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 체험(near-death experience)을 다룬 레이먼드 무디 박사의 책입니다.
1975년에 출판되었으니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신비로운 현상을 다룬 만큼 독자층이 상당히 갈릴 것 같은데 저는 임사 체험 그 자체보다도 심리학자가 임사 체험을 어떻게 보았는지가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무디 박사의 주장에 100% 동의는 하지 않지만 흥미로운 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상당히 가벼운 책이라서 들고 다니면서 읽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62
★★★☆☆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은 무려 1,300만 부나 팔린 베스트셀러이며 영화로도 제작이 된 바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레이먼드 무디 박사는 현재까지 임사 체험 뿐 아니라 호스피스 운동, 상실 이후의 삶, 품위 있는 죽음과 같은 주제를 30년 동안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죽음에 대해 다룬 책이라서 그런지 죽음의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여사가 추천사를 썼네요. ^^
무신론자인 Yalom은 죽음은 전기 기구의 스위치를 내린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신앙이 있는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개신교의 천국/지옥과 같은 극단적인 이분법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신앙은 신에 해당하는 존재는 분명 있지만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는 입장에 기초를 두고 있거든요. 개신교에서 들으면 벼락 맞을 소리지요. 이슬람과 불교, 기독교가 동일한 신을 숭배한다는 입장이니까요.
뭐 그러든지 말든지 어쨌거나 그래서 저는 철학, 심리학, 의학 박사인 레이먼드 무디 주니어가 쓴 이 책에 주목했습니다. 이 책은 진정한(?) 죽음 직전에서 다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임사 체험(near-death experience)'을 다루고 있거든요.
첨단 의학과 엄격한 방법론을 중시하는 심리학,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중시하는 철학 모두에서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만큼 저자는 감정적인 접근을 철저히 피합니다. 저자는 사후 삶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것이 아니며 증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학문 분야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에 임사 체험이 미칠 수 있는 중대성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주장합니다. 사실 무디 박사는 임사 체험이 우리가 새로운 설명이나 해석의 방법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를 진기한 현상일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말합니다.
이 책은 수 십 년에 걸쳐 저자가 수집한 임사 체험자들 수 백 명의 인터뷰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인터뷰 내용으로 구성한 임사 체험이 어떤 것인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닫기
어떤 남성이 죽어가고 있다. 육신의 고통이 절정에 다다를 때 그는 의사가 내리는 자신의 사망선고를 듣는다. 그에게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크게 울리거나 윙윙거리는 소리다. 동시에 그는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자신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 후 그는 갑자기 육체에서 분리된 자신을 발견하지만, 여전히 그 주변에 머물러 있고, 마치 구경꾼처럼 좀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육체를 바라본다. 그는 평상시와 다른 상황에서 의사의 소생 시도를 바라보며 감정의 격변에 휩싸인다. 잠시 후 그는 마음을 다잡고 보통과 다른 자신의 상태에 익숙해져 간다. 그는 자신이 아직도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사뭇 다른 종류의 몸이고 자신이 뒤에 남긴 육체와는 매우 다른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곧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도움을 준다. 그는 이미 사망한 친지나 친구들의 영혼을 언뜻 목격하며, 예전에 경험한 적 없는 애정에 찬 따뜻한 영혼 - 빛의 존재 - 이 그 앞에 나타난다. 이 존재는 그에게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평가해보라고 하면서, 그의 일생에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을 순간의 파노라마로 재생해보여 평가를 돕는다. 어떤 시점에 그는 자신이 분명 현세와 내세를 구분하는 것 같은 일종의 경계 혹은 관문에 접근하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승으로 돌아와야 하며,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고 느낀다. 이때쯤 되면 그는 이제 내세의 경험에 빠져 돌아가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저항한다. 그는 격한 환희와 사랑, 평화의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의지와 달리 어떻게 된 일인지 그는 자기 육신과 다시 결합해 살아난다. 후에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경험을 말하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우선 어떤 인간의 언어도 현세의 일 같지 않은 이런 사건들을 묘사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그는 사람들의 비웃음을 산다는 것을 알고 다른 이들에게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그 경험은 그의 삶 그리고 특히 죽음과, 죽음과 삶 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관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임사 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완전해졌거나 정화되었다고 보고하지 않으며 대신 새로운 목표와 도덕 원칙을 갖게 되었고 대신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삶의 의미를 저절로 깨달은 것이죠. 죽음만큼 인간을 두렵게 하는 것이 없는데 참으로 부러운 사람들입니다.
임사 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개신교의 전통적인 내세관을 가졌던 사람들조차 내세의 상벌 모델을 버리고 부정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아주 심각한 죄가 드러날 때조차 빛의 존재가 격앙하거나 분노하기보다는 이해할 뿐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지만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이 책에서 무디 박사는 임사 체험을 증명하는 다양한 문헌으로 '성경'과 '티벳 사자의 서' 등을 이야기하는데 무디 박사가 모은 케이스가 전부 서구(대부분 미국)의 현대 문명 사회에 속해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같습니다. 저만 해도 '티벳 사자의 서'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중매체를 통해 그 책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들어 대충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제가 만약 임사 체험을 하게 된다면 이미 입력된 정보에 따라 무디 박사가 수집한 케이스와 비슷한 내용을 보고할 수 있을겁니다.
그러니 임사 체험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문명 사회에 노출되지 않은(임사 체험에 대한 사전 정보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원주민이나 원시 사회 구성원의 사례도 모아서 비교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엄밀한 검증이 수반되지 않는 한 임사 체험은 그저 신비한 현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그렇더라도 무디 박사가 강조하듯이 임사 체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850
.
2009/06/10 21:05
.
다시 산다는 것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레이먼드 A. 무디 주니어 (행간, 2007년) 상세보기 월덴님의 북크로싱을 통해 받아보게된.... 몇번째 책이더라 -_-.; 오늘자 뉴스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존엄..