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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이후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 미국, 1946년 당시 메이저리그에는 16개의 팀이 있었고 선수 명단에는 400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백인이었습니다.
그런데 1947년 개막전 때는 백인 선수의 수가 399명이 되었지요. 바로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이 단장 브랜치 리키에 의해 브루클린 다저스에 영입되었기 때문이죠.
돈은 흑과 백이 아닌 오직 녹색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흑인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 브랜치 리키 단장은 언뜻 보면 돈을 밝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하지 못했던 과거의 상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 시대에서 상상하기 힘든 인종차별반대론자이죠.
측근들이 모두들 반대하는데도 온갖 협박과 위협에 전혀 굴하지 않고 재키 로빈슨을 영입합니다. 채드윅 보즈먼(Chadwick Boseman)이 연기한 재키 로빈슨은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하고 1955년에는 뉴욕 양키즈를 상대로 우승한 월드 시리즈 1차전에서 홈스틸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62년 내셔널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매년 4월 15일 메이저리그의 모든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인 4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함으로써 그의 업적을 기립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의 등번호 42번은 모든 구단에서 영구 결번된 유일한 번호이고요.
브랜치 리키 단장 역은 해리슨 포드가 연기했는데 걸쭉한 사투리와 묵직한 연기가 참 잘 어울리더군요.
인종차별반대를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통해 외치는 영화, 42입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잔잔한 감동이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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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아키노라는 일본인이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특파원으로 있던 시절에 쓴 글을 엮은 책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좋아라 하는 방식의 글이네요. 옮긴이인 조양욱 일본문화연구소장의 말처럼 그야말로 발로 쓴 생생한 아프리카 르포면서도 진지함과 위트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에세이같은 책입니다.
아프리카를 다룬 책으로 최근에 소개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가 부른다(2012)'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여줍니다.
저자가 아프리카에 살면서 실제로 경험하고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인종차별 문제, 혼혈인 문제, 빈부 격차 문제, 제국주의 식민지배 문제, 민족주의 문제와 같은 심각한 내용들을 한 편으로는 일본인 특파원의 관점에서, 또 한 편으로는 그저 한 인간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바라보고 있어서 읽으며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일방적으로 성토하는 것도 아니고 관광객의 시각으로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도 아닌, 적당한 거리에서 담담하게 읊조리듯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차분히 읽을 수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뒤쪽 책날개에 적혀 있는 책 내용을 소개합니다.
“아프리카에는 ‘가난’과 ‘비참함’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아프리카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만드는 순간순간이 담겨 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올해 아프리카 여행을 앞두고 아프리카를 다룬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보고 있는데 '기회의 땅 아프리카가 부른다(2012)'를 읽었던 당시에 느꼈던 불쾌함이 싹 가시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동물의 왕국 아프리카가 아닌, 아프리카의 다른 면모를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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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의 시공간에 걸쳐 6개의 스토리가 물고 물리면서 진행되는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데이빗 미첼의 동명 소설을 읽은 분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만 소설을 본 적이 없어도 각 스토리의 연결 고리를 찾으면서 보면 흥미롭습니다. 고민하면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좀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요. 영화 취향에 따라 호오가 좀 갈릴 것 같기는 합니다만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니 그들의 연기 감상만 해도 시간이 잘 갑니다.
배우들마다 기본적으로 1인 5∼6역 정도를 연기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역할은 누가 연기한 것일까를 상상하면서 보는 것도 이 영화의 깨알같은 재미 중 하나입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후반부에 각 배우가 어떤 역으로 나왔는지 영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데 깜짝 놀란 경우가 꽤 있었죠. 스코틀랜드인으로 분장한 짐 스터게스와 캐번디시 형수로 분장한 벤 위쇼, 코나족 대장으로 분한 휴 그랜트는 저는 전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워낙 연기의 대가들이 많이 출연해서 배두나가 가려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별로 밀리지 않았습니다. 연기보다는 오히려 분장이 어색했어요. 멕시칸 여자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틸다역은 아무래도 어색하더군요. 그래도 연기만큼은 훌륭했습니다. 오히려 베드씬이 오버라는 생각이....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각 스토리의 시공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1849년 태평양1936년 벨기에1974년 샌프란시스코2012년 런던2144년 네오 서울2346년 미래의 지구
각 스토리마다 굉장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네오 서울을 제외하고는 흠잡을 곳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의 전체 흐름을 윤회 사상이 관통하지만 그 외에도 인종차별, 동성애, 자본주의의 탐욕, 전체주의 등 다양한 issue를 함께 다루고 있더군요.
안타깝게도 제 11회 워싱턴비평가협회상 미술상(2012)과 18회 크리틱스 초이스 분장상(2013)을 제외하고는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나도 못 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가 좀 난해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많은 분들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은 2144년 네오 서울의 묘사는 저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나치게 일본풍이라는 건 둘째 치고 저는 한글 폰트부터 어찌나 거슬리던지. 오토바이의 전면에 새겨진 ‘단속반’ 폰트가 그야말로 압권이더군요;;;;
멋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변신, 아름다운 영상미, 나무랄 데 없는 분장만 해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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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지킴이(제가 멋대로 붙인 ^^;;;) 김두식 교수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막상 생각해보고자 하면 어렵게 느껴지는 인권을 영화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7월에 나왔으니 두 달도 안 된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개인적으로 다들 꼭 한번 읽으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내용도 유익하지만 재미까지 보장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6년 3월 5일 23:34 현재)
- lullu님(독서 완료) : 9월 10일(신청), 9월 11일(배송), 9월 14일(독서 시작), 10월 16일(독서 완료)
- purplelish님(독서 완료) : 10월 5일(신청), 10월 19일(독서 시작), 11월 5일(독서 완료)
- 별사탕님(독서 완료) : 12월 29일(신청), 1월 6일(독서 시작), 1월 11일(독서 완료)
- 월덴지기(보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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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라고 그냥 쉽게 생각하면 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신성시하거나 혹은 너무 어렵다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권은 그야말로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 땐 약자의 이득이 되는 편에 서라는 것', '완전히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기 전에는 상대방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것',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대접하라는 것' 등등.
어쨌거나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전혀 당연하지 않은, 이런 불합치의 세상을 살기 위해 인권이 대체 무엇인지 챙겨서 살펴보고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느껴지지 않는 인권을 영화를 통해 아주 쉽게 풀어 쓰면서도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책이 좀 많아야 합니다.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책 말이죠.
이 책은 '불멸의 신성가족(2009)'을 쓴 김두식 교수가 올해 7월에 내놓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불멸의 신성가족도 머릿속으로 찜만 해 두었지 아직 못 읽었네요. 나중에 읽더라도 일단 구매는 해 놔야할 듯.
우리는 왜 인권에 관심이 없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권 유린을 걱정할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다수 집단에 속해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을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호기심이 많아도 대체로 호기심의 대상은 주의를 기울였을 때 즐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에 국한되기 마련이죠. 이 범주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 낯선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외면합니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은 구호만큼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두식 교수와 같은 기득권층(이 책에서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명명하고 있지만 제가 볼 때에는 사회적 위치가 기득권층에 더 가깝습니다. ^^;;;)이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구세력으로 변절한 과거의 민주주의 투사가 그렇게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마음의 불편함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그만큼 더 소중한 겁니다.
항체가 줄어들면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간염 예방 주사처럼 세상에는 세상의 때가 많이 묻고 정신이 해이해질만 하면 한번쯤 읽어줘야 하는 예방 주사같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 인권', '성소수자 인권', '여성과 폭력', '장애인 인권', '노동자의 차별과 단결', '종교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검열과 표현의 자유', '인종차별의 문제', '차별의 종착역, 제노싸이드'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무거워지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술술 잘 읽히고 재미있습니다.
인용한 영화 목록은 보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영화 제목을 여럿 건졌어요. ^^
'인권'이라는 주제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께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런 좋은 책은 다들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 창비에서 '씨스템', '메씨지'처럼 외래어에 된소리를 왜 사용하는지는 대충 짐작하겠습니다만 상당히 눈에 거슬리네요. 쩝...
덧2. 저는 트위터에서 유명인은 별로 following하지 않는데 김두식 교수(@kdoosik)는 예외입니다. 게다가 맞팔까지 해 주셨습니다. 감사~ ^^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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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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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별 피해없으셨나요? 이번주 한주 동안 블로그스피어 내에서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0년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의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 ‘앰네스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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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문제는 차별을 애써 부정하는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차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주로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 책을 한번 쯤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여자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차별은 얼핏 보기에는 색깔도 옅고,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서 안개와 같이 은근하고 끈적거리며 그래서 더 추악하게 느껴집니다.
이 소설은 자신의 양심과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사회의 차별과 고정관념에 맞선 한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곁에서 바라보는 딸의 정신적 성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저자인 '하퍼 리'가 1960년에 쓴 책으로 하퍼 리는 평생 이 책 한 권만을 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출간 이후 하퍼 리에게 퓰리쳐 상을 안겨 주었으며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영화로 만들어진 뒤에는 아카데미 상까지 석권을 하였고 지금까지 3,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미국 사회에서 차별이 가장 일상화되어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차별을 인식하고 싸워나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강변하는 듯 합니다.
이 책은 서강대의 김욱동 교수가 다시 번역해 내놓은 개정판인데 철저히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번역 의도는 좋지만 흑인들의 말투를 우리나라 사투리에 빗대어 번역한 투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꼭 모래알을 씹는 것처럼 읽을수록 입맛이 영 깔깔하거든요.
꽤 두꺼운 책이고 주제도 상당히 무겁지만 쉽게 빨리 읽히는 장점이 있으니 부담없이 도전해봄직 합니다.
덧1. 앵무새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데 그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는 흑인들, 더 나아가서 차별받는 모든 대상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덧2. 이 글의 제목에 나오는 mockingbird는 사실 앵무새가 아니라 '흉내쟁이지빠귀'라는 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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