만 연결성이 떨어집니다. 자신의 환자 이야기를 했다가 갑자기 생물학 이야기를 하는 등 내용의 도약도 상당히 잦고요.
게다가 번역의 문제인지 저자의 문체 탓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난해합니다. 인터넷 서점의 서평을 보면 단순히 제 독해력의 문제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울증에 관심있는 정신의학, 심리학 전공자들이라면 몰라도 일반인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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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치료가 다루는 '사고'에는 세 가지 접근 수준이 있는데 각각 '부정적 자동 사고', '내재된 가정과 규칙', '핵심 신념'입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표면 수준이고 그 다음이 '내재된 가정과 규칙', 가장 깊은 수준이 '핵심 신념'입니다. 도식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 -> 내재된 가정과 규칙 -> 핵심 신념
1. 부정적 자동 사고
: 우울이나 불안 같은 감정적 고통을 겪을 때 특정 상황과 관련하여 자신도 모르게(자동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적 자동 사고라고 합니다.
* 부정적 자동 사고가 세계관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내담자의 경우 의식적으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 때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세계관과 다르게 행동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함으로써 부정적 자동 사고를 알아채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내담자가 항상 자신을 다른 사람의 뒤에 놓으며 그게 자신의 방식이라고 하면 상담자는 "변화를 위해 당신 스스로를 가장 앞에 두는 상상을 해 보세요. 그런 상상을 하면 무슨 생각이 드세요?"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다면 이기적으로 비춰질거에요. 다른 사람들의 이익보다 제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의미니까요"라는 내담자의 응답을 통해 부정적 자동 사고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 '만약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식으로 내담자가 자신의 생각을 질문 형식으로 표현하는 경우, 상담자는 애매모호함을 없애기 위하여 이러한 질문들을 명확한 진술문으로 바꾸어 보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 나를 도와주지 못하면 어쩌지? 상담이 시간 낭비라면 어쩌지?' -> '이 선생님도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다른 상담자들처럼 나를 도울 수 없을 것이다, 상담은 시간 낭비가 될 것이고 나는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나을 것이다'처럼 평서문으로 바꿔보는 것이죠.
* '뜨거운 생각'
: '뜨거운 생각'은 감정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각으로 감정적인 발산을 이끌어 냅니다. 부정적 자동 사고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상담 중에는 항상 주의깊게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 자동적 사고를 찾기 위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흔히 어떤 생각이 마음 속에 스쳐 지나갔냐는 식의 질문을 하게 되는데 내담자는 흔히 반문하는 의문문으로 대답하곤 합니다(예; '왜 이런 일이 항상 나에게 일어나지?'). 반문하는 의문문은 답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감정으로 가득 찬 뜨거운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내담자들 스스로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게 함으로써 내재된 뜨거운 생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2. 내재된 가정과 규칙
: 행동의 방향과 기준을 정하여 따라야 할 법칙을 만든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가정과 규칙이 여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부정적 자동 사고와 핵심 신념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Beck은 이를 '중간 신념'이라고 불렀습니다.
* 내재된 가정과 규칙 찾아내기
- 내재된 가정 : '만약 ~한다면, ~일 것이다(if ~ then)'라는 가정 결과의 구성물 형태 문장이 자주 나타남
- 규칙 : '~해야만 한다'는 당위성 문장이 자주 나타남. 대개는 숨어 있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이란 말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
*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사용되는 이유
: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핵심 신념(예; 나는 무능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
*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초점을 맞추는 세 가지 주된 주제
- 수용 : 예) '사랑받을 수 없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 능력 : 예) '나의 존재는 성취 여부에 달려 있어'
- 통제 : 예) '나는 도움을 청할 수 없어. 내가 다 해야 해'
* 긍정적인 기분 변화 탐색하기
: 내담자가 한 가지 일로 유난히 기분이 좋을 때, 거기에 대해 질문함으로서 내재된 규칙에 쉽게 이를 수 있습니다. 역기능적인 내재된 가정과 규칙이 잘 작동하는 듯 싶을 때 내담자는 강한 심리적 보상을 받기 때문에 흔히 기분이 고조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과제를 제 시간에 처리해서 상사에게 '잘했다'는 말을 들은 내담자가 매우 기쁘다고 이야기하면서 '하루 종일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면 내담자의 고조된 기분 뒤에 숨은 원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좀 더 파고들 수 있습니다.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서 말이죠.
3. 핵심 신념(심리 도식 또는 스키마)
: 생각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잉 일반화되어 있고 무조건적입니다. 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관련된 사건이 생길 때까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핵심 신념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핵심 신념을 확인해주는 정보는 받아들이나 그와 반대되는 정보는 거부하는 식으로 정보를 왜곡하여 처리하게 됩니다.
* 핵심 신념의 대상
- 자신 :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 다른 사람 : '다른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
- 세상 : '모든 상황은 나에게 적대적이야'
* 성격 장애 환자의 경우 오래 지속된 융통성 없는 핵심 신념을 알아내고 수정하는 작업을 치료 초반부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믿음이 광범위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므로 거의 영구적인 관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Davidson(2000)이 말한 것처럼 성격 장애에서는 자동 사고가 곧 핵심 신념입니다.
* 내재된 가정/규칙과 핵심 신념 한꺼번에 찾아내기
: 어떤 생각이 내담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것이 흔히 중간 신념(가정/규칙)을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내담자에 관하여'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것은 대개 핵심 신념을 드러나게 합니다.
* 인지 치료의 치료 전략 단계
: 초기에는 주로 부정적 자동 사고에 개입하지만 점차 내재된 가정이나 규칙, 그리고 핵심 신념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출처 :
'인지치료에 대해 알고 싶은 100가지(Cognitive Therapy : 100 Key Points and Techniques, 2004)'의 내용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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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심리적 고통은 끔찍한 생각, 통제할 수 없는 사고,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감정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경험입니다.
그러므로 밀려드는 고통을 자신과 분리된 것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이를 위해 상담자가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을 정리해 봤습니다.
* 우울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느낍니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당신이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까?
-> 이 질문은 이전의 긍정적인 자기를 찾아보도록 내담자를 자극합니다.
* 당신이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을 때 정확하게 어디가 아픈건가요?
-> 이 질문은 고통을 분류하고 정리하여 좀 더 다룰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많은 사람이 고통을 자신의 머리와 심장에, 때로는 신체 전체와 연관시킵니다.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위치를 확인하는 언어를 공유한 뒤에만 고통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당신이 취한 상태에서만 자살을 생각한다면 술이 어떻게 당신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습니까?
-> 이 질문은 우울한 감정을 심화시키고 실패했다는 느낌을 증가시키는 술의 역할에 도전합니다.
* 당신이 최악이라고 느낄 때 누구의 이름이나 얼굴이 마음속에 떠오릅니까?
-> 이 질문은 내담자와 갈등 상태에 있는 사람의 명단을 만들 수 있게 해 주며, 생산적인 대인 관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줍니다.
* 이번과 같은 고통을 지난번에 겪었을 때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 이 질문은 이전에 위기에서 살아남은 적이 있다는 것을 회상하게 해 줍니다. 또한 환자 주변의 보호 요인, 예를 들면 친구나 목사, 상담자, 또 다른 자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아버지가 자살을 한 것이 당신도 그래야만 한다는 의미일까요?
-> 이 질문은 자살 내력을 물리칠 수 없다는 잘못된 결론에 도전합니다.
*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살펴 보았을 때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을 정말로 믿어도 되는 걸까요?
-> 이 질문은 그가 모든 것을 제대로 생각하고 있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돕습니다.
* 당신은 자신을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분노가 당신 자신 때문입니까?
-> 이 질문은 좌절의 외적 근원으로 초점을 다시 돌리고 자신을 범인으로 보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 이 모든 고통을 어머니(아버지, 연인, 남편, 아내 등)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온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들이 정말로 의도적으로 그랬을까요?
-> 이 질문은 내담자가 다른 사람에게 종종 잘못된 귀인을 하는 동기에 대해 재고하도록 합니다.
*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을 때 당신만큼 비참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자살을 하라고 충고하겠습니까?
-> 이 질문은 내담자가 고통받는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상담자 역할을 하도록 하여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보도록 돕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흥미롭고 치료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출처 :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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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 Quinnett은 제가 2009년 3월에 혹평했던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Pavlov's Trout, 1998)'라는 책을 쓴 임상심리학자입니다. 못말리는 낚시광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이 분은 자살 관련 분야의 최고수 중 한 명입니다.
보통 자살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연예인 자살이나 생활고에 시달려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떠올리곤 하는데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에게는 훨씬 더 자주 접하는 문제입니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아니더라도 자살로 귀결되거나 자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매우 많거든요. 속된 말로 임상 현장에 있으면서 환자나 내담자를 자살로 잃어 본 경험이 없는 임상가는 초보이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봐도 됩니다. 그리고 환자나 내담자를 잃을 때마다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 타격은 임상가를 burn-out시킬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2009년에 도박 중독이었던 내담자, 2010년에 우울 증세가 동반된 적응 장애 피검자를 각각 자살로 잃었습니다. 1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썼던 글이 바로
'임상심리학자들이 피검자/내담자를 자살로 잃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에서는 다행히 자살 시도를 하는 빈도가 적은 편이지만 자살 사고를 경험하지 않은 도박자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흔한 문제이고 도박 중독자들은 충동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언제든 불행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전문가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 투입되는 임상가 중 자살 위험성이 있는 환자/내담자를 다루는 법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제 나름대로 대비를 하는 차원에서 고른 책인데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30년 이상 현장에서 자살 환자를 치료한 전문가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이런 책은 실제 현장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저도 이런 책을 꼭 한 번 쓰고 싶군요. ㅠ.ㅠ
이 책에 담긴 몇 가지 중요한 내용들은 정리해서 포스팅도 할 생각이지만 현장에서 자살 위험성이 있는 환자/내담자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임상가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면서 가끔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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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정신적 감기라고 불리울 정도로 이제는 이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알려진 탓에 요새는 우울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기분이 우울한 것과 우울증에 걸린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자살한 연예인들이 우울증을 앓았다는 기사가 나면 키보드워리어들이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를 갖고 살아가겠다"는 헛소리를 쉽게 내뱉는데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그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죽음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거든요.
수련을 받으면서 보호병동에서 정말 심각한 상태의 우울증 환자를 접한 경험이 꽤 있으면서도 정작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가 경험하는 세상이 얼마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운지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우울증때문에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심경이 절절히 이해됩니다.
이 책은 '소피의 선택'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이 썼는데 작가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입니다. 작가의 글솜씨로 써서 그런지 이 책을 읽다보면 우울증 환자들이 받는 고통이 정말 뼛속까지 느껴집니다.
1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하드커버이기 때문에 휴대하면서 읽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우울증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실감나게 경험하고픈 분들께 추천합니다.
더불어 주변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그들을 공감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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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심리치료/상담 기법들이 'here & now'를 강조합니다.
소위 현존(현재에 존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런데 왜 현재가 중요할까요?
흔히 그런 말을 합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취약하고,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은 불안 장애에 취약하다고요.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은 이루지 못한, 놓쳐버린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깔려 있는 것이고 그것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감정을 유발하게 되어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불안은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나 현상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하고 있어 실제 경험 유무와 상관 없이 어느 정도의 확률로든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불안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우울, 불안을 야기하는 과거, 미래에 대한 집착은 둘 다 비교에 의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경험한 것이 부정적인 것이라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우울하게 될 것이고,과거에 경험한 것이 긍정적인 것이라면 현재의 상태와 비교함으로써 우울하게 되는 것이죠. 불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와 비교함으로써 그 차이에 의해 유발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에 집중하게 되면 그런 비교의 가능성이 대폭 줄어듭니다.
그래서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치료/상담의 방향을 현재에 맞춤으로써 우울, 불안의 출현 가능성을 억제하고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안전 공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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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교육, 상담, 심리치료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임을 미리 밝힙니다.
현장에서 도박중독자를 치료하다보면 간혹 보호자들이 전문치료기관과 연계가 되었으니 이제는 한숨 돌리고 자신들은 물러나 엉망진창이 된 가정을 복구하는 일에만 치중하려는 것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도박중독치료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도박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보호자가 치료에 포함되는 것이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박중독의 치료는 매우 복잡하고 정밀함을 요하는 작업이며 전문기관의 치료자라고 하더라도 도박자를 만나는 시간은 겨우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입니다. 나머지 6일하고 23시간은 치료자의 시야 밖에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보호자가 준 치료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치료자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리고 개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박중독에 대한 상세한 지식으로 무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박자와 함께 전문기관에 나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보호자가 준 치료자로서 기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보호자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데도 도박자가 한 도박 행동의 부정적 결과를 당하는 또 한 사람의 피해자이므로 우울, 불안, 분노, 배신감, 수치심, 두려움 등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때가 많으며 정도가 심해 때로는 병리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치료 초반에는 도박 문제 해결에 온통 초점이 맞추어 있는 바 대체로 보호자 자신의 문제가 의식의 표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안정권에 들어가는 중반부에 이르게 되면 도박 문제보다 자신의 심리적 문제로 큰 괴로움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도 상황에 따라 평가 결과에 따라 치료 초반에도 개별적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부부 치료나 가족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도박중독치료는 어찌 보면 도박자가 단도박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보호자의 정신 건강을 챙기고 더 나아가서 가족 전체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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