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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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현재가 얽히는 영화는 하나같이 관객에게 두통을 선사하는데 그걸 어느 정도 극복한 영화가 제 생각에는 '백 투 더 퓨처'였습니다. 두 가지 제약을 걸었기 때문이죠. 미래의 존재가 현재에 와서 아무 것도 손대지 않는다(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는 것과 미래와 현재의 자신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
루퍼에서도 여지없이 이 골치아픈 일이 일어납니다. 미래의 자기가 현재에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과거에 현재의 자기가 미래의 자기를 죽였기 때문이죠. 그러니 당연히 현재의 자기가 미래의 자기를 죽였어야 시간의 흐름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미래에서 온 자기가 현재의 자기를 두들겨패고 자취를 감춥니다. 미래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서죠(이게 핵심 줄거리). 사실 현재의 자기를 때려눕히고 자취를 감춘 순간 자신이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올 조건 자체가 상실된 것이니 말이 안되는 상황이 됩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영화를 보셔야 알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저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이 영화에는 흥미로운 장치가 몇 가지 들어가 있는데 하나는 현재의 자기가 미래의 자기를 죽인다는 설정(터미네이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자기에게 영향(사실은 고문)을 미치면 현재에 돌아온 미래의 자기에게 곧바로 그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영화에서 아주 끔찍한 장면으로 나타납니다)이죠.
결국은 잘못된 시간의 흐름을 되돌리는 건 현재의 자기라는 메시지(지금의 내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를 전하는 영화입니다. 깜짝 반전이 있습니다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씀은 못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조셉 고든 레빗을 좋아해서 선택한 영화였습니다만 괜찮았습니다. 인셉션과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이어 이번 영화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와 비슷한 인상을 주기 위해 하관에 특수 분장을 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외양은 조금 이상하지만 역시나 연기력은 훌륭합니다.
국내에서는 조토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얼마전에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를 모두 봤다고 한국 영화계에 러브콜을 날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미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되는 배우지요.
덧. 잘 만든 영화임에도 옥의 티가 하나 있는데 가장 뜬금없는 장면이 러브씬이라는 거. "이건 대체 뭥미?"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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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대하고 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영화입니다.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액션 스타인 맷 데이먼을 기대하셨다면 약간은 살집이 붙어 뛰는 모습이 다소 둔해 보이는 그를 보고 틀림없이 실망했을테지만, 영화사의 '인셉션', '본 시리즈' 어쩌고 하는 흥행 문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기껏해야 음모물이려니 하고 봤거든요.
일단 이 영화는 SF로 포장된 멜로 드라마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후반부에 가서 사랑의 시험대에서 두 연인의 선택은 눈물이 핑 돌만큼 심금을 울립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했던 화두는 바로 '자유 의지(Free Will)'였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자신만의 자유 의지에 따라 살고 계시는지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실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이 영화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네가 점심으로 뭘 먹을 지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지와 같은 중요한 문제는 네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무서운 말입니다. 저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생각만 해도 무서워요.
더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자신만의 의지에 따라 살기 위해서는 때에 따라 엄청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진리 아닌 진리를 보여줍니다.
월덴 3에도 몇 차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상담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때 아주 중요한 지혜 중 하나가 '선택과 책임'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선택과 책임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심리적인 문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맷 데이먼의 후덕한 몸매는 잊고 선택과 책임, 자유 의지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인생을 곰씹어 보고 싶은 분이라면 분명 유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네, 저는 이 영화를 자기계몽영화라고 주장하겠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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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영 중인 '악마를 보았다'와 묘사의 잔인함이 비교되는 영화라서 솔직히 좀 꺼렸던 영화 '아저씨'를 보고 왔습니다. 요새는 피 튀기는 하드고어 영화는 좀 별로인데다 주로 심야에 영화를 보는데 피가 질척대는 영화는 좀 피하고 싶었거든요.
같이 사는 사람이 원빈을 좋아하는데다 평이 좋다고 하도 그래서 보고 왔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전반적인 평이 괜찮았는데 타임라인의 평만 의지해서 봤던
'인셉션'도 대박을 쳤기 때문에 믿음이 좀 있었죠.
어차피 '레옹'과 비슷한 원빈의 원맨쇼일거라고 생각하고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우선 원빈의 연기가 놀랄 정도로 많이 늘었더군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보여준 어색함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직 내면 연기를 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가 상당히 깔끔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주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발군이더군요.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잘 편집된 것도 좋았습니다. 과거 회상씬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고, 원빈과 소녀가 마음을 교류하는 것을 질질 끌고 갈 수도 있었지만 이정범 감독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게 오히려 주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성공한 한국 영화의 공식 중 하나인 조연 배우들의 호연이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원빈에 하나도 밀릴 것이 없는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죠. 김태우의 친동생인 김태훈, 개성파 배우인 김희원, 김성오 등의 연기가 모두 좋았습니다. 아무리 시선을 잡는 원빈의 멋진 모습으로도 2시간 이상을 끌어가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잔인한 장면은 오히려 액션보다는 장기 밀매 과정의 상황적 맥락이 더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원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must see movie가 될 것 같고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원빈의 다른 연기 색깔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괜찮은 선택이 될 영화 아저씨, 추천합니다.
덧.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상황이 종료되고 원빈이 소녀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소녀가 놀랄까봐 권총을 뒤로 슬쩍 감추면서 "오지마, 피 묻어"라고 나즈막하게 말하는 장면입니다. 캬~ 남자가 봐도 멋지더군요.
덧2. 이렇게 연기력이 일취월장하게 되면 중후한 연기의 정점으로 가파르게 치닫고 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비슷한 길을 갈 수도 있겠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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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이거 물건입니다. 영화의 종류는 다르지만
'다크나이트'를 봤을 때의 전율이 느껴지네요. 알고 보니 둘 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입니다. 그야말로 깜놀~
오랜만에 한시도 딴 눈 팔지 않고 100% 몰입해서 본 영화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손을 잡고
'셔터 아일랜드'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렸습니다.
꿈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에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설계하고 설계된 꿈 속에서 특정한 생각을 세뇌시키고, 꿈 속에서 다시 꿈을 꾸게 만들어 더 깊은 단계의 무의식으로 내려가는 등의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부 장치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분명히 여기저기 옥의 티가 있을 것 같은데 CG가 훌륭한데다 디카프리오를 필두로 조셉 고든-레빗, 와타나베 켄 등 연기파 배우의 호연이 눈 돌릴 틈을 만들지 않습니다.
2000년에 감독이 내놓은 '메멘토'는 상상력은 기발했지만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관객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걸 타산지석으로 삼았는지 10년 만에 내놓은 인셉션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까다로운 부분은 설명으로 가볍게 처리하고 그 빈자리를 막강한 이미지의 폭격으로 혼을 쏙 빼 놓습니다.
시나리오가 기본적으로 탄탄한데다 림보, 토템, 킥 등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키워드, 접어서 두 개로 포개진 세계라든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빌딩숲 등 눈을 사로잡는 CG까지 앙상블을 이루어 모처럼 제대로 된 SF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트위터의 타임라인에서 볼 만하다는 시사회평만 보고 선택했는데 놓쳤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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