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까지 마셔 본 궁극의 드립백 커피는 2007년 2월 일본 유후인 여행 때 료칸에서 경험한
'고베 니시무라' 커피입니다(이거 구할 수 있는 곳을 아는 분은 제발 좀 제보 부탁드려요... ㅠ.ㅠ).
그 때 이후로 드립백 커피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어서 2016년 12월 대만 여행 때도 융캉제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들어간 Petit Pot이라는 유명 디저트 가게(홈페이지는 여기를
클릭~)에서 드립백 커피를 종류별로 몇 개 사왔습니다.
꽤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는데 포장지의 색깔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집니다. 저는 7가지 커피를 구매했는데요. 맛과 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산미가 좀 강한 편이라서 제 취향에 딱은 아니었습니다. 역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마셨어야 할까요?
드립백은 일종의 휴대용 드리퍼 안에 분쇄된 정량의 커피가 들어 있는 형태라서 절취선을 따라 오픈한 뒤 어떤 컵에든 보시는 것처럼 걸기만 하면 준비가 끝납니다. 이제 뜨거운 물을 붓기만 하면 되죠.
원하는 만큼의 물을 부어서 드립된 커피를 드시면 됩니다. 이미 분쇄된 커피가 들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구입한 즉시 드시는 게 좋겠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할테니까요.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 같은데 대만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융캉제에 들를 때 Petit Pot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디저트 상점이니까 맛난 디저트와 함께 구매해서 숙소에서 드시면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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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은 여행자의 수만큼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행의 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몇 가지로 한정짓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따라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날 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저는 제가 가는 여행을 크게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의 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비우는 여행을 가자', '다음에는 채우는 여행을 가야지'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건 아니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때 저도 모르게 이 틀에 따라 어느 정도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여행 초반에는 다분히 채우는 여행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계획을 세워 떠났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랬고, 홍콩 여행도 그랬고, 터키 여행으로 정점을 찍었더랬습니다. ㅠ.ㅠ
그 때는 신기한 걸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능하면 새로운 걸 먹어 보고, 많은 걸 경험하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면 왠지 비싼 돈내고 여행오는 건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일정이 엄청나게 빡빡하고, 시간 낭비가 하나도 없게끔 완벽하게 짜려고 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채운' 것도 많았지만 그 여행에는 '쉼'이 빠져 있었기에 몸은 당연히 피곤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앓아눕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비우는 여행'도 간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을 여행을 통해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다 보니 마음의 평안이 중요해지더군요. 일본 유후인으로 떠난 료칸 여행부터는 여유롭게 마음이 거닐 수 있도록 느슨하게 일정을 짜게 되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간 그리스 여행도 그랬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겨울철에 다녀온 방콕 여행도 그랬습니다.
물론 여전히 스페인이나 쿠바처럼 쉽게 갈 수 없는 여행지에서는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교통편이 딱딱 들어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경유하는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박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해서 체크인 하고 시간이 남게 되면 그 때를 제 마음을 비우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떠나기 전부터 둘 중 하나로 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지에서도 채우는 여행과 비우는 여행 둘 다를 해 보려고 생각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확실히 달라지더군요.
올해 여행지는 노르웨이입니다. 시작은 비우는 여행이었는데 일정을 짜다 보니 채우는 여행으로 치우치는 것 같기에 과감히 몇 개의 일정을 뺐습니다. 노르웨이는 자연을 보러 가는 곳이니까요. 여름철에는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 하던데 스발바르에서 북극곰을 볼 수 있으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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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에 일본 유후인으로 여행을 다녀왔을 때 2박 3일을 묵었던 '료칸'에서 집어 온 '고베 니시무라 커피'의 향이 너무나 좋아서
별도의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고베 니시무라 커피 같은 일회용 dripper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커피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원래부터 있었는지, 최근에 새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있더군요.
지인에게 선물받은 투썸 핸드 드립 커피입니다. 저 선물용 박스에 7개의 원두커피 봉지와 7개의 테이크 아웃용 종이컵이 담겨 있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봉지에 7g 정도의 원두가 담겨진 drip bag이 들어 있죠.
고베 니시무라 커피처럼 드립백을 양쪽으로 벌리면 컵의 양쪽에 걸 수 있습니다.
자원을 절약하는 차원에서도 그렇고 환경 호르몬 때문에도 그렇고 종이컵은 평소에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머그컵을 사용했습니다.
입구가 좁고 깊은 컵이 사용하기 편합니다. 입구가 넓으면 걸기가 힘들고, 깊이가 얕으면 drip bag이 추출된 커피에 닿게 됩니다.
먼저 15ml 정도의 뜨거운 물을 부어 갈린 원두를 촉촉히 적셔 줍니다. 20초 정도 후에 3~4회 정도 물을 더 부어 커피를 추출합니다. 생각보다 진하기 때문에 5~6회 부어서 컵 가득히 추출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쓴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3~4회만 추출해서 뜨거운 물로 희석해서 마시는 게 더 낫습니다.
여러 번 추출하면 쓴 맛, 탄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아깝더라도 한 번만 추출하고 버리셔야 합니다.
고베 니시무라 커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커피 향이 그윽합니다.
B-speak 롤케익과 함께 먹으면 딱이겠네요.
개인적인 느낌인데 카페인이 좀 많은 커피 같습니다. 제가 원래 커피에는 강한데 밤 늦게 마셨더니 각성이 되어 잠이 잘 안 오네요.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들은 낮에 드시는 게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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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wake-up call을 신청해 두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새벽 4시 30분 쯤에 저절로 한번 깼고, 다시 잠들었다가 6시 20분 쯤에 일행 중 한 명이 노천탕에 가는 기척에 다시 깼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오늘도 wake-up call이 없군요. -_-;;; 다른 것은 시간을 엄수하는데 왜 wake-up call만 예외인지 모르겠습니다.
잠에서 깬 김에 저도 마지막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 노천탕으로 갔습니다. 새벽 여명이 밝아올 때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밤새 굳었던 몸이 풀리면서 활력이 생기더군요. 새벽 온천욕 좋았습니다. ^^
올라와서 짐 정리를 마치니 식사 준비가 되었다고 7시 20분 쯤에 연락이 왔습니다. 로비에 짐을 맡기고 식사를 하러 2층 식당으로 올라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역시나 어제 아침과 메뉴가 다르더군요. 배터리가 완전히 침묵하는 바람에 이날 아침 식단은 사진 찍지 못했습니다. ㅠ.ㅠ
식사를 마치고 로비로 내려와서 맛있었던 녹차를 사려고 물어봤지만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했습니다(결국 유후인역 근처의 상점에서 사기는 샀습니다. ^^). 8시 쯤 check out을 하고 나오니 송영 차량이 대기하고 있더군요. 모든 직원이 나와서 배웅을 하는데 특히 저희를 담당했던 나카이상인 사키상은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하더군요. 기분이 짠했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시간이 좀 남기에 가족탕에서 보았던 각질 제거석(아주 좋더군요. 흔히 볼 수 있는 녀석이 아닙니다)을 사기 위해 돌아다녀 봤지만 결국은 못 샀습니다. ㅠ.ㅠ
아쉬운 마음에 유후인역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저희가 타고 갈 8시 35분 버스가 들어와서 후쿠오카로 향했습니다. 버스에서 보는 풍경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어서 모자란 잠을 청했지요.
10시 15분에 후쿠오카에 도착했습니다. 확실히 기차보다는 버스가 빠르네요. 조금 기다리다가 정오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오후 1시 10분에 인천 공항에 내렸습니다.
비록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일본 전통 료칸을 확실하게 체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6월 초에 있을 그리스 여행을 준비해야 합니다. ^^
* 료칸 총평
매우 좋았습니다. 전통적인 분위기를 확실히 살리면서도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편리함을 갖춘 시설이 정말 만족스러웠지요. 게다가 친절이 완전히 몸에 밴 직원들의 서비스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 유후인 총평
마을 전체가 여러가지 볼거리와 예쁘장한 샵으로 꽉 차 있어 여성들이 딱 좋아하도록 만들어진 계획 도시였습니다. 소비 문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미술관 등 입장료를 내는 볼거리도 많지만 길어야 2박 3일 정도의 여행 일정 상 꼭꼭 챙겨서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여행 총평
일본의 전통 료칸에서 친절한 종업원으로부터 최고의 접대를 받으며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고, 양질의 온천욕을 실컷 즐기고, 예쁘장한 도시를 어슬렁거리면서 기념품을 사고, 군것질을 하면서 기분을 내는 것이 목적인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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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저희가 묵은 곳은 본관이었습니다. 첫날 묵은 독탕이 딸린 별채만큼은 아니었지만 못지않게 넓고 편리하더군요. 게다가 알고 보니 본관 바로 옆에 가족탕이 있었습니다. 가족탕은 미리 이야기만 하면 오전 9시부터 40분 정도 대절해서 사용할 수 있고 별도 이용료도 없더군요. 저희도 저녁을 먹기 전에 예약을 해서 느긋하게 온천을 즐겼습니다. 그러니 가격이 2배에 달하는 별채에 묵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료칸을 일부러 더 비싼 가격에 체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가족탕의 온도는 72.1도(너무 뜨거운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이고 효능은 급성 오십견, 증상 회복, 신기병(@.@)이라고 팻말에 적혀 있군요.
가족탕에서 온천욕을 마치고 쉬다가 저녁을 먹었습니다. 역시나 방으로 날라다주는 카이세키 요리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
맛도 맛이지만 정말 눈이 즐겁습니다. 전날과 전혀 다른 구성이더군요. 아마 요일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7가지 코스가 있다는 이야기? @.@
저녁을 먹고 하오리를 걸친 후 로비로 내려갔습니다. 유후인은 일본의 남쪽 지방이라서 2월이라고는 해도 기온이 영상이기는 합니다만 료칸들이 대개 산속에 있어서 저녁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게다가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자주 변해서 옷은 든든하게 챙겨 가야 할 것 같더군요.
로비에 있는 휴게실에서 화로를 쬐면서 찐 고구마, 달걀을 먹고 재스민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내도를 보니 4월 벚꽃놀이와 6월 반딧불이 축제가 성수기라고 하네요. 벚꽃과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지도 곳곳에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겨울의 온천 여행도 좋지만 4월이나 6월에 와도 멋질 것 같습니다. 료칸 체험 여행지로 유후인을 노리고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다를 떨면서 놀다가 올라와서 대형 노천탕을 경험하러 갔습니다. 노천탕 역시 본관 바로 앞에 있습니다. 여탕은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남탕은 들어가서 옷을 벗고는 계단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네요. ^^
샤워 시설 위에는 지붕이 있지만 왼쪽에 보이는 탕에 들어가면 지붕이 없어서 하늘이 그대로 보입니다. 탕속에 앉아서 편안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구름이 둥근달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어서 보았지만 낮은 담장 너머에서는 이쪽의 상반신 정도 밖에 안 보이겠더군요. ^^;;;;
남탕에 앉아 있으면 나무로 막혀있기는 하지만 여탕이 보입니다. 물론 실루엣만. ^^;;; 그런데 나중에 보니데에게 들으니 여탕에서는 남탕 쪽 샤워실이 그런대로 잘 보인답니다. 허걱~
노천탕은 24시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이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충분히 노천욕을 즐기고 방으로 돌아와 또 먹었습니다. B-speak에서 사온 롤케익을 먹지 않고 그냥 잘 수는 없지요. ^^
포장도 깔끔하네요.
방에 비치되어 있는
고베 니시무라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둘 다 맛있지만 초코보다는 기본인 plain 롤케익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습니다. 아아~ 정말 형언할 수 없는 맛입니다. 유후인에 가시면 꼭 드셔보셔야 합니다. 놓치면 후회합니다.
결국 plain 롤케익을 다 먹고 초코 롤케익까지 반이나 먹고 나서야 겨우 멈추었습니다. ^^;;;
놀다가 12시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는군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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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avan Cafe에서 먹고 마신 것
- 카페오레 : 600엔
- 카라반 블랜드 : 450엔
- 베트남 루비마운틴 : 600엔
- 브랜디 조각케익 : 250엔
- 커피콩 : 900엔
* 센배 2개 : 각각 200엔
* 금상 고로케 : 3개 합쳐 550엔
* 알프스 하이디샵 염소 먹이 : 100엔
* B-speak 롤케익
- Plain 큰 것 : 1,260엔
- 초코 큰 것 : 1,260엔
- 5시간 아이스팩 2개 : 120*2=240엔
* 유후인역 근처 카페에서 마신 커피 : 합쳐서 1,700엔
* 천엔샵에서 산 장식대 : 1,050엔
* A-COOP 마트에서 쇼핑한 것 : 합쳐서 1,264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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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avan Cafe에서 충분히 재충전을 한 뒤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앞서 설명을 드린 것처럼 유후인 시내는 지도 한 장 손에 들고 마실 다니듯이 슬슬 걸어다니면서 예쁜 곳이다 싶으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마음이 내키면 쇼핑하고, 다리가 아프면 예쁜 카페에서 쉬고, 출출하면 여기저기에 있는 다양한 군것질거리를 우물거리면 됩니다. ^^
보통 해외 여행을 나오면 기념품을 구입하는 것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픈데, 유후인에서는 그런 것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념품으로 살 만한 자잘한 쇼핑거리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여튼....
일단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한다는 일본 최고(?)의 롤케익을 맛보기 위해 B-speak로 향했습니다. 워낙 손님이 많아서 오후 일찍 물량이 동이 나는 일도 있다고 해서 조금 서둘렀습니다. 유후인역에서 조금 올라오다가 삼거리로 갈라지는 초입에 있는데 역시나 롤케익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저희도 얼른 줄을 섰습니다. 롤케익은 plain과 choco 두 종류가 있고, 큰 것이 1,260엔, 작은 것이 490엔입니다. 당장 먹을 것이 아니라면 포장할 때 박스에 아이스팩을 두르면 되는데 5시간 냉장 효과가 유지되는 아이스팩이 120엔, 10시간 냉장 효과가 유지되는 아이스팩이 190엔을 추가하면 됩니다. 밤에 먹을거라서 저희도 아이스팩을 두르고 포장을 했지요. 이 아이스팩은 지금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양이 많기는 했지만 모처럼 간 것이니 욕심을 내서 plain과 choco를 큰 것으로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길을 가다 만난 어느 카페 앞에 세워진 간판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커피 생각이 절로 나게 합니다. 아이디어 괜찮죠? ^^ 뒤쪽으로는 군밤을 파는 가게가 보이네요.
멀리 자동차 박물관이 보입니다. 저를 포함해 일행이 모두 자동차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통과했습니다만...
길을 가다 일본 아주머니들이 사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산 센배입니다. 각각 200엔 정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뭐랄까요. 조미료를 범벅해 놓은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번 여행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이 없는 먹을거리였습니다.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는 제가 맛이 없었을 정도라면 뭐 말 다했지요.
꿀과 관련된 제품을 파는 Honey-Bee라는 유명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꿀을 넣어 만든 과자가 보이네요.
저희가 기념 선물로 사 온 쨈입니다. 앙증맞은 용기에 두 개씩 포장되어 있는데 수량 조절을 못해서 정작 저희는 맛도 못 보았습니다. ㅠ.ㅠ
가게 한 켠에는 팬케익을 구울 수 있는 여러가지 주방 용구도 팔고 있습니다. 저 프라이팬을 사용하면 귀여운 곰 모양이 담긴 케익을 구울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좋아하겠습니다.
유후인의 명물 중 하나인 금상 고로케입니다. 맛있는 고로케로 상을 받은 곳입니다. 이런 건 꼭 먹어줘야 합니다. ^^
어울리지는 않지만 고로케 가게에서 계속 친숙한 스윙곡이 흘러나오더군요. 일본에서 보니데와 한 곡 출 뻔 했습니다. 사실 손잡고 자세까지 취했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다가 바닥이 자갈밭이라서리... 꾹 참았습니다. ^^;;;
고로케가 다 그렇지만 생긴 것은 평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물이죠. ^^ 굉장히 많은 종류의 고로케가 있는데 저희는 그 중에서 닭고기, 비프, 포테이토를 먹었습니다. 가격은 대략 150~200엔 정도 합니다. 다 맛있었지만 세 명 모두 의견이 일치한 최고의 고로케는 비프였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맛있어요~
유후인에 있는 모든 가게들은 일정한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이 가게의 테마는 알프스의 하이디입니다. 가게에서 파는 모든 물건이 알프스의 하이디와 관련이 있습니다. -_-;;; 그리고 저 염소들은 일종의 미끼입니다. 왜 미끼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100엔을 통에 넣고 플라스틱 구슬에 담긴 염소 먹이(약간 녹차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를 사서 직접 염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이 녀석들 거의 환장을 합니다. -_-;;; 어쨌거나 즐거운 체험을 하고 나면 손바닥이 염소 먹이와 침(-_-;;;;)으로 범벅이 되는데 손을 씻으려면 가게 안에 있는 세면대를 이용해야 합니다. 역시나 치밀한 상술이 숨어 있었습니다. -_-;;;
유후인을 돌아다니다 보면 보시는 것과 같은 1000엔샵을 자주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도 그냥 호기심에 몇 군데 들어가 보았는데 잘 보면 의외로 쏠쏠한 물건을 살 수 있겠더군요.
저희가 사 온 장식대입니다. 조립을 할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분해해서 보관할 수 있는데 보기보다 견고하면서도 괜찮습니다. 물론 장식대로 사용하지는 않고 접사 사진 찍을 때 스튜디오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월덴 3에 자주 들르는 분들이라면 혹시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만화 상당히 유명한 귀신 만화(이름은 기억이 안 납니다)인데 이 만화를 테마로 한 가게의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온갖 상품이 모두 이 만화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귀신의 집을 방불케 하더군요.
군것질을 하면서 돌아다녔지만 오후 3시가 되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연 식당이 하나도 없군요. OTL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체로 하루종일 문을 여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후인의 식당은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 사이에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딱 맞춰서 가야 합니다.
유후인역 근처까지 내려와서야 겨우 문을 연 라멘집을 하나 찾았습니다. 가게 간판을 알아보기가 어려워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게다가 역시나 메뉴는 온통 일본어로 되어 있군요(불친절한 일본씨~). ㅠ.ㅠ 결국 그림만 보고 주문하는 모험을 또(!!!) 감행했습니다.
Appetizer(?)로 만두(190엔) 하나 먹어주시고,
제가 주문한 흑돼지 고기로 국물을 낸 라멘(780엔)입니다. 같이 간 일행들은 도저히 먹어 볼 엄두를 못 내더군요. 국물은 확실히 느끼하지만 면은 맛있습니다. 비위가 약한 분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 일행이 주문한 우동과 다른 라멘은 뭐랄까요. 너무 노멀해서 제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더군요(흥미로 밥 먹냐!!!).
든든히 배를 채우고 또 돌아다녔습니다.
요 녀석은 세균맨 아닙니까? ^^
키티 모양의 종도 있습니다. 소리가 나는 것인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배터리를 쥐어짜며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고 용을 쓰느라 정신이 팔려서리.... -_-;;;
여기는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가게였는데 이상하게 끌린 물건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투박한 나무 토막을 이리저리 돌려서 구성하는 달력이었는데 이상하게 끌리더라고요. 뭐 가격이 터무니없어서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만...
계속 흐리다가 저녁 무렵이 되자 맑아지면서 저녁 햇살이 유후다케산을 비춥니다.
또 다시 지친 다리를 쉴 겸 유후인역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오호~ 여기도 마음에 듭니다. 자그마한 가게인데, 인테리어도 멋지고, 커피도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커피콩을 갈아서 dripping해 내옵니다. 보시다시피 잔, 잔받침, 스푼까지 예쁘네요. 물론 가격은 대략 400~500엔 선이니 싼 것은 아닙니다만...
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더군요. 일행 중 한 명이 피곤하다고 해서 택시를 태워서 먼저 들여 보내고 저희는 A-COOP이라는 대형 마트로 가서 맥주하고 안주할 주전부리를 샀습니다. 유후인에 온 첫날에 먹은 웰컴 쿠키와 똑같은 과자 선물 세트(10개들이 750엔, 15개들이 1,260엔)가 있더군요. 보니데가 선물한다고 이것도 샀습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료칸까지 그리 멀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더 구경하고 싶어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호테이야 료칸이 있는 산기슭으로 접어들기 전에 작은 횡단보도를 만났는데 건너고 싶은 사람이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바뀌는 곳이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신호가 보행자 신호로 바뀌면 양 방향의 모든 차들이 정지선에 딱 맞춰 서는 것은 물론이고 저희가 건너고 난 뒤에도 신호가 바뀔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동안 꼼짝 않고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한적한 도로였는데도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이어서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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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한 구석에 짐을 쌓아두고 한 손에는 캠코더, 다른 손에는 디카를 들고(무슨 쌍권총도 아니고~ -_-;;;) 슬슬 걸어서 내려갔습니다. 햇볕은 따사롭고 2월 초인데도 살랑거리는 바람에서 봄냄새가 나더군요.
앞에서 말씀을 안 드렸지만 이번 일본 여행은 평소와 달리 찍어온 사진이 많지가 않습니다. 제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일본의 전압이 110V라서 2박 3일의 짧은 일정을 핑계삼아 충전기를 들고 가지 않았더니, 아뿔싸~ 그새 디카에 꽂아둔 것을 포함해 예비 배터리까지 방전이 되어 여행 내내 간당간당 하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아껴서 찍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특히 긴린코 호수에서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통에 기온이 내려가 그나마 불안정한 배터리가 계속 먹통이 되더군요. 쩝...
어쨌거나 이점 감안해주시고...
유후인은 인력거와 자전거를 비롯해 다양한 탈 것을 이용할 수 있지만 걸어다녀도 충분할 정도의 넓이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저것을 누비면서 진면목을 캐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저희도 중간 중간에 지도를 펴서 목적지만 확인했을 뿐 온통 골목길을 누비며 돌아다녔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호테이야 료칸에서 긴린코 호수가 가까웠기 때문에 우선 거기부터 들르기로 했습니다. 긴린코 호수는 온천수가 흘러들어 만들어진 호수이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물이 따뜻합니다. 새벽녘에는 기온과 수온의 차이로 생긴 안개가 호수를 감싸면서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호수를 찾는 관광객이 많죠. 저희는 그렇게까지 부지런을 떨지는 않았습니다만...
하여간 저희가 도착한 무렵에도 자욱하지는 않았지만 안개가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는 모습이 멋지더군요. 호수 주위에는 예쁘게 생긴 카페들과 샤갈 미술관(당연히 짝퉁이고 기념품 상점이라고 봐야 하지만)이 빙 둘러 있습니다. 온천수임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이 살고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수온에 맞는 물고기를 풀어 넣은 것인지.
호수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캠코더의 이미지 촬영 기능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ㅠ.ㅠ 보시다시피 커다란 거위들이 주위를 돌아다닙니다. 이 녀석들 사람을 무서워하기는커녕 가는 길을 막고 꼼짝도 않는데다가 오히려 먹을 것을 달라고 따라다니기까지 합니다. 애들이 기겁할 정도로 크더군요.
호숫가를 돌아다니다보니 다리도 잠시 쉴 겸 맛있는 커피가 생각나더군요. 호숫가에 카페들이 많지만 뭐랄까요~ 너무 틀에 박힌 노천 카페 분위기라서 좀 색다른 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호기심 많은 보니데 덕분에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인 Caravan Cafe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크하하~ 이 Cafe 정말 강추인 곳입니다. 유후인에 가시면 반드시 들러보셔야 합니다. 그럼 소개 들어갑니다.
긴린코 호수에서 샤갈 미술관 뒷편으로 나와 걷다 보면 길가에 안내 표지판이 하나 보입니다.
골목 안쪽에 건물이 보입니다. 사실 웬만한 호기심이 아니면 들어가 보게 생기지 않았죠. 역시 대단한 보니데... 들어가 보니 오오~ 멋지게 생긴 아저씨 한 분이 정원에서 전지 가위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저씨에게서 풍기는 분위기의 오오라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뭐얏~).
무려 1975년에 문을 연 카페라니 이게 사실이라면 32년이나 되었네요. @.@
Caravan Cafe는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로 주인 아저씨가 가지치기를 하던 정원도 있습니다. 햇빛이 따뜻할 땐 정원에 나와 커피를 마셔도 좋겠더군요.
입구가 보이는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아저씨가 가지치기를 하던 정원입니다. 겨울 끝무렵이라서 그런지 화사하지는 않습니다만 햇살은 정말 따사롭네요.
테이블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각종 화초와 에쁜 장식품, 방명록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실내에는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선곡도 good입니다)이 흐르고~
모든 커피는 커피콩을 바로 갈아서 그 자리에서 dripping을 해서 줍니다. 그리고 커피콩도 따로 팝니다(900엔). 사진에 보이는 빨간색 봉지가 판매하는 커피콩입니다. 저희도 한 봉지 사와서 가끔 커피 생각이 나면 갈아서 내려마시곤 합니다.
짜잔~ 멋쟁이 주인 아저씨입니다. 잘생기셨죠? 수염도 멋집니다. 분위기가 아주 제대로인데다 친절하고 위트까지 넘칩니다.
카페 안이 정말 예쁩니다. 한쪽 구석에는 다양한 악세서리와 소품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저희는 카페오레(600엔), 카라반 블렌드(450엔), 베트남산 루비마운틴(600엔)하고 아저씨가 추천해주신 브랜디 조각케익(250엔, 정말 환상적인 맛입니다. 강추!!!)을 주문했습니다. 한국 사람이 번역을 해 주었는지 한국말로 된 메뉴가 따로 있더군요. 중간 중간에 어색한 번역을 여러 번 고친 흔적이 있더군요. 들르는 한국 사람마다 덧붙였나 봅니다. ^^
방명록에 글도 쓰고 여유롭게 오전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누군가 그려준 주인 아저씨의 초상화도 벽에 걸려 있어 운치를 더하고,
화장실 문앞의 장식도 범상치 않습니다.
아아~ 세면대마저도 예쁩니다.
나중에 은퇴해서 이런 카페를 북카페로 만들어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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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에 깨워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는데 안 깨우더군요. 저는 여행을 가면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늦잠을 못 자고 항상 일찍 깨는 편입니다. 이 날도 역시 7시 30분 쯤에 어김없이 깨더군요. 문제는 다음날인데 버스를 놓치면 귀국하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 나중에 식당에서 사키상을 만났을 때 다시 한번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자기도 늦잠을 자서 못 깨웠다며 미안하다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사과를 해서 이야기를 꺼낸 저를 더 미안하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결국 그 다음날도 wake-up call을 못 받았습니다. 하마터면 비행기 놓칠 뻔 했습니다. ㅠ.ㅠ
아침을 먹기 전에 지난밤에 마신 맥주도 깨고 정신을 차릴 겸 온천을 하러 갔습니다. 오늘은 본관으로 옮기니 별채의 독탕을 이용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테니까요.
바구니에 유카다를 벗어놓고 탕으로 들어갑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시판에는 이 탕의 효능이 적혀 있습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의자에 앉아 통으로 물을 길어 몸에 붓고 간단히 씻습니다. 온천을 이용하는 에티켓은 일어선 채 몸을 씻지 않고(옆사람에게 물이 튀니), 수건을 들고 탕속으로 들어가면 안됩니다. 보통은 접어서 머리 위에 올려 놓고 들어가더군요.
원래는 탕속의 물을 퍼서 씻지만 외국인들을 위해 샤워기도 설치해 놓았습니다. 지난밤에 날씨가 추워서 그랬는지 중간에 파이프가 얼어서 물이 시원찮게 나오더군요. 저희야 상관없지만요. ^^
독탕은 아담한 크기입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 정도가 들어가면 딱인 크기이죠. 저는 물이 좀 뜨거운 편이더군요.
어제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지붕에 쌓여 있습니다. 노천탕에 앉아서 파란 하늘과 밝은 햇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노래가 절로 나오는군요. 청산리~ ^^
온천욕을 하고나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대부분의 료칸은 1박 2식(석식과 조식) 시스템인데 저녁 식사는 방에서 하지만, 아침 식사는 식당에서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호테이야도 reception이 있는 건물 2층이 식당인데 거기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아침 준비가 되면 방으로 연락을 줍니다.
아침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만나는 직원마다 머리를 조아리며 '오하이오 고자이마쓰'라고 인사하는데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몸에 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는 저녁만큼 거하지는 않지만 정갈하면서도 적당히 푸짐하더군요. 든든히 아침을 먹고 1층으로 내려오니 커피를 권해서 로비에 앉아서 마셨습니다.
로비 곳곳에는 눈요기를 하라고 전통 인형 등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놓았습니다.
귀엽죠? ^^
로비가 참 운치있고 멋집니다.
앤틱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품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창 밖 풍경이 참 한가롭네요. 아침 햇살도 찬란하고, 두런두런 들리는 직원들의 말소리도 정겹고, 그윽한 커피향까지 참 좋았습니다.
아직 아침이라서 약간 쌀쌀하기에 화로를 뒤적여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reception의 모습입니다. 별로 reception 같지 않죠? 항상 사람이 지키는 것은 아니고 손님이 들어오면 주인이 나와서 숙박부를 작성하거나 예약 상황을 체크하고 담당 나카이상을 배정합니다.
reception 한쪽 구석에는 특산품을 사거나 구경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로비도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로비 한쪽에는 밤에 앉아서 수다를 떨면서 화롯불에 떡을 구워먹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다른 한켠으로는 고구마와 달걀을 쩌놓아서 저녁을 놓친 사람들이 요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reception입니다. 오른쪽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까 보여드린 화로와 찐고구마, 찐달걀을 먹을 수 있는 휴게실입니다.
저희가 첫날을 묵은 별채입니다.
정원에는 사랑방 같은 휴게실이 별도로 있습니다.
휴게실 앞에는 얼음이 둥둥 뜬 맥주, 콜라와 재스민차가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재스민차는 무료, 맥주와 콜라는 유료
도자기로 만든 물고기와 두꺼비가 귀엽습니다.
이리로 올라가면 왼쪽에 가족탕, 오른쪽에 노천탕이 나옵니다. 정면에 입구가 보이는 건물이 본관인데 둘째날은 여기에 묵었습니다.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여기저기에 쌓여 있습니다. 유후인은 온천수가 풍부해 하천과 도랑으로도 따뜻한 온천수가 흐릅니다.
짐을 싸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보이는군요.
코타츠에 발을 묻고 맥주를 마시면 정말 기분좋게 알딸딸해집니다. 탐나는군요. ^^
아쉬운 마음에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한 세면대입니다.
바닥과 벽이 온통 나무로 되어 있어도 그리 춥지 않고 화장실마저도 아기자기합니다. 변기는 최신식 비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휴지걸이대도 예쁘죠? 아래 예비 휴지를 걸어놓는 부분을 보세요.
창문을 열면 바로 길가로 통할 수 있어 무심코 열었다가 기겁을 했습니다. 용변을 볼 때 소리를 죽여야 할 듯~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10시 쯤 본관으로 옮기기 위해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바로 옮겨야 하지만 방 정리를 하느라고 바로 체크인을 할 수가 없다고 해서 짐을 로비에 일단 맡기고 유후인 시내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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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다케산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큰 길로 35m 정도 올라가면 왼쪽에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 버스터미널 같지 않고 여행사처럼 생겼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헷갈렸죠. 직원이 영어를 좀 하기 때문에(정말 영어 좀 하는 일본인 만나기가 하늘에 별따기랍니다. TLT), 수월하게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갈 때도 유후인노모리고를 타고 싶었지만,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8시 35분에 출발해서 10시 15분에 후쿠오카의 국내선 공항에 도착하는 버스를 예매했는데 편도가 2,800엔, 왕복이 5,000엔이었습니다. 버스도 '니마이깃푸: 5,000엔'가 있어서 600엔을 절약할 수 있었죠. 버스가 기차보다 요금도 저렴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분들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고 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습니다. 안심이 되면서 확실히 여유가 생기는군요. ^^
기분같아서는 료칸까지 걸어갈까도 생각했지만 보니데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해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원래 호테이야 료칸은 송영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전화만 걸면 차량이 나오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의사소통하다가 답답해서 복장이 터질 것 같아서 그냥 속편하게 택시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죠.
택시는 뒷문이 자동문이고 운전기사분이 내려서 짐을 트렁크에 실어줍니다. 아주 친절하죠. 기본요금이 560엔이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640엔이 나왔습니다(상당히 가까웠다는 말씀).
호테이야 료칸은 큰 길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간 유후다케산 기슭에 호젓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착하니 모든 직원이 나와서 일제히 인사를 하는데 생전 처음 받아보는 환대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좀 어색합니다.
료칸의 체크인 시간은 대개 오후 3시 전후입니다. 아침 10시 쯤에 체크 아웃을 하고 나면 그동안 청소와 정리를 하느라 매우 바쁘기 때문에 오후 3시가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reception desk에 가니 담당 직원이 료칸 이용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면서(실은 손짓 발짓을 해 가며 -_-;;; )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이틀동안 저희를 담당하게 될 객실 담당 직원(나카이상이라고 부릅니다)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사키'라는 이름의 이 아주머니는 참 좋은 분이었습니다. 친절한거야 뭐 두 말 할 것도 없지만, 아주 애교가 만점(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이라서 호테이야에서 묵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사키상의 안내로 첫날 묵을 별채로 이동했습니다. 시설을 둘러보고(역시 몽땅 일본어라서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만 대충 때려맞춰서 이해하고... ㅠ.ㅠ) 아주 뜨거운 물수건으로 손을 닦은 후(손만 닦아도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웰컴 쿠키와 차를 대접받았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때 다과를 대접하는 것은 뿌리깊은 생활 습관이라고 합니다. 웰컴 쿠키는 팥앙금이 들어간 빵 같은데 맛있습니다. 차도 향이 독특하고 맛있었습니다. 한 잔 더 마셨죠. ^^
요것이 웰컴 쿠키~
포장지를 뜯으면 이런 모양의 쿠키(?)가 들어있습니다.
향긋한 녹차향부터 끝내줍니다. 직접 내려마시는 거라서 티백과는 분위기부터 다르죠. ^^
특산품을 살 수 있는 카달로그를 보여줘서 차를 마시면서 살펴봤습니다. 손으로 정성껏 만든 것이라서 그런지 카달로그도 정감이 가네요.
저희가 첫날 묵은 곳은 reception 바로 앞에 위치한 별채로 가족탕을 따로 갖추고 있는 곳이라서 상당히 비싼 곳이었습니다(무려 1인당 33,750엔!!!). 나중에 다시 설명을 드리겠지만 비싼 별채를 이용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본관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 대비 효율성이 훨씬 높고 차이도 별로 없습니다.
별채는 일본식 집 치고는 꽤 넓은 편인데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다미 방의 냄새(등심초가 원료라고 하죠)가 향기롭습니다. 나무로 된 천정과 기둥, 벽, 다다미를 기본으로 지어진 이런 형태의 방을 '와시쓰'라고 합니다. 미닫이 문을 중심으로 두 개의 방이 나뉘는데, 한쪽에는 코타츠(아래에는 전기담요가 깔리고 이불을 덮어서 보온을 유지하게 만든 상)와 등받이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다른 방입니다. 식사를 여기에서 했죠. 역시 등받이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TV, 오디오, 공기청정기, 금고까지 웬만한 편의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가족탕으로 들어가는 입구 모습입니다. 가족탕은 넓지는 않지만 운치있고 좋더군요. 물이 좀 뜨겁고, 천장의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물이 튀어 머리가 젖는 단점은 있지만요. ^^ 첫날 밤에 찍은 가족탕 사진은 죄다 흔들려서 제대로 건진 것이 없습니다. 아침에 찍은 사진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온천은 보통 하루에 3번 정도 이용하는데, 저녁 식사 전에 1번, 식사 후 잠들기 전에 1번, 아침에 일어나서 1번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합니다.
온천을 하고 나서 유카타(욕의)로 갈아 입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맞는 사이즈로 입으면 되는데 저는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속옷도 입지 않고 입어서 앉으면 앞섶이 자꾸 벌어지는 바람에 사타구니로 바람이 통하는 것이 좀 민망하더군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
가운처럼 입고 왼쪽 앞부분이 위로 가도록 깃을 여미고 허리띠를 매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유카타는 무명으로 된 홑옷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집안에서도 '단젠'이라고 불리는 솜이 들어간 좀 더 두꺼운 옷을 유카타 위에 겹쳐서 입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갈 때에는 '하오리'라고 불리는 윗도리를 걸칩니다. 하오리는 길이가 조금 짧고 유카타와 단젠의 소매가 들어갈 수 있도록 소매가 넓은 모양의 윗옷입니다. 거기에 '다비'라고 부르는 일본식 버선을 신고 '조리'를 신으면 완벽합니다. 사진으로 못 보여드리는 것이 아깝군요. ^^
이렇게만 입고 료칸을 마음대로 돌아다닙니다. ^^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나서 방에서 쉬고 있으니 저녁 식사를 부탁한 7시가 되었습니다. 기대가 되는군요. ^^
로칸 체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온천과 카이세키 요리, 그리고 극상의 친절한 서비스인데 그 중 방에서 나카이상의 융숭한 시중을 받으며 카이세키 요리를 즐기는 것이야말로 료칸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이세키 요리는 제철에 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예술의 경지에 이를 정도로 예쁘게 담아내는 미적 감각과 정성으로 유명합니다. 반드시 더운 음식은 덥게, 찬 음식은 차게 대접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부엌에서 먼 곳에서는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원래의 풍미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사키상이 보여주는 메뉴를 보니 일종의 코스요리인 것 같은데 역시나 읽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어쨌거나 그냥 먹어버리기에는 예쁜 음식들이 줄을 지어 나옵니다. 차례로 소개 올리겠습니다. ^^
기본 상차림입니다. 오른쪽 끝에 보시면 식전주인 매실주가 있습니다. 매실주부터 한 잔하고 시작합니다. ^^
아마도 구치도리(각종 소재를 조금씩 내놓는 음식) 아니면 사키즈케(전채)일 겁니다. 버섯, 오뎅, 자그마한 생선구이 등의 음식이 올려져 있습니다. 얌냠하죠.
이게 이이무시(생선에 찹쌀을 넣거나 올려서 찐 음식) 같은데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약간 심심합니다. 일단 모양으로 먹어주지 않습니까? ^^
식감이 꼭 멍게같은데 무슨 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_-;;;
쓰쿠리(생선회 모듬)입니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재료가 정말 신선합니다. 어차피 음식이 끝없이 나오기 때문에 많이 줘도 다 못먹을 판입니다.
이건 계란지단으로 감싼 마끼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맛납니다. ^^
스노모노(식초를 사용한 요리) 같습니다. 새우와 죽순, 다시마가 들어있네요. 음식이 너무 많아서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요게 아주 독특한 음식이었죠. 보시다시피 생긴 것이 도토리 같습니다. 기울어진 장독처럼 생긴 그릇에 그라탕같은 음식이 담겨 있는데 머리 부분이 바삭한 페이스트리로 보온이 됩니다. 페이스트리를 걷어내고 안에 있는 내용물과 함께 먹으면 됩니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는게 아주 예술입니다.
메이부쓰(각 여관의 자랑거리인 창작요리)입니다. 신선한 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된장 양념을 잎에 싸서 불에 굽는 것이죠.
적당히 익혀서 양념을 찍어서 먹습니다. 얌냠~ 무지하게 맛있습니다.
왼쪽 위는 튀김이고, 오른쪽 아래는 고노모노(채소 절임)입니다. 오른쪽 위는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
배가 터질 때쯤 후식이 나왔습니다. 푸딩에 계절과일과 아이스크림, 웨하스를 얹었군요. 끝마무리까지 확실합니다.
아아~ 행복합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사키상이 옆에서 설명을 해 주는데 알아듣지는 못해도 눈과 혀와 배(?)가 모두 즐거우니 왕이라도 된 기분입니다.
식사를 하고 잠시 산책을 다녀오면 어느새 음식을 먹은 자리는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우렁각시가 다녀간 것처럼 '후통'이라고 부르는 일본식 침구가 단정하게 깔려 있습니다.
아침 7시에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하고 온천을 한 차례 더 즐긴 후 맥주를 한잔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보니데는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요. 이때만해도 걱정을 했는데 그 다음날에는 다행히 기운을 좀 차려서 돌아다니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여행 때마다 떠나기 전에 일을 마무리하고 가느라 무리를 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떠나게 되니 항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올해 그리스 여행은 건강한 상태에서 떠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잘 될라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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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오카 지하철 요금 : 250엔*2=500엔
* 유후인노모리고 요금 : 4,400엔*2=8,800엔 -> 8,000엔(니마이깃푸)
* JR 하카타 역 내에서 마신 커피 : 970엔
* 유후인노모리고에서 산 녹차 : 150엔
* 유후인노모리고에서 산 빵 : 400엔
* 버스 편도표 : 2,800엔*2=5,600엔 -> 5,000엔(니마이깃푸)
* 아이스크림 : 315엔
* 유후인역에서 호테이야 료칸까지 택시 요금 : 64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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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하카타역에서 유후인노모리고를 타려면 동쪽 개찰구(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와 흡사합니다)로 나가면 되는데 이 때, 지정석 티켓이 아닌 예약 티켓을 넣고 통과하면 됩니다.
6번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저희가 타고 갈 유후인노모리고가 이미 들어와 있더군요. 워낙 아담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기차라서 사람들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난리입니다. 물론 저희도 찍었지요. ^^;;;
사진을 몇 장 찍고 멋모르고 짐을 챙겨서 올라갔다가 청소하는데 들어오면 안된다고 해서 머쓱하니 내렸습니다. 승강장 한쪽에 있는 승객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사방 유리에 자동문이 달려 있는데 쾌적하고 좋더군요.
2시 30분 경에 방송이 나와서 사람들을 따라 유후인노모리고에 올랐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는 4량으로 된 아담한 열차로 좌우 폭이 좁고 바닥을 비롯해 내부가 나무로 마감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통로에 화장실과 흡연실 등이 있는데 역시 예쁘장하게 만들어놨습니다.
흡연실의 모습입니다. 기차가 움직이는 통에 사진이 많이 흔들렸네요. ^^;;;
내부는 아담합니다.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좌석이 2개씩 있죠.
보시다시피 바닥의 재질이 나무라서 느낌이 참 좋습니다.
등받이 뒤에는 유후인노모리고의 구조도가 그려져 있어 각종 시설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는 열차의 양쪽 끝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1호차의 앞쪽에 타면 기차 전경이 멋지게 펼쳐지겠더군요. 저희는 아쉽게도 4호차에 앉아서 유후인노모리고의 뒤로 흘러가는 풍경만 구경했습니다. 3호차는 식당차라서 간단한 부페로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등받이 포켓에 꽂혀있는 메뉴를 보고 도시락(700~1200엔)을 주문하거나 간단한 특산품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이 메뉴에도 역시 영어는 한글자도 없습니다. 온통 일본어 뿐입니다. ㅠ.ㅠ
기차가 출발하면 바로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검표를 하는데 예약 티켓과 지정석 티켓을 한꺼번에 건네면 확인한 뒤 다시 돌려줍니다. 차장이 객차에 들어오거나 나갈 때는 항상 승객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차안의 화장실도 깨끗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휴지통은 뚜껑이 달려 있어서 흔들리는 열차에서도 악취가 나지 않습니다.
손 세정제도 준비되어 있고,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장비도 있네요.
유후인노모리고의 체감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아서 풍경을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바깥 풍경에 보이는 집들은 다들 아담하더군요.
후쿠오카를 떠날 때는 도시 풍경이었는데 얼마를 달리고 보니 어느새 눈이 소복히 쌓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항상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안 그런 사람도 있더군요. 5명 정도의 할아버지들이 마주보고 앉아서 열차가 출발하면서부터 떠들기 시작하는데 유후인에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떠듭니다. 정말 힘도 좋습디다. 특히 기운이 뻗치는 한 대머리 할아버지가 발군이었습니다. 역시나 어디나 사람들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_-;;;;
중간에 우리나라의 홍익회 같은 손수레가 지나가길래 출출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세워서 물건을 좀 봤습니다. 손으로 가리키면 바코드 리더기로 읽어서 얼마인지 보여줍니다. 400엔을 주고 산 4개들이 호빵(?)입니다.
가운데 달달한 팥앙금이 있고 주변에 야채가 드문드문 있는데 빵 자체가 야채호빵같지 않고 끈기가 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달착지근한게 맛있습니다. 추천입니다~ ^^
150엔을 주고 녹차도 한 병 샀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우리나라의 녹차보다 덜하더군요. 맛이 순하다고나 할까요? 괜찮습니다.
2시간 10분 정도를 달려서 유후인에 도착했습니다.
눈이 내린 것 같군요. 저희가 지나온 NOYA 방향입니다.
유후인역의 명물 족욕탕으로 승강장 바로 옆에 있습니다. 수건을 빌리지 않고 가지고 간 수건을 이용해도 됩니다. 이용료가 없기 때문에 열차를 기다리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어도 좋겠습니다. 물은 보기보다 뜨겁습니다. 발만 걷고 들어가면 되는데 정말 피로가 확 풀립니다. 강력 추천입니다.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보이는 봉은 일어날 때 잡으라고 세워둔 것입니다.
유후인노모리고의 '알흠다운' 자태입니다.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앉아서 바라보니 색다르네요.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현재 눈발이 조금씩 날리고 있습니다.
족욕탕 옆에는 작은 샤워 시설도 있는데 이용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 보시는 것은 찬물이 나오는 일종의 수도입니다.
유후인 역 안에는 미술관이 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아무런 행사도 없고 미술 전시회도 열리지 않던 때라 뭐랄까요. 좀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미술관 앞에는 information desk가 있어서 지도를 구할 수 있는데 영문 지도만 있더군요. 한글 지도를 구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갔는데 원래 한글 지도는 없답니다.
요건 미리 구해서 가지고 간 한글 지도입니다. ^^b
왼쪽 중간의 빨간 막대가 유후인역이고 저희가 묵을 호테이야 료칸은 오른쪽 상단 끄트머리에 보이는 긴린코 호수 근처에 있습니다. 걸어가기에는 확실히 좀 멀군요. ^^
유후인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정면으로 유후인의 명물 유후다케산이 보입니다.
유후인 시내는 정말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생겼습니다.
호테이야 료칸으로 가기에 앞서 일단 모레 아침에 타고 갈 버스표를 먼저 예약해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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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2월 초에 2박 3일간 료칸 체험 여행을 다녀온 유후인(Yufuin)은 일본의 남부 지방인 규슈 오이타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해발 1,584미터의 유후다케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높은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으로 일교차가 커지는 아침이 되면 중앙의 긴린코 호수에 생긴 안개가 마을 전체를 감싸기때문에 '안개의 마을'로 불리는 곳입니다.
약 30년간 마을 사람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인 계획도시로 마을 전체가 정말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일본 여성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온천 휴양지 1위로 뽑힐 정도로 도시 전체가 크고 작은 갤러리, 테마샵, 박물관, 공방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낮에는 관람과 쇼핑, 저녁에는 맛난 음식과 온천을 즐길 수 있어 젊은 여성들의 취향에 딱 맞는 곳이죠.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걷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걸어서도
하루면 충분히 돌아보실 수가 있습니다. 걷는 것을 싫어하신다면 인력거를 비롯해 다양한 탈것이 준비되어 있지요. 날씨가 차갑지 않으면 자전거를 대여해서 돌아보셔도 좋습니다. 저희는 그냥 걸어 다녔습니다. ^^
유후인으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비행기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오이타 공항으로 가는 방법과
다양한 항공편을 이용해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서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유후인으로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오이타 공항에서 유후인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나 대한항공의 항공료가 비싸고, 항공편이 1주일에 2~3회 밖에 없어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희도 시간이 맞지 않아 오이타 공항을 통해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규슈의 관문인 후쿠오카 공항을 이용하는 것인데 시간은 더 걸리지만 다양한 항공편이 있어서 일정을 짜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게다가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으로 들어갈 때 그 유명한 '유후인노모리고'라는 관광열차를 타 볼 수 있으니까요. 저희는 아시아나를 타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갔는데 그나마도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워 가는 항공기는 9시 40분 발이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정오에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인데 반나절을 그냥 날린 것이었지요. ㅠ.ㅠ
부록으로 저희가 일본에서 주로 사용한 말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 고레 구다사이 : 이거 주세요
*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 안녕하세요(아침)
* 곤니치와 : 안녕하세요(낮)
* 와까리마시다 : 알겠습니다
* 산닌데스 : 3명입니다
* ~ 도꼬데스까 : ~는 어디 있나요?
* 하이 : 네
* 이이에 :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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