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한 해 나이만 먹고 있을 뿐 심리평가에서도, 심리치료 분야에서도 전혀 고수랄 수 없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남사스럽기는 한데 그래도 전문가 타이틀을 단 뒤로 15년 째 이 바닥에 몸 담고 있으면서 느낀 바를 임상전공 후배님들을 위해 좀 풀어볼까 합니다.
상담을 전공한 임상가들이야 수련 과정에서 최소한이라도 상담/심리치료에 대해 배우고 익힐 기회가 있지만 임상심리학을 전공하는 임상가들은 여전히 requirement를 위한 형식적인 경험만 하기 때문에(사실 그걸 지도하는 supervisor 대부분이 제대로 된 상담/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니까요) 주로 심리평가 업무만 해도 되는 안전한 병원에 남지 않고 상담을 해야 하는 field로 나가게 되면 당장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데도 당장 내담자를 만나 뭔가(?)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15년 전에 제가 당면한 현실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전문가 자격만 취득했을 뿐 심리치료/상담에는 완전히 초짜라고 할 수 있는 임상전공 임상가들은 어떻게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에 제가 했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건 병원에서 수련받을 때 수검자를 분석해야 할 하나의 케이스나 과제 취급하던 버릇입니다. 내담자는 원자료와 심리평가보고서, chart로 구성된 파일이 아닙니다. 피가 돌며 심장이 뛰고 온갖 심리적 문제와 고통을 안고 도움을 청하러 온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시각을 다시 장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심리평가를 해왔듯이 내담자가 갖고 온 문제를 내담자와 분리하여 분석하고 분해한 뒤 가장 체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수단을 찾기 마련입니다. 이 잘못 때문에 저는 일을 시작한 초반에 그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도박중독의 인지행동적 접근만 기계적으로 따른 나머지 상당수의 내담자를 잃었습니다.
두 번째로 버려야 할 건 시한을 정하고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바심입니다. 심리평가의 경우 의뢰를 받을 당시부터 due date가 정해져 있고 그 기간 안에 수검자에게 orientation을 실시하고, 설득하고, 검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기한을 어기면 치료가 늦춰지거나 함께 일하는 다른 전문가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러니 의뢰를 받자마자 최대한 빨리 상황을 구조화하고 일정을 체크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죠. 하지만 심리치료/상담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심리평가와 달리 심리치료/상담은 치료적 관계를 맺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때로는 그게 상담의 전부일 때도 있습니다) 그 치료적 관계라는 것이 보기보다 간단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내담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니 좀 더 넓은 시야로 보면서,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버려야 할 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겠다는 의존심입니다. 병원에서 수련받을 때야 본인의 마음에 들든 말든, 자질이 있든 말든 어쨌거나 상의하고 의지할 supervisor와 수련 윗년차가 있지만 전문가가 되고 나서는 본인이 온전히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해 본 적도 없는 심리치료/상담을 하게 되면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도 없고 책임지는 것도 두렵기 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누군가 의지할 대상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수련 병원, 자신의 출신 대학원 등등의 연줄로 연결된 각종 community(연구회, 협회 등)에 가입해서 의존 욕구를 충족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심리적 위안과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신이 매일 만나는 내담자를 어떻게 심리치료/상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뛰어난 상담자라도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외롭고 힘들더라도 초반에는 더욱 혼자 서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악물고요.
지금까지 초반에 버려야 할 것 세 가지를 말씀드렸고 이제는 해야 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back to basics'하는 겁니다. 그 basics라는 게 대학원 때 들었던 상담이론 수업일 수도 있고 더 뒤로 돌아가 학부 때 활동했던 심리학 동아리의 발제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상담을 처음 익히는 사람의 자세로 돌아가 상담을 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이 담긴 책, 논문, 발표자료를 찾아서 다시 정독하는 겁니다. 그 당시는 현장 경험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닥치는 대로 지식을 익힌거라면 이제는 실제로 내담자를 만나서 한 올 한 올 옷감을 다시 짜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때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될 겁니다.
여기에 더해서 제가 상담을 시작하던 당시에 다시 읽은 책 중 큰 도움을 받았던 몇 권을 소개드리면,
*
상담의 기술(Helping Skills)
: Clara E. Hill과 Karen M. O'Brien의 책으로 탐색-통찰-실행의 3단계 통합 모델에 따라 각 심리치료적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실습까지 해 볼 수 있는, 상담 입문자를 대상으로 한 최고의 자기 교습서입니다.
*
상담 면접의 기초(Introduction to Psychological Counseling Interview)
: 김환 선생님과 이장호 선생님이 함께 쓰신 한국형 상담 실전서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를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아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죠. 초보 상담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 그 유명한 Nancy McWillams의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책으로 번역판 제목과 달리 정신분석에 대해서만 다룬 책이 아닙니다. 상담자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저자 본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어떻게 manage하는지 익힐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사실 Nancy McWillims의 3부작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소장 필독 도서들이죠.
*
상담의 디딤돌(The Elements of Counseling)
: Scott T. Meier와 Susan R. Davis가 함께 쓴 상담 초보자용 지침서입니다. 난도가 높지 않고 상담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만 뽑아서 정리한 가이드북 같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동안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었습니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소개한 순서대로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 때 중요한 건 본인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면서 상담은 하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절대로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닥치는대로 상담을 하면서 공부도 병행해야 하는 겁니다. 수영 교본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정작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로 수영을 익힐 수 없는 것처럼 좌충우돌 실수도 하고 좌절도 하면서 공부한 내용이 실제 상담 장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몸으로 익히지 않으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전혀 소용없습니다.
이것이 기초를 탄탄히 하는 내공 쌓기 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할 것인지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할 것인지 본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는 다양한 치료적 접근법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다양하게 접하고 연습해 보는 것입니다. MBSR, EMDR, ACT, DBT 등의 다양한 치료법을 공부해 보는 것이죠. 초급 수준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 치료적 접근법이 가진 장, 단점을 익히게 되고 그것을 자신이 일하는 현장에 적용토록 노력해야 합니다.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이력서에 한 줄을 더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기저기 찔러보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는 염불보다 잿밥에 더 집중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죽도 밥도 아닌 상담 맹구가 됩니다.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는 대개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하는 도중 자신에게 딱 맞는 치료적 접근법을 찾아서 더 이상의 주유를 멈추고 더욱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의 치료적 접근법을 최고 수준까지 수련하여 궁극의 내공을 쌓는 방법이죠. 특히 그 접근법이 자신이 주로 만나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적의 방법일 경우 성취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깊이 파고들수록 일반화 가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도 근시안에 빠져 자신이 익힌 치료적 접근법을 만병통치약처럼 신봉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함정에 빠져 치료자가 아닌 교주로 전향한 분들을 꽤 많이 봤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좀 길어졌는데 핵심만 요약하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 임상심리학 전공 상담자가 한시바삐 버려야 할 것
- 내담자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나 문제 케이스 취급하는 버릇
-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바심
-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
* 해야 하는 것
- 'back to basics'하면서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분투하는 것
-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와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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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임상심리전문가, 임상심리사들을 위한 맞춤형 글입니다.
대형 병원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을 받으면서 상담이라고는 수련 요구 조건을 충족할 정도의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만 접했는데 전문가가 되자마자 덜렁 중독 상담이라는 하드코어 영역으로 떨어져 맨 땅에 헤딩하면서 상담을 몸으로 익힌 제가 상담, 심리치료를 익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같잖게 보일 수 있지만 병원 장면에서 수련을 받는 임상가들은 사실 상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한 본격적인 supervision이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매우 부족하기에 제 경험이라도 도움이 되실까 하여 정리해 봅니다.
상담/심리치료를 익히는 기본적인 방법과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이 상담 내지는 개인 분석을 받는다. 이건 상담 전공을 하신 임상가들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데 정작 임상 전공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본인이 상담을 받을 정도로 힘든 상태가 아니라면 경험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게슈탈트 집단상담을 30시간 받았지만 개인 상담이나 교육 분석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집단 상담의 경험이 좋지 않아서(당시에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수련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상담자가 반드시 상담을 받을 필요는 없겠다는 선입견만 잔뜩 생긴 것이 아닌가 후회합니다.
2)
supervisor의 지도 하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내담자를 상담한다. 이것 역시 상담 전공자라면 당연한 수련 과정이겠지만 임상 영역에 계신 분들에게는 언감생심입니다. 왜냐하면 임상의 supervisor들도 대부분 임상 전공자라서 본인이 상담 supervision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고 무엇보다 상담을 하지도 않기 때문에 상담 supervision을 할 능력이 안 됩니다. 저도 제 supervisor가 상담 supervision을 해 줄 능력이 안 되기에 외부 상담 기관의 supervisor를 찾아가 supervision을 받았습니다. 그 분은 실력이 출중하신 분이었지만 제가 상담한 케이스의 수 자체가 너무 적어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죠.
3)
관심 분야를 찾아서 좀 더 특수하고 전문적인 치료 기법이나 상담 접근법의 자격을 취득하거나 학회, 연구회 등에 가입해서 활동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EMDR, ACT, MBSR, MBCT, 사이코드라마 등이 있는데 전문성을 배가하고 자신의 상담/심리치료 내공을 올리는 좋은 방법이죠. 저는 단체나 조직, 집단으로 뭘 하는 것 자체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정신병리연구회에 회비를 냄으로써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관심과 여력이 있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면 좋습니다.
문제는 임상 영역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순서와 방식으로 상담/심리치료를 익히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죠. 환경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국 저처럼 self-help training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했냐 하면,
우선 상담을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을 읽었습니다. 임상 전공은 상담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도 없기 때문에 춤으로 말하자면 소위 기본 스텝을 익히는 책을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이 때 대학원 등에서 주로 보는 상담 이론서, 치료 이론서를 읽으면 안 됩니다. 그건 나중에 상담을 실제로 하면서 추가로 읽어도 됩니다. 지금은 춤의 원리와 이론을 익힐 때가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책은 클라라 힐과 캐런 오브라이언이 공저한
'상담의 기술(Helping Skills)', 스캇 마이어와 수잔 데이비스가 공저한
'상담의 디딤돌(The Elements of Counseling)', 김환, 이장호 선생님이 함께 쓰신
'상담면접의 기초(Introduction to Psychological Interview)'입니다. 이 3권의 책만 읽어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반대로 이 3권의 책만큼은 꼭 읽으셔야 합니다. 이 정도도 안 읽고 상담을 하시면 안 됩니다.
그 다음에는
약간은 무식하게도 무조건 상담을 시작해야 합니다. 기본 스텝을 아무리 연습해도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아보지 않으면 춤을 익힐 수 없듯이 어설프고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어도 내담자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담자에게 못할 짓 하는게 아니냐고 비판하실 수 있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경우는 supervisor의 도움을 받을 수 없지만 상담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에서입니다. 당연히 내담자의 치유가 최우선이죠. 하지만 임상도 그렇고 상담도 그렇고 수련 과정의 특성 상 내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상태란 건 노선이 바뀌어 더 이상 오지 않는 버스와 같은 겁니다. 어찌 되었든 상담을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내담자부터 상담을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임상 전공자라면 이 때 내담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익숙한 심리평가를 활용할 수도 있겠죠.
상담을 하다보면 당연히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중요한 건 실수에서 배우는 겁니다. 모든 상담을 철저히 복기하고, 놓친 부분을 챙기고,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리해 놓아야 합니다. 좌절 상태에서 무기력하게 밀려드는 내담자를 기계적으로 만나는 것만큼 내담자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춤사위를 보여주는 안무가는 없으니까 좌절할 시간에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세요.
예약한 상담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이 뛰고, 내담자와 눈을 맞추는 것이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상담 시간을 맞이할 수 있게 되면 이제 중요한 건 깊이를 추구하는 겁니다. 춤으로 따지자면 익히기 쉬운 스윙으로 시작했지만 탭 댄스로 갈 것인지, 탱고로 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에도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상담에서도 generalist 역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내담자의 문제에 좀 더 전문적으로, 좀 더 깊이, 좀 더 세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로 상담하는 내담자의 유형이 대상 관계 이론의 틀로 접근할 때 잘 보인다면, 그리고 그러한 틀이 본인에게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 본격적으로 대상관계이론과 그에 따른 기술을 공부하는 겁니다.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좀 더 적극적으로 연구회나 모임에서 활동할 수도 있겠죠.
제가 드린 설명이 임상 전공이면서 상담 영역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딱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선험자 입장에서 몸으로 체득한 조언이니 가끔은 유용한 조언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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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김영경 선생님이 함께 쓰신 '노인상담 : 경험적 접근(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경험적 접근'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걸 봤을 때 짐작했어야 했습니다만 아직 공부가 짧아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을 간파하지 못했네요;;;;
개념을 빼곡히 담고 있는 개론서도 아니고 노인상담의 실제를 다루는 사례집도 아닌 중간 정도의 위치에서 씌여진 책이라서 제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꽤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임상, 상담 대학원생의 입문서 정도로는 적절하나 그 외의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기 어렵겠네요. 그렇더라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면 이 북 크로싱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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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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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월덴지기가 예상하는 임상심리학의 블루 오션'이라는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고령 사회를 향해 고속 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노인상담 분야의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노인 상담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지만 그래도 어르신 내담자의 수가 늘어날 것 같기에 공부 차원에서 이 책을 출발점으로 삼기로 하고 읽었습니다. 이장호 명예교수님과 김영경 선생님이 함께 쓰셨는데 이장호 선생님이 직접 쓰셨다기보다는 주로 큰 얼개와 자료를 제공하고 김영경 선생님이 이를 정리해서 엮어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슷한 책으로 이장호 선생님과 김환 선생님이 함께 쓰신
'상담면접의 기초(2006)'가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제가 강추하는 책입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노인 문제의 현황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노인과 발달과업, 현대 사회와 노인문제, 노년기의 성격특성과 심리적응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가 노인상담의 기초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 될텐데 노인 상담의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노인 상담의 주요 영역인 우울, 치매, 학대, 성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는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제 기대가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절반이 조금 넘는 노인상담의 기초 영역은 그야말로 너무 이론적이어서 심리학과 학부생을 위한 기초 개론서 같은 느낌을 줍니다. 차라리 선진국의 노인 상담 이론과 실제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상담 현장과 비교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내용의 충실성은 둘째치고 1, 2부와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별개의 워크북으로 묶었어야 할 내용을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입니다.
노인 상담에 관심있는 임상, 상담 대학원생 정도나 읽어볼 만한 책이지 현장 임상가에게는 안타깝게도 추천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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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은 생리적 및 신체적 기능의 퇴화와 더불어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개인의 자기유지기능과 사회적 역할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사람이다.
*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과 기능연령(functional age)
* 노화의 심리적 측면 중 가장 일반적인 특성은 시간전망에 대한 변화와 노화에 따르는 신체적, 경제적 능력의 쇠퇴로 말미암아 의존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 노화에 따른 인지적 변화를 살펴보면 경험기초의 문제해결, 추론적 판단력 등은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정보기억, 새로운 사실의 학습 등의 지적 기능은 쇠퇴한다.
* 노인의 일반적 성격특성
: 우울증 경향의 증가, 내향성 및 수동성의 증가. 성역할 지각의 변화, 경직성의 증가, 조심성의 증가, 친근한 사물에 대한 애착심, 유산을 남기려는 마음, 의존성의 증가
* 공통된 주제는 은퇴 후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
* 직업이 다른 활동으로는 성취되지 않는 목표를 충족시키고 성인기 내내 최고 가치로 간주되었다면, 은퇴를 계기로 직업 가치관의 재조직화가 필요할 것이다. 만일 직업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가치관의 재조정은 거의 필요치 않다.
* 노인에게서 흔히 보는 심리치료의 주제는 1. 상실에 대한 적응, 2.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 3. 죽음에 대한 대비 등이다. 또한 새로운 대인관계의 형성, 자존심 문제, 성문제, 분노, 고립 무원감, 삶의 가치결핍 등의 문제도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심리치료의 특징은 치료자의 역할이 적극적, 지지적이고 융통성이 커야 한다는 점이다. 통찰지향적 분석치료에 의한 인격의 재형성보다는 지지적이고 직접적이며 의존, 상실 및 우울에 대한 대처, 신체적 건강이나 죽음 등 구체적 사안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 노인 상담의 특징
- 사고 및 감정 배경의 탐색과 행동 변화의 추구보다는 지금-여기의 생활 향상에 대한 지지과정에 우선적 중점을 둔다.
- 노인 상담의 접근 기법 면에서는 직면, 도전 등의 직접형 접근 방법보다 경청, 명료화적 질문 및 해설식 언급 등의 완만한 간접형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 노인 상담에서 권장되고 있는 회상요법(life review therapy)은 과거의 긍정적 자아상과 현재의 삶을 동일시(통합)함으로써 상실감, 우울, 죄책감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지침
- 노인이 최대한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갖도록 하여 통제력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초기면접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노인의 구체적인 욕구를 명확하게 파악한다.
- 노인은 후손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욕구가 강하고 가족의 관심과 지지는 자존감 회복에 중요하므로 가족 간의 관계 강화를 돕는다.
- 노인은 삶의 경험을 말하고 싶어 하고 그렇지 못할 때 불만과 소외감을 느끼므로, 적극적인 경청을 통해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고, 이로써 노인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에서 적용되어야 할 개인적 특성
- 국부적인 초점의 개입보다는 넓은 배경 접근의 위로가 필요하다.
- 노인의 생존적 측면보다는 삶의 질, 재활 및 기능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 노인 상담의 이론적 접근방법에 있어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이론 형태를 따르든 대체로 심리교육적 요소가 뚜렷한 '문제 초점, 이곳-현재 중심'의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노인 상담의 목적은 노년기의 발달과업인 '자아통합'을 이루기 위한 조력(원조)이다.
* 노인은 상담 과정 중 언어적 표현력이 부족하므로 노인 내담자의 비언어적 메시지에 특히 예민할 필요가 있다.
* 구조화의 원칙은 최소화, 비처벌, 행동규범의 구체화이며 구체화를 불충분하게 하면 내담자가 자기방어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구조화의 유형에는 시간제한, 내담자 행동제한, 상담자 역할의 구조화, 내담자 역할의 구조화, 과정 및 목표의 구조화 등이 있다.
* 반영이 내담자의 말과 행동의 정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바꾸어 말하기는 인지적인 측면과 내용을 강조한다.
* 가족치료과정에서는 면접을 통한 가족 관계 및 가족역동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가족 역할의 재조정, 가정 내의 협력체계 구축 등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서비스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 외래 노인내담자들이 제시하거나 호소하는 문제들의 순위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집약될 수 있다.
- 성인 자녀들과의 갈등
- 도우미 측과의 불협화음
- 기억, 인지 기능에 관련된 배우자 및 가족의 불평
- 슬픔, 우울정서
- 생활기능 제약(결핍)에 대한 보상적 요구
- 죽음 관련 불안 및 공포
* 상담자가 노인 상담의 첫 단계에서 수행해야 할 두 가지 주요 과제는 신체의학적인 상태에 대한 평가와 인지기능 수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덧.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절판이 되었고 2013년 봄에 개정판이 새로 나왔습니다. 제가 읽은 건 절판된 2006년 판입니다만 내용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목차 내용에 추가된 게 거의 없거든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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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4월에 북 크로싱 할 책은 상담면접의 기초(2004)입니다. 심리학 관련 서적은 몇 차례 북 크로싱을 한 적이 있지만 본격적인 전공 서적으로는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게다가 이 책에 대한
리뷰 포스팅에서 북 크로싱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까지 해 놓은 상황에서 모양새가 좀 우습기는 하지만 그 만큼 좋은 책이기 때문에 전공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쯤 읽어보시라는 의미에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
이 책은 임상, 상담 전공자를 위한 월덴지기의 '강력' 추천도서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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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이 책은 제가 읽은 상담 관련 책 중에서 가히 최고의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지금까지 상담 관련 책 중 이렇게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을 쏙쏙 가려뽑아서 설명한 책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같은 초보 상담자는 반드시 소장해야 할 명저로 강력 추천합니다.
김환 선생님이 석사 때 지도교수였던 이장호 선생님과 함께 쓴 이 책은 아마도 이장호 선생님이 1982년에 쓴 초고를 바탕으로 그동안 축적되었던 노하우를 김환 선생님이 다시 정리하여 25년 만에 새롭게 빛을 본 것 같은데 그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제 1저자로 김환 선생님의 이름을 앞세운 것 같습니다. 이장호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혹시라도 김환 선생님이 대부분을 썼다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감탄할 부분이죠. 왜냐하면 이 책은 정말 대가의 풍모가 엿보이는 책이거든요. 그건 이 책 안에 인용된 다양한 언급과 멘트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너무나 적절하게 사용되었으면서도 번역 서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끄러움이 있거든요. 정말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상담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는 Gerard Egan의
'유능한 상담자', Clara Hill & Karen O'Brien의 '
상담의 기술' 등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번역서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문화적인 차이도 무시못할 것이어서 대가의 책이기는 하지만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 '상담면접의 기초'는 말 그대로 속이 다 시원해지는 책입니다. 상담자가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구석구석 건드리고 있어 '아, 정말 대가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씀드린다면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상담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북 크로싱을 하기에 아깝게 느껴질 정도의 책이라는 말로 맺을까 합니다. 당연히 이 책은 북 크로싱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죄송하지만 사서 소장하세요. ^^ 하드 커버로 된 책이라 16,000원이나 하지만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상담을 하실 분이라면 한 권 정도는 꼭
소장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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