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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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정의감으로 범죄자를 잡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는 무대포 기질 때문에 좋은 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타협하고 살아가는 족속들과는 항상 충돌하고 사고치는 형사 캐릭터는 예전부터 꽤 많았죠. 거기에 버디 무비까지는 아니지만 든든한 지원군인 고참이나 선배와 아옹다옹 다투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식의 영화로는 미국의 리썰 웨폰 시리즈가 있고 우리나라만 봐도 공공의 적 시리즈가 있죠. 그만큼 많이 다뤄온 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선택한 조합은 황정민-오달수 : 유아인-유해진이었는데요. 케릭터 선정은 좋았습니다. 각각의 케미도 폭발적이었고요. 다만 새로운 재미를 주기에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승완 감독의 장점인 폭발적인 액션도 부족했고요. 물론 이런 영화는 너무 코믹하게 가도 망하고 너무 심각하게 가도 망하기 때문에 균형을 잡는 게 쉽지 않죠. 그래서 황정민의 코믹함에 유아인의 과잉 연기로 돌파하려 한 것 같습니다.
시기적으로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재벌, 기득권층의 갑질때문에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한껏 올라가 있었던터라 영화에서 묘사된 재벌 2세의 안하무인 행동에 모든 관객이 일심동체가 될 수 있었겠죠. 하지만 너무 평범한 스토리(각본을 류 감독이 썼다고 하던데), 밋밋한 액션씬, 결정적으로 유아인의 과잉 연기가 불편해서 저는 재미가 확 반감되더군요. 유아인이 앞날이 촉망되는 연기자임에는 이의가 없지만 힘을 좀 뺐으면 좋겠더군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마약쟁이 망나니가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폭발적인 열등감을 감춘 냉혈한 싸이코패스였다면 훨씬 더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그런 캐릭터를 바로 류 감독의 전작인
'짝패(2006)'에서 이범수가 연기한 적이 있었으니까요. 이범수가 연기한 장필호와 비교되었으면 훨씬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제가 볼 때는 연기라면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유해진, 오달수, 정웅인, 정만식, 천호진, 송영창, 배성우에 김민재, 신승환에 이르는 연기파 배우진이 이 영화를 살렸습니다. 지루해질 만하면 호연으로 시선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있었거든요.
2010년 부당거래와 2012년
베를린을 거쳐 2014년 베테랑으로 관객 몰이에 성공한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영화가 될 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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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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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다들 그렇게 되는 것인지 예전 같았으면 일부러 피했을 신파조(?)의 영화도 부쩍 챙겨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스포츠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무엇보다도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뻔한 스토리로 감동을 쥐어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그래서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다는 걸 알고 봤는데도 이 영화에 대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아주 좋았습니다.
조안을 비롯한 5명 신인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더 할 나위없이 훌륭했고 이범수를 비롯해 주, 조연 배우들의 균형잡힌 연기의 어우러짐도 좋았습니다. 웃기려고 노력한 흔적도, 그렇다고 감동을 자아내려는 티도 많이 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조안은 정말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갈지 정말 기대가 되는 배우에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영화가 말하는 삶의 자세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동메달을 땄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까지도 동메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사람의 인생 자체가 금메달이 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거'라는 극중 이지봉 선생님의 이 말은 금메달만이 지상 목표일 뿐 나머지 피땀흘린 선수들의 노력은 아무런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올림픽이 싫습니다'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정을 이루어가는데 들인 노력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삶의 자세는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런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이 영화를 좋아하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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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Lunamoth님 4th 블로그
단돈 6천만 원의 제작비로 세간을 놀라게 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이후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등의 영화를 만든 류승완 감독이 한국형 토종 액션 영화를 표방한 '짝패'를 5년 만에 들고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그 동안 류승완 감독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다찌마와 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봤습니다. 제가 류승완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굳이 멋지게 보이려고 덕지덕지 포장하지 않고 냄새가 나면 나는대로, 남루하게 보이면 남루하게 보이는 대로 하고자 하는 말을 솔직담백하게 전달하기 때문인데 이 영화도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더군요.
우리나라 액션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정두홍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류승완 감독 본인의 액션과 연기도 괜찮습니다. 거기에 비열한 웃음과 뽀글이 파마로 무장한 이범수의 악랄한 연기는 이 영화의 재미를 더합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보다는 액션의 사실감은 덜 하지만 맨주먹과 '회축' 발차기에 의존하는 아날로그 액션이 빛을 발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특히 몇 개의 일본식 다다미 방이 연결된 공간에서 사시미칼이 난무하는 액션은 정말 오금이 저릴만큼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영화 '친구' 만큼은 아니지만 칼과 피가 난무한다는 점(특히 후반부)을 고려해서 보기 바랍니다.
덧. 무협좀비호러 영화인 '야차'가 류승완 감독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기대 만발입니다.
덧2. 이 영화에서 이범수가 잔인함을 폭발시키는 장면이 몇 번 나오는데 잘 보면 본노의 근원에 열등감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등감은 정말 무서운 것이죠. 화를 잘 내고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별로 위험한 사람이 아닙니다. 정말 무서운 사람은 열등감으로 인한 분노를 마음 속 깊이 숨기고 있는 사람이죠. 열등감이 폭발하면 이들은 아무리 잔인한 일이라도 서슴없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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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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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5 개봉 | 18세 이상 | 92분 | 액션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 서울에서 형사 생활을 하던 태수(정두홍 분)는 친구 왕재의 부음을 알리는 비보를 듣고 고향 온성으로 향합니다. 죽마고우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