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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페루 여행을 다녀왔지만 사실 올해 말에도 여행이 하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페루 여행 일정을 짜던 시기에 남은 연차 휴가를 강제 입력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와 붙이면 연말에 꽤 긴 기간을 휴가로 활용할 수 있더군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2015년 겨울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길리의 추억이 문득 떠올랐죠.
이번 페루 여행이 첫 남미 여행이었고 2주가 넘는 긴 기간인 만큼 몸 고생이 불 보듯 뻔하고 다녀와서는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연말에는 길리에서처럼 다 놓고 푹 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뉴칼레도니아도 물망에 올랐지만 알아보니 거기는 아무래도 좀 길게 가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고 그 다음에 떠올랐던 곳이 바로 몰디브였습니다. 거리와 기간도 적당한데다 초성수기이기는 해도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었고요. 한번 항공권이라도 검색해 보자고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약간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죠. 그래서 연말에 몰디브에 가게 되었습니다.
몰디브는 원래 유명한 신혼여행지라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하던대로 론플을 구입했습니다. 2015년 판이라 35%나 할인을 받았는데도 2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인데 22,750 원이나 하는군요;;;;
사실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를 제외하고는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섬과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국가라서 여행에서 경험하는 것도 주로 바다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의 선택이 꽤 중요하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한 리조트가 있기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포인트가 많거든요.그런 점에서는 이 책에서 꽤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람 많은 걸 딱 질색으로 생각하기에 저는 몰디브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JA Manafaru 리조트를 선택했죠. 론플에도 splendid isolation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가장 가까운 리조트는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만 가도 되지만 거기는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리조트라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전혀 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약한 리조트는 수상 비행기로만 갈 수 있어 수상 비행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추가되지만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이빙과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스킨스쿠버를 하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저는 다이빙을 할 게 아니라서 좋은 리조트를 선택한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서 주류, 음란물 등의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굉장히 보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저는 리조트에서만 있을 예정이니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케냐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라무섬이나 인도네시아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길리 메노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1.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덧2. 리조트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리조트의 숙박 요금이 상상을 초월하니 저처럼 신혼여행이 아닌 휴양 여행을 가실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하셔야겠습니다. 보통 론플은 숙박요금을 세 수준으로 나눠서 budget($), midrange($$), top end($$$)로 구분하는데 가장 저렴한 budget 카테고리 숙소의 1박 평균 금액이 350$이거든요. top end 리조트는 750$부터 시작이고 1박에 2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럭셔리 리조트도 즐비한 걸 보면 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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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본격적인 여행기를 올리기 전에 여행했던 곳을 되돌아보면서 알게 된 단편적인 정보나 단상을 정리해보곤 하는데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여행에서도 해 봤습니다.
* 문화
: 발리는 힌두 문화인데 비해 롬복 및 길리는 이슬람 문화이기 때문에 라마단도 지키고 현지 문화를 존중해서 지나친 노출을 삼가라고 경고하던데 막상 가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도 시간이 되면 독송 소리에 맞춰 기도도 드리고 하지만 여행객들에 대한 실질적인 제한은 거의 없습니다. 리조트나 레스토랑에서 대부분 술을 제한없이 팔고(제가 길리섬에서 묵었던 리조트에서는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술도 비치해 놓았다고 자랑을 하는 걸 보면 모든 술을 다 구할 수는 없는 것 같았지만요), 섬 내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건 기본인데다 저는 토플리스로 해안가를 산책하는 백인 여성도 봤습니다.
* 팁 문화
: 인도네시아에는 팁 문화가 없습니다. 대부분 세금이 포함되어 있어 팁을 얼마나 줘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make-up room을 하는 직원을 위해 10,000루피(우리 돈 1천 원 정도) 지폐를 놔 두었는데도 안 가져갈 정도에요. 투어를 가도 가이드가 팁을 기대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 때 1~2만 루피 정도 팁을 주면 됩니다만 아직 팁 문화가 정착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능하면 팁을 주려고 했습니다만...
* 생필품
: 롬복에서는 몰라도 일단 길리 섬 중 하나로 들어가게 되면(특히 길리 메노에서는) 마트 같은 걸 찾아보기 힘듭니다(묵는 동안에 눈 여겨서 봤지만 못 찾았습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의 미니바를 이용하지 않으려면 썬크림부터 에너지바 같은 간식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겨서 갖고 가세요.
* 전기
: 우리나라처럼 220V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충전도 아무 문제 없고요.
* 물
: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지만 수도물은 그냥 마시면 안 되고 밀봉된 생수를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길리 메노섬에서 묵었던 Mahamaya Resort에는 숙소마다 정수기가 있어서 마실 물 걱정은 안 했습니다. 생수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팝니다. 오히려 문제는 씻는 물인데 Mahamaya Resort 같은 고급 리조트에서도 가끔 짠 물(그렇다고 바닷물은 아닌 것 같고)이 나옵니다. 자체 정수 시설이 없고 롬복에서 물을 공수해서 채우는 것 같던데 그러다보니 투숙객이 많으면 가끔 물이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이야기하면 채워 줍니다만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러니 섬 지역이라는 걸 감안하고 평소에도 물을 아껴서 써야 합니다.
* 동물
: 발리는 모르겠지만 길리는 100% 고양이 지역입니다(롬복에서는 개도 봤습니다). 길냥이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나 여행자에게 먹을 걸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고 부르면 와서 부비부비하고 발라당 드러누울 정도로 경계심이 없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은 길리에서도 즐거우실 겁니다.
* 치안
: 치안은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Mahamaya Resort에서는 사설 경비원이 상근하는데다 리조트에서 해변까지 아주 가깝기 때문에 도난 같은 걸 염려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리조트가 그럴 것 같은데 귀중품 관리를 평소처럼만 하시면 될 듯 합니다. Mahamaya Resort에서는 안전 금고도 제공하기에 여권하고 여비 남은 건 안전 금고에 넣어 두고 생활했습니다.
* 흡연
: 안타깝게도 롬복도 그렇고 길리도 그렇고 실내 흡연이 허용되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에게는 좀 곤혹스럽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레스토랑조차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닫힌 공간이 아니라 사방이 뚫려있고 선풍기가 돌아가기 때문에(해안가는 바람도 많이 붐) 담배 연기에 질식당할 위험은 없습니다;;;
* 물가
: 현지 생필품 가격이 얼마인지 살 수가 없어서 모르겠으나 관광객 접점 지역의 유흥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합니다. 제가 즐겨 마셨던 워터멜론 주스의 경우 고급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우리 돈으로 3,500원 정도, 로컬 레스토랑에서 1,500~2,000원 정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내 여행을 다닐 때 지출하는 금액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2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4번 정도 스노클링을 하는 투어 비용이 우리 돈으로 7만 원 정도 합니다.
* 교통 수단
: 길리에서는 동력 기구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서 말이 끄는 마차가 주 교통 수단이고 간혹 자전거를 이용하는 용감한 여행자들이 있는데 너무 덥고 모래밭이 많아서 비추천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경우 걸어서 해안가를 따라 한 바퀴 도는데 2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걸어 다녀도 충분합니다. 길리 섬 사이, 길리와 롬복 사이의 교통 수단은 public boat와 대절하는 private boat로 나뉘는데 가격 차이가 큰 대신 그만큼 편의성의 차이도 큽니다. 저는 비용을 감수하고 private boat(롬복에서 길리까지 7만 원 선)만 탔는데 리조트 앞까지 바로 오고, 롬복 선착장에서 공항까지 연결 차량까지 선택할 수 있어서 아주 편했습니다. 짐이 많을 경우 더더욱 장점이 극대화됩니다. 아무리 public boat가 싸도 다시 가더라도 그걸 이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올 때와 갈 때만 이용하는거니까요.
* 환경
: 동력 교통 수단을 금지한 정책에서부터 실감이 되지만 환경 보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오물 투기나 스노클링 할 때 산호초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등 자체 정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리 섬도 점점 외부에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고 여기저기에 리조트를 짓고 있어서 언제 환경 오염이 가시화될 지 모릅니다. 제가 길리 메노에 있을 때도 밀물이 들어오는 오후가 되면 해안가로 떠밀려온 비닐 용품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 더위
: 건기인 12월에 갔는데도 평균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하고 습도도 70% 이상이라서 굉장히 습하고 무덥습니다. 아침 저녁에도 27도 밑으로 안 떨어져서 저처럼 땀이 많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기후였습니다. 한낮에는 에어컨이 돌아가는 숙소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어요. 차라리 바다가 낫습니다. 스노클링을 하다보면 한류가 지나는 곳이 있어서 시원했거든요.
* 해충
: 롬복에는 하루만 머물러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길리의 경우 모기가 많았습니다. 길리도 그렇고 롬복도 그렇고 숙소에 뿌리는 살충제도 있고 길리에서는 아예 전자 모기향을 가동시켜주더군요. 아주 작은 모기들이 극성인데 모기 기피제를 뿌려도 뭅니다. 아무리 더워도 저녁 식사를 야외에서 한다면 긴 팔, 긴 바지에 양말까지 신어야 합니다. 물려도 물렸는지 모를 수준으로 따갑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꽤 가렵습니다. 아, 그리고 길리에는 파리도 좀 있어서 음식에 들러붙지 못하도록 손을 휘젓느라 좀 귀찮더군요.
* 날씨
: 제가 길리에 있는 동안 비 예보가 있었고 실제로 먹구름이 몰려온 적도 있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숙소마다 우산이 있는 걸 보면 비가 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 비가 온다고 해도 금방 그치기 때문에 해변에서 선탠을 즐기거나 스노클링을 하는데 별로 지장은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 인터넷
: 롬복과 길리 모두 숙소에서 무선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공항이나 관광객 접점 지역에서는 인터넷 사용에 무리가 없습니다. 속도가 우리나라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정도의 작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노트북을 가져가서 게임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섬 지역이라서 그런지 포켓와이파이 에그(와이드모바일)를 가져가서 한번도 못 썼습니다. 와이브로망을 전혀 못 잡더군요. 리조트의 와이파이가 해변에서도 잡히기 때문에 굳이 로밍을 하거나 에그를 가져갈 필요가 없습니다. 숙소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 의사소통
: 관광객 접점 지역에서는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대부분 영어를 잘 합니다.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만 동남아시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정원사나 포터 일을 하시는 분들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분도 있는데 이건 동남아 어디나 비슷할 겁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관광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은 매우 친절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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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국주의와 전쟁, 테러, 폭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접근법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 당대비평 특별호(2004)'를 북 크로싱합니다.
슬라보예 지젝, 장 보드리야르와 함께 박노자, 진중권 등 국내외를 아우르는 논객들의 통렬한 논파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소장하던 책을 북 크로싱하는 것입니다. dung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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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100%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는 두 가지 정책이 바로 한미 FTA협상하고 이라크 파병입니다. 이 두 가지 정책 때문에 저는 지금도 양가 감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써 국익(맨날 그놈의 실체도 없는 국익 타령, 이제는 지겹습니다)때문에 대의를 저버릴 수 밖에 없는 그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더라도 대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숙명이라고 저는 생각하기에 이라크 파병을 지금도 반대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잊어버렸겠지만 2004년 여름 김선일씨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납치되어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알량한 대의명분(저는 이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때문에 자국민의 목숨을 포기했고 어설픈 협상으로 오히려 그의 빠른 살해를 재촉했습니다.
어쨌거나 김선일씨 납치살해사건은 그 때까지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처럼 즐기던 전쟁을 잠시동안이지만 뼛속깊이 공포스럽게 느끼게 만든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슬라보예 지젝, 장 보드리야르와 같은 해외 석학들 뿐 아니라 진중권, 박노자를 비롯한 국내 저명인사들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폭력, 테러리즘에 대한 고찰, 테러 방조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대의 명분, 전쟁과 저항이라는 연결된 주제로 쓴 짧은 글들을 당대비평에서 묶어서 내놓은 글입니다.
얼핏 보기에 상당히 까다로울 것 같은 책이지만 번역도 깔끔하고 국내 저자의 글도 비교적 잘 읽히는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읽기에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전쟁, 테러, 국익, 명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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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볼 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상당한 좌파적(?) 시각을 가진 배우입니다.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곧잘 내고요. 골수 민주당 지지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년도 출연작인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봐서 그런지 이 영화도 보기 전부터 왠지 기대가 되더군요.
그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을 해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는 다른 비슷한 류의 영화와 달리 이슬람의 테러리즘에 대해서만 맹목적인 비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급 전사에게 황홀한 내세를 약속하면서 죽음으로 내모는 이슬람의 비정함도 질타하면서 동시에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자신의 요원을 속이고 목숨까지 내버리는 것을 서슴지 않는 미국의 용렬함도 비판합니다. 물론 완전한 균형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만...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그런지 속도감도 있고 생동감 넘치는 액션도 좋았지만 오히려 그게 이 영화의 발목을 잡아서 디카프리오와 러셀 크로 같은 좋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니 포스터에서처럼 '사상 최악의 미션 끝까지 살아남아라' 같은 생뚱맞은 홍보 문구가 달리게 되는 거지요(아마도 이 영화 포스터 홍보 문구를 만든 사람은 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만든 듯~). 게다가 FBI의 마약밀매조직 소탕작전을 방불케 하는 포스터라니... 쩝...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일부러 살을 찌운 듯 보이는 러셀 크로는 보기만 해도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확실히 얄미웠고 요르단 정보국의 수장 역할을 한 배우(누군지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더군요)도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뭔가 2% 부족한 내용이 못내 찜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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