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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로 김민희씨가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지요. 요즘의 연애 실태를 현실적으로 잘 그리고 있고 코믹한 요소도 적잖이 배치되어 있어 내 이야기가 아닌 이상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꽤 재미있게 봤고요.
개인적인 감상을 좀 말씀드리면,
연애란 건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모르는거라지만 김민희와 이민기가 연기한 두 사람의 연애는 잘 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영화에서는 다시 한번 잘 해보는 걸로 해피엔딩 처리했지만 개인적으로 결국은 다시 헤어질 수 밖에 없을거라 예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두 사람은 사내 커플입니다. 그것도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정도가 아니라 같은 지점에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은행원이죠. 예전에
'모든 다중 관계는 해롭다'는 글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내 커플은 사이가 좋을 때에는 상관없지만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파괴력이 훨씬 더 큽니다. 온갖 구설수때문에도 그렇고 연애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완충시켜줄 자기만의 안전 공간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50점을 깔고 들어가는 불리한 연애입니다.
그 다음으로 이 연애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진실하지 않습니다. 이기적이냐 아니냐를 떠나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그러면서 상대방을 위해서 그랬다고 둘러대기만 하죠) 뒤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느라 온갖 방법(페이스북 감시, 미행, 전화 확인 등등)을 동원합니다. 사랑하는 사이에 가장 중요한 신뢰가 싹틀 틈이 없습니다. 신뢰를 쌓아둔 것이 없으니 갈등이 생겼을 때 인출한 애정 자금이 없는거지요.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자신에게,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기대를 합니다. 연애란 이럴 것이라고까지 기대하기 때문에 매번 그 기대를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충족되지 않으면 좌절하고 슬퍼합니다. 자신이 만든 기대의 덫에 스스로 걸려서 고통스러워하는거지요.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걸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은 집착과 희생 밖에 없습니다. 그래봤자 고통의 시간을 연장하는 것 뿐이지만요.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예후를 보여주는 건 동희(이민기 분)의 주사와 두 사람의 통제불능증과 기본 예의 부족입니다. 주량 통제가 잘 안되고 일단 술에 취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제맘대로입니다. 영화에서는 그런 요절복통 야단법석이 재미난 에피소드처럼 그려졌지만 사실 이런 주사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항상 맘졸여야 하지요. 실제로 이 영화에서도 박계장이라는 후배가 남자 주인공 때문에 개고생합니다. 그리고 이 커플은 어느 선을 넘어서면 서로에게 쌍욕을 하거나 몸싸움도 가리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 역시 연애 동안에는 화끈하고 열정적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기본적인 존중과 매너를 지키지 않는 커플의 미래는 아주 어둡죠.
그래서 이 두 사람의 연애는 결실을 맺기도 어렵고 설사 결실을 맺는다고 해도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 뿐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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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최초 해양재난영화라고 할 수 있는 영화 해운대를 1000만 관객 돌파 기념(일리가 없지만)으로 보고 왔습니다.
YES24의 별사탕 이벤트에 당당히 당첨(나름 달랑 5명만 뽑는 거라는)되었는데 안타깝게도 평일에만, 그것도 피카디리 극장에서만 봐야 하는 제한 조건이 줄줄이 붙어 있는 관람권이라서 어제 학회 참석하는 김에 현장 예매를 하고 봤습니다.
일단 CG는 합격점이었습니다. 약간 티가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더군요.
원래 이런 합성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당히 중요하죠. 실제로 해일이 없는 상태에서 해일을 보고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를 표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연기력이 있는 배우들을 대거 포진시켰습니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외에도 송재호, 김인권, 이민기, 김지영 등 조연급 배우들도 상당히 신경 써서 캐스팅한 듯 보였습니다.
설경구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송윤아와 결혼하면서 낮아졌던 호감도를 상당 수준 회복할 것 같습니다. 연기가 좀 틀에 박힌 듯하여 변신이 필요한 듯 하지만 아직까지 연기 하나는 확실히 발군이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깨달은 것은 엄정화 연기 참 잘하더군요. 가수보다 연기자의 재능이 더 훌륭한 것 같습니다. 하지원도 어려운 부산 사투리를 소화하면서 연기를 잘 했지만 저는 엄정화의 연기가 더 좋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오히려 박중훈이었습니다. 영어에 일어까지 구사하면서 고군분투했지만 해양지질학자의 모습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좀 어색했습니다. 아무래도 공백이 좀 길었나 봅니다. 다른 작품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두 번 울었는데 한번은 설경구가 하지원의 아버지 산소에 갔을 때 죄송하다고 울먹이는 장면하고 박중훈과 엄정화가 아이를 헬리콥터로 올려 보내고 밀려오는 2차 쓰나미를 보면서 부둥켜안고 미안하다고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평이 상당히 엇갈리는데 큰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저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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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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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억 원짜리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해운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윤제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엄밀히 따지면 윤제균 감독 영화의 경우 작품에 따라 편차가 상당히 심한 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