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뿐 아니라 단순한 행동 습관의 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변화의 다짐을 밖으로 알리는 공표를 하는 것입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공표하지 않은 다짐은 절대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다짐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자들은 대부분 상담을 받으러 오기 전에 도박을 그만 하겠노라며 각서도 쓰고 가족들에게 여러차례 약속을 하지만 그건 엄밀히 말하면 공표가 아닙니다. 그저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둘러댄 핑계, 거짓말일 뿐입니다. 정말로 도박을 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각서를 쓰는 도박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소위 바닥을 치고 가족에 이끌려 상담을 받으러 전문기관에 나온 도박자들은 그 때부터 자신이 도박을 그만둘 것임을 확실하게 표명하지 않습니다. 상담자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이제부터 도박은 당연히 안 하는 걸로 생각하지만 정작 도박자는 스스로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소리내어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대충 아무렇게나 둘러대던 그 때와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교육과 상담을 통해 도박 중독의 폐해와 무서움은 알게 되었지만 그만큼 나는 다르다, 통제력만 회복하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베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달리는데다 도박을 그만 두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뱉고 나면 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것만큼은 피하려고 합니다.
심리학에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의지와 다른 행동이라도 일단 행하고 나면 인지 부조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결국에는 가치관이나 의지를 수정한다는 것이죠. 그 어려운 마음의 변화를 먼저 행동을 저지름으로써 이루어내는겁니다.
도박 중독 치료의 효과는 도박을 끊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공표할 때에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의 수에 비례해서 증폭됩니다.
아무리 골방에서 혼자서 머리띠 두르고 혈서를 쓰고 일기장에 각오를 정리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반드시 자신의 탈도박 의지를 밖으로 공표해야만 합니다.
배우자, 부모님, 가족 친지, 친구, 동료에게 탈도박하겠다는 말을 도저히 못 하겠다면 과연 도박을 끊을 준비가 된 것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아마 아닐 겁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탈도박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1) 정말 도박을 그만두고 싶은지 내면의 자신에게 정직하게 물어보고
2) 도박을 그만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뒤
3) 그 결심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공표하세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166
오늘 어떤 분이 다른 포스팅에 댓글로 랜드마크 포럼에 대해 문의를 해 오셨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검색하다가 보통 일이 아니다 싶어 정식으로 포스팅합니다.
우선 랜드마크 포럼이 뭔지 설명을 드리자면,
1970~80년대 EST 또는 에르하르트 세미나 훈련으로 알려진 잠재력 개발 훈련의 일종으로 먹고 사는 다단계 자기계발회사입니다. 정확하게는 다단계라고 하기 힘든데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시 설명.
랜드마크 포럼은 미국의 중고차 세일즈맨인 존 폴 로젠버그가 전신입니다. 데일 카네기, 실존주의 철학, 선(Zen),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 론 허버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나름의 코칭 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에르하르트 세미나 트레이닝(Erhard Seminal Training; EST)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이게 대박을 치면서 그는 엄청난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고 자신의 이름도 베르너 한스 에르하르트로 개명했습니다. 나중에 이 EST가 랜드마크 교육 포럼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죠.
회의주의자의 사전에서는 랜드마크 포럼을 링크 내용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랜드마크 포럼(회의주의자의 사전)
이런 류의 자기계발사업(리더십, 코칭, 영성 등)을 사이비로 분류하는 제 나름의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누가 만들었나
: 심리학 또는 관련 분야에서 제대로 된 수업과 훈련, 연구, 현장 경험을 갖춘 사람이 만들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이 아무리 훌륭하고 대단하고 잘 알려진 사람이라 한 들 아무 소용 없습니다. 돈 받고 이름만 빌려줬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이런 류의 사기극에 가장 잘 놀아나는 사람들이 바로 유명인들입니다(사이비일수록 이걸 더 전면으로 내세워 홍보합니다).
2. 관련 근거가 무엇인가
: 공신력 있는 학술지에 출판된(또는 인용된) 논문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학술서로 출판된 내용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수 백만 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삶이 변화되었다는 내용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내용입니다. 세뇌된 사람의 수가 그만큼 많음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이 기준으로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레벨측정법(의식 혁명에 나오는)을 사이비 과학으로 분류합니다(관련글 http://walden3.kr/1836 ).
3. 기적과 같은 급격한 변화를 선전하고 고무하는가
: 사이비일수록 한 순간의 급격한 변화가 가능하며 그 변화를 통해 우리의 인생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선전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자기들의 프로그램을 이수해야만 가능하다고 하죠. 하지만 그런 급격한 변화는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인간이 삶을 유지하는 방식은 맥락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와 이차적인 이득이 있기 때문이지 진리에 눈 감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사이비는 그렇다고 주장합니다만.
4. 제약이나 강압이 존재하는가
: 신체적, 정신적 강압이 존재하느냐는 중요한 사이비 판단 기준 중 하나입니다. 랜드마크 포럼의 전신인 EST에서는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하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게 하는 등으로 욕구 조절을 강제하는 신체적 강압이 있었고, LF에서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한다는 미명 하에 참석자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아웃팅하게 하는 정신적 강압(상담자 입장에서는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심리치료와 상담에 대한 훈련이 안 된 비전문가가 마음의 힘이 약한 사람에게 trauma의 재경험을 강요하는 겁니다)도 있었고, 그 밖에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척, 친구에게 프로그램 참석을 권유하게끔 하는 심리적 강압도 있습니다. 사이비가 참석자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제한된 환경을 만들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다단계도 비슷한 종류의 강압인데 랜드마크 포럼에서 다단계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지만(경험자들의 전언으로는 다단계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비슷한 심리적 기제를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참석자들의 참가기를 훑어보니 Burns의 TA 일부를 활용해 리더는 부모의 역할을 맡고 참석자에게는 어린 아이의 역할을 강제함으로써 복종을 세뇌시키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더군요(사실은 거의 폭로성 리얼리티 쇼 같음).
자, 이제 위의 기준(4번에 대해서는 당연히 검증 불가하겠지만)으로 랜드마크 포럼 한국 사이트를 알려드릴테니 들어가서 직접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랜드마크 포럼 코리아 사이트 클릭!
참고하시라고 랜드마크 포럼의 입문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뛰쳐나온 분의 블로그도 소개합니다. 이 분은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랜드마크 포럼을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일반인의 상식적인 시각으로 봐도 확실히 랜드마크 포럼은 이상합니다.
랜드마크 포럼과 기독교(세인트님의 네이버 블로그) 클릭!
하나 더. 랜드마크 포럼의 연관 검색어를 찾아보시면 컬트, 사이언톨로지, 뉴 에이지와 같은 단어들이 리더십, 코칭, 자기계발 보다 더 많이 나옵니다. 실제로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프랑스의 르포르타쥬 클립을 보시면 전직 사이언톨로지 관계자가 나와서 사이언톨로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와 랜드마크 포럼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용례가 거의 흡사하다고 증언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프랑스 르포르타쥬 링크 클릭!
제가 이런 류의 포스팅을 할 때마다 내가 이 프로그램의 경험자인데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네가 뭘 알고 이런 글을 올리는거냐고 항의하는 분들이 꼭 있던데 안타깝지만 제가 볼 때 이 분들은 심리적 기법의 악용 피해자들입니다. 바넘 효과나 인지 부조화, 자기 고양적 편향 등등의 무수히 많은 심리적 개념으로 충분히 이 분들의 판타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만 그러지 않겠습니다. 본인들의 삶이 바뀌었고(바뀌었다고 믿고 있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대신 본인들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당신들의 판타지 세계에서 행복하고, 난 내 현실 세계에서 행복하니까. 그럼 됐지요?
제가 볼 때 이 분들은 심리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분들입니다만 저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의 선택이므로 존중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르포르타쥬를 보니 랜드마크 포럼에 세뇌된 많은 사람들이 volunteer로 무급 자원 봉사를 하면서 착취당하고 있던데 본인들은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게 바로 사이비들이 인간을 착취하는 방식이니까요. 그렇게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면 왜 리더들부터 솔선수범하여 인류를 위해 무급으로 자원봉사하지 않고 부담스럽게 비싼 수강료를 요구할까요?
덧. 랜드마크 포럼에 세뇌된 분들의 난입을 방지하기 위해 덧글을 막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기 블로그 당당하게 오픈하고 트랙백 걸어주세요. 대체 랜드마크 포럼에서 뭘 그렇게 대단한 걸 배울 수 있는지 좀 들어봅시다(녹음, 녹화, 필기도 절대로 안 된다면서요?).
태그 -
EST,
landmard forum,
LF,
뉴 에이지,
데이비드 호킨스,
랜드마크 포럼,
리더십,
바넘 효과,
사이언톨로지,
심리학,
에르하르트 세미나 훈련,
영성,
의식 혁명,
의식레벨측정법,
인지 부조화,
자기 고양적 편향,
잠재력,
컬트,
코칭,
회의주의자의 사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75
★★★★☆
이미지 출처 :
YES24
육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쓴 육식의 위험(
'죽음의 밥상'), 철학자가 쓴 동물의 권리(
'동물권리선언'), 채식주의자가 쓴 채식 예찬론(
'채식의 유혹') 등이죠. '죽음의 밥상'은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가 썼고 '동물권리선언'은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가 썼으니 matching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죽음의 밥상', '동물권리선언', '채식의 유혹'은 모두 아주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제 나름의 세 분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독특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사회 심리학자인 멜라니 조이가 썼거든요.
물론 이 책에도 예의 육식이 얼마나 인간의 건강과 자연 환경에 해로운지에 대한 과학적 고찰이 서두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왜 육식을 고집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꽤 독특하죠? 방어 기제나 인지 부조화 등 심리학에서 차용한 개념들은 그다지 새롭지 않고 익숙했지만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더군요.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육식주의를 비판하는 책에는 어김없지만 이 책에도 역시나 빠짐없이 우리나라 모란 시장의 개고기 도축 실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 르포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제목으로 '이 역겹고 악마적인 고문'이 달려 있네요. 참 창피한 일입니다.
2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육식주의의 폐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도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이나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입니다.
그건 그렇고 모멘토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에는 청소년권장도서 마크가 붙어 있던데 청소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선정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육식주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청소년이 읽었을 경우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거든요.
닫기
* 특정 동물에 대한 우리의 느낌과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게 어떤 동물인가보다는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떠한가에 더 달려 있다.
* 우리의 가치 기준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불일치는 어느 정도의 도덕적 불편함을 불러온다. 이 불편을 완화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행동에 맞게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 아니면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그것이 가치 기준에 맞는 '듯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고기에 대한 우리의 스키마는 바로 이 세 번째 선택에서 형성된다. 가장 중요한 도구는 '정신적 마비(psychic numbing)'다.
* 선택임에도 선택이 아닌 듯이 보이는 것은 육식주의의 비가시성 때문이다.
* 현실을 왜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정이다. 상징적 비가시성은 방어기제인 '회피(avoidance)'에 의해 가능해진다. 회피는 부정의 한 형태다.
* 2006년 제정된 동물기업테러법-위헌이라고 격렬하게 비판받았던 법-에 따르면 '동물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동은 불법'이다.
* 젖을 떼는 시기는 해당 가축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목장 사람에게도 가장 괴로운 때일 것이다. 송아지와 헤어진 어미 소는 몇 날이고 큰소리로 울부짖는다. 송아지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곧잘 병에 걸린다. 수의사들은 젖떼기를 가장 큰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생각한다.
* 자연 상태에서 10년까지 살 수 있는 가금류가 공장식 농장에서는 닭이 7주, 칠면조는 16주 밖에 살지 못한다.
* 인도적 도축법은 가축을 죽이기 전에 의식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가금류는 거기서 제외됐기 때문에 의식이 완전한 상태에서 도살된다.
* 17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은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질문해야 할 점은 '그들에게 이성이 있는가?'도 '그들이 말을 할 수 있는가?'도 아니고,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 부자연스럽게 알을 많이 낳도록 하는 인공적 조작의 또 다른 결과는 자궁탈출 현상이다. 달걀이 자궁벽에 들러붙을 경우, 알을 낳을 때 자궁까지 같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자궁을 몸 안으로 다시 넣어주지 않으면 다른 닭들이 그걸 쪼아 결국 출혈이나 감염으로 죽는다. 이럴 경우 닭이 죽기까지 보통 이틀이 걸린다.
* 낙농산업의 '쓸모없는 부산물'인 매년 100만 마리의 수송아지가 당하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될 때 많은 미국인이 받을 충격을 상상해 보라. 사실 낙농산업이 아니라면 송아지 고기 업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젖소가 낳은 수송아지는 낙농업자에게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버려진다.
* 바다 생물의 지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물고기가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금방 잊어버리기는 커녕 최소한 3개월 동안 기억한다는 증거가 나와 있다.
* 사람보다 오래 살기도 하는 바닷가재는 더듬이에 400종류가 넘는 화학수용체가 있어서 이를 통해 다른 동물의 성별, 종, 심지어 기분까지 탐지해 낸다고 한다.
* 서울 근교 모란 야시장의 줄줄이 늘어선 가게 뒤쪽에는 먹기에 가장 좋은 나이로 치는 8개월짜리 강아지들이 서너 층으로 용접해 놓은 작은 개장들 안에 들어 있다.
* 모든 암과 심혈관 질환, 기타 퇴행성 질환의 대부분, 아마도 80% 내지 90%는, 적어도 아주 고령이 될 떄가지는 단순히 식물 위주의(채식주의) 식사를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 콜린 캠벨(코넬대 영양생화학 명예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차이나 스터디'의 저자. 차이나 스터디는 건강과 영양에 관한 연구서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이며(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ssary)'는 것이다. 3N은 아프리카인들의 노예화에서부터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이르는 모든 착취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돼 왔다.
* 지식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안다는 환상이다. - 스티븐 호킹(영국의 물리학자)
* 동물을 보는데는 내가 '인식의 트리오(cognitive trio)'라고 부르는 세 가지 방어기제가 개입한다. 인식의 트리오란 '대상화', '몰개성화', '이분화'를 말한다.
* 운동은 증언자의 수가 임계질량이라 할 수준을 넘어설 때 성공한다. 사실 육식주의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의 유일한 목적은 증언을 막는 것이다.
* 해리는 육식주의의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로서 정신적 마비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 채식주의 운동가 에디 라마(Eddie Lama)가 지적하듯이 "동물들이 앞으로도 계속 고통 받고 죽어 가리라는 걸 나는 안다. 하지만 그게 '나' 때문은 아니도록 해야 한다.
* 진실을 바로 보고 증언하는 데 저항감을 갖는 이유 중 마지막이자 보다 근본적인 게 있다. 우리가 이제 동물을 죽이고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인간으로서의 우리 정체성이 문제시된다는 점이다.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이른바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의 그물망을 구성하는 무수한 가닥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만들지 않는가. 인간의 우월성을 믿는 우리의 의식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증언은 인간이 자연 세계 전체와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인정하게 만든다. 우리 종이 수천 년에 걸쳐 온갖 필설로 애써 부인해 온 그 상호 연결성을.
* 중립은 압제자를 돕지 절대로 희생자를 돕지 않는다. 침묵은 괴롭히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결코 괴롭힘을 당하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
* 다른 동물의 고기를 끊임없이 먹으면서도 그걸 제공한 생명체는 거의 생각지 않고, 평소 툭하면 들먹이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도 그때만은 어디론가 치워 버리는 '고기의 인간들'. 그 행태의 구조와 원천을 저자는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라는 키워드로 또렷이 풀어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은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제작을 후원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 받은 책입니다.
태그 -
개고기,
동물권리선언,
마크 베코프,
멜라니 조이,
모멘토,
방어 기제,
사회심리학자,
육식,
육식주의,
인지 부조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죽음의 밥상,
채식,
채식의 유혹,
피터 싱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황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60
★★★★★
이미지 출처 :
YES24
일단 추천 한 방 때리고 시작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강력 추천 도서이며, 심리학도에게도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제목을 '발'번역 해보면 대충 이렇습니다. '실수는 일어났지만 그건 나 때문이 아니다'
느낌이 팍 오지 않습니까?
이 책은 자기정당화(Self-justification)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기정당화는 말 그대로 자기만 옳다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일반적인 거짓말이나 변명과 조금 다릅니다. 거짓말과 변명은 주로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자기 정당화는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옳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 사용됩니다.
자기정당화를 가능하게 하는, 엔진에 해당하는 심리적 기제가 바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심리학 역사 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Festinger가 처음 소개한 이 개념은 우리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대단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지 부조화는 심리적으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인지 요소(사상, 태도, 신념, 견해)를 갖고 있을 때 발생하는 긴장 상태이고 이를 해소하는데 있어 이미 행해진 행동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인지를 바꾸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때 자기 기만과 기억 왜곡, 조작이 일어나죠.
인지부조화를 통해 세상의 수많은 오만, 편견이 태어나는 겁니다. 그러니 세상에는 온통 부정직한 자들, 바보들, 악인들, 위선자들이 넘치고 그토록 멀쩡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죠.
이 책에는 회복된 기억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정신과 의사, 자신은 이해충돌에서 자유롭다고 확신하는 의사와 판사, 피의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경찰관, 진범을 처벌했다고 확신하는 검사, 싸움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정확하다고 확신하는 남편이나 아내, 자신이 펴낸 역사가 유일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국가 등이 등장하는데 모두 인지부조화와 자기정당화의 결과물입니다.
부끄럽게도 황우석의 예도 나오는군요. 한국인의 수치입니다.
거짓말은 대부분 명백한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의식적인 수준에서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이것이 진화되어 자기정당화로 무장하게 되면 자신이 하는 거짓말을 진심으로 믿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2MB 정권이 자신이 하는 악행이 정말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지 않습니까?
저자들은 이 책에서 인지부조화와 자기정당화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안하고 있는데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이 물어보는 겁니다.
"똑똑한 내가 잘못을 범했다. 나는 그래도 똑똑한 사람이고 잘못은 어쨌든 잘못이다. 자, 이제 어떻게 잘못을 바로잡을 것인가?" 이것은 잘못과 나를 분리(일종의 외재화)하는 것이죠. 잘못과 나를 하나로 간주할 때 인지부조화가 발생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정당화 기제를 사용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별도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정말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Elliot Aronson이 Carol Tavris와 함께 쓴 책입니다. Elliot Aronson은 미국 심리학회의 3대상이라고 하는 저술상, 교육상, 연구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심리학자입니다. 대단하죠?
정말 엄청난 양의 자료를 review해서 쓴 이 책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학술적인 가치도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지부조화와 자기정당화에 대해서는 이 책 한 권이면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닫기
* 선입견(stereotype)과 편견(prejudice)의 차이: 선입견은 그 관념의 부당성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접하면 바뀌거나 깨질 수도 있지만 편견은 이치나 경험이나 그것을 반증하는 사례에도 요지부동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가해자와 무력한 피해자가 결합된다면 잔혹성이 증폭될 수 있다. 높은 자아 존중감을 지키기 위해 무력한 피해자의 가치를 사정없이 깎아 버릴테니까 말이다.
태그 -
Carol Tavris,
Elliot Aronson,
Mistakes were made,
Psychology,
거짓말의 진화,
심리학,
엘리엇 애런슨,
인지 부조화,
자기 정당화,
자기정당화,
캐롤 태브리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