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있는 방을 벗어나기만 하면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이니 엄두가 안 나서 사실 맘 같아서는 그냥 방에서 계속 딩굴거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하니 한 바퀴 둘러보기나 하자고 채비를 해 나섰습니다.
제가 묵었던 마하마야 리조트 말고도 길리 메노섬에는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숙박 시설이 많습니다. 저는 더위를 못 참기 때문에 에어컨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마하마야에 묵었지만 선택의 폭이 꽤 넓어요.
현대식은 아니지만 현지의 멋을 담뿍 담은 깔끔한 리조트나 방갈로, 카티지 등이 많습니다.
잘 찾아보면 보시는 것과 같은 private house도 있고요.
길리 메노섬은 길리 섬 3총사 중에서도 가장 작아서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걸로 가이드 북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는 덥기도 해서 일부러 쉬엄쉬엄 걸었고 중간에 쉬기도 해서 그런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물빛도 예쁘지만 길리 메노섬의 매력 중 하나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멋드러진 하늘이지요.
2시간 30분이라고는 해도 워낙 덥고 습하기 때문에 걷기에 만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은 반드시 들고 가야 하고 아예 수영복이나 래쉬 가드를 입고 다니다가 더울 때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당연하겠지만 해안을 따라 리조트나 레스토랑이 전진배치되어 있어 해안에는 정박되어 있는 모터보트 등이 많습니다.
정말 그림 같은 풍광이죠?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도 view는 좋지만 대개는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walking tour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이었으면 누군가 앉아서 담소를 나눴을 탁자와 의자들입니다. 풍파에 다 낡아서 지금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한 때는 누군가의 낭만적인 저녁을 책임졌겠지요.
길리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지만 길리 메노섬은 고양이 섬입니다. 개에 비해 고양이가 압도적으로 많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길냥이인데도 부르면 달려와서 헤벌레 드러눕습니다. 이 녀석도 그랬는데 보시는 얼굴과 몸의 흔적은 때나 얼룩이 아닙니다. 전부 물리고 뜯긴 상처입니다. 얼마나 치열하게 영역 싸움을 했는지 역력히 드러나는 모습이죠. 역전의 용사다웠습니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백전노장이 뒤집뒤집하는 모습이었기에 얼마나 생경하던지;;;;
냥이들이 붙임성이 좋아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지만 대부분 TNR이 되어 있습니다. 위의 냥이도 보시는 것처럼 오른쪽 귀에 TNR 표식이 있죠.
이처럼 다니다 보면 사람들과 거리를 두지 않고 아무데서나 마음 편하게 드러누워 쉬는 고양이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섬이라고는 해도 관광지인데도 사람이 워낙 없어서인지 해변이 대체로 한적합니다. 길리 메노섬 어디에도 북적이는 기운이 없어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주변으로 한가로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이 잘 어울리네요.
해변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일주했습니다. 역시 구름이 예술이에요.
길리섬 3총사 중에서 가장 작고 사람이 드물다고는 해도 엄연히 관광지이기 때문에 ATM기 정도는 있죠.
중간에 잠시 다리를 쉬고자 섬의 동쪽 해변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콜라 한 잔에 20,000루피아, 일용할 양식인 워터멜론 주스는 40,000루피아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레스토랑의 워터멜론 주스값이 35,000루피아이니 여기가 오히려 비쌉니다. 게다가 service charge 5%에 tax가 11%가 또 붙기 때문(마하마야 리조트는 모든 tax가 포함된 가격임)에 훨씬 더 비싸다고 할 수 있겠죠. 이 때 마신 음료값을 보고 앞으로는 가능하면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더랬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애기 거북이들을 방생하기 전까지 보호하는 시설이 나타납니다. 누가 지키고 그런 건 아니고 donation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귀여운 애기 거북이들이 힘차게 헤엄치면서 놀고 있습니다.
요건 다른 종류의 거북이. 거북이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도 없지만 거북이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헤엄쳐 다녀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동물이 이렇게 활발히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북이가 즐겁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실 분만 클릭~
저도 기분좋게 10,000루피아를 기부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신선한 코코넛을 쌓아놓고 파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1개에 3만 루피아.
길리 메노섬에는 동력 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멀리 가려면 대부분 이렇게 생긴 마차를 불러서 타고 갑니다. 물론 저희는 비건이기 때문에 이것도 안 타고 걸어다녔지만요.
보시는 것처럼 짐을 싣고 있는 카트도 말이 끕니다.
길리 메노섬 공용 선착장의 public boat의 모습입니다.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른 섬을 연결하기도 하고 보시는 것처럼 건축 자재나 일용품을 부리기도 합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길리 메노섬의 북쪽(정확히는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쪽은 산호 해변이고 남쪽은 화이트 샌드 해변입니다. 그래서 시계 방향으로 길리 메노섬을 한 바퀴 돌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해변이 고운 모래로 바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풍광이 좋은 곳은 여지없이 리조트나 개인 별장을 지어놓았어요.
마하마야 리조트 다음으로 시설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를 만났습니다. 스타일이 좀 비슷하달까요.
해변가에 있는 정자에서 빈땅 맥주를 마시며 노을 지는 걸 구경하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 수 있겠지요.
해변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게 한마리. 위장색이 어찌나 치밀한지 저는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눈썰미가 좋은 반려인이 찾았습니다. 바로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는대도 몰라볼 것으로 생각했는지 태연하게 일광욕 중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앞의 해변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건 확실히 해변같죠. 대신 푹푹 빠져서 걷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모든 게 일장일단이 있어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길리 메노섬의 일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멋진 일몰 풍경으로는 코타 키나발루와 네팔을 치는데 길리 메노섬의 일몰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다음 여행기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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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는 분들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빛이 많은 낮에 풍경 사진을 찍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야경을 사진에 담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빛 자체도 충분하지 않지만 다양한 광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노출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야경 사진을 찍을 때에는 노출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다단계 노출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 밖에 다양한 야경 촬영에서 도움이 되는 TIP을 모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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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을 찍을 때에는 대개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는 태양을 크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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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을 찍을 때에는 당연하겠지만 노출 측정에 주의해야 합니다.
장면에서 중간톤이 되는 대상물을 골라서 노출을 측정해야 하고 하늘을 측정하는 경우 태양과 45도 각도에서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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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나 공원을 찍는다면 ISO가 125~200일 때 조리개는 f/11, ISO가 400인 경우에는 f/16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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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찍으려면 셔터 속도가 1/4초보다 느려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달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1/4초를 넘게 되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풍경 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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