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와 '노는 만큼 성공한다'로 유명세를 탄 김정운 선생님의 2012년 책입니다.
'여러가지문제연구소'의 소장직은 유지하고 계신 듯 하지만 계속 일본에 머물면서 집필을 하고 계시다니 명지대 교수직은 내려놓으셨는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근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이 책의 프롤로그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자의 물건'이라면 바로 여러 가지가 떠오르고 이런 물건들로 인해 여자들의 삶은 흥미롭다는 거죠. 할 말도 많고 재미있는 일도 많고. 그런데 남자의 물건이라면 은밀한 곳의 '그 물건'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다는 거. 자기 삶이 투영된 물건 하나 제대로 없다는 거. 이렇게 존재 확인이 안 된 남자들의 불안이 이 한국 사회의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인 열 사람을 찾아서 그들의 물건과 삶에 대해 물어봤답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냐 하면 이어령, 신영복, 안성기, 차범근, 조영남, 유영구, 이왈종, 박범신, 김문수, 문재인입니다. 일단 제가 싫어라하는 조영남과 김문수가 들어 있어서 읽기도 전부터 기분을 잡쳤습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나서 봤지만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내용도 황입니다. 물건도 결국은 주인을 따르는 법인가 봅니다.
물론 김정운 선생님의 글발은 재미나기로 유명하니 술술 읽힙니다만.....
또 한 가지 불만은 이 책의 구성인데 1부는 남자에게 라는 제목으로 남자로 살아가는 단상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고 2부에서 앞에서 이야기 한 열 명의 저명 인사와 관련있는 남자의 물건 이야기를 들어보는데 두 개의 연결 고리가 부실하여 분량을 확보하려고 전혀 다른 내용을 억지로 붙여놓은 느낌입니다. 차라리 따로 책을 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1부의 내용 대부분과 주장은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고 김정운 선생님의 체험에 입각한 통찰이 묻어 있어 더욱 동감하게 되지만 1부를 읽으면서 느꼈던 건 김정운 선생님도 여전히 갈등 중이고, 그래서 불안하며, 존재의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억측일 수 있겠지만 꼰대가 더 이상 꼰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임을 깨닫고 변화하고자 하나 관성에 의해 저도 모르게 자꾸 회귀할 때의 당혹감이 묻어난다고나 할까요? 이 책 곳곳에 나오는 본인의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더불어 거부감도요.
인용된 대부분의 연구 결과나 기사들이 제게는 익숙한 심리학 연구나 실험 결과이기도 하고 내용도 특별한 게 없어서 추천드릴 정도의 책은 아닙니다.
비슷한 내용의 책으로 극과 극 체험을 하고 싶으시면
최악의 책으로는
'대한민국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2008)'를,
최상의 책으로는
'어른의 발견(2008)'을 추천합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2008년에 출판되었네요.
덧. 이 책은 직장 자료실에서 빌려 읽었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태그 -
김문수,
김정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노는 만큼 성공한다,
문재인,
박범신,
신영복,
심리학,
안성기,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유영구,
이어령,
이왈종,
조영남,
차범근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19
★★★★★
이미지 출처 :
YES24
개인적으로 인터뷰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래도 평론집보다야 낫지만). interviewee뿐 아니라 interviewer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서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승호씨의 가치관 중립 노력은 높이 사는 편이지만 그동안 나온 인터뷰집의 대상을 보자니 공지영, 박원순, 이어령, 신성일 등등 이더군요. 대부분 제 흥미를 끌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10년에 김규항 선생을 인터뷰한 책이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김규항 지지자('빠'가 아닙니다. 김규항 선생의 기준에 따르면...)라고 할 수 있는 제가 지금까지 애써 찾아 읽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였습니다.
이제와서 읽고 보니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 그리고
'B급 좌파 : 세 번째 이야기(2010)'까지 모두 읽은 분들이 총정리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그런 의도로 기획된 책은 아니겠지만 시리즈물의 완결판처럼 그동안 앞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빠진 조각들도 주섬주섬 맞추고 무심결에 가졌던 궁금증도 스르륵 해결하게 되는 대단원의 막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 B급 좌파, 김규항이 그리는 세상2장. 문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3장. 김규항과 <그 페미니즘>4장. 한국 사회의 진보를 묻는다5장. '촛불'과 '추모' 앞에서6장.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7장. 내일을 위한 진보와 미래세대 교육
제목만 보더라도 앞에서 제가 소개한 책들에서 다룬 내용들이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아주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승호씨가 쓴 들어가는 말에 '김규항이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하자고, 회심하자고 말한다. 사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두 번 끄덕끄덕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이내 부아가 치민다. 그러다가도 차분히 그의 글을 읽고, 그의 얘기를 듣고 나면 분노에 앞서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얘기에 수긍하게 된다'고 썼는데 정확한 핵심 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혁명과 영성의 조화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핵심은 제가 매일 마음으로 제 자신에게 외치는 구호 '나부터 잘하자'라고 생각해요. 나도 잘 못하면서 남이 어쩌니 저쩌니 그러는 거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공허한 부메랑이죠.
저도 김규항 선생처럼 '한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안 됩니다만 계속 노력해야죠.
덧. 멋모르고 샀는데 제가 보이코트하는 문학동네 계열의 출판사인 '알마'에서 나온 책이네요. 아 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B급 좌파,
공지영,
교육,
김규항,
문학동네,
문화,
박원순,
신성일,
알마,
영성,
예수전,
이어령,
인터뷰,
지승호,
진보,
촛불,
페미니즘,
혁명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905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을 북 크로싱합니다.
리뷰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쓴 책 같습니다만 일반인을 위한 교양 서적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558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저는 개인적으로 이어령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의 끊임없는 창의적 사고는 높이 평가합니다.......만 신문 칼럼 이외에는 어떤 책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뭐 그렇다는 이야기죠. -_-;;;
'디지로그'는 한번 읽어볼까 잠깐 고민했었는데 구입할 기회를 놓쳤고 '실전편'이 나오면 '선언편'과 함께 사서 읽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두 권 합쳐서 보다 저렴하게 나오지 않을까 머리 굴리고 있다는... ^^
이 책은 대상이 대학생, 그 중에서도 대학 신입생 같습니다. "젊은이여 네 이상과 꿈을 펼쳐라~" 이런 느낌이 팍팍 듭니다. 읽으면서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주문이 자동으로 걸리더군요.
창의성, 창조, 융합, 진화,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책이라서 그런지 구성부터 평범하지 않습니다. 각 장을 상징하는 9장의 'magic card'를 제시하고 그 카드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갑자기 본문에서 그림으로 글을 일도양단하는 것도 그렇고요. 어쨌거나 글보다는 그림이 머릿속에 잘 남는 법이라서 다 읽고나서도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는 대충 기억에 남네요.
워낙 박학다식한 분이라서 그런지 고민하지 않고 교양서적으로 봐도 좋을 정도로 읽을거리가 넘칩니다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엮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솜씨가 탄복할 만합니다. 이것을 통섭((統攝,Consilience)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이 될까요? 1840년에 윌리엄 휘렐이 사용한대로 사실에 기반한 이론까지는 아니지만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고 있으니까요.
적당한 크기의 판형과 두께, 무게까지 겸비(?)하고 있어 읽는 손맛도 좋은 책입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추천합니다.
덧1. 책의 뒷 부분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구절이 있던데 이건 좀 실망이네요. 옥의 티 입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 책입니다. 이 책을 보고 싶은 분들은 기다려 주시면 조만간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