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씨의 용감한 내부 고발이 요새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너무나 당연한 일이 화제가 되는 사회란 게 참 웃픕니다만) 중앙난방식 아파트에서 유량계를 조작해서 저런 식으로 난방비를 절감(이라고 쓰고 삥땅친다고 읽는다)할 수 있다는 꼼수도 놀랍지만 자신들의 행동을 당연시 하는 후안무치가 더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 이전부터 그랬던 모양이니 이 정권에 세금 내는 것이 아까워 수동 공격적으로 싸웠던 투사들도 아닌 듯 하고(설사 그렇다고 해도 아닌 건 아닌거죠)....
전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차이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둘 다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건 동일하나 타인의 행복 추구권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개인주의자에 비해 이기주의자는 타인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착취한다는 차이가 있죠.
유량계 조작으로 내지 않은 난방비는 다른 사람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들은 그런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겁니다. 어차피 내가 피해보는 것이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고 가볍게 생각했겠지요.
그런 무임 승차자(free rider)가 많아질수록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아도 정글이 되어가는 이 사회가 약육강식의 늪으로 변하는 속도가 빨라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런 악랄한 무임승차는 일벌백계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김부선씨와 같은 내부고발자가 손가락질 당하지 않는 문화가 이 참에 생기기를 바라고요.
태그 -
free riding,
개인주의,
개인주의자,
김부선,
유량계,
이기주의,
이기주의자,
이명박,
행복 추구권,
후안무치,
희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26
도박 중독자의 가족이 쉽게 걸리는 대표적인 '병'으로는 '의심병'과 '조급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도박자에게 자신이 의심병에 걸렸다고 이야기하자'라는 글에서 다룬 바 있죠.
오늘은 가족 중에서도 콕 집어 도박 중독자의 아내에게 주로 나타나는 문제들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부적절한 죄책감이 강합니다. 남편이 도박에 중독된 주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과도한 귀인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죠. 이는 '당신이 하도 돈 돈 하면서 바가지를 긁어서', '당신이 내조를 엉망으로 하니'와 같은 도박 중독자의 책임 전가로 인해 더욱 악화됩니다. 특히 도박 중독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쓰는 아내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은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서 어느 하나의 원인만 갖고 설명할 수가 없죠. 따라서 아내가 이렇게 저렇게 했다고 해서 남편이 도박에 중독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부적절한 죄책감과 적절한 죄책감의 차이는
'적절한 죄책감과 부적절한 죄책감'이라는 글에 정리해 두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지나치게 희생적입니다. 이건 첫 번째 문제인 부적절한 죄책감과 결합하여 나타날 때 더욱 강력해지는데 남편이 도박에 중독된 원인을 자신이 제공했다고 잘못 원인 귀인을 하게 되니 도박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되고 자신의 모든 시간, 역량을 쏟아 붓는 겁니다.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는 좋습니다만 문제는 지나치게 희생적인 아내는 노력 자체에만 치중한 나머지 치유의 원칙들을 지키면서 균형을 잡는 걸 잘 못합니다. 예를 들어 도박 중독자가 자신의 행동 결과를 책임지게 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대위 변제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러한 대위 변제 절대 금지 원칙과 도박 빚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충돌할 경우 우선 순위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의도와 달리 반치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죠. 특히 지나치게 희생적인 아내는 도박 중독자와 상호의존(co-dependence)된 경우가 많은데 이 문제 또한 꼭 해결해야 합니다.
셋째,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도박에 중독되기 이전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도박에 중독되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작되었는지는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정도의 상태에서 보면 더 이상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자신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이 더 맞겠네요. 그래서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여가 선용은 사치이고, 대인 관계는 끊겼으며 쇼핑이나 외식과 같은 사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조차 어려워합니다. 그러니 인생에 즐거운 경험이 언제인지, 과연 있기는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당연히 부적절한 죄책감이 강할수록, 지나치게 희생적일수록 자신을 위한 투자나 위안은 뒷전으로 밀리게 됩니다. 이 세 번째 문제가 심할수록 기분 부전 장애(Dythymic Disorder)나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로 진단될 가능성이 커지며 아내 본인 뿐 아니라 도박 중독자와 다른 가족들의 치유도 요원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 치유와 관련해서 기둥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아내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은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제가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라는 글에서 강조한 것처럼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안합니다.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
부적절한 죄책감이 강하고, 지나치게 희생적이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내는 개인주의자가 되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적어도 이기주의자가 될 정도로 자신의 성에만 온전히 투자해야 겨우 개인주의자가 될 수 있는 수준이죠.
사실 위의 문제들이 있는 아내가 제아무리 이기주의자가 되겠다고 노력해봤자 개인주의자가 되는 것 마저도 쉽지 않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덧.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에 대해서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자신이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두려운 분들은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태그 -
co-dependence,
개인주의,
개인주의자,
기분 부전 장애,
도박,
도박 중독,
도박 중독자,
도박중독,
부적절한 죄책감,
상호의존,
아내,
우울 장애,
의심병,
이기주의,
이기주의자,
조급증,
희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384
★★★★★
이미지 출처 :
YES24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2007)'의 저자인 웨인 다이어가 25년 전에 쓴 베스트셀러(전세계적으로 1,500만 권이나 팔렸답니다)입니다.
이 책도 한글 제목 때문에 호오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습니다.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는 많이 다른데도 사람들이 오해를 할테니까요. 사실 이 책은 이기주의자가 아닌 개인주의자에 대한 걸 다루는 책인데 제목만 보면 선입견을 갖기 쉽거든요. 실제로 온라인 서평을 보면 이 책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과연 그런지 목차만 살펴볼까요?
제1장. 내 인생은 내가 지휘한다.제2장.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제3장.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제4장. 자신에게 붙어있는 꼬리표를 뗀다.제5장. 자책도 걱정도 없다.제6장. 미지의 세계를 즐긴다.제7장. 의무에 끌려다니지 않는다.제8장. 정의의 덫을 피한다.제9장. 결코 뒤로 미루지 않는다.제10장.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제11장.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제12장. 행복한 이기주의자
어떠신가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든 착취하든 전혀 개의치 않는 이기주의자에 대한 내용이 있어 보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10장을 보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죠.
이 책은 이기주의자로 살라고 충동질하는 책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가장 싫어하는 '희생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고, 찾은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저는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2007)'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최근에야 만났지만 이 책의 내용에 100% 동의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제가 아주 행복하다고 느끼는데(생각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에 반감이 드는 부분이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당연한 말을 하는군'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었으니까요. 제가 이 책의 내용대로 살아서 행복한 건 아니지만 행복한 상태에서 보니 온통 맞는 말 뿐이더군요.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책을 몇 권 추천드렸습니다만 이 책은 그야말로 '행복하게 살기 종결자'입니다. 다른 사람 눈치(배려가 아닙니다)보고 싶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행복 지침서입니다.
닫기
* 우리가 이 세상에 머무는 기간이 너무도 짧은 것이 분명한데 적어도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똑똑함의 참된 척도는 하루하루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제대로 즐겁게 사느냐다.* 사랑이란 '좋아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위해 선택한 일이라면 무엇이나,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 들건 안들건 허용할 줄 아는 능력과 의지'다. * 행복하다는 것은 자신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일들을 놓고 한탄하지 않는 것이다. * 자녀에게 인정은 언제든 주어져야 하는 것이지, 마땅한 행동을 한 보상으로 주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어떻다' 꼬리표들은 모두 다음의 네 가지 노이로제적인 말을 사용한 결과다. "그게 바로 나야", "난 항상 그래왔어", "어쩔 수 없어", "난 원래 그래". 모두 성장과 변화를 방해하며 삶을 색다르고 재미있게, 그리고 현재의 순간순간을 한껏 충실하게 살 수 없도록 가로막는 말이다. * 당신이 '나는 어떻다' 꼬리표를 불러내면서 과거에 매달린 덕분에 얻을 수 있는 보상은 '회피'라는 한 마디로 깔끔하게 요약할 수 있다. * 일생을 통해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감정이 두 가지 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자책감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섣부른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패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는 단지 특정 행위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됐어야 했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방식으로 행해져야 할 일 따위는 없다고 믿는다면 실패란 있을 수 없다.
* '의무를 끌어안고 사는 경향'을 심리학자 Albert Ellis는 머스터베이션(musterbation)이라 지칭했다.
* 사실 미룬다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면 하는 것이고, 하지 않는 것은 뒤로 미루는 게 아니라 그냥 하지 않는 것이다.
* 부모가 자녀를 자신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 부모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부모라는 사실이다. 이는 자녀들에게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우선시하도록, 그리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골방만 차지하도록 가르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 어머니는 기대야 할 존재가 아니라 기대는 것을 불필요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덧. 살짝 아쉬운 것은 행복하기 위해 저자가 제안한 실천 지침들이 아주 구체적인 것들이 아니라는 점인데 이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자신만의 실천 지침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목적지에 도달해 놓고 보면 옳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가는 길은 모호한 것과 같지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Your Erroneous Zones,
걱정,
실패,
웨인 다이어,
의무,
이기주의자,
인생,
인정,
자책감,
정의,
행복,
행복한 이기주의자,
화,
희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24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점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라는 글에서 이미 설명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거창하게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를 구분하는 방법이라고 떡하니 거창한 제목을 붙였지만 무슨 대단한 연구 결과나 치밀한 분석 이런 거 전혀 없습니다.
이 포스트의 카테고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런저런 이야기'잖아요. 그냥 개인적인 개똥철학을 읖조리는거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이기주의자를 개인주의자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기주의자를 곁에 두면 세상살이가 상당히 피곤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별다른 피해(질투심을 유발하는 것까지 피해라고 하면 답 안 나옵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를 주지 않는 개인주의자에 비해 이기주의자는 거머리와 같아서 주변 사람들의 행복까지 빨아 먹거든요. 그래서 아래에서 설명드리는 제 잣대를 들고 한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이기주의자는 대부분 두 가지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안하다'와 '고맙다'는 말이죠. 정말 미안하거나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회적 기술이 뛰어난 이기주의자는 더 많은 것을 뜯어내기 위해 간혹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만 다른 사람이라면 상당히 고마워 할 일을 해 줘도 고맙다는 말을 듣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둘째.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방을 이기주의자라고 비난합니다. 일종의 투사적 동일시라고 할 수 있죠. 적반하장의 대명사가 바로 이기주의자들이기 때문에 뒤집어 씌우기에 능합니다.
자신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다른 사람에게도 잘 하려고 애쓰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기주의자라고 비난당하고 있는 분들은 자신이 이기주의자들로 둘러쌓인 것이 아닌지 살펴보세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신의 그러한 지나친 희생을 부담스러워할테고 당신과 거리를 두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이기주의자라면 당신이 희생하면 희생할수록 좋아하고 그런 당신을 좋게 평가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결국 이기주의자들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도 힘만 들 뿐 인생이 피곤하고 괴로운 분들은 위의 두 가지 기준을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들이대 보세요.
어느 누가 자신의 소중한 삶을 이기주의자들에게 희생하면서 살고 싶겠어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