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촛불필화사건의 당사자인 이여영 프리랜서 기자가 작년에 쓴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한 때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여성 새내기의 필독서라는 평이 돌기도 한 책입니다.
책의 내용도 괜찮았지만 저는 여러가지 눈에 띄는 타이틀과 상관없이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한'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은 '월향'이라는 주점을 운영하면서 맛있는 막걸리를 전파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당당한 사람이니 앞으로도 즐겁고 재미나게 살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53
★★★★☆
이미지 출처 :
YES24
저는 보통 느낌 가는대로 책을 읽는 편입니다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좀 복잡합니다. KBS 인터넷 방송 중에 '아지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최근에 아쉽게도 종영을 한 프로그램인데 진행자가 이여영 프리랜서 기자입니다.
매번은 아니지만 참신한 진행이 마음에 들어 가끔씩 그 프로그램을 보다가 우연히 댓글을 보고 이여영 기자를 검색하게 되었고 그 유명한 촛불필화사건의 장본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 때 이후로 저자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 둔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부정하는 가치를 위해 싸우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그러기는 더욱 어려웠을거라 짐작합니다. 하지만 그런 투사들이 많이 있어야 건강한 사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고 그래서 저같은 소심쟁이는 그런 투사들을 응원하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죠. ^^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언론을 포함한 대중매체는 불가근 불가원이 답이라는 제 선입견을 유지하기를 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의 초기 직장들이 하필 언론사, 그 중에서도 꼴통 언론사라서 참 힘들었겠네 싶어 안쓰럽더군요. 토닥토닥 해주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여성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소수의 직종을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조직은 남성적인 조직이라서 남성의 규칙에 의해 지배됩니다. 남자들은 모지리가 아닌 이상 그 규칙이 무엇인지 금방 알고 비교적 쉽게 적응합니다. 게다가 많은 남성들이 첫 직장에 들어가기 이전에 이미 군 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여성에 비해 훨씬 더 유리합니다. 안테나가 잘 발달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초반을 읽으면서 조직 생활을 싫어라 하는, 그래서 일찌감치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가기를 포기한 저로서도 너무나 익숙한 내용을 나열하고 있어서 제가 오히려 놀랐습니다. '아니 여자들은 이 정도 조직에 대한 생존 지식조차도 모른다는 말인가?' 하고요.
예를 들어, 지루한(튀지 않는) 옷차림이 답이라는 것, 회식의 주인공은 언제나 상사라는 것, 기획서는 기업 조직의 공용어라는 것 등 하나같이 직장 생활을 하는 남자라면 이미 입사하기 전부터 대개 눈치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더군요. 반대로 생각하면 너무나 뻔한 내용이지만 그것마저도 모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날아오는 흉탄에 희생당하고 있는 20대 여성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책임에 틀림없겠습니다.
저자도 혹독한 인생 수업료를 치르고 깨달았지만 결국 직장일도 그렇고 세상일에는 정답이 없는 법이죠. 그래서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면서 즐겁게 열심히 사는 것 밖에 답이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불합리하게 중앙일보에서 해고당하면서도 두려움 없이 자신만의 규칙에 의해 새로운 길을 모색한 저자의 결단에 저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지금 현재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보다는 고민을 하고 싶은 20대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덧. 왜 조직의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성격장애가 의심되는 소위 '꼴통'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저자가 궁금해하는 대목이 나오던데 그 답은 Rodney L. Lowman이 무려 17년 전에 쓴 "Counseling and Psychotherapy of Work Dysfunctions(1993)'을 보면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덧2. 자신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의 무서움이라든가 악플에 상처받는 내용이라든가, 여자 선배에게 개인 신상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 등을 보면 아직도 더 마음을 단단히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직장 생활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일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이죠. 그 지혜를 늦게 깨달을수록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덧3. 출판사에서야 서울대 슈퍼모델 출신의 똑똑한 기자의 고군분투기로 포장을 해야 책을 많이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 그랬겠지만 저자가 하고 싶었던 진지한 이야기를 100페이지나 편집해 버리는 것도 모자라서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이라는 남우새스러운 부제를 떡하니 붙여놓는 만행을 저지르는데 참 부끄러운 짓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건 아니잖아요. 덧4.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