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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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정신과 의사인 Roger MacKinnon과 Robert Michels가 함께 쓴 '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1971)'의 번역판입니다.
2012년에 2판이 번역되어 출판되었기 때문에 굳이 1판을 어렵게 구하실 필요 없고 보고 싶은 분은 2판을 구해서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1판에 비해 장애군도 보강되었고 1판 당시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이메일 상담에 대한 내용도 추가되었습니다.
번역의 질은 그다지 우수한 편이 아닙니다만 거의 모든 용어 뒤에 원어를 병기했기 때문에 많이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임상 현장에서 정신과적 면담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 책인데 이 책의 장점은 임상가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짚으면서도 너무 전문적이지 않아서 읽기가 편하다는 겁니다.
1부에서는 면담과 정신역동의 일반 원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2부에서는 강박성 성격 장애, 연극성 성격 장애, 공포증, 우울 장애, 정신분열병, 편집성 성격 장애, 반사회성 성격 장애, 인지기능장애 환자를 면담할 때 유념해야 할 주의 사항과 정신병리 및 정신역동, 방어기제, 면담 기법 등에 대해 꼼꼼히 다루고 있어서 꽤 유용합니다. 왜냐하면
각 장애의 역동과 면담 기법을 상세하게 연결하면서 풀어서 설명하는 (한글)책이 시중에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분히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보는 시선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임상심리학자나 사회복지전문가, 간호전문가 등 유관 전문가의 경우는 각자의 직능에 따라 적당히 가감하면서 보셔야 합니다.
책 디자인만큼은 정말 심할 정도로 무신경한 하나의학사에서 출판되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상당히 기분이 상합니다만 내용 만큼은 한 권 소장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기를 권할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닫기
* 성공적인 상담이었는지 여부를 말해주는 한가지 지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담자와 상담자가 서로 이해한다는 느낌을 공유하는 정도'일 것이다.
* '내담자를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상담'이 '정신병리를 도출해내려는 상담'보다 훨씬 더 진단적으로 값진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 노련한 상담이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한 측면을 드러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내담자가 가학적인 태도로 상담자를 대하는 것을 그냥 묵인해버리는 상담자 또한 역전이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 "걱정 마세요, 다 잘 해결될 겁니다"와 같은 일반적인 안심시키기는 대부분의 내담자에게 효과가 없다.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specific formulation에 바탕을 둔 이해의 형태로 지지를 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내담자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거나 혹은 부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 상담자는 항상 상담실에서의 행동에 대해 내담자에게 제한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화가 난 내담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위협적인 태도로 상담자에게 다가온다면, 이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군요"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목소리를 높여 "당장 앉으세요" 또는 "이렇게 저를 위협하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리에 앉으십시오"라고 말해야 한다.
* 종종 내담자의 증상은 중요한 인물(important figure)과의 동일시 문제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내담자에게 '아는 사람 중에 이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내담자가 상담에 많이 늦은 경우에 처음으로 늦었다면,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늦은 이유를 설명할 때 상담자는 그 이유를 들어줄 수 있지만, "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상담자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 대신에 '상담자가 듣고 싶어하는 것'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된다. 반면, 상담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 힘들게 될 것이다.
* 내담자의 결혼 상태, 직업 등(프로이트의 일과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한 채로 첫 상담을 끝내는 것은 좋지 못하다.
*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감정(deeper feeling)을 발견해내기 위한 목적의 모든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기법이다.
* 구조화(formulation)는 주된 어려움에 대해서만 국한시켜야 한다.
* 정신역동적인 기본틀의 관점에서 보면, 행동은 가설적인 정신의 힘, 즉 동기나 충동, 그리고 이들을 조절, 억제, 분출시키는 심리적 과정의 산물의 산물로 간주된다.
< 강박성 성격 >
* 강박적인 사람에게는 '복종과 반항 사이의 갈등'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계속해서 교차된다.
* 강박적 인격에서 전통적으로 정의되어온 대부분의 성격적 경향들이 이러한 핵심 갈등으로부터 유래한다. 그의 정확함, 양심적임, 꼼꼼함, 정리 정연함, 그리고 확실함 등은 '권위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것들이다. 또 다른 일련의 강박적 경향들은 갈등의 분노 부분으로부터 유래된다. 단정치 못함, 태만, 고집스러움, 인색함 그리고 가학성 등은 반항적 분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제 이러한 경향들에는 상반된 면들이 포함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 강박성 환자의 면담 상황에서는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들이 불가피하게 관여되는데 더러움, 시간, 그리고 돈이다.
* 강박성 환자에서 보이는 과장된 예절성은 자신의 극심한 적대적 충동을 통제하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 강박성 환자는 상충되는 감정과 모든 진실한 감정들을 가능한 한 비밀로 하려한다. 이는 가장 특징적인 방어 기제 중 하나인 감정적 격리를 의미한다. 강박성 환자에서의 사고는 동기와 감정을 인식하지 않고 적응적 행동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다.
* 지루함은 환자의 사소한 것에의 몰두, 정확한 단어를 찾기 위한 노력, 관련이 없는 세부사항을 강조하는 것 등에 대한 흔한 반응이다. 의사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환자가 성공적으로 감정을 회피하고 있으며 면담자는 이러한 방어적인 행동에 대해 효과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 강박성 환자는 미래의 행복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에는 매우 능률적이지만, 마침내 그 시기가 왔을 땐,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긴장을 풀지 못한다.
* 감정을 회피하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환자는 회피적이고 의심이 많아지게 된다. 실제 감정은 종종 정반대의 가장된 표현 뒤로 숨는다.
* 그는 타인과의 감정적 접촉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두려움과 분노를 회피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는다.
* 모든 강박성 환자들은 어느 정도는 편집증적이다.
*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강박성 환자들은 대신에 존경과 안정감을 추구한다.
* 자기 주장성과 공격성의 억제에 뒤따르는 자기 존중감과 자존심의 감소로 인해 이들은 우울해진다.
* 의존성 만족이 포기된 상태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부가되어, 강박성 환자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주관적 느낌을 거짓으로 꾸며내게 된다.
* 남들에게 자신의 일을 맡기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서 강박성 환자의 보상적 과대성이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 강박성 환자는 면담자에게 다가갈 때 역할을 역전시키려 한다. 이때에는 "오히려 당신이 저를 면담하려는 것을 보니 환자라는 역할을 받아들이기 어려우신가 보군요"라는 보편적인 언급을 해주며 공감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좋다.
* 강박성 환자의 면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진정한 감정적 접촉을 성립하는 것이다. 이를 성공시키는 데에는 면담자의 감정적 반응이 가장 훌륭한 지침이 된다.
* 강박성 환자는 면담에 오기는 하지만 면담자를 바라보지 않고, 본다 하더라도 슬쩍 엿보기만 한다.
* 강박성 환자는 동일한 목적 하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어들을 사용한다. 면담자는 이런 모든 방어들을 해석해주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면 환자는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침묵은 감정적 라포를 피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강박성 환자는 심한 정신병 환자와 심한 우울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환자들보다 긴 침묵을 훨씬 더 잘 견뎌낼 수 있다.
* 환자의 회피성을 수용해주어서는 안 되며, 대신 그의 자발적인 감정 과정에 대해 탐색해 보아야 한다. 치료자가 침묵을 깨는 경우에는 새로운 주제를 시작하기보다는 침묵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환자가 흥정을 통해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는 두 가지 사항이 면담비와 면담시간이다. 강박성 환자는 '협잡꾼'이다. 면담비를 내려주게 되면 환자는 의사가 처음에 과잉청구를 했다고 느끼거나 또는 승리를 거두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증가하게 된다. 잦은 면담시간 변경 요청을 들어줌으로서 의사를 귀찮고 성가시게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것 역시도 똑같이 파괴적인 것이다.
* 정신과 의사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환자의 기술적인 용어는 일상적인 용어로 바꿔주어야 한다.
* 주지화를 사용하려는 환자의 경향은 의사가 생각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는 질문을 피함으로써 최소화될 수 있다. 또한 의사는 환자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질문은 주지화 방어의 의심하는 기제를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 느낌을 감추는 또 다른 방법은 부정을 사용하는 것이다. 강박성 환자는 스스로에 대해 말을 할 때 긍정문보다는 부정문으로 이야기를 한다. 무의식에는 부정형이 없다는 것을 기억할 것.
* 흔히 발견되는 부정의 구체적인 형태는 "사실대로 말하면...", "제 진짜 감정은...", "솔직히 말씀드리면..."과 같은 서두어나 삽입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 환자들은 분노를 통제하고 감추기 위해 다른 기법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환자는 매번 면담이 끝날 때마다 면담자와 악수를 나누는데, 이는 '친한 사이에서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이고 자신의 공격성이 면담 동안에 해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한 것이다.
* 환자의 감정은 그가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환자가 겉으로 보여주는 감정에 따라서 면담자가 행동을 보인다면, 그는 환자를 크게 오판하게 될 것이다.
* 모든 자발성은 강박적인 사람에게는 혼란스러운 것이다.
* 면담자는 자발성을 유도해내도록 노력해야 하며, 환자가 자발성을 보일 때마다 그 자발성을 쫓아가야 한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특정 질문에 대한 특정 대답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 초심자들은 종종 규칙이나 표준 공식을 찾는다. 강박적 환자에게는 표준 공식을 피하는 것이 규칙이다.
* 면담자는 환자와 논쟁을 벌이거나 힘겨루기를 재창출하는 것에 공모해서는 안 된다.
* 환자가 노골적으로 화가 나서 의사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할 수도 있다. 이때는 "화가 나신 것 같군요"라고 말해선 안 된다. 대신 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분노를 환기시킬 수 있도록 내버려둔 뒤, "제가 당신을 무시했다고 느끼시나보군요" 또는 "저에게 실망하셨나봐요"라고 말해야 한다. 이러한 반응은 환자의 분노는 정당하다는 식의 동의는 해 주지 않으면서 방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환자의 분노감을 수용해주는 것이다.
* 환자의 분노에 대해 보복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거나 또는 그의 죄책감을 용서해주는 것 역시도 똑같이 부적절한 것이다.
< 히스테리성 성격 >
* 히스테리와 강박성 성격은 동일 연속선 상의 반대편 양끝에 놓여있다.
* 이들의 언어에서는 최상급이 매우 많이 사용된다. 강조하는 말은 너무 많이 반복되다 못해 정형적으로까지 된다.
* 강박성 환자는 감정적 접촉을 회피하려하는데 반해, 히스테리성 환자는 사적인 관계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감정적 접촉이 없다고 느껴지는 모든 관계에서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실패감을 경험하며, 종종 상대방을 지루하고, 차가우며, 목석 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는 "왜 항상 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불평하면서, 자신이 처한 곤경에 대한 책임을 부정한다.
* 의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 전형적으로 이들은 화를 내고 요구가 많아지며 강요적이 된다. 그러나 어떤 한 방법이 의존적 보호를 얻어내는 데에 성공적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이들은 즉시 그 방법을 포기하고서 갑자기 다른 접근법으로 바꿔버린다.
* 전형적으로 여성 히스테리 환자의 남편은 강한 수동-의존적 성향을 가진 강박적인 사람들이다.
* 히스테리성 성격 경향과 증상은 대부분의 다른 방어 양상들보다 이차 이득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더 많다.
* 히스테리성 증상은 억압된 불안이 다시 깨어나는 것으로부터 자아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감정 폭발은 성적 느낌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극적인 감정 진열은 또한 공격적인 부모와의 동일시와 연관되어 있다. 연기를 하고 당시에 맞는 역할을 하려는 것은 진짜로 생활에 참여하게 될 때 초래될 수밖에 없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 여자 히스테리의 전형적인 어머니는 경쟁적이고 차가우며 지나치게 논쟁적이거나 또는 미묘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한다. 이 어머니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에 화가 나 있으며, 남성적인 역할을 부러워하고 있다. 자기 딸에 대한 과잉보호나 제멋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을 보상하기 위한 행동이다.
* 히스테리성 환자와의 첫 면담에서는 방어를 해석해주기보다는 각각의 상황에서 환자 자신은 무엇이라고 말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라는 단순한 질문만을 던지는 것이 좋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자신의 감정 반응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치료자의 시간을 침범한다.
*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끊임없이 면담자로 하여금 관대한 부모와 박탈적이고 처벌적인 부모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듦으로써 면담자에게 죄책감을 유발시키곤 한다. 히스테리성 환자들은 이내, 직접적으로든 아니면 간접적으로든 특별 대우를 바라게 된다. 일반적으로 면담자는 이러한 요청들을 허락해주기보다는 그 밑에 깔려 있는 동기를 탐색해야 한다.
< 공포증 >
* 공포증 환자들은 의사에 대한 마술적인 기대를 빠르게 형성하며 이는 저항의 주된 요인이 된다.
* 방어로서 회피를 사용한다는 점이 공포증 환자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상징화, 전치, 합리화 등은 회피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부수적인 방어들이다.
* 공포증 환자들은 대화를 보다 편안한 주제로 전환시키는 데에 귀재들이며, 따라서 면담자의 과제는 질문을 구조화하여 환자가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는 경우, 회피 기제가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 공포증 환자들은 종종 자신이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며, 따라서 공포증 환자에게 정신과 의사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유용하다.
* 이차 이득을 확인하기 위해 "증상 때문에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엇이 있나요?"라고 물을 수 있다.
* 공포증 환자의 첫 개입 목표는 환자에게 증상에 대한 통찰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신경증적 억제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것이다.
* 투사는 대개 다른 방어 기제들이 완전히 분석되고 난 뒤에 해석되어진다.
< 우울증 >
* 대부분의 자살 행동들은 자기 파괴적인 목적과 의사소통적인 목적을 둘 다 가지고 있다.
* 환자의 자살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그의 일반적인 충동성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 우울한 환자들은 자신의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원하며, 따라서 의사는 환자의 건강했던 상태를 조사하기 전에 먼저 환자에게 이런 불행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우울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이끌어낸 다음, 의사는 우울해지기 전에는 어떠셨습니까? 또는 예전의 당신은 어떠셨죠? 라고 물을 수 있다.
* 우울증 환자는 이미 다른 사람들과 의존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며, 따라서 면담 초기에 이에 대해서 탐색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러한 관계의 붕괴는 우울증상의 흔한 유발인자이며, 이들이 보여왔던 관계 양상은 이 환자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이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 정신분열병 >
* 다른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기이한 증상 역시도 추동의 표현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려는 부적응적인 시도이며, 이는 부분적인 만족을 제공해줌과 동시에 그 결과 건강한 기능들은 억제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증상은 환자의 정신병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보다 중요하게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에 대해 잠재적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의사소통적 행동인 것이다.
*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다른 사람과 공생적 결합체로 통합되는 것에 대한 소망과 두려움을 모두 갖고 있다.
* 정신분열병 환자와 감정적 라포를 형성하는 일은 힘들다. 거절에 대한 강한 민감성 때문에 이들은 고립과 철수를 사용하여 자신을 보호하게 된다.
* 의사는 자신의 감정 반응을 드러내 보이거나, 환자의 욕구에 대해 상징적 만족을 제공해줌으로써, 환자에게 이해한다는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
* 면담자는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에서처럼, 이해하는 척 하며 지루함을 숨긴 채, 그 만남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환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줘야 한다. 환자를 꾸짖는 투의 말이나 이해가 안되는 것은 환자 때문이다 라는 의미의 언급을 피함으로써 면담자는 환자를 지지해줄 수 있다.
* 환자가 면담자의 개방형 질문에 모호하게만 대답하는 경우엔, 정신과 의사를 만나보기로 결정한 것은 환자의 생각이었는지를 묻는 것이 유용한다. 자신의 생각이 아니었다고 대답한다면 면담자는 "그럼 그 사람은 왜 환자가 정신과의사를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를 조사해볼 수 있다.
* 환자의 눈을 통해 보이는 것과 같은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할 때, 면담자는 더욱 성공적일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외로움, 고독감, 절망감 등을 공유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정신과 의사에게 혼란감과 강한 좌절감을 유발시킨다. 이때에는 의사가 환자에게 지금 이러한 감정들이 느껴지는데, 당신도 그러한가 라고 묻는 것이 종종 도움이 된다.
< 편집증 >
* 면담자가 환자의 망상을 믿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도록 환자를 내버려두는 것은 좋은 일이 못되므로 면담자는 면담자의 재산이나 병원의 재산에 손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환자를 중단시켜야 한다. 이러한 행동을 제지받지 않은 환자들은 나중에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 그 일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그 당시 필요했던 통제력을 가하지 않은 의사에게 당연히 화를 내게 된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에게 정직과 봉사에 대한 강박적인 관심은 자신의 숨겨진 분노를 감추려는 얄팍한 위장수단이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감정적으로 부족한 것들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특권과 만족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
* 편집증 역시도 우울증에 대한 방어로 간주된다.
* 편집증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자신의 성공보다 남들의 불행과 실패를 관찰하는 것이다.
* Freud는 편집증 환자에 의해 투사되는 기본 추동은 무의식적 동성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 원초적 부정이 모든 편집증적인 사람들의 주된 방어이다. 이는 심하게 망상적인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덜 심한 편집증 환자들은 반동 형성과 투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
* 대부분의 망상들이 비판적이거나 위협적이라는 점은 초자아가 투사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욱이 편집증적 기제들은 종종 강한 죄책감에 의해 촉발되곤 한다.
* 모든 편집증 환자들에 의해 투사되는 기본 감정은 부적절하고 무가치한 자기상이다.
* 면담을 수행하는데 있어 환자의 불신과 적개심을 다루어주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환자의 적개심 그 깊은 이면에는 밀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소망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 모든 초심자들은 논리를 사용하여 환자의 망상 체계를 반박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곧 드러난다. 대신 환자에게 이런 박해의 이유-사람들이 환자를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환자는 어떤 행동을 취해왔는지-를 묻는 것이 더 유용하다. 면담자는 망상에 동의하지도, 반박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대개 면담자의 관심을 무언의 동의로 받아들인다. 면담자가 일시적으로 환자의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한 기만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이후 두 사람간의 관계를 위해 필수적이다.
* 면담자는 편집증 환자에게 언젠가는 치료자에게 의심이 들기 시작할 것이지만, 그것 때문에 관계를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충고해 줄 수 있다.
* 면담자는 편집증 환자에게 위트나 유머를 피해야 하며 반어법과 비유법 또한 위험한데, 왜냐하면 사고 방식이 구체적이기 때문에 환자는 그 원래의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곤 하기 때문이다.
* 거짓된 대답이라도 해달라는 강압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위선된 대답을 해주지 않는 것이 환자를 더욱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 저를 분석하고 싶으면 그러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 동기에 대해 결론부터 내리기 전에 먼저 그 사건에 대한 제 생각과 느낌에 대해 알아보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인다.
< 정신병질자 >
* 정신병질적 행동의 일차적인 목표는 충동이 충족되지 않을 때 초래되는 긴장감을 피하고, 좌절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을 피하며, 더욱이 자아가 좌절감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 정신병질자들이 보이는 대인관계의 기본적인 양상은 비위를 맞추고 무언가를 얻어내며 착취적인 스타일이다.
* 정신병질자들은 대인 관계에서의 수동성을 두려워한다. 이들의 공격적 행동 중 많은 것들이 복종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며 수동성을 느끼게 만드는 직접적인 또는 상징적인 위협에 의해 난폭한 범죄 행위가 촉발될 수 있다.
* 정신병질 환자들은 종종 비교적 구체적인 목표를 추구하며, 이를 얻어내는 일에 의사가 도움을 주길 바란다. 이런 모든 상황하에서 환자는 고통스러운 내적 감정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이러한 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의사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은 외부세계와의 싸움에 대한 도움만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자는 전이 대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인물로 지각되는 것이다.
* 면담자의 역할은 행동의 외적 표출 행동을 기저의 감정에 연결시켜주고 전치를 지적해주는 것이다.
* 병리적 행동에 기저하는 정신역동적 기제에 대한 지적 통찰은 정신병질 환자에게는 거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 정신병질 환자들의 사고 과정은 조리 있고 적절하지만 이들의 감정 생활과 주요 대상 관계 양상은 신경증 환자보다는 정신분열병 환자에 가깝다. 추상적인 해석보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치료자와는 현실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 뇌 기질성 환자 >
* 만성 뇌 질환 환자에게는 그의 자존심을 유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과거의 그의 성취와 능력에 대해 회상시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적개심, 위기감 그리고 의존감을 의사가 받아주는 것이 이러한 환자를 치료하는데 필수적이다. 기질성 환자가 지배권을 가질 기회는 제한되어 있다. 치료자에게 어느 정도 지배권을 행사하도록 해주는 것이 환자에게는 중요한 만족감을 제공해준다.
< 정신신체장애 >
* 정신신체장애 환자에게는 의존적 관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흔히 중요한 요인이 된다.
* 부정은 이러한 모든 일련의 심리학적 사건들에 있어 가장 핵심적으로 가동되는 방어기제이다.
* 흔히 환자에게 아는 사람 중에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한 대답이 자기 병에 대한 환자의 무의식적 태도를 드러내주며, 병의 근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 의사는 당신의 병 때문에 할 수 없게 된 일은 무엇입니까? 또는 좋아진다면 지금 못하고 있는 일 중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생각이십니까? 라고 물을 수 있다. 환자의 답변은 증상의 정신역동적 의미 및 이와 연관된 이차 이득에 관한 소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 증상의 핵심적 의미와 이차 이득, 양자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환자의 질병에 대한 주요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신의 질병에 대해 환자가 어떻게 이해하며 느끼고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여기에는 질병의 원인, 예후, 그리고 병으로 인해 초래된 제약 등에 대한 환자의 생각들이 포함된다.
* 내적 갈등을 갑자기 많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 종종 방어 기제가 너무 빨리 붕괴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 환자들은 노출될 우려가 있는 대화 내용 자체보다는 자신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의사의 태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 종종 전공의들은 경험이 없는 젊은 의사가 경험 많은 정신과 의사로부터 지도를 받는다는 사실에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 안심을 하는지 알게되면 깜짝 놀라곤 한다. 또 다른 경우에선 환자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이며, 이때 이 환자들은 자신의 경험이 미천하다는 점에 대한 치료자의 솔직하고 정직한 태도에 안도감을 느끼며 깊은 인상을 받곤 한다.
덧. 이 책은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볼 책이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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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전문의 김현정 선생님의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 그것도 의료 현장의 최전방에 있는 전문가가 쓴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출판 당시 꽤 큰 주목을 받고 반향도 일으켰었죠.
현대 의학이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느냐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책은 이미 많이 나왔지만 확실히 전문의가 진심을 담아 쓴 책이라서 울림이 컸던 것 같습니다.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그다지 흥미로운 독서는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허술한 편집과 조악한 디자인이 독서욕을 확 떨어뜨린다는 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읽으시라고 추천은 못 드립니다. 읽으실 분들은 근처 도서관이나 국민도서관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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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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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들은 이미 세상에 꽤 많이 나와 있습니다.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가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지만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유명세를 탄 메멧 오즈 박사의
'내 몸 사용설명서(You Owner's Manual)'도 있고 '건강 카레 사건;;;;'으로 유명한 허현희씨의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도 있죠. 물론 이 두 권의 책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왠만하면 읽지 마세요;;;;
하여간 이 책은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가 쓴 책으로 저자인 김현정 선생은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이목으로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았던 분이죠. 세브란스가 배출한 최초의 여자 정형외과 전문의, 대한민국 1호 정형외과학 대학교수, 2005년에는 대학교수직을 박차고 인도의 고대의학인 아유르베다(아유르베다로 유명한 심신상관의학 전공 의사가 바로 디팩 초프라입니다. 관련 책으로는
'중독보다 강한'이 있습니다)를 공부한 바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어떻게 전개될 지 뻔히 보이는 이 책은 왜 현대 의학의 첨병인 의사들이 정작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환자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자는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강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0차 의료해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키우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인공적인 시술을 가능한 한 받지 말고, 경증에 지혜롭게 대처하며 미니멀리즘 의료를 실천하고 보험을 남용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느리게 사는 삶의 방식을 실천함으로써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죠.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사실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알고 있던 내용을 확인한 정도죠. 2012년에 화제가 된 책이라기에 읽어봤을 뿐인데 서점에서 봤더라면 구매까지는 안 했을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굉장히 박식하다는 것. 글솜씨도 훌륭하다는 건 확실히 느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편집이 이 장점을 몽땅 날려버립니다. 이 책의 출판사인 느리게읽기 출판사가 저자의 의료 3부작인 닥터트릴로지만 출판한 것으로 보아 저자가 세운 1인 출판사가 아닐까 싶은데 편집 수준이 정말 형편없어요. 집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조판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조판도 허술하고 서체도 유치하며 하다못해 삽화마저도 실로 암담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15,000 원의 정가를 책정한 것을 보면 상업적인 마인드가 전혀 없는 출판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에는 십분 동감하지만 저자의 닥터트릴로지 나머지 책은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제외한 나머지 두 권의 구매지수는 거의 제 책 수준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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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을까?
- 의료가 양날의 칼과 같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 근원적인 치료는 자신에게 나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일단 기다리기 때문이다.
- 정부, 학회, 병원에서 만든 지침에서 자유롭고자 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보수적이고(conservative), 보존적이고(preservative), 최소한의(minimal) 의료를 신속하고 조용하게 선택한다.
* 마음의 평정심을 즐겁게 유지하려면,
-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약간은 둔감해진다.
-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습관을 들인다.
-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다스린다.
* 운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주축이 되는 것 두 가지를 들자면,
- 심폐지구력 : 걷기
- 근력 : 웨이트
+ 유연성 : 요가
* 인공 삽입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 경증에 대처하는 일반 원칙
- 아프면 일단 쉰다
- 경증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경종이다. 반성할 점이 없는지 짚어보자
- 어떤 증세가 반복되거나 지속될 때, 혹은 분명한 외상으로 인해 기능 제한이 나타날 때는 병원에 가 보는게 좋다
- 검사나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한다
-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에 힘쓴다
* 역설적이게도, 두 배 느리게 사는 방식을 택한다면, 실은 두 배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생존이 아니라 삶이다.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자투리 시간이 아니라, 내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생기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진정 원하는 것을 영영 못한다. 다른 것 접고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그것을 할 수 있다.
* 건강의 기초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중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 마음 : 마음을 담대하고 쾌활하게 다스린다
- 식이와 섭생 : 음식을 깨끗하게, 적당량, 골고루,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섭취한다
- 운동 : 자신을 서서히 좀먹어가는 편리함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벗어나 몸을 움직인다
- 환경 : 공기와 토양과 물을 깨끗하게 보존한다.
* 0차 의료 해법은 사람을 되찾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자본 너머에 간직된 인적 요소, 그 중에서도 환자들 자신의 힘과 역할을 찾고 키우자는 것이다.
제가 일독을 권하는 책으로는
'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
'약이 사람을 죽인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정도가 있습니다. 이 세 권의 책은 한번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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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6년 전 쯤에 포스팅한
'심리평가에서 건강한 심리적 자원을 찾아내는 것의 중요성'이라는 글에서 임상 심리 파트의 수련 과정이 수검자의 문제점을 골라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정작 현장에 투입되어 심리치료나 상담을 진행해야 할 때 꼭 필요한 장점과 건강한 심리적 자원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검자의 장점과 건강한 심리적 자원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 걸까요? 검사를 할 때마다 '이 수검자의 장점은 뭐지? 어떤 자원이 있는 걸까?'하고 고민만 하면 찾아낼 수 있는 걸까요?
물론 그런 조망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련 과정이 문제점만 찾아내는 것에 온통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개인이 그런 마음만 먹는다고 그게 쉽게 되나요?
하지만 몇 가지 도움이 되는 실천 방법은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꼭 필요한 건 평가자가 수검자를 상담 또는 심리치료를 직접 하는 겁니다. 이것만큼 수검자의 장점 찾기에 도움이 되는 연습은 없습니다. 얼핏 보면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심리치료/상담을 하려면 내담자의 장점과 자원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합니다. 치유 효과를 가져오는 건 바로 그거거든요. 그러니 자신이 평가한 수검자를 상담/심리치료를 한다고 하면 심리평가를 할 때도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실질적으로는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심리평가를 담당하는 임상가가 심리치료와 상담까지 원 스탑으로 진행하는 기관이 많지 않죠. 오히려 요즘 추세는 분업화를 통해 상담자와 평가자, 사례관리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겁니다(물론 저는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만).
그래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평가자가 심리치료나 상담까지 진행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좀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자신이 심리평가만 실시하고 상담이나 심리치료는 다른 사람이 담당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경우는 최소한 평가자가 수검자에게 직접 해석 상담을 해야 합니다. 임상심리 파트의 수련 과정에서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해서 의뢰자(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회복지전문가, 정신보건전문간호사 등)에게 넘기고 난 뒤를 가르치지 않는데 수검자의 문제점으로 빼곡한 심리평가보고서를 들고 해석 상담을 하는 곤혹스러움을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부터는 저도 모르게 수검자의 장점과 심리적 자원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정리해보면
평가자가 수검자에게 직접 해석 상담을 해야 하는 이유는 수검자의 장점과 심리적 자원을 찾기 위한 연습을 독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담 및 심리치료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더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해석 상담만이라도 꼭 직접하도록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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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련을 받던 과거에도 그랬고 아마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의 기관에서 그럴텐데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실시하는 심리평가는 심리평가보고서 작성까지는 하지만 해석 상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심리치료나 상담을 임상심리전문가/임상심리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임상가는 refer(스스로를 격하시키는 order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받은 수검자를 심리평가하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를 chart에 끼우는 걸로 심리평가 절차를 마무리합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충실한 해석 상담을 해 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일단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여력이 없고 무엇보다 심리평가보고서를 꼼꼼히 해석할 능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심리평가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임상심리학자가 향정신성약물에 대해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대충 눈에 띄는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고 심리평가보고서를 아예 보여주지도 않는 병원이 태반입니다. 아니 오히려 심리평가보고서를 환자에게 보여주는 병원의 수가 훨씬 더 적을 겁니다.
최근에는 상담 현장의 심리평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심리평가에 대한 관심도 높고 실시도 많이 하는데 병원 장면과 달리 해석 상담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인식하고 있지만 내담자를 전담하는 상담자와 심리평가만 실시하는 임상가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지나치게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도 사실 문제입니다만) 기관의 경우 상담자가 지속 상담 중간에 여러가지 필요(정확한 진단을 위해, 상담이 벽에 부닥쳤다고 느껴 돌파구가 될 정보가 필요해서 등등)에 의해 심리평가를 실시하게 되는 경우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그냥 심리검사 자료만으로 상담에 활용하고 마는 걸 자주 봅니다.
심리평가보고서란 심리평가 결과를 관련 전문가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통의 용어로 정리한 치료 기록의 일종인데 그걸 작성하지 않는다면 결국 원자료를 각자 필요할 때마다 알아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는 안 되죠.
정리하자면,
병원에서는 해석 상담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고,
상담 현장에서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심리평가,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해석 상담은 한 세트로 이루어진 절차라서 어느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되고 소홀히 해서도 안 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상담자이든 임상심리학자이든 간에)는 반드시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시고 가능한 한 심리평가를 실시한 임상가가 수검자에게 직접 해석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기관에 따라 해석 상담만 담당하는 상담자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업무의 편의성을 위한 일종의 편법일 뿐 내담자를 위한 올바른 심리평가 실시 절차가 아닙니다.
워낙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는 반드시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시고, 이를 바탕으로 손수 해석 상담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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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가가 아닌 병원이나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임상가들은 이미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전문가를 만나 면담을 끝낸 수검자를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chart에 기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심리평가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왜 하필 지금 왔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뭐 당연히 도움이 필요하니까 왔겠지 또는 버티다 버티다 안 되니까 힘들어서 지금 왔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마는 거지요.
물론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왜 하필 지금 왔는지를 탐색하는 게 굉장히 유용합니다. 정말로 도저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왔는지, 알려지지 않은 오지 못할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외부의 도움을 받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랬다가 최근에 깨닫게 되었는지, 그랬다면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등등 매우 다양한 대답이 가능하니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묻지 않으면 수검자가 알아서 대답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 전 또는 검사 후 면담에서 염두에 두고 있어야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 장면처럼 문제의 정도가 심각한 수검자가 많은 곳에서는 심리평가를 할 때에도 변별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진단 기준 충족을 위한 주 호소(Chief Complaint) 중심으로 탐색하기 쉬운데 그렇게 되면 잠재 가설이 너무 많아질 수 있어 진단이 틀릴 가능성이 커지고 무엇보다 임상가에게 과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왜 하필 지금 오셨냐?"는 질문에 대한 수검자의 응답을 면밀히 살펴보면 불필요한 진단 가설들을 배제할 수 있게 되고 무엇보다 심리검사 sign만으로 알기 어려운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여러가지 단서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가들께서는 꼭 '왜 하필 지금 오셨냐'는 질문을 잊지 말고 수검자(또는 보호자)에게 꼭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심리평가 supervision을 할 때 이 질문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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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자 마취학자인 레이 그릭과 저명한 수의사인 진 스윙글 그릭(아마도 부부인 듯)이 함께 쓴 '가면을 쓴 과학 동물실험 : 질병퇴치를 위한 의학혁명(Specious Science, 2005)'를 북 크로싱합니다.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동물을 실험모델로 이용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나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토하고 증명하기 위해 쓰여진 이 책은 동물의 생존권이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서 기존의 다른 책들과 궤를 달리하는 듯 보여 신선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이 공간을 빌어 좋은 책을 북 크로싱 해 주시는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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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레이 그릭은 의사이자 마취학자이며 진 스윙글 그릭은 저명한 수의사로 이 책과 또 다른 책 '탐욕과 오만의 동물실험' 두 권으로 전 세계 의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인물들입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저자 서문 첫 줄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책은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동물을 실험모델로 이용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나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검토하고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다 보니 과학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애교있게 경고하고 있고요(그렇다고 어렵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은 그냥 넘어가도 무방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마음에 들었던 점 하나는 저자들이 동물의 생존권이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 것입니다. 가끔 개인적인 가치관을 앞세워 감정에 호소하는 불분명한 취지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시도와는 선을 긋겠다는 것이죠. 신선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오로지 과학에 입각해서 동물실험이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자석 요법, 골상학, 점성술, 안수 치료와 같은 유사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고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죠.
이 책의 초반부에서는 과학 이론의 유효성 측면에서 동물실험이 과학이 설정한 엄격한 기준들을 충족하지 못하며 동물모델은 예측가능성, 검증 가능성, 진보의 측면에서 무능하다고 주장합니다. 동물실험이 왜 과학적 패러다임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데 결정적으로 동물모델의 이용이 모든 현대 생물학이 기초한 원리인 진화의 원리에도 어긋난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전자, 내과의학, 의약품 개발, 외과의학, 소아의학, 뇌질환의 차원에서 동물실험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이고 인간 의학의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동물실험으로부터 나온 데이터를 인간 질환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환자들에게 심각한 해를 입히고 의학적 진보를 지연시킨 수많은 예들을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인간은 이미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대안들을 갖고 있습니다. 박테리아 연구,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과 수학적 모델링, 가능성 있는 약품에 대한 생화학적 분석, 세포 생존 가능성 테스팅, 하위세포 활동 분석 등이 그것이죠.
사실 이처럼 너무나도 명백한 과학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동물실험이 지속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대 기업들에 있어서 동물실험이 법적 안전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면 수백만 달러를 절약하는데 불과하지만 계속 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으면서 인간의 탐욕을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화장품이든, 의약품이든 간에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에 동물실험을 거쳐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naive하게 믿어왔던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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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임상심리학회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표준화된 심리평가보고서를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형식 면에서는 미국의 것을 차용해 그런대로 비슷한 report for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 면에서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라서 임상 현장마다 제각각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평가자가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심리평가보고서의 기술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현장 두 곳을 중심으로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임상 현장에 따라 유의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가장 많은 심리평가보고서가 작성되는 병원 장면입니다. 대부분 정신과(요새는 정신 건강 의학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이거나 심리적 문제와 관련이 많은 과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심리평가 의뢰자가 거의 대부분 의사이다보니 의사의 진단적 임상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유, 무형의 압력을 느끼거나 최소한 진단을 붙여서 보고서를 내보내야한다는 강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평가한 수검자가 자신에게 맡겨진다면 어떻게 치료나 상담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무리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치료에 방해가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무조건 진단을 내리는 습관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상담센터입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기관이고 국가와 voucher 협약을 맺은 곳도 많죠. 상대적으로 정신 건강 의학과에 비해
문제 행동이나 증상의 심각도가 가볍기 때문에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반대로 모든 문제를 PCRP나 애착 문제로 귀인하려는 선입견을 갖기 쉽습니다. 게다가
평가를 하는 기관이 심리치료나 상담을 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심리평가와 심리치료를 연동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작 필요한 문제 별 부모 교육이나 사회 기술 훈련, 의사소통 기술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는 매우 드물며 센터에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치료나 미술치료만 기계적으로 의뢰합니다. 그러다보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무조건 놀이치료?'라는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수검 아동/청소년의 문제와 상관없이 routine하게 센터에서 가용한 심리치료만 제공하는 것이죠.
따라서 상담센터에서 심리평가를 하는 임상가의 경우에는
오히려 정신과적 진단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이 아닌지 좀 더 세심하게 진단 가설을 설정해야 하고
자신이 속한 기관에서 제공할 수 없는 치료적 기법이 필요하다면 수소문을 통해 연계망을 구성하는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심리평가를 위해 방문하는 아동/청소년의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현황을 파악하여 필요한 심리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치료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양성해야겠지요.
심리평가 작성법에 대한 이해에 앞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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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실천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에서 2011년에 내놓은 '채식이 답이다 : 마음마저 맑아지는 즐거운 채식여행(2011)'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미 채식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대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의사 선생님들이 연구 결과와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쓴 글들이라서 신뢰롭게 느껴집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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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자 명단(2012년 4월 22일 17:24 현재)
- Dal님(독서 완료) : 1월 7일(배송), 1월 10일(독서 시작), 2월 9일(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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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실천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에서 2011년에 내놓은 책입니다. 채식을 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현대 의학의 한계에 절망하고 그 한계를 채식을 비롯한 자연 의학으로 극복하는 임상가들의 모임이 바로 베지닥터입니다.
2009년에 월덴 3에서도 소개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2007)'를 쓴 김진목 선생님이 첫 꼭지를 맡으셨네요. 이 책도 제가 추천하는 책 중 하나인데 김진목 선생님도 베지닥터 회원인지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다는 선입견(이거 참 바꾸기 힘들더라고요)을 갖고 있고 현대 의학의 첨병인 의사들도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특성 상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포괄적인 조망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사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이미 채식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잘 알고 있는 겁니다. 다만 의료계의 첨병인 의사들이 채식 실천과 임상 적용을 통해 어떤 효과를 보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하나 무조건 채식만 하면 만병통치에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지 않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선택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150페이지도 안 되는 책 값이 1만 원이나 되는 것과 14명이나 되는 필자가 투입되는 바람에 흐름이 없고 다소 중복되는 내용이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대표 저자가 없어서 조율을 못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채식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 베지닥터 홈페이지 : www.vegedoctor.com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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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이 카테고리에 올린 글은 상담과 심리치료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이름조차 '상담/심리치료'이죠. 제가 상담과 심리치료를 세세하게 구분하지 않는 이유는 현장에서는 굳이 그런 구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 이 참에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법 상 의사에게만 치료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의사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치료', '요법'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법이죠. 그래서 한 때 놀이치료라는 명칭을 쓰려던 학회가 치료놀이학회로 개명을 하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가 연출되기도 했었죠. 어쨌거나 심리치료라는 말을 사용하는 분들은 정신과 의사가 묵인하고 있어서이지 마음놓고 써도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셔야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임상가들은 정신과 의사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서 상담이라는 말을 일부러 선호하기도 합니다.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정신과 의사를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만 있는 자리가 아니라면 가능한 한 상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더 큽니다만.
제가 상담이라는 용어를 심리치료보다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일하는 도박 중독 분야의 특성 때문입니다. 정신병, 병원, 환자, 치료라는 말을 끔찍히 싫어하는 도박자의 특성 상 굳이 심리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조기 탈락율을 높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제 경험 상 도박자는 상담, 상담자와 같은 용어를 훨씬 더 편안하게 느끼더군요.
또한 심리치료라는 말은 듣는 사람이 시작 전부터 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고 고쳐야 할 병에 걸려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와 달리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인식론적으로 좀 더 권력 위계를 높이 세우는)를 통해 치료자가 권위의 도구에 의존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슷한 것으로는 굳이 하얀 가운을 입는 것, 큰 책상을 사이에 두고 명패 앞에 앉히는 것,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에 비해 상담이 더 내담자의 치유와 행복에 도움이 되는 전인적인 용어에 가깝다고 보는데 심리치료적 기법은 상담 중에 상담자가 적절한 타이밍만 잡으면 언제든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사례 발표를 들어보면 사례 개념화 후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에 따라 상담(?)을 진행하는 걸 자주 보는데 제 경험 상 특정 심리치료적 접근법을 그대로 고수해서 내담자의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상담자가 그런 경직된 사고틀을 고집하면 고집할수록 내담자의 치유력을 약화시키거나 심하게는 중도 탈락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부터 상담이라는 용어가 심리치료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폄하하는 스스로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상담이 전쟁이라면 심리치료는 전투입니다. 전투의 승리는 분명히 중요하지만 하나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죠.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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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임상 현장에서 소아/아동을 만나는 임상가를 염두에 두고는 별 3개로 평범하게 평가했지만 일반인 어머니들에게는 별 4개로 평가해도 충분한 좋은 책이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 당연하고 옳은 소리들 뿐이어서 이런 책이 2009년에야 소개되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데 2009년에 처음 나왔을 때는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생각한다'라는 다소 진부한 이름이었는데 개정 증보판을 내면서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로 제목이 (잘) 바뀌었습니다. 홍보 효과를 위해 좀 더 강렬한 문구를 선택하는 출판사의 전략은 대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이 제목이 훨씬 더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어 훌륭한 전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하루에 스무 명이 넘게 아이들을 만난다면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잡으면 한 아이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10분에서 최대 20분을 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심층적인 심리치료는 어림없는 일이죠. 물론 이것만 해도 소아 정신과의 현 실태를 감안하면 대단한 애정과 노력이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그럼에도 소아 청소년 정신의학 분야에서 16년을 한 길만 걸어왔고 특히 저자가 자신의 양육 문제에 대한 숙고와 고민을 임상 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사실 단순합니다.
행복한 어머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들 수 있으니 좋은 엄마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절대 아이를 삶의 최우선으로 두지 마라', '희생이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라'와 같은 다소 도발적인 소제목이 난무합니다만 개인적으로 100% 동감합니다. 저는 행복하지 않은 부모가 아이를 행복하게 양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거든요.
이 책의 장점은 참 쉽게 쓰여져 있어 읽기 편한 것 이외에도 자신이 어떤 유형의 엄마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예를 제시하고 거기에 좋은 엄마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실제 행동 지침도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후반부에는 아직 아이를 갖지 않은 예비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상한 조언이 많습니다. 결혼 뿐 아니라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던 제게 이 책은 상당히 반가운 응원군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장의 임상가보다는 예비 엄마나 자녀 양육 때문에 힘들어 하는 엄마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은 대부분 높게 평가할 정도의 quality가 보장되는 경우가 드문데 이 책은 시비를 걸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이 좋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임상가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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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제목부터가 좀 웃긴데 '처방약은 왜 약사가 조제해야 하는가', '환자는 왜 의사가 치료해야 하는가'라는 선언처럼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의사, 사회복지사, 간호사가 심리평가를 의뢰하고 임상심리학자가 의뢰받은 피검자에게 심리검사를 실시해 심리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면 그 보고서를 의뢰자가 피검자에게 해석해주는 불합리한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심리검사를 실시한 임상심리학자가 피검자에게 그 결과를 해석하는 상담을 실시하는 경우는 개업한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뭅니다.
그래서 심리평가의 해석상담을 임상심리학자가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평가의 해석상담을 임상심리학자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임상심리학자가 심리평가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가장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게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문즉답을 할 수도 있고요. 아무리 의사라고 해도 임상심리학자보다 심리평가에 대해 더 잘 알 수는 없습니다. 그저 보고서의 핵심 내용만 간추려서 기술하는 수준입니다.
심리평가보고서는 한정된 공간에 피검자의 인지 기능, 정서 상태, 성격, 대인 관계, 대처 행동 등 다양한 심리 상태와 현상을 압축 기술해야 하므로 모든 정보를 다 담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임상심리학자가 직접 해석 상담을 하게 되면 보고서에 누락된 내용을 보충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을 거치는 것보다 원 스탑 시스템처럼
검사를 실시한 임상심리학자에게 결과에 대한 해석 상담을 받는 것이 시간, 비용 대비 면에서 효율적입니다.
임상심리학자는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후속 조치까지 염두에 두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필요한 치료적 제언이 가능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피검자는
치료 세팅에 대한 신뢰감이 증진되어 치료에 대한 물입 수준이 증가됩니다.
실제로 제가 임상 현장에서 해석 상담을 하고 나면 그 전까지 상당히 거부적이던 도박자가 내용을 수긍하면서 치료를 받겠다고 동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심리검사를 실시한 임상심리학자에게 해석상담을 받고 싶다고 주장하는 것이 의료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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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을 조금 보태서 우리나라 정신과에서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의 90% 이상은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점차 나아질거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속도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닐 겁니다.
임상 현장에 따라 사회복지전문가나 간호사가 의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특히 정신과에서 심리평가를 의뢰하는 사람은 거의가 정신과 의사입니다. 치료 권한과 대부분의 책임 소재가 모두 의사에게 있으니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마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심리학자라면 적어도 한 두번쯤은 다른 전문가가 쓴, 그야말로 형편없는 심리평가 보고서를 접할텐데, 그럴때면 이런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어떻게 잘리지 않고 계속 일을 할 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다른 임상심리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심리평가 보고서를 보는 축에 속하는데 의외로 형편없는 보고서가 아주 많습니다. 대체 어떤 수련을 받았는지 짐작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엉터리 임상심리학자가 퇴출되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심리평가를 의뢰한 정신과 의사가 심리평가 보고서를 꼼꼼히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말이 의심스러우면 친한 의사 선생님께 심리평가 보고서를 모두 읽는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어렵다면 제출한 보고서를 나중에라도 확인해 보시면 제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은 심리평가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시간도 없고요. 대부분은 심리평가 보고서 중에서 Summary & Recommendation만 읽습니다. 그것도 요약 부분 중에서 지능 지수와 진단에 필요한 특정 결과 부분만 (밑줄치면서) 읽습니다.
제가 작성한 종합심리평가보고서는 A4 기준으로 대개 3장을 넘지 않는 적은 양인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6~7장이나 되는 보고서를 읽을리가 만무하지요. 제가 supervision 하면서도 그런 보고서를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걸요.
이건 임상심리학자들의 책임도 있는 것이 개업 의사들(특히 소아정신과)이 요구하는대로 visual에만 신경 쓴 나머지 표만 화려하게 집어넣고 양을 늘리는데만 급급했기 때문에 아무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보고서가 된 것이죠. 의사들만 탓할 것도 아닙니다.
사정이 이러니 의사가 원하는 진단에 맞는 용어만 몇 개 넣어서 써 주면 별다른 문제 없이 일 할 수 있는 것이죠. 실력이 없어도 들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심리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의뢰자에게 의뢰 사유를 꼼꼼히 물어보고 뭘 알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반영해서 보고서를 쓸테니 요약 및 제언만 읽지 말고 전체 보고서를 다 읽어달라고 합니다.
보고서 전체를 꼼꼼히 읽으면 어느 정도는 엉터리 formulation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일부 문구는 그럴싸하게 포장할 수 있어도 실력이 없으면 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논리적 빈틈 없이 formulation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의뢰자가 심리평가 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실력없는 엉터리 임상심리학자들이 하루빨리 퇴출되어 심리평가를 받는 사람들의 권익을 더 이상 침해하지 않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의뢰 사유를 꼼꼼히 확인하고 그 의뢰 사유를 보고서에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며, 보고서를 전부 읽어달라고 요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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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신경외과 의사가 만성간염, 건선, 아토피로 고통받으면서 현대 의학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자연의학, 대체의학에 눈을 뜬 뒤 쓴 자기 고백서인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부 고발자(까지는 아니지만)의 역할을 용감히 수행하는 이런 분들이 많을 때 우리 사회는 정반합의 모색을 통해 조금씩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이 힘'에 속하는 대표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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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병원에서 일을 할 때 느낀 것은 하나였습니다.
'병원이 병을 만든다. 건강하려면 병원부터 멀리해야겠구나'
굳이 의료 과실이니 이차 감염이니 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될 수 있으면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병원에 가더라도 주사는 맞지 않으려고 하고, 약을 처방 받아도 항생제는 빼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약물도 꼼꼼하게 챙겨서 처방받습니다. 제가 2007년 11월에 소개한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2007)'과
'약이 사람을 죽인다(2003)'에도 이런 습관의 중요성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서양 철학에 토대를 두고 있는 현대의학은 이원론적 사고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발병 원인이 분명한 병원성 급성질환에는 강점이 있으나 발병의 근본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복합적인 비병원성 만성병에는 속수무책입니다. 그래서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에 치중할 수 밖에 없고 장기간의 약물 복용으로 인해 몸 전체의 균형을 깨고 면역력을 저하시켜 더 심각한 병을 만드는 것이죠.
이 책은 스스로 만성간염과 건선, 아토피로 고통받으면서 현대의학의 한계를 절감하던 신경외과 의사가 자연의학을 접하고 갖게 된 새로운 시각을 보고하는 일종의 고백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 부분에서 현대의학의 문제를 상당히 적나라하게 '까'고 있어 참 용기있는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가 속한 집단의 문제를 내부 고발하는 것이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니거든요(요새 제가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후반부는 저자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데 효험을 봤던 자연의학인 니시의학을 소개하고 있지만 계속 만병통치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어 믿음이 갑니다. 사실 주된 내용은 자연의학의 기본 원리, 인체의 자연 면역력을 따르고 신뢰하라는 것이니까요.
현대의학을 대체할 뭔가 대단한 방법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강의 기본 원리와 핵심을 짚어주는 책을 원했던 사람에게는 힘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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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약도 장기간 먹는 것은 위험하다. 오래 먹어야 하는 약이라고 더 오랜 기간 임상시험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장기 복용 의약품은 대개 임상시험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 FDA가 새로운 약에 경고문을 붙이거나, 아니면 시판 금지를 결정하는데는 평균 7년이 걸린다고 한다. 즉 신약이 나오고 7년 이내에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성이 크다는 말이다. * 약물 부작용은 미국의 세 번째 주요 사망 원인이다.* 무서운 의료 현실을 가늠하게 하는 자료가 바로 의료 파업 기간 중에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보고이다. -> 정말 후덜덜합니다. * 제약 회사나 관련 단체는 끊임없이 진단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야 약을 팔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 SSRI 계열의 항우울제는 우울증을 앓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자살로 내몰거나 폭력성을 유발할 수 있다. * 검사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의학적 조치에서 안전한 것은 없다. 특히 오늘날 의학계는 검사 방법만 빠르게 발전하고 치료 면에서는 발전이 거의 없다 보니,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그만큼 심리적으로 고통스런 시간만 늘리는 경우가 많다. * 노쇠한 몸은 좋은 약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노인들은 생리 기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약을 같은 양으로 먹어도 분해 및 배출 속도가 청장년보다 느려 부작용의 위험 부담이 그만큼 크다. * 현대의학이 주도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의료비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완치요법이 아니라, 증상만 다소 완화시키는 증상완화법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의학의 교육과 제도의 기초가 된 미국의 '플렉스너 보고서'는 의료 전문직의 의료에 대한 독점이 표준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기초해 현대 의학이 완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의료는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이며, 모든 치료는 의료 전문인이 담당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이어온 것이다. * 니시의학에서는 몸에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병으로 보지 않고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기 위한 치유 과정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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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당연한 것까지 포스팅을 해야 하다니 마음이 참 착잡합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당연히 평가자인 임상심리학자가 해야 하는 것이지요.
심리평가라는 것이 의뢰받은 피검자에 대한 의뢰 사유 확인, 의뢰 사유에 따른 심리검사 도구의 선정, 검사, 채점, 해석, 보고서 작성, 해석 상담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과정이니 어떤 검사 도구를 사용할 것인가는 평가자의 권리이며 그게 누구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겁니다.
물론 수련 과정에 있는 레지던트에게 supervisor가 교육 차원에서 검사 도구 선정에 대한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책임은 평가자가 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ADS를 무조건 실시하라는 둥, SMS를 빼라는 둥 요구를 하는 건 그게 의사이든, 사회복지사이든, 그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월권 행위입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이걸 요구할 수 있다는게 이해가 안 됩니다. 함께 일하는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평가자의 권한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니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평가에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겁니다.
의사가 하라는대로 보고서 양식에 맞추어 쓰고, 사회복지사가 하라는대로 검사 도구를 넣고 빼고.... 대체 이게 말이 됩니까?
좋습니다. 까짓거 심리학자가 능력이 없어서, 책임이 없어서 그랬다고 칩시다.
그러면
피검자의 검사 받지 않을 권리는 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불필요한 검사로 피검자를 괴롭혀도 됩니까? 게다가 불필요한 비용 청구는요? 그게 과잉 진료랑 차이가 있을까요?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그건 그 나름대로 세금 포탈이나 다름없는 비윤리적인 행동입니다.
원래 심리평가는 임상심리학자가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선별적으로 실시하는 겁니다. 그러니 심리평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임상심리학자가 피검자에게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검사 도구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요. 현재는 검사 수가 문제 때문에 이런 저런 검사 도구를 battery로 묶어서 실시하지만 현실적인 이유에서 그런 것일 뿐 그게 옳은 방법이어서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임상심리학자들도 이런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다보니 위에서 시키는대로 그냥 습관적으로 심리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상심리학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심리검사 도구의 선정은 피검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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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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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책을 읽든 항상 주목하는 점이 있는데 그건 '대체 이 저자는 누구보고 읽으라고 이 책을 썼을까?'입니다.
소설이라면 대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겠지요. 토익책이라면 영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일테고요. 육아 관련 서적이라면 어린아기를 둔 부모이거나 임신을 한 엄마일겁니다.
유명한 신경학 전문의이자 작가인 Oliver Sacks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과연 누구를 대상으로 썼을까요?
저자 스스로 "나는 인간이 어떤 부분을 상실하거나 손상당한 상태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새롭게 적응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을 했지만 그 말을 누구에게 하고 싶은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고 책 안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렴풋이나마 느껴지는 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뇌의 치명적인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지만 짐작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선택한 코르사코프 증후군, 중증 치매, 자폐, 파킨슨 병, 간질, 뚜렛 증후군 등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기질적 문제들은 그 증상이 너무도 특이하기에 호기심을 끌기에는 충분할지언정 그 이상의 정보를 주지는 못하고 있는데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사례에서 나타난 특징들을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제게는 더욱 그랬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에 출판된 책이라서 뇌라는 정교하고 신비한 기관에 관해 지금까지 밝혀진 많은 정보들이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아 보면서 다소 답답하게까지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례 제시, 물 흐르듯 유장한 필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가득찬 책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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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인터케어 건강검진센터에서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겪었던 불쾌한 일에 대해 포스팅을 했고 그 이후로 인터케어 측에서 여러 차례 접촉을 해 왔으나 제가 계속 피했습니다.
오늘은 차장님이 이사님까지 모시고 제가 일하는 직장에 직접 찾아오셨길래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단순히 사태를 무마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머리를 굽히는 것이 아니라 사태의 심각성을 확실히 깨닫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대표 원장님의 재발 방지 약속까지 받아서 화를 풀고 글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서비스는 모두 대만족이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도 컸는데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환골탈태하는 인터케어 건강검진센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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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각 지역 센터와 병원을 연계하여 외래 약물 치료와 입원 치료가 필요한 도박 중독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도박중독치료에 있어 병원입원치료의 한계'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바 있지만 병원 입원 치료는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서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신분 확인을 위한 각종 서류, 보호자 동의서, 2주 간격으로 진료 기록 제출, 퇴원 후 연계 센터에서 상담 치료 지속 등을 요구하는 것이죠. 이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함으로써 도박 중독자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더 많은 도박자를 돕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지방에 있는 연계 병원 중 하나가 저희에게 알리지도 않고 임의로 도박 중독자를 입원시킨 후 입원비를 청구한 일이 있었습니다. flow를 완전히 무시한 행동이었으므로 당연히 지불을 거부하였고 이미 전에도 비슷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대안으로 도박 중독자는 병원에 그대로 입원한 상태에서 퇴원 및 재입원 절차를 밟아 입원비를 중간 정산하여 처리하고 절차를 밟은 이후부터 정상적으로 지불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도박자와 보호자가 치료비 지원 가능 여부를 모르고 무조건 입원했거나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급한 나머지 무리하게 입원을 진행한 경우이기 때문에 설명을 하면 중간 정산을 하고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에 수긍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병원의 원장은 제대로 된 절차도 밟지 않았으면서 무료로 입원이 가능하다고 보호자에게 호언장담을 하였더군요. 당연히 병원의 100% 과실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의사가 자기들 잘못으로 발생한 50여 만 원의 입원비를 받지 않겠다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의사는 니네가 지원하지 않으면 나는 환자에게 어떻게든 그 돈을 받을 것이고 나에게 낸 돈을 니네 기관에 가서 받으라고 보호자에게 통보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이 사람은 치료자가 아니라 장사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아니라 사장님으로 불러야 마땅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순진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이 의사를 치료자 취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장사꾼이 되고자 한다면, 환자에 대한 소명보다는 돈의 법칙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치료자 대접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요. 또한 제 내담자는 그 병원으로 절대 의뢰하지 않을 겁니다. 제 내담자를 치료자가 아닌 장사꾼의 손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다지 탐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그릇은 아닐거라고 믿었는데 입맛이 쓰고 마음이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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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하는 건강검진이지만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임하는 자세가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귀찮기만 한 연례행사에 불과했지만 부품이 조금씩 마모되고 성능이 떨어지면서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겠지요.
지난 번 미국 출장 이후로 일주일 넘게 시차 적응에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보통 술 실력이나 밤샘을 해 보면 체력 저하를 느낄 수 있다고 하지요), 크로스 백을 계속 메고 다녀서 그런지 갑자기 허리가 삐끗하는 것처럼 쑤시는 일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다 그렇다고 하지만 정수리의 머리숱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고요(그렇지 않아도 머리결이 가늘어서 불리한데. ㅠ.ㅠ).
그래서 매년 돌아오는 건강검진이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서 가끔은 고맙게 느껴집니다. 얼마 못 가기는 하지만 건강검진일 앞뒤로 일주일은 운동도 열심히 하잖아요. ^^;;;
매년 회사에서 지정해 준 건강검진 병원을 바꾸어보고 있는데 올해는 삼성동에 있는 광동한방병원에서 받았습니다. 자기네 회사에서 제공하는 검진 서비스가 형편없다고 투덜대는 함께 사는 사람과 장모님까지 휴가를 내고 한꺼번에 갔지요.
삼성역에서 도보로 10분이라는데 절대로 10분 아닙니다. 봉은사 사거리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차라리 코엑스로 들어가서 시원하게 걷는 것이 낫습니다. -_-;;;
오래된 건물이지만 리뉴얼을 했는지 접수 데스크는 거의 호텔 로비 수준입니다. 한 쪽에는 북 카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서가에 약 1천여 권의 책이 잘 정리되어 있고 무료로 제공하는 한방차를 마시면서 누구나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평일 낮에 한번 이용해 봐야겠네요. 신간 서적만 700권이니 웬만한 도서관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 건강검진에는 내시경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위장 조영술도 하지 않았죠. 대신 뇌혈류 검사라든가, 체열 검사 같은 새로운 검사를 몇 가지 더 받았습니다. 체열 검사를 할 때에는 팬티만 입고 기계 앞에 서 있어야 하는데 좀 뻘줌하더군요.
대체로 별 문제 없이 잘 끝났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오른쪽 신장에 'spot'이 보인다고 하더군요. 뭔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박혀 있으면 평생 아무런 문제 없지만 떨어져 나와 요도로 내려오면 요로결석이 될 수 있다고 겁을 주더군요. 그러면서도 특별히 처치할 것은 없다고 하고. 차라리 겁이나 주지 말지...
치과에서도 경고를 받았습니다 .빨리 부정교합 교정을 받지 않으면 이빨이 계속 깨져나가서 나이가 들면 이를 모두 새로 할 수도 있다고요. 각오는 했지만 돈이 얼마라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당장 다음 주 휴일에는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돈이 좀 들어도 지금 보수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일테니까요. 간 김에 스케일링도 하고 전면적으로 관리를 좀 받아야겠습니다.
삼성동 광동한방병원은 대체로 깨끗하고 시설도 괜찮았지만 앞으로는 여기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의사, 간호사, 기사 누구를 막론하고 피곤에 지친 기색이 역력해서 친절하게 대하기에 어려워 보이더군요. 직원을 이렇게 혹사시키는 곳은 안심도 되지 않거니와 마음이 영 불편합니다.
그래도 모처럼 외출이라 한적한 평일 낮 시간을 이용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호사도 누려보고 나간 김에 영화도 한 편 봤습니다.
건강검진을 핑계삼은 즐거운 외출이었네요.
결과가 나오면 긴장해서 운동하는 습관이 올해는 얼마나 가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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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약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섬뜩한 제목의 이 책은 'Ray Strand'라는 미국의 가정의학과 개업의가 쓴 'Death by Prescription'을 번역한 것으로 약의 오, 남용 뿐 아니라 우리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처방약, 일반약, 허브 제품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미국의 경우 정당하게 처방된 약의 약물 부작용이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은 네 번째 사망 원인(투약 오류를 포함했을 때에는 세 번째)이고 2000년 대에 이르러서도 매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한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 대부분은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FDA 승인'이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믿고 약을 먹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1990년 이후 'PDUFA(전문 의약품 승인 신청자 비용 부담법)'과 'FDAMA(FDA 현대화 법안)'에 의해 FDA가 제약 회사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 밖에 없게 된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고발합니다. 또한 '에이즈 파동'으로 인해 법제화된 '긴급 승인 제도'가 제약회사의 이익에 의해 악용되는 실태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결국 믿을 것은 자기 자신 뿐이라는 분명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전문 번역가가 번역을 하고 의약 전문 기자에게 감수를 받았지만 번역투가 좀 어색한 것이 옥의 티네요.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몰입을 방해하지만 내용의 중요성을 기준으로 보자면 필독 도서입니다.
* 저자가 권고하는 제대로 약 먹는 방법
1. 생활 방식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이 가장 우선, 약을 먹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 약 처방을 먼저 하고 부가적으로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권하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관행 상 명심해야 할 원칙입니다.
2. 현재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처방약, 일반의약품, 허브, 영양제 포함)의 목록(복용량, 복용 시작 날짜 기록)을 만들어 휴대하고 처방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항상 제시할 것.
: 새로 처방 받은 약이 현재 먹고 있는 약과 충돌하거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 반드시 의사와 약사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처럼 의사나 약사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다고 합니다.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죠.
3. 시장에 출시된 지 최소한 5년 이상된 약만 먹을 것
: 약이 출시된 지 5년 정도 되면 문제가 있는 약은 자발적 보고 시스템에 의해 퇴출되게 됩니다(이것도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일반약의 경우 약사가 최신약을 권하고 환자 또한 그것을 반기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정말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4. 어떤 약이든 복용을 시작한 이후 몸에 문제가 생겼다면 무엇보다도 약 부작용을 먼저 의심할 것.
: 그렇다고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되며 처방한 의사를 최대한 빨리 만나서 증상을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혈액 검사를 포함한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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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14 20:47
.
먼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건강 심하게 앓았다. 외식 때문이었는지, 피로 때문이었는지,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었는데 배탈이 심하게 났다. 거의 하루 동안 굶고 누워 지내면서 몇 시간 ..
<대학교수-개업의사 '돈거래' 사실로> - 연합뉴스(코리아닷컴 재배포)
기사 내용은 석,박사 학위가 필요한 개업 의사가 전북 지역의 의대 교수에게 청탁해 학위를 돈으로 사고 팔았던 사실이 적발되었다는 겁니다. 어디 이런 고질적인 관행이 전북 지역뿐이겠습니까?
기자는 2001년부터 각 대학이 학위수여업무를 교육부로부터 이관받으면서부터 이러한 부정행위가 쉬워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는데 제가 알기로 이 관행은 뿌리가 훨씬 깊으며 역사도 매우 오래된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위 논문을 처음(idea generation)부터 끝(논문 작성)까지 자기 힘으로 쓰는 의사가 몇이나 될까요? 잘은 몰라도 저는 많아야 열에 하나를 넘기가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연구를 하는데 필요한 통계 방법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매우 취약합니다. 교과 과목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 말고도 익혀야 할 부분이 산더미입니다. 그래서 일부 대형 병원에서 실험 설계 및 통계 분석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은 레지던트는 전문의가 되어 개업을 하면서 자신이 수련을 받은 병원의 staff(당연히 그 대학병원의 교수입니다)과 계속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그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대부분은 박사 과정이지요. 학위가 필요한 의사들은 레지던트 3년차가 되면 석사 과정에 진학을 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 대학원 과정의 수업, 과제, 연구와 양적, 질적 차이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소위 대충입니다. 논문도 당연히 대충이지요. 박사 과정은 더 심합니다. 환자보느라 정신없는 개업의가 박사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가능할리가 없지요.
솔직히 개인적으로 저는 의대에서 대학원은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의가 되어 환자를 열심히 치료하면 되는 것이지 뭐하러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석, 박사 학위를 따도록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의사는 연구 인력이 아니고 임상 장면에서 실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아닌가요?
연구 수행에 적합한 능력과 교육 자체가 부족한 의사에게 학위를 요구하니 부정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 온라인 문법/맞춤법 점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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