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 마을을 나와 차량으로 조금 더 이동하니 드디어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Iremito Gate가 나타납니다.
차량이 멈추면 가이드가 차에서 내려 사무소에서 입장권을 사오는 동안 당연히 기념품을 팔려는 마을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혹시나 하고 가격을 물어봤습니다만 역시나 흑단 남녀 인형 한 쌍에 40불이나 합니다. 도저히 흥정이 불가능한 수준의 가격대입니다. 쩝...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에 한국인이라고 대답하니 곧바로 "어서오세요"라는 우리말이 튀어나오더군요. 대한항공 직항이 생기고 한국인들도 암보셀리에 많이 왔는지 벌써 오염되기 시작했네요.
Iremito gate를 지난 뒤에도 차는 한참을 달립니다. 그렇죠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에버랜드 따위가 아닌 겁니다. 정문을 지나도 공원 내 위치한 lodge에 도착하려면 기본 15~20km는 더 들어가야 합니다;;;;
평원으로 나오자마자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리는 기린 한 마리가 똿~ 하고 보입니다. 오오~ 역시 아프리카네요.
이번엔 듀엣으로 달립니다~~~
이제는 아예 떼로 몰려 다니네요. 이때는 몰랐지만 기린을 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이렇게 많은 수를 한꺼번에 보는 건 쉽지 않더군요. 이후로 이렇게 많은 기린을 한번에 본 적은 없었습니다. 만져보기도 했는데 말이죠.
가장 흔한 야생동물인 누우(wildbeast)입니다. 나중에는 하도 봐서 좀 지겨워졌지만 이 당시야 마냥 신기하기만 했지요. 사실 이렇게 혼자 다니는 누우는 드물기도 하고요. 40분 정도를 더 달려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하루를 묵게 될 Ol Tukai Lodge에 도착했습니다.
진입로 모습입니다.
입구까지 들어와서 진입로를 돌아본 모습.
로비 입구.
입구의 장식들. 오른쪽에는 아로마 제품도 판매하고 있네요.
로비 풍경. 아프리카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요.
Ol Tukai Lodge는 현지 agency의 대표님도 추천한 곳이고 숙박 예약을 하던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암보셀리 1위를 하던 곳인데다 론플도 추천하는 Lodge입니다.
객실이 80개이니 꽤 큰 규모의 Lodge라고 할 수 있는데 더없이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중국인들도 꽤 많이 눈에 뜨입니다. 이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중국인들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ㅠ.ㅠ
reception에 도착하니 곧바로 뜨거운 물수건과 웰컴 주스를 주네요. 얼굴에 묻은 먼지를 깨끗히 닦아내고 웰컴 주스로 목을 축였습니다. agency를 통하니 많이 기다리지 않고 여권만 건네면 체크인 절차가 간단히 마무리됩니다.
튼실하게 생긴 직원이 방을 안내해 준다고 앞장을 섰습니다.
어쩐지 좀 멀어보입니다. 알고 보니 80개의 방 중에 80번째 방이더군요. Lodge의 맨 끝에 있습니다. 덕분에 밥 먹으러 갈 때마다 다리 운동 꽤나 톡톡히 했죠;;;
보시는 것이 저희가 묵은 방인데 건물 하나에 4개의 방이 있고 이런 건물이 20채가 있으니 객실 수가 80개가 되는거지요.
응? 방 앞에 원숭이가 뛰놀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원숭이도 지겨울 정도로 봤지만 그 때는 정말 신기하더군요. 마당에 강아지가 뛰어놀듯이 원숭이가 뛰어놀다니요. 게다가...
사람이 나타나니 반갑게(?) 달려옵니다(응?).
보시는 건 Vervet 원숭이인데 객실 문이 열려 있으면 여지없이 뛰어들어와 웰컴 쿠키나 설탕을 훔쳐가기 때문에 문단속을 잘 해야 합니다. 원숭이는 위험한 동물은 아니지만 드잡이질을 하다가 사람을 할퀴거나 하면 광견병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방은 아담한 크기에 깨끗하고 좋은데 결정적으로 와이파이가 안 됩니다. Ol Tukai Lodge는 로비에서만 와이파이를 쓸 수 있기 때문에(대신 무료) 저녁 시간만 되면 로비에 있는 의자들이 모두 투숙객들로 꽉 차는 진풍경이 벌어지죠.
전기도 입실한 지 조금 시간이 지나야 공급되고 결정적으로 헤어 드라이어가 비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ㅠ.ㅠ
욕실도 현대적이고 깨끗합니다. 다만 수압은 좀 약한 편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아프리카니까요(네팔의 재탕?).
욕실은 창이 크게 나 있어 채광은 좋은 편입니다. 담장이 있어 외부 시선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요. 게다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묵은 방이 맨 마지막 방이라서 사람을 볼 일 자체가 없거든요.
방 밖에는 원숭이들이 진을 치면서 문만 열리면 튀어 들어오려고 대기 중이라서 잘 살펴보고 문을 열어야 합니다. Lodge 곳곳에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사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절대로 안 되죠.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니까요.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한참을 나가야 식당이 나옵니다. ㅡㅡ;;;
요기는 Reception이 있는 건물이고,
바로 옆 건물이 식당입니다. 대부분의 Lodge는 국립공원 내부에 있거나 외부에 있더라도 자체 식당을 보유하고 있어 모든 식사를 포함해 숙박을 예약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숙박비가 비싸보이죠.
왼쪽으로 가면 식당, 오른쪽으로 가면 야외 수영장이 나옵니다. 식당으로 가기 전에 수영장을 살짝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 괜찮습니다. 수질 관리도 잘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문제는 날씨가 추워서 수영은 엄두도 못 낸다는 거. 게다가 이맘때의 케냐는 구름도 자주 끼고 해도 잘 안 나서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는 유럽인들도 여기서는 태닝하는 걸 별로 못 봤습니다.
어느 Lodge나 상차림이 부페식입니다. 특히 Ol Tukai Lodge는 샐러드가 많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조리장과 메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Vegan이라고 하니 크림이 들어가지 않은 스프와 시금치 요리를 자발적으로 해 주겠다고 합니다. 럭키~
맛은 있었지만 만드는데 오래 걸렸는지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갖고와서 다 먹지는 못하고 남겼습니다.
케냐의 Lodge에는 어디나 감자 요리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도 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커리나 필라프도 많고요. 먹을 것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자주 과식을 하게 되는 것이 문제였어요.
커피는 대개 식사에 포함되지만 음료는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 특이합니다. 게다가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한꺼번에 계산하지 않고(그래도 되는 것 같지만) 보통 매번 계산을 하더군요. 그래서 passion fruits juice 2잔(1잔에 200실링)을 주문하고 팁으로 100실링을 줬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나타났지만 정원 끝에 야생 동물이 못 들어오게 철조망을 쳐 놨습니다. 정원은 정원사들이 스프링쿨러로 물을 주고 관리를 해서 코끼리나 얼룩말 등이 먹을 풀이 많죠. 그래서 심심치 않게 야생동물이 목격된다고 합니다. Ol Tukai Lodge는 그래도 야생동물이 철조망을 넘어서 Lodge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없지만 앞으로 보시게 될 Lodge들은 야생동물이 제 집 드나들듯이 막 들어옵니다. ㅡㅡ;;;;
식당 앞에서 곤히 잠든 고양이를 봤는데 야생동물의 천국에 오니 한국에서는 흔히 보는 고양이가 오히려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ㅡㅡ;;;;
2시쯤 숙소로 돌아와 눈이나 붙이자고 잠깐 누웠는데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4시에 로비에서 '켄'을 만나 오후 사파리를 나가기로 했거든요.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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