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론플 소개 포스팅' 때도 말씀드렸지만 올해 연말에도 여행 계획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페루 여행을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길게 다녀왔기에 올해는 이걸로 마감하나 했는데 남은 연차 휴가를 한 곳으로 몰아넣다 보니 꽤 긴 일정이 가능하기에 부랴부랴 항공권을 검색했고 마침 몰디브 행 항공권이 싸게(?) 나온 게 눈에 띄어 갑자기 몰디브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2015년 12월 말에 인도네시아 길리섬에서 보낸 연말 휴가가 너무 좋았기에 한 해를 정리하면서 좀 쉬고 오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벌인 일인데 결과적으로 판이 너무 커졌네요;;;;
몰디브가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인 이유가 있는데 그걸 간과했습니다. 항공료도 항공료지만 숙박비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저처럼 사람으로 북적이는 걸 딱 질색하는 사람은 조용한 리조트에 가야 하는데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에서 떨어질수록 리조트 숙박비가 올라가고 수상 비행기 요금까지 추가되거든요. ㅠ.ㅠ
그래서 어차피 다시 갈 것도 아니고 평생 한 번 가는 건데(제 여행이라는 게 항상 그렇지만) 돈 아껴서 죽을 때 갖고 갈 것도 아니라고 최면을 걸면서 돈GR 한번 해 보기로 했습니다. 페루 여행비가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던 바람에 모아놓은 돈도 한 몫 했죠.
그래서 12월 25일부터 1월 1일까지 5박 8일로 몰디브 여행 갑니다. 25일 밤 비행기로 출발해서 1월 1일 아침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포켓 와이파이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리조트에는 어디서나 와이파이 사용이 자유롭고 여행 기간 동안 리조트 안에만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 등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아직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일정에 참고하시라고 미리 포스팅합니다. 이 포스팅은 제가 돌아오는 1월 1일 오전까지 최상단에 위치시켜 두겠습니다.
비싼 천국에서 푹 쉬고 돌아오겠습니다. 덧. 5박 8일 간의 몰디브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체감 온도 30도가 항상 넘는 곳에서 거의 일주일을 보내다 영하 5도의 나라로 갑자기 돌아오니 살짝 적응이 안 되네요. 워낙 비싼 천국이라 다시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 최대한 푹 쉬고 오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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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얼마 전에 페루 여행을 다녀왔지만 사실 올해 말에도 여행이 하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페루 여행 일정을 짜던 시기에 남은 연차 휴가를 강제 입력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와 붙이면 연말에 꽤 긴 기간을 휴가로 활용할 수 있더군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2015년 겨울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길리의 추억이 문득 떠올랐죠.
이번 페루 여행이 첫 남미 여행이었고 2주가 넘는 긴 기간인 만큼 몸 고생이 불 보듯 뻔하고 다녀와서는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연말에는 길리에서처럼 다 놓고 푹 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뉴칼레도니아도 물망에 올랐지만 알아보니 거기는 아무래도 좀 길게 가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고 그 다음에 떠올랐던 곳이 바로 몰디브였습니다. 거리와 기간도 적당한데다 초성수기이기는 해도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었고요. 한번 항공권이라도 검색해 보자고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약간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죠. 그래서 연말에 몰디브에 가게 되었습니다.
몰디브는 원래 유명한 신혼여행지라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하던대로 론플을 구입했습니다. 2015년 판이라 35%나 할인을 받았는데도 2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인데 22,750 원이나 하는군요;;;;
사실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를 제외하고는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섬과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국가라서 여행에서 경험하는 것도 주로 바다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의 선택이 꽤 중요하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한 리조트가 있기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포인트가 많거든요.그런 점에서는 이 책에서 꽤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람 많은 걸 딱 질색으로 생각하기에 저는 몰디브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JA Manafaru 리조트를 선택했죠. 론플에도 splendid isolation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가장 가까운 리조트는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만 가도 되지만 거기는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리조트라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전혀 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약한 리조트는 수상 비행기로만 갈 수 있어 수상 비행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추가되지만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이빙과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스킨스쿠버를 하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저는 다이빙을 할 게 아니라서 좋은 리조트를 선택한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서 주류, 음란물 등의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굉장히 보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저는 리조트에서만 있을 예정이니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케냐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라무섬이나 인도네시아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길리 메노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1.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덧2. 리조트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리조트의 숙박 요금이 상상을 초월하니 저처럼 신혼여행이 아닌 휴양 여행을 가실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하셔야겠습니다. 보통 론플은 숙박요금을 세 수준으로 나눠서 budget($), midrange($$), top end($$$)로 구분하는데 가장 저렴한 budget 카테고리 숙소의 1박 평균 금액이 350$이거든요. top end 리조트는 750$부터 시작이고 1박에 2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럭셔리 리조트도 즐비한 걸 보면 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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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m'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전통주로 주로 예식 때 많이 사용하던 술입니다. 흑미와 백미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하는데 길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카르타 공항에서 한 병 사왔습니다.
Dewi Sri사에서 만든 750미리 용량의 rice wine으로 도수는 14도입니다.
Dewi Sri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실 분은
클릭~
Dewi Sri는 발리 힌두 신앙에 나오는 풍요, 다산의 여신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Dewi Sri사는 1968년부터 발리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rice wine을 생산해 온 회사입니다.
Dewi Sri사가 현대적인 공정을 도입하기 전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소규모의 가내수공업 형태로 술을 주조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잘못 주조된 술을 마시고 사람이 죽는 등의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고 하네요.
이제는 거의 50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전통 주조법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quality가 높은 술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라인업이 다양한 건 아니고 우리나라의 소주에 해당하는 Arak Bali와 와인에 해당하는 Brem Bali, 딱 두 가지 종류의 술만 주조, 판매합니다.
자카르타 공항의 한켠을 온통 Brem Bali가 차지하고 있어서 Arak Bali를 찾아볼 생각도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Arak Bali도 한번 마셔봐야겠습니다.
Bram Bali는 잔에 따르면 보시는 것처럼 살짝 greasy해 보이는 느낌인데 rice wine이라서 그런지 색깔만 보면 콜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첫맛은 달착지근한데 따라오는 뒷맛이 쌉싸름합니다. 달달한 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겠네요. 달달하기는 해도 도수가 14도에 이르기 때문에 홀짝 홀짝 마시다보면 금방 얼큰하게 취기가 올라옵니다.
너무 greasy하다고 생각되면 얼음을 한 두 개 띄워서 마시면 좀 더 상쾌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예전에 집집마다 담그던 머루주나 산딸기주 같은 숙성주 같은 느낌의 술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달달한 맛의 술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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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산 Jasmine Tea입니다.
발리 여행을 다녀온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분이 누구인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이 차를 제게 선물한 분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이 차는 1935년에 설립된 KOPI BALI라는 인도네시아 발리 소재 회사에서 생산되는데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주로 발리 커피지만 이 Jasmine Tea도 꽤 유명합니다.
회사 홈페이지는
여기!
포장지 겉면에는 'Birds of Paradise(1983)'라는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150g들이 팩이 8만 루피아이니 한화로 7천 원 정도 됩니다. 일본에 수출하는지 뒷면에는 제품 설명이 일본어로 병기되어 있네요.
내부에는 밀봉 포장된 Jasmine leaf이 들어 있는데 약간 거칠게 다듬어진 형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차를 우려내면 평소 마시던 재스민 차보다 훨씬 더 짙은 색이 배어 나옵니다.
덜 가공된 느낌이라서 좋기는 하지만 맛과 향이 강해서 제품 설명에서 강조하듯이 우유를 넣거나 레몬을 띄워 마셔야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Jasmine tea를 좋아하고 발리나 롬복에 가실 분들은 한번쯤 try 해 보시면 좋겠네요. 포장이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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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천국에서 보낸 천금같은 휴식이 끝나가네요. ㅠ.ㅠ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8시에 눈을 떴습니다만 어제의 무리한 스노클링 때문인지 온몸이 무언가로 두들겨 맞은 듯 온통 뻐근합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아침을 먹고 돌아와 짐 챙겨서 일단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이 원래는 오후 3시쯤 출발하면 충분했겠지만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어떨지 모르니 출발 시간을 1시간만 당기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짐을 일단 맡겨놓고 여행 일지도 정리할 겸 해변가의 썬 베드로 나갔습니다. 여기서의 즐거운 멍때림도 오늘로 끝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의 전경도 사진에 담아 두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 말처럼 연말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부산한 느낌입니다.
오늘 아침에 도착한 서양인 모녀(둘 다 엄청난 미녀)인데 산책 중에 깊이가 얕으니 한번 바다속으로 들어가 본 것 같습니다만 이쪽 해변은 산호 해변이라서 아쿠아 슈즈가 없으면 발이 아파서 걸어다닐 수가 없거든요. 역시나 예상대로 금방 나오시네요;;;
한쪽에서는 아침 일찍 나가는 투숙객의 짐을 싣고 있습니다. 많이 본 얼굴이다 싶어 유심히 봤는데 어제 스노클링 투어를 함께 나간 선장님이네요.
해변 다른 쪽에서는 단체 여행객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탄 게 아닐까 싶게 배가 기울었네요.
조금 큰 배로 여유있게 승객을 실은 배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맑아서 물 속이 잘 보일테니 스노클링 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 때까지 썬 베드에서 여행 일지도 정리하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쉬다가 밥 먹으러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요.
오전이라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의 오전은 엄청 덥기 때문에 일단 수분도 보충할 겸 Frozen Strawberry 주스(40,000루피아)와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40,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시원하고 맛나네요. 캬~
요전에 먹은 펜네 파스타(95.000루피아)하고 마지막 날이니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어서 homemade 호박 라비올리 파스타(115,000루피아)도 시켜봤습니다.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어차피 느끼해서 많이 줘도 다 못 먹을 것 같네요. 맛으로 즐기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일단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0루피아) 두 잔하고,
Baked 누텔라 치즈 케이크(65,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맛있기는 한데 너무 달아서 커피하고 함께 먹어야 궁합이 맞습니다.
치즈 케이크까지만 주문했어야 하는데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나온 homemade 바나나 케이크(50,000루피아)입니다. 치즈 케이크 대신 이걸 주문했었어야 싶은 맛입니다.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서버들과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참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들이었죠.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항상 행복하기를...
오전 담당 매니저의 아이와도 찰칵~ 이 리조트는 매니저가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지 않고 데리고 출근해서 일하면서 틈틈히 보더군요.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동안 돌아다니면서 투숙객들하고도 놀고, 서버하고도 놀고 리조트 내의 모든 사람이 이모, 삼촌 역할을 합니다. 참 좋은 직장이에요.
체크아웃하면서 기념 선물로 받은 마그넷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명물인 푸른 바다 거북을 묘사한 것 같은데 꽤나 예뻐서 지금도 저희 집 냉장고에 붙어 있습니다.
리조트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다 2시에 롬복으로 가는 보트에 올랐습니다. 이미 1시부터 도착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이제 진짜 마지막입니다. 당분간은 확실히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해변에서 보냈던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물론 길리 섬의 푸른 바다도 그립겠지요.
송영 비용이 좀 비싸다 싶었는데 길리 메노섬에 들어올 때 탔던 작은 스피드 보트가 아니라 모터를 자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꽤 큰 보트였습니다. 그 보트에 저희 둘만 달랑 타고 왔지요.
드라이버 한 명이 운전하는 건 좀 불안했지만 굉장히 능숙하게 배를 모네요. 도착하고 보니 롬복에서 길리 메노섬으로 출발할 때의 그 선착장입니다.
롬복 공항으로 태워 줄 차가 보이지 않아 드라이버에게 물어봤지만 영어를 거의 못하네요. 해변에 곧바로 내리느라고 신발과 양말을 벗었는데 젖은 발을 말리면서 잠시 기다리니 정복 차림의 드라이버가 해변으로 내려와 정중하게 말을 걸더군요.
보트도 마음에 들었는데 차도 큼지막한 세단에 쾌적합니다. 이 분은 영어를 곧잘 하네요.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롬복 공항으로 이동 중에 본 사원(?)입니다. 예상대로 그리 막히지 않고 순조롭게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folk village를 들렀다 가고 싶냐며 기사분이 영업을 하셨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길리섬을 떠난 지 두 시간 쯤 지나 오후 4시 경에 Lombok Domestic Airport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로 갔더니 너무 일찍 왔다고 자카르타 행 항공권의 발권만 되고 수하물 맡기는 건 20분 후에 가능하다고 해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짐 맡기고 이른 저녁을 롬복 공항에서 먹었습니다. 식당들은 꽤 있지만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XO Fried Rice(49,000루피아), Veggie 스파게티(41,000루피아), Veggie Salad(29,000루피아), 오렌지 주스(39,000루피아), 딸기 주스(39,000루피아)로 배를 채웠습니다. 맛은 그닥이었지만(그래서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지만) 직원이 참 친절하더군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요(물론 한국 기준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쳤는데도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품점에서 나무로 만든 고양이 상(250,000루피아)과 반지(10개, 250,000루피아)를 샀습니다.
롬복 공항이 작은 곳이기는 해도 커피빈 매장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이기는 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권 지분의 70%를 넘게 갖고 있어 사실상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근데 내가 이거 왜 설명하고 있는거지?).
저녁 7시 40분에 자카르타로 출발했습니다. 이 때도 가루다 항공을 탔는데 3 X 3 보잉기네요. 좌석 간 거리가 멀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비상구 좌석!!
이륙 후 곧바로 저녁 식사가 나왔으나 이미 거하게 저녁을 먹고 탔기에 메뉴가 뭔지 확인만 하고 죄송하지만 반납했습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일부러 잠을 안 자고 버텼네요.
9시에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면서 보니 역시 메갈로시티여서 그런지 끝이 안 보일 정도의 불야성이네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연말 폭죽을 좋아하는지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난리입니다.
자카르타 공항도 엄청 크네요. 비행기에서 버스로 옮겨 탄 뒤 한참을 이동했습니다. international airport로 가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입국 라운지를 통과하니 면세 구역이 나옵니다.
남은 루피아를 사용해야겠기에 스와치 시계하고
발리 커피, 발리 라이스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게이트 앞에서 보딩까지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이트 통과 후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들어갈 때 여권 확인,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기 때문에...
에어컨 앞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 앉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에어컨 날개가 아래 방향으로 되어 있어 추웠던거지요. 날개를 꺾어서 위로 올려놓으니 앉아 있을만 합니다.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나 보네요.
11시 10분 쯤 보딩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양말 갈아신고 안대에 귀마개까지 중무장을 하고 곧바로 취침했습니다. 자다 깨어보니 불은 꺼져 있는데 의자 뒤 스크린들이 모두 켜져 있어서 눈이 부시더군요. 승무원을 불러서 스크린을 끄는 법을 물어보니 리모컨 하단에 screen off 버튼이 숨겨져 있습니다(대체 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물어보기 귀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스크린이 켜져 있는 채로 그냥 자더군요. 물론 저는 끄고 편하게 잤지요.
기내식이 나올 때 잠깐 깼으나 입맛이 없어서 과일만 먹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1월 1일 아침 8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연말 연시를 해외에서 보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롬복, 길리 섬이 정말 좋기는 한데 휴양지치고는 너무 멀리 있어서 또 다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길리 여행기를 마쳤네요.
닫기
* 점심 식사(Mahamaya Resort)
- Frozen Straberry 주스 : 40,000루피아
-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아이스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X 2 = 70,000루피아
- 홈메이드 펌프킨 라비올리 파스타 : 115,000루피아
- 펜네 파스타 : 95,000루피아
- Baked 누텔라 치즈케이크 : 65,000루피아
- 홈메이드 바나나 케이크 : 50,000루피아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Lombok Airport)
- 오렌지 주스 : 39,000루피아
- 딸기 주스 : 39,000루피아
- XO fried rice : 49,000루피아
- 베지 샐러드 : 29,000루피아
- 베지 스파게티 : 41,000루피아
= 226,550루피아(세금 포함)
* 기념품 구입(Lombok Airport 기념품점)
- 나무 고양이 조각 : 250,000루피아
- 나무 반지 : 25,000루피아 X 10 = 250,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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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날씨가 흐려서 왠지 어제보다 노을이 멋질 것 같지 않네요.
그래도 해가 지니 어김없이 노을은 생깁니다.
철새인지 모르겠으나 새들이 무리를 지어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아무리 흐리기는 해도 구름이 한 곳으로 모이니 역시나 근사합니다.
참 마음에 드는 1인용 흔들의자였고 독점해서 이용할 수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별로 앉아보지도 못했네요. 아쉽...
구름이 짙어지면서 노을도 짙어집니다.
노을도 노을이지만 구름이 더 멋지네요.
구름은 구름 대로, 해는 해 대로 멋집니다. 시야를 가로질러 가는 배는 덤이네요.
길리에서의 마지막 저녁 해가 지고 있습니다.
노을이 어제만큼 근사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야외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마지막 만찬이라서 Veggie Tempura(45,000루피아)도 주문해 봤습니다. 일본식 튀김으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네요.
마르가리따 피자(100,000루피아)도 맛납니다. 양이 좀 적은 게 흠이네요.
Indo Sambal Prawn(155,000루피아)입니다. Sambal 양념을 곁들인 새우인데 저는 못 먹었지만 양념이 짜지도 않고 맛있어서 밥과 같이 먹지 않아도 좋다네요.
마지막 저녁인데 빈땅 맥주(60.000루피아)가 빠질 수 없지요.
밤이 점점 깊어갑니다. 놀고, 먹고, 쉬기만 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해 보니 참 좋았습니다(당연한가?). 제 여행 스타일이 부지런히 많이 경험하는 거라서 앞으로 이런 여행을 또 할지는 모르겠으나 가능한 한 띄엄띄엄이라도 해 보려고 합니다.
저녁 식사 값이 395,000루피아가 나왔는데 5,000루피아 지폐가 없어서 잔돈을 털려고 405,000루피아로 맞춰서 줬더니 5,000루피아 지폐 두 장으로 돌려줬네요;;;;
들어오는 길에 리셉션에 들러 내일 Lombok 공항까지 가는 송영 서비스도 예약했습니다.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간다는 실감이 납니다.
숙소로 돌아와 술김에 잠시 누웠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씻고 자려고 겨우 일어났습니다.
샤워실로 가다 보니 어제 본 찡쪽이 그대로 벽에 붙어 있네요. 설마, 다른 녀석이겠지요?
닫기
* 스노클링 투어 비용 : 675,000 + 수고비 50,000 = 725,000루피아
* 스트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점심 식사(Diana Cafe)
- veggie salad : 25,000루피아
- veggie fried noodle : 25,000루피아
- veggie fried rice : 2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15,000루피아
- 파인애플 주스 : 15,000루피아
= 105,000루피아
* ocean aloha massage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
- 빈땅 맥주 : 60,000루피아
- mixed fruit juice : 35,000루피아
- veggie tempura : 45,000루피아
- indo sambal prawn : 155,000루피아
- 마르가리따 피자 : 100,000루피아
= 395,000루피아
* Lombok 공항까지 송영 서비스 : 1,195,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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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와 저는 에어컨을 쐬며 방에서 널부러져 잤고 그동안 반려인은 지치지도 않았는지 다시 해변의 썬 베드로 나가 책을 읽었다네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 3시 30분 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음식이 동이 났답니다. ㅠ.ㅠ
재료를 다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6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는데 그러면 저녁 시간이나 다름 없기에 점심을 먹을 곳을 급히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제 섬 투어 할 때 봐 둔 Diana Cafe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았을 때 거의 리조트에 다 와서 발견했으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이었습니다.
분위기는 길리 메노섬의 여느 로컬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금 깔끔한 편이라고 할까요? 배낭 여행자들도 부담없이 들르는 곳이에요.
길리 메노섬에 있는 대부분의 바와 레스토랑처럼 여기도 대부분의 야외 자리가 바다를 향하고 있습니다.
식탁도 의자도 비바람에 바랜 모습 그대로 두었습니다만 야외 자리라서 그런지 그렇게 군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탁에 올려 놓은 조개 껍데기도 정겹네요.
나무 사이에 바다에서 캐 올린 산호와 조개 껍데기를 연결해 걸어 놓았는데 솔직히 뼈처럼 보여서 살짝 섬뜩했습니다. 그냥 나무만 그대로 두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서 직원들이 뭔가 작은 원두막 같은 걸 짓고 있기에 물어봤는데 송년 파티에서 사용할 DJ box랍니다. 운치는 있을 지 몰라도 뭔가 부실해 보여서 음악에 취해 몸이라도 많이 흔들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박스를 설치한 뒤 밥 말리 얼굴이 새겨진 깃발도 걸어서 나름 멋을 내려고 했는데 거꾸로 거는 바람에 우스꽝스럽기만 했죠. 결국 제가 이야기해서 고쳐 걸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제 식탁 위로 귀여운 게 한 마리가 올라왔더군요. 살짝 집어 들어 해변으로 돌아가게 놔 줬습니다.
귀여운 게를 보실 분들만 클릭~
주문한 음식 중 veggie salad(25,000루피아)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마요네즈로 버무린 소스를 걷어내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Veggie Fried Noodle(25,000루피아)은 MSG 맛이 너무 나는데다 무엇보다 너무 짜서 그냥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이어 나온 밥하고 섞어서 비벼 먹었습니다.
Veggie Fried Rice(25,000루피아)는 양이 좀 적더군요. noodle하고 비벼서 둘로 나눠 먹었습니다.
워터멜론 주스(15,000루피아)와 파인애플 주스(15,000루피아)도 한 잔 씩 주문했는데 값은 싸지만 마하마야 리조트에서 먹던 그 quality는 아니었습니다.
시장기를 반찬으로 잘 먹기는 했습니다만(남김없이 먹었더니 직원이 배 많이 고팠냐고. ㅡㅡ;;;) 역시 싼 게 비지떡이네요. 주스도 시원하지 않고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편이었습니다. 먹을 곳이 없으면 대체제로 생각해 보겠지만 일부러 와서 먹을 맛은 아닙니다.
밥 먹고 나오면서 보니 촌스럽기는 하지만 나름 현수막도 만들어서 홍보하더군요. 어느 나라나 송년 파티는 중요한 행사인 것 같습니다.
부른 배도 추스릴 겸 산책하면서 리조트로 돌아오는데 게시판에 이런 게 붙어 있더군요. 내용인즉슨 28일 길리 메노섬 일주를 할 때 봤던
bolong's turtle sancuary에서 새끼 거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는 일종의 '방생'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이게 왠일입니까!!! 오늘 오후 2시였네요. 미리 알았으면 시간 맞춰서 가 보는건데요. 정말 아까운 기회를 놓쳤더군요.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닌데...... ㅠ.ㅠ
길리섬은 확실히 고양이 섬입니다. TNR을 한 고양이도 많고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아는 척만 해도 어김없이 달려와 발라당을 하네요.
까미양을 닮은 길리 메노섬의 길냥이 발라당을 보실 분들만 클릭~
리조트로 돌아오니 대략 5시쯤 되었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딩굴거리며 쉬기로 했고 반려인은 인도네시아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60분짜리 ocean aloha massage(475,000루피아)를 받으러 갔습니다. 인도네시아 물가 기준으로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지만 다녀온 뒤 물어보니 가격 대비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해가 질 때까지 딩굴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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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스노클링 투어를 위한 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길리 메노섬에서는 엄청 일찍이라고 할 수 있는 7시에 기상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침 메뉴는 비슷합니다. 이번 길리 여행 동안 애정하던 워터멜론 쥬스하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리 커피 한 잔도 항상 함께죠.
그런데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썰어넣은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입니다. 특별할 게 없는 메뉴지만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거라서 일부러 달라고 했죠.
어제 아침에 먹은 팬 케이크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커피하고 같이 먹으니 더 맛나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어제 말려 놓은 래시가드를 입고 선 블락 크림도 듬뿍 바른 뒤 리셉션에서 비치 타월을 빌려서 9시에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보트가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길리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여러 종류의 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배에 탄 채 물 밑 풍경을 보고 싶으면 바닥이 투명한 glass bottom boat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물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탁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거든요. 물 속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게 낫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하는데 스노클링 기어가 낡은 걸 보고 리조트의 것을 빌려올 껄 하고 잠시 후회했습니다. 특히 구명 조끼는 버클 없이 끈으로 매는 방식이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ㅠ.ㅠ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배를 모는 선장과 물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한 조인데 보시는 것처럼 배 앞에 앉은 청년이 오늘 스노클링 투어의 가이드입니다. 나중에 동영상에서 보시겠지만 그야말로 한 마리의 인어 같았습니다. :)
2009년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만따나니 섬에 갔을 때 물 길을 인도했던 가이드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길리 메노섬의 스노클링 투어는 섬 주변을 돌며 다이빙 포인트를 따라 스노클링을 하는 겁니다. 오늘 총 4번의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매번 풍광도 식생도 조금씩 달라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폴라로이드 CUBE 방수캠을 가져갔기 때문에 수중 촬영을 많이 했는데요. 동영상을 그냥 올려드리면 좋겠지만 월덴 3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료 호스팅이라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어 드리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링크를 눌러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입수할 때마다 20~30분 씩 물질을 하면서 놀았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2분 정도 분량으로
잘라서 편집했습니다.
* 첫 번째 입수 영상
: 마하마야 리조트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와는 바닷속 풍경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릅니다. 산호도 산호지만 물고기의 종류와 수 자체가 다르죠. 탁도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으로 찍으니 탁해보이지 맨 눈으로 볼 때는 잘 보입니다.
* 두 번째 입수 영상
: 두 번째 입수 때는 푸른 바다 거북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거북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전 처음 본 오징어 군체의 유영이 더 아름답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을 하면서 거북을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상에서 우리 가이드의 인어같은 수영 솜씨를 보는 건 덤입니다.
* 세 번째 입수 영상
: 세 번째 입수 때는 얕은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산호초 바로 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무슨 천국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산호초에 너무 다가갔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가라고 저를 위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얼른 물러났습니다). 계속 떠 있고 싶었지만 산호초에 너무 바짝 붙는 바람에 상하게 할까봐 긴장을 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네 번째 입수 영상
: 아무리 바닷속이 좋아도 20~30분씩 물 속을 떠다니면 힘이 들 수 밖에 없죠. 물 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서 힘든 줄을 몰랐지만 배 위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만 반려인이 너무 좋다면서 한 번만 더 들어가자고 졸라서 마하마야 리조트 앞바다에서 한 번 더 입수했습니다. 이 날 오전은 파도도 잠잠하고 날씨도 좋아서 스노클링하기 참 좋았습니다.
한번 입수하고 나면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비치 타월을 몸에 두르고 찬물을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더 빨리 지친다고 하더라고요.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11시쯤 되었으니 대략 2시간 쯤 물 속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도 살짝 어지럽기에 샤워하고 일단 널부러진 채로 좀 쉬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름다운 바닷속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휴양지에 가면 어떻게든 스노클링은 한번씩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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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도 벌써부터 분위기가 범상치 않습니다.
여행하면서 멋진 노을을 많이 봤지만 장소가 어디냐보다도 더 중요한 건 해가 뜨고 질 때 어떤 구름이 만들어지느냐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해변가의 자리에 앉지 않고 숙소 앞에 별도로 마련된 썬베드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만 하기로 했습니다. 리조트 측에서 저희 방 바로 앞까지 음식과 주류를 배달해 주겠다고 하네요. private villa만의 특권이랄까요?
구름이 흡사 무언가의 날개처럼 해를 감싸고 펄럭이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것이 아쉬운 듯 마지막까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스노클링 투어를 가야 해서 무리하지 않고 빈땅 맥주 큰 걸로 한 병만 나눠마시기로 했습니다.
안주로는 어디에서도 실망하지 않았던 스프링 롤(Lombok Lumpin S. Roll, 45,000루피아)과 웨지 감자가 있다고 해서 spicy wedge(45,000루피아)까지 추가 주문했습니다만 치킨처럼 너무 바삭하게 튀겨왔더군요. 요건 별로였습니다.
오늘은 사실 그렇게 저녁 손님이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제가 길리 메노섬에 있던 3박 중 오늘 노을이 가장 예뻤거든요. 어제보다는 오늘이, 내일보다도 오늘 저녁 노을이 예뻤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죠. 리조트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연신 노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들으니 올해 들어 가장 예쁜 노을이었다고 합니다. 럭키~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에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기에 빈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위기 좋네요.
이 사진은 길리 여행 이후 한동안 제 블로그,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던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 빛이 더 많이 감돌아서 더 멋진 풍광이 되었습니다.
풍광도 멋지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역시나 밤이 되어도 푹푹 찌는 더위는 어쩔 수 없어서 한 시간 남짓 앉아서 즐기다 들어왔습니다.
이제 여행도 반환점을 돌았으니 남은 여행 경비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고 샤워도 다시 했습니다. 오랜만에 온몸으로 물질을 하고 놀았더니 삭신이 쑤시네요.
샤워하면서 보니 욕실에 찡쪽(도마뱀)이 들어와 있더군요. 밤새 모기를 많이 먹어 치울테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밤이라도 기온은 전혀 떨어지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잠들었습니다.
닫기
* 점심 식사
- Greek Salad : 65,000루피아
- Patatas Bravas : 40,000루피아
- Seafood Laksa : 95,000루피아
- Penne Pasta : 90,000 X 2 = 180,000루피아
-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35,000 X 2 = 70,000루피아
= 485,000루피아
* 모히토 : 40,000루피아
* 저녁 술값
- 빈땅 맥주(large) : 60,000루피아
- Lombok Lumpin S. Roll : 45,000루피아
- Spicy Wedges : 45,000루피아
= 150,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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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찍 잠자리에 든 것이 주효했는지 8시에 칼 같이 일어났습니다. 어젯밤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잤더니 실내에 널어놓은 빨래가 안 마른 것이 에러네요;;;;
기분좋게 샤워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조식 메뉴가 영 아닙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다 좋은데 조식 뷔페 메뉴가 vegan friendly하지 않아요. ㅠ.ㅠ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팬케이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메뉴로 밥, 치킨, 요거트, 시리얼, 과일, 파운드 케이크 뿐이라 좀 부실한 편이죠(실망을 한 나머지 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그래도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팬케이크와 애정하는 워터멜론 주스, 그리고 과일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보시는 건 Snake Fruit이라는 과일인데요. 껍질이 흡사 뱀 껍질 문양처럼 생겼습니다. 모양도 신기하지만 맛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껍질을 까놓으니 밤처럼 생겼는데 밤맛이면서도 또 조금 다릅니다.
리조트 내부는 조용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휴양지의 부띠끄 리조트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투숙객이 오전에는 늦잠을 자고 또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activity를 하러 바다로 나갔기 때문이죠.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빨래를 해서 욕실에 널었습니다. 야외에 있는 개방 욕실이다보니 햇볕이 바로 내리쬐기에 1시간만 널어놓으면 다 마르네요.
직원이 make up을 하러 온다기에 짐 챙겨서 해변의 선베드로 이동했습니다.
오전이라 그런지 아직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외선은 강할 것이 뻔하기에 일단 그늘에 자리를 잡았죠.
역시나 해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개인 해변인 것처럼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썬베드에 누워서 바람에 야자수 잎이 흔들리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쉬러 가는 여행에서는 멍때림이 필수에요.
바다 위로는 스노클링을 하러 가는 배들이 연신 지나갑니다.
서서 타는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일종의 카약?), 선남선녀 한 쌍이 아침부터 물놀이를 하러 나왔습니다.
한쪽에서는 스노클링이 한창이고요. 스노클링은 오전(가능하면 아침 일찍)에 해야 바닷속이 잘 보인다고 하지요.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건너편 길리 뜨라왕안섬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걸 깨닫고 살짝 놀랐죠. 쌍안경으로 보면 건너편 사람들 얼굴까지 다 보일 듯 합니다.
스노클링은 내일 하고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딩굴딩굴 쉬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스노클링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좀 동하더군요. 그래서 리조트 측에 이야기해서 장비를 빌렸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서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스노클링 장비 일체를 무료로 빌려 주거든요. 고급 리조트라서 그런건지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건지 장비가 모두 새 것이네요.
아주 오랜만에 스노클링을 하는거라서 일단 좀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변에서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곳까지만 살펴보기로 했죠.
상체가 탈까봐 래시가드를 입었고 산호초에 발을 찔리면 안 되니 아쿠아 슈즈를 챙겨 신고 들어갔는데 확실히 해변 근처라 그런지 물고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감각에 익숙해질 정도로만 놀고 돌아왔죠.
이것도 운동이라고 힘드네요. 헥헥.
이분들은 리조트에 묵었던 일본인 가족인데요(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라 보기 좋았고 부인도 미인이셨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 드리느라 얼굴은 가립니다).
최소한
길리에서는 물놀이를 하려면 저 분처럼 온 몸을 다 가리는 래시가드를 입어야 하겠더라구요(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인 듯. 아쿠아 슈즈도 아주 제대로 된 것을 신으셨던데 복장에서부터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보니 수영복만 입었던 하체가 아주 심하게 타서 한동안 수분 크림 바르느라고 고생깨나 했거든요.
슬슬 배가 고파오기에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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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에 리조트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길리섬이 원래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하고 특히 Mahamaya Resort는 서향이라서 노을을 감상하며 로맨틱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서 미리 저녁 식사를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제가 나갔을 땐 이미 해변 바로 앞 자리는 모두 예약된 상태였습니다(그래놓고는 다들 정작 노을이 다 지고 캄캄해진 다음에나 나타났다는;;;;;). 그래서 그 다음 열의 자리에 앉았죠.
일단 빈땅 맥주 큰 것(60,000루피아)으로 목 좀 축이고...
에피타이저로 Lombok Lumpia Spring Roll(일종의 비건 춘권)부터 주문했습니다(45,000루피아). 맛있어요. 배고픈데 따뜻할 때 먹어서 그런지 더 맛나네요. 양이 적은 게 유일한 흠. 게다가 두 명 테이블인데 3개를 주다니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알아서 먹으라는 이야긴지 ㅡㅡ;;;;;
그 다음에 나온 홈메이드 뇨끼(homemade Gnocchi)입니다(95,000루피아). 바질 페스토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느끼해서 그런지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릴 음식이네요. 저는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Thai 두부 그린 커리(95,000루피아)입니다. 딱 비쥬얼 보고 느끼할 것으로 각오했는데 왠걸, 전혀 아닙니다. 일단 두부 식감이 우리나라 두부처럼 찰지고 밥도 안남미처럼 푸슬푸슬하지 않아서 맛은 커리지만 식감이 비지 찌개 먹는 느낌이더군요. 괜찮았습니다.
노을이 근사하게 물들고 있습니다. 조명도 예쁘죠.
바람에 따라 조명이 흔들리는 길리 메노섬 저녁 풍광이 궁금한 분들만 클릭~
분위기도 좋고 해서 칵테일도 한 잔씩 시켰습니다. 왼쪽이 피나콜라다(110,000루피아), 오른쪽이 마하마야 Sundowner(100,000루피아). 피나콜라다야 누구나 아는 그 맛인데 저는 선다우너가 달달하니 맛있더군요. 분위기가 좋으니 술이 술술 들어가더이다.
해가 완전히 넘어갔는데도 해변 앞 자리를 예약한 손님은 올 생각을 않습니다;;;;
이날도 노을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그 다음날이 훨씬 더 아름다웠죠.
롬복도 그렇고 길리도 그렇고 모기가 많아서 전자 모기향 뿐 아니라 모기 기피제는 꼭 가져가야 합니다. 필수에요. 작은 모기라서 물렸을 때 많이 가렵거나 붓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신경 쓰입니다. 그게 싫으면 긴 팔 상의에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길리섬은 저녁에도 30도에 육박하니 더워서 그렇게는 못 하거든요.
멋진 노을을 보며 근사한 저녁 만찬을 즐기고 난 뒤 객실로 돌아와 씻고 메일만 확인한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본격적인 스노클링을 할 예정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덧. 길리에서 자주 쓰게 될 회화 한 자락 소개합니다.
- 고맙습니다 : 끌리마 까씨
- 천만에요 : 싸마싸마(이거 어감이 참 재미있어요. 입에 붙어서 자꾸 따라하게 됩니다)
- 거북이 : 꾸라꾸라
닫기
* make-up room 비용 : 10,000루피아
* private boat 대여료 : 700,000루피아
* 점심값
- 펜네 파스타 : 90,000루피아
- 믹스드 샐러드 : 65,000루피아
- 발라드 테룽 : 85,000루피아
- 라임 주스 : 3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35,000루피아
= 310,000루피아
* 음료수값
- 콜라 : 20,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40,000루피아
= 69,600루피아(서비스 차이 5%, Tax 11%)
* 거북이 보호 센터 donation : 10,000루피아
* 저녁값
- 롬복 Lumpia Spring Roll : 45,000루피아
- Homemade Gnocchi : 95,000루피아
- Thai 두부 그린 커리 : 95,000루피아
- 빈땅 맥주 큰 병 : 60,000루피아
- 피나콜라다 : 110,000루피아
- 마하마야 선다우너 : 100,000루피아
= 505,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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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있는 방을 벗어나기만 하면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이니 엄두가 안 나서 사실 맘 같아서는 그냥 방에서 계속 딩굴거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하니 한 바퀴 둘러보기나 하자고 채비를 해 나섰습니다.
제가 묵었던 마하마야 리조트 말고도 길리 메노섬에는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숙박 시설이 많습니다. 저는 더위를 못 참기 때문에 에어컨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마하마야에 묵었지만 선택의 폭이 꽤 넓어요.
현대식은 아니지만 현지의 멋을 담뿍 담은 깔끔한 리조트나 방갈로, 카티지 등이 많습니다.
잘 찾아보면 보시는 것과 같은 private house도 있고요.
길리 메노섬은 길리 섬 3총사 중에서도 가장 작아서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걸로 가이드 북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는 덥기도 해서 일부러 쉬엄쉬엄 걸었고 중간에 쉬기도 해서 그런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물빛도 예쁘지만 길리 메노섬의 매력 중 하나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멋드러진 하늘이지요.
2시간 30분이라고는 해도 워낙 덥고 습하기 때문에 걷기에 만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은 반드시 들고 가야 하고 아예 수영복이나 래쉬 가드를 입고 다니다가 더울 때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당연하겠지만 해안을 따라 리조트나 레스토랑이 전진배치되어 있어 해안에는 정박되어 있는 모터보트 등이 많습니다.
정말 그림 같은 풍광이죠?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도 view는 좋지만 대개는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walking tour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이었으면 누군가 앉아서 담소를 나눴을 탁자와 의자들입니다. 풍파에 다 낡아서 지금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한 때는 누군가의 낭만적인 저녁을 책임졌겠지요.
길리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지만 길리 메노섬은 고양이 섬입니다. 개에 비해 고양이가 압도적으로 많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길냥이인데도 부르면 달려와서 헤벌레 드러눕습니다. 이 녀석도 그랬는데 보시는 얼굴과 몸의 흔적은 때나 얼룩이 아닙니다. 전부 물리고 뜯긴 상처입니다. 얼마나 치열하게 영역 싸움을 했는지 역력히 드러나는 모습이죠. 역전의 용사다웠습니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백전노장이 뒤집뒤집하는 모습이었기에 얼마나 생경하던지;;;;
냥이들이 붙임성이 좋아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지만 대부분 TNR이 되어 있습니다. 위의 냥이도 보시는 것처럼 오른쪽 귀에 TNR 표식이 있죠.
이처럼 다니다 보면 사람들과 거리를 두지 않고 아무데서나 마음 편하게 드러누워 쉬는 고양이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섬이라고는 해도 관광지인데도 사람이 워낙 없어서인지 해변이 대체로 한적합니다. 길리 메노섬 어디에도 북적이는 기운이 없어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주변으로 한가로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이 잘 어울리네요.
해변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일주했습니다. 역시 구름이 예술이에요.
길리섬 3총사 중에서 가장 작고 사람이 드물다고는 해도 엄연히 관광지이기 때문에 ATM기 정도는 있죠.
중간에 잠시 다리를 쉬고자 섬의 동쪽 해변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콜라 한 잔에 20,000루피아, 일용할 양식인 워터멜론 주스는 40,000루피아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레스토랑의 워터멜론 주스값이 35,000루피아이니 여기가 오히려 비쌉니다. 게다가 service charge 5%에 tax가 11%가 또 붙기 때문(마하마야 리조트는 모든 tax가 포함된 가격임)에 훨씬 더 비싸다고 할 수 있겠죠. 이 때 마신 음료값을 보고 앞으로는 가능하면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더랬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애기 거북이들을 방생하기 전까지 보호하는 시설이 나타납니다. 누가 지키고 그런 건 아니고 donation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귀여운 애기 거북이들이 힘차게 헤엄치면서 놀고 있습니다.
요건 다른 종류의 거북이. 거북이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도 없지만 거북이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헤엄쳐 다녀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동물이 이렇게 활발히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북이가 즐겁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실 분만 클릭~
저도 기분좋게 10,000루피아를 기부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신선한 코코넛을 쌓아놓고 파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1개에 3만 루피아.
길리 메노섬에는 동력 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멀리 가려면 대부분 이렇게 생긴 마차를 불러서 타고 갑니다. 물론 저희는 비건이기 때문에 이것도 안 타고 걸어다녔지만요.
보시는 것처럼 짐을 싣고 있는 카트도 말이 끕니다.
길리 메노섬 공용 선착장의 public boat의 모습입니다.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른 섬을 연결하기도 하고 보시는 것처럼 건축 자재나 일용품을 부리기도 합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길리 메노섬의 북쪽(정확히는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쪽은 산호 해변이고 남쪽은 화이트 샌드 해변입니다. 그래서 시계 방향으로 길리 메노섬을 한 바퀴 돌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해변이 고운 모래로 바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풍광이 좋은 곳은 여지없이 리조트나 개인 별장을 지어놓았어요.
마하마야 리조트 다음으로 시설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를 만났습니다. 스타일이 좀 비슷하달까요.
해변가에 있는 정자에서 빈땅 맥주를 마시며 노을 지는 걸 구경하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 수 있겠지요.
해변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게 한마리. 위장색이 어찌나 치밀한지 저는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눈썰미가 좋은 반려인이 찾았습니다. 바로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는대도 몰라볼 것으로 생각했는지 태연하게 일광욕 중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앞의 해변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건 확실히 해변같죠. 대신 푹푹 빠져서 걷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모든 게 일장일단이 있어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길리 메노섬의 일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멋진 일몰 풍경으로는 코타 키나발루와 네팔을 치는데 길리 메노섬의 일몰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다음 여행기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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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amaya Resort Restaurant 앞에 비치된 메뉴판입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메뉴판의 모든 음식 앞에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것(V), 글루텐 프리(GF), 유제품 프리(DF) 표시를 일일이 붙여 놨더군요. 게다가 비건 메뉴가 아니더라도 이야기만 하면 얼마든지 비건이 먹을 수 있도록 요리해 줍니다. 이 메뉴판을 본 순간 길리 메노섬에 머무는 동안 식사는 거의 여기에서 하게 될 것 같다는 강한 느낌적 느낌을 받았습니다. ^^;;;
레스토랑 인테리어는 깔끔합니다. 오픈 주방이라서 요리하는 걸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고요. 아쉽지만 에어컨은 없습니다. ㅠ.ㅠ
선풍기가 돌아가기 때문에 바깥에 있는 테이블 만큼 덥지는 않지만 워낙 습도가 높기 때문에 부채질을 쉴 새가 없습니다. 식당 안쪽은 리셉션으로 이어집니다.
바깥은 완전 땡볕입니다. 그늘에 앉아도 더운데 바깥 테이블에 앉으면 얼마나 더울 지 안 봐도 훤합니다;;;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이건 Mixed Salad입니다. 일단 재료가 아주 신선하고 소스도 맛있고 토핑으로 뿌려진 해바라기씨까지 고소하고 훌륭하네요. 가격은 65,000루피아(5,600 원).
펜네 파스타입니다. 토마토를 직접 갈아서 만든 소스를 뿌렸다고 합니다. 직접 본 건 아니니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신선합니다. 양이 조금 적은 게 유일한 흠. 90,000루피아(7,800원).
발라도 테룽(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이라는 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라는데 가지 요리와 밥이 함께 나옵니다. 저 가지 요리가 비쥬얼은 별로지만 의외로 밥도둑입니다. 짭조름하니 우리 입맛에 딱입니다. 나중에 밥이 모자라 두 스푼만 더 달라고 했는데 아예 한 공기를 서비스로 주더군요. 싹싹 비벼서 다 먹었습니다. 이거 추천합니다. 85,000루피아(7,300 원).
음료로 워터 멜론 주스(35,000루피아, 3000 원)와 라임 주스(35,000루피아, 3,000 원)도 주문했습니다. 라임 주스도 훌륭하지만 워터 멜론 주스가 그야말로 발군입니다. 이걸 맛보고 난 후 워터 멜론 주스는 길리섬에 있는 동안 제가 가장 애정하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정말 많이 마신 것 같네요. 이번 점심 식사 때만 두 잔을 연거푸 마셨으니까요. 정말 달고 시원하더군요. 갈증을 완전히 날려줍니다.
전반적으로 음식 맛이 기대 이상입니다.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니 인도네시아 물가와 비교하면 엄청 비싸기는 합니다만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리조트 내부를 잠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레스토랑과 연결된 리셉션 뒤로 나오면 실내풀로 연결됩니다. 실내풀 양쪽으로 객실들이 배치되어 있고요.
작지만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파도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실내풀을 이용하려면 몸을 씻고 들어가야겠지요. 물맛을 보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수된 물 같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샤워하면서 맛을 보니 살짝 짰거든요. 물이 귀한 곳이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죠.
안쪽에는 길리섬까지 와서도 운동을 꼭 해야겠다는 운동 중독자를 위한 피트니스 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용하는 사람은 못 봤지만 없다고 장담을 못하겠네요;;;;
안쪽에서 리셉션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가운데 Pool Bar가 있고 Pool Bar를 기준으로 Pool이 가족용과 성인용으로 나뉩니다.
Pool Bar에는 물 속에 시원하니 앉은 채로 주류나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이미 누가 맥주 한 병을 마시고 갔네요...
실내풀 가에도 썬 베드가 비치되어 있어 태닝을 하거나 쉴 수 있습니다. 물론 해변처럼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만;;;
기왕 둘러보는 김에 잠시 썬 베드에 누워보았습니다. 썬 베드에 누워 하늘을 보니 이런게 진정 휴가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물씬 들더군요.
그 새 벌써 너무 더워졌기에 일단 에어컨이 있는 숙소로 잠시 후퇴했습니다. 조금만 땀을 들인 후 길리 메노섬을 둘러보러 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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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보트가 출발한 지 얼마나 지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연신 엉덩방아를 찧느라 정신이 없어서 말이죠;;;) 그렇게 긴 시간이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새 섬을 돌아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참고하시라고 길리 메노섬의 Mahamaya Resort 앞 해변에 도착하던 당시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면을 직접 재생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그렇게 되면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투브 링크를 걸어 드립니다. 시청하는데 다소 불편하시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길리 메노섬 Mayamaya Resort 해안 접근 장면~
길리 메노섬의 공용 선착장에 내린다면 발을 적실 필요 없이 내릴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꽤 긴 거리를 걷거나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리조트를 찾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private boat를 이용하면 리조트 바로 앞 해변에 내려 주거든요. 리조트의 사설 경비원과 직원이 나와서 짐을 옮겨 주니 개인 짐과 신발만 잘 챙겨서 들고 내리면 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선착장이 따로 없습니다. 해변에 최대한 가깝게 배를 대면 바닷물에 발을 적실 각오를 하고 내려야 합니다. 미리 아쿠아 슈즈를 신고 있으면 좋겠죠.
알록달록한 이 배는 승객을 실어나르는 용도는 아니고 스노클링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나중에 스노클링을 할 때 저는 다른 종류의 배를 이용했습니다만....
Mahamaya Resort가 위치한 길리 메노섬의 북서쪽 해안은 보시는 것처럼 죽은 산호초로 생성되어 있습니다. 고운 모래가 아니기 때문에 맨발로 돌아다니면 지압이야 제대로 되겠지만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아쿠아 슈즈를 신는 게 좋죠. 발이 꽤 아프거든요.
해안에 내리면 바로 앞이 리조트입니다. Mahamaya라는 간판이 붙은 건물은 리조트의 오픈 레스토랑 겸 리셉션 데크스입니다. 투숙객들이 조식을 먹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러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길리 메노섬의 석양이 워낙 근사하기 때문에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예약하느라 매일 경쟁이 치열합니다.
레스토랑 왼쪽에 보이는 독채 건물이 길리 메노섬에서 3박 하는 동안 제가 묵었던 Candy Villa입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는 해변이 바로 보이는 독채 건물이 두 채(중앙 건물 양쪽으로) 있는데 리셉션 뒤쪽의 실내풀에 면한 방들에 비해 숙박비가 조금 더 비쌉니다.
날씨가 워낙 덥기 때문에 아무리 그늘이라고 해도 오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안쪽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실내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운치가 덜하죠. 해변이 잘 안 보이거든요.
리셉션은 이 건물 안쪽에 있습니다.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네요. 셍기기 시내를 들르지 않고 오전에 곧바로 왔기 때문에 방이 준비되었을까 싶었는데 웰컴 드링크를 마시면서 조금 기다리니까 곧바로 짐을 풀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었습니다.
단독 빌라는 가격이 비싼 만큼 썬베드도 따로 제공합니다. 태닝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마지막 날인가 저녁 때 오붓하게 맥주 한 잔 할 때만 이용했습니다만;;;;
썬베드 옆에는 혼자 앉아서 쉬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해먹을 닮은 1인용 의자도 있습니다만 역시나 너무 더워서 잠시 앉아보고 말았습니다. 쿠션이 푹신해서 안락해 보입니다만 앉는 순간 터져나오는 한 마디... "아 씨 더워!" ㅠ.ㅠ
리조트 레스토랑 앞에도 테이블이 많습니다. 낮에는 워낙 덥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고 저녁이 되면 그제서야 진가를 발휘하는 장소입니다.
어차피 차양도 없기 때문에 낮에는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가 없어요. 현재 기온이 섭씨 32도 쯤 됩니다;;;
빌라 앞에서 바라본 해변의 모습입니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바로 해변이 있어서 해변의 썬베드에 누워서 놀아도 되고 원하면 바로 스노클링을 하러 나가도 됩니다. 해변에서 조금만 걸어서 들어가도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3일 동안 묵었던 Candy Villa입니다. 리조트 내의 시설을 이용할 때는 어디에 묵는지만 이야기를 하고 나중에 체크아웃 할 때 한꺼번에 계산하면 되는데 저는 지출을 가늠하면서 하느라고 바로바로 현금으로 계산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방의 모습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합니다. 에어컨 바로 밑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주 더울 때는 에어컨 밑에서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잘 보냈죠.
단순하지만 필요한 어메너티는 빠짐없이 다 갖추고 있습니다. 우산은 말할 것도 없고 헤어드라이, 목욕가운, 금고, 전자모기향도 있더군요. 저기 보이는 문으로 나가면...
화장실로 연결됩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특징은 객실마다 정수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든 정수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단독 빌라만 정수기를 제공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덕분에 생수 걱정하지 않고 언제나 텀블러에 찬물을 채워 갖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목욕 타월에 꽃잎을 끼워 놨더군요. 예쁘기는 한데 생화네요. 이런 서비스는 안 해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잠시 기쁘자고 애꿎은 꽃을 따다니요.
화장실과 연결된 곳은 오픈 욕실입니다. 샴푸와 헤어린스, 샤워젤을 제공하고 샤워를 하고 난 뒤 수영복을 널 수 있는 빨랫줄도 있네요. 무엇보다도 오픈 욕실은 하늘을 보면서 샤워를 하는 맛이죠.
마지막으로 파노라마 샷으로 잡은 리조트 해변.
일단 짐을 풀고 땀을 들이며 좀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 내 식당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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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쯤 눈을 뜨기는 했지만 어제 하루종일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도네시아로 날아오느라 피곤했다는 핑계로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리다 8시쯤 일어났습니다.
이맘 때쯤의 인도네시아에 모기가 극성이라길래 전자 모기향도 챙겨 왔는데 리조트 측에서 전자 모기향을 알아서 제공해 줘서 짐에서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오픈 샤워실이라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샤워하는 맛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
물도 fresh water인데다(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섬 지역으로 들어가면 짠물 샤워를 하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오네요. 아무래도 롬복은 발리처럼 큰 섬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샤워를 마치고는 미리 걸어둔 알람에 맞춰
Nancy McWilliams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등록/입금을 하고(해외에 나와서까지 이러다니 저도 참 극성맞죠;;;) 아침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어젯밤 묵은 방입니다. 건물 하나에 1층과 2층 각각 방이 하나씩 있는 구조인데요.
제가 묵은 방은 1층 305호였습니다.
방 앞 테라스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서 그늘이라고 해도 오래는 못 앉아 있습니다.
도로를 마주보고 객실이 배치되어 있지만 커튼을 칠 수 있고 바로 앞 화단에 키가 큰 식물을 심어서 시야를 가리게끔 배치를 해 놓았더군요.
어젯밤에 들어올 때 리셉션에서 한참 들어오기에 멀다고 투덜거렸는데 아침을 먹는 식당과는 아주 가깝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게 바다인데 오른쪽이 실외풀이고 왼쪽이 식당입니다. 발리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롬복은 파도가 꽤 높기 때문에 밤새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객실까지 들리더군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잘 잤습니다.
해안까지 걸어나와서 뒤를 돌아다 본 풍경입니다. 꽤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하얀 뭉게구름이 산을 감싼 것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네요.
오른쪽에는 바다를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side pool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역시 바다를 면하도록 배치한 부페식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바다에 면한 테이블에 자리가 있길래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30도에 가까운 날씨라서 그늘에 있다고는 하지만 오픈 테이블이니 부채질을 하지 않고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ㅠ.ㅠ
아침부터 아이들이 해변에 나와 놀고 있습니다. 롬복 해변이 다 이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리조트의 해변은 모래는 고운 반면 색깔은 흰색이 아니더군요.
모래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파도가 꽤 높게 치기 때문에 보기에는 시원하고 좋지만 물가에서 놀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뭐 아이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덩달아 바닷바람도 세게 불어 시원하기도 했고요.
뷔페 구성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quality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vegan이라면 tofu rice와 grilled potato를 추천합니다. 첫번째 접시라서 사진에는 없지만 과일 종류가 많고 당도도 높은 편이라서 이번 여행에서는 과일을 많이 먹었습니다. 특히 수박은 우리나라 수박처럼 달고 수분도 많더군요.
인도네시아에서 과일 드실 땐 수박을 추천합니다. 워터멜론 주스도요~
음식도 괜찮았지만 커피가 아주 맛있어서 마무리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네요.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뭐가 안 맛있겠습니까마는;;;;;
식당 앞 해변에 여기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누워서 투숙객들이 주는 음식으로 요기를 하던데 저쪽에 있는 다른 강아지에게 주려고 힘껏 던지니 늘어진 채 누워 있다가 쏜살같이 달려가서 그 강아지를 쫓아내더군요. 나름 자기 영역이 확실한 듯;;;;
날씨가 워낙 더우니 해변에 나와 있는 강아지들도 해변에 웅덩이를 판 뒤 그 안에 웅크리고 누워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발이라도 담궈보고 싶어서 잠시 side pool에 앉았습니다. 오른쪽에는 pool bar도 있어서 음료도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side pool도 근사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바다를 보면서 민물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더군요. 아쉽지만 발만 살짝 담그고 일어섰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에 들어서 찍은 꽃. 굉장히 높은 위치에 피었던데 잎이 푸르고 싱그러워서 그런지 더 화사하고 깨끗하게 보입니다.
객실로 돌아와 짐 싸고(별로 풀어놓은 것도 없지만) 10시 40분 쯤 체크아웃을 위해 나섰습니다.
어제는 밤에 들어왔기 때문에 리조트를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몰랐지만 아침에 나갈 때 보니 굉장히 넓고 큰 리조트더군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숙소도 많고 계속 여기저기에 건물을 짓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쪽 길로 쭈욱 나가면 리셉션이 나오는데 가는 길에 Spa도 있어서 필요한 분들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셉션도 오픈되어 있어서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선풍기도 있고 통풍이 잘 되어 식당보다는 덜 덥더군요.
체크아웃을 한 뒤 리셉션에 있는 소파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어젯밤 체크인 할 때 private boat를 예약해 뒀거든요. 원래 일정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놓은 뒤 오전에는 셍기기 시내를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어제 들어오면서 보니 셍기기 시내에 별로 볼 것이 많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 리조트에서 셍기기 시내까지 생각보다 멀더군요. 그래서 그냥 길리 메노섬으로 일찌감치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private boat fee는 선착장까지 차량 이동까지 포함해서 70만 루피아(한화 7만 원선)였습니다. 리조트에서 부킹한 것이니 좀 비쌀 수는 있겠습니다.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를 타는 것과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이 비싸보일 수 있지만 선착장까지 이동하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 time table에 맞춰 가야 하는 것, 방살 선착장에서 public boat 티켓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것, 인원 수가 찰 때까지 또 기다리는 것, 낡은 보트에 인원을 초과해서 태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 길리 메노섬에서도 공용 선착장에 내려 리조트까지 걸어서 찾아가야 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약되는 시간에 편이성까지 고려한다면 말이죠. 다음에 또 길리섬에 간다고 해도 저는 그냥 private boat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10시 50분이 되자 운전을 해 줄 드라이버가 동료와 함께 차량을 갖고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스타렉스급의 넓고 큰 새 차량이네요. 만족입니다.
운전자가 한국말을 곧잘 하길래 물어보니 안산 공단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할 때 얼마나 안 좋은 일을 겪었는지, 착취를 당했을지 몰라서 겁이 나 도저히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보지 못하겠더군요. 굉장히 눈치 빠르고 영민해 보이는 사람이던데...
리조트에서 1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방살 선착장 근처의 해변이었습니다. 드라이버는 제가 길리 메노섬으로 가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리조트로 가느냐고 묻기에 마하마야 리조트를 마하야마로 잘못 알고 발음했더니 다들 배꼽을 쥐고 넘어가네요. 제 말 실수가 재미있나 봅니다. :)
작은 스피드 보트로 옮겨 탔습니다. 굉장히 날렵하게 생겼고 실제로 빠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비추천입니다. 속도가 빠른 대신 파도가 조금만 세게 일면 요동이 심해서 멀미나기 딱 좋습니다. 엉덩방아를 찧는 건 기본이고요. 실제로 함께 간 사람이 허리가 좋지 않아 허리에 무리한 충격이 가해질 것을 두려워 해 긴장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풍광은 근사하고 바다색도 너무 멋집니다만.....
보트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 주변 아무거라도 꽉 붙잡지 않으면 인천 월미도의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을 타는 것과 같은 꼴이 납니다. 그래도 엉덩방아를 몇 번이나 제대로 찧었답니다. ㅠ.ㅠ
예전
코타키나발루 여행 때 만따나니 섬에 가던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ㅡㅡ;;;;
다행히 롬복 선착장에서 길리 메노섬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서 견딜 만 했습니다. 언제쯤 도착하나 싶을 때쯤 리조트가 위치한 해안이 보였거든요.
덧. 그건 그렇고 Living Asia Resort and Spa는 강추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묵어본 숙소 중 가성비 최고였어요. 롬복 가실 분들이라면 꼭 한번 고려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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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년말 인도네시아 길리 여행 때 발리에서 사 온 whole bean으로 250g 용량입니다. 발리 공항에서 미화 14불에 구입했고요.
Caswell's Coffee는 1999년에 인도네시아에 설립된 회사로 이탈리안 스타일의 커피를 공급하기 위해 커피 블렌딩, 커피 머신, 커피 그라인더, 바리스타 훈련 등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커피는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Bali Kintamani라고 하는 건데요. 유기농으로 재배되고 아로마 향이 가미된 full body 원두입니다. 약배전으로 로스팅되어 있어 신맛이 강한 편이고 아로마 향도 가미되어 있어 제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약배전인 걸 모르고 그냥 워터 드립을 해서 마셨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는데요. 개인적으로 약배전에 아로마 향이 배가된 원두는 따뜻하게 마시는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언제 또 발리에 가게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 번에는 강배전으로 로스팅 된 원두를 시험해보고 싶네요.
Caswell's Coffee 회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홈페이지를 링크해 드립니다.
Caswell's Coffee 회사 홈페이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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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여행은 11시에 출발하는 항공권을 예약하기는 했지만 공항에서 외투 보관도 해야 하고, 포켓 와이파이도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고양이 네 마리도 미리 챙기고 가야 하니;;;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짐을 미리 싸놓았기에 다행이었죠. 6시 50분에는 집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7시 15분에 공항버스 리무진을 탔고요. 새벽 기온이 영하 6도라서 그런지 길에서 버스를 15분 정도 기다렸는데 몸이 다 얼었네요.
인천 공항까지의 요금을 9.000 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결제하면서 보니 8,800 원이네요. 설마 200원 할인?
버스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었더니 잠이 쏟아져서 인천 공항까지 꿀잠을 자면서 갔습니다.
8시 25분 쯤 공항에 도착해 발권하러 카운터(가루다 항공은 D카운터)로 직행했습니다. 초극성수기인데도 예상했던 것만큼 공항이 붐비지는 않더군요. 발권하면서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하물며 만석도 아니라고 합니다. 대체 얼마만에 만석아닌 항공기에 타 보는 건지 기억도 안 나네요;;;
이건 여담인데
가루다 항공은 승무원도 데스크 직원도 모두 매우 친절합니다. 호감도 상승이네요.
1층으로 내려가 와이드모바일 booth에서 포켓와이파이 에그를 수령한 후 다시
3층 M카운터 뒤에 위치한 대한통운에서 외투를 맡겼습니다. 외투 보관 비용은 1일 1개 3,000 원입니다. 2,000 원으로 알고 갔는데 그새 가격이 오른 듯 합니다. 그냥 택배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기 때문에 모피 코트나 고급 의류를 맡기는 사람이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더군요.
반팔 차림인데도 공항 내 난방이 잘 되기도 하고 이번 여행 때는 캐리어 없이 배낭으로 짐을 꾸렸기 때문에 배낭을 메고 다니니 별로 춥지는 않았습니다.
출국 심사를 마친 뒤 셔틀 트레인을 타고 109 탑승동으로 이동해
121 탑승구 앞에 있는 롯데 면세점에서 어르신 선물로 산 면세품을 인도받고 앞에 있는 면세점에서 여행지에서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썬 스프레이를 구매하려고 물어봤지만 파는 곳이 거의 없고 드물게 있는 판매점에서는 너무 큰 대용량 용기 밖에 없어서 포기했습니다(그래도 살 걸 그랬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가 보니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야 하더라고요).
공항에 일찍 도착해 여기저기 바지런히 돌아다니느라고 출출한데다 시간도 좀 있기에 푸드코트의 퀴즈노스(이상하게 요새 자주 가게 됨)에서 베지 라이트와 콜라로 배를 채웠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하늘이 청명합니다;;;; 베트남 항공을 탈 건 아니고 저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을 탑니다.
10시 25분 비행기 탑승.
대한항공, 아에로플로트 공동 운항편인데도 승객이 별로 없습니다. 너무 한산하네요. 2 X 3 X 2 항공기인데 신혼부부나 연인들이 대부분이라 배려한답시고 창가에 몰아넣어기에 가운데 좌석은 텅텅 빈 채로 갔습니다.
허브 공항으로 가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롬복의 화산 폭발 여파로 여행자가 급감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간 이렇게 한산한 비행기는 정말 오랜만에 탔습니다.
탑승 마감은 10시 45분에 했는데 정작 비행기는 11시 20분이나 되어 출발했습니다(원래는 11시 5분 출발).
이륙하자마자 기내 이용품 세트를 나눠주네요. 안대, 수면양말, 이어플러그 세트가 들어있습니다. 당연히 수면 양말로 냉큼 갈아신었고 수면 안대와 이어플러그도 잠 잘 때 아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생수와 물티슈도 나눠줬는데 그건 나중에 쓰려고 짐에 챙겨 넣었고요.
국제선 항공이라서 그런지 개인 LCD 스크린도 있네요.
음료 카트가 먼저 지나가기에 빈땅 맥주하고 믹스 너츠를 주문했습니다. 믹스 너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독특한 향도 괜찮고 맛있네요. 빈땅은 필스너에서 생산하는데 무난한 맛입니다. 향이 너무 강하지 않아서 믹스 너츠를 안주로 마시기 딱 좋았습니다.
기내식을 먹을 시간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비건식(VGML)이 먼저 나왔구요. 왼쪽 위의 콜드 샐러드는 맛은 괜찮았지만 너무 차게 나와서 별로더군요. 과일은 당도도 높고 훌륭했고요. 메인 음식은 좀 느끼한데 바질 페스토를 뿌려 먹으니 먹을 만 합니다. 비건 마아가린을 발라 먹는 빵도 그런대로 괜찮았고요. 완전 비건식치고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구성입니다. 비건이 아닌 경우에도 추천할 수준은 아니니 비건이 아닌 분들은 try하지 마세요. :)
식후 커피는 티백 커피인 듯 합니다. 이건 비추천입니다. 차라리 차를 마시는 게 낫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여행 초반에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어느새 발리에 다 왔습니다.
발리의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보다 1시간 느리네요. 이 정도 시차라면 실시간 문자나 통화도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출발할 때 인천이 영하 1도였는데 발리는 영상 30도라고 합니다. ㅡㅡ;;;;
덴파사르 공항은 천정이 높아서 비교적 쾌적한 느낌이나 안내판이 잘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길을 좀 헤맸습니다. transit하는 다른 여행자를 따라 갔는데 transfer/transit 안내판만 보고 가면 안 됩니다. 이건 해외 transfer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거든요. 일단 immigration으로 가서 입국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immigration으로 가는 도중에 원래 'Visa on arrival' 창구에서 visa fee를 내야 하지만 작년 6월에 인도네시아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visa fee를 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냥 통과하시면 됩니다.
입국 수속은 그야말로 형식적이고 보안 검사도 대충 합니다.
짐 찾는 곳을 지나 세관신고대를 거쳐 공항 청사 밖으로 나가자마자 훅 끼치는 더운 열기가 동남아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합니다.
발리 현지 시간 오후 5시 25분입니다.
일단 국제공항 청사 밖으로 나온 뒤 transfer line 표지판을 따라 국내선 항공으로 이동합니다. 통로라고는 해도 오픈되어 있어 무지 덥네요. 게다가 domestic terminal까지 꽤 멉니다.
domestic terminal을 구석에 박아놔서 추레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넓고 면세점도 많으며 요기를 할 음식점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꼭 기념 사진을 찍는 포토존입니다. 뭔가 싶어 설명을 읽어보려고 안내판을 찾아봤지만 없네요.
6시 40분 쯤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발리 국내선 공항에 음식점이 많기는 하지만 비건에게는 좀 가혹한 환경입니다. 꽤 큰 푸드코트에 들어왔는데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건 이 메뉴(5만 루피아)가 유일합니다. ㅠ.ㅠ 게다가 같은 팬으로 면을 볶았는지 굴소스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달걀 후라이 부스러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너무 짜기도 하고요. 비추천입니다.
사진에는 없는데 추가로 주문한 프렌치 프라이가 오히려 바삭하고 맛있습니다. 함께 주문한 오렌지 스쿼시와 레몬 스쿼시는 스프라이트가 아닌 탄산수를 베이스로 해서 좋기는 했는데 잘 섞지 않아서 젓지 않고 마시면 나중에는 맹 탄산수를 마셔야 합니다.
윽~ 프로펠러기입니다. 그나마 대형 항공기이고 새 비행기라는 게 위안이랄까요?
7시 30분 출발에 10분부터 보딩을 하기에 화장실도 못 가고 기다렸는데 활주로로 나가는 버스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바람에 정작 비행기는 7시 40분에 출발했습니다;;
2 X 2 항공기입니다. 앞에는 남미인으로 추정되는 애 딸린 가족, 뒤에는 인도네시아 남자 둘이서 이륙해서 내릴 때까지 단 1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떠드는 바람에 머리가 다 울릴 지경이었습니다. 비행 시간이 45분에 불과해서 다행이었죠.
비행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기내식 대신 스넥이 나왔습니다. 달걀과 우유가 들어가 있을 게 뻔했지만 호기심에 맛이나 보자고 먹었습니다......만 역시나 느끼하네요.
저녁 8시 25분에 롬복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발리 공항에 비해 훨씬 작습니다. 위상 차이를 느낄 수 있더군요. 활주로에 내려 짐 들고 청사로 걸어 들어가니 곧바로 보안검사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도 좀 형식적이네요.
청사 밖으로 나가기 전에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아주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이용할 만 합니다.
일단 공항 내 환전소에 가서 600불을 환전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좀 많이 환전했는데 인도네시아 물가를 과대평가했네요. 결과적으로 많이 남았습니다. 환전하면서 보니 간판만 환전소이지 사무실에 아무 것도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냥 의자 하나, 돈 통 하나 놓고 일하네요. 이건 뭐지? 싶었습니다.
자 이제부터 중요한데
롬복 공항에서 이동할 때는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저처럼 애매한 시간에 내리면 더욱 그렇죠.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정규 택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문을 나서자 마자 볼 수 있는
Airport Taxi booth도 그냥 임대료 내고 장사하는 사설 택시입니다. 제가 볼 때는 택시 회사도 아니고 그냥 민간 드라이버를 연결하고 중계 수수료를 먹는 장사꾼들입니다. 임대료를 내고 들어와 있으니 당연히 흥정은 안 됩니다. 지역에 따라 정해진 금액이 있는가 봅니다. 흥정에 자신이 있으면 오히려 공항 밖으로 나가 진을 치고 있는 드라이버들과 흥정하는게 낫습니다.
저희는 일단 청사 밖으로 나가 정규 택시를 찾았으나 못 찾고 혹시나 싶어 가격을 물어봤는데 셍기기까지 알고 갔던 금액(22만 루피아)보다 터무니 없는, 37만 5천 루피아를 부르기에 두말 없이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제 등 뒤에 대고 계속 가격을 낮춰 부르더군요;;;) 공항 내 booth에서는 35만 루피아를 부릅니다. 에누리는 없고요. 그러니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처음에는 다시 공항 밖으로 나가서 흥정할까 생각했지만 시간도 늦었고 하루종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기에 그냥 청사 내 택시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피곤한데 몇 천 원 아끼자고 길바닥에서 승강이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다행히 차는 새 차인데다 스타렉스급이더군요. 승객도 저희만 있어서 편하게 이동했고요. 문제는 드라이버가 새파란 20대 초반인데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점;;;; 그건 뭐 바디 랭귀지를 사용하면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셍기기 지리도 잘 모르더군요. 미리 예약한 리조트 주소를 영어, 인도네시아 버전(혹시 몰라 인도네시아 말로 번역된 걸 뽑아 갔거든요)으로 보여줬는데도 모르더군요. 아 놔~
더 웃긴 건 제가 이야기 한 직원과도 통화를 했는데 그 사람도 리조트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 거;;;; 꽤 유명한 리조트였는데도 말이죠. 하는 수 없이 포켓와이파이를 켜서 스마트폰 네비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일이 안 되려고 작정했는지 포켓와이파이가 3G망을 잡지 못하더군요. 구글 지도 검색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찌 일이 이렇게 꼬이나....
결국 셍기기 시내에서부터 외곽으로 나가면서 리조트를 하나하나 뒤져서 찾아냈습니다. 원래 도착 예정 시간보다 30분이 오버되면서부터 저는 그냥 마음을 비웠는데 나중에는 운전기사가 마음이 조급해지는게 눈에 보이더니 예약했던 Living Asia Resort and Spa를 찾아냈을 때에는 자기가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ㅡㅡ;;;
밤에 도착해서 잘 몰랐지만 Living Asia Resort and Spa는 초대형 리조트이고 시설도 훌륭한 것에 비해 가격이 정말 너무 착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찬찬히 설명드리겠지만 롬복에 가실 분들께는 강추합니다.
다음 날 바로 길리 메노섬으로 이동해야했기에 잠만 잘 요량으로 선착장에서 가까운 리조트를 섭외한 건데 왜 평점이 높은지 알겠더군요. 다음 날 아침에 찍은 객실 사진입니다. 꽤 넓고 쾌적하죠. 채광도 좋고요.
한 쪽 벽에 장식된 조각품도 대충 놓은 싸구려가 아닌 것 같더군요.
객실 뒤로 연결되는 곳(왼쪽)이 욕실인데...
문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천정이 뚫인 오픈 샤워실이네요? 동남아 리조트에는 이런 시설이 흔하다지만 리조트에 많이 묵어본 게 아니어서 그런지 저는 처음 봤습니다.
아침에 정신 차리고 다시 봤을 때 모습. 오픈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넓이 자체가 굉장히 넓더군요.
그래서 뭐 아침에는 파란 하늘을 보며 샤워를 하는 호사를 누렸지요. ^^
이건 내일 아침 이야기이고 하루종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데다 숙소에 도착하는 여정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기 때문에 싸 간 햇반과 미소국으로 대충 요기하고 씻은 뒤 잠이 들었습니다.
닫기
* 공항버스 리무진(6003) 탑승 : 8,800 X 2 = 17,600 원
* 대한통운 외투 보관 서비스 비용 : 3,000 X 2 X 5일 = 30.000 원
* 인천공항 퀴즈노스 : 베지라이트 small 1, medium 1, 콜라 1잔 = 16,800 원
* 발리공항 푸드코트 저녁
- 베지 메뉴 : 50,000 X 2 = 100.000 루피아
- 오렌지 스쿼시 : 30,000 루피아
- 레몬 스쿼시 : 30,000 루피아
- 프렌치 프라이 : 55,000 루피아
= 215,000 루피아
* 롬복 공항 택시 서비스 : 350,000 루피아
* Living Asia Resort and Spa 포터 팁 : 10.000 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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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본격적인 여행기를 올리기 전에 여행했던 곳을 되돌아보면서 알게 된 단편적인 정보나 단상을 정리해보곤 하는데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여행에서도 해 봤습니다.
* 문화
: 발리는 힌두 문화인데 비해 롬복 및 길리는 이슬람 문화이기 때문에 라마단도 지키고 현지 문화를 존중해서 지나친 노출을 삼가라고 경고하던데 막상 가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도 시간이 되면 독송 소리에 맞춰 기도도 드리고 하지만 여행객들에 대한 실질적인 제한은 거의 없습니다. 리조트나 레스토랑에서 대부분 술을 제한없이 팔고(제가 길리섬에서 묵었던 리조트에서는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술도 비치해 놓았다고 자랑을 하는 걸 보면 모든 술을 다 구할 수는 없는 것 같았지만요), 섬 내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건 기본인데다 저는 토플리스로 해안가를 산책하는 백인 여성도 봤습니다.
* 팁 문화
: 인도네시아에는 팁 문화가 없습니다. 대부분 세금이 포함되어 있어 팁을 얼마나 줘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make-up room을 하는 직원을 위해 10,000루피(우리 돈 1천 원 정도) 지폐를 놔 두었는데도 안 가져갈 정도에요. 투어를 가도 가이드가 팁을 기대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 때 1~2만 루피 정도 팁을 주면 됩니다만 아직 팁 문화가 정착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능하면 팁을 주려고 했습니다만...
* 생필품
: 롬복에서는 몰라도 일단 길리 섬 중 하나로 들어가게 되면(특히 길리 메노에서는) 마트 같은 걸 찾아보기 힘듭니다(묵는 동안에 눈 여겨서 봤지만 못 찾았습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의 미니바를 이용하지 않으려면 썬크림부터 에너지바 같은 간식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챙겨서 갖고 가세요.
* 전기
: 우리나라처럼 220V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충전도 아무 문제 없고요.
* 물
: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지만 수도물은 그냥 마시면 안 되고 밀봉된 생수를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가 길리 메노섬에서 묵었던 Mahamaya Resort에는 숙소마다 정수기가 있어서 마실 물 걱정은 안 했습니다. 생수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팝니다. 오히려 문제는 씻는 물인데 Mahamaya Resort 같은 고급 리조트에서도 가끔 짠 물(그렇다고 바닷물은 아닌 것 같고)이 나옵니다. 자체 정수 시설이 없고 롬복에서 물을 공수해서 채우는 것 같던데 그러다보니 투숙객이 많으면 가끔 물이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이야기하면 채워 줍니다만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러니 섬 지역이라는 걸 감안하고 평소에도 물을 아껴서 써야 합니다.
* 동물
: 발리는 모르겠지만 길리는 100% 고양이 지역입니다(롬복에서는 개도 봤습니다). 길냥이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나 여행자에게 먹을 걸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고 부르면 와서 부비부비하고 발라당 드러누울 정도로 경계심이 없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은 길리에서도 즐거우실 겁니다.
* 치안
: 치안은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Mahamaya Resort에서는 사설 경비원이 상근하는데다 리조트에서 해변까지 아주 가깝기 때문에 도난 같은 걸 염려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리조트가 그럴 것 같은데 귀중품 관리를 평소처럼만 하시면 될 듯 합니다. Mahamaya Resort에서는 안전 금고도 제공하기에 여권하고 여비 남은 건 안전 금고에 넣어 두고 생활했습니다.
* 흡연
: 안타깝게도 롬복도 그렇고 길리도 그렇고 실내 흡연이 허용되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에게는 좀 곤혹스럽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레스토랑조차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닫힌 공간이 아니라 사방이 뚫려있고 선풍기가 돌아가기 때문에(해안가는 바람도 많이 붐) 담배 연기에 질식당할 위험은 없습니다;;;
* 물가
: 현지 생필품 가격이 얼마인지 살 수가 없어서 모르겠으나 관광객 접점 지역의 유흥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합니다. 제가 즐겨 마셨던 워터멜론 주스의 경우 고급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우리 돈으로 3,500원 정도, 로컬 레스토랑에서 1,500~2,000원 정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내 여행을 다닐 때 지출하는 금액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2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4번 정도 스노클링을 하는 투어 비용이 우리 돈으로 7만 원 정도 합니다.
* 교통 수단
: 길리에서는 동력 기구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서 말이 끄는 마차가 주 교통 수단이고 간혹 자전거를 이용하는 용감한 여행자들이 있는데 너무 덥고 모래밭이 많아서 비추천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경우 걸어서 해안가를 따라 한 바퀴 도는데 2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걸어 다녀도 충분합니다. 길리 섬 사이, 길리와 롬복 사이의 교통 수단은 public boat와 대절하는 private boat로 나뉘는데 가격 차이가 큰 대신 그만큼 편의성의 차이도 큽니다. 저는 비용을 감수하고 private boat(롬복에서 길리까지 7만 원 선)만 탔는데 리조트 앞까지 바로 오고, 롬복 선착장에서 공항까지 연결 차량까지 선택할 수 있어서 아주 편했습니다. 짐이 많을 경우 더더욱 장점이 극대화됩니다. 아무리 public boat가 싸도 다시 가더라도 그걸 이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올 때와 갈 때만 이용하는거니까요.
* 환경
: 동력 교통 수단을 금지한 정책에서부터 실감이 되지만 환경 보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오물 투기나 스노클링 할 때 산호초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등 자체 정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리 섬도 점점 외부에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고 여기저기에 리조트를 짓고 있어서 언제 환경 오염이 가시화될 지 모릅니다. 제가 길리 메노에 있을 때도 밀물이 들어오는 오후가 되면 해안가로 떠밀려온 비닐 용품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 더위
: 건기인 12월에 갔는데도 평균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하고 습도도 70% 이상이라서 굉장히 습하고 무덥습니다. 아침 저녁에도 27도 밑으로 안 떨어져서 저처럼 땀이 많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기후였습니다. 한낮에는 에어컨이 돌아가는 숙소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어요. 차라리 바다가 낫습니다. 스노클링을 하다보면 한류가 지나는 곳이 있어서 시원했거든요.
* 해충
: 롬복에는 하루만 머물러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길리의 경우 모기가 많았습니다. 길리도 그렇고 롬복도 그렇고 숙소에 뿌리는 살충제도 있고 길리에서는 아예 전자 모기향을 가동시켜주더군요. 아주 작은 모기들이 극성인데 모기 기피제를 뿌려도 뭅니다. 아무리 더워도 저녁 식사를 야외에서 한다면 긴 팔, 긴 바지에 양말까지 신어야 합니다. 물려도 물렸는지 모를 수준으로 따갑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꽤 가렵습니다. 아, 그리고 길리에는 파리도 좀 있어서 음식에 들러붙지 못하도록 손을 휘젓느라 좀 귀찮더군요.
* 날씨
: 제가 길리에 있는 동안 비 예보가 있었고 실제로 먹구름이 몰려온 적도 있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숙소마다 우산이 있는 걸 보면 비가 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 비가 온다고 해도 금방 그치기 때문에 해변에서 선탠을 즐기거나 스노클링을 하는데 별로 지장은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 인터넷
: 롬복과 길리 모두 숙소에서 무선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공항이나 관광객 접점 지역에서는 인터넷 사용에 무리가 없습니다. 속도가 우리나라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정도의 작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노트북을 가져가서 게임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섬 지역이라서 그런지 포켓와이파이 에그(와이드모바일)를 가져가서 한번도 못 썼습니다. 와이브로망을 전혀 못 잡더군요. 리조트의 와이파이가 해변에서도 잡히기 때문에 굳이 로밍을 하거나 에그를 가져갈 필요가 없습니다. 숙소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 의사소통
: 관광객 접점 지역에서는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대부분 영어를 잘 합니다.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만 동남아시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정원사나 포터 일을 하시는 분들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분도 있는데 이건 동남아 어디나 비슷할 겁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관광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은 매우 친절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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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여행과 달리 이번 인도네시아 길리 섬 여행은 휴양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았습니다. 일정도 4박 6일로 짧은데다 하루는 롬복에서 잠만 자는 거라서 실질적인 여행 기간은 3박 4일이었거든요.
* 서적
Lonely Planet : Bali & Lombok(15th edition, 2015)
: 1판이 1984년에 나왔고 지금까지 15판이나 나왔으니 그야말로 스테디셀러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발리와 롬복을 한꺼번에 다루고 있는 것에서 짐작 가능한 것처럼 내용의 2/3 분량이 발리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는 길리 섬은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곳이라서 내용이 한정될 수 밖에 없죠. 스테디셀러인 만큼 론플의 강점인 세밀한 지도, 충실한 투어 추천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어 첫 인도네시아 여행에 대한 핵심 정보는 대부분 론플을 통해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소개 포스팅때는 가장 중요한 롬복에서 길리로 들어가는 교통편 정보가 부실하다고 투덜거렸는데 현지에 가 보니 퍼블릭 보트를 꼭 이용하고 싶은 배낭 여행자가 아니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아니더군요. 그냥 private boat를 빌려서 들어가면 되는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처음 리뷰를 쓸 때보다 호감도가 좀 올라갔습니다. 2015년 판이 나왔으니 비교적 최신 정보는 모두 수록하고 있어서 믿음이 갑니다.
* 인터넷
또바님의 마음 속 풍경들(블로그)
: 인터넷을 뒤져보면 발리 여행기는 넘치게 많은 것에 비해 롬복 여행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한데 또바님의 블로그에는 롬복 뿐 아니라 길리에 대한 정보까지 구할 수 있어서 한 큐에 해결~. 특히 론플에 나와 있지 않은 길리섬으로 들어가는 배편에 대한 정보가 있어서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따로 정리해 놓으신 주의사항 부분이 유용했어요. 단점으로는 2011년 초 정보라서 가격이라든가 하는 세부 정보가 차이가 많아서 따로 업데이트했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거지만 대부분의 사진이 엑박으로 나와서 좀 아쉬웠다죠~
아무래도 다른 곳을 여행할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라서 설렁설렁 준비하다보니 론플과 또바님 블로그만으로 여행 일정을 짰는데 어차피 아직 길리섬이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정보를 구하기 쉽지 않고 그렇게 방대한 정보를 구할 필요 자체가 없습니다. 길리 섬은 편안히 쉬러 가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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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도네시아 길리행은 예정했던 여행이 아니라서 조금은 급작스럽게, 약간은 충동적으로 결정되었기에 항공권 예약도 이것저것 따져보고 심사숙고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여름이 성수기이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 즈음의 연말도 초성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발리, 롬복으로 가는 항공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날짜가 확정되자마자 인터파크에서 곧바로 가능한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찌 보면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으로 보일 수 있는 항공권 밖에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발리로 가는 비행편은 꽤 많이 있지만 롬복으로 가는 비행편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발리로 가는 항공권을 구한 뒤에 발리에서 저가 항공인 라이언 에어로 이동하거나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만 그건 발리 여행이 메인이고 거기에 롬복 방문을 추가하는 사람들 이야기이고 저는 롬복으로 곧바로 들어가야했기에 스카이팀의 일원인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을 예약했습니다.
가루다 항공은 이번 여행 때 처음 경험했는데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기내 제공 물품이 아주 마음에 든 반면 기내식은 좀 별로였습니다.
* 항공(2015년 10월 기준) :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 가는 편 : 인천 -> 발리 -> 롬복
- 오는 편 : 롬복 -> 자카르타 -> 인천
: 1인 당 1,242,300 원(100,600원 Tax 포함)(KB 국민카드 결제 옵션)
-> 기내식 사전 예약(02-773-2092로 전화 신청을 하면 되나 가루다 항공에서 직접 구매한 승객만 가능)
-> 여행사나 포털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은 구매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신청해야 함
-> 이해가 안 되지만 기내식 정보가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 없으며 네이버 공식 블로그(blog.naver.com/ga_mkt)의 오감만족 카테고리를 찾아서 확인해야 함.
-> 비건이라면 서양식 채식(요청코드 VGML)이나 생채식(요청코드 RVML)로 신청하면 됨
* 기타 교통편
1. 가는 편
- 롬복 공항에서 셍기기 리조트까지는 택시로 이동
- 셍기기 리조트에서 길리 메노섬 리조트까지는 private boat 대절(선착장까지 차량 지원 포함)하여 이동
2. 오는 편
- 길리 메노섬 리조트에서 롬복 공항까지 private boad(롬복 선착장에서 공항까지 차량 지원 포함) 대절하여 이동
=> 육상에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수상에서는 public boat를 타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으나 여행 일정이 짧은 관계로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고 실제로 금액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시간 활용 차원에서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입니다(이건 여행기 포스팅에서 다시 설명)
* 대략 일정(12월 27일 출국~1월 1일 입국, 4박 6일 일정)
- 12월 27일 저녁 인도네시아 롬복 입국 후 택시로 셍기기(senggigi)로 이동해 휴식
- 12월 28일 오전 아침 식사 후 대절한 private boat로 길리 메노섬으로 이동, walking tour
- 12월 29일 해변에서 휴식, 오후에 리조트 연안에서 스노클링 연습
- 12월 30일 오전에 스노클링 투어(2시간), 오후 휴식
- 12월 31일 체크 아웃 후 해변에서 쉬다가 오후에 private boat + 차량으로 롬복 공항으로 이동, 밤 비행기로 출국
- 1월 1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
이동 시간을 최대한 줄였기에(돈GR로 막았기에;;;) 4박 6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푹 쉬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었고 휴양지는 나이 들고 나서 천천히 가야겠다고 미뤄두었지만 이번 여행으로 가끔씩은 정말 쉼을 위한 여행도 섞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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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하면 당연히 발리~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라는 드라마로도 인기 몰이를 했었고 한 때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던(지금도 많이들 가시는) 섬이죠.
사실 제가 이번 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는 남아있던 대체 휴무일이 12월에 집중되면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고 둘째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여행했던 곳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여행 기간이야 충분했지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를 보지도 않고 여행지를 고르고 예약하는 바람(대체 왜~)에 우붓이 있는 발리로 가지 못하고 엉뚱한 롬복(도 아니고 길리)로 가게 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발리 바로 오른쪽에 거의 비슷한 크기의 롬복섬이 있습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발리는 힌두 문화 영향권이고 롬복은 이슬람 문화 영향권입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롬복은 산스크리트어로 '끝이 없는 길'이라는 의미인데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린자니 화산이 있습니다. 란자니 화산은 휴화산이라 가끔씩 분출을 하곤 하는데 2015년 만 해도 7월에 1번, 11월 초에도 한 번 분출해서 발리, 롬복 공항이 4일 간 폐쇄되어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적이 있죠. 제가 여행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라 꽤나 신경 쓰이던 생각이 납니다. 가루다 항공에 연락해서 현지 사정을 물어보기도 했었죠.
발리가 너무 많이 개발되어 요새는 발리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고즈넉한 롬복이 뜨는 분위기인데 제게는 롬복도 너무 크고, 시끄럽고, 개발된 섬입니다. 그래서 예전 케냐 여행 때 라무섬이라는 지상 천국(?)에서 보냈던 휴가를 잊지 못해 더 조용하고 사람의 발길이 조금이라도 덜 닿은 섬을 뒤졌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길리 섬 3총사입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가 길리 섬 3총사인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갔던 길리 메노가 가장 작고 조용한 섬입니다.
길리는 사삭족 언어로 '작은 섬'이라는 뜻인데 섬 이름부터가 작은 섬이죠;;; 해안가를 따라 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한 크기의 작은 섬입니다.
조용하고 외진 정도로 순위를 매겨보자면 발리>>>>>롬복>길리 뜨라왕안>>길리 아이르>>>>>>길리 메노 정도 됩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이 제가 3일 동안 묵었던 Mahamaya Resort입니다.
원래는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서 발리로 간 뒤 배편으로 롬복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2010년에 가루다 인도네시아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에서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결 편하게 롬복으로 갈 수 있게 되었죠.
롬복에서 길리 섬 3총사로는 배로 들어가야 하고 퍼블릭 보트를 타는 곳을 제외하고는 선착장도 없어 리조트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해안가에 내려 찰방찰방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케냐의 라무섬 수준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엇비슷하게 아름답고 조용한 섬에서 푹 쉬고 왔습니다. 스노클링하면서 거북이도 보고 왔으니 소원풀이도 제대로 하고 왔다고 볼 수 있죠.
인도네시아 여행기 시작합니다. 4박 6일의 일정인 만큼 빨랑 끝내고 못 다한 노르웨이 여행기도 마저 포스팅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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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5년에는 43권의 책을 읽고 17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2014년 결산 때도 그렇고 매년 말씀드리지만 책이나 영화를 본 것 중 포스팅을 완료한 것만 카운팅하기 때문에 밀린 포스팅의 수를 고려(대략 각각 30개씩 밀려 있음;;;)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행히 2014년과 달리 2015년에는
'거장 이쾌대 전'을 다녀오는 바람에 '전시, 공연 문화 생활 전무'라는 오점만큼은 겨우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행 분야에서는 선방을 한 편이라서 여름에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긴 기간 동안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섬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피서와 피한을 모두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5월에 여수로 국내 여행도 다녀왔네요.
2016년에는
상반기에 대만, 하반기에 버마상반기에 몽골, 하반기에 대만을 다녀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번씩은 휴양 여행을 가서 쉬는 것도 좋다는 깨달음을 얻었기에 여행 목표가 소폭 변동될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기필코 몇 년 동안 별러온 책을 어떻게든 마무리해서 출판할 계획도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는 작년에 넷째 '까미'에 이어 올해 초에 다섯 째 '미미'까지 두 마리의 미묘가 집에 들어와 이제 함께 사는 고양이 식구의 수가 다섯으로 늘었습니다. 미미는 아직 임시보호 중이라 좋은 집사를 만나면 입양을 가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또 모르죠. 묘연이란...
어떻게 되든 고양이나 함께 사는 집사나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평안과 희망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새해 덕담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블로그에서만큼은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포스팅합니다.
덧. 작년 새해 인사 포스팅에 썼던 불길한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 같아 올해 예상은 일부러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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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지금까지 제 개인 여행사를 통틀어 이번
노르웨이 여행을 가장 긴 기간 동안 다녀온터라 올해는 더 이상 나갈 수 없을거라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대체 휴무일이 묘하게 겹치면서 12월 말에 6일이라는 귀중한 연휴가 생겼습니다.
이런 빅 럭키 찬스를 놓칠 수는 없기에 부랴부랴 여행지를 물색하느라 수선을 떨었지요. 원래 휴양지는 별로 흥이 안 나는데다 발리처럼 너무 많이 개발된 곳은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었는데 발리 옆의 롬복은 이야기가 좀 다르죠.
몇 년 전 케냐 여행 때 호기심에 우연히 가게 된 라무섬에서의 며칠이 인생에 깊이 남을 좋은 추억을 남겼기에 비슷한 곳을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검색을 좀 하다보니 발리 옆의 롬복, 그리고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길리, 길리의 세 섬 중에서도 가장 작은 길리 메노섬에 꽂혔습니다.
그래서 2015년의 마지막 주말을 길리에서 보내기로 하고 늘 읽어보는 론플부터 구입했죠. 올해 4월에 나온 최신판이네요. 15판이나 찍었으니 그야말로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 합니다. 대신 가격이 29,400원이나 합니다. ㅠ.ㅠ
여전히 발리가 대세이기 때문에 2/3 이상이 발리섬에 대한 내용이고 롬복과 길리에 대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발리, 롬복, 길리가 모두 인도네시아에 속한 섬이니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기에는 충분합니다.
이 책의 장점은 론플의 기본적인 강점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지도도 세밀하고, 투어 소개도 충실하며, 아이들과 여행할 때 주의할 점, 여성 여행자와 성 소수자에게 필요한 정보, 저처럼 채식을 하는 사람에게 맞는 레스토랑이나 롬복 음식 추천까지 정보 소개가 꼼꼼합니다.
특히 롬복과 길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핑, 스노클링, 다이빙에 대한 정보가 압권입니다. 투어와 트레이닝 코스, 믿을만한 샵 추천 뿐 아니라 준비물, 스노클링 포인트까지 세세한 정보가 실려 있는 덕분에 푸른 바다 거북과 상어를 볼 수 있는 동북부 해안의 숙소를 찾아서 무사히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롬복과 길리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지 않다는 점과 섬과 섬을 오가는 교통편, 특히 배편의 time table이 거의 없다는 점,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지 않아서 대략적인 시간을 가늠해서 일정을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라는 점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롬복과 길리에는 체크 포인트 위주로 찍으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여행자보다는 느긋하게 해변에서 쉬면서 가끔 다이빙이나 하는 느림보 여행자들이 더 많으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자들이 참고하기에는 괜찮은 책입니다. 론플 시리즈 중에서 중간은 하는 것 같네요. 실제로 그런지는 실제로 가봐야 알겠지만요.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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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커피 열매는 껍질 안에 커피콩을 두 개 갖고 있으나 한 개의 콩만 갖고 있는 커피가 있죠. 일종의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커피를 Peaberry라고 합니다.
왼쪽에 보시는 것이 바로 Peaberry입니다(이미지 출처 : goldenrabbits.com).
Peaberry는 전체 생두 생산량 중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어서 그런지 일반 생두보다 등급이 높게 매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납작한 일반 커피콩과 달리 Peaberry는 동글동글하게 생겼기 때문에 로스팅을 할 때도 열이 고르게 분산되어 균일하게 로스팅된다고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커피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생산된 Golden Rabbits Coffee 브랜드의 Peaberry coffee입니다. 200g 분량의 로스팅 원두인데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Golden Rabbits Coffee는 1988년에 설립된 회사로 Peaberry 뿐 아니라 루왁 커피와 초컬릿 가공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원래 Peaberry는 강배전으로 로스팅하기 때문에 잔뜩 기대를 했는데(개인적으로 강배전 로스팅을 좋아함), 처음 개봉했을 때 구수한 보리 내음 비슷한 향이 풍겨서 당황했죠.
혹시나 하고 그라인딩해서 핸드 드립을 해 봤지만 제가 기대했던 신맛과 쓴맛의 절묘한 조합은 아니었습니다.
한 다리 건너 지인의 여행 선물로 받은건데 결국 몽땅 워터 드립해서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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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에 케냐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 온 차입니다. 커피도 아니고 아프리카에서 무슨 차를 마시냐고 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도 몰랐는데 세계 5대 차 생산국은 인도, 스리랑카, 케냐, 중국, 인도네시아입니다. 케냐가 당당히 세계 3위인데다 중국보다도 생산량이 많습니다. ㅡ.ㅡ
실제로 현지에 가 보면 티 타임이 대중화 되어 있고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현지인 가이드도 운전 기사 휴게실에 가서 블랙티를 마시고 오더군요. 그만큼 차를 많이 마십니다.
Kericho Gold는 케냐의 차 브랜드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의 맥심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 마켓에서도 그 정도의 진열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회사 홈페이지는
여기!
한 박스에 teabag 25개가 들어 있습니다. 총 무게가 50g이니 teabag 하나에 2g 정도 되겠네요.
각 teabag의 뒤에는 가장 맛있게 차를 우려낼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방금 끓인 물에 4분 가량 우려내는 것이 가장 맛있고 재탕하지 말라고 되어 있네요;;;; 저는 뜨겁게 마시는 것보다 냉침해서 마시는 게 더 맛있더라고요. 끓인 물로 우려내 마신 건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습니다.
가향을 하지 않은 데다 제가 좋아하는 '풀 냄새'가 많이 나는 홍차인데 한국으로 들고 들어올 때 부피가 커서 좀 불편했지만 가져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물건입니다.
출국 전날에 나이로비 국제 공항에 불이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시내 구경을 나갔다가 현지인 마켓에서 몇 박스 사 와서 잘 마셨습니다. 가격은 영수증을 확인해 보니 1박스에 75실링입니다. 당시 환율이 미화 1불에 83.5실링 정도 했으니까 1불도 안 되는 가격이네요. 현재
아마존에서 3.49불에 팔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케냐로 여행 가시는 분들은 개인 음용이나 선물 용도로 사 오시면 좋을 것 같고 해외 직구를 해도 그리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니 케냐 홍차의 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쯤 맛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맛입니다. 특히 냉침으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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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싱가포르 여행 때 사온 야쿤 카야 잼입니다. 야쿤 카야 토스트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죠. 여행 당시에는 몰랐지만 야쿤 카야 토스트 체인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www.yakun.co.kr).
야쿤 카야 토스트는 중국계 이민자인 로이 아곤(만다린식 발음으로 야쿤)이 1944년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에 창립한 coffeestall이 원조입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타이완, 일본, 필리핀, 중국, 버마, 홍콩, 캄보디아에도 진출해 있고 60년 전통의 핸드 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연유를 첨가한 야쿤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는 먹을거리입니다.
야쿤 카야 잼의 성분은 달걀, 설탕, 코코넛 밀크, 판단(일종의 허브)이라서 락토 오보나 오보 채식을 하는 채식인도 먹을 수 있습니다.
용량이 290g인데 당시 가격으로 4.8 싱가폴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5천 원 정도 하는군요. 병을 잡으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인 싱가폴 HACCP에 의해 엄격하게 생산되는 야쿤 카야 잼은 인공 색소, 방부제, 합성 착색료, 보존제 등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발림성이 좋아서 빵에 바르면 좀 헤픈게 흠입니다. 달걀이 들어있어서 그런지(잼 이름 자체가 '달걀의 달콤한 맛'이라는 뜻) 달걀 비린내가 살짝 나고 게다가 달기 때문에 따뜻한 빵에 발라 먹어야 맛있습니다. 식으면 비린내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싱가포르에서 먹을 때는 버터도 듬뿍 발랐던 것 같은데 국내에서 먹을 때는 버터는 바르지 않고 그냥 빵에만 발라서 먹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연유가 들어있는 커피와 함께 먹지만 저는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여행 때만 한시적으로 했던 외도(?)라서 개인적으로 다시 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맛을 찾는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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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루왁(Kopi Luwak)은 커피라는 인도네시아어와 야생 사향 고양이를 의미하는 루왁이 합쳐진 말로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술라웨시섬, 자바섬의 야생 긴꼬리 사향 고양이들이 커피 체리열매를 먹고 소화되지 않은 커피 씨를 배설하면 그걸 모아 가공해서 인기를 끈 커피입니다.
사향 고양이의 몸 속 분해 과정에서 커피 속 아미노산이 분해되어 코피 루왁 만의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고 하죠. 아무리 사향 고양이가 많다고 해도 한 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자연산으로 수확되는 커피의 양이 한계가 있다보니 엄청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보통 1파운드에 120~600불 정도 하니까 한 잔에 한화로 5만 원은 넘는 가격이라고 하니 아무리 커피 애호가라고 해도 쉽게 마셔볼 수 있는 커피는 아니죠.
함께 사는 사람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식품 박람회에 갔다가 저렴(?)하게 나온 코피 루왁을 사 와서 생전 처음 맛을 보았습니다.
커피와 차 전문 업체인 가비양에서 홍보용으로 100% 아라비카 코피 루왁 원두를 내놓았기에 250g만 사 봤습니다. 아무리 싸게 내놓았다고는 해도 역시나 가격(250g에 10만 원)은 덜덜덜입니다.
일단 핸드밀에 넣고 갈아봤습니다. 손맛이 굉장히 무겁고 원두가 굉장히 단단합니다. 지금까지 갈아본 원두 중 가장 단단한 수준이네요. 두 잔 분량인데도 한참을 갈았습니다.
향은 그냥저냥입니다. 한 모금 입에 넣고 맛을 보니 밸런스는 그런대로 잘 맞는 것 같은데 신맛이 약간 도드라지는 것이 제 입맛은 아닙니다. 전에 마셔본 블루 마운틴보다 신맛이 조금 더 강한 듯...
굳이 신맛으로만 비교를 해 보자면...
브라질 산토스<블루 마운틴<코피 루왁 순인데 뭐 그렇다고 해도 신맛이 강한 다른 커피보다는 훨씬 약하니까요.
어쨌거나 아무리 싼 가격이라고 해도 다시 사서 마실 정도는 아니어서 색다른 커피를 한번 마셔본 것으로 그냥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지름신 성전 펀샵에서도 팔고 있지만 여기 가격은 정말 정신이 아찔해지는 수준이니 마음을 단단히 잡숫고 보시기를...
덧. 처음에 마실 때부터 혹시나하고 염려했는데 역시나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자연산이 아닌 사향고양이들을 농장에 가둬놓고 학대하면서 대량 생산한다고 하네요. 이 커피도 더 이상 마시지 않을 뿐 아니라 불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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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여러분은 인도네시아 밴드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지방의 관광호텔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는 필리핀 가수들이 생각나시나요? 미국 팝 가수들의 카피곡만 부르는 짝퉁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나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런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버릴 밴드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모카(Mocca)가 바로 인도네시아 출신의 4인조 밴드입니다.
2002년에 첫 앨범 'My Diary'를 발매하였고 대만과 일본에서의 인기 몰이를 한 후 우리나라에도 2집부터 상륙을 해서 아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죠. 'Colours'는 세 번째 앨범으로 2005년에 내놓은 것입니다.
모카의 장점은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맛깔스러운 가사인데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부담스럽지 않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밴드라는 말을 듣고 들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발음이 좀 어색하게 들리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기는 즐거운 멜로디에다 노래도 밝고 상큼해서 은근 중독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컬인 리코의 음색이 참 매력적이에요. 가식적이지 않고 담백합니다.
퍼커션, 드럼펫, 트럼본, 색소폰과 같은 다양한 악기를 사용한데다 왈츠, 보사노바, 재즈, 스윙, 로커빌리, 로큰롤 등의 여러 요소를 블렌딩한 인디팝 형태를 취하고 있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나의 음반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예쁜 낙엽길을 걸으면서 듣거나 채광이 좋은 카페에서 향이 좋은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은 앨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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