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에 소개드린 정신과 전문의 이무석 선생님의 책 '30년만의 휴식(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일반인들에게라면 모르겠지만 현장의 임상가에게는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는 책이 아닌데다 제가 일하는 기관의 자료실에서 빌려서 읽은거라서 북 크로싱을 안 했는데 블로그 이웃인 '혜란'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북 크로싱을 중단하게 되시는 바람에 보관 중인 책을 제게 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이 책이 따라왔습니다.
제 뜻대로 하라고 하셔서 고민하다 저와 다른 시각에서 보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참고만 하세요. 모든 책은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께는 무한감동을 전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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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에 손이 가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신과 의사가 (당당히) 책 제목에 심리학을 가져다 쓸 때에는 그만큼 자신이 있었을테니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상담에 도움이 되는 뭔가 특별한 이야기 한 자락이라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Barbara De Angelis의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
Morgan Scott Peck의 '아직도 가야 할 길',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 중 아직까지 어느 책도 보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한번쯤 봐도 괜찮은 책입니다. 그야말로 눈높이에 딱 맞는 책입니다. 쉽게 읽힐 뿐만 아니라 곳곳의 예시도 눈에 쏙쏙 들어오게 배치했거든요.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위의 세 권, 특히 '당신이 나를 위한 바로 그 사람인가요'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심리학 전공자 또는 상담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 다 알고 있는 내용일테니까요.
사실 상 이 책은 부제가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라고 되어 있지만 30대를 20대나 40대로 바꾸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 30대를 '이행기', '미지의 시기'라고 부르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점철된 세대로 규정하고 있지만 글쎄요. 별로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별로 30대를 대상으로 쓴 글 같지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차라리 그냥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썼다면 납득이라도 했겠지만 30대라고 콕 집어서 제목을 붙여놓고는 영 30대에 맞지 않는 옷을 걸쳐놓으니 뭔가 마음이 불편하고 출판사의 상술에 낚였다는 불쾌감만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게다가 중간에 인용한 내용들도 잘못된 것들이 꽤 됩니다. 예를 들어 지나친 낙관주의를 경계한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를 그나마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때까지 살아있었다고 반대로 오독하거나
퀴블러 로스가 발견한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 중 일부만 차용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애도 과정을 설명하는데 (멋대로) 사용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눈에 상당히 거슬립니다.
게다가 아들러의 '권력에의 의지'를 설명할 때 예로 든 저자 자신이 병동 chief였을 때의 에피소드는 그것이 어떤 상황인지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사실 김혜남 선생님이 그런 분이었다는 것에 실망했습니다.
나중에 김혜남 선생님은 이 책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 아쉬웠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화답하기 위해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라고 비매품인 작은 책자를 부록으로 냈습니다.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30가지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저는 여기서 또 한번 실망했습니다. 그나마 본 책에는 이런저런 심리학 관련 지식이라도 있지만 이 작은 소책자는 완전히 저자 자신의 말만 있을 뿐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거든요.
전에 리뷰했던
이무석 선생님의 '30년 만의 휴식'에 이어 또 다시 실망한 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은 읽기를 주저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직접 읽어보고 평가하고 싶다는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곧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굳이 구입하시지 말고 북 크로싱으로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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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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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에는 맘에 안 드는 책은 읽다가 그냥 던져버린다. 한 때는 맘에 안 들어도 책은 끝까지 정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끝까지 읽곤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맘에도 안 드는 책을 읽..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정신과 의사 중 정신분석의 대가로 손꼽히는 전문가 중 하나인 이무석 선생님의 책입니다.
이쪽 분야에서는 워낙 유명한(하도 귀가 따갑게 들어서) 분이지만 이무석 선생님의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내공만 따지자면야 확실히 절정 고수의 반열에 드시는 분이나 작가의 차원에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드리기가 어렵겠습니다. 글을 워낙 쉽게 쓰셨기 때문에 책장은 잘 넘어갑니다만 무엇보다 재미가 없습니다(물론 제가 이쪽 전공자이기 때문에 새로운 점을 발견하지 못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무석 선생님은 이 책에서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 속에서 만들어지는 '마음 속의 아이'가 '무의식'에 자리잡으면서 문제를 만들 수 있으니 그 '마음 속의 아이'를 분명하게 깨닫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어떻게요? 그냥 열심히 노력하면 되나요?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캇 펙이 이야기한 것처럼 게으름을 극복하지 못해서, 아직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못해서 노력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함에도 엉뚱한 길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이무석 선생님이 책 안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읽는 이가 자신에 대한 통찰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이 책을 읽고 통찰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편안하게 무리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다보니 통찰을 끌어내기 위한 impact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문제 의식을 가질 수 있게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뒤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이르면 분명하게 답하지 않고 애매하게 쏙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은 정신분석을 받아야 한다는 저자의 마케팅 전략이라면(그것이 그르다는 것은 아님) 분명 성공적인 시도(2006년 5월에 나온 책인데 2007년 7월에 이미 14쇄나 찍은 것을 보면)일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입맛이 쓰고 시간이 아까운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괜시리 멋들어진 추천사를 쓴 이시형 선생님까지 미워지게 되는 것이죠.
이 책에 등장하는 '휴'처럼 쉼없이 달려온 직장인과 관계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지만 현장의 전문가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명성에 혹해서 집어들었다가 후회한 책, 30년만의 휴식입니다.
실망이 커서 그런지 책을 덮고 나니 머릿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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